데이터는 완전하지 않다…더 중요한 것은 ‘역사학자의 해석’
디지털 역사학의 물결
디지털 역사학의 가능성과 전망 ❽ <끝>
우동현
카이스트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조교수이번 연재에서 필자는 디지털 역사학(DHis)의 역사와 국내외 학계의 현주소, 난점을 중심으로 디지털 인문학(DH)의 제 면모를 살폈다. 마지막 연재에서는 카이스트에서의DHis 교육,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 필자의 연구 일부를 소개하면서 DHis의 가능성과 전망을 제시한다.
연재 순서① 디지털 인문학이란 무엇인가?② 디지털 역사학의 역사③ 디지털 역사학의 성과 1 미국④ 디지털 역사학의 성과 2 유럽⑤ 디지털 역사학의 성과 3 동아시아⑥ 디지털 역사학의 성과 4 국내⑦ 디지털 인문학의 최대 난제와 돌파구⑧ 디지털 역사학의 가능성과 전망아직 DHis는 사람들 대부분에게 어렵고 낯설게 다가간다.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프로그래밍 역량, 그리고 ‘역사학’의 어감은 분명 무겁다. 하지만 양쪽의 고유 지식을 섭렵하지 않더라도 의미 있는 DHis 작업물을 만들 수 있다.
2023년 하반기부터 필자가 카이스트에서 개설한 DHis 관련 수업은 국내 최고의 이공계 인재들에게 역사 데이터를 활용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수강생들은 코딩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유의미한 역사학적 질문을 던지는 것임을 깨달았다. 좋은 질문이 있으면 ‘지저분한’ 역사 데이터의 가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필자의 학생들이 활용한 도구는 네트워크 분석용 게피나 스탠포드대학에서 만든 팔라디오 등 대개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이것들을 활용하면 구조화된 데이터를 흥미로운 시각화 결과로 바꿀 수 있다. 필자가 선호하는 도구는 케플러이다.코딩 실력보다 더 중요한 역사학적 질문필자의 전공 분야는 원자력과 관련된 과거를 재구성하는 핵 역사이다. 비밀 해제된 문서보관소 데이터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같은 곳에서 만든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다.IAEA는 1999년 「해양핵폐기물총람」이라는 보고서(Inventory of Radioactive Waste Disposals at Sea)를 펴냈다. 이 보고서는 냉전기 원자력을 활용한 국가에서 핵폐기물이 담긴 드럼통을 바다에 버린 장소 및 규모와 관련된 데이터를 담고 있다. 사실과 조금 다르지만,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1968년부터 1972년까지 모두 다섯 차례 울릉도 근해에 약 45톤의 핵폐기물을 버렸다.필자는 보고서를 읽자마자 케플러를 가지고 시각화에 나섰다. 동해와 태평양, 오호츠크해에 핵폐기물을 투기한 한국·소련·일본의 데이터를 엑셀로 정리한 뒤 케플러에 탑재했다. 시각화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한편 이 보고서가 모든 국가의 핵폐기물 해양국내외를 막론하고 구조화되어있지 않은 역사 데이터는 무궁무진하다. 컴퓨팅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는 현재, 그러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은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렇기에 시급한 것은 역사학적·인문학적으로 유의미한 질문을 벼리는 일이다.
투기를 말해주진 않는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이러한 자료 고유의 특성을 염두에 둘 때, 역사학이든 DHis이든 데이터, 즉 사료가 정보 전달의 측면에서 완전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역사학자의 해석이다. DH와 DHis가 이러한 결측치, 불확실성, 주관성을 극도로 싫어하지만 말이다.
연구자가 자신의 작업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필자의 DHis 수업을 들은 카이스트 학생들의 과제물을 선별해 전시하는 웹사이트이다. 필자의 연구실 홈페이지에서접 속 가능하다. https://sites.google.com/view/thenlab.이 중요한 역사학은 DHis의 존재론에도 부합한다. 한편 혹자는 위에서 진행한 필자의 시각화에서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간·지리 데이터를 다루는 연구자들 가운데 시각화를 통해 탁월한 분석과 훌륭한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 이는 증가하는 추세다.
유의미한 ‘역사 서사’ 창출에 활용하기필자의 연구 방향 중 하나는 희귀 냉전사 데이터를 구조화하는 일이다. 기존 학계, 특히 사회주의권을 다루는 일부 학자는 공산국가가 생산한 자료는 믿을 수 없다고 일축하거나 그것에만 집착했다. 극소수이긴 하나, 어떤 연구자는 북한 자료가 사실(史實)을 보여준다고 강변하며 자신은 읽지 못하는 외국어 자료를 도외시한다. 한심한 작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이와는 별개로, 1990년대 시작된 ‘문서고 혁명’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종료된 오늘날, 추가적인 데이터 입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잘 가공하여 유의미한 역사 서사 창출에 활용하는 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시각화는 DHis뿐만 아니라 역사학이 나아가야 할 가장 유의미한 방향의 하나일 것이다.DHis와 DH의 성공적인 전망은최근 필자는 DHis의 선구자인 최동혁 박사(홍콩대)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의 핵 담론을 추적할 수 있는 자료를 입수했다. 인터넷에 공개된 이 자료는 현재까지 출간되는 학술잡지로 1956년 부터 소련과 러시아의 가장 저명한 핵 과학자들이 기고했다. 소련은 세계 최초의 ‘평화적 원자력 발전소’도 지었고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도 경험했다. 이 데이터를 컴퓨팅 기법으로 분석하면 어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까?케플러(Kepler)를 활용해 1999년도 IAEA 보고서 「해양핵폐기물총람」의 내용 일부를 시각화한 결과물. 노란색이 한국, 녹색이 소련, 주황색이 일본이다. 소련이 동해 북부에 처분한 핵폐기물의 방사능 수치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오른쪽은 러시아의 원자력 국영회사 로사톰이 제공하는 잡지 『원자력』 창간호(1956년)부터 2020년호까지의 제호를 텍스트화하고 파이썬을 활용해 단어의 시기별 출현 빈도를 열 지도로 표현했다.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원자로,’ ‘분석,’ ‘중성자,’ ‘동력,’ ‘핵’ 등이나 시기별로 출현 빈도상의 뚜렷한 차이가 감지된분석에 앞서 최동혁 박사에게 부탁해 모든 텍스트를 구조화하고 러시아어는 영어로 번역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 중 가장 뛰어난 축에 속하는 챗GPT를 적극 활용했다. 가장 기초적인 코드 작성도 챗GPT에게 부탁했다. 7개의 시간대로 시기를 나눈 뒤, 각 시기 논문 제호에서 출현 빈도수가 높은 단어를 열 지도로 표현해보았다.
이 작업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어떤 단어가 제호에 많이 쓰였는지를 종단적으로 보려는 필자의 질문이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질문을 코드로 바꿨고, 파이썬의 여러 패키지를 활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읽는 한 방법(열 지도)을 시도한 것이다.국내외를 막론하고 구조화되어있지 않은 역사 데이터는 무궁무진하다. 컴퓨팅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는 현재, 그러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은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렇기에 시급한 것은 역사학적·인문학적으로 유의미한 질문을 벼리는 일이다. 이를 위해 DH 선구자(김병준, 최동혁 등)와 유능하고 성실한 역사학자·인문학자가 안정적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면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DHis와 DH의 성공적인 전망은 바로 여기에 달려있다.
UCLA에서 과학기술사(북한-소련 관계사)로 논문을 쓰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국사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The Historical Journal』에 한국인 최초로 논문이 게재됐다. 2023년 8월부터 한국역사연구회에서 디지털역사학연구반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연구실 주소는 https://sites.google.com/view/thenlab.산업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초빙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관계법령에 의해 경제〮인문사회분야 2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지원〮육성하고 있습니다. 연구기관 경영혁신을 위한 비전을 가지고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연구 및 국가정책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있는 분을 원장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대상기관 : ◦ 산업연구원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지원자격 : ◦ 연구기관의 경영혁신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분 ◦ 해당 연구분야에 관한 식견이 풍부하고 덕망이 있는 분 ◦ 조직경영에 대한 경륜과 식견을 가진 분 ◦ 국제감각과 미래지향적 비전을 가진 분 ◦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한 분 ◦ 원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중 휴직 가능한 분(겸직 불가) ■ 제출서류(각 1부) : ◦ 이력서(사진 첨부) ◦ 주요 업적 및 경력소개서(%4 5매 이내) ◦ 연구기관 운영 및 경영혁신에 대한 소견서(%4 5매 이내) ◦ 주민등록등본 ※ 제출서류 양식은 경제z인문사회연구회 홈페이지 공지사항 참고■ 제출방법 : 방문, 등기우편, 이메일(TLEV$RVG.VI.OV) 접수 ※ 평일 근무시간 외에는 방문제출 불가■ 제출기간 : 2024. 06. 24.(월) - 07. 03.(수) 17:00까지 제출서류 도착분에 한함 ■ 접 수 처 : (우) 30147 세종특별자치시 시청대로 370 세종국책연구단지 연구지원동 4층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경영지원본부 경영지원부■ 기타문의 : ◦ 저서, 학위논문·학술논문·연구용역보고서를 구분하여 기술하되, 공동연구 여부를 밝혀 주십시오. ◦ 산업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관상 원장은 그 직무 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와 정당가입이 금지됩니다. ◦ 연구회 홈페이지 : [[[.RVG.VI.OV ◦ 담당자 : 044-211-1193, TLEV$RVG.VI.OV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글로벌 공급망과 &4(
&4(와 글로벌 공급망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을 한 권의 책에서 다루다‘글로벌 공급망’이나 ‘&4(’는 친숙하면서도 낯선 용어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이들에 관한 이해가 필수가 되어 가고 있지만 그와 관련된 주제가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보통은 자료 를 찾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는 한다. 이 책은 가능한 한 최신의 자료를 인용하여 &4(와 글로벌 공급망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을 한 권의 책에서 다다루루고고 있으므로, 이 책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과 &4(에 관한 전체 그림을 조망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김민숙 지음 │ 쪽 │ , 원도서출판 │ XXX.NVOV.DP.LS │ -- -----대학생 창업 23.4% 늘었다… ‘사회통합전형’10% 안 돼
교육부·대교협, 2024년 6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
지난해 4년제 일반대학에 다니는 대학생들이 신규 창업한 기업의 수가 전년 대비 23.4%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불황 등의 요인으로 청년들의 취업난이 장기간 지속되자 직접 회사를 차려 일하려는 대학생이 많아진 모습이다.아울러 올해 국내 4년제 일반대학과 교육대학에 ‘사회통합전형 기회균형선발’로 입학한 신입생의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은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전체 모집 인원의 10% 이상을 ‘사회통합전형 기회균형선발’로 뽑았지만 최종 등록한 학생 수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사회통합전형’ 36,434명 모집했으나 31,045명 입학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6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공시 대상인 409개 대학 가운데 4년제 일반대학·교육대학 193곳, 전문대 130곳 등 총 32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신입생 선발 결과와 산학협력 현황을 분석한 내용이다.우선 4년제 일반대학과 교육대학 193곳의 주요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입학생 33만9천256명 중 ‘사회통합전형 기회균형선발’로 뽑힌 신입생의 비율이 9.2%(3만1천45명)로 조사됐다.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새로 도입된 해당 전형은 장애인·농어촌 학생·특성화 고교 졸업자·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 가족 지원 대상자·국가보훈대상자·북한 이탈 주민·성인 학습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입 제도다.
각 대학은 해당 전형 모집 인원을 전체 모집 인원의 10% 이상 되도록 해야 한다. 이에 따라 2024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상 전체 대학 모집 인원 34만4천296명의 10.5%인 3만6천434명을 ‘사회통합전형 기회균형선발’로 배정했으나 최종 등록한 학생의 비율은 10%를 넘기지 못했다.수도권 대학 ‘사회통합전형 기회균형선발’ 신입생의 비율은 10.7%로 비수도권 대학 8.0%보다 2.7%p 높았다. 대학 유형별로 보면 국공립대(9.0%)가 사립대(9.2%)와 비교해 0.2%p 낮았다.신입생의 출신 고등학교 유형은 일반고가 73.6%(24만9천710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재학교·검정고시·대안학교 등 기타 7.8%(2만6천584명), 특성화고 7.1%(2만4천178명), 자율고 7.1%(2만4천177명), 특수목적고 4.3%(1만4천607명) 순이었다.지난해 대학생 창업기업 1,951개… 계약학과 학생 수 증가특히 청년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대학생들의 창업 비율이 늘어났다. 지난해 신규 학생 창업기업 수는 1천951개로 2022년(1천581개)과 비교해 23.4% 증가했다. 창업기업은 재학생 및 졸업생(2022년 8월·2023년 2월 졸업)이 사업자등록증을 발급한 경우를 기준으로 했다.
아울러 지난해 창업강좌 수는 9천509개로 전년(8천941개) 대비 6.4% 증가했고, 창업강좌 이수자 수도 33만9천890명으로 전년(30만6천390 명)보다 10.9% 늘었다.지난해 기술이전 실적(5천688건)도 전년(5천 14건)에 비해 13.4% 증가했다. 다만 기술이전 수입료는 1천2억 원으로 전년(1천306억 원)과 비교해 23.3% 줄어들었다.산업체의 요구에 따라 개설되는 계약학과는 올해 235개로 지난해(238개)보다 1.3% 감소했지만, 학생 수는 9천338명으로 전년(8천412명) 대비 11% 증가했다.구체적으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수’는 지난해 45개에서 40개로, ‘재교육형 계약학과’의 수는 170개에서 164개로 줄어들었다. 반면 ‘혼합형 계약학과’의 경우 전년도 23개에서 올해 31개로 증가했다.학생 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가 지난해 2천 512명에서 올해 2천625명, ‘재교육형 계약학과’가 4천783명에서 4천845명, ‘혼합형 계약학과’가 1천117명에서 1천868명으로 늘어났다.지난해 주문식 교육과정의 수는 전년도 220개 보다 4.1% 감소한 211개로 확인됐다. 다만 주문식 교육과정 참여 학생은 1만830명으로 전년도 9천852명에 비해 9.9% 증가했다.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위덕대·창신대 등 5개大 ‘평가인증’ 받아
대교협 병설 한국대학평가원, 2024년 상반기 대학기관평가인증 평가
위덕대와 창신대 등 5개 대학이 ‘대학기관평가인증’을 받았다. 이로 인해 해당 대학들은 앞으로 국고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병설 한국대학평가원은 26일 이 같은 ‘2024년 상반기 대학기관평가인증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에는 총 7개 대학이 신청했는데 이 가운데 2개 대학은 ‘인증’, 3개 대학은 ‘조건부 인증’, 2개 대학은 ‘불인증’ 판정을 받았다.‘인증’을 받은 2개 대학은 위덕대와 창신대다. 두 대학은 5년간 인증이 유효해 다음 달부터 오는 2029년 6월 말까지 국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가야대·경동대·수원대 3곳은 ‘조건부 인증’판정을 받아 다음 달부터 오는 2026년 6월 말까지 2년간 인증을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내년에 1개년 개선 실적으로 미흡한 평가 영역에 대해 보완 평가를 받아야 한다.한국대학평가원은 ‘불인증’ 받은 대학 2곳을 밝히지는 않았다. 해당 대학들은 다음에 재신청한 후 다시 평가를 받을 수 있다.‘인증’ 못 받으면 일반재정지원 끊겨‘대학기관평가인증’은 대학교육의 질 개선 체제를 구축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자 도입됐다.특히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사학진흥재단의 재정 진단을 통해 ‘경영 위기 대학’으로 분류된 대학이나 대교협의 ‘대학기관평가인증’에서 ‘미인증’을 받은 대학의 경우 일반재정지원을 하지않기로 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올해까지 대교협으로부터 ‘조건부 인증’ 이상을 받지 못한 대학은 내년부터 신·편입생 국가 장학금을 지원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학자금 대출도 제한된다.이번 3주기 ‘대학기관평가인증’은 5개 평가영역과 30개 평가 준거로 구성돼 있다. 대학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정량 및 정성평가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정한다. 평가받는 대학은 모든 기준을 충족해야 인증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이번 ‘2024년 상반기 대학기관평가인증 평가 결과’는 한국대학평가원 홈페이지(http://aims.kcue.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대교협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대학기관평가인증’을 신청한 7개 대학의 평가를 위해 총3개 평가단, 15명의 평가위원을 위촉한 뒤 평가위원 전문성 신장을 위한 사전 교육도 했다”며 “신청 접수 및 평가 대상 대학 확정 통보, 대체 준거 심의, 서면 평가 및 현지 방문 평가, 평가 결과 검증, 대학 의견서 접수 및 검토, 평가 결과에 대한 대학평가인증위원회 심의·의결 순서로 평가를 수행했다”고 밝혔다.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가뭄 극복을 향한 카탈루냐의 발걸음
글로컬 오디세이
양수영한국외대 EU융합전공 강사스페인 북동부 자치구인 카탈루냐는 지난 3년 동안 전례 없는 가뭄 사태를 겪으며, 물 자원의 중요
성을 다시금 인식하게 됐다. 이번 가뭄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농업과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카탈루냐 수자원청(ACA: Agencia Catalana del Agua)에 따르면, 약 600만 명의 시민이 테르 강과 요브레가트 강 시스템을 통해 물을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내린 폭우 덕분에 강수량이 300리터를 넘어가며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가뭄 특별 계획(PES: Plan Especial스페인 정부는 수자원 관리 시스템의 현대화를 위해 제3차 수자원 계획(Planes Hidrológicos de Tercer Ciclo)을 발표하고, 중앙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하여 상수원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경제 회복과 변혁을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인 PERTE에 선정돼, 도시 수자원 관리의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Chat GPT 4o
de Sequía)을 통해 가뭄 대응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물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촉진하고 가뭄이 장기화 될 경우에도 농업이 지속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PES의 중요한 목표이다. PES는 2007년에 처음 도입된 이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됐으며, 이번 해에는 총 10억 유로(약 1조 3천5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PES는 가뭄 상황에 따라 네 가지 단계(정상(normalidad)·사전 경계(Prealerta)·경계(Alerta)·비상(Emergencia))으로 나뉜다. 현재 카탈루냐는 ‘경계’ 단계에 있으며, 폭우로 인해 ‘경계’ 단계를 해지할지 논의 중에 있다.
‘경계’ 단계는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을 250리터로 제한하고, 샤워 시간을 단축하며 수영장 물 채우기 등을 금지한다. 공공시설에서는 재활용수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며, 공공 수영장의 운영 시간을 단축하는 등 필수적이지 않은 물 사용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더욱이, 농업용 소비는 25%로 제한되며 관개 시스템의 사용 시간을 줄이고, 물 효율성이 높은 관개 방법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 분야에서는 물 사용량을 5%로 제한하며 산업체에 폐수 재처리와 재활용수를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등 생산 공정에서의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가축용 물 소비는 10%로 제한해 가축 농가에서 필요한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이렇듯 농업·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물 절약 정책을 펼치는 한편, 관광 분야는 예외적이다. 관광업에서는 보수파의 '관광객 유치 우선'과 좌파의 '호텔 수영장 금지' 의견 대립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카탈루냐 정부 대변인인 파트리시아 플라하(Patrícia Plaja)는 관광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같은 권리와 의무가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바르셀로나 도시 곳곳에 물절약 광고를 게재하며 관광객들에게 물 부족 현상에 대해 알리고 물절약에 대한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페인 정부는 수자원 관리 시스템의 현대화를 위해 제3차 수자원 계획(Planes Hidrológicos de Tercer Ciclo)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지자체와 협력해 상수원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경제회복과 변혁을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인 PERTE에 선정돼, 도시 수자원 관리의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카탈루냐에서는 2023년 6월 13일부로 다비드 마스코트(David Mascort) 기후 행동부장관이 취임하면서 가뭄 대응 정책이 더욱 강화됐다. 마스코트 장관은 해수 담수화와 이동식 담수화 장치 설치·농업 부문 지원·기후 대피소 운영 등의 전략을 제시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빈번한 가뭄이 예상되므로 물 공급 체계 개선을 위해 취수원 다변화·송수관 시설 보완·비상 용수 공급 등의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농업·산업 등 주요 분야의 물 사용량 절감을 위한 지원금 확대 등 적극적인 대책마련으로 가뭄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한국외대에서 스페인어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한국외대 EU연구소 인문사회연구사업단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외대 EU융합전공, 사이버한국외대, 건양대 의과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대표 연구로 「유럽의 섬 관리 제도와 관광정책 : 스페인, 포르투갈 사례를 중심으로」 (2022) 등이 있다.사학법인·교육부·지자체 등 대학 운영주체 평가 필요
위기의 사립대학, 법인평가로 극복하자
❼ 우수 사학법인의 기준
양성렬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연재 순서
① 사립대학, 어떻게 살릴까?② 대학법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③ 대학통계에 숨은 평균의 함정④ 전임교원 확보율의 불편한 진실⑤ 대학 R&D와 법인의 기여도⑥ 말 많은 교비적립금의 실체⑦ 우수 사학법인의 기준▶1면에서 이어짐
첫째, 평가의 초점을 대학의 운영 주체들에 맞춰야 한다. 사립대 법인은 말할 것도 없고 국립대를 설치·운영하는 교육부, 공공법인으로서 대학을 설치·운영하는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및 시립대와 도립대를 설치·운영하는 서울시와 광역지자체 등 모든 대학의 운영 주체가 평가에 포함되어야 한다. 현재 모든 평가는 대학의 운영 주체가 대학의 성과평가에 숨어 있는 구조로 진행한다. 특히 교육부나 <중앙일보>가 주관하는 대학평가는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을 구분하지 않아 대학의 설립 취지와 사명을 무시한 억지 놀음과 다름없고, 국가나 법인의 역할을 망각하게 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비슷한 이유로 교육부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도 처참한 결과가 예상된다.설립 목적·규모·편제 특성·지역여건 구분둘째, 평가의 목적을 대학의 현황 진단과 발전을 위한 대안 제시에 두고, 합리적 기준에 따라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형 국립대와 중소형 국립대의 분리, 일반대학과 종교·예체능대학의 별도 구분, 법인의 성격에 따른 일반형, 기업 주도형, 종교형 법인 등 전국 대학을 설립 목적, 규모, 편제 특성, 지역 여건에 따라 평가함으로써 법인의 목적도 존중하고 대학의 특성도 살리는 한편, 지역사회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초대형(재학생수 2만 명 이상)·대형(1만 명 이상)·중형(5천 명 이상)·소형(1천 명 이상)·극소형(1천 명 미만) 규모를 구분하고, 부속병원과 이공계 유무 등 편제의 특성을 구분하여 대학의 발전전략을 최대한 배려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실질적인 기준에 따라 진단하고 이를 근거로 특성화를 시도할 때, 향후 대학평가는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셋째, 평가지표의 구성 비율이 법인 2/3, 대학 1/3로 조정되어야 한다. 법인의 경영능력, 법인의 기여도, 법인의 거버넌스 등 법인에 관한 3대 지표에 평가의 중점을 두고,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지원’은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바람직하다. 교육부가 평가를 통해 부당하게 혹은 불필요하게 간섭하면서 행정부담을 가중하는 폐단은평가지표의 구성 비율이 법인 2/3, 대학 1/3로 조정되어야 한다.
법인의 경영능력, 법인의 기여도, 법인의 거버넌스 등 법인에 관한 3대 지표에 평가의 중점을 두고,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지원’은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바람직하다. 교육부가 평가를 통해 부당하게 혹은 불필요하게 간섭하면서 행정부담을 가중하는 폐단은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초중등·대학 법인 분리해 권한·책임 명확히나아가 ‘교육성과’ 평가에서 불거지는 부작용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즉 엄격한 학사 운영을 저해하는 유지충원율이나 정부 책임을 대학에 전가한 취업률 같은 지표는 대학 운영을 위한 참고용 보조지표로 활용하는 데 그쳐야 하고, 연봉 3,500만 원 이상이면 전임교원으로 간주하는 전임교원 확보율 같은 사악한 지표는 사라져야 한다.넷째, 대학평가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수한 법인과 대학의 선별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법인과 대학 운영을 위하여 필수적인 재정지원이 법률과 제도로 확립되어야 한다. 우선 초·중등학교와 대학을 하나의 법인 아래 두고 족벌경영을 일삼는 다수 사학법인의 폐단을 척결해야 한다. 조속한 법인 분리를 통하여 법인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사립대학에 대한 실효적 지원을 명문화할 때, 비로소 사립대학은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사교련 대학정책팀 주장의 합리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중앙일보>의 2023년 대학평가 결과와 이번 <교수신문> 연재 3∼6회에 올린 주요 대학법인의 지표 가운데 몇 개를 비교한 [표 1]을 살펴보자.기존 대학 서열과는 다른 논란 예상
여러 면에서 연세대는 군계일학처럼 보인다. 그런데 <중앙일보>의 평가와 달리, 아주대의 지표는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한국외대는 높은 전임교원 확보율 면에서 돋보인다. 지면의 제약 때문에 4개 주요 지표만 비교했지만, 사교련 대학 정책팀이 준비한 여러 지표를 살펴보면 기존의 대학 서열이 과연 합리적인지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각 지표에 임의로 가중치를 부여하고 종합점수를 매겨 한 줄로 세우는 <중앙일보>방식이 언론사가 대학으로부터 광고 수입 확대를 노린 마케팅 전략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내기 어렵다.보다 근본적으로 [표1]에서 보듯이 법인의 외형적 지표들은 사실 순위를 매기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매우 부실하다. 거의 대부분 대학이 법인전입금·운영경비부담액·교내 연구비 비율 모두 3% 내외에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 평가 전국 8위인 건국대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우리나라 대학의 취약한 경쟁력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대학법인이 이들 지표를 빠른 시기에 대거 상승시킬 수 있는 비결은 없다. 따라서 초·중등학교만도 못한 지표를 놓고 경쟁해서 등수를 매기는 행태나 법인 소속 직원이 전국 평균 2명 이하라는 현실을 감안하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고 대학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되묻고 싶다.이사회 개방성, 좋은 법인의 첫 번째 조건물론 법인들의 항변도 충분히 예상된다. 직접적인 지원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등록금마저 동결하라는 교육부의 이중적인 압박 속에서, 법인이 획기적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하기를 요구하거나 기대하기는 무리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름 약진하는 대학과 법인이 존재한다. 그런 대학과 법인에는 민주적인 거버넌스와 합리적인 경영 능력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이점이 매우 중요하고 시사적이다.
우리나라 사학법인의 고질적인 거버넌스 후진성은 폐쇄적인 족벌 세습 경영으로 요약된다. 물론 여기에는 「사립학교법」이 사실상 법인의 폐쇄성을 강제하는 문제점도 있고, 대물림 자체를 비판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렇지만 연세대와 아주대의 사례에서 우리는 법인의 거버넌스가 좋은 대학이 사회적 평판도와 각종 성취에서 우수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나 역사가 짧고 서울 밖에 소재한 아주대의 성취는 눈여겨볼 가치가 충분하다. 따라서 이사회의 개방성은 좋은 법인의 첫 번째 조건이다.이를 입증하는 요소가 바로 대물림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법인의 이사 연령이다. 서울의 대학법인과 메가시티를 진심으로 추진하는 부산의 대학법인의 이사 연령을 조사한 [표2]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우수 법인과 대학, 합리적 총장선출제도 시행
대학의 이사회는 전반적으로 노령화가 심하다. 특히 홍익대나 한양대의 이사회 평균 연령은 각각 85세와 78세에 이른다. 사교련 대학정책팀이 전국 대학법인 이사진 구성과 운영 상황을 살펴본 결과, 이사진의 연령과 대학 운영 사이에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고, 이사의 수도 법인의 성격과 일정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법인의 이사 수는 법인의 학교 수와 관련해서 그 적정성 여부를 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추천 절차가 법적으로 미비한 개방이사는 제도 도입의 실질적 효과가 미흡해 대안이 필요하고, 이사회의 개방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이사의 재정적 기여도를 평가 요소로 고려하자는 제안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우수한 법인과 대학은 공통으로 합리적인 총장선출제도를 시행한다. 국립대처럼 모든 사립대학이 총장직선제를 택해야 할 필요는 없다. 대학의 사정에 따라 직선제·간선제·공모제·교황식 선거 등 다양한 방식이 도입될 수 있다. 다만 어떤 제도를 선택하든 총장의 권위와 리더십을 고려할 때 구성원이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 최근 서울의 모 대학법인은 총장 취임식을 ‘임명식’으로 대체함으로써 애써 후진성을 드러냈고, 일부 사립대학의 총장 임기는 2년에 불과하여 사회적 신망을 스스로 저버리는 행태를 보였다. 그런 점에서 이화여대·숙명여대·성신여대 등의 대학이 전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민주적 총장 선출방식을 도입하여 위기를 단합과 발전의 계기로 삼은 모습은 주목할 만하다.광역고등교육구별 선의의 경쟁 유도…정부·지자체 지원 방향 제시[표1] 2023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와 사교련 대학정책팀 자체 평가 ( 단 위:명, 억 원, %)
기본여건 중앙일보 평가 사교련 대학정책팀 자체 평가재학생수수익용기본재산보유액(A)순위대학명 점수 전임교원확보율중앙일보순위법인전입금/ 세입중앙일보순위학교운영경비부담액 / (A)중앙일보순위교내 연구비/ 운영수입중앙일보순위20,335 10,282 1 연세대 224 아주대 75.5 11 연세대 7.53 1 고려대(S) 9.1 4 성균관대 6.3 219,487 558 2 성균관대 215 한국외대 74.1 14 아주대 4.57 11 경희대 9.0 5 이화여대 5.0 616,531 6,811 3 한양대(S) 209 연세대 74.0 1 성균관대 3.73 2 연세대 5.1 1 한양대(S) 4.9 320,373 1,868 4 고려대(S) 199 고려대(S) 73.9 4 인하대 3.05 13 아주대 5.0 11 고려대(S) 4.2 425,960 1,099 5 경희대 175 성균관대 73.9 2 이화여대 2.96 6 이화여대 4.4 6 중앙대 4.2 815,940 1,946 6 이화여대 172 국민대 72.7 14 경희대 2.76 5 동국대(S) 4.2 7 인하대 4.0 1313,416 1,522 7 동국대(S) 169 세종대 72.5 16 한양대(S) 2.62 3 국민대 3.0 14 아주대 3.7 1115,688 11,028 8 건국대(S) 162 인하대 71.2 13 중앙대 2.50 8 한국외대 2.4 14 연세대 3.4 124,014 1,688 8 중앙대 162 이화여대 70.6 6 동국대(S) 2.46 7 한양대(S) 2.22.23 한양대(E) 3.3 128,100 478 10 서강대 160 서강대 69.1 10 고려대(S) 2.44 4 한양대(E) 12 경희대 3.0 59,825 1,754 11 아주대 158 한양대(E) 68.5 12 한양대(E) 2.40 12 인하대 1.6 13 서강대 2.8 1010,404 6,811 12 한양대(E) 156 한양대(S) 67.9 3 국민대 2.25 14 성균관대 1.1 2 동국대(S) 2.4 717,798 1,716 13 인하대 147 동국대(S) 66.7 7 한국외대 1.91 14 서강대 1.0 10 세종대 2.1 1614,799 1,716 14 국민대 145 중앙대 65.5 8 건국대(S) 1.18 8 중앙대 0.6 8 한국외대 1.9 1416,740 2,229 14 한국외대 145 경희대 65.4 5 세종대 0.53 16 세종대 0.3 16 국민대 1.5 1412,414 2,946 16 세종대 140 건국대(S) 61.2 8 서강대 0.43 10 건국대(S) 0.2 8 건국대(S) 1.2 8[표2] 서울과 부산 지역의 대물림 기록이 있는 대학법인의 거버넌스 현황
지역 대표학교명 재학생수 설립자와의관계 총장 재임기간 이사장 재임기간 이사재임 여부 이사 수 이사평균 연령서울경희대 25,960 아들 12년 5년 10명 69세고려대 20,373 증손자 12년 11명 65세홍익대 17,884 친족 12년 26년 8명 85세한국외대 16,740 친족 8년 8명 72세한양대 16,531 아들 18년 12년 10명 78세건국대 15,688 증손녀 6년 6명 60세국민대 14,799손자 7년 11명 59세아들 재임중 세종대 12,414아들 10년 13년 8명 73세손자 재임중 상명대 11,873 외손자 29년 3년 8명 74세광운대 8,447 손녀 6년 8명 64세동덕여대 6,981 손자 7년 8년 8명 69세한성대 6,942 딸 재임중 8명 70세서경대 6,660 아들 1년 8명 68세추계예술대 1,110아들 27년 7명 76세손자 24년 한국성서대 1,014 아들 23년 3년 11명 미기재 서울한영대 623 동생 15년 7명 69세부산동아대 17,869아들 23년 11명 75세손자 4년 동의대 14,267 아들 3년 7년 7명 70세경성대 11,870외조카 11년 2년 8명 65세손자 9년 동서대 8,978아들 12년 8명 71세아내 12년 12년 신라대 6,928손자 5년 8명 72세손자 8년 동명대 6,986손자 6개월 10명 71세사위 2년 부산외대 6,735아들 7년 23년 8명 69세손자 4년 *출처:각 대학 홈페이지 (2024년 6월 22일 기준)정부는 현재 사립대학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을 강조한다. 따라서 법인과 지자체의 소통과 협력 방식이 평가의 중요한 지표로 포함되어야 한다는 지적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부산과 인천의 인구는 이제 비슷한 규모가 되었지만, 부산의 4년제 대학의 수는 인천보다 4배나 많다. 한편 대구에는 단 1개의 사립대학이 있는 반면에, 천안과 경산에는 사립대학의 수가 10개가 넘는다. 이런 현실에서 지역과 대학의 독자적 발전 전략 구축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사교련은 앞으로 각 법인과 대학이 자기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표로 진단·평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무의미한 비교 평가를 지양하는 대신, 광역고등교육구별 비교를 통해 서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유도하는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지표와 배점은 사교련 임원단 대회(오는 8월 23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개최)와 전국 지역별 간담회(오는 9월 중)를 통해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치밀하게 검토하여 결정할 계획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해양생물학으로 박사를 했다. 역서로 『토양미생물학 원리와 응용』 『병원미생물학』, 공저로 『대학법 체제 정비』 등이 있다.전국대학언론 기자학교가 열립니다
제 32기 기자학교는 오프라인 대면 강의와 함께 화상회의 플랫폼 >331을 활용한 온라인 과정을 병행해 진행합니다. 제32기 전국 대학언론 기자학교 개최 안내● 기 간 : 2024년 7월 22일(월) b 24일(수)● 참 가 비 : 대면 강의(20만 원), 온라인(18만 원) ※ 대면 현장 강의는 선착순 30명●● 대진행 방 상법 :: 전 온국대오학프 신 강문의(영 병자행)〮방송국 현직 기자 ●● 문접수 의방 법처 :: 이기메획일실( 하Q영IQ 실F장IV($02O-]S3W1Y4.2R-I4X)1 대42학)별 일괄 접수‘민주화’는 과연 무엇일까…‘제5공화국’이 던지는 세 가지 논쟁
저자 인터뷰_통치의 측면에서 바라본 『제5공화국』(역사공간 | 536쪽) 쓴 강원택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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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공화국』은 얼핏보면 전두환 정권을 두둔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10·26사태 후, 대중은 정치적 안정을 원했고, 지지가 약했던 야권은 그마저도 분열돼 있었다. 특히 경제는 처참했으며, 최규하 전 대통령은 이원정부제를 주창할 뿐 힘이 없었다. 그런데 전두환 정권 때는 경제·외교·국제 상황이 나아지며 올림픽도 유치해 성공적으로 치렀다.1983년 경제성장률은 13.4%를 기록했다. 1984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4%까지 떨어졌다. 1988년 1인당 국민소득은 4천717달러로 1980년에 비해 2.8배나 많아졌다. 아울러, 미국·일본과의 관계가 개선됐다. 전두환은 김대중을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는 조건으로 미국에서 레이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안보를 튼튼히 했다. 특히 미국의 지원을 약속받아 1년 9개월에 걸친 한일경제협력교섭을 통해 40억 달러를 지원받게 됐다. “1983년 1월 11일 나카소네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여 양국간 최초의 공식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나카소네의 총리 취임 후 첫 외국방문이기도 했다.”저항의 역사에서 통치의 측면으로“이제 40년이 넘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그 시대의 모습을 차분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그동안 제5공화국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가 “군부 권위주의 체제의 정치적 억압, 그리고 그에 대한 항거와 민주화운동에 초점을 맞춘 ‘저항의 역사’에 집중”됐던 측면이 있다. 이에 반해 『제5공화국』은 “그간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통치’의 측면도 들여다 보고자” 하는 것이다.역설적이지만 제5공화국과 민주주의의 연결점으로서 두 가지의 결정적 계기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1985년 2·12 총선이다. “광주항쟁이 군부권위주의를 뒷받침해온 물리적 강제력의 정치적·도덕적 기반을 약화시켰다면, (1985년)2·12 총선은 반권위주의의 대중적 저항을 주도해 갈 정치적 구심점을 만들어냈다. 이 선거를 통해 막연하거나 불확실할 수 있는 ‘민주화’라는 정치적 변혁에 대해 다수가 안심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가 제시됐고, 또 그것을 이끌고 나갈 정치적 대안 세력도 등장했다.”
그렇다면 왜 제5공화국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부족했을까. 강 교수는 “가장 큰 원인은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정서가
왼쪽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과(제5·6·7·8·9대 대통령: 1963년 12월 17일~1979년 10월 26일)과 전두환 전 대통령(제11·12대 대통령: 1980년 9월 1일~1988년 2월 24일)이다. 사진=위키백과
강하기 때문”이라며 “전두환이 대통령이었다는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정통성이 매우 취약한 정부였다”라고 답했다. 더욱이, 강 교수는 “5공에서 결정되고 변화된 것들이 오늘날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들도 많다”라며 “그 시절을 부정한다고 해서 그 시절이 없어지거나 그 때 변화된 것의 영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제5공화국의 주요 정책’(제4장)이 부각되는 만큼, ‘정치적 억압’(제5장)과 ‘광주항쟁’(제6장)도 비중있게 다뤄진다.
세 가지의 논쟁적 지점『제5공화국』은 세 가지 지점에서 논쟁적이다. 첫째, ‘역설적’이라는 단서가 있더라도 전두환 정권이 정말 민주주의에 기여했느냐는 점이다. 마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단임제 등을 언급하며 “내 남“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건 전두환의 억압이, 특히 광주에서의 강경 진압과 학살이 군부 통치에 대한 국민의 거부로 이어지게 됐다는 점이다. 군부 권위주의는 분단 상황에서 군부 통치는 나름대로 그 필요성을 인정받았고, 더욱이 경제적 성과도 이뤄냈다. 하지만 전두환 통치를 거치면서 그런 효용조차도 거부하게 된 것이다.”
편 전두환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항변한 것과 같은 논리가 아닐까. 역사에 가정은 없고 분명 단절적이지 않다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제5공화국 때문에 오히려 민주주의가 퇴행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제5공화국이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리는데 기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었고, 더 나아가 군부 독재가 진화하면서 ‘전두환(연임)-노태우’라는 권력 승계까지 이어진 것은 아닐까. 이를 위해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한 것은 아닐까. 전두환 체제가 직선제를 받아들인 것은 거꾸로 국민들의 뜻과 의지 아니었을까.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이순자 씨의 이야기는 가족 돌보지 않고 생활비도 안 주고 가정폭력 일삼는 아버지 때문에 일찍 가출해서 죽을 고생고생을 한 끝에 자수성가에 큰 부자가 된 사람을 두고 후일 아버지가 나 때문에 자식이 성공했다고 하는 말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건 전두환의 억압이, 특히 광주에서의 강경 진압과 학살이 군부 통치에 대한 국민의 거부로 이어지게 됐다는 점이다. 군부 권위주의는 억압에 의해서만 유지돼 온 것이 아니다. 분단 상황에서 군부 통치는 나름대로 그 필요성을 인정받았고, 더욱이 경제적 성과도 이뤄냈다. 하지만 전두환 통치를 거치면서 그런 효용조차도 거부하게 된 것이다.”둘째, 민주화를 이끌어낸 주체에 대한 측면이다. 강 교수는 “한국 민주화는 중산층을 포함한 국민 대다수의 의지가 모아진 그 지점에서 이뤄졌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 출발점은 앞서 언급한 1985년 총선이다. “김영삼·김대중이 이끄는 신한민주당이라는 제도권 정당이 핵심 어젠더를 던졌고, 그 이후 전두환 정권의 잘못된 판단과 미숙한 대응까지 겹치면서 6월 항쟁으로 이어지게 됐다.” 강 교수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에서 한국 민주화를 운동에 의한 민주화라고 평했는데, 운동권이나 운동은 많은 희생과 고통을 겪
으면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지만, 실제 민주화의 성취는 국민 모두의 뜻이 모아진 결과”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는 운동권만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만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민주주의는 물론 국민 다수의 의지가 집약돼 분출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열사와 운동가는 더욱 앞에 나서 민주주의를 외치며 군부의 억압으로 고통 받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운동권은 ‘대통령 직선제’보다 훨씬 과격하고 포괄적인 변혁을 추구했다”라며 “하지만 한국 민주화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라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복원을 통해 성취됐다”라고 답했다. “운동권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는 온건하고 체제 내부적 변화이다.”
민주화는 과연 언제 절박했을까셋째, 민주화에 대한 절박함의 시점이다. “제5 공화국을 경험하면서 시민들은 본격적으로 군부지배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우리 국민에게 민주화가 절박함으로 다가오게 된 것은 제5공화국을 경험하고 난 후였고, 이런 경험을 통해 한국의 민주화는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굳건히 자리 잡게 되었다.” 현재도 그렇지만 국민에게 민주화가강원택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부)는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석사를 마친 후, 영국 런던 정경대학(LSE)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정치학회·한국정당학회장을 역임했다. 『한국정치론』, 『한국의 선거 정치 2010-2020: 천안함 사건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대한민국 민주화 이야기』, 『통일 이후의 한국민주주의』 등 다수의 책과 논문을 썼다. 사진=강원택
절박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일반적으로 ‘민주주의=선’, ‘권위주의=악’이라고 규정한다. 이러한 이분법의 규범적 대응은 “국민은 민주주의를 원했고, 권력욕으로 가득한 나쁜 통치자 때문에 권위주의가 유지되어 왔다는 식”으로 흘러갈 수 있다. 하지만 강 교수는 “박정희나 전두환의 권력욕 때문에 권위주의 체제가 지속돼 온 건 맞지만, 오로지 강압과 통제로만 그 체제가 유지돼 왔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기사 전문은 www.kyosu.net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민주화 이후 공화주의 개헌 그리고 제7공화국
김기봉의 리틀 빅히스토리 ❼
공화주의 개헌김기봉경기대 사학과 교수유발 하라리는 유약한 유인원 일종으로 탄생한 현생 인류가 지구 정복자로 등극한 결정적 계기는 이기적 개체가 모여 거대한 협력공동체를 결성할 수 있는 인지혁명을 한 덕분이라 했다. 인류가 언어를 매개로 개념을 공유해 집단적 지향을 할 수 있었던 성과로 종교·국가·법과 같은 사회적 실재가 생겨났다는 것이 인지혁명의 골자다.
사회적 실재를 만들어낸 인간은 주어진 자연 환경에 사는 동물과는 다르게 문화로 총칭되는 자기 자신이 짠 의미의 연결망에 살면서, 문화유전자를 복제하는 역량으로 집단기억과 집단학습 기반의 문화적 진화의 길을 열었다. 생물학적 유전자 이외에 문화유전자를 가진 인간은 자기 정체성과 존재 의미를 과거 조상과 현재 우리 그리고 미래 후손과 연결해서 정의하고 만드는 ‘라이프 2.0’ 생명체로 거듭나고, 그런 인간의 특성을 아리스토텔레스는 ‘폴리스적 동물’로 정의했다.정치공동체의 원형으로 일컫는 폴리스의 힘은 과거-현재-미래의 사람들을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결성하는 정치종교를 가질 때 최대로 발휘될 수 있다. 그런 정치종교를 근간으로 인류가 만들어낸 최상의 정치공동체가 민주주의·공화주의 두 이념의 결합체인 ‘민주공화국’이다. 민주공화국에서 민주가 정체라면, 공화국은 국체를 지칭한다. 민주가 ‘인민(demos)의 지배(kratia)’를 뜻한다면,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가 어원인 ‘공화국’은 법의 지배와 공공선을 토대로 결성된 시민들의 정치공동체를 가리킨다.민주와 공화국의 연결은 물고기와 물로 비유해서, 민주주의라는 물고기는 공화국이란 물에서 잘 살 수 있다는 말로 민주공화국의 장점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 비유는 겉보기에 모순적인 전제를 내포한다. 공화국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좋은 정치체제로 분류한 왕정·귀족정·민주정 사이권력의 균형을 잡는 혼합 정체로 성립하기에, 민주주의는 공화국 환경과 조응할 때 잘 자라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정치종교의 역사적 의미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제1조 1항인 이 말을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다. 왜 그런가? 서로 다른 이념인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상호보완적 결합체로 성립하는 민주공화국은 미국의 건국과 헌법 제정과정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듯이 각 세력의 권력 균형과 시민의 덕성으로 만들어지는 역사적 형성물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그 기원은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결성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대한민국 임시헌장’이다. 3·1운동 이전의 한국사는 왕조시대로 점철된다.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는 왕이 없는 정치체제로서 공화정이란 정치적 상상력이 발현되는 한국사의 새 출발을 했다는 점이다. 1948년 수립한 대한민국 정부는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계승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정치종교의 기본교리로 공인했다. 정부 수립 이후 분단시대 좌우 이념 대립은 극심했지만, 대한민국이 좌와 우의 두 날개로 날 수 있었던 것은 민주공화국이란 정치종교를 신봉했기 때문이다.지금의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국가로 꼽힌다. 근대로의 이행에 지각해서 36년 동안이나 식민 지배를 받고 독립했지만 곧이어 3년 간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은 고난을 딛고, 근대의 이중 혁명인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를 성취해 반세기 만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그런 기적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표현이다. 진보세력이 민주화운동을 선도했다면, 경제성장을 이끈 근대혁명의 기수“배제되거나 차별받는 국민이 없는 포용의 구심력과 경계를 넓히는 혁신의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는, 시효 만료된 ‘87년 체제’를 대체하는 공화주의 개헌으로 제7공화국을 여는 것이 22대 국회에 주어진 역사적 소명이다.”
헌법 제1조 1항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위해 지금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사진은 인공지능 DALL·E 3을 사용해 만든 가상의 이미지다.
들은 산업화 세력이다.
4·19혁명을 부정하는 군사 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이 ‘민주공화당’을 창당한 것은 민주주의 결핍을 공화주의로 포장하는 술책을 담고 있다. 민주주의가 ‘모두의 국가’를 지향한다면, 공화주의는 ‘모두를 위한 국가’를 추구한다. 민주주의가 1인 1표의 선거제도를 통해 사적 이익을 가진 인민의 총합으로서 ‘모두’의 산술평균에 근거한다면, 공화주의는 현실로 있는 차이를 고려한 최적화를 목표로 혼합정을 통해 기하 평균의 공공선을 추구한다.그런데 오직 박정희 정권의, 그것을 위한 정당인 ‘민주공화당’에는 민주주의는 물론 공화주의가 없었다. 박 정권은 그 결핍을 대체하려고 조국 근대화의 기치를 들고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를 첫 문장으로 하는 국민교육헌장을 1968년에 제정해 민족주의 정치종교로 국민을 세뇌했고, 1972년에는 독재정권을 연장하는 10월 유신을 단행했다. 분단시대 민족주의는 보수는 물론 진보 진영의 정치종교로 작동했고,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정체성은 잊혔다.
광주항쟁 시민군이 지키려고 했던 것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정치종교를 부활시킨 사건이 1980년 광주항쟁이다. 10·26사태로 들불처럼 번진 민주화 열망을 억압하려는 신군부 세력에 맞서 시민군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산 자와 죽은 자를 뜨거운 맹세로 연결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광주 시민군이 믿은 정치종교의 찬송가로 애창한다. 여기서 ‘님’은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이다. 광주 5·18의 깨어있는 시민의 덕성과 희생 덕분으로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이 대타협을 이룬 성과로 ‘87년 체제’가 탄생했다.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87년 체제’의 최대 목표는 더는 군부독재가 나올 수 없는 민주주의의 제도적 완성이었다. ‘87년 체제’의 탁월함은 한국은 선거를 통해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국민의 일반의지로 탄핵할 수 있는 국민주권을 확립했다는 것이다. 이만큼 제도적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도 전 세계에 별로 없다. 하지만 지금은 성장이 끝나고 침체의 늪에 빠진 ‘피크(Peak) 코리아’ 위기가 사회 곳곳에 나타난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으로 환원되지 않는 젠더·세대·계층·지역 갈등이 날로 심화하는 것에 더해,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과 ‘국가 소멸’을 우려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각 정당은 그 분열을 갈라치기로 선거 전략에 이용할 뿐 해결책을 모색하는 가능성의 예술인 정치에 무능력하다.
민주주의 꽃은 선거고, 22대 총선에서 국민은 여당과 대통령에게 엘로우 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새로 개원한 국회에서 변화의 희망이 보이는가? 한국 정치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도 행정부와 입법부, 곧 대통령과 국회 사이 권력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 권력투쟁이 격화될수록 정치의 사법화는 강화된다.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민주주의가 이제는 시대적 과제가 아니다. 대신 특정 기득권 세력이 주도하는 ‘법에 의한 지배’가 아닌 ‘법의 지배’를 하는 법치주의와 더불어 세대·젠더·지역·계층 사이 산술평균이 아닌 기하평균으로 공공선을 추구하는 민주화 이후 공화주의 실현이 과제로 떠오른다.민주화 이후 공화주의 개헌을 위하여22대 총선 결과를 보면, 보수와 진보 이념 대립 보다는 동서의 지역 분열이 훨씬 더 심각하다. 동서지역 분열을 극복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 중앙권력과 지방 자치 권력의 틈새와 불균형을 메우고 조정할 수 있는 권력의 재구조화, 그리고 반복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와 비극을 종식하는 헌법개정을 해야 한다.또한 개헌은 현재의 모순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길을 여는 이정표가 돼야 한다. 점점 심화하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한국이 결국 다문화사회로 변모할 때, 누가 미래의 한국인이 될 것인가? “변하지 않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는 것이 물질대사를 하는 생명의 원칙이다. 한국이 열린 사회로 전환하지 않으면 소멸할 수 있는 지경에 처해 안과 밖의 경계를 재설정하는 대한민국 민주공화국 정치종교의 개혁이 요청된다. 배제되거나 차별받는 국민이 없는 포용의 구심력과 경계를 넓히는 혁신의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는, 시효 만료된 ‘87년 체제’를 대체하는 공화주의 개헌으로 제7공화국을 여는 것이 22대 국회에 주어진 역사적 소명이다.역자가 말하다_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도시』 리영리 지음 | 김성훈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쪽디아스포라 경험, 초월의 시학으로
김성훈
전남대 영어영문학부 교수리영리(Li-Young Lee)는 아시아계 미국인(Asian American) 시인으로는 드물게 『노튼 시 선집(Norton Anthology of Poetry)』에 수록된 정전(正典) 작가로, 미국 소수민족 문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시인의 초기 시들은 탈출과 망명, 이민자의 삶으로 얼룩진 가족의 역사, 특히 부재하는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과 상실감 등의 주제의식을 심도 있게 파고든다. 1986년 데뷔 시집 『로즈』와 1990년 두 번째 시집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도
형이상적 주제를 넘나드는 서정성
언어에 대한 헌신과 거룩함의 믿음시』는 이런 면을 잘 보여준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색적인 시적 화자가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인해 리영리의 시는 종종 서정시로 인식되고 분류된다. 그런데 이 서정성은 영적 사유와 명상, 세속과 신성,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 삶의 유한함과 영원의 세계와 같은 형이상적 주제들을 넘나든다. 이는 리영리 시에서 발견되는 매우 독특한 정서로, 동서양의 문화와 사상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것이다.예를 들어, 그의 시어로 표현되는 기독교 사상은 이백이나 두보 같은 고대 중국 시인들의 문학적 유산과 서구의 시적 전통이 혼합된 것처럼 보인다. 또한 시인이 형상화하는 디아스포라 경험과 정체성은 비단 개인적인 전치(displacement)만을 내포하는 것만이 아니라, 존재의 고독과 상실 등의 보편적인 정서를 표현하기 위한 은유라고 볼 수 있다.이러한 복합적인 리영리의 시학은 시인의 남다른 정치적·문화적 경험에서 기인한다. 리영리의 부모는 명망 높은 가문 출신으로 서구 사상과 기독교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는 이유로 중국 공산당의 표적이 돼 인도네시아로 망명한다. 1957년 리영리가 태어나고, 그의 가족은 인도네시아·마카오·홍콩·일본을 전전하다가 1964년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주에 정착한다. 리영리의 아버지는 거기서 신학교를 다닌 뒤, 밴더그리프트(Vandergrift)라는 작은 시골 동네에 있는 장로교회의 목사가 되고, 리영리는 그곳에서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유년 시절을 보낸 것이다.
리영리 시인은 여러 인터뷰에서 “만물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만물은 신의 형상을 나타낸다”라는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천명한 바 있다. 이를테면, “철저히 분석하면 모든 것이 원인의 총체성의 한 형태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원인의 총체성의 다른 이름은 무엇일까요? 우주이지요. 그래서 모든 것은 우주나 신의 형상인 것입니다. 나 개인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어떤 것입니다”라고 역설한다.리영리의 스승인 시인 제럴드 스턴(1925∼2022)은 리영리의 시가 지닌 “거대한 비전, 심오한 진지함,” 그리고 “숭고함, 언어에 대한 헌신, 거룩함에 대한 믿음”이 존 키츠(1795∼1821)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 같은 주요 유럽 시인들의 전통을 상기시킨다고 높이 평가한다. 이런 특징은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1883∼1963) 상을 수상한 2001년 『내 밤에 관한 책』, 2008년 『내 눈 뒤에서』와 같은 중기 시집에 사용된 사색적인 어조와 독백, 간결하고 힘 있는 리듬, 여운 있는 침묵과 여백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이번에 번역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도시』가 리영리의 시학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기 바란다.예컨대 이 시집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you’는 리영리 시의 사색적인 특성을 잘 반영하는 핵심적인 시어다. 이 인칭대명사를 때로는 사랑하는 여자나 아내,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를 지칭하는 ‘너’로, 때로는 아버지 같은 인물, 나아가 신 또는 미지의 초월적 존재를 가리키는 ‘당신’으로 옮겼다. 이 번역이 국내 아시아계 미국시 연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과학서평_『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막스 니우도르프 지음 | 배명자 옮김 | 어크로스 | 472쪽
호르몬이 나를 만드는가, 내가 호르몬을 만드는가?정우현
덕성여대 약학과 교수유전자와 뇌를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명예교수가 생명체의 주인은 유전자라 선포하고 샘 해리스 작가가 자유의지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못 박은 이래로 유전자와 뇌는 인간이라는 생존 기계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실존적 주체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조종자를 하나 더 추가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바로 호르몬이다.
내분비계가 뒤틀려 호르몬의 불균형이 일어나면 나의 신체뿐 아니라 감정이나 성격도 바뀐다. 나 자신의 정체성까지 크게 영향을 받는다. 내가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는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가 된 이유도, 늘 의욕이 없고 왠지 기분이 우울한 이유도, 아무리 오래 자도 피곤함을 떨쳐내지 못하는 이유도 어쩌면 다 내 탓이 아닌지도 모른다. 현대 과학은 사실 이 모든 게 호르몬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는 책임이 없는 것일까?부신피질 호르몬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선천성 부신과형성증으로 남성의 외모를 갖게 된 최초의 여성 교황 요한나의 비극, 임신하지도 않았는데 뇌하수체에 생긴 종양 때문에 배가 불러오고 젖이 나왔던 영국의 여왕 메리 1세의 소동, 애디슨병 때문에 냉전 시대 중요한 외교협상을 그르칠 뻔한“평생에 걸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종류는 무려 80여 가지에 이른다. 이들 중 하나라도 잘못 작동한다면 누구든 심각한 고통을 겪을 수 있다.
내분비계가 뒤틀려 호르몬의 불균형이 일어나면 나의 신체뿐 아니라 감정이나 성격도 바뀐다. 나 자신의 정체성까지 크게 영향을 받는다.”케네디 대통령의 이야기 등. 이 책은 임신과 출산에서 시작해 아이가 영유아기, 사춘기를 거쳐 성인이 되고 노년이 될 때까지 인생의 모든 단계를 지휘하는 주요 호르몬의 정체와 역할을 흥미로운 역사적 에피소드와 함께 하나하나 소개한다. 평생에 걸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종류는 무려 80여 가지에 이른다. 이들 중 하나라도 잘못 작동한다면 누구든 심각한 고통을 겪을 수 있다.
호르몬은 남성과 여성 간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역사 속에서 종종 노골적인 차별이 조장되었다. 그리스 시대에 히포크라테스는 자궁이 히스테리의 원인이라고 보았고, 로마 시대에 고환이 없는 사람은 법
호르몬은 인간의 혈액을 타고 이동하는 화학물질이다. 호르몬에 의한 작용은 인간의 인상처럼 세월히 흐르면 달라질 수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정에서 증언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의 뇌는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늘 분석의 대상이 돼 왔다.
오늘날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더 이상 비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겉모습은 나의 성향이나 노력과는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연구 결과가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의 발달이 뇌와 호르몬뿐 아니라 성장 환경과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서 빚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이 책의 네덜란드 원서 제목을 직역하면 ‘우리는 호르몬이다’라는 뜻을 가진다. 동료 뇌과학자인 디크 스왑의 책 『우리는 우리 뇌다』에서 힌트를 얻어 지은 제목이라고 한다. 디크 스왑의 책은 말 그대로 우리 자신과 우리의 타고난 뇌를 동일시한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 것처럼. 그러나 니우도르프는 서문에서 우리가 호르몬의 노예에 불과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그렇다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호르몬은 나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평생 바뀌지 않는 손금이나 지문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세월이 지나면 변해가는 ‘인상’에 더 가까워서, 우리는 그 모습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
옥시토신을 이용하면 자폐아의 사회성을 높일 수 있다. 에스트로겐 치료가 폐경 후 여성의 인지 기능과 기억력을 개선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그러나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테스토스테론 차단제를 복용하는 남성은 남성성을 잃어가는 자신을 보며 ‘어디까지가 호르몬이고 어디부터 그 자신인지’ 처절하게 묻는다. 우리는 치료를 받아 몸의 상태가 개선되면 그것이 바로 나의 본모습이라 믿지만 상태가 나빠지면 이것이 나일 리 없다고 극구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 호르몬에 의존하면 할수록 진짜 나는 누구인지 파악되기 어렵다.호르몬 치료가 위력을 떨치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관심은 기술적 성취의 한계에서 윤리적 딜레마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는 어디까지 가고 싶은 걸까? 온갖 고통과 불만족의 해결책이 호르몬의 인위적인 조절에만 달린 것이 아니다. 호르몬 때문에 우리의 의지가 약해질 수도 있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호르몬 작용에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환경과의 상호작용 또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장애인 인권운동의 어머니라 불리는 주디 휴먼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장애는 사회가 장애인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실패할 때만 비극이 된다.” 이 말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고통받는 누군가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신간소개
봄비를 맞다
황동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56쪽저자의 새 시집인 이 책이 출간됐다. 1958년 미당 서정주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월」, 「동백나무」, 「즐거운 편지」를 차례로 발표하며 등단한 황동규는 묶어낸 시집마다 특유의 감수성과 지성이 함께 숨 쉬는 시의 진경은 물론 ‘거듭남의 미학’으로 스스로의 시적 갱신을 궁구하며 한국 서정시의 새로운 현재를 증거해왔다. 이번 시집에서 황동규는 녹록지 않은 노년의 삶을 이어가는 노정에도 여전히 시적 자아와 현실 속 자아가 주고받는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답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양성원·김민형 지음 | 김영사 | 254쪽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곡의 구조나 작곡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면 음악을 즐길 수도 없는 걸까, 세계적인 수학자 김민형 교수와 ‘한국 첼로의 자존심’이라 평가받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양성원 연세대 음대 교수는 우연한 기회에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대한 감상을 나눴다. 양성원 교수가 가장 사랑하고 가장 많이 연주하기도 한 이 곡으로부터 시작된 대화는 클래식의 대중화로까지 그 범위가 넓어졌다.
시네필의 시대
이선주 지음 | 두두북스 | 336쪽한 인터뷰에서 봉준호는 자신을 비롯한 박찬욱·김지운·류승완·최동훈 등의 감독들은 한국에서 “시네필 출신이 감독이 된 첫 세대”일 것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그가 1990년대 초반 활동했던 시네필 공동체에 관한 다큐멘터리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2023)에서도 볼 수 있듯, 이 시기 한국의 영화 청년들은 극장에서 영화사의 정전들을 ‘계시적’으로 섭렵한 것이 아니었다. 이 책은 서구의 고전적인 시네필과 달리, 한국 비디오(테크) 시네필의 영화문화적 특수성에 대해 고찰한다.
상자 속의 사나이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 박현섭 옮김 | 문학동네 | 348쪽희곡 『갈매기』, 『벚나무 동산』 등으로 셰익스피어 이래 가장 많이 공연되는 극작가인 저자는 탁월한 단편소설 작가로도 명성이 높다. 간결한 이야기 속에서도 생생한 인물 묘사, 절묘한 전개와 여운을 남기는 결말을 선보여 단편소설의 형식을 완성했다고도 일컬어진다. 체호프의 타계 120주기를 맞이하는 올해 7월 15일을 앞두고, 이를 기념해 펴내는 이 책에는 13편을 엄선해 연도순으로 수록했다.
서균렬 교수의 인문핵
서균렬 c2지음 | 철수와영희 | 272쪽이 책은 저자가 들려주는 인문학으로 풀어본 원자핵 이야기를 담았다. 원자핵이 무엇인지, 핵분열과 핵융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인류와 핵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더불어 핵발전소와 핵폭탄의 위험성, 우리나라 핵 연구와 핵발전소의 역사, 세계 각국의 핵무기 개발 과정과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준다. 저자의 핵 연구를 위한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구성된 이 책은 핵에 대한 최신 과학적 정보와 함께 인문학적인 성찰을 통해 핵에 대해 쉽게 알려준다.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대가야 여행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336쪽국내 총 7군데에 위치한 가야 고분군이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다만 이들 가야 고분군들이 여러 지역에 분포하고 있기에 여행 계획을 잡기란 쉽지 않은데, 효과적이고 즐겁게 여행하는방법을 알려주는이 책이 출간됐다. 특히 이번 가야 고분 여행기를 통해 그동안 제한된 사료(史料) 속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가야, 그중에서도 대가야의 다양성과 국가적 위상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의사 지바고 1, 2
보리스 빠스쩨르나끄 지음 | 최종술 옮김 | 창비 | 932쪽러시아혁명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러시아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살아냈던 지바고의 생애와 운명적 사랑이 눈보라처럼 휘몰아치는 작품인 이 책은 인류가 품었던 가장 숭고한 꿈이 인간에 대한 폭압으로변질되는 처참한 현실 속에서도 예술을 향한 굽힘 없는 열망을 품었던 의사이자 시인 지바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다룬다. 이 작품은 정치적 이유로 자국에서 출간을 거부당하고 이탈리아에서 출간됐으나 이후 18개국에서 번역 계약이 되며 작가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다 주었다.
비건한 미식가
초식마녀 지음 | 한겨레출판 | 272쪽나를 위해 한 끼 정도는 가뿐한 채식으로 먹어볼까? 비인간 동물이 겪는 고통이 끔찍하고 불편한데,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데, 한번 비건 지향 생활을 해볼까? 그런데 비건 어렵고 불편하지 않나? 천만의 말씀! 여기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소리가 절로 나오는, 마법처럼 당신의 식탁을 바꿔줄, 초간단 초미식 비건 레시피가 있다. 비건 인플루언서인 저자가 첫 에세이인 이 책을 선보인다.
저자가 말하다_『기도 다카요시와 보신 전쟁』 심기재 지음 | 혜안 | 336쪽
근대 국가 시작에서 맞이한 대위기…정치적 ‘리더십’을 파헤치다
심기재
단국대 일본학 전공 교수최근의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세력 간의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전쟁이 유럽과 중동에서 각각 벌어져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유럽·중동 지역뿐만이 아니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중국과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 간의 해상 영유권 분쟁에서도 보듯이 아시아 지역에도 엄존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국가지도자의 현명하고도 냉철한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쟁과 신냉전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필자는 시선을 과거 일본으로 돌렸다. 기도 다카요시(木戶孝允)는 지도자의 철학이 신생 근대 국가 메이지(明治) 신정부 건설에 투영된 19세기 후반의 유신기(維新期)에, 조슈번 좌장 출신으로 신정부에 참가했다. 그가 판적봉환․페번치현․입헌정체 도입 등의 근대화 작업을 추진하는 첫 행
조슈번 좌장 출신의 메이지 유신 3걸 중의 1인
신정부에 참가해 역사적 고비의 최대 내전 대응보로서, 국가의 흥망 진퇴를 판가름하는 역사적인 고비의 근대 일본 최대 내전이
었던 보신(戊辰) 전쟁(1868.1~1869.5)에 대해 어떠한 대응 방식을 보여주고 있었는지를 검토했다. 이를 통해 격랑의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다.
이번에 필자가 집필한 『기도 다카요시와 보신 전쟁』은 보신 전쟁의 전개 및 ‘전후 처리’ 과정을 메이지 신정부 탄생 주역 중의 한 사람이었던 기도를 통해 살펴 본 것으로 중요한 두 가지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메이지 신정부의 운명을 좌우했던 보신 전쟁과 ‘전후 처리’ 과정에 나타난 기도의 정치적 노력을 한일 양국 학계 최초로 서술했다는 점이다. 또한 1차 사료에 근거한 보신 전쟁과 ‘전후 처리’ 과정상의 역사적 사실을 상세히 논증함과 동시에,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근대 일본의 대표적 대외 전쟁인 청일․러일 전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보신 전쟁을 필자 나름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고찰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기도 다카요시의 ‘전후 처리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기도는 보신 전쟁 발발 당초부터 신정부의 토대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도쿠가와(德川) 막부 지지 세력과의 전쟁이야말로 ‘대정일신(大政一新)의 기본’을 확립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는 보신 전쟁관을 강조하며 전쟁을 통한 조기 평정을 주장했다.마침내 전쟁이 관군의 승리로 끝나고 전쟁에 참가한 신정부 측의 제번(諸藩) 세력이 승리에 도취돼 서로 전공을 앞다투는 상황에서도, 기도는 신정부의 운명을 가늠하는 최대 격전지였던 도호쿠(東北) 지역의 천황의 ‘교화(敎化)’․‘덕화(德化)’에 기초한 민심 안정이, 신정부의 조기 안착으로 이어진다는 입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점령지 지배 처리 정책을 실시했다. 나아가 제번에 위탁 근신 중이던 아이즈(會津) 항복번사의 홋카이도 등지로의 이주 개척을 통해, 그들의 궁핍한 생활을 구제하고 나아가 러시아의 남하로부터 홋카이도를 방어하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또한 기도는 전쟁 중 충분한 자체 해군력을 갖추지 못해 구막부 함대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뼈아픈 경험에서 ‘군제’ 확정과 근대 일본 해군 창설 등으로 이어지는 해군력 강화론을 앞장서서 제창해 정치적 성과를 거두는데 일조했다.이제까지 메이지 유신 3걸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기도 다카요시에 관해서는 연구사적으로 오쿠보 도시미치(大久保利通)·사이고 다카모리(西郷隆盛)에 비해 크게 언급되는 일이 적었다. 오쿠보·사이고·이와쿠라(岩倉)·산조(三條) 등의 신정부 요인들 사이에서 보신 전쟁 중에 직면한 다수의 과제를 능숙하게 조정해 내는 기도의 정치적 노력을 방대한 관련 자료를 통해 추적하는 일은 근대 국가 일본의 탄생 과정에 크게 기여한 기도라는 정치 지도자의 면모를 새롭게 파악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기도 다카요시 및 보신 전쟁에 대한 다양한 측면에서의 연구가 한일 양국 학계에서 더욱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저자가 말하다_『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의 길』 성윤모 지음|박영사|300쪽
새로운 도전, 산업 대전환 전략은 무엇인가성윤모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석좌교수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대한민국은 제조업이 강한 나라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산업화 시대의 선진국 문턱을 넘은 대한민국은 다시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디지털화·친환경화·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새로운 도전의 창이 열리면서, 선도자 혁신, 질적 성장, 전략산업 육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이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은 석유 위기(1970년대), IMF 위기(1997년), 국제금융위기(2007년), 코로나 팬데믹 위기(2020년)와 같은 ‘블랙스완(극히 예외적이지만 엄청난 충격을 가하는 현상)’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왔지만, 인력 부족·지방 소멸·제조업 기피 등에 따른 ‘회색 코뿔소(예측 가능한 위험이었지만 결국 큰 위기에 빠지는 현상)’ 위기, 제조업 위기의 극복이라는 시급한 현안 과제를 안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산업화 시대의 성공 패러다임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해 당면한 제조업 위기를 극복 한다.이 책은 대한민국이 기존 주력산업의 초격지속적 기술·제도 혁신과 연대·협력은 필수
디지털 전환·지능화는 생존이자 핵심 과제차 유지와 신산업의 끊임없는 창출과 성장으로 이어지는 산업구조 혁신, ‘산
업 대전환’를 이룩해 ’흔들리지 않는 기술주권을 확보한 산업강국‘을 만들어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어려운 길이지만 꼭 만들어야 하는 길이다. 산업 대전환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도전과 축적, 연대와 협력, 규제개혁 등을 촉진하는 제도혁신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핵심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우리가 아니면 안 되는 기술·제품·서비스·기업 등 우리만의 핵심 자산을 만들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일본 수출규제, 펠리컨 경제를 만들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적 가치를 확보하자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대한민국의 도전, 신성장 동력을 만들자 △산업 대전환의 시대, 제도 혁신을 이루자 등 총 5개 챕터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챕터에서 일본 수출규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를 넘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을 ’가마우지(의존도가 높고 이익은 정작 일본에 돌아가는 현상)‘에서 ’펠리컨(자립도 높은 산업구조)‘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면서 소부장 산업이 바로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 만들기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산업 대전환은 경쟁력을 상실하는 기존 산업 부문의 저항과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산업 부문으로의 원활한 자원 이동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신산업 창출보다 어려운 과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산업 대전환은 바로 산업 재편·산업 구조 혁신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특히 필자는 산업 대전환에 있어 산업 디지털 전환 및 지능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탄소중립 친환경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새로운 도전 과제는 모두 비용상승 요인이지만, 디지털화·지능화는 비용 감소와 생산성 제고의 핵심 요인이다.우리나라 산업은 주력산업과 신산업 함께하는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산업 디지털 전환·지능화에 따른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산업 디지털 전환·지능화는 대한민국 제조업의 생존 과제이자 미래 제조업의 당면과제로써 산업 대전환의 핵심 과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렸다. 대한민국은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바로 지금부터다. 대한민국 산업대전환을 실현하자!
필자는 2022년부터 중앙대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정책 연구’를 강의하고 있다. 32년 공직생활 동안의 화두이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제조업과 산업정책, 대한민국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강의 주제로 삼고 있다. 산업정책 강의는 필자가 추진했던 산업정책을 다시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의 산업정책을 찾아가는 소중한 기회를 주었고 지금까지 정리된 기록과 생각 중 일부를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의 길’이라는 책자로 발간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상공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공직을 마치는 영광을 누린 공직자가 대한민국 산업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으로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의 길』을 출간하게 됐다.화제의 책_ 『파수꾼 타르콥스키, 구원을 말하다』
김용규 지음 | IVP | 428쪽‘영속적 위기’ 극복, 종교·예술에 달렸다“오직 무덤이 있는 곳이어야만 부활이 있다.”(니체) 철학자 김용규는 이런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기자에게 전해왔다. 그만큼 이 시대에 대한 절실한 고민이 담겨 있다. 거장 안드레이 타르콥스키(1932∼1986)는 러시아의 영화감독이다. 그는 단 일곱 편의 영화로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김용규는 이 영화들을 인문학·기독교 신학을 통해 씨줄날줄로 엮었다. 김용규의 통찰이 다시 한번 빛난다.
“우리가 만들어 온 잘못된 세계를 고뇌하고 애통하며 울부짖는 자, 시적 언어를 통해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전하는 자, 그럼으로써 기존의 현실을 부수고 새로운 가능성을 환기시키는 목소리, ‘아름
다운 소식을 시온에 전하는 자’(이사야 40:9), 바로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파수꾼이다.” 김용규는 타르콥스키를 파수꾼으로 소환한다. “타르콥스키는 하늘을 어깨로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의 위대함이 그토록 오래 하늘을 지고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매순간 포기하지 않고 피곤에 지쳤을 때조차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환멸에 빠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타르콥스키는 오늘날 인류가 물질주의·이기주의로 인해 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간주했다. 현대사회는 극한의 양극화 자본주의, 팬데믹과 기후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핵 전쟁의 위험 등이 도사리고 있다. 2022년 영국의 콜린스 사전 발행사는 올해의 영단어로 ‘영속적인 위기(permacrisis)’를 선택했다. 한 위기가 종식되면 새로운 위기가 드러난다. 그래서 타르콥스키는 영화를 통해 구원의 길을 제시하고자 했다.그렇다면 구원의 방법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기독교 신학 차원의 ‘언어의 육화’이다. “‘진리의 육화’, 곧 진리가 스스로를 세상에 구현하는 방법이다.”좀 더 구체적으로는 혁명이나 사상이 아닌 예술이 진리의 육화를 이룰 수 있다. 예술은 투쟁의 무기. 특히 예술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 그러니까 희망, 믿음, 사랑, 아름다움, 기도 또는 인간이 꿈꾸고 바라는 것들을 강화시킨다”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천의 차원에서 김용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불가능성의 가능성’ 찾기를 강조했다. 그게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예언자 신학’·‘파수꾼 신학’이다.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신&골렘 주식회사
노버트 위너 지음 | 한상필·김용규 옮김 | 지식의편집 | 108쪽인간과 기계의 공존, 인간과 기계의 새로운 관계를 위해 위너는 인간의 오래된 믿음, 종교에 메스를 댄다. 종교란 인간의 도덕적 규범 체계를 사이버네틱스란 과학도구를 통해 재검토한다.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현대의 정보통신 혁명은 그 누구보다 어떤 한 사람에게 빚지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의 개념적 토대가 된 커뮤니케이션과 제어 과학인 ‘사이버네틱스’의 아버지인 저자다. 1948년 초판 출간된 이 책은 ‘사이버’ 세상을 불러온 마법의 주문이 됐다.
운명론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지음 | 이상인 옮김 | 아카넷 | 196쪽로마 공화정 최후의 수호자인 저자가 안토니우스 일파에 의해 처형당하기 1년 전에 쓴 이 책은 그의 또 다른 저작인 『신들의 본성에 관해(De Natura Deorum)』(기원전 45년), 『점술에 관해(De Divinatione)』(기원전 44년)와 더불어 ‘종교 3부작’이자 자연학의 명저로 꼽히는 작품이다. 정암학당 키케로 연구 번역팀에서 여덟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우리말로는 처음 소개하는 것이다.
나도 그 섬에 가고 싶었다
김만규 지음 | 푸른길 | 340쪽저자의 사진 지리 에세이인 이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저자가 안식년을 맞아 방학 기간을 포함해서 15개월을 제주에서 살면서 다니고, 보고, 찍은 것을 정리한 것이다. 제주는 본토와 다른 별도 공간으로가깝지만 따로 존재하고, 본토에 귀속돼 있지만 독립적인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난대아열대 식생과 화산지형이 자아내는 이국적 자연경관도 지니고 있다. 사진을 좋아하는 지리학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섬이다. 문화예술 활동을 위해 이주한 문화이주자들의 정착지로 발전하고 있었다.
피와 폐허 1, 2
리처드 오버리 지음 | 이재만 옮김 | 책과함께 | 1,474쪽2차 세계대전 연구를 선도해온 역사학자인 저자의 이 책은 2차대전의 기원·경과·여파를 새로운 관점으로 조명한다. 그는 이 전쟁이 ‘최후의 제국주의 전쟁’이었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에서 거의 한 세기에 걸친 제국주의 팽창의 세월이 1930년대와 1940년대 초에 이르러 독일·이탈리아·일본의 영토 야망으로 절정에 달한 뒤,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값비싼 전쟁으로 빠져들었다.
문명
케네스 클라크 지음 | 이연식 옮김 | 소요서가 | 496쪽이 책은 저자가 1969년에 진행한 BBC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그는 건축·조각·회화·음악·문학·철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오가며 서양 문명의 유구한 역사를 공시적이자 통시적인 관점에서 기술한다. 오늘의 우리에게 저자는 존 버거를 경유해서 알려져 있다. 버거는 1972년 BBC에서 방영하고 이후 책으로도 출간한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클라크의 실명을 여러차례 거론하며 그의 관점을 엘리트적이라고 비판한다.
쓰게 될 것
최진영 지음 | 안온북스 | 344쪽2006년 등단 이후 『구의 증명』, 『해가지는 곳으로』, 『단 한 사람』 등 극한의 상황에서도 사람과 사랑을 지키려 애쓰는 마음을 다채로운 소설적 상상으로 구현해온 저자의 소설집. 2020년부터 지난해사이에 쓰고 발표한 여덟 편의 소설로 기후 위기·전쟁·AI·여성 서사·젊은 노인·빈부 격차·질병권 등 현재를 사는 우리가 내려놓지 않고 사유해야 할 문제에 정면으로 맞선 이야기들이다.
모든 것에 양자가 있다
요시다 노부오 지음 | 김정환 옮김 | 강형구 감수 | 문학수첩 | 256쪽세상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양자(quan tum, 量子)’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내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교양과학 도서인 이 책(원제: 量子で?み解く生命?宇宙?時間)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됐다. 도쿄대에서 소립자론을 전공한 저자는 이 책에서 ‘전자는 입자이자 파동’이라거나 ‘양자론은 애초에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거부하고 ‘원자는 사실은 파동’이라는 결론에서 출발한다.
나의 행동이 대양의 작은 물방울에 불과할지라도
앨리스 달 고보 지음 | 경규림 옮김 | 이상북스 | 448쪽이 책은 현대 자본주의가 일상의 다양한 요소들, 예를 들어 신체·사물·식물 등과 어떻게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이러한 관계들이 환경 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저자는 환경 위기의 대응책으로 흔히 제시되는 ‘지속 가능한 생활방식’과 ‘책임 있는 행동’이라는 접근법에 반박하며, 환경 위기를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일상 생태계를 구성하는 사회-물질 관계의 복잡성을 이해해야 한다.
군은 군기와 사기로 먹고사는 조직인데…
정태연의 한국사회 마음 읽기 8
정태연중앙대 심리학과 교수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의 ‘한국사회 마음 읽기’는 우리 사회가 보이는 다양한 현상이나 문제를 심리학적으로 해석하고 분석한다.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행동할까”라는 의문에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를 좀 더 풍부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건설적이고 통합적인 해결 방안도 모색하고자 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우리 사회의 뜨거운 화두를 가지고 독자를 만날 예정이다.
공익보다는 사익을 우선시하여 권력을 남용하는 것은 업무나 신분상 군인으로 지켜야 할 군기를 어긴 것이다.
그들의 무책임한 행위 때문에, 묵묵히 군인으로서 본분에 충실한 많은 장병의 사기는 비참하게 찢겨나갔다.언론은 지난 1년간 군에 대하여 어떤 보도를 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핵심어로 육군·해군과 같은 각 군의 명칭을 이용하여 빅데이터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군별로 추출 기사 수는 1만 5천~2만 개 정도였다. 특이한 점으로 해병대에 관한 결과가 나머지 3군의 것과는 판이했다. 3군에서는 훈련·작전·안보·교육이라는 군 본연의 임무에 관한 단어가 가장 많아 50%에 근접했다. 그러나 해병대는 ‘조사’라는 단어가 22.13%를 차지했고, 다른 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과실치사·외압·의혹·직권남용이라는 단어가 27.74%에 이르렀다.
해병대에 대한 언론보도가 군의 존재 목적이나 본질과는 전혀 무관한 측면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손쉽게 짐작해서 알 수 있듯이, 그것은 채○○ 해병의 순직이 가져온 후폭풍 때문이다. 이 사건이 지금의 우리 사회를 집어삼키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의 규명은 합당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은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수준을 고려할 때 결국은 그렇게 될 것이다. 사필귀정이라 하지 않던가.군의 사건, 리더십, 그리고 그 영향다만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그리고 군에 대하여 애정을 가진 연구자로, 저는 지금까지 전개된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착잡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처신을 보면서, 그들이 과연 군인이면서 리더로서 제대로 된 군기를 갖추고 있는 지 크나큰 실망감을 피할 수 없다. 그들의 행위가 군에 대한 다수 국민의 인식을 악화시키고 군인에게는 자괴감을 느끼게 만드는 부당한 결과를 보면서 나오는 탄식을 억제할 수 없다.그러면 리더는 왜 중요한가? 그 이유 중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리더는 보통 지위가 높고 그에 따른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때 그들이 자기의 막강한 권력을 이기적인 목적으로 부당하게 사용하면, 그것이 조직에 주는 피해는 권력이 미미한 일개 구성원이 주는 피해보다 훨씬 더 크다. 한 회사의 직원과 달리 대표가 저지른 비리는 회사 문을 닫게 만들 수도 있다. 리더의 도덕성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 입법청문회가 열렸다. 사진=국회 방송 캡쳐
반 구성원이 리더를 잘 뽑아야 하고 뽑은 다음 잘 감시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리만 행사할 뿐 책임을 떠맡지 않는 그들둘째, 우리가 함께 살면서 공존하려면 개인적 욕구나 목표를 어느 정도 절제하고, 때로 내키지 않는 일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세금을 내고 싶지 않더라도 세금을 내도록 한 규범을 지켜야 한다. 이때 리더가 개인적 이득에만 골몰하면, 나머지 사람도 그렇게 행동하기 쉽다. “리더도 저러는데 나라고 하면 안 된다는 법이 있나”라는 식이다. 이 세상에 손해 보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래서 리더가 공동의 목표를 위해 헌신할 때, 나머지 사람들도 비로소 개인적 욕구의 유혹을 절제할 수 있는 것이다. 이기적 욕구를 절제하는 리더의 솔선수범이 필요가 대목이다.채 해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서 소위 리더라는 사람들이 보인 행태는 어떠한가?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은 자기의 막강한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함으로써 도덕과 법의 측면에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높은 지위와 많은 권력을 지닌 사람으로서 권리만 행사할 뿐 문제에 대한 책임을 떠맡지 않는 것은 공정치 못한 처사다. 공익보다 는 사익을 우선시하여 권력을 남용하는 것은 업무나 신분상 군인으로 지켜야 할 군기를 어긴 것이다. 그들의 무책임한 행위 때문에, 묵묵히 군인으로서 본분에 충실한 많은 장병의 사기는 비참하게 찢겨나갔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책임감은 무엇인가리더가 갖추어야 할 책임감은 무엇인가?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어떤 사안이나 사람을 다루고 살펴서 주어진 일이나 임무를 수행하는 책임(responsibility)이다. 이것은 주어진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 반응하고 대처하는 것으로, 도덕적으로 옳거나 법적으로 혹은 조직 차원에서 우리에게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과업이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런 책임감은 리더에게는 도전적인 과제인데, 왜냐하면 책임감을 갖고 수행한 과업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책임한 리더는 책임감 있게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무사안일하고 복지부동하기 십상이다.또 다른 형태의 책임은 행위가 가져온 결과에 대한 책임(accountability)이다. 이것은 자기가 책임지고 한 수행이나 행동의 결과에 기초해서 자신이 확실히 평가받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책임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러한 책임을 유발할 수 있는 일을 피하고자 한다. 그래서 리더가 이러한 책임을 감수할때, 나머지 구성원들은 리더가 요구하거나 조직이 요구하는 행동을 수행한다. 리더가 이러한 책임을 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 일에 대한 의사결정에 더 많은 권한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기회주의적인 리더는 긍정적인 결과는 자기의 공으로 돌리고, 부정적인 결과는 자기보다 지위가 낮거나 힘이 약한 사람에게 그 책임을 떠넘긴다.
우리 군의 리더들, 계급장이 낯 뜨겁다작금의 사태와 관련된 우리 군의 리더들은 어떤 유형의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할 때는 개인의 안위와 영달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의사결정하고, 그 행위의 결과가 부정적일 때는 모든 책임을 부하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들의 직책이 부끄럽고 계급장이 낯 뜨겁다. 군에서는 요즘 젊은 병사들을 보면서 전쟁이 나면 이들이 나가서 제대로 싸우기나 할까 걱정한다. 제가 최근에 전투에 참가한 젊은 해군 장병들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용감하게 싸웠는지를 몸소 깨달았다. 제 걱정은 전쟁이 나면 이런 리더들이 제대로 전장이라도 지키면서 지휘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한 사회가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모두가 기피하는 일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그 사회를 떠받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사람이 신나게 일하고 제대로 대우받고 진심으로 존경받아야 한다. 그러한 사람 중에 군인이 있다. 우리가 지금 안전하게 일상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언론과 국민은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세상에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언론의 기사도 필요하고 국민의 응원도 필요하다. 군은 군기와 함께 사기로 먹고사는 조직이기 때문이다.사회심리학의 주제 중 대인관계에 관한 주제로 박사를 했다. 사회 및 문화심리학에 대한 공부를 기초로, 한국인의 성인발달과 대인관계, 한국의 사회문제에 대한 연구에 관심이 많다. 또한 심리학적 지식을 군대와 같은 다양한 조직에 적용하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회심리학』(2024), 『심리학, 군대 가다』(2016),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의 심리학』(2022) 등이 있다.‘소프트파워’ 절감한 K 컬처…그 연성권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미래를 준비하는 인문사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➓
브랜드와 인문학류재한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 회장전남대 명예교수·프랑스 문화와 정책브랜드(brand)라는 단어는 불에 ‘태우다’라는 노르웨이 고어 ‘brandr’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대 유럽에서 가축의 주인이 소유와 출처의 표시를 위해 불의 낙인을 찍었던 데에서 유래한 브랜드는 지금은 소유와 출처가 아닌 차별화 표시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브랜드는 “판매자가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경쟁자와 구별해서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명칭, 용어, 상징, 디자인 혹은 그 결합체”(미국 마케팅협회)이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인식하는 만큼의 “자기최면효과”를 통해 차별화를 갖도록 하는 수단이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왜 중요한가? 현대 사회는 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제품의 평준화로 제품간 비교우위 요인과 경쟁우위요인의 차별화가 어려워진 시대이다. 소비자에게 제품 구매의 결정요인은 제품의 질과 가격이 아닌 시대이다. 제품의 품질과 가격이 비슷하다면 소비자는 어떤 동기로 구매를 결정할까? 소비자는 제품의 가격과 기능보다는 제품에 담긴 이야기와 감성을 중시한다. 제품을 감싸고 있는 이야기와 감성이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 구매에 적극 나서게 한다. 그래서 기업은 제품의 차별화 방식으로 품질과 가격보다 제품을 통해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이야기와 감동 즉 감성을 활용한다. 광고가 제품의 기능적 ‘의미’보다는 제품에 담긴 이야기의 ‘의미작용’ 즉 감성의 생성 과정을 중시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이야기를 바탕으로 성공하는 새로운 사회”덴마크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자신의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 :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에서 정보 사회 이후의 드림 소사이어티(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 ‘감성 사회’의 도래를 강조하고 있다. 과거 생산성 향상의 시대는 생존을 위한 단순한 의식주 해결을 위해 이성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였다. 산업혁명 이후 기술의 발달은 물질적 풍요로움을 가져왔고 인간은 더 이상 생존을 위한 단순국가 브랜드는 바로 문화이고 문화는 감성을 장악하는 ‘소프트파워’다. 그리고 감성을 장악할 수 있는 연성권력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성에서 나온다.
한 소비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드림소사이어티의 소비자는 생존을 위한 제품 구입보다는 자신의 감성의 공명을 울리는 제품의 이야기와 가치를 구입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드림소사이어티의 소비자는 기능적 소비가 아닌 감성 소비를 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처럼 롤프 옌센이 말하는 드림 소사이어티는 “기업, 지역사회, 개인이 데이터나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를 바탕으로 성공하게 되는 새로운 사회”를 말한다. 따라서 소비자는 물리적 제품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생산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자극하는 감성에 대해 비용을 지불한다. 소비자들은 기술 발전으로 품질의 차이가 없는 제품 그 자체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다.‘이야기하는 인간’ 호모나랜스의 시대‘드림 소사이어티’의 소비자들은 감성적이다. 그들은 이야기를 사고 이야기를 만드는 ‘호모나랜스’(Homonarans), “이야기하는 인간”이다. 제품의 이야기를 사는 호모나랜스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결국 호모나랜스에게는 소비가 자신의 정체성 확인의 수단인 셈이다. 호모나랜스로서의 소비자는 이제 더 이상 제품 선택과 소비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서 제품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 나서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 자신을 두는 ‘스토리텔러’이다. 그래서 호모나랜스로서의 소비자는 더 이상 ‘나’의 이야기와 결부되지 않은 제품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감성적 소비를 통해 호모나랜스로서 이야기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여기서 감성을 의미하는 emotion의 라틴어 어원 ‘emovere’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movere에서 ‘e-’(혹은 ‘ex-’)은 “밖으로”를, ‘movere’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emotion은 결국 ‘motion’(행동)과 ‘movement’(움직임)를 밖으로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장 클로드 라레슈는 자신의 저서 『모멘텀 이펙트 : 효율적 성장의 비밀』에서 제품 자체가 스스로 팔릴 수 있도록 힘을 갖게 하는 모멘텀(momentom)의 핵심 열쇠로 소비자의 ‘이모션’(emotion), 즉 감성을 꼽고 있다. 여기서 모멘텀은 눈덩이처럼 저절로 굴러가면서 커지듯 “스스로 에너지를 축적해 성장의 가속 효과를 만들어내는 힘”을 말한다. 모멘텀은 고객을 밀어붙이는 ‘푸쉬 마케팅’(push marketing)과 같은 인위적인 제품 판매 전략으로는 확보되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 팔릴 수 있는 힘, 모멘텀을 가진 제품은 소비자의 감성을 사로잡는 힘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제품 자체가 스스로 팔릴 수 있도록 힘을 갖게 하는 모멘텀은 소비자의 감성을 사로잡아 그의 구매 결정의 행동을 외부적으로 실행하도록 하는 것이리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상상력과 창의력그렇다면 제품을 감싸고 있는 이야기와 감성이 제품의 품질을 반영하는 것일까? 이야기는 제품의 품질을 결코 반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제품을 감싸고 있는 이야기에 훨씬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 이처럼 제품 그 자체보다 제품의 이야기가 이익 창출의 핵심 요인이된다. 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이야기와 감성이 상품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드림 소사이어티로 특징지어지는 21세기는 이야기와 감성이 중요한 문화의 세기이다. 국가 브랜드 역시 이야기와 감성을 잘 담아내야 한다. 국가 브랜드는 국가만의 정치·경제·문화·가치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자 다른 국가에 비해 지속 가능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차별화 요인이다. 국방력과 경제력 중심으로 국가 브랜드를 판단하던 시기는 저물고 있다. 이제는 이야기와 감성을 만들어 내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성이 국가경쟁력의 핵심 요인이 된 문화의 세기이다.
문화의 힘은 인문학의 힘백범(白凡) 김구선생이 꿈꾸었던 국가는 문화 강국이었음을 알고 있다. 그는 문화가 모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화는 국가의 초석이며 군사력이나 경제력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은 1998년 한국의 한 일간지와의 대담에서 옛날에는 왕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했지만 지금은 국가 이미지 즉 국가 브랜드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며 그 이미지는 바로 문화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가 브랜드는 바로 문화이고 문화는 감성을 장악하는 ‘소프트파워’다. 그리고 감성을 장악할 수 있는 연성권력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성에서 나온다.문화의 힘은 인문학의 힘이다. 한국은 소프트파워인 K-컬처를 활용하여 타 국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K-컬처는 무기 사용과 같은 물리적 정복 즉 ‘하드파워’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K-컬처는 국가 경쟁력 강화의 근간이 되는 국가 브랜드(국가에 대한 호감도 및 신뢰도)의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도 잘 활용되고 있다.결국 문화의 핵심인 인문학은 국가 브랜드와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다. 한 국가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성의 부재는 문화적 부가가치의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의 인문학의 빈곤이 왜 위험한가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가 이미지와 국가 브랜드의 제고를 위해 인문학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교수 교육·연구환경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권진회 경상국립대
제12대 총장의 5가지 약속경상국립대 제12대총장에 권진회 교수(59세, 항공기계공학과·사진)가 공식 임명됐다. 임기는 지난달 24일부터 2028년 6월 23일까지 4년이다.
권진회 총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달 24일, 구성원들에게 5가지 약속을 담은 취임 인사 편지를 보냈다. 권 총장은 “앞으로 4년 임기 동안 구성원의 지지와 기대에 부응해 후보로서 약속드린대로 우리 대학교에 ‘따듯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조치를 착실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권 총장의 5가지 약속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수의 교육·연구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신임 교원에 대한 연구조교(RA) 및 학부생 보조원 지원, 교내 연구비와 학술 활동 지원비 인상 등의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둘째, 학생 행복대학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 학생 해외 교류를 2배 이상 늘리고 청년문화거리를 조성하며 취업지원 시스템을 싹 바꾸겠다.셋째, 웃으며 일하는 따듯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 행정조직을 효율화하고 사람이 필요한 조직에 인력을 집중 배치하며 다양한 자기 계발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넷째, 올해 안에 통합에 따른 캠퍼스 재배치 종합계획(마스트플랜)을 수립해 학과나 단과대학이 그 조직의 미래를 예측하고 발전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 통합 학과의 강의 공간·시수 등 현실적 문제를 2학기 안으로 모두 해결하겠다. 칠암캠퍼스(옛경남과학기술대)를 특화해 한강 이남 최고의 산학협력타운으로 만들겠다.
다섯째, 특성화와 국립대학의 책무 모두를 간과하지 않겠다. 새로운 환경에서, 대학 내에 소외되는 학문 분야가 없도록 국책사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균형 잡힌 재정 투자를 하겠다.권 총장은 국가거점국립대학의 역할과 대학경영의 기본 방침도 언급했다. 권 총장은 “우리가 경상남도 고등교육 맏형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변해야 한다. 교육과 연구, 행정 시스템을 개혁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그는 “대학 간 무한경쟁을 지양하고, 대학별로 차별화된 특성화 프로그램을 발굴하도록 돕고 협력해 우리 경남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최고의 광역지자체로 발전하는 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권 총장은 대학경영의 기본 방침을 이렇게 밝혔다. “저의 따듯한 변화는 서로 소통하고 토론하는 절차를 통해 결론을 만들고, 그 결론을 반드시 실천하는 변화를 의미한다.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논의하겠지만 때가 되었을 때 결론을 내리고 실천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권 총장은 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항공우주산업(현 KAI) 선임연구원을 거쳐 1997년 경상대 항공기계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공과대학 부학장, 기획처장 등을 지냈다. 한국복합재료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우주항공정책포럼 공동회장,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준비단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통합 강원대’ 첫 총장 “대학재정 1조원 시대”
강원대 제13대 총장에 정재연 교수 임명
강원대 제13대 총장에 정재연 교수(55세, 경영·회계학부, 사진)가 지난달 18일 임명됐다. 임기는 지난달 24일부터 2028년 6월 23일까지 4년이다.
정재연 총장은 ‘가치와 지식을 창조함으로써 지역과 함께 지속 발전하는 글로컬 명문대학 KNU’를 비전으로 제시해, 지난 2월 20일 치른 총장선거에서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됐다.
정재연 총장은 △실사구시형 미래인재양성을 위한 학생중심 미래형 교육 △글로벌 연구중심대학 도약을 위한 최상의 연구지원 △학생이 행복하고 자긍심을 느낄 수있는 대학 △거점국립대 최고 수준의 복지실현 △지역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역혁신 허브 대학 △특성화를 통한 캠퍼스균형 발전 △대학 재정 1조원 달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특히, 정재연 총장은 강원대와 강릉원주대가 통합해 2026년 3월 출범할 예정인 「강원 1도 1국립대학」의 첫 번째 총장으로서, 양 대학의 안정적인 통합과 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정재연 총장은 “대학 재정 1조원 시대를 열어,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대학, 특성화된 4개 캠퍼스의 균형 발전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도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글로컬대학’을 만들겠다”며 “구성원 모두의 가치를 존중하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총장이 되어 「강원 1도 1국립대학, 통합 강원대학교」라는 새로운 꿈을 반드시 이루어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원 1도 1국립대학」의 출범은 강원지역의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대학의 고등교육과 연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양 대학의 안정적인 통합과 화합을 이끌어내고 지역적 특성을 살린 교육과 연구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정재연 총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경영학과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삼일회계법인과 삼덕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활동했다. 2003년 3월부터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회계학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이어, 교내에서 기획부처장, LINC(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단 부단장, 창업교육센터장, 산학협력단장과 경영대학장 및 경영대학원장, 재정위원회 위원장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 대학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해 왔으며, 기획·재정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왔다.또한, 강원도 재정운영위원회 위원, 강원도교육청 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회 위원,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교육부 예산집행심의회 위원, 국회예산정책처 예산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쳐 왔다. 사회 공헌과 연구활동을 통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2019년), 삼일우수논문상 2회(2015년, 2020년) 수상, 홍조근정훈장(2022년)을 수훈했다.총장 취임식은 오는 11일 오전 11시에 열린다.최승우 기자 editor@kyosu.net숙명여대 21대 총장에 문시연 교수 선임
숙명여대 제21대 총장에 ‘김건희 여사 논문’의 표절여부 검증에 진상파악을 약속한 문시연 교수(프랑스언어·문화학과, 사진)가 선임됐다.
학교법인 숙명학원(이사장 박인국)은 지난달 20일 법인 이사회를 열고, 문 교수를 제21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문 교수는 오는 9월부터 4년간 숙명여대 총장직을 수행한다. 이번 총장선거는 지난 2020년 제20대 총장 선거에 이어 숙명여대 역사상 두 번째로 교원·직원·학생·동문 등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치러졌다.
문 신임 총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명문대학, 글로벌 대학으로서 숙명여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느 구성원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화합해 학교 행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문 신임 총장은 숙명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누벨소르본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로 부임한 뒤 중앙도서관 관장, 숙명여대 한국문화교류원 원장 등 교내 보직을 역임했다. 프랑스문화예술학회 회장을 지냈고, 현재 세계한류학회회장을 맡고 있다. 2025년부터 전국여교수연합회 회장(차기)을 맡을 예정이다.세종대 제15대 총장에 엄종화 교수 선임
엄종화 세종대 행정부총장(물리천문학과· 사진)이 세종대 제15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다음달 27일에 취임하며, 임기는 3년이다.
학교법인 대양학원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어 세종대 제15대 총장으로 엄종화 교수(물리천문학과)를 선임했다.
엄종화 신임 총장은 대구 능인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물리학 학사·석사를 받은 후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2001년부터 세종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한 엄 신임 총장은 대외협력처장, 교무처장, 교학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고 현재는 행정부총장을 맡고 있다. 2023년 9월부터는 교육부 학술연구정책과의 램프(LAMP) 사업관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엄 신임 총장은 세계 최초로 스핀 트랜지스터를 개발해 2009년 과학기술계 10대 뉴스에 선정된 바 있으며, <사이언스>에 논문 2편을 게재하는 등 꾸준히 연구 활동을 해 온 물리학자다. 지난 2022년에는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7월호에 생체분자의 단축 검출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는 나노 기술·화학·물리학·생물학을 포함하는 국제 저명 학술지다.경북대 제20대 총장후보에 허영우·이형철 교수
경북대 제20대 총장임용후보자로 허영우(56세·신소재공학과·사진 왼쪽)·이형철(59세·물리학과) 교수가 선정됐다.
지난달 25일 열린 총장선거 2차 투표에서 허영우 교수가 45.61%를 득표해 1순위 후보자로, 37.52%를 얻은 이형철 교수는 2순위 후보자로 각각 선출됐다.이번 선거에는 9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선거인 수는 교원 1천231명, 직원 1천58명, 학생 2만7천379명이며, 2차 투표의 투표율은 교원 86%, 직원 80%, 학생 29%이다. 1차 투표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이형철 교수(16.8423%)와 허영우 교수(13.3736%)를 대상으로 치러진 2차 투표에서 허 교수와 이교수가 각각 45.61%, 37.52%의 지지를 얻었다.허 교수는 경북대를 졸업하고 플로리다대에서 재료공학 박사를 했다. 경북대 공과대학장을 지냈고, BK21플러스 미래모빌리티용 시스템 반도체 교육연구단장을 맡고있다. 이 교수는 독일 튜빙엔대에서 물리학 학·석·박사를 모두 마쳤다. 경북대 교수회 의장과 대학평의원회 의장,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상임회장 등을 지냈다.부경대 제 대 총장후보에 배상훈 교수 1순위 선출
국립부경대 제8대 총장임용후보자에서 1순위 후보로 배상훈(위성정보융합공학전공)· 2순위 후보로 왕제필(금속공학전공) 교수가 선출됐다.
지난달 26일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총장선거의 결선 투표에서 배상훈 교수가 60.36%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2위 왕제필 교수는 39.64%를 얻었다. 3명이 후보로 등록한 이번 선거의 선거권자 수는 교수 620명, 직원 531명, 학생 586명, 조교 12명으로 총 1천749명이었다.
배 교수는 부산대 토목공학과를 졸업(1990년)하고, 버지니아공대 교통공학과에서 박사학위(1995년)를 받았다. 2002년부터 국립부경대 교수로 재직하며 환경·해양대학장을 역임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대한 교통학회 논문집 편집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부산시 대중교통시민기금 이사장, 부산시 대중교통포럼 회장 등을 맡고 있다.배 교수는 “내부 역량을 결집해 지역과 협력하며 국립부경대가 지속 가능한 미래 대학으로 나아가는 혁신에 나서겠다”면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 교육역량을 갖춘 강한 대학, 지역을 넘어 글로벌 대학으로의 교육 혁신, 융복합 연구와 지산학 연계협력, 연구 교육지원 확대와 미래산업 선도라는 비전을 반드시 실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한국과학철학회, ‘가치를 위한 과학’ 국제학술대회 연다
한국과학철학회(회장 여영서)는 오는 7월 3일부터 이틀간 제주대 사범대학 아라캠퍼스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제주대사범대학과 교육과학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재단법인 타우마제인이 후원한다.
주제는 ‘과학을 위한 가치, 가치를 위한 과학’이다. ‘과학을 위한 가치’는 과학에서 다양한 인식적·비인식적 가치의 역할이라는 전통 과학철학의 주제를 포함한다. ‘가치를 위한 과학’은 과학이 우리 사회에서 직면한 환경·정책·교육·인공지능 문제에 어떤 가치를 제시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이를 통해 과학 내에서의 가치와 그 영향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기대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국내 철학회의 행사로는 큰 규모에 해당한다. 미국·캐나다·독일·폴란드·일본·홍콩·대만 등 10개국 이상 20여 명의 해외 학자들과 국내 중진·신진 학자 20여 명이 총 46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기조 강연은 인도 아짐 프렘지 대학의 타룬 메논교수가 ‘A New Defense of the Value-Free Ideal’을 주제로 발표한다.한국과학철학회 논문상 수상식과 기념 강연도 예정돼 있다. 이번 논문상은 미국철학자 연감에서 2022년 최고의 논문으로 선정된 이충형 포스텍 교수(인문사회학부)의 「초기 배아는 과연 사람인가?」이다.이상원 서울시립대 연구교수의 저서 『객관성과 진리』에 대한 심층적인 북 심포지엄이 열리며, 체화인지학회에서 주관하는 특별 세션도 편성돼 있다.
여영서 한국과학철학회 회장(동덕여대)은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제주대에서 과학과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은 새로운 철학적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국립공주대 제20대 교수회장에 박지훈 교수
국립공주대 제20대 교수회장에 박지훈 교수(지리교육과·사진)가 당선됐다. 임기는 오는 9월 1일부터 2년이다.
국립공주대 교수회 회장 선거관리위원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지난달 20일 온라인 선거를 실시해 박지훈 후보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선거권자 83.84%(563명 중 472명)가 투표에 참여해, 박지훈 후보가 358표(75.85%)로 과반의 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박지훈 후보는 ‘상식이 통하는 모두를 위한 품격 있는 교수회’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국립공주대 20대 교수회장 박지훈 당선자는 “교수님의 교육연구와 복지향상 및 교수 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라며 “국립공주대의 미래 발전을 위해 소통과 협력, 견제와 조정을 교수회의 핵심 가치로 삼아 대학 본부와의 관계를 정립하고, 유연하지만 강단 있는 교수회를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김상욱 카이스트 교수, 미국·유럽 재료학회 의장으로김상욱 카이스트 교수(신소재공학과·사진)가 미국재료학회 2025년 봄 학회 의장과 함께 유럽재료학회 2025년 가을 학회 의장으로 활동한다.
신소재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이 두 학회는 인공지능·반도체·에너지·지속성·헬스케어 등 인류가 당면한 난제를 신소재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한다.
2025년 유럽재료학회 가을학회의 경우, 특별히 분자조립 나노패턴 관련 연구자들로 의장단이 조직됐다. 최근 세계적으로 극자외선(EUV) 반도체 리소그래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분자조립나노 패턴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김 교수는 2003년 태동기였던 분자조립 나노 패턴 분야의 고질적 난제였던 분자조립 나노 패터닝의 결함 문제를 세계 최초로 해결한 연구자다. 김상욱 교수는 “신소재 분야의 국제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분자조립 나노 패턴 기술 혁신과 더불어 신소재의 가능성과 실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두 학회를 성공적으로 주최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유우현 교수, 국제커뮤니케이션학회 최우수 논문상유우현 인천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사진)가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제74회 국제커뮤니케이션학회 정기학술대회 한미커뮤니케이션협회 분과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재난 관련 소셜미디어 콘텐츠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미치는 영향」 논문은 2022년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10.29 참사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된 재난 현장 사진과 영상이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유발했는지를 검증했다. 연구 결과 참사 현장을 여과 없이 담은 사진과 동영상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동시에 이용자의 분노 감정을 통해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해당 연구는 10.29 이태원 참사 초기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통된 현장 사진 및 영상이 대중의 정신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검증했으며, 향후 유사한 재난 발생 시 정부, 언론, 소셜미디어 채널, 미디어 이용자 간의 상호 협력과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했다”라고 밝혔다.이용환 석좌교수, ‘국제 벼도열병’ 평생연구업적상 수상이용환 서울대 석좌교수(농생명공학부·사진)가 지난달 11일부터 나흘간 파나마에서 열린 제9차 국제 벼도열병 학술대회에서 평생연구업적상을 받았다.
국제 벼도열병 학술대회는 1993년 창립돼 3년 마다 개최되며, 평생연구업적상은 벼도열병 연구에서 탁월한 연구업적을 이룬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이다. 이용환 석좌교수는 이 학술대회 창립부터 보드멤버로 활동했으며, 2013년에는 우리나라 제주에서 제6차 학술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용환 석좌교수는 1995년 서울대에 부임했으며 현재 아시아식물병리학회연합회 회장 및 세계식물병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최혜민 한림대 교수, ‘공공관리’ 최우수논문상
최혜민 한림대 교수(AI융합연구원·왼쪽 사진)가 공공관리, 행정·정책 분야의 국제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 Public Management Review』에 게재한 논문으로 지난달 21일 올해의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최 교수의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f City Competitiveness: A 30-Year Assessment and Future Agenda for Public Administration」은 지난 30년간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연구된 도시경쟁력에 대한 논문을 기반으로 개념·측정방법·선행요인 등을 분석하고, 도시 경쟁력과 지방정부 간의 관계를 융합적 관점에서 정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연구는 이탈리아 보코니대학의 Greta Nasi와 Maria Cucciniello 교수, 미국 브리검영대학의 Robert K. Christensen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최 교수는 교신저자로 참여했다.교육이 ‘사회적 불의’에 대한 구원책일까
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47
김현섭 서울대 교수(철학과)네이버 ‘열린연단’이 시즌10을 맞이해 「오늘의 세계」를 주제로 총 54회 강연을 시작했다. ‘오늘의 세계’는 국제질서·정치와 경제·사회와 문화·과학기술·철학에 대해 인문·사회·자연과학의 상호 연결성을 통해 학문적 담론을 형성할 예정이다. 지난달 8일 김현섭 서울대 교수(철학과)가 「민주주의와 정의」를 강연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발췌해 소개한다. 제48강은 김선욱 숭실대 교수(철학과)의 「세계시민주의와 민족주의」가 예정돼 있다.자료제공=네이버문화재단정리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이번 강의에서는 정의와 민주주의, 특히 지식의 문제로 인해 정의 원칙을 실제로 구현하는 정책을 찾는 데 겪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이 지식의 문제를 이해함으로써 정치적 양극화와 민주주의 퇴행을 완화할 가능성, 그리고 구체적 상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숙의와 다양한 정책 실험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는 실효적 정책을 찾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겠다.
사회 정의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지만, 존롤스의 정의론을 중심으로 정의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일의 어려움을 살펴보려고 한다. 롤스의 정의의 두 원칙은 기본적 자유의 평등 보장·공정한 기회 균등 제공, 그리고 최소 수혜자의 이익극대화이다. 기본적 자유 보장은 헌법에 의해 비교적 간단하게 실현되지만, 사회경제적 정책을 통해 기회 균등과 최소 수혜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경제적·사회적 사실이 복잡하고, 정책 시행의 결과는 다양한 변수와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롤스는 자유방임적 자본주의·복지 국가자본주의·명령 경제의 국가 사회주의 체제를 비판하고 자산소유 민주주의 체제가 정의의 원칙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자산소유 민주주의는 많은 시민이 생산성을 높이는 자본을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교육·정책 실험, 그리고 협력의 힘교육을 통한 인적 자본 형성은 특히 중요하다. 조기 교육은 기초 역량을 기르고, 건강한 육아는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고, 정부는 부모를 정책의 동반자로 존중해야 한다. 부모가 양육에 참여하고,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정책 실험은 효과적인 정책을 찾는 데 유용할 수 있으며, 정책 실험을 통해 정책의 성패를 예측할 수 있게 되면 유권자 간 정책 선호의 차이가 줄어 민주주의의 퇴행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정책의 효과에 대한 예측 차이를 이해하면 정서적 양극화도 완화될 수 있다.
지식의 문제로 인해 정의 원칙을 구현하는 정책을 찾는 데 어려움이 많다. 사회과학적 증거와 숙의를 통해 정책을 실험하고, 현장의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구체적 상황에 맞는 방책을 찾아야 한다. 부족하지만 이러한 무지에 대한 앎이 정의를 실현하는 좋은 정책을 함께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정의와 민주주의, 특히 지식의 문제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양극화와 민주주의 퇴행을 완화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사회 정의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지만, 존 롤스의 정의론을 중심으로 정의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일의 어려움을 살펴볼 것이다. 롤스의 정의의 두 원칙은 기본적 자유의 평등 보장·공정한 기회 균등 제공, 그리고 최소 수혜자의 이익 극대화이다.경제적·사회적 사실이 복잡하고, 정책 시행의 결과는 다양한 변수와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롤스는 자유방임적 자본주의·복지 국가자본주의·명령 경제의 국가 사회주의 체제를 비판하고 자산소유 민주주의 체제가 정의의 원칙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자산소유 민주주의는 많은 시민이 생산성을 높이는 자본을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교육을 통한 인적 자본 형성은 특히 중요하다. 조기 교육은 기초 역량을 기르고, 건강한 육아는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고, 정부는 부모를 정책의 동반자로 존중해야 한다. 부모가 양육에 참여하고,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자산소유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학교 교육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 방식과 프로그램을 도입해 학생들의 개별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직업 교육과 평생 교육 시스템을 강화하여 성인이 돼도 계속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정책 실험은 효과적인 정책을 찾는 데 유용할 수 있으며, 정책 실험을 통해 정책의 성패를 예측할 수 있게 되면 유권자 간 정책 선호의 차이가 줄어 민주주의의 퇴행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정책의 효과에 대한 예측 차이를 이해하면 정서적 양극화도 완화될 수 있다.
교육으로 여는 정의 사회의 문지식의 문제로 인해 정의 원칙을 구현하는 정책을 찾는 데 어려움이 많다. 사회과학적 증거와 숙의를 통해 정책을 실험하고, 현장의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구체적 상황에 맞는 방책을 찾아야 한다. 부족하지만 이러한 무지에 대한 앎이 정의를 실현하는 좋은 정책을 함께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김현섭 서울대 교수(철학과)는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책을 도입하고 시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책의 효과 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포함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
추가적으로, 롤스의 정의론은 자유와 평등을 조화롭게 해석해 도덕적 합의의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를 정치적으로 분열시키는 의견의 차이를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단순히 이론적인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구현될 때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롤스의 자산소유 민주주의는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사회적 이동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산소유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학교 교육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 방식과 프로그램을 도입해 학생들의 개별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직업 교육과 평생 교육 시스템을 강화하여 성인이 돼도 계속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교사들은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멘토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들에게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사회적 이동성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요소는 공정한 기회 균등의 보장이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출발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경제적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와 직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요인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때, 우리는 보다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시민 참여와 정책 실험의 중요성또한, 사회적 양극화와 민주주의 퇴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적 양극화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유권자들이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게 만들고, 이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민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정책의 결과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정책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시민 참여는 단순히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고, 정책의 시행과 평가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민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책의 효과를 높이고, 민주주의의 원리를 실현할 수 있다.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 실험이 중요하다. 정책 실험을 통해 다양한 정책의 효과를 비교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정책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을 개선하고,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 정책 실험은 정책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도구이며, 이를 통해 정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과 변화마지막으로,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정책을 도입하고 시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책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시민 참여가 중요하며,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정책 실험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될 때, 우리는 보다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중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또한, 국제 사회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정의와 민주주의는 한 국가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실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기구와의 협력, 국제법과 규범의 준수가 필요하다.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차원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더 나아가,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의 혁신·노동 시장의 유연성 제고·사회 안전망의 강화 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의와 민주주의는 단순히 이론적인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가치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사회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할 때, 우리는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결론적으로,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시민 참여, 정책 실험과 평가·국제 사회와의 협력·기술발전과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등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될 때, 우리는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애물단지 열을 컴퓨팅에 활용한다
김경민 카이스트 교수 연구팀
기존의 반도체 소자에서 열 발생은 피할 수 없다. 이는 에너지 소모량을 증가시키고, 반도체의 정상적인 동작을 방해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따라서 열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존 반도체 기술의 관건이었다.최근 카이스트 연구진이 이렇게 애물단지로 여겨지던 열을 오히려 컴퓨팅에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해 화제다.김경민 카이스트 교수(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이 산화물 반도체의 열-전기 상호작용에 기반하는 열 컴퓨팅(Thermal computing)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전기-열 상호작용이 강한 모트 전이(Mott transition) 반도체를 활용했다. 이 반도체 소자에 열 저장과 열 전달 기능을 최적화해 열을 이용하는 컴퓨팅을 구현했다.
모트 전이 반도체는 온도에 따라 전기적 특성이 부도체에서 도체로 변하는 전기-열 상호작용이 강한 반도체 소자다.이렇게 개발된 열 컴퓨팅 기술은 기존의 CPU·GPU와 같은 디지털 프로세서보다 100만 분의 1 수준의 에너지만으로 경로 찾기 등과 같은 복잡한 최적화 문제를 풀 수 있었다.왼쪽부터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의 김경민 교수, 김광민 씨(박사과정)이다. 사진=카이스트
이번 연구에서는 낮은 열전도도와 높은 비열을 가지고 있는 폴리이미드 기판 상에 모트 전이
반도체 소자를 제작해, 모트 전이 반도체 소자에서 발생한 열이 폴리이미드 기판에 저장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폴리이미드는 우수한 기계적 강도, 유연성, 내열성을 가진 폴리머 소재로서 디스플레이·태양전지·메모리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이렇게 저장된 열은 일정 시간 동안 유지되며 시간적 정보 역할을 했다. 또한, 이 열은 공간적으로도 이웃 소자로 전파되며 공간적 정보 역할을 했다. 이처럼 열 정보를 시공간적으로 활용하면서 컴퓨팅을 수행했다.
김경민 교수는 “단순히 전기 신호만 사용하던 컴퓨팅 기술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으며, 열은 저장할 수 있고, 전달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이를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컴퓨팅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의 의미는 기존에는 버려지던 열을 컴퓨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개념을 최초로 제안한 데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열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면 뉴런과 같은 신경계의 복잡한 신호도 매우 간단히 구현할 수 있으며, 또한 고차원의 최적화 문제를 기존의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 양자 컴퓨팅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라라고 기술의 장점을 설명했다.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자유 기고는 물론, 제보와 보도자료는
주간 교수신문과 온라인 교수신문에 선생님의 이야기를 정성껏 담겠습니다 으로 보내주세요교육과 행복에 대해
딸깍발이
이우진 편집기획위원공주교대 교육학과 교수지난 ‘세계 행복의 날’(3월 20일)을 맞아 「입소스(Ipsos) 글로벌 행복 보고서 2024」가 발행되었다. 조사 대상 30개국 중 평균 71%가 ‘행복하다’고 응답한 반면, 우리나라는 평균 48%만이 ‘행복하다’고 응답하였다. 30개 조사 국가 중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행복을 순위로 매길 수는 없겠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한국인의 행복도가 2011년 71%, 2023년 57%, 2024년 48%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 특유의 경쟁과 비교 문화가 한국인들의 불행감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흥미롭게도 우리는 대부분 공부하는 이유를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이 2023년 76.2%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행복지수는 오히려 반비례하고 있다. 이 통계만 놓고 보면, 교육과 행복은 무관하거나심지어 상충하는 관계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얼마 전 넬 나딩스(Nel Noddings)의 행복과 교육을 읽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나딩스는 교육의 목적이 행복 추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에 따르면, 과거의 위대한 교육학자들은 교육의 목적에 대해 깊이 고민했지만, 오늘날에는 교육 목적에 관한 진지한 토론이 사라졌다고 한다. 현대 사회는 교육의 목적을 개인의 경제적 성공과 국가의 부 증대와 같은 경제적 가치로 축소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행복에 대한 논의는 개인의 삶에 국한되었고, 교육에서 행복이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일은 드물어졌다. 하지만 나딩스는 교육이 경제를 넘어서는 보다 근본적인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만약 교육에서 행복을 목적으로 삼는다면, 교육 내용도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삶 모두를 포괄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나딩스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가정 만들기, 자연과의 교감, 부모 되기, 인격과 영성, 대인관계 능력 등이 교육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공동체에서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직업 준비, 공동체의식, 민주시민성, 봉사정신 등이 함양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무엇보다 나딩스는 학교와 교실이 아이들이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행복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높은 연봉을 보장하는 대학 진학’을 교육의 목표로 삼는 교실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곳이 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입시 경쟁에 내몰리며, 현재의 행복은 미래 성공을 위한 하찮은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나 ‘행복’이 교육의 진정한 목적이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의 행복이 미래의 행복과 양립 가능할 뿐 아니라, 오히려 미래 행복의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교육은 국어·영어·수학을 가르치는 데 열중하면서도 정작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양육하는 법과 같이 행복의 핵심이 되는 주제들은 등한시하고 있다. 그 밖에도 우리의 삶과 행복의 중심에 있는 다양한 과제들이 교육에서 소외되거나 주변화되고 있다. 이제는 교육의 목적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사회적 합의가 요구되는 시점이 아닐까 한다. 교육의 근본 목적은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한 삶이기 때문이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을 들었더니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짓은 그만둬야지 않을까.출처=나무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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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계마을 모정」김억, 한지에 목판, 2024김억 작가 전시회는 오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나무화랑에서 열린다. 이번 「나무아트」에서의 전시는 본인의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부안을 자랑스레 홍보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하겠다. 현장 스케치와 인문지리적 공부를 통해서 힘차고도 정교하게 진행하는 이번 『부안별곡 扶安別曲』展은, 더 섬세해진 시각과 더 치밀해지는 시선을 다시 온몸으로 증명하려는 국토 작가 김억의 새로운 도전에 다름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아무쪼록 부안 작업실에서 앞으로 도 무궁무진한 국토와 풍색과 역사가 두루 얽힌 김억의 목판화가 더 장대하게 드러나기를 기대해 본다.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기술 발전 여정의 새 또한 ‘좌우’의 날개로 난다
최성우의 과학기술 온고지신❼
최성우과학평론가자신의 지적 재산을 특허권이나 저작권으로 독점하지 않고 무료로 공개하는 카피레프트(Copyleft)는 오늘날 자주 등장하며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정보화시대에서 매우 중요한 용어가 된 듯하다. 1990년대 초에 핀란드의 대학생이었던 리누스 토발즈가 개발한 공개운영체계 리눅스(Linux)는 카피레프트 운동의 상징이자 사업적으로도 성공모델이 되어왔다. 카피라이트의 반대 의미인 이 용어 자체는 198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하였으나, 그 정신적 뿌리는 무척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필름에 의한 현상과 인화 기능을 갖춘 근대적 사진술과 카메라는 프랑스의 화가였던 루이 다게르에 의해 19세기 중반에 발명되었다. 그는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정치인이었던 아라고의 요청을 받아들여, 자신의 발명품으로 특허를 받지 않고 프랑스 정부에 넘겨 기술을 공개하도록 하였다. 엄밀히 말한다면 ‘국가에 의한 특허권의 수용’인 셈이지만, 카피레프트 정신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그 후 X선의 발견자 뢴트겐, 라듐 등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퀴리 부인, 월드와이드웹(WWW)을 창안하여 인터넷 시대를 연 팀 버너스-리 등이 자신의 발견 또는 발명을 특허로 내지 않고 온 세상에 공개하였다. 그들이 특허권으로 권리를 독점했다면 다들 백만장자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이렇듯 카피레프트는 발명자나 발견자가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하기쉬운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2014년 6월 테슬라 모터스의 일론 머스크 회장은 자사의 전기자동차 관련 특허를 모두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발표하여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노련한 사업가인 머스크가 순수한 이상 차원에서 그런 과감한 조치를 취했을 것 같지는 않다.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이 매우 적었던 당시의 현실에서, 기술 독점이나 특허권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 전기차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장차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는 판단의 결과였을 것이다.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창시자의 정체는 익명에 가려 있었으나, 이들 역시 관련 기술을 특허로 취득하지 않고 오픈소스로 공개하였다. 암호화폐의 전망 등에 대해서는 논란도 많았지만 아무튼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초창기에 비해 크게 치솟은 바 있다. 카피레프트를 통하여 코인으로 특허료보다 거액을 챙길 수 있었던 역설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챗GPT 열풍을 불러온 오픈에이아이 역시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연구 성과와 데이터, 소스 코드 등을 대부분 공개하였기에, 인공지능 분야가 근래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대중들의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을 것이다.다만 언젠가 “나는 공짜가 좋다”라는 광고 문구가 인기를 끈 적이 있는데, 카피레프트를 타인의 지적재산을 인정하지 않거나 침해해도 좋다는 식으로 오해하는 태도는 매우 경계해야 할 것이다. 창작자와 개발자의 권익을 무시하고 의욕을 떨어뜨린다면 당연히 관련 기술과 산업의 침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적 특허제도를 운용하지 않았던 과거 구소련 등의 사회주의 국가들조차 이른바 ‘발명자증’을 통하여 발명자에게 보상과 명예를 중시하였다.코로나19의 창궐로 전세계가 고통 받던 몇 년2014년에 자사의 전기차 특허를 무료 공개했던 테슬라 모터스의 로고. 그림=위키미디어
전, 코로나 백신의 특허권을 제한하여 개발도상국들이 백신을 자유롭게 생산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에 대해 세계적으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 제약회사 및 생명공학 기업들은 백신에 대한 독점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위험을 감수하고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유인이 사라진다고 우려하였다. 반면에 지적재산의 지나친 사유화는 사회 전반과 공공의 이익에 배치될 뿐 아니라, 신약과 백신 개발 비용을 급증하게 하여 장기적 기술 발전에도 도리어 해가 된다고 반박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오래전에 필자가 인상 깊게 읽었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과학기술 발전의 여정 또한 공개와 교류를 통한 발전을 도모하면서 창작자의 이익도 보호할 수 있도록, 카피레프트와 카피라이트가 늘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대학이 기후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
고슴도치와 여우
대학문제연구소 칼럼조효제성공회대 교수·사회학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앞에서 대학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적지 않다. 교육·연구·사회봉사의 3대 영역 모두에서 대학은 기후문제 극복의 핵심 주체가 되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를 대학교육의 관점에서 파악하는 추세가 늘어났다. 기후문제 대처를 대학의 존재의의로 삼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몇 가지 국외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처음에는 자연과학이나 공학 계열에서 기후변화의 기술적 대처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국제적으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3/4을 차지하는 에너지 부문에서 탈탄소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활동을 대학이 이끌었다. 그것에 더해 대학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탈탄소화하는 실험과 시도가 붐을 이루기 시작했다. 대학을 ‘탈탄소 리빙랩’이라고 칭하는 것도 그런 추세를 반영한 별명이다.대학에서 비롯된 기후위기 극복 아이디어의 규모를 확장하여 현실에서 적용한 경우도 나왔다. 2021년 아이슬란드에서 문을 연탄소포집 시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기로 부터 직접 탄소를 빨아들여 안전하게 저장하는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교원들에게 지역사회 구성원들과의 대화를 장려하는 대학도 생겼다. 기후 문제의 심각성과 극복 방안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른바 ‘기후 사회봉사’가 큰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대학생들이 기후문제와 관련된 창업을 주도하기도 한다. 창업 과정에서 대학이 여러 형태의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이다. 교육·비즈니스·진로 훈련·네트워킹 등 종합적인 패키지로 접근한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은 사례가 꽤 있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14.5%나 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기후와 먹거리를 연계시킨 플랜티드(Planted)라는 프로젝트가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학생들이 식물 기반의 대체육을 생산하여 대학 구내식당에 납품하고 학외에도 판로를 개척한 경우다. 음식의 생산·유통·조리·폐기 등 전과정에 걸쳐 생태 발자국을 정확히 산정하여 소비자들이 식품을 구입할 때 녹색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이터니티(Eaternity)라는 학생 창업 회사도 생겼다.학자들의 개인적 탈탄소 실천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특히 학술행사를 위해 국내·외를 이동할 때 항공여행을 되도록 줄이는 방안을 고심하는 경우가 늘었다. 가능하다면 열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비대면 컨퍼런스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대륙 간 장거리 여행에서만 항공기를 이용하고 나머지 단거리 일정에서는 항공편을 활용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교직원들의 자가 승용차 출퇴근을 억제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아이디어도 나와있다. 이런 논의들은 기후문제를 개인의 내밀한 삶의 차원에까지 침투시켜 인식할 것을 대학인들에게 요청한다. 그런 자세가 직간접적으로 학생들에게 주는 교육적인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다.
대학이 기후위기 극복에 일조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 방법으로 화석연료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철회가 있다. 최근 <타임스고등교육>(THE)의 세계대학 영향력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대학 중 64%가 여러 형태로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철회 정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 전 조사의 44%보다 대폭 늘어난 비율이다. 아시아권 대학들은 이 기간에 평균 42%에서 66%로 수치가 높아졌다. 대만의 대학들은 현재 81%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화석연료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철회는 1980년대에 전 세계 대학들이 남아공에 대해 투자철회를 했던 역사를 상기시킨다. 대학의 사회적·도덕적 책무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컬럼비아대학, 툴레인대학, 버지니아대학 등에서 는 학생들이 본교에 석유기업 투자철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학생들에게 ‘탈화석연료 커리어’를 권장하는 대학도 나오기 시작했다. 영국의 스완지대학 진로상담소에서는 화석연료 기업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대학이 기후위기 대처의 최전선에 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대학의 탈탄소화 흐름은 곧 대세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국내 대학들은 아직도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한국의 대학들이 기후위기를 어떤 관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다루어야 할까? 대학의 진정한 글로벌화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한국인권학회장. 오랫동안 인권과 시민사회운동을 공부했으며, 최근에는 기후-생태 위기로 연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주요 저작으로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2022), 『탄소 사회의 종말』(2020), 『인권의 지평』(2016), 『인권 오디세이』(2015), 『세계인권사상사』(번역, 2010) 등이 있다.김상돈의 교수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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