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재정권 장악한 대학법인, 법인전입금 3%대가 최상위권
위기의 사립대학, 법인평가로 극복하자
➋ 대학법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장민수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자문위원연재 순서
① 사립대학, 어떻게 살릴까?② 대학법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③ 대학통계에 숨은 평균의 함정④ 전임교원 확보율의 불편한 진실⑤ 대학 R&D와 법인의 기여도⑥ 말 많은 교비적립금의 실체⑦ 우수 사학법인의 기준사립대학은 10년 넘게 재정위기를 하소연한다. 일부 언론은 4년제 대학의 3/4이 적자이며 14년에 걸친 등록금 동결이 원인이라고 보도하였다. 그래서 사립대학 교직원의 임금도 10년 이상 동결 중이라고 한다. 고물가의 고통 속에 쟁의도 없이 생존하는 그들의 비법도 놀랍지만, 짧지 않은 기간에 재정위기 때문에 문을 닫은 대학이 없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일반 기업에서는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상황 아닌가? 필시 사립대학에는 운영 비법이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과연 사립대학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률 2.9%의 실상양적으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설립·경영 주체는 ‘대학법인’이다. 대학법인은 법령의 기준에 맞춰 대학의 설립에 필요한 재산을 갖춰야 하고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대학법인의 기본재산은 사용 목적에 따라 교육용과 수익용으로 나뉘는데, 수익용은 토지와 건물, 예금과 증권 등으로 이루어진다.2023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대학법인은 평균 82.6%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전국 149개 대학법인의 평균값일 뿐 대학 간 격차는 너무 커서 개별대학의 실상을 가린다. 이들 대학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평가액은 11조 5천935억 원인데, 순수입은 3천 348억 원이다. 수익률 2.9%에 불과하고, 20조 원이나 되는 전체 대학법인 운영수익총계의 2%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이 수익금의 일부만 대학에 지원된다.
대학법인의 실상 파악을 위해 평판이 좋은 서울 주요 대학법인의 학교운영경비 부담 현황을 살펴보자.덕성여대, 학교운영경비 부담액 비율 1위<표 1>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된다. 우선 연세대는 모든 지표에서 1·2위를 차지하며 명문 사립대학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그에 비해서 고려대는 수익률 면에서는 1위를 차지하지만, 보유액 자체가 8위에 그쳐 살림살이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연세대의 1/7에 불과한 보유액만 놓고 보면 널리 알려진 양교의 라이벌 인식과 적잖은 괴리가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이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학은 덕성여대이다. 학교 규모에 비해 대학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보유액도 상위권이고 더욱이 학교운영경비 부담액 비율은 1위이다.수익률은 대학법인의 경영 능력과 투명성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고려대와 경희대가 압도적인 격차로 1·2위 선두권을 형성한 가운데, 건국대·세종대·중앙대·홍익대 등은 보유액과 수익률의 부조화가 두드러진다. 건국대는 보유액 1위이면서도 수익금 11위, 수익률 13위, 부담액 비율 12위로서 하위권에 머문다. 비슷한 규모의 연세대와 비교하면 경영능력이 확연하게 대비된다.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중앙대도 수익금·수익률·부담액 등 모든 지표에서 하위권을 형성한다. 두산그룹 산하의 어느 기업이 이렇게 운영될 수 있을까? 중앙대의 사례는 대기업은 비영리법인 대학을 영리기업처럼 소유·경영할 수 없거나 그럴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 대기업의 대학 운영이 과연 긍정적인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대학 명성과는 판이한 법인 경영능력그 외 사립대학들의 수익용 기본재산 규모와 경영 능력도 명성에 비해 처참하기는 매일반이다.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교비적립금 부동의 1위 홍익대의 수익금과 부담률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왜, 누구를 위하여 교비적립금을 차곡차곡 쌓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수익률 2위를 차지하지만 쓸모없는 부동산을 과도하게 소유하고 비효율적 경영 사례를 입증하는 경희대, 나아가 보유액이 낮아 <표 1>에 들지도 못한 성균관대·서강대·숙명여대를 보면서 일반적인 평판과 대학법인의 실상 사이에 얼마나 괴리가 큰지 새삼스럽게 확인한다.대학법인의 재정 기여도를 보여주는 두 번째 핵심 지표인 법인전입금을 살펴보자.
대학에 지원하는 법인전입금은 학생 수를 고려해야 하므로 전입금 규모보다는 운영수입에서 차지하는 그 비율을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여기서도 연세대는 단연 군계일학이다. 그 뒤를 이어 성균관대·이화여대가 3%를 유지하고, 그 외의 대학은 모두 3% 미만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선 <표 1>과 마찬가지로 대학법인의 보유액에 비해 법인전입금의 재정 기여도가 매우 미미한 대학들이 있는데, 건국대·홍익대·세종대가 이에 속한다.법인전입금, 소형대학 8% 이상…대형대학 2.5%법인전입금 비율을 전국 대학으로 넓혀서 살펴보면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된다. <표 3>에 따르면, 2022회계연도 156개 대학의 법인전입금은 전체 운영 수입의 4.1%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2022회계연도 기준 재학생 수로 나누면 1인당 약 66만 원으로, 1인당 평균 등록금 762만 원의 8.6%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대학법인의 관점에서 등록금 인상이 얼마나 절실한지 간접적으로 웅변한다.법인전입금 비율을 대학의 규모에 따라서 분류하면 특이한 현상이 감지된다. 대학의 규모가 작을수록 대체로 전입금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재학생 1천 명 미만 대학 중에서 전입금 비율 ‘8%이상’ 12개교는 소규모 종교대학이 거의 차지하며 평균 비율 상승을 견인한다. 반면에 초대형 대학(2만 명 이상)은 평균 2.6%, 대형대학(1만 명 이상) 2.5%, 중형대학(5천 명 이상) 3.7%로 집계되었다. 이는 대학의 규모는 크더라도 그에 걸맞은 법인전입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편, 소형대학일수록 규모에 비해 전입금의 비율을 맞추기 쉽다는 의미로 읽힌다. 전체적으로 대학법인의 재정 기여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입증한다.한림대(31%)·포스텍(29.1%)·가톨릭대(16.5%)는 법인전입금 비율에서 압도적인 선두 그룹을 형성한다. 한림대와 가톨릭대는 대규모 부속병원을 소유하고, 포스텍은 대기업 포스코의 지원을 받는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2023년 현재 학부 재학생 1만 이상의 대형대학 가운데 법인전입금 비율이 3%를 넘는 대학은 7개교(이화여대·성균관대·연세대·단국대·인하대·순천향대·대구가톨릭대)에 불과하다. 나아가 전체 156개 대학 가운데 110개교(70.5%)는 3% 미만에 머물러 있고, 심지어 5개교(3.2%)는 법인전입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국내 최고 대학법인들, 재정기여 현실은상기 데이터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대학법인<표 1> 2023년 서울 주요 대학법인의 학교운영경비 부담 현황 (단위: 억 원, %)
순위 대표학교 법인 수익용 기본재산보유액(A)운영수익총계학교운영경비 부담수익금 수익률 부담액 (B) 부담액비율 (B/A)1 건국대 건국대학교 11,028 3,861 18 0.5 18 0.52 연세대 연세대학교 10,282 10,032 528 5.1 528 5.33 한양대 한양학원 6,811 7,762 164 2.4 149 1.94 세종대 대양학원 2,946 2,482 16 0.5 10 0.45 덕성여대 덕성학원 2,766 904 61 2.4 58 6.46 한국외대 동원육영회 2,229 2,646 54 2.4 54 2.07 이화여대 이화학당 1,946 3,615 86 4.4 86 2.48 고려대 고려중앙학원 1,868 7,259 170 9.2 170 2.39 국민대 국민학원 1,716 2,256 60 3.4 51 2.310 중앙대 중앙대학교 1,688 4,111 10 0.7 10 0.311 홍익대 홍익학원 1,625 3,491 23 1.5 21 0.612 동국대 동국대학교 1,522 3,940 63 4.2 63 1.613 경희대 경희학원 1,099 5,508 98 9.0 98 1.8※출처: 한국사학진흥재단, 2023년 학교법인 수익용 기본재산 보유현황<표 2> 2023년 1학기 서울지역 학부재학생 1만 명 이상 대학 법인전입금 현황 (단위: 명, 억 원, %)
순위 대표학교 재학생 수 운영수입계(A) 법인전입금(B) 법인전입금 비율 (B/A)1 연세대 19,239 8,532 642 7.52 성균관대 18,298 5,166 193 3.73 고려대 19,597 5,615 137 2.44 경희대 25,998 4,615 127 2.85 한양대 15,448 4,060 106 2.66 중앙대 23,075 3,783 94 2.57 이화여대 15,281 3,161 93 3.08 동국대 13,270 2,287 56 2.59 국민대 14,562 2,255 51 2.310 한국외대 16,593 2,166 41 1.911 건국대 15,343 2,553 30 1.212 홍익대 17,548 2,897 21 0.713 세종대 11,688 1,844 10 0.514 숭실대 13,864 2,006 9 0.515 상명대 11,859 1,516 8 0.5※ 출처: 대학알리미, 2022회계연도 교비회계(통합) 자금계산서(결산)<표 3> 2022회계연도 4년제 대학 법인전입금 분포 현황 (단위: 교, 명, 억 원, %)
대학 규모 학교수 재학생 수 법인전입금 운영수입계 법인전입금비율(평균)2만 명 이상 5 111,850 456 17,535 2.61만 명 이상~2만 명 미만 32 457,642 1,924 78,481 2.55천 명 이상~1만 명 미만 54 386,847 2,002 54,183 3.71천 명 이상~5천 명 미만 35 103,234 2,361 17,513 13.51천 명 미만 30 12,466 319 2,535 12.6합계 156 1,072,039 7,063 170,248 4.1※ 출처: 대학알리미, 2022회계연도 교비회계(통합) 자금계산서(결산)의 대다수는 법인의 재산 자체가 영세하고 수익을 내서 대학운영경비를 부담하는 능력, 다시 말해서 대학을 견실하게 경영할 역량의 부재가 확인된다. 삼성이 경영하는 성균관대의 학교운영경비 부담률이 0.1%라면 누가 믿을까? 국내 최고의 대학법인들이 겨우 2%대의 부담률로 대학을 운영하는 실정이다. 대학법인의 전입금이 전체 운영 수입의 3%면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한다. 1위를 차지한 연세대가 7.5%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은 0~1%대에 머문다.
대학법인이 소유한 자산의 영세성과 부실한 경영능력을 확인하고도 우리는 대학법인을 대학의 주인으로 인정해야 하는가? 등록금을 마음껏 올리고 부정·비리를 저지르던 시대가 얼마나 그리울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는 오지 않는다. 교직원 인사권과 재정권을 100% 장악하고 10년 넘게 구성원의 임금을 동결한 대학 법인의 무능을 국민은 이제 알아야 한다. 나아가 이런 대학법인의 기생적 생존을 뻔히 알고도 기꺼이 외면하면서 세계적인 대학 육성이니 반도체 분야 특성화니 국민을 우롱하는 교육부는 석고대죄해야 마땅하다.
독일 뮌스터대에서 경제학으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선문대 국제경제통상학과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선문대 명예교수이고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다. 공저로 『고등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대학정책』이 있다.과학기술정책연구원 원장 초빙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관계법령에 의해 경제〮인문사회분야 2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지원〮육성하고 있습니다. 연구기관 경영혁신을 위한 비전을 가지고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연구 및 국가정책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있는 분을 원장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대상기관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지원자격 : ◦연구기관의경영혁신을적극추진할수있는분◦해당연구분야에관한식견이풍부하고덕망이있는분◦조직경영에대한경륜과식견을가진분◦국제감각과미래지향적비전을가진분◦국가공무원법제33조각호의어느하나에해당하지아니한분◦원장으로재임하는기간중휴직가능한분(겸직불가)■ 제출서류(각 1부) : ◦이력서(사진첨부) ◦주요업적및경력소개서(%45매이내)◦연구기관운영및경영혁신에대한소견서(%45매이내)◦주민등록등본※제출서류양식은경제z인문사회연구회홈페이지공지사항참고■ 제출방법 : 방문,등기우편,이메일(TLEV$RVG.VI.OV)접수 ※평일근무시간외에는방문제출불가■ 제출기간 : 2024. 05. 20.(월) - 05. 29.(수) 17:00까지 제출서류 도착분에 한함 ■ 접 수 처 : (우)30147세종특별자치시시청대로370세종국책연구단지연구지원동4층경제·인문사회연구회경영지원본부경영지원부■ 기타문의 : ◦저서,학위논문·학술논문·연구용역보고서를구분하여기술하되,공동연구여부를밝혀주십시오.◦과학기술정책연구원정관상원장은그직무외영리를목적으로하는업무와정당가입이금지됩니다.◦연구회홈페이지:[[[.RVG.VI.OV◦담당자:044-211-1193,TLEV$RVG.VI.OV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라이즈도 일반대 중심 아니냐…지역산업·전문대 특성 살려 지원을”
전문대교협, 지역별 라이즈 개선 요구
전문대 관계자들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의 안착을 위해 일반대와 전문대의 역할을 구분해 전문대의 특성에 맞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생 수 등 정량적인 지표가 아닌 지역·대학별 특성을 고려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라이즈 사업비를 경상비·인건비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라이즈와 관련해 각 대학의 애로사항과 바라는 점 등 여러 의견을 지역별로 받아 정리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우선 서울에 있는 대학들은 라이즈에서 전문대에 적합한 사업 기획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상위권 일반대 중심의 사업 기조가 너무 강하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서울시가 현재 계획하고 있는 라이즈 사업에 전문대 지원을 확대하고, 정부가 일반대와 전문대를 균형 있게 지원하는 정책 기조를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단순 학생 수 아닌 종합 검토해 예산 편성을인천에 있는 전문대는 라이즈 사업으로 지역전략산업과 관련된 일부 학과만 집중적으로 육성돼 예산 지원 등에서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을 쏟아냈다. 특히 인천시가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이 적은 데다 단기 사업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어 전문대를 상대로 한 투자를 확대해야전문대, 지역별 라이즈 애로·건의 사항
애로 사항• 첨단산업 등 일부 분야로 예산 쏠림 우려• 일반대·전문대 같은 평가기준으로 전문대 경쟁력 약화• 전문대 특성 고려한 적합한 사업 부족• 지자체·기초자치단체 간 라이즈 이해도 차이건의 사항• 일반대·전문대 역할 구분 및 예산 균형• 전문대 맞춤형 라이즈 계획 및 예산 지원• 라이즈 계획·실행 위한 가이드라인 필요• 라이즈 예산 경상비·인건비 활용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교육부에는 라이즈 취지를 고려해 단순 학생 수가 아닌 지역과 산업 규모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예산을 편성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경기 지역 전문대는 지역 소재 대학의 수가 많은 만큼 업무 복잡도 저감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에는 라이즈 체계 구축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구체화하고, 지역별 예산 규모를 조기에 추정 발표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강원 지역 전문대는 라이즈 사업으로 지자체가 연구개발이나 첨단산업 분야 육성에만 치중하면서 전문대의 직업 교육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강원도가 라이즈 예산 배정 시 소규모 전문대를 고려하고, 전문대의 로컬 창업 활성화·외국인 유학생 실용 프로그램 운영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에도 RIS 사업 등 기존 대학 지원 사업에서 전문대가 받았던 예산보다 더 큰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대전 지역 전문대는 라이즈 체계 내 프로젝트별 단위과제에서 일반대와 전문대의 역할이 좀 더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부에는 라이즈 사업의 장기적 계획·실행을 위한 정책 지원 명확화와 사업비 배분 및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세종 지역 전문대는 지자체가 라이즈와 전문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면서 교육부가 인력 파견 등 좀 더 적극적으로 지자체의 라이즈 준비를 도와달라고 주문했다.예산 자율성 확대해 경상비·인건비 비율 높여야충남 지역 전문대는 라이즈 예산 집행의 자율성을 확대해 경상비와 인건비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초자치단체별로 라이즈에 대한 온도 차이가 있는 만큼 이를 정부가 지도·감독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충북 지역 전문대는 일반대와 전문대의 평가 기준이 같아 전문대의 경쟁력이 약화된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균형감 있는 정책을 지원하고 동시에 지자체도 전문대와 중소기업 간 연계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경북 지역 전문대는 일반대와 전문대 구분 없이경쟁할 경우 전문대가 라이즈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가 전문대 맞춤형 특성화 컨설팅을 해 달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대구 지역 전문대는 라이즈가 첨단 분야나 기술개발에 치우치기보다는 지역특화산업 등 다양한 산업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정부가 전문대의 특성을 고려한 내실 있는 자율 혁신을 지원하고, 지자체의 전문대 지원금 분배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냈다.부산 지역 전문대는 전문대 학생들의 지역 정주율이 일반대 학생들보다 높은 만큼 라이즈 예산 배정 시 이 부분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지자체가 인구 유입과 해외 인재 유치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장학금과 각종 지원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울산 지역 전문대는 지역 주축 산업의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생산 기술개발과 재직자 교육 강화 등 전문대 특화 분야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역의 주축 산업이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중소·중견 기업의 인력·기술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 전문대와 중소·중견기업의 협력 모델 구축도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경남 지역 전문대는 라이즈에 대해 지자체와 기초자치단체 간 이해도 차이가 존재한다며 대학별 이해도 차이도 커서 협업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지자체가 라이즈에 대한 이해를 높여 전문대와 유기적인 협업을 촉진해야 한다는목소리를 냈다.
HiVE·LiFE·LINC 등 기존 사업 연속성 필요제주 지역 전문대는 지금까지의 라이즈 계획은 전문대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대학 유휴자산 활용을 위한 규제 완화, 일반대·전문대 간 공정성 확보, 라이즈 사업비 인건비·경상비 집행 등을 요구했다.광주 지역 전문대는 라이즈에 의견을 개진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들은 지자체가 전문대 맞춤형 라이즈 프로젝트를 기획한 뒤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정부도 일반대와 차별화된 지원과 가이드 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전남 지역 전문대는 라이즈 컨소시엄 구성 시전문대 주관 사업을 확대함과 동시에 전문대 단독형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획일적인 성과 지표가 아닌 각 지역과 대학의 특성에 맞는 지표를 개발해 모든 대학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견해도 나왔다.전북 지역 전문대는 HiVE·LiFE·LINC 등 기존 주요 사업의 종료에 따른 연속성이 퇴색되지 않을지 걱정했다. 아울러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일반대와 전문대의 특성을 고려해 별도 트랙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라이즈 예산 산정 시 인건비와 경상비를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플라톤도 한탄한 자연 착취, 지중해 기후 위기 불러왔다
글로컬 오디세이
세바스티안 뮐러부산외대지중해지역원 HK교수2022년에 발간된 세계기상기구(IPCC)의 6차 평가 보고서는 처음으로 지중해 지역에 초점을 맞췄다. 결과는 지중해
분지가 세계 기후 위기에 관해 매우 중요한 곳임을 확인시켜준다. 예측에 따르면 이 지역은 폭염·해수면 상승·가뭄·해양 산성화·산불·담수 부족 등으로 인해 점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지생과 수생 생태계에 연쇄적인 작용을 지중해 지역 주민들의 경제와 복지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부분의 지중해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관광 산업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이는 이미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기후 위기의 육중한 결과를 감당하고 있는 많은 지역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지중해 지역은 기후 위기가 문제의 주요 원인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 년에 걸친 인간의 활동은 지구 온도 상승의 영향을 악화시켰다. 예를 들어,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있는 특징적인 관목 식생은 한때 무성했던 참나무 숲이 인간에 의해 파괴된 결과다. 레바논의 경우는 한때 국가 국기에 상징된 광대한 삼나무 숲으로 50%가 덮여 있었지만 이제는 이러한 숲이 17평방 킬로미터만 남아 있다.세계의 다른 나라들처럼, 대부분의 지중해 자원의 사용과 과잉 착취는 사실 약 250년 전에 시작된 산업화와는 관련이 없다. 대신, 그것들은 훨씬 더 이른 시대, 즉 2천 년~3천 년 이상 전의 고대 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잘 연구된 사례 중 하나는 이스라엘 남부 팀나 계곡의 구리 슬래그 둔덕이다. 이를 통해 철기 시대 초기(기원전 1천 100년경)에 현지 구리 자원이 광범위하게 이용됐음을 알 수 있다.나무 형태의 제련을 위한 연료가 점점 부족해지면서 수익성이 좋은 경제가 쇠퇴하고 삼림 벌채 지역이 사막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과잉 착취는 지중해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지역 차원에서는 장기적인 영향을 끼쳐 후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그리고 500년 후에 고대 그리스 문명과 로마 문명에서 건물용 목재·난방·금속 작업과 도자기 제조용 연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역에지중해 지역은 폭염·해수면 상승·가뭄·해양 산성화·산불·담수 부족 등으로 인해 점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사진은 2004년 조수 홍수로 침수된 이탈리아 베니스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과도하게 환경적 영향이 발생했다. 지중해 지역과 그 너머 도시 주변 지역의 광범위한 삼림 벌채는 흔한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침식되기 쉬운 변경된 생태계를 갖춘 탁 트인 경관이 널리 퍼졌다. 유명한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기원전 427~348년경)은 대화편 "크리티아스"에서 이러한 상황을 한탄하면서 아티카의 황량한 풍경과 이미 알려진 침식과 물 공급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채석장과 광산 건설·야생동물 사냥 등 천연자원의 오염과 과잉 착취 역시 자연 질서에 대한 상당한 침해로 여겨져 비판을 받는다. 파괴와 오염으로 지역에 편재하는 신들을 위협하거나 진노하지 못하도록 숲·산맥 등 특정 장소를 신성한 곳으로 선언하는 것은 환경 보호를 위한 초기 시도로 이해될 수 있다.많은 사람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지중해 자원이 부족해 주민들 사이에 특정 반응이 촉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계절적인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저장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 외에도 국가 간지역 간 긴밀한 연결을 유지하고 지역 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전반적인 개방성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생존 전략이었다.이를 토대로 지중해의 역사는 지금 우리에게 기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자원의 과잉 착취와 환경 파괴를 막으면서 지역 간 연대와 개방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위기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베를린 자유대에서 고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중해 지역의 문명교류와 선사 시대에 관한 논문과 저서를 출간했으며,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7인의 전문가가 본 시칠리아의 문명교류』(공저, 2021), 『동지중해의 결혼 문화와 전통』(공저, 2022) 등이 있다.교육부 주도의 거버넌스가 위험한 이유
미래를 준비하는 인문사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❻
임의영강원대 행정학과 교수고등교육의 공공성과 발전 방향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을 주도하는 패러다임은 신자유주의다. 1995년 김영삼 정부가 공식화한 ‘신교육체제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5·31교육개혁안) 이후 신자유주의적 교육체제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이후 교육부는 교육인적자원부(2001)나 교육과학기술부(2008)와 같이 일신하면서 신자유주의에 충실한 체제를 구축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신자유주의적 고등교육체제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신자유주의적 고등교육체제첫째, 대학의 교육 목표가 인격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의 양성에서 전문성을 구비한 인적자본의 양산으로 변질됐다. 대학은 공장이 되어야 하고, 학생은 생산에 투입될 생산요소가 되어야 한다. 둘째, 대학이 획일화됐다. 대학 간 경쟁은 교육부가 주도하는 평가를 통해 강화되고 있는데, 획일적인 평가체제는 대학의 획일화를 가져왔다. 이는 역설적으로 지역을 기준으로 하는 대학의 서열화를 더욱 강고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셋째, 대학의 구조조정이 일상화됐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시장 수요가 높은 학과는 더욱 키우고, 그렇지 않은 학과는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인기 없는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넷째, 교육부의 대학 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고등교육을 경제적 비용-효과의 측면에서 인식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재정지원의 효율성과 그에 대한 대학의 책무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본다. 교육부는 자신들이 추진하는 사업과 연계하여 재정지원을 함으로써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들에 대한 통제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렇게 신자유주의적 고등교육체제는 교육의 공공성을 무너뜨리고 있다.고등교육의 공공성과 관련된 질문들공공성 담론은 신자유주의 담론에 대한 대항담론의 성격을 띤다. 공공성은 공동체의 행위주체들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정의의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공과 사의 조화를 추구하는 이념이다. 행위주체는 문제적 상황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민주적 절차는 행위주체들의 참여와 토론 및 설득으로 합의에 도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그래서 투명한 정보의 공유와 공론장의 형성이 주요 조건으로 고려된다. 정의의 가치는 자유·평등·책임성·공정성·형평성·공익성·다양성·지속 가능성 등과 같은 다양한 가치들을 포함한다. 분배되는 가치나 재화의 성격과 맥락에 따라 정의의 가치들 가운데 특정한 가치가 주요하게 인식된다. 다만 절차적인 차원의 민주성과 내용적 차원의 정의의 가치들은 동시에 실현되어야 한다. 민주적 절차를 통과한 결정이 내용적으로 불의한 경우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내용적으로 정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민주적 절차를 누락하는 경우 구성원들의 자율적이고 비판적인 사유 능력을 훼손할 수 있다. 따라서 공공성 실현의 조건은 행위주체들 간의 협력과 소통을 통한 정의의 실현이다.
공공성의 개념에 비춰볼 때, 고등교육의 공공성과 관련해서 던질 수 있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고등교육과 관련된 행위주체들 간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고등교육과 관련된 정책결정과정은 절차적 민주성을 적절하게 실현하고 있는가? 고등교육체제는 정의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가? 질문에 답하면서 고등교육의 공공성 실현을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생각해보고자 한다.협력해야 한다협력적 거버넌스는 정부 주도의 거버넌스로는 국정을 운영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등장한 것이다. 협력적 거버넌스는 정부가 사회의 다양한 행위주체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교육부 주도의 거버넌스 형태를 띠고 있다. 교육부 주도의 거버넌스는 현장과의 거리 때문에 대학·교수·학생의 관심과 이익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특히 대학에 대한 다양한 규제들은 교육부의 대학에 대한 불신에 기초하는 것이다.교육부 주도의 거버넌스가 위험한 이유는 신자유주의에 편향된 교육부 관료들이 일방적으로 고등교육을 시장화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학과 교수 및 학생을 관리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고등교육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할 파트너로 인정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학, 교수와 학생, 교육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요 행위주체로서 협력적 거버넌스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소통해야 한다고등교육과 관련된 정책 결정은 충분한 토론과 숙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은 최선은 아교육부는 대학과 교수 및 학생을 관리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고등교육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할 파트너로 인정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대학 교육의 목적을 인적자본의 양산에서 다시 인격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의 양성으로 회복하고, 대학의 다양성을 장려하기 위해 평가체제를 재설계하며, 경제적 기준을 넘어 사회적 필요에 기초해 학문 영역을 지원해야 한다.니더라도 최악의 선택을 피하는 여과장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대학 종사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토론과 숙의를 위한 자리라기 보다는 교육부의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학에서도 토론과 숙의가 이루어져야 할 교무회의에서 총장이 발표하고 교무위원들이 수첩에 받아쓰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이다. 사회에서 가장 자유로운 공간이고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 같은 대학에서 토론과 숙의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고등교육의 공공성 실현을 위해 교육부는 물론이고 대학은 행위주체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때 소통에의 참여 여부가 참여의 효능감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깊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의로워야 한다고등교육은 인격을 도야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본질로 한다. 고등교육은 개인적 필요보다는 기본적으로 국가 또는 사회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양한 지식은 국가 또는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어떤 지식을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고, 전달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인가? 신자유주의의 논리에 따르면, 경제적 관점에서 시장성을 기준으로 삼아 경쟁력이 있는 지식을 연구 개발하는 데 투자하고, 그러한 지식을 전달하는 학과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특정한 학문 분야들이 고등교육 영역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지식은 시장성 이외에도 사회적 필요를 포함한 다양한 기준에 따라 연구 개발되고 분배될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위해서는 고등교육에서 연구되고 전수되어야 할 지식의 정의로운 개발과 분배를 위한 기준들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우리는 협력과 소통을 통해 정의로운 고등교육의 분배를 위한 조건을 구상함으로써 교육의 공공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대학 교육의 목적을 인적자본의 양산에서 다시 인격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의 양성으로 회복하고, 대학의 다양성을 장려하기 위해 평가체제를 전반적으로 재설계하고, 경제적 기준을 넘어 사회적 필요에 기초하여 학문 영역을 지원하고, 교육부 주도의 거버넌스를 협력적 거버넌스로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R&D는 왜 변하지 않는가?
장기적으로 독립된 K-DARPA형 기관 필요국내에서도 알키미스트프로젝트(2019), 혁신도전프로젝트(2020), 한계도전프로젝트(2024), 한국형 ARPA-H(204) 등 혁신·도전을 위한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개별 과제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일반 R&D 사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 원장은 “도전하자면서 관리 방식은 그대로”라며 “타성에 길들여진 연구의지”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가장 중요한 퍼즐은 바로 PM”이라며 “국가대표 격 PM을 키우자”라고 제안했다.안준모 고려대 교수(행정학과)는 「혁신적 도전적 R&D의 혁신과 도전」 발표를 통해 ‘왜 변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했다.안 교수는 “우리나라는 영미권 보다 장기적 안정성을 선호하고 위험 회피 경향이 높은 편”이라며 “지적 중심의 관리적 평가는 도전과 혁신의 저해요소”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법령이 세부적으로 정하고 있어 PM의 독립적 결정이 불가능하다”라며 “다중적 관리체계로 과도한 행정부담이 발생한다”라고 비판했다.안 교수는 예산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매년 세부사업 단위로 원점에서 ‘물량X단가’를 재검토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래서 ‘선 예산배정, 후 과제발굴’을 지향하는 ‘3년 단위의 골격형(Outline) 예산체계’ 도입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독립된 K-DARPA형 기관의 고유사업 형태로 예산을 배분해 자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제도와 규정은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순환형이어야 한다.”아울러, 안 교수는 “기존의 ‘관’ 주도의 기획은 R&D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상식 수준의 예측 가능한 기획만 반복된다”라며 “감사·인사에 대한 부담으로 공무원이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 힘든 구조”라고 일갈했다. 그래서 그는 “민간전문가(PM)에 대한 권한위임이 중요하다”라고 역설했다.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2022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과 교과서 반영뇌중심주의를 넘어 체화인지적으로 접근하기
초초2022 등등개정 국 국국어과 교어어육과과과정과 교교교과서 육육반영론론마마뇌중심음음주의를이이 넘어란란 체화 인무무지적엇엇으로 접인인근하가가기초등 국어 교육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체화인지연구단의 대담으로 살펴보는 현초장등 국국어어 교교육육에의 적핵용심적할인 수 내있용는을 국 이어해교하육고과, 체t체화화인된지 마연음구 연단구의u 대담으로 살펴보는 교대교현이교이대필필수육사학론수론학사장 들적원대들원교적교국재재학의의 강논논강어 이의이 의현 의의현의교다다 장장나나와초와육.. 등 초초에지수지수관관 등등국점 업식식점업적 컨((을컨어을국국용GGJJFF 설설 어어반교반할MMEE팅팅 영영육 교교수LL OO등 하등하육육 관PP있을였을였XX 련현는현MM 으 으FF통통 장장 강국EE며며해해HH에에의어FF,, 최 최 만만))대교대뿐이이근근났났한한만육 녹녹에에던던 과여여아아아 까까 많많러러니있있지지은은 라다다 ..몸마t복문복문마몸통체이이음제합음제잡잡화 다다는는 은은적없없된 단 단다다이과rr이몸몸 한한마를면면를제--뇌뇌 역역 이음둘마둘마--동다동환환 음러음러연적.적경경이이싼싼구인인(( 세세r따따r환환u 관관계계로로경경계계)) ss있s있s을을과과망망을을 의의떠떠 속속 리리날날상상에에 호호없없수수서서작작다다 없없해해용용.. 다다나나명명이이..아아되되 rr라라마마가가어어는는음음 야야몸몸 ss의의 과과할할 교유h육초대h중학등의 교 초사등, 특국수어 교교사육, 관연련구 자강,의 학 뿐부만모 아등 니라 통합적 과제이다.유국어h초 교h중육등에 교 관사심, 특이수 있 교는사 여, 러연 구주자체, 들학에부게모도 등 집필진 체화인지연구단유국어용하 교리육라에 생 관각심된이다 있.는 여러 주체들에게도 강 집신필익진 연 세체대화 강인태지경연 한구국단형사h법무정책연구원 김시천 상지대 유 집용필진하 리 이라경화 생 한각국교된원대다 .이주섭 제주대 임천택 부산교대 이수진 대구교대 숀강김김종 종신갤갑익갑러 거건연건세국국 멤대대대피 스강노노주양태양립진경진대 전한전심남국남광대대형현 사 다다h 법한니니무국정엘엘예책술 후연후종구합토토원학 울울 교 김런런 공공시유대대천권 박박종상길지길 중대수수앙 대 강강 원원이대대상 욱 동의대 이영의 동국대 이택광 경희대 장대익 서울대 전 집제필응진 제 주이대경 화최 규한홍국교 진원주대교 대이 주 김섭상 한제주 한대국 교임원천대택 이 부경산남교대 광 주이교수대진 박 대혜구교림대 한 국교원대정숀우 갤진러 거율곡 멤연피구스원주 립정대찬 심철 광부현경대 한 국정예혜술윤종합 한학국교예 술유종권합종학교 중 앙최대재 목이상 영욱남대 동 의한대곽 희이 영영의남대 동 국한대형 조이 택한국광학 경중희앙대연 구 장원대익 서울대 전제응 제주대 최규홍 진주교대 김상한 한국교원대 이경남 광주교대 박혜림 한국교원대정우진 율곡연구원 정찬철 부경대 정혜윤 한국예술종합학교 최재목 영남대 한곽희 영남대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도서출판 박이정 ] 5.031-792-1195 ] '.02-928-4683 ] QJKCPPL!OBWFS.DPN ] XXX.QJKCPPL.DPN도서출판 박이정 ] 5.031-792-1195 ] '.02-928-4683 ] QJKCPPL!OBWFS.DPN ] XXX.QJKCPPL.DPN‘21세기 지속적인 문화발전소’ 대학박물관 살리기
권오영
한국대학박물관협회장서울대 박물관장·한국사학전공연천 전곡리유적(구석기시대), 서울 암사동유적(신석기시대), 울산 검단리유적(청동기시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유적으로서 초중등 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고령 지산동고분군, 김해 대성동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남원 두락리-유곡리 고분군의 공통점은? 2023년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가야고분군이란 사실이다.그런데 위에 거론한 모든 유적의 공통점은 과연 무엇일까? 그 답은 모두 대학박물관이 조사한 유적이란 점이다. 교과서에 소개될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유적이나,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유적이 모두 대학박물관에 의해 ‘과거에’ 발굴·조사되었던 것이다. ‘과거에’란 점을 따로 강조한 이유는 대학박물관의 위상이 지금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하였기 때문이다.전통문화 보존·연구의 가장 큰 동력1967년부터 시행되었던 대학설치기준령에 의하면, 4년제 종합대학교의 신설 요건에 도서관·박물관·과학관의 건립이 필수적이었다. 수많은 대학에 박물관이 설치되고 역사학·고고학·미술사·민속학 전공 교수가 박물관 운영에 참여하면서 관련 분야의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하였다. 주말이 되면 지도와 카메라를 들고 교수와 학생들이 유적 답사에 나서던 모습은 이때부터 본격화 되었다. 자비를 들여 전통문화 조사와 연구에 나섰던 선배 교수들의 모습은 지금의 눈으로 보면 낭만적이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공적 시스템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였던 당시 현실에서 대학박물관의 활동은 전통문화 보존과 연구의 가장 큰 동력이었다.특히 대학박물관이 추진한 유적 발굴·조사는 한국의 선사시대와 고대사, 그리고 미술사 연구의 토대를 이루었다. 소속 교원과 학생들의 활약상이 화려하게 언론에 소개되는 발굴속보는 대학 운영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홍보 수단이었다. 외부용역사업인 발굴·조사로 인해 적지 않은 금액이 오버헤드 형태로 학교 계좌로 들어오는 것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당연히 대학당국은 박물관 조직과 인원을 확충하였고, 조사를 장려하였다.황금알 낳는 거위에서 폐쇄 1순위로그러나 1990년대 이후 상황은 급변하였다. 각종 국토개발 사업이 폭증하는 현실에서 토목 공사의 시행 이전에 사전 조사가 의무화되면서, 발굴·조사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이다.폭증하는 유적 조사의 물량을 해결하기 위하여 발굴·조사를 전담하는 기관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게 되었고(2023년 현재 130개소 이상), 대학박물관은 발굴·조사 수주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학교를 홍보할 기회가 줄어들고, 오버헤드도 말라버리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던 박물관은 미운 오리로 전락하였다. 대학당국은 박물관이 예산만 허비하는 쓸모없는 기관이란 생각을 갖게 되었다. 예산과 인력의 감축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었고, 아예 박물관을 폐관하는 대학마저 나타났다. 비단 고고학적 조사를 진행하던 박물관만이 아니라 민속학이나 미술사에 강점이 있던 대학 박물관들도 도매금으로 기관 폐쇄 1순위로 거론되기에 이르렀다.
가성비 좋은 문화시설 대학박물관그렇다면 대학에서 박물관은 정말 무용지물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를 세 가지만 들어 보자.첫째, 과거에 대학 박물관이 발굴·조사한 유물은 아직도 많은 양이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이 유물은 우리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연구하는 데에 귀중한 자료이다. 다른 주체가 보관·정리·연구를 대신해 줄 수 없다. 박물관 정리실에서 밤늦게까지 유물 복원과 실측에 몰두하던 젊은 연구자들이 다시 돌아와야 한다.둘째, 박물관은 미술관·음악관과 함께 대학 구성원을 위한 몇 안 되는 문화시설이다. 각박한 현실과 지나친 경쟁에 지친 대학 구성원들에게는 심리적 피난처가 필요하다. 잘 가꾼 조경과 현대화된 편의시설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가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들러 ‘멍때리기’하면서 머리와 마음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면 훌륭한 심리치료가 될 수 있다.셋째, 중앙과 지방의 문화 향수권 격차가 심해지는 현실에서 대학박물관은 탁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학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신진연구자, 젊은 학생들이 모여 있다. 딱딱한 국·공립박물관과 달리 젊은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개성 있는 전시, 이를 바탕으로 삼은 대중 교육은 대학박물관만의 장기이다.2018년도 이후 문체부의 ‘대학박물관진흥지원사업’이 시행되면서 매년 전국 곳곳에서 20개 내외의 기획전시가 진행되었다. 결코 많지 않은 액수의 지원금으로 매년 20개의 전시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대학박물관이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다. 이렇게 가성비 좋은 대학박물관을 “21세기 지속적인 문화발전소”로 육성하여야 하지 않겠는가?2018년 이후 문체부의 '대학박물관진흥지원 사업'이 시행되면서 매년 전국 곳곳에서 20개 내외의 기획전시가 진행됐다. 맨위부터 영남대, 대구대, 국민대 박물관의 전시 소개 사진이다. 사진=권오영
“과학적 세계관 수용하는 유교 존재론의 구상”
이원석
전남대 철학과19~20세기 한국의 유학계 네 개 학파 점검·과제 도출
한국동양철학학회, ‘근·현대 한국 유학의 성과와 과제’유교는 조선왕조의 몰락과 함께 종언을 고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 이제 박물관의 먼지 쌓인 유물로만 남아 있을까? 문화와 생활 습속에 있는 유교 관습은 자유·민주·평등·과학을 위한 역사적 진보의 발걸음을 방해하는 천덕꾸러기이니 샅샅이 밝혀져 뿌리 뽑혀야 할 악습일까? 혹은 식민주의자와 독재자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자발적으로 부역했으면서 여전히 그 관성을 떨쳐버리지 못해 시민 사회의 자율성을 근저에서 위협하는 국가주의의 망령 노릇을 자처하지 않는가?
하지만 유교 윤리는 시민의 도덕률로 기능해, 특히 천재지변적 위기 상황에서 공동체적 배려와 개인 권리 주장 사이의 절묘한 중도를 찾게끔 인도해 주고 있지 않을까?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짓누르는 폭압이 등장할 조짐이 보일 때 지사적 결의를 갖고 거기에 저항하는 수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등장하고 연대해 끝내 민주로 가는 길을 개척하는 강고한 지향 이면에는 유교적 정치 의식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아카데미 수준에서 유교는 무대 위에서 내려왔을지 몰라도, 민간 습속과 사회 문화의 차원에서 그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여전히 확고한 가치 체계로서 사회는 물론이거니와 정치의 영역에서도 작동하리라는 생각을 지을 수 없다. 그렇다면 민간의 저류에서 흐르는 유교를 정밀하고 실증적으로 진단해야만 그것을 극복하거나 계승하여 어떤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지난 18일 전남대에서 개최한 한국동양철학회 하계학술대회 「근·현대 한국 유학의 성과와 과제」는 바로 그런 문제의에 따라 기획된 자리였다. 전남대 철학연구교육센터 근대호남유학연“아카데미 수준에서 유교는 무대 위에서 내려왔을지 몰라도, 민간 습속과 사회 문화의 차원에서 그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여전히 확고한 가치 체계로서 사회는 물론이거니와 정치의 영역에서도 작동하리라는 생각을 지을 수 없다.”
유학은 고리타분한 학문일까, 아니면 여전히 일상에 적용되고 있는 관습일까. 지난 18일 전남대에서 한국동양철학회 하계학술대회 「근·현대 한국 유학의 성과와 과제」가 열렸다. 이날 미래 유학이 나아갈 길을 살펴봤다. 사진=한국동양철학회
구단과 공동으로 개최된 이 대회는 곽기 서울대 교수(철학과)의 기조 강연을 필두로 유지웅 전북대 교수(철학과), 신상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동양철학), 김선희 이화여대 교수(철학과), 이송희 울산대 연구원(한문학), 이향준 전남대 연구교수(한국철학)가 화서학·간재학·한주학·노사학 등 19~20세기 한국의 유학계를 대표하는 네개 학파에 관한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미래 과제
를 도출했다.
19세기 말~20세기 초는 외견상 유학이 기독교 및 근대적 가치와의 싸움에서 패하였지만, 역설적으로 유교의 대중화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던 시기였다. 당시 형성된 간재학파의 문도 숫자는 1만 명을 넘어서고 노사학파도 그에 근접하는 문도가 운집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추세는 20세기 중·후반까지도 이어졌다. 한편, 이들 네 개 학파가 다루었던 문제에는 조선 성리학의 모든 논제가 포함됐고 심론(心論)이라는 공통의 논제를 새롭게 제기하는 성과를 보였다.
유교의 대중화가 정점 향하던 시기이에 대해 발표자 김선희 교수는 「서양과 대면한 마지막 유학자들-화서학파를 중심으로」에서 서학에 대한 조선말 유학자들, 특히 화서학파의 이항로·김평묵, 그리고 해학 이기의 비판 논점을 확인하고 그것이 이후 조선 유학계에 끼친 영향을 확인했다. 신상후 교수와 이송희 연구원은 이 시기 유학계의 핵심 논점이 된 심(心)의 위상에 대해 각각 간재학과 한주학에서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는지 파고들어, ‘본성의 절대화’에서 ‘마음의 절대화’로 나아가는 궤적이 있으며 그 이면에는 기독교의 신(神)에 대응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유지웅 교수와 이향준 연구교수는 간재학과 노사학의 기존 성과와 미래 과제를 제시하면서, ‘20세기 한국 성리학’ 또는 ‘20세기 한국 유학’을 학문 개념으로 정착시켜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고 주장했다.한편, 곽기 교수는 리·기·심·성을 위주로 한 유학 연구를 넘어, 최근의 과학적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유교적 존재론 또는 형이상학의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리·기·심·성 개념의 재해석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하여, 미래 유교가 나아갈 길에 대한 소중한 성찰을 보여줬다.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유교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의 역사이며, 이를 반성적으로 성찰할 때만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뗄 수 있다는 데에 동의하며 학술대회를 마무리했다.저자가 말하다_『게으른 자를 위한 수상한 화학책』 이광렬 지음 | 블랙피쉬 | 284쪽
화학이 선물하는 생활의 꼼수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정자가 난자를 만나는 우리 생명의 첫 순간부터 우리는 산과 염기의 작용이라는 화학적인 현상을 겪게 된다. 우리 세포를 이루는 그 어떤 물질도 화합물이 아닌 것이 없으며 생명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작용도 화학반응에 기반한다. 우리의 생명 그 자체가 화학이므로 ‘케모포비아’가 판을 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무서운 화합물’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생명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테니까 말이다.
‘화합물’에 대한 광범위하고 지나친 공포는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하등의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돈을 좇는 기업들은 공포를 더욱 조장하여 ‘케모포비아’가 더 확산되게 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비타민이 천연이든 인공이든 같은 비타민일 뿐이나 ‘천연 원료’를
과학의 쓸모 알게 되며 게으름 부릴 시간을 확보
과학의 생활화로 합리적 사고방식이 일상이 되길강조해 사람들의 주머니를 터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생활의 꿀팁’·‘천연’·‘건강의 비결’ 등과 같은 사람들을 혹하게 만드는 문구가 넘쳐난다. 그러나 이러한 선동 문구의 대부분이 근거 없는 ‘카더라’에 기반하고 있고 심지어 따라 하면 위험에 빠지게 되는 행위도 많다. 이런 문제들의 심각성을 깨닫고 일반 대중에게 보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학 창문’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이를 위해 2022년부터 네이버 프리미엄 파트너 채널 「모두를 위한 화학」을 개설하여 1만6천 명이 넘는 구독자와 화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양한 교육 수준, 성별, 연령대의 독자들이 직접 질문하는 생활 속 다양한 크고 작은 문제를 화학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신뢰를 쌓을 수 있었는데, 이 지속적인 소통과 신뢰가 바로 채널이 짧은 시간 내에 급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이제는 많은 구독자가 ‘우리의 삶 그 자체가 모두 화학적인 것이며 화학, 더 나아가 과학 지식이 많은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과학의 생활화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즉 비과학적인 ‘케모포비아’를 떨쳐내고 화학의 지식을 생활에 접목시키기 시작하였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절 아내와 집안 살림을 같이 하면서 많은 화학적 살림살이 꼼수를 개발하고 이를 네이버 채널에 공개했는데, 엄청난 독자 유입과 호응이 생겨났다. 네이버 채널의 「게으른 자를 위한 화학」 시리즈는 살림살이에 숨어있는 다양한 화학 원리를 설명하고 살림살이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보다 보람찬 일에 쓰라고 역설한다. 특히 30~50대 여성들의 이 시리즈에 대한 관심도가 아주 높았으며 이들이 표하는 고마움의 정도가 내가 화학적 꼼수를 계속 개발하고 공유한 원동력이 됐다.또한 이들은 자녀 교육에도 아주 열성적이었는데 이들의 자녀 양육을 돕고자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글을 썼으며 이를 통해 이들의 삶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바라보면서 교육자로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네이버 구독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지식을 네이버 밖의 세상의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 것과 출판사의 출판 제의에 승낙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게으른 자를 위한 수상한 화학책』은 몇 가지목적을 동시에 이루기 위하여 쓰인 책이다. 첫째, 살림살이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 사람들에게 게으름을 부릴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둘째, 일상에 화학적 사고를 끼워 넣는 것이 유용함을 보여 일반 대중이 과학의 쓸모를 알게 한다. 셋째, 미래 세대의 과학 교육이 각 가정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즉 부모의 과학적 생활 방식과 사고방식이 아이들에게 전달이 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과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한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네이버 채널을 운영하면서 체득한 ‘일상적인 대화법’을 책에 그대로 사용해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그리고 배울 것이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 부엌의 한편에, 화장실 안에, 아이의 책상 위 등 다양한 곳에서 이 책이 발견이 될 수 있고 책을 손에 쥔 누구든 새로운 ‘화학적 관점’이 생기고 그분들의 삶이 편리해지기를 기대하면서 책을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책이 이제 갓 발간됐음에도 대만의 대형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판권 계약 중이며 태국 등지에서도 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을 얼마나 바꾸어 놓을지 또한 어디까지 글로벌 진출을 할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저자가 말하다_『옷을 입다 패션을 만들다』 정연이 지음 | 에코리브르 | 288쪽
인간만이 ‘옷’ 입는다…왜일까? 옷에서 패션과 인류문화로정연이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겸임교수옷 입기의 선택은 기본적인 자기 배려
옷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세상과 연결‘생각해 보세요. 우리 삶에서 옷 입지 않은 날이 단 하루라도 있을까요?’ 교양과목의 개강 첫 수업, 나는 마이크를 잡고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태어나 입는 배냇저고리부터 죽어 수의를 입기까지, 우리 인간은 언제나 옷을 입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 느슨하게 앉아있던 학생들이 자세를 고쳐 집중한다.‘그럼, 인간처럼 옷 입는 생명체가 또 있을까요?’ 지구상에서 옷 입는 유일한 생명체는 인간뿐이라고 설명하면, 옷의 의미가 다르게 와 닿아 학생들 눈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집 짓는 동물은 있어도, 제 몸을 감싸는 옷은 만들어 입는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 옷은 인류의 독창적인 문화이며 다른 동물과 구별 짓는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인간은 한마디로 ‘옷 입은 동물’이라 정의할 수 있다.패션 디자이너에서 교육자로 막 전환했을 때 나는, 패션을 다양한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논의하는 교양 과목을 맡아 한동안 강의했다. 학생들은 아마도 ‘옷 잘 입기’나 ‘나에게 어“매일 반복되는 ‘오늘 뭐 입지?’라는 사소한 질문은 실은 가장 기초적인 자기 배려의 시작이다. 내 몸과 상황, 감정과 의지를 돌아봄으로써, 내가 누구인지 깨닫고 무엇을 표현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울리는 코디법’, 또는 ‘패션계의 비화’같은 내용을 기대하며 수강 신청 했을 것이다. 물론 그러한 내용을 기대하는 것이 수준 낮다거나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패션에 관한 피상적 호기심을 좀 더 깊이 있게 파고들면 옷의 문화사와 만나게 된다.
‘옷 잘 입기’는 인간이 옷을 입는 근본적 목적으로 시작해 옷의 기능과 패션의 영향력으로 연결되고, ‘나에게 어울리는 코디법’은 결국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표현할 것인지 되묻는 것이다. ‘패션계의 비화’를 알고 나면 가치 있는 패션문화를 위해 어떤 소비와 실천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옷을 입다 패션을 만들다』는 저자 본인이 패션과 문화의 관계에 대해 강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패션에 대해 가장 궁인간은 동물과 달리 태어나면서 부터 배냇저고리를 입는다. 죽어서는 수의를 입으니 언제나 옷과 함께 한다. 왼쪽부터 아기 옷과 수의이다.
사진=픽사베이·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금해할 만한 주제를 선별해 엮은 책이다. 독자들이 호기심으로 쉽게 접근하더라도 폭
넓은 이해를 통해 통찰을 주는 패션 교양서가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옷의 역사와 문화, 심리, 사회적 의미를 일상과 연결해 지루하지 않고 쉽게 풀어쓰는 데 주력했다.
‘옷’과는 달리 ‘패션’이라는 단어에는 이상한 무게가 있다. 화려하고 근사해야 할 것 같은 중압감에 평범함과 거리가 먼 것만 같다. 그래서 흔히들 자신은 ‘옷 잘 입기’에 관심이 없으니, 패션과 관계가 없다고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옷 입은 인간 모두는 패션과 무관하지 않다.‘패션’이란 특정 시기에 유행하는 양식과 경향으로 정의되며, 변화를 전제한 동적 흐름이다. 반면 ‘옷’은 우리 몸에 두르고 장식하는 것을 집합적으로 가리키며, 정적인 상태로 일상을 채운다. 작은 점이 모여 선을 이루듯 보통 사람들의 삶 속에 들어있는 옷이 이어지며 패션이 된다. 우리 모두 옷 입고 사는 이상, 패션 만들기에 동참하며 인류 문화를 쌓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는 보다 크고 무거운 현안들에 집중하느라 자신에게 ‘옷 잘 입기’ 따위는 사치일 뿐이며, 누구에게 잘 보이려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이러한 부정적 반응의 대부분은 무게중심이 타인 즉 관찰자에 지나치게 치우친 것에 기인한다. 옷차림을 통해 형성된 인상이 평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큰 힘을 발휘한다는 측면에서 타인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다. 옷은 시각적 소통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되곤 하니까.
하지만 나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시선을 자기 자신 즉 착용자에게 돌려서 ‘옷 입기’를 생각하자고. 매일 반복되는 ‘오늘 뭐 입지?’라는 사소한 질문은 실은 가장 기초적인 자기 배려의 시작이다. 내 몸과 상황, 감정과 의지를 돌아봄으로써, 내가 누구인지 깨닫고 무엇을 표현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의식했든 의식하지 않았든 우리가 입고 있는 매일의 옷은 자신의 선택이다. 내가 하는 일, 오늘 만나야 할 사람, 나의 신념, 그날의 날씨와 기분 등 내 삶을 이루는 모든 것들과 맞물리는 선택인 것이다.또한 옷은 내 생의 모든 순간을 함께하며 희로애락의 감정을 더욱 뚜렷하게 기록한다. 의미 있는 날을 기록하기 위해 입은 옷, 슬픔과 애도를 표현하기 위해 입은 옷, 유대감과 응원을 표현하기 위해 입은 옷. 특별한 날을 위한 옷은 감정을 더욱 증폭시키고 그날의 분위기와 기분을 더욱 강하게 뇌리에 남긴다. 한편 특별할 것이라곤 없는 보통날에도 우리는 늘 옷 속에 있다. 물처럼 혹은 공기처럼 우리 몸을 둘러싸고, 일상에 녹아 기분을 어루만지고, 내 태도를 바꾸기도 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북돋운다.그리하여 옷 입는 행위는 어떤 삶을 기록할 것인가, 어떤 이야기를 세상에 전할 것인가와 연결할 수 있다. ‘오늘, 당신은 어떤 옷을 입고 세상과 마주할 건가요?’신간소개
연애편지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의 사랑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972쪽현대 여성학의 성서라 불리는 『제2의 성』을 저술한 저자가 미국 소설가 넬슨 올그런에게 17년간 보낸 304통의 연서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이 책이 을유문화사에서출간됐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그는 전통적인 결혼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계약 결혼’ 형태로 장 폴 사르트르와의 관계를 50년 넘게 유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녀가 서른아홉부터 쉰여섯 살까지 사르트르가 아닌 다른 남자와 나눈 사랑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영남 선비들, 정조를 울리다
이상호 지음 | 푸른역사 | 260쪽조선은 우리가 무심코 상상하는 그저 그런 전제 왕권이 지배한 나라가 아니었다. “인심이 동의하는 바를 공론이라 하고, 공론이 있는 바를 국시(國是)라고 한다”라는 이이(李珥)의 말처럼 조선은 공론정치를 지향했고, 이로 인해 관료를 넘어 재야 유생들에게까지 상소를 올리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1565년 22차례에 걸쳐 연명 상소운동인 ‘백인소’를 시작으로 집단 상소가 이어졌다.
빵맛의 비밀
이성규 지음 | 헬스레터 | 284쪽저자는 지난 7년간 빵의 재료인 밀과 밀가루의 연구에 집중해 왔으며, 세계의 최신 빵 논문 100여 편을 읽고 분석·정리해 빵 굽기 기술서를 집필했다. 저자만의 ‘건강하고 맛있는 빵’의 개념을 정리한 것이 책의특징이다. 특히 최고의 빵 풍미와 관련된 단계별 과학 원리를 밝혀내 것은 압권이다. 빵은 ‘밀과 밀가루-발효 방법-빵 굽기’ 등 3단계의 조화로 완성되는 빵 맛의 원리를 잘 담아냈다. 단계마다 저자가 풀어낸 내용은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다. 문학적 서사 구조를 갖춘 한 편의 논문 같은 빵 굽기 실용서이다.
뉴런의 정원
윌리엄 A. 해리스 지음 | 김한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쪽이 책은 인간의 뇌가 형성되는 전 과정을 뉴런 단위로 살펴보는 흥미로운 여정이다. 이는 반세기 동안 연구를 이어온 실험 신경생물학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관점이라고 할 수 있으며, 뇌와 뉴런의 역동적관계를 치밀하게 서술했다. 발생생물학, 진화생물학, 유전학, 후성유전학, 신경과학의 학문적 경계를 넘나드는 최신 과학을 바탕으로 저자는 오래된 난제, ‘뇌는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한 답을 향해 누구보다 가까이 다가갔다.
심리학의 저편으로
박동섭 지음 | 두번째테제 | 447쪽이 책은 그동안 다양한 저술·번역과 강연 활동을 통해 기존의 상식을 뒤집고 새로운 인간관·학습관을 주창해 온 저자의 치열한 탐구를 엮은 인문 에세이이자 교육·철학 에세이이다. 저자는 비고츠키의인간 철학과 기존 주류 심리학의 인간관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해 우치다 다쓰루·레비나스의 사상과 『동사로 살다』에서 전개한 관계론을 전개하며, 오해받아 온 상황학습론을 다시금 살펴보고 제임스 깁슨의 생태주의 심리학의 의의와 문화적 실천의 ‘도넛 이론’까지 망라해 학습을 연구한다.
변방에서 중심으로
문재인 지음 | 김영사 | 656쪽문재인 전 대통령이 5년의 재임 기간 중 긴박하고 중요했던 외교안보 정책과 결정에 대해 처음으로 밝힌다. 재임 60개월 대부분의 시기를 보좌했던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이 질문을 던지고 문재인 대통령이 답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도보다리 회동,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노딜·남북미 판문점회동까지, 한반도를 중심으로 펼쳐진 세계사적 사건의 막전막후에서 결단의 순간들이 생생한 육성으로 전해진다.
인간은 의례를 갈망한다
디미트리스 지갈라타스 지음 | 김미선 옮김 | 민음사 | 408쪽대도시의 일인 가구의 비중은 갈수록 증가하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의례다. 입학식에 모인 학생들은 눈과 몸으로 새 규칙을 익힌다. 명절에 모인 가족은 차례를 지내고 집안의 평안을빈다. 신도들은 매주 성직자의 지도에 따라 기도를 올리고, 어느 생일 파티에서나 케이크에 초 끄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우리에게 의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근대 사회학의 선구자 에밀 뒤르켐은 의례가 없다면 사회는 존재하지 않으리라 했다.
차시 일백수
송재소 지음 | 돌베개 | 484쪽한자·유교·불교와 함께 동아시아의 문화적 전통을 이해하는 주요한 코드로는 당시(唐詩)·술[酒], 그리고 차(茶)를 꼽을 수 있다. 이 세 개의 코드 중에서 이 책은 차를 노래한 주요한 시(詩)를 모았다. 우리나라에 차가 들어온 시기는 가야국의 시조 김수로왕에게 시집온 인도 공주 허황옥부터라는 설이 있다. 그만큼 차의 유래가 천년 이상 오래됐다는 뜻이며, 차가 우리 문화 전반에 끼친 영향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이 책을 말하다_『비판적 미술사가들』 마이클 포드로 지음 | 예일대 출판부 | 1982 | 288쪽
독일식 미술사학 형성하다… 100년간의 비판적 저작들
이승건
서울예술대 교수·미학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바사리(1511~1574)는 예술가에 초점을 맞춘 예술의 역사 『미술가 열전』(1550)을 집필했다. 바사리류의 예술사의 입장은, 미술의 역사를 미술가의 전기적 역사로 보는 관점이다. 미술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제일 먼저 미술가의 생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예술사의 기술을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가 세계의 시각화를 기도한 이래, 미술이 예술의 참된 하나의 정형이라는 관점에서 예술의 역사를 다루는 학문, 즉 미술에 집중해 미술사도 학문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소위 ‘미술사학(Kunstgeschichtswissenschaft)’이라는 명칭으로 19세기 독일의 지적 풍토에서 일어났다. 미술(작품)의 객관적인 양식의 변화와 그 변화에 대한 학문적인 고찰이 기술돼야 한다는 이와 같은 독일식 미술사 기술에 대한 학문적 논의인 미술사학의 태동과 그 전개를 살피는 한 권의 책 『비판적 미술사가들』(1982)이 꽤 오래 전에 출간됐다.이 책은 도판 75개와 함께 서문과 서론을포함해 제1부와 제2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에서 4개의 장으로 그리고 제2부에서는 서론을 별도로 제시하며 6개의 장으로 꾸미고 있다. 특히 책 제목에서 제시한 ‘비판적’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제1부 1장(The Project) 3절(ⅲ. Kant, pp.9~11)에서 비판철학의 대가 칸트를 다루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성격을 강하게 뿜어내고 있다고 보인다.
특히 저자는 비판적 미술사가들이 활동한 시기를, 1827년부터 1927년에 이르는 100년 사이에 전개된 독일식 미학에 기초를 둔, 미술사 기술에 관한 방법론적 성찰(헤겔, 루모르, 그리고 리글, 뵐플린 여기에 바르부르크와 파노프스키 등의 저작들)로 규정한다(서론, XV). 아울러, 헤겔(1770~1831)의 『미학』에 대해 루모르(1785~1843)가 반박하고 나섰던 1827년을 비판적 미술사학의 시발점(Ⅱ. Hegel, pp.17~30)으로 그리고 저자 자신의 주제를 헤겔에까지 소급한 파노프스키(1892~1968)의 「상징형식으로서 원근법」 글이 발표된 해인 1927년을 그 종착점(Ⅸ. Panofsky, pp.178~208)으로 삼고 있다.좀 더 구체적으로, 저자는 100년간의 비판적 미술사가들의 활동을 세 시기로 구분한다. 제1기에 해당하는 학자로는 앞서 언급한 루모르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는데, 그를 헤겔의 사변적인 예술사 연구에 맞서 경험적인 고찰을
다양한 관점에서 기술되는 예술사 영역
19세기말 새로운 학문 분과로서 태동한 미술사학시도하며 미술사 연구에 있어서 문서연구의 초석을 마련한 비판적 미술사
가로 평가한다(pp.27~30). 또한 미술의 비판적 역사에 대한 프로토타입을 제공한 슈나제(1798~1875)(Ⅲ장, pp.31~43)와 양식의 발전 동기를 기술적 유물론적 원인에서 바라본 젬퍼(1803~1879) 그리고 건축에 관해 젬퍼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길을 걸은 괼러(1846~1902)(Ⅳ장, pp.44~58)의 저작 속에서 비판적 미술사가로서의 면모를 살핀다. 제2기에 해당하는 비판적 미술사가로는 비인(Wien) 학파의 대표자이며 예술의욕의 개념을 통해 미술양식의 변천을 탐구한 리글(1858~1905)과 부르크하르트(1818~1897)의 제자로 양식분석의 미술사적 방법론을 도입해 다섯 쌍의 대립 개념에 의한 르네상스미술과 바로크미술의 양식적 차이를 연구한 뵐플린(1864~1945) 그리고 도상해석이라는 방법을 미술사에 최초로 도입한 바르부르크(1866~1929) 등을 꼽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3기에는 미술학 및 미학 그리고 미술사학의 영역에 두루 걸쳐 풍요로운 이론적 지대를 형성시킨 파노프스키를 다루고 있는데, 인체비례론(Ⅸ장 ⅳ절, pp.189~191) 부분에서는 파노프스키의 미학 저서로 알려져 있는 『이데아: 미술이론의 한 개념』(1924) 책을 파노프스키 자신의 생각과 과거에 대한 반성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저자인 포드로(1931~2008)로 의하면, 이 책에 수록된 비판적 미술사학의 전통을 구축한 많은 저작들은 ‘서로 강력한 내적 연관성을 지니며’, ‘동일한 주제를 재조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비판하고 확대하며 다듬어 갔다’고 본다(서론, XV). 이러한 주장에서 볼 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비판적 미술사가들에 의해 연구된 일련의 미술사 기술에 대한 논의들은 그것이 겨냥한 목표에 의해 여타 다른 미술사의 저작들과는 확연히 구분될 수밖에 없는 학문적 독자성을 지닌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독일식 미술사학의 학문적 성과를 집중 조명하고 있는 『비판적 미술사가들』 책의 가치는 그 특수성과 함께 한층 더 빛을 발하고 있다고 하겠다.저자가 말하다_『비트겐슈타인과 삶의 의미』 하영미 지음 | 필로소픽 | 232쪽
그는 죽기 전, 왜 ‘멋진 삶’ 살았다고 말했을까하영미
부산외국어대 만오교양대학 교수·종교철학“멋진 삶을 살았다고 전해주시오!”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 중 철학자로서는 유일하게 선정된 비트겐슈타인(1889∼1951)이 임종을 앞둔 자신을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남긴 한마디였다.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인물의 됨됨을 아는 이에게는 충격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비트겐슈타인 철학은 친절하지 않기로 악명 높지만 언행의 불친절함은 그보다 더하다. 안하무인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 모르겠다. 그런 그의 성격은 자기 스스로도 통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자신의 철학적 작업을 자주 못마땅해 했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신을 끊임없이 비난하기조차 했던 그가 자기 삶에 대한 최종 소회가 ‘멋진 삶을 살았다’라니. 어떤 삶을 살았기에, 어떤 삶을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했기에 저런 말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인지 알고 싶말할 수 있는 과학과 말할 수 없는 삶의 의미
삶의 의미는 말이 아니라 깨달은 삶으로만 드러나은 열망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전기 비트겐슈타인의견해는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고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라는 유명한 문구로 요약될 수 있다.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자연과학적 명제들이다. 그런데 그에게 중요한 것은 말할 수 있는 과학(적 명제)이 아니라 ‘삶의 의미’였다. 비트겐슈타인은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고 해도 진정한 문제인 ‘삶의 문제’·‘삶의 의미’의 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삶의 문제에 대해서는 질문조차 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과학은 사실을 다루는데 삶의 문제는 ‘사실’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면제 사유가 있음에도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을 뿐만 아니라 최전방에 배치되기를 간절히 원했는데, 그 이유는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가 삶의 의미에 그토록 집착했던 이유에는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그의 형들의 영향도 있으리라. 마침내 배치된 최전방에서 죽음을 직면했는지, 그래서 그로부터 삶의 의미를 발견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참전 중 톨스토이의 『복음서』를 읽었고 그 후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으며 그렇게 변화된 삶(의 양식)은 평생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삶의 의미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삶의 의미는 말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깨달은 사람들의 삶을 통해 드러난다. 전기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삶의 목적은 ‘행복’이다. 행복한 사람은 존재의 목적을 이룬 사람으로 영원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영원’은 ‘무시간적 현재’이다. 그러므로 영원의 관점을 가진 행복한 사람은 무시간적 현재를 산다. 무시간적 현재적 삶이란 바로 ‘지금 여기’에서의 삶이다. 행복한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해야 할 일을 할뿐 그 결과는 자신에게 달려 있지 않음을 아는 사람이다. 행복한 사람은 지금 여기서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한 후 그 결과를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이런 행복한 자에게 (신적) 평화가 깃든다.
삶의 의미를 깨달은 사람들의 특징이 전기 비트겐슈타인에서는 행복한 사람들의 삶으로, 후기 비트겐슈타인에서는 종교적 삶으로 드러난다. 여기서 비트겐슈타인이 종교인이 될 것을 권한다고 오해해선 안 된다. 그 스스로 자신은 종교인이 아니라고 했으며, 정형화된 종교(생활)를 극렬히 반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세계 대전 이후 그의 삶은 대단히 종교적이었다.비트겐슈타인에게 ‘종교인’과 ‘종교적 삶’은 일치하는 게 아니다. 이는 “나는 종교인이 아니지만 모든 것을 종교적 관점에서 보지 않을 수 없다”라는 그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이 책에는 삶의 의미, 의미 있는 삶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생각뿐만 아니라 스스로 그러한 삶을 살려고 평생 애쓴 그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의 마지막 말은 “멋진 삶을 살았다!”였다.화제의 책_
『과학 잔혹사』 샘 킨 지음 |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528쪽좋은 과학자는 왜 나쁜 짓 하나천문학자인 에드먼드 핼리 옥스퍼드대 교수는 노예에게 도움을 받아 연구했다. 그림=위키피디아
“노예가 없었더라면 과학은 이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최근 출간된 『과학 잔혹사』는 과학의 이면에 자리 잡은 추악함을 드러낸다. 근대 물리학을 태동시킨 뉴턴의 『프린키피아』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책의 저자 샘 킨 과학 작가는 “천체역학처럼 고상한 분야도 노예 무역의 혜택을 받았다”라며 “아이작 뉴턴은 대체로 집에서 혼자 연구한 괴짜였다”라고 지적했다. 뉴턴은 “밀물과 썰물이 달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중력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데이터가 필요했다. “한 중요한 데이터 집단은 프랑스인이 통제하고 있던 마르티니크섬의 노예 무역 항구들에서 나왔다.” 통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1천만 명 이상의 아프리카인이 전쟁으로 노예가 됐다.
뉴턴은 약과였다. 찰스 다윈이 자신의 스승이라고 자처했던 윌리엄 댐피어는 해적이었다. 그는 박물학에 관심이 많았으며 ‘아종(亞種, sub-species)’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었다. 댐피어에게 영감을 받은 이는 다윈뿐만이 아니었다. 『로빈슨 크루소』를 쓴 대니얼 디포나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너선 스위프트도 댐피어의 해적질에 의한 연구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댐피어의 연구는 항해학, 동물학, 식물학, 기상학을 포함해 그 당시의 거의 모든 과학 분야에 진전을 가져왔지만 그러는 와중에 그는 경멸 받아 마땅한 짓들을 저질렀다.”‘핼리혜성’으로 유명한 애드먼드 핼리 옥스포드대 교수도 노예로부터 데이터를 얻었다. “혜성으로 유명한 에드먼드 핼리는 여러 식민지의 노예 상인들에게 달과 별에 관한 데이터를 요청했고, 지질학자들은 그런 장소들에서 암석과 광물을 수집했다.” 『과학 잔혹사』에는 이외에도, △노예 상인과 거래한 흰개미집 연구자 △시신 도굴꾼과 거래한 해부학자 △개와 말에게 전기 실험을 감행한 토머스 에디슨 △피험자에게 매독균을 주사하고 방치한 공중보건국 △얼음송곳으로 뇌 수술을 감행한 의사등이 거론된다.요컨대, 좋은 과학자가 나쁜 짓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보통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를 때에는 돈이나 권력이나 뭔가 더러운 것을 얻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그런데 데이터를 얻기 위해 (세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비행을 저지르는 사람은 오직 과학자뿐이다.”, “얼핏 생각하면, 과학과 노예 제도는 별로 관계가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둘은 현대 세계를 빚어낸 기본적인 힘이었고, 역사학자들은 이 둘이 곤혹스러운 방식으로 서로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기 시작했다.”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도종환 지음 | 창비 | 156쪽한국시단을 대표하는 서정시인으로서 올해 등단 40주년을 맞이한 저자의 열두 번째 시집인 이 책이 창비시선 501번으로 출간됐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보듬는 '격렬한 희망'(박성우, 추천사)의 시로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 『사월 바다』(창비 2016) 이후 8년 만에 펴내는 뜻깊은 시집이다. '전쟁 같은 일상'을 살아온 '고뇌의 흔적들'(시인의 말)을 진솔한 언어로 토로한다. 동시에 자연을 사랑하는 한 인간으로서 삶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순환하는 계절의 흐름에 실어 섬세하고 정갈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아무튼, 실험실
김현정 지음 | 코난북스 | 160쪽아무튼 시리즈 66번째 작가는 과학자다. 벼를 연구한 식물학자, 그중에서도 야생 벼의 유전 정보를 연구한 유전육종학자다. 어릴 적 작은 계기로 벼를 연구하겠다 결심한 뒤, 그렇게 20여 년을 벼만 연구했다. 그런작가이기에 처음 벼를 접한 수원의 연구실부터 미국 뉴욕 이타카·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다시 돌아온 서울까지, 실험실이야말로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다. 낯선 실험실이라는 세계에 관한 이야기이면서도, 마음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미래 세대를 위한 지구를 살리는 급식 이야기
민은기·배성호 지음 | 철수와영희 | 132쪽이 책은 학교 급식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충족시키고 다양한 식재료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으며, 친환경 식재료의 사용을 우선으로 하고 있기에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지구촌 곳곳에서는 육식을 줄이고 채식 위주의 학교 급식을 통해 환경 문제와 비만 등 건강 문제도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급식을 통해 자신의 건강은 물론 세상과 연결된 사람들과 지구 환경도 지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 잘하는 마케터는 스토리를 만든다
박희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304쪽현장에서 잔뼈 굵은 20년 차 현직 마케터가 ‘스토리텔링’으로 상품·서비스·브랜드를 각인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도서인 이 책이 출간됐다. ‘페어링’·‘생산자 소개를 통한 연결감 형성하기’·‘약점 시장 뛰어들어 수요 창출하기’ 등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드는 스토리텔링 기법 22개를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이 가진 7가지 속성과 단계별 스토리텔링 수립 A to Z도 상세히 담고 있어 읽고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도시
리영리 지음 | 김성훈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쪽미국 내 소수 문학인 중국계 미국 시인인 저자의 초기 시집이다. 전미도서상·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상 등을 받았으며 아시아계 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2005년에 『노튼 시 선집(Norton Anthology)』에시가 수록되면서 정전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1990년 출간된 이 책은 “관조적이며 사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서정적인 자아가 등장하면서도 개인성에만 함몰되지 않고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기억과 트라우마를 드러”낸다. 시인의 시론이 담긴 문예지 인터뷰 기사 '시인과의 대화'를 함께 실었다.
사랑 노래, 불꽃과 그림자
사라 티즈데일 지음 | 김천봉 옮김 | 소명출판 | 262쪽저자는 1884년 8월 8일에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다. 풍족한 가정의 막내딸로 태어난 사라에게는 20세·14세의 두 오빠와 17세의 언니가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해서 병을 달고 살다시피 했으며 곁에는 늘 그녀를 간호하고 돌봐주는 사람이 있었다. 평생 병약했던 탓에 만성 폐렴에 걸려서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1933년 1월 29일에 수면제를 과다하게 복용하고 잠들었다가 다시는 깨어나지 않았다.
마녀들
브렌다 로사노 지음 |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324쪽가장 인상적인 목소리의 라틴아메리카 신세대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저자의 장편소설이 이 책이 ‘환상하는 여자들’ 시리즈의 제2권으로 출간됐다. 두 번째 장편소설 『상상 일기(Cuaderno ideal)』로 펜 번역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두 여성의 목소리와 두 개의 세계, 다양한 정체성의 만남을 복합적이고 매혹적으로 그려낸 이 책으로 새로운 변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때로는 폭력적이고 잔혹하지만 때로는 희망적이고 환희로운 세상을 언어를 통해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기도 다카요시와 보신 전쟁
심기재 지음 | 혜안 | 336쪽기도는 다른 2인과 마찬가지로 오개조서문·판적봉환·폐번치현 및 점진적인 입헌제의 도입 등에서, 이른바 메이지 신정부의 기반을 다지는 뛰어난 정치적 능력과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저자는 강력한개성을 자랑하는 사이고와 오쿠보 사이에서 내전 중에 직면한 수많은 국가적 과제들을 능숙하게 조율해낸 기도를, 특히 보신 전쟁의 처리에 초점을 맞춰 그의 서한과 일기 등 관련 자료를 통해 우리의 시각에서 차근차근 추적했다.
동양철학 관점으로 본 ‘지중해’…다문화사회 ‘공존의 길’ 찾는다
21세기 학문의 신대륙을 찾아서 ➒
국가·사회 난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인문사회 연구의 대표적인 성과 사례를 소개한다. 기존 인문사회 학문분야의 벽을 넘어선 새로운 문제의식과 융합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혁신 연구의 결과다. 인문사회통합성과확산센터(센터장 노영희 건국대 교수)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한국플러스사업(HK/HK+)과 융합연구지원사업의 연구성과 우수성, 파급효과 및 활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6명의 심사위원이 우수성과 20곳을 선정했다.지중해 ‘문명 교류학’의 글로벌 허브 구축
윤용수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원장지중해는 누구의 바다였고, 어떤 바다였을까.19세기 서구 시각에서는 지중해는 유럽과 아프리카의 바다였다. 20세기 지중해 연구는 지중해와 맞닿아 있는 각 나라의 역사를 모아서 보는 관점이었다. 고대 그리스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서구적인 역사 관념이다. 하지만 기존의 관점으로 지중해를 모두 설명하기에는 부족했고, 2000년대 들어 지중해를 중심에 놓고 관련된 나라의 유기적인 구조를 고찰하는 연구 경향이 등장했다.여기서는 지중해 문명을 지도에 있는 지리적인 부분으로만 한정해 보지 않는다. 아시아의 메콩강 유역에서 로마 황제의 금화가 다량 발견된 적이 있는데 이를 단순히 교류의 우연으로 치부하지 않고, 지중해 문명권의 하나로 해석해서 본다. 지중해는 지리적 경계와 역사·문화적 경계가 일치하지 않는 바다다.바다로 연결된 공간, 지중해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은 지중해를 ‘바다로 연결된 공간’으로 규정하고 지구사적 관점에서 지중해 문명과 역사를 연구한다. 「지중해 문명교류학의 글로벌 허브 구축」 연구이다.윤용수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원장(아랍학과)은 “지중해 문명과 역사를 기존의 서양식 관점인 경쟁과 갈등, 지배와 피지배라는 시각에서 탈피해 동양 철학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라며 “공존과 소통, 역사적 순환의 관점으로 지중해를 해석하고, 지중해에 대한 우리의 관점과 시각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지중해는 인류 문명의 시초로 로마 제국의 내
윤용수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장(아랍학과)은 한국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후 요르단대에서 박사후 연수 과정을 거쳤다. 한국이슬람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교육학회 부회장, 한국아랍어아랍문학회 차기 회장이다.
해(內海)였고, 이슬람의 호수였다. 연구팀은 지중해는 고대부터 지중해 지역 주요 국가의 무역과 이주의 통로 역할을 하며 이 나라들을 연결하는 길이었다고 본다. 이런 관점으로 지중해를 독립된 지역 단위로 상정하고, 각 지역 간의 문화적 관련성에 주목한다. 신생 학문인 ‘문명교류학’의 관점이다.
문명교류학은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교류의 시각에서 파악하는 학문이다. 역사의 여러 부분 중 어느 하나의 입장을 독점적으로 고려하거나 특정 견해나 의도를 중심으로 역사 전체를 해석하지 않는다. 대신 역사를 다양한 색상과 모양의 퍼즐로 바라본다.윤 원장은 “문명 교류의 관점은 역사를 구성하는 이 퍼즐 조각의 관계성을 파악하는 것”이라며 “연구소 자체 이론인 ‘관계 균형론’을 토대로 한2020년 발행한 웹기반 『지중해문명교류사전』은 87개 표제어와 뜻, 그와 관련된 726개의 키워드가 담겨있다.
지중해 문명 교류 연구는 다문화 사회로 가는 우리의 거울이 될 것이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안전망이 되어 줄 것이다. 자체 이론인 ‘관계 균형론’을 토대로 한국형 ‘문명 교류학’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국형 문명교류학을 발전시킬 것이며, 선도적 지식을 생산하는 글로벌 연구소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지중해의 역사를 어떤 한 시기로만 놓고 보자면 특정 세력이 주도하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천 과정을 들여다보면 다양한 세력이 지중해 문명을 함께 일구어 온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이 동양철학 관점으로 구축하고 있는 이론인 ‘관계 균형론’이다.안달루시아·시칠리아·예루살렘 유형 등으로 나눠 연구지중해지역원은 관계 균형론을 바탕으로 지중해 문명 교류 유형을 융합형·통합형·접변형·중첩형·등배형·일방형 6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6가지 교류 유형의 공통점은 유일신을 따르는 아브라함 종교라는 점이다. 지중해 지역에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가 한 데 공존하며 사실상 이 지역 사람들의 삶을 지배했다고 본다.안달루시아는 접변형 교류로 8세기 초반부터 15세기 말까지 이슬람의 지배와 기독교 세계의 재정복 활동이 공존했다. 이에 따라 사회적 다양성 요인은 매우 풍부했지만, 다른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치진 못했다. 또한 종교·정치·이념·인종의 관점에서는 갈등이 잦았지만, 문화와 경제 분야에서는 상호작용과 교류가 이뤄졌다.
중첩형인 시칠리아 교류 유형은 외세의 지속적인 지배가 이들의 역사 정체성을 결정했다. 고대부터 시칠리아에는 독립적인 정치권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즉, 시칠리아의 교류 유형은 여러 요인이 함께 섞이지는 못하고 단순히 공존하는 특징을 지닌다.등배형인 예루살렘은 세속적으로는 동서 문명 간 교역의 중요한 관문이었으며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문명 모두에게 성지순례의 도시였다. 두 종교 사이에는 문화 간 유사성과 차이가 분명하게 존재했다. 하지만 역사의 흐름에 있어 차이는 다양성이 아니라 차별과 갈등의 의미로 해석되었으며, 특히 19세기 이후 이러한 대결 구도의 관점은 더욱 강화됐다.연구 개요
연구지원사업 HK+사업 연구 과제명 지중해 문명 교류학의 글로벌 허브 구축연구팀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연구 분야 해외지역연구 연구 기간 2018.03 ~ 2025.02연구 성과1) 아젠다 관련 논문: 76편, 2) 아젠다 관련 저서: 9권,3) 학술대회: 30건(국제학술대회 25건, 국내학술대회 5건), 4) 지중해 디지털 콘텐츠: 7건5) 지중해인문학센터 운영 -대주제: 지중해 인문 전통과 삶, 인문강좌, 토크 콘서트, 지중해 영화, 전시회연구팀은 “지중해 문명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민족과 국가가 공존하며, 상호 교류를 통해 함께 일구어 온 인류 공동의 자산이다”라며 “지중해 연구는 다문화 사회로 가는 우리의 거울이 될 것이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안전망이 되어 줄 것”이라고 전했다.
웹 기반 『지중해문명교류사전』 구축지중해지역원은 현재 16개국 27개 해외 연구소와 활발한 연구 교류를 하며 KCI 등재지 『지중해지역연구』, Mediterranean Review와 등재 후보지 『아프리카학연구』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그중 2020년 발행한 『지중해문명교류 사전』은 87개 표제어와 뜻, 그와 관련된 726개의 키워드가 담겨있다. 총 5개국 33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지중해지역원의 대표 성과로 디지털 콘텐츠로도 만들어졌다. 웹 기반 『지중해문명교류 사전』(www.ims.or.kr/history/graph.php) 이다.여기에는 사용자 반응형 시각화 기술이 적용됐다. 페이지 이동 없이 33명의 저자, 87개 표제어와 내용, 726개 키워드를 한 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표제어 ‘설탕’을 누르면 대항해시대, 커피와 차, 무슬림, 사탕수수, 이슬람, 로쿰, 식민지 개척이라는 키워드와 저자 이름(양민지) 키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여기에 사전적 의미가 아닌 문화교류학 관점의 ‘기원전 1세기 고대 그리스 헤로도토스의 기록과 헬레니즘 문명 시기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부하들의 인도 탐험을 통해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를 알게 됐다’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연구팀은 “연구 성과의 확산과 사회적 환원을 위해 디지털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라며 “지중해지역 정보의 모바일 서비스(SNS), 지중해 지식 정보를 담은 지중해지식문화지도 제작으로 지중해 디지털 지역학의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임효진 기자 editor@kyosu.net교통약자 가장 편리한 길 찾는다…‘모빌리티 디지털트윈’ 구현
빅데이터 기반 교통약자 보행환경 개선 방안
여지호 가천대 스마트시티학과 교수‘교통약자이동편의 증진법’(2005)이 제정된 지 올해로 19년째이다. 이 법은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여객시설 등에 이동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제정됐다. 교통약자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이른다.법 제정 이후 보행환경은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작은 바퀴로 넘기에는 높은 턱과 좁은 진입로 등 교통약자의 보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여전히 산재해 있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원재웅 경희대 교수(스마트도시·부동산학과) 연구팀은 디지털에서 답을 찾는다. 「물리적 공간과 가상현실융합을 통한 교통약자 보행환경 평가 및 개선 방안 연구」이다.차량 위주 도시 공간, 약자에게는 생존 위협원 교수는 “보행은 이동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이동 수단이지만 우리의 도시 환경은 차량 중심의 도시 공간 구조의 특성으로 보행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라며 “신체적으로 불리함을 갖고 있는 교통약자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인식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국토교통부의 교통약자 이동 편의 실태조사(2021)에 따르면, 교통약자는 1천550만여 명으로 국민 3명 중 1명꼴이다. 고령 인구가 급증한 영향으로 2016년 대비 약 80만 명이 늘었고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유형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57.1%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어린이 20.7%, 장애인 17.1%, 영유아 동반자 12.5%, 임산부 1.7% 순으로 어린이와 관련된 비율도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특히 장애인과 어린이여지호 가천대 교수(스마트시티학과)는 카이스트 조천식 모빌리티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마트시티·빅데이터·인공지능을 융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교통약자의 이동권 증진을 위한 모빌리티 시스템 계획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
의 이동권 향상과 안전 증진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교통약자의 보행 활동을 가로막는 장벽은 기초적인 생활을 제약하고,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도시 환경과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교통약자의 보행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됐다. 하지만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거의 없다는 게 연구팀의 의견이다.연구팀은 “근본적으로 교통약자의 보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원인을 파악해 증거 기반의 정책을 제언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밝혔다.가상공간에 실물 구현하는 ‘디지털트윈’ 적용연구팀은 교통약자의 보행환경을 시설 접근성, 이용가능성, 규정, 편의성 등의 관점으로 시나리오 기반 분석 모형을 수립했다. 여기에 신체부착형 센서와 몰입형 가상현실 기술을 연계해 최종 연구 성과물을 제작했다.그리고 장애인의 이동 수단 중 하나인 장애인콜택시 서비스 데이터를 들여다보았다. 장애인 콜택시는 오후 4시 이후 승차난이 집중됐다. 24시간제로 운영하지만, 대부분의 콜택시 기사가 오후 4시 이후 퇴근하는 게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배차 알고리즘 최적화 모형을 도출해 빈 차량을 재배치하는 시뮬레이션을 했고, 증차하지 않고 운영 알고리즘 개선만으로 승차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증명했다.이 과정에서 현실과 가장 밀접한 환경을 디지털에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했다. 디지털트윈은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를 복제해 시험하는 기술로 사람, 자동차뿐 아니라 공장, 도시 심지어 지구까지 현실을 그대로 디지털 공간에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여지호 가천대 교수(스마트시티학과)는 “승차난 해소는 단순히 차량을 증차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장애인 콜택시 시스템의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밝혔다.교통약자를 위한 대중교통 정책 기준 제시교통약자를 위한 대중교통 정책 가이드라인도 주요 연구 과제이다. 연구팀은 스마트카드 데이터를 활용해 대중교통 이용 패턴을 분석, 장애인은 주 1~2회가량 이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어린이와 청소년, 고령자, 일연구 개요
연구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 일반공동연구지원사업(융복합연구)연구과제명 물리적 공간과 가상현실 융합을 통한 교통약자 보행환경 평가 및 개선 방안 연구연구팀 원재웅 경희대 교수(연구 책임자), 여지호 가천대 교수(스마트시티학과), 이수기 한양대 교수(도시공학과),박윤미 서울대 교수(건설환경공학과), 고준호 한양대 교수(도시대학원)융합분야 도시계획, 건축, 교통, 인공지능 빅데이터응용, 보건 연구기간 2023년 6월 ~ 2026년 5월연구성과<학술발표> 2023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추계학술대회 학술발표-‘수도권 1인 가구 연령대별 공간적 분포 특성과 영향요인 분석’(김민서, 손아람, 이수기), 2024 도시설계학회 춘계학술대회 학술발표 ‘디지털트윈과 교통빅데이터를 활용한 장애인 이동 서비스 및 정책 평가’(여지호), 2024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춘계학술대회 학술발표 ‘보행어린이 안전과 교통사고 분석 – 초등학교 학구도의 미시거시적 근린환경을 중심으로’(서준혁, 이규호, 원재웅)<논문게재>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 영향요인의 상호작용 효과 분석: 보행환경개선사업과 보행자안전시설을 중심으로. 국토계획, 58(5), 108-124 (박은총, 이수기)서울시 장애인 콜택시 서비스 현황을 디지털트윈에 구현했다. 알고리즘을 조정한 결과, 증차 없이도 오후 4시 이후 집중된 승차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데이터에 기반한 교통약자 이동 패턴 분석은 장애인의 통행 특성에 맞춘 대중교통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사회 참여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반인은 주당 3회를 이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는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가 아닌 그 외의 시간대에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지호 교수는 “장애인이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대를 고려해 대중교통 운영 시간을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라며 “장애인전용 버스를 운영해 이동 편의를 높이는 방법도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연구팀은 장애인이 어떤 노선을 많이 이용하는지, 어디에서 어느 지역으로 이동하는지 를 자세히 분석해 저상버스와 버스정류장 개편에 필요한 우선 지역을 선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장애인 밀집 지역과 주요 목적지를 연결하는 새로운 노선을 개설하는 것도 교통약자의 이동을 원활히 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연구팀은 “데이터에 기반한 교통약자 이동 패턴 분석은 장애인의 통행 특성에 맞춘 대중교통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라며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인 접근으로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사회 참여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임효진 기자 editor@kyosu.net김희수 부산대 교수,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 수상
K-무크 명품강좌 선정·과학교양교육
김희수 부산대 교수(생명과학과·사진)가 제13회 대한민국 스승상 대상을 수상했다.교육부는 지난 20일 서울 더케이호텔에 서 제13회 대한민국 스승상 시상식을 열고, 최고상인 대상에 선정된 김희수 교수에게 홍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김희수 교수는 부산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부산대 자연과학대학장, 한국유전학회장, 한국연구재단 생명과학단장 등을 역임했다.김 교수는 ‘생명의 프린키피아’ 강좌를 개
발해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무크(K-MOOC) 온라인 공개강좌에서 생명과
학 분야 전국 최초로 ‘명품강좌’에 선정돼 과학기술인재 양성과 국가평생교육 선도에 기여했다고 인정받았다.
또한 교양도서 『이동성 유전인자의 신비한 세계』를 출판하고, 4차 산업혁명 대비 지역사회 열린강의 ‘알쓸자이(알고보면 쓸모있는 자연과학 이야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과학영재학생과 일반인의 교양교육에 공헌했다.미래의 꿈나무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침팬지는 낚시꾼』을 펴내 ‘인간다운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 책은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부터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됐으며, 영어와 태국어로 번역돼 수출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유아교육에 이바지했다.김 교수는 앞서 기초연구 진흥과 우수 연구성과 창출을 통한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및 국민교육 발전에 힘쓴 유공으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생명과학 분야 우수 논문을 다수 발표한 업적을 평가받아 한국생명과학회 최고 권위의 ‘생명과학 학술대상’과 한국유전학회에서 수여하는 최고 학술상인 ‘생명과학상’을 수상했다. 한국 생명과학 분야 최고의 분자세포생물학회지 발표 논문 중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에 주는 ‘M&C 우수논문 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최승우 기자 editor@kyosu.net이보라 교수, ‘신라 최고 교육 봉사상’ 수상
이보라 신라대 교수(문헌정보학과·사진)가 ‘2024년 신라 최고 교육 봉사상’에 선정됐다.
이보라 교수는 전공 관련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비롯한 ‘대학생 책 읽어주기 봉사단’, ‘취·창업 스터디 그룹’ 등 비교과 학생지도, 부산지역 교육기관(초등학교, 공공도서관 등)과 산학연계 프로그램 운영, 학과 홍보 및 고교특강 등 학생들의 전공역량 강화 및 취업역량 강화, 신입생 유치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이 교수는 “앞으로도 내실 있는 전공 교육과 더불어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 강화와 학교 발전에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김성환 신라대 교육지원처장은 “이보라 교수의 뛰어난 역량과 헌신적인 가르침은 재학생들의 진로 개발 및 역량 향상에 많은 도움
이 되고 학과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라며 “우수한 교원을 발굴하고 모범 사례를 널리 전파해 학생 성장을 위한 교육 실천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신라대는 지난 20일, 교내 총장접견실에서 시상식을 열고 상패와 상금을 시상했다.
신라대는 비교과 영역에서 헌신하는 교수를 시상함으로써 교육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2010년 이 상을 제정해 올해 15번째 수상자를 선정했다.수상자 선정은 각 단과대학장 및 총학생회를 통해 추천받아 교수와 학생 대표 등 다수의 심사위원이 참여해 공적 사항 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이뤄진다.허윤정 안양대 교수, ‘UN 평화대상’ 수상
허윤정 안양대 예술대학장(공연예술학과·사진)이 ‘2024 UN 평화대상’ 문화예술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16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UN 평화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허윤정 교수는 1985년 억새풀로 데뷔해 현재 안양대 예술대 학장 및 공연예술학과 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한국연기예술학회 수석 부회장을 맡아 연기예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허 교수는 “열정과 사명감을 가지고 안양대에서 강의를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되어 간다”라며 “안양을 문화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꿈을 안고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이번 UN 평화대상은 더없이 감사하고 뜻깊은 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재)UN평화국제교류기구와 (사)한국문화예술교육총연합회 등이 주관하는 ‘2024 UN 평화대상’은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와 더불어 대한민국을 빛낸 일들
을 해온 리더들에게 주는 상이다.
허 교수는 전문 예술가 양성을 위해 학생 지도에 힘쓰는 한편 본인 또한 무대 위에 배우로서도 꾸준히 연구하며 활동하고 있다.허 교수는 지난 23일부터 ‘한 사람의 숨결이 무대를 채우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서울 삼일로 창고극장 50주년 기념 공연에서 ‘허윤정의 모노드라마’를 선보였다.강원·단국·세종·중앙·충남대 등 ‘혁신융합대학’ 선정
올해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지자체 참여형’에 5개 연합체가 새로 선정됐다. 2027년까지 연합체당 연간 102억 원을 지원한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21일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선정된 5개 신규 분야는 그린바이오, 첨단소재·나노융합, 데이터보안·활용 융합,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이다. 충남대와 중앙대, 강원대, 단국대, 세종대가 주관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총 18개 첨단분야 연합체가 지원을 받게 됐다.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은 대학주도형과 지자체참여형으로 구성돼 있다. 2023년 신설된 지자체참여형은 비수도권 광역 지방자치단체와 수도권·비수도권 대학(최대 5개교)이 연합체를 만들어 참여하는 유형이다. 지자체의 첨단분야 자원을 대학 교육과정에 활용하고, 첨단분야인재의 지역 정주를 유도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학주도형은 2021년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8개 분야를 선정해 연합체당 6년간 지원하고, 지자체참여형은 2023년부터 항공드론 등 10개 분야를 선정해 4년간 지원한다.
선정된 연합체는 연간 102억 원의 재정을 지원받는다. 지자체는 해당 지역의 주력산업과 연계해 자원을 대학 교육과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주관·참여대학은 학과 간 융복합, 기업 협업, 실험·실습 장비 확보, 학사·교원제도 유연화 등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학생은 소속 학과에 관계 없이 다양한 첨단분야 교과·비교과 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산업부, 첨단산업 특성화대학원 선정…석·박사 2천명 양성
산업통상자원부는 첨단산업 특성화대학원 등 40개 대학을 선정하고, 석·박사 2천 명을 추가로 양성한다.
산업부는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석·박사 인재를 양성하는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2024년도 참여 대학을 선정해 지난 17일 발표했다. 향후 2천468억 원을 지원한다.첨단산업 특성화대학원은 반도체 분야에 경북대·포항공대·한양대를, 배터리 분야에 연세대·포항공대·한양대, 디스플레이 분야에 성균관대, 바이오 분야에 연세대를 선정했다. 대학당 연간 30억 원을 지원하고, 향후 5년간 920여 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분야에 카이스트와 유니스트, 성균관대가 선정된 바있다. 첨단산업 특성화대학원은 첨단전략산업 특화학과를 신설해 석·박사를 양성한다.
로봇·미래차·인공지능·섬유 등 첨단 및 주력산업 분야의 석·박사 전공과정을 지원하는 교육훈련사업은 13개 대학·산업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각 컨소시엄은 연간 평균 15억 원을 지원받는다. 기업과 연계된 산학프로젝트로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교육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5년간 약 750명의 석·박사를 배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석·박사 인재를 글로벌 연구자로 양성하기 위해 국제 연구수행 경험을 지원하는 해외연계사업에는 고려대·서울대·인하대 등 11개 대학이 선정됐다. 이들 대학에는 평균 23억 원 내외를 지원한다. 향후 3년간 330명의 인재를 MIT·스탠포드대 등 해외 대학과의 공동 연구·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과기정통부, 2024년도 SW중심대학 17곳 선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17곳을 선정해 지난 23일 발표했다.
입학정원 100명 이상, SW관련 학과 대학원 운영을 필수로 하는 일반트랙은 건양대·고려대(세종)·공주대·단국대·부경대·서강대·선문대·세종대·숭실대·우송대·울산대·조선대·한림대·한성대·한양대 에리카가 선정됐다.이들 대학에는 각 10억 원을 지원하고최장 8년 간 지원한다. 올해 경쟁률은 3.1 대 1이었다.
특화트랙은 창원대·한신대가 선정됐다. 각 5억 원을 최장 6년간 지원한다. 이번 경쟁률은 4대 1. 재학생수 1만 명 미만의 중소규모 대학을 대상으로 SW학과 정원과 대학원 운영요건은 없다.2015년 시작된 SW중심대학은 산업체 수요기반의 SW교육과정 개편, SW전공 정원 확대, 비전공자 대상 SW융합교육등을 통해 신기술 수요에 부합하는 SW전문·융합인재 양성을 주도해 왔다. 지난해 까지 9년간(2015~2023년) 4만8천969명의 SW전공인력과 3만4천287명의 융합인력을 배출했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SW중심대학이 인공지능 일상화 시대, SW·AI 신기술 분야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과 기술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5·18학회’ 출범 앞두고 첫 5·18연구자 대회 열어
전남대 5·18연구소가 올해 하반기 5·18학회 출범을 앞두고, 이를 위한 제1회 5·18연구자 대회를 열었다.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5.18민주화운동 44주년 및 5·18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13주년 기념으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대퇴행의 시대, 5·18의 안과 밖: 미래 커뮤니티의 상상과 전망’을 주제로, 총 11개 세션 88명의 연구자가 참여했다.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가 ‘전환의 시대에 다시 생각해보는 광주 5·18’에 대한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김호석 화백를 초청해 예술세계 속에서 구현된 5·18의 의미를 찾는 한편, 5.18진상규명 대국민 토론회를 열었다.학술대회는 트라우마, 동아시아 전쟁과 평화, 과거청산, 젠더, 재외동포, 평화, 정신계승, 사회비판 등 다양한 주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한편, 5·18연구소는 5·18학회 출범을 통해 국내·외 학술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연구자 간 교류의 활성화를 위한 공동연구 및 다양한 학술교류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민병로 전남대 5·18연구소장은 “이번 학술대회가 광주항쟁을 매개로 현재 사회의 모습을 직시하는 한편,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최재원 부산대 제22대 총장 취임
최재원 부산대 제22대 총장(58세, 기계공학부·사진)이 지난 17일 취임했다.
최재원 신임 총장은 ‘Arise PNU, 같이 더 높게’를 취임 슬로건으로 내걸고 부산대의 위상과 긍지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길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 총장은 교육과 연구의 혁신, 지산학 협력을 통해 거점 국립대의 차별화된 롤모델을 제시하고, 모든 구성원이 능력을 발휘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대학 운영으로 지역·국가·세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대에서 제어계측공학 학사(83학번)와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했다. 1996년 부산대 교수로 부임해 기획처장과 공과대학장 등을 지냈다.김정기 전북대 교수, 대한치과교정학회장 취임김정기 전북대 교수(치의학과·사진)가 대한치과교정학회 제33대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026년 3월 31일까지 2년이다. 같은 기간 사단법인 바른이봉사회 회장을 겸직한다.
김정기 교수는 “대내외적으로 급변하는 시기에 교정학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교정학회의 위상을 더욱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주요 사업으로 △학회지의 위상강화 △개원의 회원들의 개원환경 개선 △학회 홍보 강화를 통한 회원권익 향상 △전문가 대표집단으로서의 윤리성 강화 △사단법인 바른이봉사회의 회원가입 증대 등을 꼽았다.남찬섭 동아대 교수, ‘비판학회 학술상’ 대안연구상 공동수상남찬섭 동아대 교수(사회복지학과·사진)가 ‘2024년 비판학회 학술상’ 대안연구상을 공동수상했다.
남 교수는 ‘국민연금의 수준, 과연 낮지 않은가?:OECD 타 회원국과의 비교(2022년)’ 주제로 이 상을 수상했다. 그는 “연구하는 과정에서 많은분의 도움이 있었기에 상을 받을 수 있었고 앞으로도 한국 사회복지학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는 사회복지에 관한 진보적인 연구 및 학술 활동을 통해 한국 사회복지학의 이론적 정립과 실천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설립됐다.천은준 국립부경대 교수, ‘철암논문상’ 수상천은준 국립부경대 교수(신소재시스템공학전공·사진)가 대한용접·접합학회의 ‘철암논문상’을 수상했다.
천은준 교수는 최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용접·접합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논문 ‘니켈계 상용 용가재 적용을 통한 가스터빈용 247LC 초내열합금 용접부의 응고균열민감도 저감방안’으로 이 상을 받았다.
철암논문상은 대한용접·접합학회 전임회장의 기증기금을 통해 수여하는 상으로, 1993년부터 해마다 1명씩 우수 신진연구자 가운데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천 교수는 지금까지 난용접성의 특수 금속소재 용접야금 및 3D 프린팅 분야에서 SCI 등 관련 학술논문 60여 편을 게재하며 활발한 연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오원석 카이스트 교수, 현우 카이스트 학술상 수상오원석 카이스트 교수(경영공학부·사진)가 `현우 카이스트 학술상'을 지난 21일 수상했다. 상패와 포상금 1천만 원을 받았다.
오 교수는 정보 시스템·마케팅·운영관리 등 경영학 내 여러 분야를 융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특히 IT나 AI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의 건강·보건 증진, 합리적인 의사결정 등을 유도할 수 있는 실증적 방안과 정책적 시사점에 중점을 둔 연구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비만 관리와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자기조절 의지력 변화를 모바일 입력 데이터를 통해 계량적으로 분석 예측해 의지력 결핍으로 인한 다이어트 실패에 효과적인 비만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김치용 동의대 교수, 한국멀티미디어학회 학술상 수상
김치용 동의대 교수(게임공학과·사진)가 최근 열린 2024년도 한국멀티미디어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에서 학술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학술상을 수상했다.
또한 동의대 대학원 스토리텔링학과 박사과정최준완 씨와 김치용 교수는 ‘생성형 AI 기반의 영상 콘티 자동생성 연구’로 우수논문상도 수상했다.
김 교수는 “동의대 학부와 대학원생들이 많이 동참했으며, 학술대회의 최고 큰 상인 학술상과 함께 제자의 우수논문상을 동시에 받아서 매우 영광스럽고 의미가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백신·항생제도 한계… 동양의 지혜 ‘원 헬스’로 성찰해야
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42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감염내과)네이버 ‘열린연단’이 시즌10을 맞이해 「오늘의 세계」를 주제로 총 54회 강연을 시작했다. ‘오늘의 세계’는 국제질서·정치와 경제·사회와 문화·과학기술·철학에 대해 인문·사회·자연과학의 상호 연결성을 통해 학문적 담론을 형성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감염내과)가 「감염병과 보건 위생」을 강연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발췌해 소개한다. 제43강은 조규봉 서강대 교수(화학과)의 「유전 정보의 정체와 활용」이 예정돼 있다.자료제공=네이버문화재단정리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는 그린란드의 35억 년 전 화석에서 발견됐다. 최근 연구는 이보다 앞서 41억 년 전에 형성된 서부 호주의 지르콘에서 생명체가 발견됐다고 한다. 지구의 나이가 45억 년이니, 지구 탄생의 초기부터 생명체가 지구에 살기 시작한 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구에 나타난 최초의 생명체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단세포 생물)이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는 지구상에 새로운 생물이 나타날 때마다 이들에게 '감염'을 일으키며 지난 35억 년에 걸쳐서 진화를 거듭해 오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박쥐 바이러스나 원숭이 바이러스는 적어도 수천만 년 동안 포유류에 적응하며 살아남은 생명체이다.사람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대개 다른 동물에서 유래한다. 사람에게 침입한 미생물이 어떤 운명을 맞느냐는 유래 동물의 체내 환경이 사람의 체내 환경과 얼마나 유사한가에 따라서 결정된다. 예를 들면, 철새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려면, 섭씨 5도가 더 낮은 온도(조류 체온 41도-사람 체온 36도)에서도 증식할 수 있는 적응력이 필요하다.전염병은 세계화가 야기한 그늘인류는 교역과 전쟁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전염병이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확산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세계화다. 신종 감염병과 팬데믹은 세계화의 암울한 부수 현상이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참혹한 전염병인 흑사병은 3차례 대유행을 일으켰다. 첫 번째 대유행(유스티니아누스 흑사병, 서기 541-767)은 동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이집트의 곡물·쥐를 통해서 콘스탄티노플로 유입됐다.두 번째 대유행은 유럽 인구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간 중세 흑사병이다. 이 대유행은 중국에서 시작해 비단길을 통해서 지중해에 도착한 다음 유럽 여러 나라로 퍼졌다. 베네치아는 선박이 도착하면 곧 상륙을 허가하지 않고 40일(quarantine) 동안 관찰한 다음 발병하지 않은 선박만 상륙을 허가하는 제도를 만들어서 흑사병의 유입을 막으려고 했다. 이것이 오늘날 검역제도의 효시이다.
세 번째 대유행은 1870년대에 중국에서 선박을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호주로·홍해를 거쳐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세 차례의 흑사병 대유행은 교역과 교통의 발달에 따라서 전염병이 어떻게 그 범위를 넓혀 왔는지 잘 보여주는 예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팬데믹 탄생의 기전은 에이즈 팬데믹에도 마찬가지다.21세기에 발생한 팬데믹은 사스(2002~2004)·돼지 인플루엔자(2009~2010)·서아프리카 에볼라(2014-2016)·폴리오(2014~현재)·지카(2016~2016)·Kivu 에볼라(2019~2020)·코로나19(2020~2023)·원숭이 두창(Mpox)(2022~2023)이다. 새로운 팬데믹이 3년 마다 하나씩 발생하는 셈이다. 이렇게 팬데믹이 자주 발생하는 까닭은 위에서 살펴본 팬데믹 발생 요인이 시간이 갈수록 나빠진 결과이다.랜싯 코로나19 위원회가 제시한 코로나19 대응의 평가는 예방 실패·합리성 실패·투명성 실패·정상 공중보건 실행 실패·운영협력 실패·국제 단결 실패로 요약할 수 있다.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물의 교역·경작지 개간·공장형 축산·인구의 도시 집중·산업화·기후변화는 생태계에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그 결과로 새로운 감염병이 출현해 확산할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사람의 건강과 동물의 건강 그리고 생태계의 건강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사람-동물-환경의 관계가 바뀌면 사람이나 동물에게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고 확산할 위험이 커진다.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물의 교역·경작지 개간·공장형 축산·인구의 도시 집중·산업화·기“인류는 교역과 전쟁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전염병이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확산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세계화다. 신종 감염병과 팬데믹은 세계화의 암울한 부수 현상이다.”
후변화는 생태계에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그 결과로 새로운 감염병이 출현해 확산할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새로이 출현하는 감염병은 야생 동물이나 가축으로부터 사람으로 건너온 인수(人獸) 감염병이 대부분이다.
지난 30여 년간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 새로운 병원체가 30여 개 발견됐는데, 그 가운데 75%가 동물로부터 유래했다. 사람의 건강과 동물의 건강 그리고 생태계의 건강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사람-동물-환경의 관계가 바뀌면 사람이나 동물에게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고 확산할 위험이 커진다.따라서 이들 세 개 영역을 다루는 기관들은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소통해야 한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사람은 보건부에서, 동물은 농수산부에서, 환경은 환경부에서 각기 따로 관리하면서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일이 드물었다. 원헬스 접근법이란 이들 관련 부서들을 통합해 사람·동물·환경의 건강을 최적으로 만들자는 접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감염내과)는 “전염병 조기 발견과 확산 억제 역량에 있어서 선진국과 후진국이 서로 다르다”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국제 보건 문제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은 자국의 정치 이슈로 세계를 끌고 갈 수 없었고, 자국 우선주의로 백신과 치료제를 선점하고 사재기를 하는 바람에 후진국에서는 위험군이나 의료인마저 백신을 제때에 접종 받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
근법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지 인수 공통 감염병에만 유효한 것이 아니라, 항생제 내성에도 역시 유효하다. 가축에게 항생제를 먹이면 체중이 10% 더 불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사료를 먹이는 것보다 항생제를 먹이는 쪽의 비용이 더 싸기 때문에 가축 산업계에서는 항생제를 '체중 증가용'으로 사용한다. 가축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면, 가축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출현하게 된다. 이 내성균은 가축의 배설물로 환경에 나온 후 생태계를 오염시킨다. 그리고, 식품이나 물을 통해서 마침내 사람에게 도달한다.원 헬스 접근법은 동양의 자연관과 지혜를 빌린 접근법이다.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하늘과 땅은 나와 한 뿌리요, 만물은 나와 한 몸이니라(天地與我同根, 萬物與我一體)”라는 믿음이 있다. 불교 신자들은 공양할 때마다 “이 음식은 어디서 왔는가”라는 공양게를 외우며 이런 믿음을 되새긴다. 사실, 원 헬스 접근법은 미생물이 감염병의 원인이며, 백신과 항생제로 감염병을 근절할 수 있다는 기존의 접근법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성찰의 결과이다.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으면 사람들은 매우 비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를 지키려는 심리가 작동하면 사람들은 돌팔이의 처방을 따르거나 민간요법에 의지하게 된다. 이런 경향은 과거의 여러 유행에서 반복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감염에 대한 과도한 정서 반응은 그 자체가 치료의 대상이 되기도 하거니와 사회 기능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겁먹은 군중들이 자신들을 지키려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한다. 이러한 심리 반응을 비이성적인 일부 사람들의 일탈이라고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팬데믹이 발생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염될지, 감염된 사람 가운데 얼마나 사망할지, 어떤 사람들이 사망할 위험이 큰지, 어떤 치료제가 유효한지, 언제 백신이 개발될지, 마스크를 쓰면 감염이 예방되는지, 학교 문을 닫으면 확산을 늦출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할 데이터·근거가 새로 출현한 감염병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정치 방역과 과학 방역 사이에서근거 중심 의학은 진단과 치료를 결정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지난 30년에 걸쳐서 의료 행위에 깊게 뿌리를 내렸다. 근거 중심 의학에 따르면 개별 사례 < 여러 사례 (관찰 연구) < 양측 비교 (비교 연구) < 무작위 대조군 연구 < 계통적 리뷰 순으로 근거의 질이 높다. 근거 중심 의학을 따르는 학자들은 학교 문을 닫거나 거리 두기 강제 실시와 같은 정책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과학 방역'이냐 '정치 방역'이냐라는 논쟁이 한동안 지속됐다. 코로나19를 초래한 원인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바이러스이고, 이는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다. 그러나,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대유행은 의료뿐만이 아니라 사회·교육·경제·문화 등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유행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과학·의료·기술적 측면뿐만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 판단·숙의와 조정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한 나라에서 출현한 전염병은 국경을 넘어서 다른 나라로 퍼져나갈 수 있다. 이렇게 팬데믹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자면 각 나라는 자기 나라에서 출현한 전염병을 조기에 발견해 확산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팬데믹의 예방과 관리는 해당 국가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모든 국가와 세계인의 문제이다.배터리 경량화하고 에너지 밀도 높인다
포스텍 화학과·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공동연구팀마치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과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처럼 ‘이정표’는 어떤 상황에서 사람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다. 최근 화학 분야에서도 이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구조체 연구가 발표되어 학계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포스텍 화학과의 박수진 교수·화학과 통합과정 한동엽 씨는 송규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무게가 가벼우면서 리튬(Li) 이온의 이동을 돕는 3차원 고분자 구조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배터리를 충·방전하는 과정에서 리튬 이온이 균일하지 않게 분포되는 경우 ‘죽은 리튬(dead Li)’이라 불리는 영역이 생기는데, 이는 배터리의 용량과 성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또한, 리튬이 한 방향으로 자라면 반대편의 양극에 닿아 내부 단락이 발생해 최근 3차원 구조체로 리튬 이동을 최적화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무거운 금속 기반의 구조체라 배터리의 무게당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크게 손해를 보고있다.왼쪽부터 포스텍 화학과의 박수진 교수·화학과 통합과정 한동엽 씨다. 사진=포스텍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리튬 이온과 친화성이 높은 고분자인 폴리비닐 알코올(Polyvinyl alcohol)과 단일 벽 탄소 나노 튜브·나노 카본 구(sphere)를 사용해 하이브리드 다공성 구조체를 개발했다.
이 구조체는 배터리 음극에 흔히 사용되는 구리(Cu) 집전체에 비해 무게가 5배 이상 가벼우며, 리튬 이온과 친화성이 높아 3차원 다공성 구조체의 공간 사이로 리튬이 균일하게 전착될 수 있도록 이온의 이동을 도왔다.실험 결과, 연구팀의 3차원 구조체를 적용한 리튬 금속 음극 배터리는 200주기 이상 충전과 방전을 반복한 후에도 높은 안정성을 보였으며, 344와트아워 퍼 킬로그램(Wh/kg: 셀 전체 무게 대비 에너지)이라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보였다. 특히, 실험실 수준의 코인(coin) 셀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파우치(pouch) 셀 수준으로 실험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기술 상용화 가능성도 매우 크다.박수진 교수는 “리튬 금속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할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송규진 박사는 “배터리 경량화와 고(高)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달성한 이 구조체는 미래 배터리 기술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선생님의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주간 <교수신문>과 온라인 교수신문에 선생님의 이야기를 정성껏 담겠습니다자유 기고는 물론, 제보와 보도자료는 editor@kyosu.net 으로 보내주세요대학 내 차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딸깍발이
신희선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정치학“강의 끝나면 바로 집에 가요.” 15년째 비정년 교수로 교양교과를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최근 출판한 책을 우편으로 보내주셨기에, 커피 데이트를 청해 완독한 소감을 나누며 학교생활 근황을 들었다. 대학에 기대할 것이 없어 이제는 수업만 하고 곧바로 간다고 했다. 계약서의 ‘을’의 위치에 명시된 대로 배정받은 ‘반쪽 연구실’에 있지 않고 수업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학교에 없다는 것이다. 계급화된 대학에 더 이상 미련이 없어, 글만 쓰며 마음 편히 지내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무엇보다 교양교육을 홀대하는 대학 문화와 비정년 교수를 동료로 인식하지 않는 시선에서 모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대학 내부의 차별은 좁은 연구실로 상징되니, 시민권이 없는 이들을 헤아리는 공간의 민주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전임’이라고 해도 비정년 교수는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와는 캠퍼스를 다르게 경험한다. 물론 대학마다 연구실 사정은 차이가 있겠으나, 교수사회 차별구조의 본질은 유사하다. 정년 교수는 당연히 독립적인 연구실을 보장받고, 또 보직을 맡으면 권위에 걸맞은 공간을 추가로 배정받는다. 사실 혼자서 쓰는 방이 두 개나 되는 셈이다. 그러나 비정년 교수는 퇴임한 교수들이 사용했던 연구실이 비어 방치되고 있어도 절반의 연구실이라는 경직된 계약조건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다. 반쪽 연구실에 책이나 자료를 쌓아 두기도, 공동으로 사용하다 보니 학생을 상담하기도, 연구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수업 있을 때 잠시 머무는 정거장이 된 것이다. 결국 공간의 부재는 권리의 부재를 증명한다.
대학 내부의 권력 위계는 공간의 불평등으로 나타난다. 지위가 높을수록 위치도 좋고 전망 좋은 방을 차지한다. 총장실부터 시작해 교수 연구실, 강사 휴게실, 대학원생 세미나실, 학과 사무실, 학생회실, 동아리방, 노무원의 휴게 공간을 떠올려보라. 권력에 따라 방의 위치가 결정되고 공간 크기가 차별적으로 배분된다. 이른 새벽에 출근해 캠퍼스 곳곳을 쓸고 닦는 청소노동자 휴게실이 과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쾌적한 쉼터인지 의심스럽고, 상당히 많은 학생을 시간강사에게 떠맡기면서도 그들을 진정 귀한 손님처럼 여기고 있는지, 초라한 강사휴게실 환경에 ‘객원교수’라는 타이틀이 민망하다. 구별 짓기를 통해 주변부 집단에 대한 차별을 묵인하는 곳이 대학의 현실이다. 대학 공간이 업무의 효용성이 아니라 권력에 따라 배정되니 구성원의 불평등은 도식화된다.소스타인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에서 “영리주의가 모든 것의 기초”가 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한다. 교육제도 역시 한 사회의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보여준다며, 고등교육기관의 장에 경영 수완이 있는 기업가를 찾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1899년에 쓰인 책인데도, 현재 한국 대학을 비추는 거울처럼 읽힌다.
교육부 사업이라면 대학평가에 유리하도록 따르는 시늉을 하고, 돈을 많이 끌어오는 것이 능력의 징표가 된 CEO형 총장을 선망한다. 정년 교수는 유한계급의 특권을 누리고, 비정년 교수를 비롯한 기타 구성원들은 고착화된 트랙에서 열악한 환경을 견디며 각자도생을 모색한다. 교육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전설이 되었고, 비용을 먼저 따지는 경영 논리와 금전문화에 대학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다.“다른 사람이 잘살 수 있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대통령’으로 불리었던 우루과이 대통령 호세 무히카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낳은 불평등한 권력과 착취로 피폐해진 서민의 삶을 개선하는 정치 혁신을 단행하였다. 자신의 월급 90%를 기부하였고, ‘대통령궁은 인민의 재산’이라며 관저에 노숙자를 묵게 하거나 별장을 난민 고 아들에게 내주었다. 호세 무이카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우정과 연대, 사랑을 임기 내내 실천하였다. 대학 사회도 다 같이 잘 사는 복지 차원의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다.대학에 존재하고 있으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캠퍼스의 구성원으로 존중하며, 한 명 한 명의 삶을 헤아리는 세심한 행정이 요청된다. 그러나 자본과 권력에 길들여져 이미 아카데미아와 휴머니즘을 내팽개친 한국 대학에서 평등하고 민주적인 공동체를 위한 ‘무히카 마인드’를 찾는 것은, 헛되고 헛된 꿈일지 모르겠다.출처=운중화랑갤러리 초대석
「정물」류제비,캔비스에 아크릴채색, 2024류제비 작가 전시회는 다음 달 15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 운중화랑에서 열린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작가는 우리 주변, 일상의 사물을 그린다. 온기가 남은 듯한 물병·초승달이 차분하게 내려앉은 것 같은 테이블 위 호박·붉은 화병 위를 청초이 뻗어나간 난초 꽃잎·속 알갱이를 내보일 것 같은 탐스러운 감귤·춤추듯 피어오르는 바나나. 그가 바라보며 그리는 대상은 모두 우리 일상이고, 일상이 담긴 그림은 우리를 이끄는 힘이 있다. 그림의 힘은 그것을 바라보게 함에 있다. 시각예술의 중요한 목적이자 기능은 궁극적으로 그것을 바라보게 하고, 그것에 주의를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그의 그림은 바라보기라는 감각 행위 자체로 강렬한 즐거움을 준다. 사람의 눈을 집중하게 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한다. 바라보기라는 인상주의적 화법을 깔끔하고 세련된 색채의 언어로 풀어냈다. 익숙하면서도 좋은 느낌, 이것이 류제비의 그림이다.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기후재난부터 지방소멸까지… 거대위기 대응하는 인문학
학술대회 후기
엄연석한림대 태동고전연구소 소장지난 20일, ‘현대사회 거대위기에 대응한 인문학적 기초정립과 정책방안 모색’이라는 주제의 학술대회가 한림대 태동고전연구소 주관으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현재 진행 중에 있는 현대사회의 범세계사적 거대 위기에 대응해 인문사회학적 가치정립과 정책방안 모색을 주제로 인문사회의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위기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이론적 방안을 성찰하고자 했다. 기후위기·국제적 갈등 격화·저출산 고령화·지방소멸·사회문화적 차별 등 현대사회의 거대 위기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이론적으로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가 7월에 부산에서 인문사회분야 융합과 통섭적 연구성과 교류를 위한 세계인문사회학술대회의 예행연습의 의미를 갖는다. 한림대 태동고전연구소는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의 활동 취지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학술대회 주제를 융합연구를 위한 하나의 모델케이스로 준비했다. 융합적 연구를 위한 연구소 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연구 주제간 융합적 의미를 토론해 볼 수 있는 장이었다.필자는 「한중 제왕학과 서양 군주론 비교 고찰:문명비판을 통한 통섭적 미래가치 정립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문명비판과 통섭적 미래 가치 기준 정립을 목표로 해 성학을 지향하는 한중 제왕학과 서양 군주론에 내포돼 있는 가치론적 개념들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주제를 발표했다.
이재은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은 「국가위기관리의 가치와 철학」 발표에서 핵심적 철학적 기준으로 효용성과 효과성·민주성·사회적 형평성·인간존엄성·투명성과 책임성·인권과 평등·국제연대와 협력 등의 기준을 제시했다.박신현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일어교육과, 아시아콘텐츠연구소 소장)는 「엘리자베스 비숍의 시에 나타난 인류세의 운동과 이동에 대한 감각: 이동하는 무대 위의 떠다니는 종들」을 주제로 비숍의 빙산과 인류세의 이동성과 적응력, 회복탄력성이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준이 된다는 취지로 발표했다.박진영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환경재난에 대응하는 과학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례를 중심으로 정의로운 형식의 과학기술과 전문가들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선주 정암학당 전임연구원은 로마의 언어정책으로서 관습 혹은 규칙에 대해 논의하면서 △라티움어에서 관행의 위상 △연설문의 구성과 수사법 △정치가들의 서로 다른 언어 관행 △현실사회와 언어의 연관성 등에 대해 발표했다.백성혜 한국교원대 융합교육연구소장은 「인문학적 성찰을 반영한 진로체험 융합교육의 가치와 철학」을 주제로 진로교육 강사, 학부모교육, 다문화교육, 여성친화적 진로교육 등을 중심으로 융합교육이 지니는 가치와 철학에 대하여 발표했다.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강성호 순천대 인문학술원 원장은 「동아시아냉전 위기와 평화적 연대」를 주제로 동아시아 냉전의 특징, 냉전연구현황, 냉전을 극복하는 과정과 지역사회 경험의 종합을 통한 평화적 연대의 시의성과 필요성을 발표했다.강희숙 조선대 재난인문학연구사업단 단장은 「다중 위기 시대의 해법-마을 공동체의 재구성과 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노인돌봄을 중심으로 전환마을 운동과 함께 마을공동체 시스템을 국가와 공동체가 함께 협력해 이뤄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했다.이번 학술대회는 동서의 제왕학과 군주론, 동아시아 냉전과 평화연대, 국가위기 관리, 전통시대 물문화, 가습기 재난, 로마 언어정책, 진로체험 융합교육, 엘리자베스 비숍의 시, 마을공동체 돌봄 체계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우 다채로운 주제가 발표됐다. 이 가운데 제왕학과 군주론, 위기관리 철학, 엘리자베스 비숍의 시에 대한 발표가 위기에 대한 철학사상적 기초에 관한 논의라면, 물문화, 진로체험 융합교육, 동아시아 냉전과 평화연대는 위기 개선을 위한 문화와 교육 분야에 관한 주제다. 로마의 언어정책, 가습기 재난, 마을공동체 돌봄 체계 등은 정책방안과 관련해 논의를 한 주제다.인공지능과 노동의 문제
교수논평
이도흠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생성형 인공지능의 놀라운 효과와 인류 멸망까지 도래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지 요새 세간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자신이 조각한 여인을 살아있는 사람으로 바꾼 그리스의 피그말리온에서 비롯하여 사람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갖고 말하고 행동하는 기계는 인류의 영원한 꿈이었다. 이제 그 꿈이 달성될 문턱에 왔다. 인공지능의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상상 이상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것들이 난제나 쟁점으로 남아 있다. 그 가운데 이 지면에서는 노동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인공지능은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인가, 아니면 억압과 소외를 더 심화할 것인가?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고스트워크가 새로운 노동으로 출현하고 있다. “(유령노동자들은) 지금 조앤이란 여성이 아마존닷컴이 운영하는 엠터크에서 음경 사진을 거르는 일을 매일 10시간씩 수행하고 40달러를 버는 것처럼,”(메리 그레이 외, 『고스트 워크』) 법적 지위도, 조합도 없이 임시직으로 인공지능이 작업을 하다가 알고리즘의 한계나 작업상 결함으로 발생하는 부수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보조 노동을 최저임금 이하의 헐값에 수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유령노동자가 점점 늘어날 것이다.인공지능은 노동운동을 무력화한다. 인공지능이 노동을 대체할수록 노동자가 노동거부로 자본에 저항하는 일은 어려워진다.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노동 거부로 맞서면 이제까지는 자본이 마지못하여 협상에 나서거나 양보했지만, 앞으로는 자본이 그 자리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지금부터 대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인류사회가 로봇봉건제 사회로 퇴행할 수도 있다. 21세기에는 로봇이 숙련 노동자와 반복 작업을 거의 모두 대체할 것인데, 로봇의 생산성은 인간보다 수십에서 수천 배에 이른다. 로봇을 매개로 생산한 가치는 로봇 소유주가 독점한다. 이는 노동시장을 전면적으로 파괴할 뿐만 아니라 노동을 기계의 작동으로 대체하며 ‘노동의 종말’을 부른다. 지금도 상위 10%가 절반의 소득, 70% 이상의 자산을 독점하고 있는데 앞으로 0.00001%의 로봇 소유주와 플랫폼 기업 소유자, 알고리즘 제작자가 90% 이상의 가치를 독점할 것이다. 이 경우 ‘영주-기사-농노’의 관계처럼 ‘로봇소유주-로봇-노동자’의 관계가 성립되고, 노동자는 로봇을 보조하는 자로, 로봇의 매개를 통해 로봇 소유주에게 철저히 착취당하고 자유를 통제당하는 노예로 전락할 수 있다. 이는 정녕 디스토피아다.
반대로 인공지능이 모든 노동자가 꿈꾸던 해방의 노동을 구현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달성되려면 지금부터 판을 잘 구성해야 한다. 핵심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로봇을 공유부(common wealth)로 삼는 것이다. 인공지능에 관련된 기술은 로봇공학, 컴퓨터공학, 생명공학, 뇌과학, 빅데이터를 종합한 것이고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축적되고 융합된 것이기에, 이 기술은 사회의 소산이며 개인이나 기업이 독점할 수 없다. 사회화하지 않은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세나 로봇세를 부과한다. 국가와 시민사회가 합의를 거쳐서 로봇 단독의 노동, 인간과 로봇의 협업, 인간만의 노동의 범주와 직종을 결정하고 이를 법적으로 규정한다.이렇게 하여 단순한 반복 작업과 위험도가 높은 작업은 로봇에 맡기고 인간은 수렵 시대의 사람처럼 주당 20시간 이하로 노동 시간을 단축하고 남는 시간은 여가를 즐긴다. 노동 또한 아이들이 모래성을 짓는 것 처럼 일과 놀이, 예술이 결합한 노동으로 전환한다. 그리하여 노동을 통하여 진정한 자기실현을 하며, 이것이 즐거운 놀이가 되고, 노동하며 행위자가 늘 창의성을 구현하며, 거기서 창출한 잉여가치는 착취당함이 없이 자신과 사회의 몫으로 한다. 이 경우, 인류는 착취가 없이 해방된 노동, 진정한 자기실현을 이룩하는 살아있는 노동, 억압받지 않고 착취당하지 않는 노동으로서 소극적 자유, 노동을 통하여 이 세계를 개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진정한 자기실현을 하며 자신의 본성을 구현하는 실천으로서 적극적 자유, 생산한 잉여가치를 타자의 자유를 확대하는 데 투여하는 데서 얻는 대자적 자유를 구현하는 노동, 일과 놀이와 예술의 종합을 이루는 노동을 달성할 수 있다. 꿈같은 이야기라고? 지금부터 인공지능과 로봇의 사회화를 향하여 우리의 역량과 현실에 따라 한 걸음씩 정거장을 점유하는 운동을 하면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없다.이 글은 필자의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중 한 장을 요약한 것입니다.김상돈의 교수만평
교수신문 The Professors Times 1년 구독료 100,000원
학문의 자유와 대학 민주화 · 학술정보 제공과 대학문화 창달 · 교권옹호와 전문적 권위 향상등록번호 : 서울다6564 주 소 : (우)04044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8길 17-17 102호대표번호 : 02-3142-4111 편집국 : 02-3142-4153 광고 : 02-3142-4194홈페이지 : www.kyosu.net 이메일 : editor@kyosu.net 팩스 : 02-3142-4118발행인 : 이영수 편집인 : 이영수 편집국장 : 김봉억 인쇄인 : 장용호본지는 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 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