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인,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국민적 반감’ 풀기는 어렵다

위기의 사립대학, 법인평가로 극복하자

❶ 사립대학, 어떻게 살릴까?

양성렬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

연재 순서

① 사립대학, 어떻게 살릴까?

② 대학법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③ 대학통계에 숨은 평균의 함정

④ 전임교원 확보율의 불편한 진실

⑤ 대학 R&D와 법인의 기여도

⑥ 말 많은 교비적립금의 실체

⑦ 우수 사학법인의 기준

▶1면에서 이어짐

작년부터 또다시 전국의 지방대학들은 ‘글로

컬대학30’에 선정되기 위해 극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5년간 1천억 원 지원을 통한 ‘세계적인 대학의 육성’이다. 하지

만 세계적인 대학의 기준은 없고, 합리적이고 과

학적인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발상 자체가 허구에 지나지 않고 기존의 확보 가능한 예산에 맞추어 그럴싸하게 포장한 대학정책으로 오늘도 대한민국의 대학들은 골병이 들어간다.

재정지원 부족 아우성…법인 기여도는 깜깜

사립대학들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하소

연한다. 등록금 동결을 원망하고, 재정지원 부족

을 아우성친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정말 얼마

나 어려운지 데이터를 들어 설명하는 대학은 거

의 없다. 사학법인은 인사권과 경영권을 장악하

고 대학의 주인이라고 강조하지만, 대학을 위해 얼마나 기여하는지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 교직

원의 임금은 얼마나 되는지, 비정년 전임교원은 얼마나 되는지 그 구체적인 상황은 밝히지 않고 그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러니 사립대

사립대학의 위기 극복은 사학법인의 정상화에서 시작되며, 사학법인의 정상화는 법인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객관적인 평가, 그에 기초한 재정지원으로 가능할 것이다.

학에 대하여 재정지원을 하자는 정치인의 주장

은 오히려 사립대학에 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

느냐는 국민적 반감에 가로막힌다.

법인 상황 이해 없이 ‘사립대 해법’ 요원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은 사립대학 문제

의 본질을 관통하는 매우 상징적인 사안이다. 이 법안은 대학의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

약처럼 여겨져 13번 발의되었지만, 아직도 통과

는 요원하기만 하다. 물론 통과는 애당초 불가능

했다. 왜냐하면 대법원이 ‘사립대학은 법인의 사

유재산’으로 판단했고, 정부는 국민 정서에 기초

하여 ‘사유재산에 국고를 투입할 수 없다’는 입

장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초중고의 의무교육을 위한 국가의 재정 투입(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이 대학에서 실현될 수 없는 법적인 이유다. 이

런 연유로 교육부는 앞서 언급한 대로 우회적 방

식의 재정지원사업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언

제나 난해하고 비효율적이고 편법적이었다. 당

연히 많은 예산 투입에 비해 효과는 미미했고, 일

부 사학법인의 부실화 및 교육부 관료와 사학법

인의 유착은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그런 사립대학이 대학 개체수의 85%, 대학생수의 80%를 차지한다. 이 기형적인 대한민국 대

학체제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지 못하는 태

생적인 요인이다. 이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에 기

초하여 대안을 모색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사립대

학 발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인

사권과 재정권을 장악한 법인의 상황에 대한 이

해 없이는 결코 사립대학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없다.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난, 그로 인한 대

학 구성원의 사기 저하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대학캠퍼스를 압도하고 있는 현실을 방치한 채,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정녕 오지 않는다고 확

신한다. 대학 생태계의 근본적인 혁신이 절실하

게 요구되는 상황에서 혁신을 위한 정책적 대안

은 반드시 정확한 데이터에 기초하여 합리적으로 수립되고 구성원의 설득과 동의를 거쳐야 한다.

우수법인 기준 수립…법인 선진화 도모

최근 수년간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의 ‘대

학정책팀’은 대학 통계를 철저하게 분석하면서 교육부 정책의 오류와 실패 원인을 규명해 왔다. 그에 따르면 대학 관련 통계는 체계적으로 공개

되지 않거나 난해하기 짝이 없고, 착시현상을 유

발하거나 평균의 함정으로 왜곡되기 일쑤이다.

그러한 통계에 근거하여 수립된 정책은 개별 대

학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하였을 뿐, 대학교육의 질적 개선이나 대학체제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

했다.

또한 대학정책팀은 사학법인이 실제로 대학 경영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통계에 근거하여 분

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R&D에 대한 법인의 기여도, 교비적립금의 규모와 논란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합리적 설명을 시도해 왔다. 사립대학의 경영주체로서 법인은 실제로 책무를 이행하거나 책임감을 느끼기보다는 오

히려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거나 심지어 기생하

는 모습을 보여준다. 교육부의 관리·감독이 얼마

나 부실한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사립대학의 위기 극복은 사학법인

의 정상화에서 시작되며, 사학법인의 정상화는 법

인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객관적인 평가 그리고 그에 기초한 재정지원으로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법인 진단과 평가의 긍정적 효과를 공유하고, 우

수법인의 구분 기준을 수립하고 참여를 유도함으

로써 사학법인의 선진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대학

정책팀은 판단하였다. 이런 판단 아래 ‘위기의 사

립대학, 법인평가로 극복하자’는 시리즈를 기획하

였고, 일곱 차례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사립대학 부속병원 얼마나 벌고 얼마나 기여하나?

2022회계연도 교비회계 및 법인일반회계로 전출된 부속병원 전입금 ( 단 위 : 억 원)

학교명 지역교

비회계자

금규모(

A)법

인일반회계자

금규모

(B)부

속병원자

금규모

교비회계부

속병원전

입금(A')교

비회계

비중(

A'/A*100)

법인일반회계

부속병원전

입금(B')

법인일반회계비

(B'/B*100)

연세대 서울 11,401 2,019 35,199 1,951 17.1 373 18.5고

려대 서울 7,405 298 18,849 816 11.0 21 7.0

아주대 경기 3,090 1,266 8,847 513 16.6 239 18.9순

천향대 충남 2,173 1,372 12,833 416 19.1 838 61.1가

톨릭대 서울 2,649 2,647 34,905 312 11.8 332 12.5

경희대 서울 4,980 232 8,946 285 5.7 40 17.2

계명대 대구 3,044 103 7,720 229 7.5 101 98.1

한양대 서울 6,379 282 5,260 168 2.6 - 0.0원

광대 전북 2,008 41 4,719 166 8.3 10 24.4

영남대 경북 3,281 88 5,762 159 4.8 58 65.9건

국대 서울 3,917 106 5,322 154 3.9 - 0.0

을지대 대전 1,097 323 4,290 118 10.8 81 25.1

조선대 광주 2,336 36 3,649 105 4.5 5 13.9

건양대 충남 1,183 379 3,711 102 8.6 129 34.0

고신대 부산 596 44 2,555 93 15.6 23 52.3

한림대 강원 1,856 2,378 1,731 87 4.7 132 5.6

단국대 경기 3,328 210 4,568 37 1.1 128 61.0

인하대 인천 2,687 180 5,276 5 0.2 15 8.3

인제대 경남 1,754 297 13,186 3 0.2 211 71.0

이화여대 서울 4,220 146 6,342 2 0.0 - 0.0

차의과학대 경기 1,244 84 997 0.2 0.0 18 21.4

가천대 경기 2,802 143 26 - 0.0 - 0.0

대구가톨릭대 경북 1,593 146 4,538 - 0.0 85 58.2

동국대 서울 3,614 204 3,842 - 0.0 90 44.1

동아대 부산 2,414 46 4,572 - 0.0함23는50.0

성만관대 서울정6,029 87원3, 59 - 0비0

0금0

울산대 2산 ’,8계6 117 ,,3진0 한 0.0 3자 3계.60인천가톨릭대산인천회1,및64 315,2,진06한- 0.0 .4 .6

중앙대 서울 4,145 1406,643 - 07.0-2 00

※출처 : 국1사학흥 재단 ‘법인일4반 교비계 결(통합)’

2212회연7도 금계산서 -/ 국2사학흥6재단‘ 부속병0원회 2결산 울202회계연도. 자계-산서*. 교회계로 전8입된부 속병전2입금규모 순으 로 렬 함.한균의대 있는 7 개교 제외.

2022회계연도 경희대 교비회계 및 법인일반회계로 전출된 부속병원 전입금 (단 위 : 백만 원)

회계연도교

비회계

자금규모

(A)

법인일반회계

자금규모

(B)

부속병원

자금규모

교비회계

부속병원

전입금(A')

교비회계

비중(

A'/A*100)

법인일반회계

부속병원

전입금(B')

법인일반회계

비중

(B'/B*100)

교비회계

법인전임금

2022 498,035 23,218 894,636 28,507 5.7 3,980 17.1 12,717

2021 473,511 21,193 850,674 26,845 5.7 5,200 24.5 12,514

2020 463,798 20,238 779,516 26,513 5.7 0 0.0 12,890

2019 468,613 21,078 737,759 28,388 6.1 3,400 16.1 11,916

2018 488,831 17,590 685,788 29,694 6.1 0 0.0 11,623

2017 527,356 42,440 617,520 39,691 7.5 17,049 40.2 28,043

2016 524,883 23,428 588,079 38,284 7.3 16,148 68.9 26,819

2015 484,157 44,312 513,749 35,678 7.4 16,059 36.2 23,498

※출처: 한국사학진흥재단, ‘법인일반 및 교비회계 결산(통합)’ 해당 회계연도 자금계산서 / 한국사학진흥재단‘,부 속병원회계 결산’ 해당 회계연도 자금계산서

2022회계연도 성균관대 교비회계 및 법인일반회계로 전출된 부속병원 전입금 ( 단 위: 백만 원)회

계연도

교비회계

자금규모

(A)

법인일반회계

자금규모(

B)

부속병원

자금규모

교비회계

부속병원

전입금(A')

교비회계

비중

(A'/A*100)

법인일반회계

부속병원

전입금(B')

법인일반회계

비중

(B'/B*100)

교비회계

법인전임금

2022 602,896 28,684 385,865 0 0 0 0 19,255

2021 537,578 41,436 347,844 0 0 0 0 21,852

2020 609,101 55,710 292,047 0 0 649 1.2 28,852

2019 589,821 59,380 276,890 0 0 553 0.9 30,474

2018 617,474 58,995 252,003 0 0 519 0.9 29,048

2017 617,662 175,188 228,079 11,668 1.9 527 0.3 149,512

2016 594,341 168,902 262,557 11,346 1.9 524 0.3 138,689

2015 591,437 149,137 281,155 11,736 2.0 655 0.4 118,132

※출처: 한국사학진흥재단, ‘법인일반 및 교비회계 결산(통합)’ 해당 회계연도 자금계산서 / 한국사학진흥재단, ‘부속병원회계 결산’ 해당 회계연도 자금계산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해양생물학으로 박사를 했다. 역서로 『토양미생물학 원리와 응용』 『병원미생물학』, 공저

로 『대학법 체제 정비』 등이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원장 초빙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관계법령에 의해 경제〮인문사회분야 2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지원〮육성하고 있습니다. 연구기관 경영혁신을 위한 비전을 가지고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연구 및 국가정책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있는 분을 원장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 대상기관 :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 지원자격 : ◦ 연구기관의 경영혁신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분

◦ 해당 연구분야에 관한 식견이 풍부하고 덕망이 있는 분

◦ 조직경영에 대한 경륜과 식견을 가진 분

◦ 국제감각과 미래지향적 비전을 가진 분

◦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한 분

◦ 원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중 휴직 가능한 분(겸직 불가)

■ 제출서류(각 1부) : ◦ 이력서(사진 첨부)

◦ 주요 업적 및 경력소개서(%4 5매 이내)

◦ 연구기관 운영 및 경영혁신에 대한 소견서(%4 5매 이내)

◦ 주민등록등본

※ 제출서류 양식은 경제z인문사회연구회 홈페이지 공지사항 참고

■ 제출방법 : 방문, 등기우편, 이메일(TLEV$RVG.VI.OV) 접수 ※ 평일 근무시간 외에는 방문제출 불가

■ 제출기간 : 2024. 05. 20.(월) - 05. 29.(수) 17:00까지 제출서류 도착분에 한함 ■ 접 수 처 : (우) 30147 세종특별자치시 시청대로 370 세종국책연구단지 연구지원동 4층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경영지원본부 경영지원부

■ 기타문의 : ◦ 저서, 학위논문·학술논문·연구용역보고서를 구분하여 기술하되, 공동연구 여부를 밝혀 주십시오.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정관상 원장은 그 직무 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와 정당가입이 금지됩니다. ◦ 연구회 홈페이지 : [[[.RVG.VI.OV

◦ 담당자 : 044-211-1193, TLEV$RVG.VI.OV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인사이트

학술총서 01역설적이지만,

제5공화국은 한국 민주화에 중요한 시기였다

이 책은 제5공화국의 정치사적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 시도이다. 어두운 기억과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고 해도, 제5공화국 7년 동안 우리 사회는 그 나름의 변화를 겪었다.jj

140×210 ] 536쪽 ] 32,000원 ] 979-11-5707-613-0저자 강원택

현재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석사를 마친 후 영국 런던정경대학(-4&)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서출판04000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19길 52-7 PS빌딩 4층 문의]02-725-8806

이메일]jhs8807@hanmail.net 블로그]blog.naver.com/jgonggan

의대생 ‘1학기 유급 기준 미적용’ 등 검토

대학들, 학년제 전환·계절학기 최대 이수 학점 상향 등 검토

각 대학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사태를 막고자 올해 1학기에만 한시적으로 유급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 규정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원격수업 전면 확대와 계절학기 최대 이수 학점 상향 조치 등도 고려하고 있다. 의대 졸업자와 졸업 대상자가 치르는 의사 국가시험(국시)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대정부 건의도 나왔다.

한 과목이라도 F 받으면 유급되지만…

교육부는 지난 14일 의대를 운영하는 전국 40개 대학 가운데 37개 대학이 제출한 ‘의대 학사 운영 관련 조치계획’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조치계획에 따르면 각 의대는 탄력적인 학사 운영으로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고자 노력할 방침이다. 우선 원격수업을 전면 확대해 이론 수업의 경우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꼭 강의 시간이 아니더라도 정해진 기간 내에만 수강하면 출석을 인정하는 방도를 고려하고 있다.

올해 1학기에 한해 한시적으로 유급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 규정 마련을 검토하고, 학점 미취득(F) 과목을 2학기에 이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방법도 제시됐다. 대부분의 의대는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고,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하지만 올해는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장기화되면서 이미 상당수 학생들이 유급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유급돼 내년 신입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게 되면 갑작스러운 수업 인원 폭증으로 혼란이 생길 수 있어 최대한 유급자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일주일 수업을 하루에 몰아서 듣는 ‘집중이수제’ 또는 한 학기 15주 과정을 8주로 단축하는 ‘유연학기제’ 등을 활용해 수업 일정을 조정하거나 아예 학기제를 ‘학년제’로 전환해 올해 안에 30주 교육 과정을 모두 들으면 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본과생 실습수업, 주말도 활용

예과 1학년 학생들의 경우 계절학기 이수 학점을 현재의 최대 9학점(3과목)보다 더 높이고, 추가 강의 개설을 통한 보강 계획 등이 제안됐다. 본과생들은 현 교육과정상 실습수업이 대부분 3학년에 집중된 점을 감안해 3학년 교육과정에서 수업 시간 확보가 어려우면 4학년 교육과정과 연계해 보완하는 방법도 나왔다. 또 실습 수업 기간 확보를 위해 주말 등을 활용한 집중 운영 방식도 검토한다.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집단 행동 참여를 강요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학생 면담과 학생회 간담회 등을 통해 지도하고, 대학 내 신고·상담 창구

를 마련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학생회 간담회의 의견 수렴 방식을 기명 투표에서 무기명 투표로 변경하고, 다른 학생들의 눈치가 보여 원격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수업 참여 여부를 비공개하겠다는 대학도 있었다.

국시 일정 연기 제안…시험 순서 변경 요청도

아울러 각 대학은 정부에 국시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교육 현장에 복귀한 학생들의 시험 응시 전 수업 및 준비 기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의료법은 의대 졸업자나 6개월 이내 졸업 예정자가 국시에 합격했을 때 의사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의대 4학년생이 국시를 치르더라도 제때 졸업하지 못하면 의사 면허를 취득하기 어려운데 지금 당장 수업을 시작해도 국시 원서 접수 전까지 임상실습 시수를 채울 수 없다.

7월 원서 접수 뒤 9~10월에 실기시험을 치르고 다음 해 1월에 필기시험을 보는 국시 시험 순서를 필기 이후 실기시험을 치는 것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요청도 있었다. 이 외에도 학자금대출 및 국가장학금 신청 기간 조정과 대학 공시 수정 불이익 방지 등의 내용이 건의됐다.

국시 연기에 대해 교육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내부 검토를 거쳐 필요하다면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시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대학 소프트파워 원천은 학문생태계 다양성”

정성택 전남대 총장, 한일대학 포럼 발표

“한일 양국이 상호 협력하고 미래를 위한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이 주도하는 소프트파워를 통해 가능하다. 대학의 소프트파워 원천은 기초학문은 물론 인문·이공계열을 아우르는 학문생태계의 다양성에서 나온다.”

정성택 전남대 총장(사진)이 한·일 대학 총장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긴밀한 한·일협력을 위해서는 대학의 소프트파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일대학 총장포럼은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새 시대를 향한 한일 대학의 발걸음’을 주제로 열렸다. 한국과 일본대학 총장들이 상호 협력을 다지며 공동 교육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개회식 당일, 전남대를 비롯해 40여개 한일대학 총장이 참여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미바에 타이스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참석하는 등 한일 정부도 관심을 드러냈다.

정성택 총장은 ‘국가 소프트파워로서의 대학의 역할’ 주제 발표에서, 물리적이고 강제

적인 수단으로 단기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하드파워와 달리 소프트파워는 문화와 가치를 수단으로 장기간에 걸쳐 자발적으로 동조할 수 있는 영향력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장은 한일 교육공동체 구성, 한일 과학기술 합작 ODA사업 추진, 한일 문화콘텐츠 콜라보 한일전 등 미래 발전을 위한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정 총장은 “한일 대학 총장이 한 자리에 모이는 첫 포럼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라며 “한일 고등교육의 발전과 양국의 미래 발전에 기여하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최승우 기자 editor@kyosu.net

초 기술격차 시대, 그 시작은 어디인가

글로컬 오디세이

김주아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흔히 국가의 3요소는 ‘영토·국민·주권’이라고 하는데, 요즘 국가 간에 흐르는 신냉전 기류를 보면, 국

가 경쟁의 3요소는 ‘플랫폼과 인재·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비교우위에 따른 국제사회의 분업과 안정적인 시장 질서가 구축된 것처럼 보였으나, 마치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것처럼 각국은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고 있다.

이처럼 ‘신냉전’은 총성도 이념도 아닌 기술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치열한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신냉전의 전장은 그 공간개념이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확대됐다는 점 외에도 온라인과 같은 가상현실 공간까지도 포괄하고 있다. 기술 패권의 철옹성을 사수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추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

한편, 최근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복잡하다. 한쪽에서는 중국 붕괴론을 이야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의 기술 궐기에 두려워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 신부의 조사에 따르면 핵심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을 제치고 과학기술 강대국인 미국을 따라붙고 있다. 이러한 기술격차는 산업 경제에 반영돼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위상마저 바꾸고 있다. 대륙의 실수로 치부했던 ‘갓성비’의 제품들은 이제 가격경쟁력은 물론 기술경쟁력까지 갖춰 우리의 산업은 물론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제조 시장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알테쉬톡)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뒤흔드는가 하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가장 큰 손님이었던 중국은 이제 전기자동차 시장의 강자로 등극했다.

즉, 한국은 위에서 말한 ‘국가 경쟁의 3요소’에서 밀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3요소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했을 때 개인적으로 ‘인재’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도 영토를 차지하고 주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배층이든 백성이든 ‘사람’이 필요했듯이, 오늘날에도 싸움의 도구는 물론 공간의 범위도 달라졌지만, 인재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하루아침에 이러한 경쟁력을 갖춘 것일까? 중국은 지난 2015년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며, 10대 핵심 산업 23개 분야를 미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다음 해까지 핵심

중국중처(CRRC)의 탄소섬유 메트로 컨셉을 나타낸 사진이다. 외국인의 입적이 까다로운 중국에서도 과학기술 인재에 대해서만큼은 모든 기준을 철폐하고 파격적인 대우를 하면서 인재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기술 부품 및 기초소재의 국산화율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예견된 경고였지만, 그것이 올해 현실이 돼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최근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 전략 2035’가 주목받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사람’이 차고 넘치는 중국이지만, ‘인재’를 쟁취하기 위한 노력은 더욱 치열하다. 필자는 중국의 ‘화교·화인 정책’을 주로 연구하면서 중국의 인재 유치 정책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아시다시피, 중국은 이중국적이 금지된 나라이자 전 세계에서 국적취득이 가장 어려운 나라다. 1955년 화교 문제가 외교적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 중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은 300명이 채 안 된다. 그나마 순수한 외국인은 거의 없다. 중국 국적을 취득하는 순간 기존의 국적은 포기해야 하므로 중국 국적취득에 신중한 것도 있겠지만 조건이 까다로운 것도 그 이유다.

운동선수나 과학자와 같이 국가(중국)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다만, 중국계 외국인(外籍華人)에 대해서는 이 문턱을 조금 낮추어 박사학위를 소지한 외적 화인에 대해서는 그 가족까지 영주권을 주는 등 이른바 재외동포를 위한 ‘그린카드’ 정책을 펴고 있다. 이렇게 외국인의 입적이 까다로운 중국에서도 과학기술 인재에 대해서만큼은 모든 기준을 철폐하고 파격적인 대우를 하면서 인재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약 플랫폼과 기술에서 뒤처진 근본적인 원인을 인재 육성과 영입의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면, 반대로 플랫폼과 기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재 육성과 영입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베이징 어언대에서 응용언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국어와 문화 및 화교·화인에 관해 연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중국의 코로나19 대응과 신(新)지식』(공저·2021), 『한중수교 30년, 한중교류의 도전과 과제』(공저·2022)등이 있다.

새로운 해석보다는 아직은 역사 데이터 DB화에 그쳐

디지털 역사학의 물결

❺ 디지털 역사학의 성과3 동아시아

우동현

카이스트 디지털인문

사회과학부 조교수

연재 순서

① 디지털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② 디지털 역사학의 역사

③ 디지털 역사학의 성과 1 미국

④ 디지털 역사학의 성과 2 유럽

⑤ 디지털 역사학의 성과 3 동아시아

⑥ 디지털 역사학의 성과 4 국내

⑦ 디지털 인문학의 최대 난제와 돌파구

⑧ 디지털 역사학의 가능성과 전망

UCLA에서 과학기술사(북한-소련 관계사)로 논문을 쓰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국사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The Historical Journal』에 한국인 최초로 논문이 게재됐다. 2023년 8월부터 한국역사연구회에서 디지털역사학연구반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연구실 주소는 https://sites.google.com/view/thenlab.

2023년 10월,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센터에서 카이스트 디지털인문사회과학센터가 주관하고 카이스트에서 디지털 인문학(DH) 연구를 수행하는 탁월한 영문학자 정서현 교수의 사회로 국제심포지엄 ‘데이터 큐레이션과 아시아의 디지털 인문학’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대만과 일본 출신 DH 전문가들(대부분 미국 대학 박사)의 최신 연구 발표는 인상적이었다.

이 심포지엄을 계기로 필자는 지난해 12월에 온라인 세미나인 DH 아시아에서 한국인 연구자로는 최초로 연구를 발표하는 영예를 누렸다. 올해 1월에는 전북대·부산대·한국과학사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워크숍 ‘Digital Archives’에도 참여하면서 아시아 지역 DH 연구의 풍경을 더 잘 그려볼 수 있었다. 대만과 일본 출신 DH 전문가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미 짐작했겠지만, 2024년 현재 동아시아 학계는 세계 DH 연구에서 중요한 지역 중 하나이고, 그중 대만과 일본은 각각 탄탄한 DH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흥미로운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한편 중국은 DH의 방법론적 핵심인 자연어 처리(NLP)나 기계 학습, 빅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국이지만, DH 연구 대부분이 국내에 국한된다. 이번 연재에서는 대만과 일본의 DH 역사와 디지털 역사학(DHis) 성과를 간략하게 살핀다.

1960년대부터 한자 기록물 DB화

대만과 일본은 모두 냉전기 압도적인 미국의 영향 아래 자국의 전자·컴퓨터 산업을 발전시켰다. 대륙에 쌓아 올린 재부와 학문적 기반을 상실한 국민당 정부와 달리, 일본은 식민지 제국을 운용한 역량을 바탕으로 미군정 종식 후 불과 4년 만인 1956년, 최초의 국산 컴퓨터를 제작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일본 기업계는 컴퓨터를 적극 활용했고, 1980년대 초반에는 일본 국내 개인용컴퓨터 판매에서 자국 회사가 IBM을 앞지르기도 했다. 대만은 1971년 최초의 컴퓨터를 제작했고, 이후 미국·일본의 산업계·과학기술계와 연계해 유관 산업을 발전시켰다.

오늘날 DH의 가장 핵심적인 작업인 실물 데이터의 DB화는 중국어이자 동아시아어이기도 한 한자 기록물(한적漢籍)을 대상으로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이해윤·최지연(2023)에 따르면, 한적 정리는 미국과 일본에서 문헌정보학 및 도서관 서비스 관련 사업(목록 전산화, 자동화 등)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대만 한적 전산화는 1984년 총통 직속 기관인 중앙연구원이 주도했고, 중심적인 역할을 한 연구자들은 1960년대 미국에서 처음 만나 의기투합했다. 이후 국가과학위원회(현 대만 과기부)까지 가세해 2000년대 후반까지 한적 전산화가 대

대만 중앙연구원 역사언어연구소가 운영하는 한자 기록물 데이터베이스. 출처: https://hanchi.ihp.sniica.edu.tw/ihp/hanji.htm

오른쪽은 국립타이완대 DH연구센터 소장 샹졔(項潔) 교수가 만든 도큐스카이. 출처: https://docuskyo.rg.tw/DocuSky/home

미국과 유럽의 사례가 전산화된 역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해석과 의미를 도출하려는 것과 달리, 대만과 일본에서는 아직 DH와 DHis의 주를 이루는 활동은 역사 데이터의 DB화이다. 많은 자원을 들여 만든 그러한 정보 뭉치를 연구자들이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규모로 추진됐다.

대만·일본, 역사 데이터 DB화에 주력

일본 DH의 중심에도 마찬가지로 한자·일본어 기록물(전적典籍)의 DB화가 자리하고 있다. 양성윤(2022)과 최승은(2023)에 따르면, 일본에서 전적 전산화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2010년대 초이다. 2014년 정부 주도로 국내 각 기관에 분산된 전적을 디지털화한다는 프로젝트가 채택되었고, 일본어 고서적과 귀화 외국인의 저술 30만 여점이 DB화되었다. 한편 2000년대 초 일본 한적 DB화 협의회가 조직되었고, 2022년 2월 현재 교토대학이 유관 온라인 DB를 관리한다. 2020년 국가 문화 포털인 재팬 서치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만과 일본의 DHis 연구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유서 깊은 대학들이 중심이 돼 DH 기반을 다지고 있는 상황과는 조금 결을 달리한다. 미국과 유럽의 사례가 전산화된 역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해석과 의미를 도출하려는 것과 달리, 대만과 일본에서 아직 DH와 DHis의 주를 이루는 활동은 역사 데이터의 DB화이다. 그 자체로는 분명 의미 있는 일이지만, 많은 자원을 들여 만든 그러한 정보 뭉치를 연구자들이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은 안타깝다.

非 한자 데이터는 활용하기 까다로워

작년 가을, ‘데이터 큐레이션과 아시아의 디지털 인문학’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한 국립타이완대 정보공학부 석좌교수이자 같은 대학 DH연구센터 소장인 샹졔(項潔) 교수의 도큐스카이라는 플랫폼이 대표적인 예이다. 도큐스카이는 DH 연구 플랫폼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각종 디

지털 도구를 제공하는 한편, 텍스트 변환, 태깅, 데이터 탐색 및 분석, 시각화, GIS 등 DH와 DHis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좋은 기능을 두루 갖춘 서비스가 영어와 한국어를 포함해 다양한 언어로 제공되면 그 파급력은 더욱 높을 것이다. 하지만 도큐스카이는 기본적으로 대만 국내 사용자를 목표로 만들었고, 자동 번역을 제공하지만 중국어를 모른다면 사용하기 쉽지 않다. 아울러 도큐스카이가 다루는 대상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한자이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베트남 등 중화권의 비(非)한자 역사 데이터는 활용하기 까다롭다.

주목할 만한 동아시아 DH 연구자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을 주목할 만한 DH 연구자가 없다는 것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 올해 초, 부산대에서 열린 워크숍 ‘Digital Archives’에 참여한 해리 우는 대만의 명문대인 국립성공대학에서 정신 질환의 역사에 초점을 맞춰 의료인문학을 탐구하는 학자이다. 그는 본업인 의료인문학 외에도 환자의 의료기록과 사진을 디지털 데이터로 취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집중한다.

온라인 세미나인 DH 아시아를 주도하며 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학에서 DH를 탐구하는 세츠코 요코야마는 디지털학(Digital studies)의 수행 과정에 내재한 편향과 차별, 권력관계를 성찰적으로 탐구한다. 그녀는 ‘데이터 큐레이션과 아시아의 디지털 인문학’ 심포지엄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발표와 통찰력 있는 논평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들 대만과 일본 연구자의 입론은 DHis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면서도 성찰적으로 만드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29년을 이어온 스승의 날 ‘사랑의 문’

교수·학생 함께 하는 한동대 ‘팀 제도’

한동대 ‘사랑의 문’은 1995년 개교부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해 전통으로 자리 잡은 스승의 날 문화다. 스승의 날 전날 밤에 학생들은 ‘팀’별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교수 연구실 문을 장식한다.

공동체 문화를 강조하는 한동대에는 ‘팀제도’가 있다. 다양한 전공과 학년의 학생 30여 명이 한 팀으로 묶여 1년간 공동체 생활을 한다. 팀 명은 교수의 이름을 응용하거나 패러디를 한 제목이 많다. 권용성 교수팀은 ‘인기급상승동용성’, 현창기 교수팀은 ‘민수기신명기현창기’, 김윤희 교수팀은 ‘YUNHEE.VERCITY(윤희버시티)’ 이런 식이다.

팀원들은 1년간 같은 생활관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공동체성을 배운다. 매주 수요일에는 봉사·운동·놀이·체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지도교수는 스승이자, 학생들의 엄마·아빠의 역할까지도 자청해 학생을 돌본다고 한다. 학생들은 교수 연구실을 찾아 고민을 털어 놓기도 하고, 교수는 사비를 털어 학생들에게 음식을 사주며 인생 선배로서 아낌없는 조언도 해준다고 대학 관계자는 전했다.

최혜봉 교수가 이끄는 ‘봉교수 밥버거’팀 학생들과 최혜봉 교수는 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MT, BBQ와 같은 이벤트와 정기 모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팀장으로 활동했던 최지원 학생(전산전자공학부, 22학번)은 “얼마전에는 중간고사 기념으로 ‘보이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는데, 학생들에게 직접 고민 사연을 받고 교수님이 답해주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학업에 지친 친구들이 팀 모임에서 만큼은 즐길 수 있도록 매주 기발한 기획을 한다”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에 있는 한동대 신입생의 약 35%는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온 학생들이다. 약 13%는 외국인이거나 외국 고등학교에서 온다.(2024년 2월 29일 기준)

최승우 기자 editor@kyosu.net

2022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과 교과서 반영뇌중심주의를 넘어 체화인지적으로 접근하기

초초2022 등등개정 국 국국어과 교어어육과과과정과 교교교과서 육육반영론론마마뇌중심음음주의를이이 넘어란란 체화 인무무지적엇엇으로 접인인근하가가기

초등 국어 교육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체화인지연구단의 대담으로 살펴보는 현초장등 국국어어 교교육육에의 적핵용심적할인 수 내있용는을 국 이어해교하육고과, 체t체화화인된지 마연음구 연단구의u 대담으로 살펴보는 교대교현이교이대필필수육사학론수론학사장 들적원대들원교적교국재재학의의 강논논강어 이의이 의현 의의현의교다다 장장나나와초와육.. 등 초초에지수지수관관 등등국점 업식식점업적 컨((을컨어을국국용GGJJFF 설설 어어반교반할MMEE팅팅 영영육 교교수LL OO등 하등하육육 관PP있을였을였XX 련현는현MM 으 으FF통통 장장 강국EE며며해해HH에에의어FF,, 최 최 만만))대교대뿐이이근근났났한한만육 녹녹에에던던 과여여아아아 까까 많많러러니있있지지은은 라다다 ..몸마t복문복문마몸통체이이음제합음제잡잡화 다다는는 은은적없없된 단 단다다이과rr이몸몸 한한마를면면를제--뇌뇌 역역 이음둘마둘마--동다동환환 음러음러연적.적경경이이싼싼구인인(( 세세r따따r환환u 관관계계로로경경계계)) ss있s있s을을과과망망을을 의의떠떠 속속 리리날날상상에에 호호없없수수서서작작다다 없없해해용용.. 다다나나명명이이..아아되되 rr라라마마가가어어는는음음 야야몸몸 ss의의 과과할할 교유h육초대h중학등의 교 초사등, 특국수어 교교사육, 관연련구 자강,의 학 뿐부만모 아등 니라 통합적 과제이다.

유국어h초 교h중육등에 교 관사심, 특이수 있 교는사 여, 러연 구주자체, 들학에부게모도 등 집필진 체화인지연구단

유국어용하 교리육라에 생 관각심된이다 있.는 여러 주체들에게도 강 집신필익진 연 세체대화 강인태지경연 한구국단형사h법무정책연구원 김시천 상지대 유 집용필진하 리 이라경화 생 한각국교된원대다 .이주섭 제주대 임천택 부산교대 이수진 대구교대 숀강김김종 종신갤갑익갑러 거건연건세국국 멤대대대피 스강노노주양태양립진경진대 전한전심남국남광대대형현 사 다다h 법한니니무국정엘엘예책술 후연후종구합토토원학 울울 교 김런런 공공시유대대천권 박박종상길지길 중대수수앙 대 강강 원원이대대상 욱 동의대 이영의 동국대 이택광 경희대 장대익 서울대 전 집제필응진 제 주이대경 화최 규한홍국교 진원주대교 대이 주 김섭상 한제주 한대국 교임원천대택 이 부경산남교대 광 주이교수대진 박 대혜구교림대 한 국교원대정숀우 갤진러 거율곡 멤연피구스원주 립정대찬 심철 광부현경대 한 국정예혜술윤종합 한학국교예 술유종권합종학교 중 앙최대재 목이상 영욱남대 동 의한대곽 희이 영영의남대 동 국한대형 조이 택한국광학 경중희앙대연 구 장원대익 서울대 전제응 제주대 최규홍 진주교대 김상한 한국교원대 이경남 광주교대 박혜림 한국교원대정우진 율곡연구원 정찬철 부경대 정혜윤 한국예술종합학교 최재목 영남대 한곽희 영남대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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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보다 자유로운 담론 지향”…‘이어령 문화학’ 생성을 향해

정재서

영산대 석좌교수·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장

영산대, 제2회 이어령 추모 학술대회

학문 체계화하고 내적 패러다임 도출

영산대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는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 캠퍼스에서 ‘이어령 학문의 체계화와 패러다임 정립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추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영산대는 작년 2월에 이미 이어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서울에서 성황리에 개최한 바 있다.왜 이어령을 거듭 회억(回憶)하는가? 여기에는 단순히 그가 그리워 추모하는 것 이상의 침중(沈重)한 의미가 드리워 있다. 주지하듯이 이어령은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 ‘상상력의 천재’ 등의 수식어가 허언(虛言)이 아닐 정도로 척박한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문학·예술·사상·비교문화·문화행정 각 방면에 걸쳐 우리의 정신을 섬광처럼 일깨우고 풍요롭게 해주었던 인물이었다.

다만 이어령 찬사의 이면에는 그를 진지한 학자로 보지 않고 심지어 시류에 영합하는 딜레탕티슴적 지식인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함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고래로 제로-섬 게임이 난무하는 협량(狹量)한 한국의 지적 풍토에서 선각적 인물이 항용 겪는 일로서 이어령의 경우에만 특유한 것은 아니다. 그러한 편견은 이미 해외 유수 대학의 학문적 중진들이 내린 이어령에 대한 엄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들이대면 그야말로 한낱 편견일 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만다.

굳이 논문 생산을 학문의 조건으로 삼는다면, 그는 평생 공들여 논문을 쓰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것은 그가 논문을 쓸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논문이라는 형식이 그의 분방한 재학(才學)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그가 답답한 논문 형식보다 자유로운 담론과 강연, 에세이의 형식을 즐겨 택해 자신의 사상을 피력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왜 이어령을 거듭 회억하는가

이어령은 시인·소설가·극작가·비평가·사상가·학자·행정가이기도 한, 전방위적 지식인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런데 분과 학문이 정립된 현대 한국에서 이러한 유형의 인물, 이른바 대가(大家)는 찾아보기 힘들 뿐 아니라, 만들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바로 이것이 모두(冒頭)에서 제기했던 “왜 이어령을 거듭 회억하는가?” 하는 문제의 식의 강력한 소인(素因)이기도 하다.

뛰어난 인물에 인색한 한국의 지적 풍토에서 이어령은 홀연히 왔다 간 유성 같은 존재로 치부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그를 길러낸 한국, 곧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부정하는 일일뿐 아니라

지난 10일 영산대에서 ‘이어령 학문의 체계화와 패러다임 정립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제2회 이어령 추모 학술대회가 열렸다. 종합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영산대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미래로 나아가는 데 자양이 될 훌륭한 유산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어령은 거듭 기억되고 음미돼야 한다.

이어령은 초년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문학 창작과 비평 등 문학, 예술에 주력했으나 후년에는 동아시아 문화, 동서문화 비교연구에 매진했다. 이때 설립해 임종 직전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은 곳이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이다. 이곳에서 그는 다수의 한국학·동양학 방면 학자들과 협력해 사군자, 십장생, 12지(支) 등 동아시아 공유 문화자산에 대한 비교연구를 시도했고 한중일 공용한자 제정을 주도하는 등 동아시아 문화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연구 활동을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임종이 가까워 오자 부산의 영산대가 흔연히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를 인수해 그의 학문적 취지를 계승하게 됐다.

영산대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는 이어령 서거 1주기인 지난해 2월에 추모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여기에서는 오세영 서울대 명예교수(현대시), 방민호 서울대 교수(국어국문학과), 왕단 북경대 교수(한국언어문화학부), 오구라 기조 교토대 교수(인간·환경학연구과), 하마다 요 데이 쿄대 교수(일본문화학과) 등 한중일 3국의 학자들이 참가하여 이어령의 사상, 학문 경향과 방법, 학문적 위상 등을 중심으로 그의 생애와 업적을

추모하고 시대적 의의를 평가했다.

기호학·신화학·동아시아론 학문적 접근

제2회 학술대회에서는 상술한 이어령 학문에 대한 전반적 개괄에서 벗어나 개별 분야에 대한 본격적 탐구의 노정으로 들어섰는데 주목해야 할 것은 기존에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기호학·신화학·동아시아론 등에 대해 진지한 학문적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제2회 학술대회에서 거둔 학문적 성과를 스케치하면 다음과 같다.

방민호 교수는 「이어령 소설시학의 원천을 찾아서-이상(李箱) 문학의 알레고리 분석을 중심으로」라는 발표에서 이어령이 이상 소설 속의 기호들을 알레고리적 비유의 수준에서 해석함으로써 문학 텍스트를 언어적 구조물로 투철히 인식하고 그 미학적 구조화에 주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신비평주의적 독해 방식을 독창적으로 이끌어 내면서도 여기에 현대인의 존재 조건이라는 역사철학적인 시각을 결합시킨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어령의 이상 문학 독해는 이상 연구사뿐 아니라 한국문학 비평사에서도 중요한 하나의 계단을 형성하였다고 고평(高評)했다.

다음으로 홍래성 서울시립대 객원교수(문학 비평)는 「이어령의 기호론적 접근방법에 대한 고찰」이라는 발표에서 이어령 기호학의 궤적을

196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의 구체화 과정과 1980년대 이후의 본격적 발현 단계로 파악한 후 그 실질적인 원리가 어떠한지를 살펴봤다. 이어령이 추구한 기호론적 접근 방법은 공간 구조로 시에 다가섬으로써 의미를 고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으로 파악했다는 데서 가장 큰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어령은 기호론적 접근 방법을 계속해서 확장해 자신의 기존 저작은 물론 한국의 고전, 현대 작품들에 대해서도 재해석을 꿈꾸었으나 미완으로 끝났음을 아쉬움 속에 지적했다.

이어서 최원오 광주교대 교수(국어교육과)는 「이어령의 신화 탐구와 상상력의 줄기 만들기」라는 발표에서 이어령의 신화 읽기 관점을 문화심리학과 구조주의의 두 가지 관점으로 본 후 이에 따른 이어령의 한국신화 분석 사례를 논하였는데 가령 단군 신화를 한국인의 근원상징을 표현하는 신화로 봤으며, 그것을 이항대립 개념의 질서와 융합으로 설명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령의 신화 읽기에서 계발된 구조주의적 접근과 문화심리학적 접근의 혼용은 그의 문화론적 글쓰기의 시도와 연계되며 특히 후자는 신화문화론 내지 설화문화론을 개척하는 데 유용했으리라고 판단했다.

끝으로 구모룡 국립한국해양대 교수는 「이어령의 동아시아 문화론 읽기」라는 발표에서 천진한 눈으로 사유의 원천을 발굴하고 이를 확장해 동심원을 그려내는 재귀적이자 확산적인 반복을 이어령이 보여온 사유의 방법으로 진단했다. 그리고 『보자기 인문학』이나 『가위바위보 문명론』에서 전개된 동아시아 문화 비교론을 세세히 분석한 후, 전통적 사물을 매개로 서양을 말하고 일본과 한국을 비교해 문화 내셔널리즘을 극복한 새로운 대안 문명을 구상하는 데 이른 것으로 이어령의 동아시아 문화론을 평가했다.

향후 이어령의 업적은 두 가지 단계로 연구될 필요가 있다. 한 가지는 각 방면의 업적을 개별적으로 탐구해 학문적 근거를 밝히거나 학문적 의의를 논하는 단계이고, 다음의 한 가지는 첫 단계의 성과를 종합해 이어령 학문을 체계화하고 내적 패러다임을 도출하는 단계인데 궁극적으로 이러한 구상은 ‘이어령 문화학’의 생성을 지향하게 될 것이다. 1·2회에 걸친 이어령 추모 학술대회는 적어도 당대 한국에서만큼은, 희대의 통합적 지식인에 대한 전대미문의 기획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할 것이다.

더 다양한 가능성 찾아 협력해야 할 동반자, 인문과 자연

미래를 준비하는 인문사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❺

김승욱

인문학총연합회 대표회장

충북대 역사교육과 교수

인문학과 자연과학

2021년 1월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이 시행되면서 인문사회 분야도 과학기술부 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연구비 계상, 연구노트 작성 관리 의무를 부과하는 시도가 있었다. 비록 인문사회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적용 제외를 규정한 개정안이 곧 시행되기는 했지만, 당시 이 사안을 접한 인문학자들은 과학 분야의 연구 관리방식을 일방적으로 인문사회 분야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학문 영역 간의 격벽을 허물어 학문 체계의 변화를 유도해 온 학술정책은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인문학과 과학 분야가 하나의 범주로 묶여 관리될 수 있다는 정책결정자의 인식은 학계의 인식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었다. 이에 이 지면을 빌어 인문학자로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관계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나눠보려고 한다.

학술의 분절, 그리고 학문의 통합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본래부터 나뉘어 있던 것은 아니다. 이러한 구분은 근대 이후 학술의 분화와 전문화를 통해 형성된 것이다. 이는 학술이 근대에 조응해 변신해 온 결과다. 말하자면 오늘날 인문학·자연과학의 학문 체계는 ‘근대’에 추종된 모종의 가치 기반 위에 학술이 재구성된 결

과다. 이를 통해 학문 분야 간에 정리된 관계는, 보편적인 진리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학술의 분업 구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분업 구조를 통해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학문 대상·방법론·결과물 등에서 각기 이질적인 학문 영역을 형성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인류의 지적 발전에 기여해 왔다. 따라서 인문학자와 자연과학자는 서로 다른 학문 세계 안에서 전문화된 학술 활동을 수행하면서도 자신들이 씨름하고 있는 진리가 조각난 것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분업은 필연적으로 분절의 문제를 낳았다. 인류 전체를 놓고 볼 때 지식은 본질적으로 쪼개질 수 없는 것이었지만 지식을 탐구하는 방식과 사람들은 점차 잘게 쪼개져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근대 학술에서 분절의 문제는 인문학과 자연과학 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인문학, 같은 자연과학이라고 해도 그 하위 분야의 학자들이 학문적 동기를 가지고 의기투합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학자들은 전문화된 학문 영역에 집중하면서 다른 영역의 학문을 접할 동기와 계기를 갖기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인류 지식의 심화와 확장이라는 큰 성취에도 불구하고, 학문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적 사고와 문제해결의 능력이 취약해졌다는 지적을 받게 되었다. 이제 학자들 가운데 “스스로 만들어 놓은 학문의 경계 안에서 각자 진리의 한 부분만을 붙들고 씨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갖는 수가 늘어났다.

이에 대해 학문 분야의 경계를 넘어 학제적 소통과 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제기되었다. 화학자인 찰스 스노우는 지식 사회에 극단적으로 갈라진 “두 문화” 즉 과학적인 문화와 인문학적 문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양

자 간의 접근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에 대해 문학비평가 프랭크 리비스는 스노우의 과학주의를 비판하면서 대신 인문학과 과학을 포괄하는 인간 세계의 문화가 있으며 그것이 외적 문화와 대비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에드워드 윌슨은 생물학을 중심으로 한 자연과학으로의 학문 분야의 통합을 예견하면서 과학과 인문학을 포함한 궁극적인 지식의 융합을 주장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가 지식의 통합을 주장하면서 제시한 통섭(Consilience)이라는 개념은 오늘날 학문 분야의 통합을 지향하는 흐름에서 낯설지 않게 등장한다. 오늘날 많은 학문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매우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 시점에 과학기술·인문사회 분야를 막론하고 학술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보면 좋을 듯하다.

분야에서 불고 있는 통합의 바람은 이러한 문제 인식에 기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 주도의 학제적 소통과 융합 시도

학문 분야 간의 소통·통합성 강화의 요구는 그것이 근대 학술 체계가 노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것인 만큼 특정 학문 분야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학제적 소통과 융합 시도가 다분히 ‘과학’의 주도로 추진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인문학의 많은 분야에서 과학 분야의 도움을 받아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과학은 극복해야 할 근대이기도 하다. 물리학 법칙과 생물학이 인류의 기원과 같은 문제

를 해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인지과학이 인간의 뇌를 엿볼 수 있게 해도, 인문학자들은 인문학 안에 다른 학문 분야로 대체되지 않는 고유한 영역이 여전히 존재하며 그 속에서 근대 극복의 가능성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과학의 도움으로 인식하고 느끼고 분석하고 설명하는 뇌를 들여다볼 수 있다고 해도, 인문학 안에 분석하고 설명하는 것으로는 대체되지 않는 영역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인문학의 성찰적 사고는 과학의 분석적 사고로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과학’이 주도하는 학문 통합의 움직임 속에서 자칫 인문학이 주도

할 수 있는 또 다른 학문 통합의 가능성이 소거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인문학자는 자연과학자가 앞줄에서 열어 온 학문의 통합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높이 사면서도, 한편으로 그것이 자칫 타 학문 분야에 대해 ‘제국주의’의 모습을 띠지 않을지 경계하게 되는 것이다. 앞에 언급한 연구 노트 ‘소란’은 그런 조짐이었을까?

학문 통합, 서로 보완하며 배려해야

우리 학술지원 체제에서 과학 분야는 인문사회 분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우세한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2001년 『과학기술기본법』 제정을 시작으로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 체제가

체계적으로 구축되고 학술 지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단적인 예로 2010년 개정된 『과학기술기본법』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학기술자문회 의의 심의 결과를 반영해 연구개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규정이 첨가되는 등, 국가 R&D 예산 배정에 직접 과학계의 여론을 반영할 통로를 열어두었다. 이는 인문사회 분야가 1980년 시행된 『학술진흥법』 외에 전문 지원 법령을 하나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대조되는 것이다.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학술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운영에서도 교육부가 함께 주관 부서로 규정되어 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역할이 더 주도적인 것이 사실이다. 과학기술 분야는 올해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매우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 시점에 과학기술·인문사회 분야를 막론하고 학술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보면 좋을 듯하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인류의 학문 체계를 구성하는 데 불가결한 학문 분야다. 양자는 학문 대상·방법·결과물 등에서 이질적인 학문 분야를 형성하고 있지만, 인류의 지식 세계 안에서 서로 보완하며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떤 형태로 재구성되어 가게 될지라도 그 과정에서 더 많은 학술적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야 할 것이다. 근대 학문이 직면한 한계를 극복하면서 학문 체계를 재구성해 가기 위해서, 우리는 선행한 성공 사례를 따라 경로의존적인 선택을 권장하기보다 더 다양한 숨겨진 가능성을 시험할 기회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류의 지식이 통합성을 회복하면서 동시에 다양성을 포용하며 더욱 풍성해지는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서평_『군사주의: 폭력의 이데올로기와 작동방식』 서보혁 지음 | (주)박영사 | 588쪽

일상이 영구 전쟁…폭력의 이념 넘어라

윤보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심연북한연구소 연구교수

노아는 방주에서 나와도 되는지 결정하기 위해 비둘기를 보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가 돼서야 비로소 비둘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작은 비둘기 한 마리도 먹고, 자고, 생존에 필요한 조건이 마련돼야 방주에서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1949년 피카소는 평화의 상징으로 비둘기를 그리며 “나는 죽음에 맞서 생명을, 전쟁에 맞서 평화를 지지합니다”라고 말했다.

죽지 않고 살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은 총체적인 삶의 조건, 바로 평화이다. 평화는 낭만의 언어가 아니라 살 수 있음의 언어인 것이다. 그러나 평화를 흐트러뜨리는 언사는 연탄재 차듯 얼마나 쉽게 내뱉어지는가. 『군사주의』는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고 잠시 멈춤 상태로 지낸 70년의 한반도가 어떤 모습인지 설명한다.

펀혔

한반도를 종횡으로 불안하게 만드는 총체적 조건

개인의 몸·마음부터 국제관계·생태까지 영향 끼쳐

저자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분단은 전쟁으로 굳어졌고, 전쟁은 분단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그 유무형의 구성 요소들이 구비돼 이들이 악순환하면서 하나의 체제로 굳어졌다”라고 지적하며 “한반도를 종으로 횡으로 구조적으로 평화롭지 않게 만드는 총체적 조건을 해석해 줄 개념으로 군사주의를 찾았다”라고 설명한다. “찾았다”는 말은 그가 무엇이 분단 정전체제를 지속시키고 있는지를 드러내고, 평화라는 것이 어떻게 해야 올 수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헤매온 시간을 의미한다. 20년 동안 한반도의 적극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연구하고, 가르치고, 활동해 왔지만 통일과 평화와는 더욱 멀어진 지금, 저자는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평범한 한 시민으로서 자괴감을 떨칠 수 없다”라고 토로한다.

전쟁을 한 사이지만, 얼마든지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고 그것이 더 나은 현실을 가져온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남과 북 혹은 전쟁과 평화라는 거울 사이에 서서 거울이 비쳐주는 왼뺨과 오른뺨 밖에 볼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얼마간 절망을 느낀 것도 같다. 그러나 저자는 “방해하는 무수히 많은 것들을 충분하게 반영하되 거기에 빠지지 않고 세계 다른 분쟁과 평화 사례들로 분석할 수

있는 이론적 보편성”을 군사주의 개념에서 찾을 수 있다며 인정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 지극한 현실은 군사주의가 개인의 마음과 몸에서부터 가정과 다양한 사회집단, 국가 그리고 국제관계, 생태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함께 사는 서로를 존중하며 또한 공감하는 삶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평범한 날들로 알고 무심히 살아가는 매일은 군사주의로부터 배태된 영구 전쟁 상태이고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지도 못하고 어쩌면 운명처럼 받아들인지도 모른다.” 세계의 시선은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다음은 한반도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그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가 아직 전쟁을 끝맺음하지 못한 채 군사주의라는 폭력의 이데올로기가 작동하게 내버려두는 데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위험한 채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인정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해야 함을 강조한다. “분단의 아래에서 통일의 기운이 싹트듯이, 전쟁의 이면에서 평화의 싹이 움을 튼다.” 저자는 여러 방안을 제시하는데 “민주주의+평화주의+생태주의+@”가 그것이다. 역사 속

에서 전쟁을 겪은 사례는 우리만이 아니다. 군사화된 사회에서 일상을 살아간 나라도 우리만이 아니다.

군사주의가 정치·경제·노동·신체·일상·감정·언론·문화·과학·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것도 우리만이 아니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군사주의에 매몰된 채 불안한 일상을 평범한 날들로 살아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의 나날을 그대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많고 많은 의견에 저자는 군사주의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삶의 곳곳에 어떻게 녹아있으며, 우리의 삶을 어떻게 얽어매고 있는지 전 세계 군사주의의 역사·이론·사례를 가져와서 설명한다.

군사주의가 작동하는 사회에 살 수밖에 없다는 체념, 어쩌면 달관된 허무주의에 빠진 사회에 그런 핑계에 머무르면 안 된다는 것을 체계적이며 또한 종합적으로 대답하는 것이다. “우리 안의 군사주의는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의 참상은 한반도와 무관한 문제가 아니다. 군사주의가 세계화, 사회화, 가정화, 그리고 내면화되며 상호작용하며 연관되어 있는 하나의 실체임을 알아야 그 너머를 볼 수 있다.”

사유의 아고니즘_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산업도시 거제, 빛과 그림자』 양승훈 지음 | 오월의봄 | 332쪽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양승훈 지음 | 부키 | 432쪽

“생산기지로 전락하고, 동맹 체제는 와해”

산업도시 ‘울산’은 과연 지속 가능할까?

김주환

동아대 기초교양대학 교수·사회학

양승훈 경남대 교수(사회학과)는 몇 년 전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에서 조선업을 중심으로

구축된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도시 거제의 전체적인 모습을 ‘중공업 가족’이라는 용어로 포착했다. 그는 조선업이 쇠퇴하는 과정에서 중산층 노동자들의 도시로서 거제 시민들의 삶이 어떤 변화를 겪는지를 매우 인상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여기서 저자는 ‘남성 생계 부양자 모델’, ‘비정규직과 여성 노동에 대한 차별 같은 이중 노동 시장 등에 기반을 둔 거제의 ‘중공업 가족’ 체제는 조선업의 쇠퇴 등 위기에 적절한 대응책이 되지 못함은 물론 젊은 엔지니어들과 여성들이 지역을 떠나고 결국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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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와 연구·전략 부문은 수도권으로 옮기고 지역의 현장은 수도권의 구상 부문이 시키는 대로 일하는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시킨 것이다.”

“4차 산업혁명, AI, 하이테크, 지식경제 등 고부가가치 산업과 기술혁신의 중요성은 강조하지만 정작 보통 사람들의 괜찮은 일자리, 지역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역을 쇠퇴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사한 문제의식에서 양 교수는 이번에는 또 다른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울산에 주목했고 그 결과를 올해 『울산 디스토피아』라는 책으로 펴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연 산업도시 울산은 지속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하기 위한 조건들을 탐색한다.

그렇다면 왜 울산일까? 울산의 위기는 곧 한국 제조업의 위기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울산은 60년대 초부터 시작된 한국의 경제개발 계획에 따라 한국의 대표적인 공업도시로 개발됐고, 이른바 ‘대한민국 산업 수도’·‘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최대 생산기지’라는 명칭을 얻었다. 울산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이 또한 2000년대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산업이기도 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울산은 제조업 강국으로서 한국 경제 발전의 역사, 즉 농민의 도시로의 이주와 산업화는 물론 노사관계, 민주화, 지역 불균형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산업도시 울산은 지속 가능할까?’라는 저자의 화두는 곧 한국 제조업의 미래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울산 디스토피아』에 따르면 산업도시 울산의 쇠퇴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구상과 실행의 공간적 분리이다. 산업화 초기 한국 제조업은 현장에서 설계하고 만들어가면서 이론

을 숙지해나가는 방식, 즉 엔지니어와 현장 노동자가 협업하고, 노동자들도 현장의 경험 속에서 숙련된 엔지니어로 성장하는 형태였다. 구상과 실행이 한데 어우러졌었던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적대적 노사관계를 겪으면서 사측은 구상과 실행을 분리하면서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향을 택했다. 노동자의 숙련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생산체제를 위해 현

장을 자동화하고 엔지니어들을 현장으로부터 분리시켜간 것이다. 가령 설계와

연구·전략 부문은 수도권으로 옮기고 지역의 현장은 수도권의 구상 부문이 시키는 대로 일하는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시킨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줄고 자동화로 인해 노동이 탈숙련화됨으로써 생산에서 노동의 중요성은 줄어든다. 기업이 정규직을 고용해 노동자들을 잡아놓는 것은 생산과정에서 숙련된 노동자들이 중요하기에 이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함이다. 하지만 자동화된 공정에 의해 숙련노동에 대한 의존성이 줄자 기업 입장에서는 더 이상 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할 유인이 사라진다. 정규직 일자리, 사무직 일자리는 늘지 않고 비정규직 일자리만 생겨나는 이유이다.

이렇듯 본사는 큰 수익을 내며 성장할지라도 일자리는 늘지 않고 지역과 노동자들은 그성장의 과실로부터 소외되는 일이 생겨난다. 기업, 지역의 주민, 노동자, 지역의 정부와 관료, 지역 대학 등과 맺고 있던 동맹 체제 역시 와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산에서 나고 자라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와는 달리 더 이상 자신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울산에서 찾기 힘들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특히 이른바 ‘산업 가부장제’에 기반해 성장해온 울산이기에 그만큼 여성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이들 역시 고향에 남을 이유가 없다. 또한 부모 세대처럼 대학 나오지

않아도 현장에서 익힌 기술로 안정적인 소득을 얻고 중산층 가정을 꾸릴 수 있었던 노동자 중산층 사회의 희망은 점차 사라져간다.

제조업 경쟁력의 약화, 추격해오는 후발 국가들과의 경쟁, 기후 위기 대응의 필요성, 젊은 세대를 위한 일자리 미스매치 등 지금까지 한국이 유지해온 산업 체계를 유지할 수 없고 산업 재편을 해야 할 요인들이 생겨나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제조업을 포기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맨체스터·피츠버그·

디트로이트 같은 해외의 대표적인 제조업 도시의 사례를 흥미롭게 비교한다.

맨체스터의 경우 대공장들이 노조와의 갈등을 피해 지역에서 떠나버린 결과 도시는 망가져버렸다. 피츠버그는 철강 대신 하이테크와 IT, 서비스 산업을 선택하여 침체를 벗어났지만 기존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도시로부터 쫓겨나게 돼 도시 인구의 감소가 일어났다. 더불어 소득격차는 더 커졌다. 디트로이트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존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지켜내고 있다. 과연 한국은 어떤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저자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분야인 제조업의 가치를 무시하고서는 절절한 해답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지금의 방식이 아니라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업·지역 주민·지자체·대학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제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그렇지 않을 경우 ‘울산 디스토피아’는 ‘한국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양 교수의 『울산 디스토피아』는 4차 산업혁명, AI, 하이테크, 지식경제 등 고부가가치 산업과 기술혁신의 중요성은 강조하지만 정작 보통 사람들의 괜찮은 일자리, 지역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현재의 담론 상황에서 특히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길을 찾기 위해 고려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훌륭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신간소개

오무라 마스오와 한국문학

곽형덕 편저 | 소명출판 | 289쪽

이 책은 일본의 한국학자 오무라 마스오와 곽형덕 교수의 대담을 담은 것으로, 오무라 마스오의 가족사·유소년기·성장기 체험부터 한국문학 연구·한국어 교육·전후 재일 사회의 움직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

고 있다. 오무라 마스오는 윤동주의 묘소를 발견하고 자필시 고전집을 간행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 책은 그의 삶과 철학·시대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이뤄진 네 차례의 공식 대담과 2009년부터 주고 받은 대화·이메일 등을 모아 정리한 것이다.

명의들의 스승, 그들

권순용 지음 | 시공사 | 308쪽

『동의보감』에 따르면 육체의 병을 고치는 의사는 ‘소의’·마음의 병을 고치는 의사는 ‘중의’·사회와 국가를 고치는 의사는 ‘대의’라고 한다. 대의의 자리에 우뚝 서 있을 것 같은 명의들은 어떻게 그 자리까지 가

게 됐을까? 이 책에 그 힌트가 들어 있다. ‘명의들 중의 명의’로 알려진 저자가 지금 이 순간 우리들 곁에서 인술을 펼치는 각 분야들의 명의들을 엄선·토크쇼 형태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풍성한 의학정보를 담았다.

국가핵심이익

이민규 지음 | 인문공간 | 252쪽

이 책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인 중국몽을 국가핵심이익(National Core Inter ests)이라는 개념의 지렛대로 중국의 외교정책을 분석한 국내 첫 외교·안보 대중서이다. 중국이 왜 한국의 사드(THAAD)

배치 이슈 때 경제보복을 통한 정치적 길들이기 성격의 보복을 감행하는지를 ‘국가핵심이익’은 본질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키워드는 중국공산당의 국가이익 실체를 정확하게 포착하는가 하면 강대국화 관련 모든 이슈를 관통하는 개념으로 통한다.

자유에 관하여

존 스튜어트 밀 지음 | 김은미 옮김 | 후마니타스 | 232쪽

만약 우리에게 의견을 표현할 자유와 더불어 토론할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오직 명령과 복종만 있을 뿐이다. 명령과 복종은 우리가 오류를 수정할 가능성과 그로부터 더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마

저 차단한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자유는 필요하다. 개별성 역시 자유의 발현이다. 개별성은 다양성이 보장될 때 가능하다. 개별성 발휘를 위한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을 때 우리는 획일성 또는 동일성이라는 비인간화를 지향하게 된다.

과학기술과 사회를 만든 사람들

송성수 지음 | 자유아카데미 | 704쪽

과학사 수업을 하다 보면 봉착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조금 더 재미있게 가르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질문이다. 여기서 ‘재미있게’가 꼭 ‘쉽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재미보다 재미난 어려움이 더욱 가치 있는 법이다. 재밌는 과학사를 위해 종종 시도되는 방법으로는 사람 중심의 과학사, 즉 인물과학사를 들 수 있다. 역사가 어원적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뜻하므로 사람을 중시하지 않는 과학사는 어불성설에 불과하다. 게다가 인물과학사는 과학자의 활동을 통해 과학과 사회를 동시에 보여준다.

어린 심장 훈련

이서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420쪽

저자의 첫번째 소설집인 이 책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2021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에 『악단』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당시 “한동안 한국문학에서 자취를 감췄던, ‘질주하는 아이’·‘무

서운 아이’의 귀환”이라는 평을 받으며 문단에 “새로운 아이의 출현”(강동호)을 예고했다. 이후 꾸준히 활동하며 “동화와 누아르의 독특한 결합”(조효원)을 멈추지 않은 그가 등단작을 포함한 일곱 편의 소녀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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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대항하는 마르크스

스미다 소이치로 지음 | 정성진·서성광 옮김 | 산지니 | 448쪽

전통적으로 마르크스의 국가론은 토대-상부구조론의 틀 안에서 국가 기능의 ‘상대적 자율성’이나 토대에 대한 반작용이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다. ‘계급 지배의 도구’로서의 국가라는 관점도 자주 강조됐다. 마르

크스 국가론에 대한 잘못된 이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것은 엥겔스의 담론에 크게 영향을 받은 논의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를 비판하며 전통적 마르크스주의는 국가론과 경제적 형태 규정에 기초한 폴리티칼 이코노미 비판이 결여된 채, ‘정치의 자율성’론에 매몰돼 있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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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88쪽

미국 정치학자 E. E. 샤츠슈나이더는 “인민을 위해 민주주의가 만들어졌지, 민주주의를 위해 인민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학자연하는 이들이 인민의 자격을 인정하

든 말든 상관없이, 그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고안된 정치체제다”라고 말했다. 저자의 이 책은 영어 단어를 통해 정치·사회·문화·역사·상식을 배우면서 수많은 사람이 역사 속에서 말한 아포리즘을 소개한다.

저자가 말하다_『의상』 정병상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 544쪽

그는 왜 계속 추앙받나…지성인의 뚜렷한 발자취 남겨

정병삼

숙명여대 명예교수·한국불교사

한국불교 1600년의 역사에서 길이 기억할 인물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의상(義相)은 특유의 위상을 갖는다. 그것은 의상이 마치 일면 한국불교사의 축소판인 듯 신라는 물론 고려와 조선 그리고 심지어 현대에도 그 영향이 한국불교에 짙게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의상이 정립한 화엄사상은 한국 불교사상의 근간을 이룬다. 일차적으로 의상은 그 토대가 되는 신라 화엄사상을 정립한 한국 화엄사상의 정초자이다.

의상은 한국불교 사상이 독자적인 면모를 정립하던 7세기 중반에 활동했다. 선배인 원측·원효와 함께 의상은 신라 불교사상을 수준 높게 새로이 제시했다. 이들의 사상은 동아시아 불교에서 손색없는 뛰어난 것이었다. 불교가 사회적으로 의미를 가지려면 사상 못지않게 일반인들이 불교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신앙의 실천 또한 필요했다. 의상은 당시 사람들이 큰 관심의 대상으로 삼았던 미타신앙과 관음신앙을 자신이 이끌던 화엄 교단을 중심으로 선도했다. 이는 원효가 직접

대중에게 다가가 미타신앙을 널리 알렸던 행동과 짝하여 교단에서 지속적인 신앙을 펼침으로써 신앙의 대중화에 기여한 것이었다.

의상은 정치적으로 삼국이 치열하게 다투던 격변기를 살면서 새로운 시대의식을 보이며 지성인의 뚜렷한 발자취를 보여줬다. 의상은 평생 동안 시종일관 수준 높은 화엄사상가의 면모를 견지하면서 동시에 올바른 수행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의상이 역사적인 관점에서 의미를 갖는 것은 그가 후학들과 함께 수행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실천했다는 점이다. 의상은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힘들게 살던 기층민들을 제자로 삼아 이들이 맘껏 활동할 여건을 만들어줬다.

또 왕이 그를 존숭하여 토지와 노비를 주겠다고 했을 때 분명하게 승가의 자세를 내세우며 거절했고 왕이 일으키려는 토목공사도 중지하도록 했다. 모두가 당시 점차 삶의 토대를 마련해가던 보통 사람들을 고려한 뜻깊은 행동이었다.

이와 관련된 당시 기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처럼 뚜렷한 활동을 보였던 의상의 태도는 소중한 사회의식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의상이 정립했던 화엄사상은 모든 구성 요소의 조화를 지향하는 연기설이었다. 이는 통합 전쟁의 시대 분위기에서 삼국인의 융합과 사회 안정이 필수적이었던 당시 사회의

동시성과 통시성 동시에 갖춘 사상·실천가

사회의 안정 선도하는 올바른 수행자 모습

안정을 선도하는 종교인의 태도에 어울린다.

그런데 의상은 한국불교

사에서 보기 드물게 그의 저술이 지속적으로 해석된 인물이다. 의상의 주저인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는 그의 제자들이 스승의 강의를 책으로 엮어내고 해석해 책으로 펴냈다. 고려 화엄사상을 정립한 균여도 의상의 저술을 주석하여 그 사상을 계승했고, 고려 말에는 의상의 신앙을 계승한 책이 간행됐다. 불교 활동이 약화됐던 조선 시대에도 설잠 김시습과 도봉유문이 의상 사상의 핵심인 법계도시를 선의 관점에서 해석한 책을 펴냈다. 이는 의상의 사상과 실천행이 신라와 고려 그리고 조선에서 계속 추앙의 대상이 되었던 데서 연유한다. 이 법계도시는 법성게(法性偈)라는 이름으로 조선 후기에 불교 의식집에 수록되었고, 심지어는 오늘날에도 불교의식에서 법성게 독송이 그대로 시행되고 있다.

의상의 이런 특성을 드러내기 위해 이 책에서는 의상 당대뿐만 아니라 후대의 인식도 살펴봤다. 이 모든 의상의 특성은 그의 생

애에서 살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여러 실천적인 불교에 관심을 가졌던 생애의 서술에 큰 비중을 두었다. 또 그동안 그 연유를 알 수 없었던 법성게의 의식 수용 과정도 이번에 새롭게 추적해 봤다.

범어사 의상대사 영정. 그림=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

이를 통해 신라 의상은 한국불교사에서 동시성(同時性)과 통시성(通時性)을 아울러 갖는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시성은 신라 화엄사상을 정립해 교학 발전의 토대를 닦고 신라와 당 교학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동아시아 불교사상 독자적 위상을 확립한 것이다. 통시성은 그의 저술이 신라와 고려와 조선시대까지 계승됐으며, 오늘날 불교 의식에서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 점이다. 그리고 그 연원은 의상이 제시한 체계적인 사상과 신앙 그리고 철저한 수행의 실천에 있다.

저자가 말하다_『선면화의 세계』 이인숙 지음 | 눌와 | 404쪽

부채그림 명작 80선, 부채꼴의 미학을 담다

이인숙

경북대 강사·미술사

선면화는 말 그대로 부채에 그린 그림이다. 사실 부채는 두루마리·족자·화첩·병풍과 더불어 전통회화의 대표적인 형태 중 하나다. 모두 사각형인 다른 매체에 비해 부채꼴 선면에 그려졌다는 독특함이 있을 뿐 아니라, 사용자들이 가장 가까이 두고 일상에서 향유했던 친근한 미술품이었다. 그럼에도 안타깝게도 별도의 장르로서 주목받지 못했다. 『선면화의 세계』는 우리나라 부채그림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부채는 오랜 옛날부터 우리와 함께해 왔다.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부채자루가 출토됐고, 고구려 고분벽화에 부채든 인물이 등장한다.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게 부챗살에 종이를 붙여 접었다 폈다 하는 접부채는 고려와 조선의 특산품이었다. 고려 때부터 제지

술이 뛰어났고, 질 좋은 대나무가 났으며 죽세공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합죽선으로 널리 알려진 접부채에 감상화가 들어간 것은 고려에서 시작됐다. 고려인들은 학의 펄럭이는 날갯짓에 비유한 ‘학령선(鶴翎扇)’이라는 멋진 이름도 지었다. 상감청자의 비췻빛 하늘을 나는 운학문의 학이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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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금강전도’부터 김창열 ‘물방울’까지 부채그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

오른다. 중국에는 명나라 때까지 접부채가 없

었다. 조선에서 국교품으로 보낸 접부채에 감탄한 영락제가 본떠 만들게 하면서 황실에서 애용되며 그 영향이 상류층과 문인들 사이로 퍼졌다.

『선면화의 세계』는 한국문화사의 흐름 속에서 부채그림의 기원과 발전상을 소개하고,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우리 부채그림 명

작 80선을 꼽아 그 특유의 아름다움과 미학을 조명한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부터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까지 부채의 부채꼴 화폭은 선면화가 펼쳐지는 향연장이었다. 부채그림을 정착시킨 선구자는 윤두서였고, 겸재 정선은 금강산을 한눈에 조망하는 금강전도를 비롯해 다양한 주제를 선면에 거침없이 그려

냈다. 김홍도는 스승 강세황이 “나비 가루가 손에 묻을 것만 같다”라고 한 실감 나는 나비 그림을 부채에 그렸다. 이 책에 실린 부채 그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조선 후기 쟁쟁한 화가들 대부분을 만나볼 수 있다. 현대에도 이상범·변관식을 비롯해 많은 대가들이 부채그림을 그렸다. 김창열은 물방울 그림을, 천경자는 개구리 그림과 아프리카 기행화 등을 그려 부채그림의 지평을 넓혔다. 손동현

은 접으면 사라지고 펼치면 나타나는 부채그림의 특성에 착안하여 공간을 뛰어넘어 워프하는 우주선 50척을 「하이퍼스페이스」 연작으로 그렸다. 『선면화의 세계』는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부채그림 명작을 장르별로 나누어 소개하며 우리 부채그림의 진면목을 아낌 없이 보여준다.

부채의 역할은 이제 전자제품으로 넘어갔다. 종이부채 지선(紙扇)에서 기계부채 전선(電扇)으로 발전한 선풍기는 휴대용 손풍기로 진화했고 목에 두르는 목풍기도 나왔다. 실용품이자 공예품으로써 부채의 전통은 온전히 이어지지 못하게 됐지만 미술품으로서 부채그림은 우리 앞에 있다. 큰 것은 숭고하지만 작은 것은 아름답고 절절하다. 부채의 운치를 사랑한 마음이 명작 부채그림을 모아본 이유다.

부채의 주재료는 종이와 대나무다. 그래서 “지여죽이상혼(紙與竹而相婚) 생기자왈청풍(生其子曰淸風)”, 곧 “대나무와 종이가 혼인해 아들을 낳으니 청풍이라네”라는 말이 생겼다.

화제의 책_『AI × 인간지능의 시대』

김상균 지음 | 베가북스 | 280쪽

AI시대 사는 사피엔스

공존 못하면 사라진다

보고 듣고 말하는 ‘GPT-4o’가 공개됐다. 음성 기반의 범용 AI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에 따라 ‘AI 시대를 항해하는 사피엔스를 위한 안내서’ 『AI × 인간지능의 시대』가 더욱 주목된다. 이제 AI는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 이 책은 AI를 왜 써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친절하면서도 냉철하게 제시한다. 저자인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인지과학)는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우리가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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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인간지능의 시대』는 철저하게 경영 전략적 마인드로 접근한다. AI 도구에 대해 기본적인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부터 시작한다. 특히 김 교수가 직접 개발한 ‘STAR 프레임웍’과 ‘GEM 프레임웍’이 중요하다. 전자는 자원과 역량, 후자는

열정·전문성·가치의 측면에서 접근한다.

아울러, AI를 잘못 써서 낭패 볼까 걱정된다면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SAFETY 프레임웍을 활용한 AI 리스크 관리 평가 자가검사지’ 등이 제시된다. 책에는 교육사업부터, 부동산과 치킨집 등 AI 활용 관련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AI × 인간지능의 시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라진 직업과 변화의 속도에 대한 비유였다. 김 교수는 ‘다음 중에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은 무엇일까요?’라고 질문한다. △망토와 양동이를 들고 다니면서, 야외에서 이동식 변기를 제공하는 사람 △귀족의 새 신발을 신고 길들여 편하게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 △엘리베이터를 수동으로 조작해서 운전하는 사람 △자동차보다 앞서가면서 수동으로 헤드라이트를 비춰주는 사람. 질문의 의도는 이 같은 직업들과 마찬가지로 AI로 인해 시대가 급격히 변한다는 걸 강조하려는 것이다. 정답은 책에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그런데 변화의 속도는 우리가 상상

하는 것 이상이다. 김 교수는 비행기가 제일 빠르지만, “주변에 고정된 물건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자동차나 KTX보다 느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AI도 마찬가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대를 이끌고 있는 AI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 안에서의 적응은 당신과나의 몫이다. 책에 부록으로 들어가 있는 ‘AI 도구 TOP 8’를 활용해보는 게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에코페미니즘

캐럴 J. 애덤스·로리 그루언 지음 | 김보경·백종륜 옮김 | 에디투스 | 763쪽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담론을 한자리에 모은 깊고 방대한 책이 출간됐다. 그동안 에코페미니즘에 가해진 이론적·실천적 유용성과 관련한 오

해를 바로잡고, 에코페미니즘이 지향하는 방향과 주요 내용을 충실히 전달하기 위한 시도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연구자부터 활동가까지, 문학 전공자부터 장애학 연구자까지 20여 명의 개성 있는 에코페미니스트들의 글로 채워져 있다. 이는 에코페미니즘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돕는다.

K강 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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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순 평전

한상봉 지음 | 삼인 | 556쪽

이 책은 교육자·사회운동가·서예가이며 반독재 민주화운동과 한살림운동의 숨은 주역·무엇보다 우리나라 생명운동의 스승으로 널리 알려진 무위당 장일순(1928~1994)에 대한 새로운 평전이다. 지

난 2019년, 처음으로 『장일순 평전』(김삼웅 지음, 두레 발행)이 출간된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것으로 장일순의 서거 30주기에 즈음해 그간에 발굴된 새로운 자료와 시각으로 쓴 책이다. 장일순의 일생이 곧 격동의 우리 현대사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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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히스토리

니얼 퍼거슨 외 9인 지음 | 김병화 옮김 | 지식향연 | 600쪽

지금의 세계를 만든 역사적 사건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결말에 이르지 않았다면 세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현시대 최고의 역사학자로 꼽히는 니얼 퍼거슨과 다양한 시대와 지역에 정통한 역사가들이

영국의 청교도 혁명부터 소련의 공산주의 붕괴까지, 실제 사실들을 기반으로 ‘평행 우주’ 같은 역사 이야기 아홉 편을 들려준다. 치밀한 근거와 합리적 맥락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역사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역사적 사실들을 낯설게 돌아보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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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제국은 몰락한다 미국의 붕괴

안드레이 마르티아노프 지음 | 서경주 옮김 | 진지 | 388쪽

이 책은 그야말로 글로벌 패권국가로 스스로를 일컬으며 소련의 붕괴 이후 세계 최강대국으로 군림해 온 미 제국이 맞닥뜨린, 당황스런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자 폭로요 직설적인 비판이다. 저자

는 ‘한 나라가 외부적 요인에 의해 지정학적 궁지에 몰리지 않고 이토록 빠르고 걷잡을 수 없이 자멸한 역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미국은 한 국가의 힘과 위상을 좌우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송기원의 생명 공부

송기원 지음 | 사이언스북스 | 384쪽

이 책은 생명 과학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차근차근 생각거리들을 돌아보는 교과서이자 지표와도 같은 책이다. 대한민국에서 생명 과학과 그 사회적 함의를 치열하게 고민해 온 저자가 평생

에 걸쳐 탐구해 온 생명 과학의 의미가 온전히 담겨 있다. 그는 전작 『송기원의 포스트 게놈 시대』(사이언스북스, 2018년)에서 인류 문명이 생명의 정보를 읽어 내는 게놈 시대를 넘어 생명체를 편집하고 재창조하는 포스트 게놈 시대로 이미 넘어왔음을 설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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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 다이어리

김경묵 지음 | 새움 | 424쪽

세종실록 33년을 33편의 글로 재탄생시킨 이 책은 세종 이도의 마음과 눈을 따라 쓰여졌다. 실록에 쓰여진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과 ‘사람의 감정’ 두 축을 균형있게 다뤘다. 어떤 주제는 33년 전체

를 관통해서 이어지기도 한다. 예컨대 지방의 수령에게 ‘애민, 백성을 사랑할 것을 평생 당부하는 것’·‘관직의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고 가까이 불러서 대화하는 것’ 그의 성품을, 인간인 이도를 온 마음으로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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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샤마의 영국사 3 제국의 운명

사이먼 샤마 지음 | 김상수 옮김 | 한울아카데미 | 640쪽

『사이먼 샤마의 영국사』 1권과 2권에 이어 마지막 3권이 출간됐다. 이 3부작의 시작은 영국 BBC가 기획한 ‘텔레비전 영국사’였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히 텔레비전 시리즈물의 파생 상품이라고 할 수는 없

다. 시리즈물의 대본들을 단순하게 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영국 역사의 주제와 쟁점들을 시리즈물보다 훨씬 더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다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빅토리아 시대 말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 말기까지(1776~2000)를 다룬다. 책의 앞부분은 프랑스 혁명을 둘러싼 지적·문화적 분위기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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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론

최재천 지음 | 김영사 | 224쪽

저자가 9년간 집필해 마침내 완성한 역작인 이 책을 출간한다. 갈등과 분열을 거듭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손잡을 수 있을까? 그가 찾은 해법은 ‘숙론’이다. 숙론이란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는 말싸움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이 왜 다른지 궁리하는 것, 어떤 문제에 대해 함께 숙고하고 충분히 의논해 좋은 결론에 다가가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난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저자 자신이 직접 숙론을 이끌었던 사례를 담았다.

‘신냉전’시대…공동번영 위한 동북아 대안 네트워크 만든다

21세기 학문의 신대륙을 찾아서 ❽

국가·사회 난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인문사회 연구의 대표적인 성과 사례를 소개한다. 기존 인문사회 학문 분야의 벽을 넘어선 새로운 문제의식과 융합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혁신 연구의 결과다. 인문사회통합성과확산센터(센터장 노영희 건국대 교수)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한국플러스사업(HK/HK+)과 융합연구지원사업의 연구성과 우수성, 파급효과 및 활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6명의 심사위원이 우수성과 20곳을 선정했다.

동북아시아다이멘션 토대 구축

김정현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원장

2020년대에 접어들어 동북아시아의 신냉전 기조가 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34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똑같이 대응하면서 이른바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 동북아 국가는 반중(反中) 글로벌 연합전선과 중국·러시아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동북아 국가에 긴장을 불러오는 이런 갈등은 그동안 각 국가의 시민사회가 어렵게 구축한 경제·문화적 번영을 위협한다. 신냉전이라고 불리는 지금과 같은 갈등 상황을 풀기 위해 국가를 넘어 동북아 차원의 새로운 공동체를 구상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한 동북아시아다이멘션 토대구축: 역사, 문화, 그리고 도시」 연구다.

김정현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원장은 “오늘날 동북아시아 지역은 민족국가 단위에서 발생하는 전쟁의 기억, 식민지 경험, 각종 과거사 문제와 역사 갈등, 혐오와 소수자 배제의 온상이 되고 있다”라며 “여러 갈등과 혼란, 배제와 혐오를 넘어 21세기 미래 문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국민국가 틀 넘어 ‘동북아시아’ 관점으로

연구팀은 핵심 과제를 동북아시아 중심의 관점과 차원이라는 뜻의 ‘동북아시아다이멘션(North East Asian Dimension)’으로 설정했다. 동북아다이멘션은 각 나라의 구성원을 지금과 같은 국민국가의 틀로 한정하지 않고 동북아시아라는 더

김정현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원장(철학과)은 독일 뷔르츠부르크대에서 철학·사회학·종교학을 공부한 뒤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표준판 니체전집 한국어본(전 21권)의 편집위원과 한국니체학회·범한철학회·대한철학회 회장을 지냈다.

넓은 관점으로 바라본다. 이들을 이어줄 대안적 협력 네트워크를 모색하고, 지역 구성원의 시각과 공감대를 연결해 새로운 인식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게 목표다.

연구팀은 “한국이나 북한·중국·일본·러시아 등 동북아시아 안의 시각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밖의 시각을 교차하고 융합하면서 세계의 동북아시아 관련 전문가와 함께 연구한다”라고 밝혔다.

동북아다이멘션 연구 1단계에서는 서로의 공감대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갈등과 공존의 기억을 공유하고, 역사의 상처를 나누며 국가를 넘어서 협력하는 토대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일례로 민간인 대량 학살인 제노사이드 연구에서 일본군에 의한 동학농민군 학살은 근대 동아시아 최초의 제노사이드였다고 규정한다. 또한 중

연구팀은 학술연구 토대구축을 위해 동북아시아 각 국가의 대학·국책연구소와 다이멘션–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동북아 정신사 지평에서 니체 수용사를 다룬 『동북아 니체를 만나다』 등의 단행본도 주요 성과 중 하나다.

각 나라의 구성원을 지금과 같은 국민국가의 틀로 한정하지 않고 동북아시아라는 더 넓은 관점으로 바라보며 이들을 이어줄 대안적 협력 네트워크를 모색한다.

국에서도 난징대학살과 같은 제노사이드가 벌어진 점을 조명한다. 중국은 이것을 ‘만인갱’이라고 부르는데, ‘만 명의 시체를 한 곳에 묻은 구덩이’라는 뜻이다. 중국 경내에서 확인된 만인갱은 현재까지 80여 곳이며, 수백 명 혹은 수천 명의 시신이 한 곳에 묻혔다. 난징대학살에서는 6주 만에 무고한 평민과 투항한 중국군 30만 명이 학살당했다.

아시아에 대한 혐오의 기원을 밝히다

연구 2단계에서는 동북아 갈등 양상을 주목하며, 동북아를 중심으로 혐오의 감정이 격화하는 이유를 지정학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동북아 청년 세대의 위기의식에 공감하며 대안 마련을 위해 고심했다.

혐오라는 감정에 대해 살펴보며, 혐오를 혐오하는 감정은 그 역시 혐오이기에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설파한다. 서구의 아시아에 대한 혐오의 기원에서는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과정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제국주의의 팽창을 막는 방편으로 혐오가 작용했음을 밝힌다.

침을 함부로 뱉고, 생리현상을 참지 않는 행위 등 ‘문명화’하지 못했다며 중국을 혐오하는 오늘날의 모습은 서구의 시각으로 동아시아와 중국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며 시사점을 안겨준다.

연구 3단계에서는 동북아시아의 평화공동체 모델과 담론을 제시하고, 평화 공생체 담론 확산을 위한 과정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학술연구 토대구축을 위해 동북아시아 각 국가의 대학·국책연구소와 다이멘션–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중국의 산둥대 동북아학원, 대련대 동북사 연구중심, 연변대와 교류 협력을 체결해 학술 교류를 하고 있다.

연구 개요

연구지원사업 HK+사업 연구분야 해외지역연구

연구과제명 동북아 공동번영을 위한 동북아시아다이멘션 토대구축 : 역사, 문화, 그리고 도시 연구기간 2017.11.01. ~ 2024.10.31

연구팀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HK+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연구성과

1) 아젠다 관련 논문: 222편, 2) 아젠다 관련 저서 28권, 역서 6권

3) 국내학술회의: 34회/국제학술회의: 10회/ 남북 공동학술회의: 1회

4) 지역인문학센터 운영 - 대주제: ‘함성인문학’(함께 성장하는 인문학), 인문강좌, 인문체험, 인문축제, 인문DB 구축, SNS

일본에서는 홋카이도대 공공정책학 연구센터, 히토쓰바시대 한국학연구센터, 불교대, 리쓰메이칸대 코리아연구센터와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러시아 사할린국립대와도 교류하며 학술회의를 진행 중이고, 북한 사회과학원과도 연계돼 있다.

일·중·러 대학·국책연구소와 네트워크 구축

2019년에 북한과 함께 남북 공동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중국 동북지역 조선민족 항일투쟁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는 북한 사회과학원, 중국 연변대민족연구원, 한국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등 남과 북, 중국의 50여 명 학자가 참여해 조선 민족 항일투쟁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심층적으로 조명했다. 파편화돼 있는 20세기 초 한민족의 역사를 공유하고, 동북아시아적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한 성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2월에는 일본 류코쿠대 안중근동양평화연구센터와 국제공동학술회의를 개최했다. 류코쿠대에는 안중근 의사가 생전에 남긴 글씨인 유묵 사진 3점이 보관돼 있다. 일본인 간수 등에게 써준 것인데, 그동안 일본에서는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초대 총리를 사살한 인물이라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수임 류코쿠대 교수는 유묵 사진을 세상 밖으로 들고나왔고, 안중근동양평화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수임 교수는 “유묵은 안중근 의사가 한낱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냉정하고 침착한 인격의 소유자라는 걸 알 수 있는 귀중한 교육자료”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류코쿠대에 ‘동아시아의 미래 - 국민국가의 개념을 넘어서’ 강의를 개설, 안중근 의사가 자신의 나라를 생각하는 부분을 이해하는 공감력을 기르는 게 강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editor@kyosu.net

서술형 평가·피드백 돕는 ‘AI 채점’ 시스템 나왔다

교육분야 범용 AI 자동평가 시스템 개발

하민수 서울대 생물교육과 교수

한국은 교사가 주체가 돼 교과서의 지식을 전달하는 암기 위주의 교육이 주를 이뤘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교사 중심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수동적인 교육에서 능동적인 학습활동으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는 구성주의 학습이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구성주의 학습에서는 학생의 학습 과정을 진단하는 서술형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서술형 평가는 채점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타당성과 신뢰도가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술형 평가에 인공지능을 도입했고, 채점 데이터의 채점 패턴을 학습하는 방법인 ‘지도학습’을 적용했다. 기계 학습의 한 분야인 이 방법은 입력과 출력 데이터를 이용해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점수와 같은 목표 출력값이 있으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자기공명영상(MRI)의 결과 이미지를 보고 특정 질환의 유·무를 예측하거나, 문장을 입력하면 긍정·부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지도학습법으로 학습한 인공지능은 즉흥적인 문항을 처리하거나 교사의 수업 내용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견됐다. 서술형 평가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한 지도학습법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적용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민수 서울대 교수(생물교육과) 연구팀의 「서술형 문항의 빠른 평가와 피드백을 위한 범용 인공지능 평가 시스템 개발 및 교육 현장에의 적용」 연구이다.

하민수 서울대 교수는 “다양한 서술형 문항에 대응할 수 있는 채점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비지도 학습법’을 적용했다”라며 “학생의 응답에서 정답과 관련된 요소를 확인하고 평가와 피드백 자료를 생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라고 밝혔다.

지도학습의 또 다른 한계는 채점 모델을 훈련

하민수 서울대 교수(생물교육과)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강원대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한국생물교육학회 학술위원장, 한국영재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인공지능 활용 평가 시스템 연구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하기 위해서는 채점된 데이터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즉, 높은 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지도학습의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서술형 평가에 적합한 ‘비지도 학습법’ 도입

만약 데이터 준비를 소홀히 한다면, 알고리즘의 성능은 크게 떨어질 수 있고, 최종 학습 모델의 효율성과 효과성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있다. 하지만 비지도 학습법을 적용하면 이런 단점을 줄일 수 있다.

‘비지도 학습법’은 데이터의 숨겨진 패턴이나 구조를 찾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방법으로 데이터를 새롭게 표현하거나 중요한 정보를 추

연구 개요

연구지원사업 일반공동연구지원사업(융복합연구) 융합분야 교육+인공지능+평가

연구기간 2021.07 ~ 2024.06 연구성과 현재까지 SSCI 2편, 학진등재지 5편

연구과제명 서술형 문항의 빠른 평가와 피드백을 위한 범용 인공지능 평가 시스템 개발 및 교육 현장에의 적용

연구팀 하민수 서울대 생물교육과 교수(연구책임자), 박지선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교수,

신철균 강원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최성철 부경대 산업경영공학전공 교수, 주재걸 카이스트 AI대학원 교수

출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AI는 채점된 자료, 즉 예시 답안 없이 채점해야 하는 학생의 응답만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채점을 수행한다.

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교사의 수업 내용과 평가 문항이 밀접하게 연결되는 데 중점을 뒀다. 교사는 자신의 수업 내용을 기반으로 한 평가 문항을 시험에 낼 수 있고, 학생은 교사의 수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교사의 학습권도 보장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중요어 추출하는 SAAI 시스템 개발

연구진은 1차 연도에 초중고, 대학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서술형 평가가 어떤 유형이 있는지 그리고 유형별로 어떤 피드백을 학생에게 제공하고 있는지 탐색했다. 그리고 조사한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채점 보조 시스템(SAAI, Scoring Assistant Using Artificial Intelligence) 개발에 착수했다.

2차 연도에는 이 시스템을 채점 답안뿐만 아니라 다양한 말뭉치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일반화 기능평가를 했다. 연구팀은 “AI가 학생 응답에서 평가 기준을 유추하는 능력을 훈련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시도됐다. 이 연구과제로 인해 그동안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못한 교육 현장에서 서술형 평가의 활용, 서술형 평가와 관련한 교육정책, 개발된 기술을 활용한 교육 현장의 변화 과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개발된 SAAI 시스템은 AI 알고리듬을 활용해 학생이 쓴 응답에서 정답 또는 좋은 응답을 결정하는 단어를 추출한다. 추출된 중요어는

인공지능 채점보조 시스템(SAAI)은 학생이 제출한 서술형 응답에 대한 점수와 개별 응답이 사용하지 않은 단어를 추출해 제공한다. 이 정보는 교수자의 개별 피드백에 활용된다.

인공지능 채점 보조 시스템을 활용하면 교사의 채점 시간을 90% 이상 단축하고, 채점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서술형 평가가 필요한 모든 교육 분야에 범용 AI 자동평가 시스템을 보급하는 게 최종 목적이다.

교사가 확인한 후 이 중요어를 기준으로 학생의 개별 응답을 채점한다. 교사는 SAAI 시스템의 채점 결과를 분석하고, 각 응답의 점수와 피드백 문구를 결정한다.

연구팀은 “SAAI 시스템을 활용하면 교사의 채점 시간을 90% 이상 단축하고, 채점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또한 학생에게 피드백을 줄 때 학생이 사용하지 않은 중요어가 어떤 것인지 알려줄 수 있어 지도 효과를 높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교육분야 범용 AI자동평가 보급할 것”

연구팀은 서술형 평가가 교육 현장에 자리 잡는 데 이번 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

상한다. “코로나19 이후 더욱 확산하고 있는 온라인 교육과 대형강의가 늘고 있는 대학 교육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을 지원해 사교육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다양한 사회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된 시스템이 사용자 관점에서 불편함이 없고, 모든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동돼 최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형태로 설계됐는지 확인했다. 누구나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안내 설명서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한 빠른 최적화 시스템으로 온라인 교육플랫폼 등에도 순조롭게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 교수는 “3차 연도에는 개발한 모든 기술을 초중고와 대학의 학습관리 시스템, 에듀테크 기업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이전 방안을 연구한다”라며 “서술형 평가가 필요한 모든 교육 분야에 범용 AI 자동 평가 시스템을 보급하는 게 최종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과제에서 개발되는 기술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교육 정보 기술 산업에 지원될 예정이다. 임효진 기자 editor@kyosu.net

조동일·임형택 명예교수, 제5회 한국학저술상 수상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학통사1~6』·『실사구시의 한국학』 선정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제5회 한국학저술상 수상작으로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가 쓴 『한국문학통사1~6』(지식산업사, 2005),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쓴 『실사구시의 한국학』(창비, 2000)을 선정했다. 이 책들은 한국문학·고전자료·실학 연구에서 지평을 넓힌 가장 대표적인 학술서로 손꼽힌다.

올해로 제5회를 맞이한 한국학저술상은 우수한 한국학 관련 도서를 발굴해 학문 발전과 학계 연구 분위기 조성에 이바지하고자 한국학중앙연구원이 2020년부터 재단법인 산기와 공동으로 제정한 상이다.

제1회 수상작은 김용섭 연세대 명예교수(사학)의 『김용섭 저작집 1~9』이었다. 제2

왼쪽부터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회는 한국 고인쇄 기술의 역사를 집대성한 김두종 전 숙명여대 총장의 『한국고인쇄기술사』, 제3회는 김완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향가해독법연구』, 제4회는 박병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국법제사고』가 수상했다.

제5회 한국학저술상은 제정 의의를 고려하면서, 저자의 학문적 업적과 중요성, 학

계에 미친 영향, 후학 양성의 공로, 역대 선정작과의 연속성과 분야별 다양성 등을 두루 고려했다. 그 결과 한국 문학, 고전문헌 등에 쏟은 노고를 인정하고 기념하고자 선정했다.

조동일 명예교수는 한국 문학사를 체계적인 학문 영역으로 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인물이다. 민족사관을 계승하면서 서구의 문예이론과 방법론을 주체적으로 수용해 창조적인 학문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는 수상작 이외에도 『한국문학과 세계문학』(1991), 『세계문학사의 허실』(1996), 『세계문학사의 전개』(2002) 등 많은 저서를 발표한 손꼽히는 국어학자다. 주요 수상으로 는 논조근정훈장, 경암학술상, 후쿠오카 아시아문화상 학술연구상, 벽사학술상, 민세상 등이 있다.

임형택 명예교수는 한문학을 체계적인 학문 영역으로 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인물이다. 특히 실학에서 보여준 그의 탁월한 사료 분석 능력은 한국학 발전에 큰 토대가 됐다. 한국 문학과 한문학 연구에서 문학 이론뿐만 아니라 문학사에 탁월한 연구 실적을 남겼다. 또한 1970년대 한국고전문학 연구회와 한국학문학연구회, 1990년대 민족문학사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한문학을 독립적인 학문으로 정립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는 수상작 이외에도 『한국 문학사의 시각』(1984), 『문명의식과 실학』(2009), 『21세기에 실학을 읽는다』(2014) 등 많은 저서를 발표한 손꼽히는 국어학자다. 주요 수상으로는 만해문학상, 도남국문학상, 다산학술대상, 용재상, 인촌상 등이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학지사, ‘깨끗한 마음을 드립니다’ 플로깅

지난 10일, 출판 전문업체 (주)학지사(대표 김진환)는 임직원 약 170명이 참여한 가운데 마포구 일대에서 플로깅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심리학 출판사인 학지사의 정신을 반영해 마포구 지역 사회에 깨끗한 마음과 마을을 선물하는 취지로 진행됐다.

플로깅은 스웨덴어의 ‘플로카 업(plocka upp)’과 ‘조가(jogga)’를 합성해 만든 플로가라는 용어의 명사형이다. 조깅을 하며 눈에 띄는 쓰레기를 줍는 활동으로 운동과 건강, 그리고 환경을 함께 지키는 작은 실천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 보호 운동이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은 평화의 공원, 경의선 숲길, 연남교 등 다양한 코스를 따라가며 도심에서 발견된 쓰레기를 주웠다. 이를 통해 학지사 임직원들은 지역 사회에 깨끗한 환경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기여했다.

이번 행사의 주제인 “깨끗한 마음을 드립

김진환 학지사 대표(사진 가운데)가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플로깅은 조깅을 하며 눈에 띄는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다. 사진=하영 기자

니다”라는 (주)학지사의 슬로건으로 학지사가 심리학 학술도서를 통해 깨끗한 마음을 세상에 전하는 것처럼 마포구 지역 사회에도 청정한 마음을 전하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심리학·교육한 교재를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학지사는 각종 심리검사와 상담·심리치료도구도 개발해 보급하며 깨끗한 마음을 세상에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지사 관계자는 “이번 플로깅 행사를 통해 학지사 임직원들은 물론, 활동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마음과 행복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전하며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 좋은 예시로 자리매김했다”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학지사는 심리학의 가치를 제고하는 다양한 활동과 콘텐츠로 사회적 기업으로의 발돋움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박동훈 부산대 교수

제20회 카이스트 조정훈 수상

박동훈 부산대 교수(항공우주공학과·사진)가 제20회 카이스트 조정훈 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카이스트(총장 이광형)는 박동훈 교수 외에 카이

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뱅쌍 마리오 피에르 우골리니 박사과정, 고려대 기계공학과 노도원 석사과정, 공주대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엄문영 학생 3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했다. 이들에게 지난 13일 오전 카이스트본관 4층 제2회의실에서 장학금을 전달했다.

박동훈 교수는 극초음속 비행체가 대기 중을 비행할 때 발생하는 경계층 현상에 대한 실험 및 이론 연구를 수행해 왔다. 이 연구는 현재 세계적인 관심사인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박 교수는 이 분야에서 극초음속 유동의 안정성을 분석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자력으로 개발해 국내 관련 기술 기반 확보에 기여했다. 박 교수는 관련 분야에서 최근 5년간 다수의 논문을 해외 유수 학술지에 게재했다.

박주현 전남대 교수

문헌정보학회 신진연구자상 수상

박주현 전남대 교수(문헌정보학과·사진)가 한국문헌정보학회 제1회 신진연구자상을 수상했다.

박 교수는 ‘디지털 협력수업이 독서 리터러시에

미치는 효과 연구’ 등 리터러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과 탁월한 성과를 보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지난해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교육과정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는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교사들과 함께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의 독서 리터러시와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박 교수는 “표현의 자유만큼이나 정보 접근의 자유도 중요하다”며 “세계시민이 정보 접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신진연구자상은 한국문헌정보학회가 우수한 신진연구자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신설한 상이다.

시상식은 지난 10일 국립어린이청소년 도서관에서 진행됐다.

신건수 경남대 교수

대한건축학회 논문상

신건수 경남대 교수(건축학부·사진)가 최근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년 대한건축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에서 논문상을 받았다.

신 교수의 논문은 ‘진해시가지의 가로체계와 토지구획의 관계에 관한 연구’로 그동안 베일에 싸여진 경남 진해 충무시가지 조성에 대해 밝히고 있다. 지난 2021년 국가 등록문화재 제820호로 지정된 ‘진해 근대 역사문화공간’에 대한 창원시의 종합정비사업(총괄 책임 박진석 교수)을 수행하며 수집한 자료와 연구가 기반이 됐다.

진해 시가지는 일제강점기 때 해군배후 도시로 욱일기를 단순 모방해서 만든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신 교수는 연구를 통해 진해 시가지가 광장과 도로가 연결된 서구식 방사-격자형 도로 구조일 뿐만 아니라 그 도로에 접한 토지의 체계적 구획이라는 점을 규명했다. 신건수 교수는 “도시의 미래를 구상하면서 첨단기술과 더불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공간 형성의 역사적 맥락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순 목원대 교수

대전시장상 수상

이성순 목원대 교수(창의교양학부·사진)가 외국인 주민의 지역사회 조기 정착을 지원한 공로로 대전시장상을 수상했다.

목원대는 ‘세계인의 날’

(5월 20일)을 앞둔 지난 11일 대전 서대전 시민공원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인 어울림 축제’에서 이성순 교수가 대전시장 표창을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이 교수는 2007년부터 목원대 다문화사회통합연구교육센터 총괄팀장으로서 외국인 주민 대상 한국어교실을 대전지역 최초로 운영하고 교육 이외에 의료·상담·취업 등 복지사업을 수행한 공을 인정받았다.

이 교수는 “대전의 경우 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수가 적은 특성으로 공공기관에서 외국인 관련 정책에 관한 관심이 부족하지만, 카이스트,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 대덕연구단지 등에 외국인 유학생 및 전문인력이 많은 특성을 고려해 외국인 정책이 재수립될 필요가 있다”며 “대전의 내국인과 외국인의 사회통합기반 조성을 위해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명예교수님이 놓아준 주춧돌 덕분에 대학발전 이뤄”

경상국립대, 제16회 명예교수의 날 개최

경상국립대(총장 권순기)는 지난 14일 가좌캠퍼스 GNU컨벤션센터 3층 다목적홀에서 ‘제16회 명예교수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명예교수의 날은 후학 양성과 대학 발전에 기여한 명예교수의 공적을 기리고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경상국립대가 2008년 전국 대학 최초로 제정한 날이다. 명예교수의 날은 스승의 날(5월 15일) 앞날인 5월 14일이다.

지난해 6월 공식 창립한 경상국립대 명예교수회(회장 고영두)는 2023년 8월 진주지역 5개 병원(우리들치과병원, 이성수안과, 제일병원, 프라임병원, 한일병원)과 협약을

체결해 지역사회 발전과 건강증진에 공동으로 기여하기로 했다. 또한 9월에는 거점국립대 명예교수회 연합회 총회를 경상국립대에 유치해 회원 간의 정보교류와 친목을 도모하고 평생교육을 실현하며 사회발전을 위해 봉사하기로 다짐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회지> 창간호를 발행했다. 창간호에는 고영두 명예교수회장 권두언을 비롯해 총장·교수회장·총동문회장의 축사와 회원 예술활동, 명예교수회 활동 내용을 화보로 실었다.

권순기 총장은 명예교수의 날 축사에서 “우

리 대학교가 일신우일신 발전하는 것은 대학 구성원 모두의 노력과 희생으로 이루어낸 것이기도 하지만, 명예교수님께서 우리 대학교에서 주춧돌을 단단하게 놓아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명예교수의 날 행사는 식전 공연, 개회, 경과보고, 총장 축사, 내빈 축사, 명예교수회 총회, 폐회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총장, 본부 보직자, 단과대학장, 교수회장, 총동문회장 과 명예교수 등 모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최승우 기자 editor@kyosu.net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취임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교육학과·사진)가 지난 13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제12대 원장에 취임했다.

정제영 신임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학교 현장에 AI를 활용한 개별 맞춤형 교육체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학생들 개개인에 맞는 꿈과 끼를 발달시켜

주는 디지털 교실 혁명을 실현할 것”이라며 “디지털 교육의 중심에는 언제나 교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앞으로 3년 간의 임기 동안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다양한 국가 디지털 교육 사업을 진두 지휘하게 된다. 특히, 교육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 중에 있는 AI 디지털교과서가 내년에 성공적으로 런칭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정 원장은 교육부 서기관 출신으로 이화여대 호크마교양대학 학장·기획처장을 거쳐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교육행정학 박사를 했다.

강동진 영남대 교수, 공학교육혁신협의회장 선출

강동진 영남대 교수(기계공학부·사진)가 2024년 공학교육혁신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올해 4월부터 2026년 4월까지다.

지난달 24일 공학교육혁신연구정보센터에서 개최한 ‘2024 컨소시엄 주관대학 워크숍 & 1차

공학교육혁신사업위원회’에서 영남대 공학교육혁신센터 강동진 센터장이 공학교육 분야에서의 탁월한 성과와 리더십을 인정받아 회장으로 선출됐다.

공학교육혁신협의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창의융합형공학인재양성지원사업’에 선정된 13개 주관대학 컨소시엄 및 연구정보센터 총 73개 공학교육혁신센터를 총괄해 지원하고 있다.

김성수 신라대 교수, ‘자동차의 날’ 대통령 표창

김성수 신라대 교수(항공기계공학과·사진)가 제21회 자동차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주최한 ‘제21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이 진행됐다.

김성수 교수는 자동차 엔진 및 부품 기술 연구 및 특허 취득, 부산형 스마트제조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한 지산학 협력 생태계 구축 등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자동차공학회 추천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변광호 한국해양대 초빙교수, 한국해사법학회장 취임

변광호 국립한국해양대 초빙교수(해양경찰학과·사진)가 지난 10일 열린 2024년 한국해사법학회 정기총회 및 춘계 공동학술대회에서 제15대 한국해사법학회장으로 취임했다.

변광호 초빙교수는 “최근 해사산업분야에서 활

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주요 이슈들이 해사법령으로 입법화 될 수 있도록 학회 회원들이 활발한 학술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한국해사법학회의 사회적 기여와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변 신임 회장은 서울대 법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부산지방검찰청 등에서 부장검사를 거쳐 현재는 법무법인 와이케이 대표변호사다.

노태우 한양대 교수, ‘환경경영전략’ 편집위원 선임

노태우 한양대 교수(국제학부·사진)가 세계적인 환경경영전략 분야 학술지인 『Business Strategy and the Environment』(이하 BSE)의 편집위원으로 선임됐다. 한국인 최초다.

기업 전략과 환경 문제의 상호 작용에 대한 연구

를 다루는 BSE는 학술지 인용 보고서의 영향력 지수가 13.4점으로 경영 분야 전체 227개 학술지 중 7위, 환경연구 분야 128개 학술지 중 5위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다.

노 교수는 BSE 편집위원으로서 전 세계 환경경영전략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발굴하여 소개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공업화학회 ‘이녹스학술상’에 정광운 전북대 교수

정광운 전북대 교수(고분자나노공학과·사진)가 최근 열린 2024년 한국공업화학회 춘계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이녹스학술상’을 수상했다.

정광운 교수는 고분자공학과 나노공학 주전공을 바탕으로 학제 간 융·복합 연구에 주력하여 현재까

지 세계 상위 SCI 저널에 2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국내외 50여 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최근에는 액정가교(Liquid Crystal Networks) 소재의 연구 분야에서 이방성 액정단량체를 설계 및 합성하고 분자자기조립을 다양한 길이 단위에서 정교하게 제어함으로써 물질의 성질을 극대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후 위기, 지금이야말로 골든 타임… ‘2도’가 임계점

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41

남성현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

네이버 ‘열린연단’이 시즌10을 맞이해 「오늘의 세계」를 주제로 총 54회 강연을 시작했다. ‘오늘의 세계’는 국제질서·정치와 경제·사회와 문화·과학기술·철학에 대해 인문·사회·자연과학의 상호 연결성을 통해 학문적 담론을 형성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남성현 서울대교수(지구환경과학부)가 「기후 위기 담론의 과학적 실체」를 강연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발췌해 소개한다. 제42강은 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감염내과)의 「감염병과 보건 위생」이 예정돼 있다.

자료제공=네이버문화재단

정리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최근 기후 변화·기후 위기·기후 비상·기후 재앙·기후 붕괴·기후 정의·기후 행동·기후 소송·기후 리스크·기후 플레이션 등 ‘기후’라는 단어가 붙은 신조어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지구의 기후는 더 이상 지구환경과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듯하다.

그동안 과학자들이 국제 사회에 ‘지구 온난화’라는 자연 현상을 알리며 적절한 대응을 촉구하기 시작한 지가 매우 오래됐음을 생각할 때, 기후 변화 문제가 최근 몇 년 사이 새삼스럽게 다시 부각되는 것은 다소 의아하다. 더구나 이제는 기후 변화를 기후 위기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오랜 기간 지구 온난화로 부르던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을 이제는 지구 가열화·지구 열탕화로 부르기까지 한다.

처음부터 대다수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로 나타나고 있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으로 인간 활동을 지목한 것은 아니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던 과거에는 기후 변화가 발생하는 원인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1990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1차 평가 보고서」 발표 당시만 해도 관측상의 한계로 기후 변화의 원인이 인간 활동 때문이라는 주장을 검증하기 어려웠으며, 향후 10년 동안은 그 판단이 어렵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5년 만인 1995년, IPCC 「제2차 평가 보고서」에서는 지구의 기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간 활동이 있음을 시사했고, 특히 피나투보 화산 폭발 이후의 기후 변화는 인간 활동 영향임을 확신하며 그 입장을 변경해야 했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 온실가스가 집적되며 온실 효과 강화에 따라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현재의 과학적 패러다임이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통해 정립된 것은 2007년 발표된 IPCC 「제4차 평가 보고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때부터 전 지구적 온난화에 대한 뚜렷한 관측 결과는 물론이고, 90%의 확실성으로 20세기 중반 이후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를 지구 온난화의 분명한 원인이라 지목하기 시작했다.

지구 온난화로 간단히 표현하지만 이처럼 기후 변화는 그저 지구 평균 온도만 조금 오르고 마는 차원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지구 시스템의 작동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지구 환경 전반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겪고 있는

총체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각종 동식물의 서식지 변화가 동반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주요 농산물의 산지가 점점 더 고위도 지역으로, 그리고 점점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하고 있으며, 적응이 어려운 생물종은 멸종을 피하지 못하므로 각종 자연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인간과 야생 동물의 접촉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인간에게 면역력이 없는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이 확대됨에 따라 바이러스 충격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도 자연스런 귀결이 될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표현되는 기후 변화 문제가 기후 위기로 불릴 정도로 심각하고, 더는 그 대응을 미룰 수 없을 정도로 시급한 기후 비상이 돼버린 배경에는, 오랜 기간 소극적인 대처로만 일관해온 국제 사회의 무능력과 무책임이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여 이번 세기 중반까지 탄소 중립에 도달하는 좋은 시나리오가 아니면 지구 평균 온도의 가파른 상승과 함께 지구 시스템의 비가역적 과정으로 인해 머지않아 극단적인 지구 환경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대부분의 지표들이 티핑 포인트를 넘기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인류가 적응하기 매우 어려우므로 결국 거주할 수 없는 지구로 변모할 것이 뚜렷하게 전망된다.

오늘의 세계에서는 파멸적인 기후 재앙 피해를 최소화하고,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추며 기후 변화에 동반되는 각종 전례 없는 지구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사회경제적 해법들과 공학적·기술적 해법들이 동시에 요구되는데, 자칫 성급한 해법에만 골몰해 기초적인 과학적 진단과 평가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후 위기와 기후 비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각종 참신한 기후공학 혹

“기후 변화에 따라 과거 그 지역에서 경험하지 않았던 수준의 새로운 자연환경을 만드는 중에 인류가 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연재해 피해 규모의 급증부터·식량 생산 감소·각종 질병과 난민 증가 등의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파급을 가져오게 될 것임을, 아니 그 파급이 이미 곳곳에서 일부 현실화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점점 그 피해 규모가 급증할 것임을 알 수 있다. 국제 사회에서 기후재난·기후 재앙으로 인한 손실과 피해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질 이유다.”

은 지구공학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꼭 필요한 노력이지만, 동시에 정책적·사회경제적 노력에 역행하며 기후 행동 실천 동력을 약화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크다.

특히 부작용 우려까지 면밀히 검토해 해소하지 않은 섣부른 대규모 기후공학·지구공학 처방은, 영화 「설국열차」에서 잘 볼 수 있듯, 자칫 인류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치 어떤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기후 변화 문제를 단박에 해결할 것처럼 근거 없는 기술 낙관주의가 확산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이미 너무 늦어버려서 그 어떤 정책적·사회경제적 노력도 모두 무용지물일 것이라는 식의 기후 비관주의 역시, 기술 낙관주의만큼 위

남성현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지구 온난화로 간단히 표현하지만 이처럼 기후 변화는 그저 지구 평균 온도만 조금 오르고 마는 차원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지구 시스템의 작동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지구 환경 전반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라며 “전 지구적으로 겪고 있는 총체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각종 동식물의 서식지 변화가 동반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

험하므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많이 늦은 것만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아직은 노력 여하에 따라 완전히 다른 미래(거주 가능 지구와 거주 불능 지구)가 과학적으로 뚜렷하게 전망되기 때문이다. 가장 기초가 되는 과학에서 출발하여 지구의 건강 상태를 잘 ‘진단’하고 모니터링하며, 그에 맞게 약도 처방하고 수술도 받아야지, 제대로 검사도 받지 않거나 오진을 내린 상태에서 무턱대고 수술부터 하거나 반대로 자포자기해 치료를 포기하면, 그 어느 쪽도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 될 것이다. 과학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기후 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 환경 문제는 특정

국가나 특정 기업·일부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을 알고 있다. 과학에서 출발해서 다양한 정책적·사회경제적 해법과 공학적·기술적 해법을 모색하고 실천하며, 기후 변화 완화와 기후 변화 적응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국가나 사회는 앞으로도 경쟁과 협력을 지속할 것이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특히 2차 대전 이후 전후 복구 과정에서 재건한 탄소 문명에서는 그 해법을 찾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출발해 얻은 결론이다. 또, 경쟁 이데올로기와 효율성에만 매몰돼 각축하고 갈등하며 전 지구적 기후 위기와 지구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불가능해 보인다. 숫자상으로는 1901

년부터지만 실질적으로는 2차 대전 이후 40~50년 늦게 시작된 20세기가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고, 그 20세기를 24년째 연장한 오늘,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서도 진정한 21세기의 새로운 질서로의 재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물과 에너지 등을 포함하는 각종 자원을 두고 사회와 국가의 대립 및 갈등은 날로 고조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꾸만 최고조로 올라가는 오늘의 세계에서 과연 이러한 대립과 갈등의 이면에 전반적으로 악화일로에 있는 지구 환경 문제가 없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오랜 기간 가뭄이 지속돼 농작물 생산은 물론 식수 문제까지 붉어지거나 반대로 폭우가 심해 홍수와 산사태를 겪으며 국토가 황폐화되거나, 또는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 자체가 사라지거나 대규모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누적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매우 적은 개발도상국에서 심각한 기후 재난·기후 재앙을 경험하며 막대한 손실과 피해를 입는 상황, 구세대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인권이 제한되고 있는 현세대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상황, 과연 우리는 앞으로도 물질적 성장만을 위해 지구 환경의 악화를 외면할 수 있을까?

그동안의 미온적 대응과는 사뭇 다른 접근은 특히 대부분의 에너지와 식량을 수입하는 우리에게 더더욱 절실하게 필요할 것이다. 기후 위기 완화와 적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국제 사회의 분위기도 지난 몇 년 새 완전히 바뀌었고, 이제 더 이상 과거로의 회귀는 가능하지도, 가능해서도 안 될 것이다. 적극적 기후 행동이 없으면 점점 더 설자리가 없어지도록 바뀌는 국제 질서에 적응해야만 할 것이다. 아니 그 적응을 주도하며 오히려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만 한다.

전례 없는 수준의 지구 환경으로 돌입하기 시작하는 오늘의 세계를 살아가는 인류가 과연 ‘인류세’라 부를 정도로 악화시킨 지구 환경 문제에 대한 성찰과 반성·탈탄소 문명으로의 빠른 대전환·적극적인 기후 행동 없이 이번 세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인가?

‘가뭄 저수지’가 오히려 탄소 농도 높인다

감종훈 포스텍 교수팀

최근 포스텍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박사과정 이광훈 씨 연구팀은 국내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량과 수질 데이터를 분석해 극심한 가뭄이 수자원 관리 시스템에 미치는 수(水)문학적 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수자원 분야 국제 학술지인 『물 연구(Water Research)』에 게재됐다.

모내기가 시작되는 봄철에는 논과 밭에 충분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강수량이 매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 있는 3천 개 이상의 농업용 저수지를 활용해 수자원을 관리하고 있다. 모내기 시기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을 감시하기 위해 농업용 저수지의 물수위 데이터를 수집하고, 2020년 이후부터는 계절별 저수지 수질 데이터도 함께 수집하고 있다. 3천 개 이상의 농업용 저수지들에서 관측되는 수자원 빅데이터는 물순환을 통한 탄소순환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농업용 저수지 수위와 수질 빅데이터의 차원을 축소하는 회전 주성분 분석(rotated Principal Component Analysis)을 이용했다. 분석에 사용한 데이터는 2020년부

왼쪽부터 포스텍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박사과정 이광훈 씨다. 사진=포스텍

터 2022년까지 국내 2천 200개 이상의 농업용 저수지에 보관된 저수량과 총 유기 탄소(TOC: total organic carbon) 농도 관련 자료로, 해당 연구 기간 저수지의 저수량은 289~360밀리언톤(1,000,000톤), TOC 농도는 3.54~4.60밀리그램 퍼리터(mg/L), TOC 부하는 1천165~1천492톤으로 각각 추정됐다.

첫 번째 회전 주성분 분석 결과, 2022년 한반도 남부 지역에서 가뭄으로 인해 수온이 증가하고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는 경우 TOC 농도가 증가했다.

또한 연구팀은 두 번째 분석에서도 중부 지역 저수지 수위 변화와 TOC 농도 변화 간 높은 상관성을 발견했다. 농업용 저수지 주변의 논·밭 면적이 넓은 지역일수록 TOC 농도가 일부분 높아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극심한 가뭄발생 시 탄소를 저장하던 농업용 저수지가 대기 중으로 탄소를 방출하는 공급원으로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감종훈 교수는 “수자원 빅데이터와 고급 통계 기술을 이용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물순환과 탄소순환의 정량적인 변화를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라며, “현재까지 수량에만 집중되어 오던 수자원 정책에서 수량과 수질 모두를 고려한 탄소 중립 시대 맞춤형 환경 및 수자원 정책 변환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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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상실의 사회를 넘어서

딸깍발이

이우진 편집기획위원

공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세월호 참사의 충격은 아직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하여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 참사는 당연하거니와, 이후 벌어진 또 다른 두 ‘참극(慘劇)’ 때문이다. 그 하나는 한 청년이 단원고 교복을 입고서 어묵을 든 사진을 찍고 ‘친구 맛있다’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터에 올린 사건이다. 또 다른 하나는 유가족들이 진상을 밝혀달라며 단식을 할 때, ‘폭식투쟁’이란 이름으로 근방에서 치킨·피자 등의 먹거리 파티를 벌인 사건이다. 이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은 분노를 일으켰다가 얼마뒤 참을 수 없는 슬픔이 몰려오게 했다. 이 사건들은 실로 ‘참극’이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슬프고 끔찍한 공감상실의 사회’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참극이었다.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 특히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는 짐작하기 쉽지 않다. 그 슬픔은 ‘참척(慘慽)’ 즉 ‘세상에서 가장 참혹한

슬픔’이기 때문이다. 자식을 잃은 슬픔은 눈이 멀정도의 고통이기에 ‘상명지통(喪明之痛)’이라고도 하며,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이기에 ‘단장(斷腸)’이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슬픔과 고통에 빠진 부모들에게 두 ‘참극’을 일으킨 이들은 조롱과 멸시를 보냈다. 그들이 이토록 잔혹한 행동을 하도록 만든 것은 무엇일까? 바로 공감보다는 혐오와 차별을 내면화시키는 우리 사회와 교육 때문일 것이다.

공감은 저절로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고 뇌를 사용하고 노력하여야만 발달하는 능력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타자의 감정과 관점을 인식·이해하고자 노력하고, 타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연습을 거칠 때, 공감이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사이먼 배런-코헨은 『공감 제로』에서, 공감이 결여되어 있을 때 선을 넘는 잔혹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공감이 결여된 사회는 잔혹한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와 교육은 자라나는 이들에게 공감을 발달시키는 노력을 등한시한 것이 아닐까? 이념적·계층적·지역적으로 갈라치기에 바쁜 우리 사회, 거기에 성적·경쟁·차별에 매달리는 우리 교육은 공감보다는 반감과 혐오를 학습시키고 있지 않은지? 세월호 참사 이후 이태원 참사 때에도 ‘놀다 죽은 사람을 추모할

생각은 없다’며 희생자를 비난하며 혐오하는 모습이나 지잡대 등과 같은 차별과 멸시의 표현을 보면, 이는 분명해 보인다.

폴 에얼릭 등의 『공감의 진화』에 따르면, 인류가 이토록 지구상에서 번성하게 된 것은 공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역사상 가장 끔찍한 학살극은 반감과 편가르기에 기반한 ‘타자화’로 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그러한 ‘타자화’의 대표적 사례가, ‘유대인·폴란드인·집시를 박멸해야 할 세균’으로 규정한 나치의 타자화요, ‘이슬람 교도는 저주받은 종족’으로 규정하여 십자군 전쟁을 일으킨 교황 우르바노 2세의 타자화이다. 역사는 공감이 아닌 편가르기와 혐오는 결국 잔혹한 학살극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덴마크의 경우 ‘공감’이라는 과목을 6~16세의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했다. 그들이 ‘공감’을 이토록 교육의 중요 주제로 삼았던 것은 무엇일까?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부모 세대보다 공감을 더 잘 이해하는 다음 세대를 키우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좋은 사회는 접어두더라도, 잔혹한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교육의 전면에 공감을 길러내는 교육을 내세우는 일일 것이다.

출처=스페이스빔

갤러리 초대석

「이미지 탐구생활」

이호진,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2020

이호진 작가 전시회는 다음 달 3일까지 인천 동구 서해대로 513번길 인천문화양조장(스페이스빔)에서 열린다. 작가의 사진에서 도시의 풍경은 단절된 빌딩들이 등장하지만, 혼잡한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사진 속 공간들에는 도시 풍경의 '상반된 모습(높은 빌딩과 허름한 건물)'만 존재한다. 나머지를 채우는 건 사물들인데, 여기서 사물의 역할은 공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침묵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작가는 일상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일상의 변화와 방향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도시의 물리적 공간과 장소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것을 사진을 통해 일상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공간과 장소의 특성과 변화를 함축적으로 담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빠른 속도로 개발되면서 철거와 신축 등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원도심·원도심과 신도시의 접점 등 도시의 모습이 여러 형태로 표출되는 장소들을 선정해서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시리즈의 작업 장소로는 인천이며 구체적으로는 중구·동구·미추홀구 등 원도심으로 일컬어지는 지역"에 해당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잇따르는 교수 해임…응답하라,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기고

남정희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대전대

우려했던 대로, 2~3년 전부터 교수들이 해임되거나 재임용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이 우리 교수노조에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또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전공과 전혀 관계없는 학과로 발령 받은 교수들도 있다. 모두 전문대학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이들 전문대학이 학령인구 급감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인데, 폐과되면서 교수들이 그 피해를 온몸으로 겪고 있다. 해임이나 재임용 탈락이 부당했다는 것은 교수들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속속 이기고 있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몇 개 대학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A대학의 경우를 보자. A대학은 2020년 2월 학교의 지시하에 신입생을 허위로 모집했는데, 7월 허위모집 강요를 규탄하는 교수노조의 임원 8명을 해임했다. 11월 이들 8명에 대해 학교는 허위 모집 혐의로 형사고소도 하였는데, 12월 해임교수 8명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해임처분취소 결정을 받았다. 학교는 이들 8명을 일단 복직시켰지만, 2021년 1월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해 아직도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2022년 7월 형사기소를 근거로 8명을 직위해제했으나, 10월 이들은 다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직위해제처분취소 결정을 받아냈다.

2024년에는 또 다른 3명의 교수가 재임용에서

탈락했으나, 4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재임용탈락처분취소를 받았다. 이 대학에서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대부분 학과가 학생 모집이 중지되거나 구조개편 대상이 됐다. 수업이 없는 교수들도 아직 월급을 받고는 있지만, 다음 학기에는 직권면직 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다음으로 B대학의 경우를 보자. B대학은 특성화가 잘 되어 있어 2020년에는 세무사 최종합격자 전국대학 1위 등 좋은 성적을 내는 학교였다. 하지만 설립자와 배우자가 교비를 횡령하여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의 비리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학교는 2023년 1월부터 교수들을 징계하기 시작해 7월부터 현재까지 16명을 해임하고 파면하는 등 중징계를 반복하고 있다. 교수들이 교육부에 민원을 내는 등의 문제제기 때문에 자신이 형사 고소됐다는 것을 그 이유로 삼고 있다고 한다. 파면·해임당한 교수들이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해 취소 처분을 받으면, 학교는 교원을 서류상으로만 복직시켜 놓고는 해당 기간의 임금을 주지 않다가 또 두어 달후 절차에 어긋난 해임·파면을 3차례나 반복하고 있다. 교수들은 20개월 이상 임금체불로 고통받고 있다.

그다음으로 C대학의 경우를 보자. 2023년 3월 학교는 신입생 등록률 저조를 이유로 재학생과 휴학생이 남아있음에도 전임교수 5명을 폐과 면직 처분했다. 교수가 없으니 강사를 섭외하여 수업을 진행했으나, 섭외가 원활하지 않아 개강을 미루는 등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도 발생했다. 7월 교수들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면직처분취소 결정을 받았으나, 8월 학교는 교수 5명에 대한 구제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채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교수에 대한 구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강제이행금을 내야 하는데,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 학교에서도 총장이 교비횡령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마지막으로 D대학의 경우를 보자. 지난 3월 22일 이 대학은 모두 17명의 교수에게 소속 학과를 변경하는 인사명령을 의논 없이 갑자기 내렸다. 관광영어과 교수를 경찰경호탐정과로, 관광일어과 교수를 사회복지아동보육과로, 경찰경호탐정과 교수를 반려동물산업과로 발령을 내는 식이다. 이는 전공학문에 기반해 강의를 하는 교수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인사명령이다. 당장 9월부터 새로 발령받은 학과에서 강의를 해야 하는 교수들은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아 제대로 수업할 수 있을까? 학교 당국은 이번 인사가 학령인구 감소와 융합교육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교원 배치라고 강변하고 있다.

이렇듯 몇 개의 대학 사례를 살펴보면, 대개 이런 대학들은 설립자·총장의 교비 횡령이나 허위 모집 등의 비리와 맞물려 있다. 이는 대학의 80% 정도가 사학인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공공성 확보가 얼마나 시급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교육부는 감사를 통해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학령인구의 70% 이상이 대학에 입학하는 보편교육 시대에 접어들었다. 학생들은 고등학교까지 소규모 학급에서 수업하다가, 대학에 와서 과밀학급의 수업을 받고 있다. 대학이 돈을 아끼기 위해 과밀학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과와 폐교 등 구조조정으로 교수를 내쫓을 게 아니라,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대학 수업의 질을 높여야 한다.

스승의 날은 제자들의 날이다

기고

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

엔터테인먼트경영과 교수

지난해 말 NHK 관계자에게 방송 협의차 연락이 왔다. 요즘 K-POP의 위상이 높으니, 가끔 들어오는 외신의 코멘트 인터뷰 정도로 생각했다. 내용인즉 글로벌 우수대학을 방문해서 입시를 체험해 보는 교양·예능 프로그램 ‘뉴시’(입시)에서 본 대학교 편을 제작하자는 취지였다. 그것도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경영과를 중심으로 말이다. NHK ‘뉴씨’는 미국의 하버드대와 MIT공대, 영국 캠브리지대 등 세계 유명 대학을 찾아가 입시와 교육 제도를 알아보고 일본의 셀럽들이 직접 입시 문제를 풀어보고 평가(학점)받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 대표로 지난해 서울대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본 대학을 선정했다. 아무래도 요즘 일본에서 관심이 높은 K-POP의 DNA(원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엔터테인먼트경영과는 19년 전 필자가 부임하면서 국내 최초로 대중예술 그중에서도 K-POP 비즈니스 기획자(프로듀서)를 양성하는 학과로 출발했다. 2013년 싸이가 등장하면서 세계 저명대학의 (비교문화 차원에서) K-POP관련 해외논문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국내 주류 학계에서는 거의 전공(학문)대우도 받지 못했던 유니크한 분야이기도 이다. 이번에도 해외에서 그 가치를 먼저 알아본 것일까? NHK 방송사의 인터뷰 시작은 당시 대학에서 이런 과정을 어떻게 개설할 수 있었느냐? 였다. J팝의 역사가 깊은 일본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교육 시스템이라 더 관심이 높았고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교육 내용을 취재하고 제자들이 K-POP 산업 분야에서 얼마나 영향력 있게 활동하고 있느냐를 알아보고자 하는 게 방송사의 기획 목적이었다.

일본과 교류를 하다 보면 세심한 일본의 메뉴얼 문화가 이색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초스피드로 제작되는 한국 방송사와는 다르게 방송 한 편 제작하려면 그 기간이 6개월이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철저히 체크해 보고 내용이 충분치 않으면 바로 취소하는 경우도 다반사로 알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편을 모니터링했다. 방송 첫 장면에서 서울대를 대표하는 제자 3명을 소개했다. 정치·경제·문화계를 대표하는 3

인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삼성 이재용 회장, BTS를 배출한 하이브 방시혁 의장을 차례로 소개했다.

순간 우리는 누구를 소개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자들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순간이었다. 다행히 하이브·SM·YG 등 국내 정상급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에서 중요 역할을 담당하는 K-POP 기획자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었다. 지난 주 방영된 ‘뉴시’첫 장면에 역시 본 학과를 졸업한 제자들의 활약상이 편집되어 나갔다. 블랙핑크를 비롯한 최정상급 K-POP 아티스트의 기획자와 프로듀서로 참여한 면면을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제자들이 무척 자랑스러웠고 고마웠다. 20년이 채 안된 짧은 역사를 가진 유니크한 학과 출신들이 특화된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교수의 입장에서 보면 실용적인 대중예술 전문 기획자를 양성하려면 외부와 링크시켜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활발한 교류를 우선해야 한다. 그래서 기본 교과도 중요하지만 실용적인 비교과 활동을 마련해주고 그것을 직업과 직접 연결시켜야 한다. 예를들어 뮤직비즈니스를 교과과정으로 배운 이후, 비교과 과정에서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모여 융합 교육이 이어진다. 이때 학교의 지원금으로 기획·작사·작곡·녹음·앨범 자켓·뮤직비디오까지 제작 전 과정과 앨범 출시와 유통·홍보까지 학생들이 직접 완성한다. 실습이 아니라 실전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기에 취업으로 연결되기 쉬워진다.

특히 기억에 남는 한 제자가 있다. SM엔터테인먼트 핵심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친구인데, 실습이 많은 대학 특성상 여러 난관과 문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학생들에게 늘 현명한 대안을 제시하며 리더십을 발휘하던 모습과 때론 교수자가 놓치고 있는 부분까지도 어려움 없이 늘 지혜롭게 얘기해 주던 학생이 떠오른다. 때론 충고를 해줬고 내게 인생의 배움이 되기도 했던 제자인데, 졸업 이후에도 학과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지속하고 있는 동문이다. 특히 이번 해외 방송사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스스럼없이 학과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줘서 너무 고마운 제자이다.

스승의 날을 제자들의 날로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이 문득 앞서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의 머릿속에 방송 첫 장면을 화려하게 채워준 제자들 얼굴이 떠올랐다. 제자들의 존재 그 자체가 대견하고 감사하다는 마음이 가득 찬 2024년 스승의 날이다.

김상돈의 교수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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