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총장은 인문사회․국립대는 이공계 출신 많아
‘2023 한국의 대학총장’ 통계
한국의 대학총장은 미국 대학총장보다 여성총장 비율은 5배가 적고, 평균 재임 기간은 약 1.6년 정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장윤금, 이하사총협)는 최근 4년 간 대학총장의 기본 현황과직무경험, 학문적 배경 등을 조사한 ‘2023 한국의대학총장’ 통계를 발표했다. 2023년 12월 기준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 대학총장 연구와 비교분석한 내용을 추가했다. 2023년 4년제 일반대학국·공·사립대 190곳 중 직무대리 체제인 13곳을제외한 현직 총장은 177명이다.여성 대학총장 6.8%…미국은 32.8%남성 대학총장은 93.2%(165명), 여성은 6.8%(12명)로 남성 총장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2022년 7월 기준, 미국 대학의 총장은 남성이 66.9%,여성 32.8%로 우리나라와 비교해 여성 총장의비율이 5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 대학총장의 평균 연령은 63.2세. 사립대는 64세였고, 국공립대는 59.8세였다. 사립대 총장은 30~90대까지 연령 폭이 넓은 반면,국공립대 총장은 50~60대에 집중 분포돼 있다.2023년 재직 총장의 연령대는 60대가 61.6%(109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50대 22.6%(40명), 70대 이상 13.6%(24명), 40대 이하 2.5%(4명) 순이었다.
2022년 7월 기준, 미국 대학총장의 평균 연령은 60세이며, 60대 40.3%, 50대 38.4%, 40대 미만12.4%, 70대 이상은 9.0% 순으로 나타났다.사립대 연임 총장 32.6%…평균 재임 4.8년총장 재직 횟수를 보면, 사립대는 신임 총장이67.4%, 2회 이상 연임 총장은 32.6%를 차지했다.국공립대는 94.4%가 신임 총장이었고, 나머지5.6%는 2회 연임이었다. 최근 4년 간 사립대 총장의 2회 이상 연임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7.8% → 17.2%→ 16.5% → 16.3%로 감소 추세다.총장 재직 기간은 평균 4.3년이다. 사립대 총장의 평균 재직 기간은 4.8년이며, 국공립대 총장은 재직 기간이 2.5년이었다. 미국 대학총장의평균 재직 기간은 5.9년으로 우리나라보다 약 1.6년 더 길다. 하지만 미국 대학총장의 재직 기간도점점 짧아지고 있다. 최근 15년 간 미국 대학총장의 평균 재직 기간은 2006년 8.5년, 2011년 7.0년,2016년 6.5년, 2022년 5.9년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교수 출신 83.6%…국공립은 전원이 교수대학총장 취임 전 직업은 교수가 83.6%로 가장많았다. 종교인 15.7%, 행정가 10.7%, 총장·이사장 7.9%, 의료인 3.6% 순이다. 국공립대 총장 36한국의 대학총장은
여성 총장 6.8% (미국 32.8%)평균 연령 63.2세 (미국 60.0세)평균 재직 4.3년 (미국 5.9년)사립대 2회 이상 연임 32.6%서울대 학부 출신 25.0%본교 출신 28.8%인문사회 전공 사립대 69.1%, 국립대 44.4%국내 박사 54.6%, 미국 박사 33.9%교수 출신 83.6%, 행정가 10.7%※ 출처 :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2023 한국의 대학총장 통계, 2023년 12월 기준. 미국 대학 총장은 미국교육협의회 8LI %QIVMGER 'SPPIKI 4VIWMHIRX: 2023 )HMXMSR, 2022년 7월 기준.명은 전원이 교수 출신인데, 이는 총장직선제의영향으로 보인다. 미국 대학총장은 최근 다양한경력을 가진 총장이 증가하는 추세다.
사립대 총장, 인문사회 전공 69.1%총장의 학문적 배경은 이렇다. 국내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총장이 95.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외국 대학 출신은 4.5%(8명)였다. 국공립대총장은 전원이 국내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했다.학사학위 취득 대학은 서울대가 25.0%(42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고려대 10.1%(17명),연세대 8.9%(15명), 성균관대 4.2%(7명), 경북대3.6%(6명), 한양대 3.0%(5명) 순이었다.대학총장의 학사학위 전공을 보면, 사립대는인문사회계열 출신이 69.1%로 가장 많고, 이공계열(26.6%), 의학계열(2.9%) 순이었다. 반면, 국공립대는 이공계열 출신이 절반을 차지했고, 인문사회계열 출신은 44.4%였다.
최근 4년간 대학총장의 학사학위 전공 추이를살펴보면, 인문사회계열은 늘고 있는 반면, 이공계열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인문사회계열은 신학·종교학 전공을 제외하면 교육학, 언어·문학, 경영학, 경제학 전공 출신의 총장 비율이높은 편이다. 이공계열에서는 전기·전자공학, 기계공학, 건축공학을 전공한 총장 비율이 높았다.사립대는 종교계 사립대를 제외하면, 다양한학사 전공 배경을 가진 총장이 재직 중인 것으로분석된다. 국공립대의 경우, 교육대학에는 주로교육학 학사 전공의 총장 비율이 높고, 그 외 국공립대에는 공학 분야 학사 전공 출신의 총장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국내 박사 54.6%, 미국 박사 33.9%박사학위는 국내 박사가 54.6%, 미국 33.9%,독일 6.9%, 일본 4.0%, 영국 2.3% 순으로 나타났다. 사립대 총장은 국내 박사가 46.8%, 미국39.0%, 유럽 15.3% 등 박사학위 취득 국가가 다양한 편이다. 반면, 국공립대 총장은 국내 박사가80.6%, 미국 11.1%, 아시아 8.3%로 사립대 총장보다 국내 박사 비율이 높았다. 박사학위 취득 국가의 최근 4년 간 추이를 보면, 국내 박사는 늘고있는 반면, 외국 박사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본교 출신(학·석·박사 중 1개 이상) 대학총장은 28.8%(51명)다. 다른 대학 출신은 71.2%(126명)를 차지했다. 본교 출신 총장 비율은 사립대(29.8%)가 국공립대(25.0%)보다 조금 더 많았다.현재 재직 중인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대학총장은 45명으로, 전체 본교 출신 총장 51명 중약 88.2%를 차지한다.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총장의 직무 경험과 학문적 배경 등이 시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라고 밝혔다.김봉억 기자 bong@kyosu.net가자 전쟁, 이스라엘·미국 갈등의 씨앗
글로컬 오디세이
성일광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정치·경제 연구실장이스라엘 내각 회의가 극우파의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군 수뇌부가 회의를 박차고 나가거나 극우
파의 반대로 중요한 회의가 연기되는등 정책결정에 심각한 문제를 노출했다. 베냐민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12월 28일 밤하마스 소탕 이후 가자 지구 통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시 각료 회의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당일 취소했다. 회의 취소 결정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가자 지구 통치권을 이양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거부해 온 극우 연정 파트너들의반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성향 '독실한시오니즘당'(RZP) 소속의 베짤렐 스모트리치 재무 장관은 자신의 정당이 전시 각료 회의에서 제
외되자 반발하며 자체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극우 장관들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한 배경을 조사하기 위한 진상조사 위원회 인선에 반대하면서 또 다시 내각회의가 아수라장이됐다.지난달 5일 열린 전시 내각 회의에서 진상 조사팀 구성 계획을 발표한 헤르찌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등 군 지도부와 극우 성향의 장관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이 자리에서 베짤렐스모트리치 재무 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이 군 지도부를 격렬하게 비난하는통에 "시끄럽고 격앙된 말싸움이 벌어졌다"라고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이스라엘 관영방송 칸은한 참석자를 인용해 회의가 '완전한 난장판'이 됐다고 보도했다. 결국 할레비 참모총장이 인신공격까지 당하고, 몇몇 군 장성들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회의실을 박차고 나가자 네타냐후 총리가회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극우 장관들은 또 가자 지구 전쟁이 진행 중인가운데 조사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극우 장관들이 이스라엘군 수뇌부를 공격한 이유는 진상 조사위의 조사 결과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안보 실패를 책임지도록 하는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 때문이다.이스라엘 역사상 최대의 안보 실패로 꼽히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해 주요 안보 관리 전원이공개적으로 사과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아직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강경한 극우 장관 탓에 내각 회의가 가자 지구 처리와 관련한 주요 정책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대미 관계도 심각한 문제를 노출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100일이 넘은 가운데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입장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상황은 엉망이고 우리는 꼼짝달싹할 수 없으며 대통령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말했다.바이든 대통령의 좌절감은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PA) 대신 이스라엘 정부가거둔 세금을 PA에 환급하는 것을 거부하는 한편,가자 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충분히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 등에 따른 것이라고 미 언론 <악시오스>가 전했다. 게다가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 제거 이후 즉 '포스트 하마스' 문제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하지 않고 있으며 PA의 포스트 하마스 역할과 관련한 미국의 계획을 거부하는 것도 바이든 대통령이 좌절감을 느끼는 주요 이유로 꼽힌다. 나아가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저강도로 전환하는 것이 지연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요압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대규모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소규모 병력을 이용한 특수작전으로의 전략 변화 방침을 밝혔다. 당시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지난달 말까지 전쟁 국면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미국 측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미국 정부 내에서는 저강도 전쟁 전환시간표가 지켜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있다. 실제 갈란트 장관은 지난달 9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에게 하마스지도부를 색출하고 인질을 구출할 때까지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 유니스에서 작전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군사작전 규모를상당한 수준으로 축소하지 않을 경우 바이든 정부의 대 이스라엘 무기와 외교 지원을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악시오스>는 전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간 이런 분명한 입장 차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지 않고 있다. 개전초 두 달 간 바이든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거의 매일 통화했다.갈팡질팡 중심을 잡지 못하는 이스라엘 내각이 가자 전쟁 종식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향후중동 정세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이용하는 세련된 미국의 외교력이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이스라엘 텔아비브대에서 중동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국 이스라엘 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Mamluks inthe Modern Egyptian Mind: Changing the Memory of the Mamluks, 1919-1952』 (Palgrave MacMillan, 2017)가 있다.금고기관+今古奇觀,
역주+4#·#5,유정일#옮김『금고기관』이#지니고#있는#이러한#소설사적#가치와#그#완역의#의의에#걸맞게#이번에#출간한#『금고기관#역주』에서는#다양한#『금고기관』#판본과#‘삼언이박’의#주요#판본들을#총망라하여#교감해#원문을#확정한#뒤/#의역할#수밖에#없는#부분을#제외하고는#가급적#모두#직역했다1#총#5533개에#달하는#주석을#가해#각#작품에#나오는#전고와#난해#어구는#물론이고#우리와#다른#풍속#및#소설#감상에#필요한#인물/#그리고#소설적#장치와#이물+異物,들에#이르기까지#낱낱이#설명했다1#여기에서#더#나아가#본#역주서에서는#각#권의#맨#앞에#작품#해설을#부기하여#이야기들의#서사#전승적#맥락을#기술했으며/#작품을#깊게#이해하는#데#도움이#될#수#있도록#필요에#따라#당시의#사회문화제도#및#습속#등에#대해서도#자세히#설명했다1#이렇듯#수년에#걸친#작업#끝에#5354년#43월에#이르러#총#73편의#작품#중에서#일단#권53까지#탈고해#출판사에#넘길#수#있었다1#차제에#역주자는#좀#더#욕심을#내어#이참에#한중#고전문학#연구자들과#한국#근대문학#연구자들에게#『금고기관』과#같은#화본소설#작품들을#어떻게#읽고#어떻게#다뤄야#하는지#제대로#안내해야겠다는#생각을#갖게#되었다1#그#결과/#출판사와#상의해#출간을#4년#더#미루고#「화본소설이란#무엇인가」라는#제하의#글을#완성하여#『금고기관#역주』의#권두에#부칠#수#있었다1#이#글을#통해#독자들에게#편의를#제공하기#위해서#화본소설의#독법+讀法,과#역법+譯法,의#단서를#제시했고#화본소설#연구와#비평에서#통용할#주요#용어에#대해서도#설명했다1#시를 통해 만나는 우주적 진실과
시로 a꾸는 영성 수행의 길근대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어가는 오늘날,이제는 새로운 세계관과 새로운 시학이 필요하다이 책은 근대와 근대시의 효용성이 약화되고 그 유효기e이 만료되어a고 있음을 절q하면서 새로운 인e관과 세계관, 그리고 새로운 시학의 출현을 기대하고 모색한 결과물이다. 저자 정효구 교수는 시를 읽고 쓰는 일을 통해 우주적 진실과 만나면서 영성 수행의 장을 a꾸어 나아a야 한다고 역설한다. 특별히 불교적 사유를 중심에 두고 시론에서부터 시인론과 작품론에 이르기까지, 그는 우리 시사와 시단이 나아a야 할 미래적인 길을 제시한다.정효구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음. 1985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평론 활동 시작. 대한민국문학상 신인상, 시와시학상, 현대불교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현대시와 기호학』『 우주공동체와 문학의 길』『 20세기 한국시와 비평정신』『 한국 현대시와 자연 탐구』『 정진규의 시와 시론 연구』『 일심(一心)의 시학, 도심(道心)의 미학』『 한용운의『 님의 침묵』, 전편 다시 읽기』『 붓다와 함께 쓰는 시론』『 불교시학의 발견과 모색』 등이 있음. IUUQ://XXX.QSVO21D.DPNIUUQT://XXX.GBDFCPPL.DPN/QSVOTBTBOHIUUQ://CMPH.OBWFS.DPN/QSVOTBTBOH대학총장 “무전공, 장기적으로 유연하게 조절해야”
대교협, 2024 대학총장 설문조사
“무전공, 학문 편중·전공 쏠림 우려”교육부가 ‘무전공’ 확대 대학에 재정사업 연계지원 계획을 밝힌 가운데, 대학총장들은 ‘학문 편중과 전공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개선 사항으로 대학·계열 특성에 따른 도입·운영 자율성 확보와 장기적 관점에서 의견 수렴과 시범운영 등을 거쳐 도입 시기를 유연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제안했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024년 대교협정기총회를 맞아 ‘대학총장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월 10일부터 22일까지190개 회원 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진행해 135개(71.1%) 대학 총장이 응답했다.‘무전공’ 도입 20.7%. ‘자유전공’은 24.5%135개 일반대학 가운데 현재 ‘모든 전공에 대해 구분 없이 모집’(무전공)하는 대학은 20.7%(28개), ‘계열 또는 단과대 단위로 모집’(자유전공)하는 대학은 24.5%(33개)였고, 무전공이나 자유전공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대학은 54.8%(74개)로나타났다.현재 무전공·자유전공을 운영하고 있는 61개대학 중 77%(47개)는 앞으로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현재 무전공·자유전공을 운영하지않는 74개 대학 중 77%(57개)는 ‘도입 예정’이라고 답했다.“무전공 확대, 기초보호학문 육성 정책 필요”대학현장에선 학생 전공선택권 확대는 필요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조급하게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많다. 대학총장은 ‘무전공·자유전공’ 도입과 확대 적용이 어려운 이유에대해 △학문 편중, 전공쏠림 현상 △구성원 반발·갈등에 따른 설득 및 협의 △대학·계열 특성에 따른 일률적 적용 어려움 △신입생 유치·모집 및 정
무전공z자유전공 운영 현황과 향후 계획
원 확보 문제 △운영에 따른 행·재정적 어려움(학사 구조조정 및 개선 포함) △교원 관련 어려움(채용·수급·관리·수업 시수 등) 등을 들었다.
이에 따라 대학총장은 정책 개선 사항으로 △대학·계열 특성에 따른 도입·운영 자율성과 개선책 마련 △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 도입(의견 수렴 및 시범운영 후 시행시점 조정) △재원 확보 △규제 개선 및 제도적 장치 마련 △기초·보호 학문육성 정책 △강사·행정인력 등 탄력적 운영을 위한 제도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제안했다.국공립·수도권대 총장 ‘학사 개편’ 더 관심대학총장의 관심 영역은 정부·지자체의 재정지원사업(71.9%)과 신입생 모집·충원(63.7%)에 쏠렸다. 올해 설문에선 학령인구감소 대응에 따라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교육’(54.8%)에 대한 관심이 큰폭으로 상승해 3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0.1%포인트가 올랐다.다음으로 ‘교육과정 및 학사 개편’(46.7%), ‘등록금 인상’(43.7%)이 뒤를 이었다. 1년 전에는 학생취업(창업), 재학생 등록 유지, 교육과정 및 학사개편이 3~5위를 기록했다.국공립대와 수도권 대학의 총장은 ‘신입생 모집·충원’보다 ‘교육과정 및 학사 개편’에 더 관심이 높아 관심 영역 2위였다.
광역시와 시도단위 대학의 총장은 ‘신입생 모집·충원’이 관심 영역 1위였고, 국공립대와 대규모 대학의 총장은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나타냈다.“라이즈, 특정 대학 편중 지원 지양해야”2025년부터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에 대해서는 지역대학간 경쟁·갈등과 일부 특정 대학에 대한 편중 지원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총장들은 지자체와 라이즈 전담기관의 대학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강화, 수평적인 협력 거버넌스 및 상호소통 채널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대학총장은 대학현장에서 유학생 유치와 관련해겪는 어려움으로 ‘유학생 불법체류 우려’(63.7%)가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유학생 취업 전략 수립 어려움’(59.3%),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 등 제도적 어려움’(56.3%)을 들었다. 특히 국공립대 총장은 ‘불충분한 영어 강의와 교육과정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라이즈 체계 내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관련해 총장들은 정부·지자체가 ‘불법체류 방지와 지자체 연계 취업 지원’(안정적 정주 지원)을 위해비자제도 개선과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김봉억 기자 bong@kyosu.net“특정 전공에 편중된 구조로 바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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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혁신지원사업은 지난해에 비해 795억원 증액한 8천852억 원, 국립대학 육성사업은1천142억 원 늘어난 5천722억 원이 편성됐다.대학혁신지원사업의 경우 117개교, 국립대학육성사업은 37개교를 대상으로 한다.비수도권 사립대와 특수목적대, 교원양성대는 지역 및 대학별 여건과 특수성을 고려해재학단계 학생 지원체계 구축, 교육과정 개편등 대학 전반의 교육혁신 성과를 평가해 성과급(인센티브)을 지원한다.특히 올해는 교육혁신 성과 영역에서 S등급을 받은 대학을 ‘교육혁신 선도대학’으로 지정해 향후에도 지원을 강화하고, 다양한 교육혁신 사례를 분석․발굴해 전체 대학들에게 공유․확산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교육부는 15명으로 구성된 ‘대학교육혁신지원위원회’(위원장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를 구성해 전공자율선택제와 관련된제반 사안을 논의했으며, 앞으로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하지만 대학에서는 이러한 방식도 교육부가 재정 지원을 무기로 무전공 입학 기조를 사실상 강제하는 것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대다수 대학이 16년째 이어지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만큼 수십억 원 차이의 인센티브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김용석 대학정책학회 학회장(한국기술교육대)은 “정부가 인센티브 차이를 통해 각 대학이 무전공 입학생 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도록강요하는 것”이라며 “무전공 입학 제도가 활성화될 경우 학생들이 전공보다 대학 간판만보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대학 내 기초학문과 비인기 학과가 약화돼 결국 국가 전체의 역량이 떨어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또한 김 학회장은 “정부가 비수도권 지방대를 살리겠다는 명목으로 글로컬 대학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학생들이 무전공 입학으로 대학 간판만 따지게 되면 수도권 대학의경쟁력이 강화돼 지방대는 더욱 침체될 수 있다”며 “무전공 입학 제도는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전국교수연대회의는 지난달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부의 무전공 입학 제도를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사립대에 이어 국립대까지 재정 지원을 미끼로 무전공 입학 제도를 강제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로 인해 대학은 다양한 전공이 조화로운 발전의 길을 걷는 게 아니라 특정 전공에 편중된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전공이 자주 변한다면 대학은 그에 대응해 교수·예산·시설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대학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무전공 입학 제도는 이를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글로컬대학, ‘연합 형태’ 신청 추가
교육부, 2024년 글로컬대학 지정 계획
교육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컬대학 10곳 내외를 지정하는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올해는 대학 간 통합을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2개이상의 대학이 공동 의사결정 기구를 구축해 ‘연합 형태’로 지원하는 게 가능하다.아울러 예비지정 평가 시 국·공·사립 등 대학설립 유형에 따른 평가위원을 구성한다. 지난해제기된 이른바 ‘사립대 홀대론’을 고려한 조치로풀이된다. 그러나 여전히 대학 사회에서는 글로컬대학 사업에 대한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20곳 예비지정 뒤 10곳 내외 본지정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지난달 31일 ‘2024년 글로컬대학 지정 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올해도지난해처럼 예비지정 절차와 본지정 절차 2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글로컬대학에 신청하고자 하는 대학은 대학·학과 통폐합 등 혁신 비전과 과제를 담은 5쪽 내외의 ‘혁신기획서’를 오는 3월 22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비수도권에 있는 일반재정지원 대학이나 국립대학만 신청할 수 있다.교육부는 ‘혁신기획서’를 바탕으로 20곳 내외를 예비지정한 뒤, 대학이 협약을 맺은 지방자치단체·지역 산업체와 함께 구체적인 ‘실행계획서’를 제출하면 이를 심사해 10곳 내외를 본지정할계획이다.순천향대와 연세대 미래캠퍼스, 인제대, 전남대, 한동대 등 5곳은 지난해 예비지정된 후 탈락했는데, 이들 대학은 올해에 한해 예비지정 대학으로 인정한다. 여기에 올해 신규로 15곳을 추가해 총 20곳 내외의 대학을 예비지정할 계획이다.예비지정, 설립 유형에 따라 평가위원 구성
특히 올해부터는 2개 이상의 대학이 공동 의사결정 기구를 구성해 ‘연합 형태’로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학교법인이 달라 국립에 비해 통합이 어려운 사립대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작은 규모의 대학이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에따라 대학 규모 등 대학의 특성 역시 평가에 반영한다. 연합은 국립·사립 등 대학의 형태나 소재지에 상관없이 가능하다.지난해 국·공립대는 21곳 가운데 7곳이 뽑혔는데 사립대는 73곳 중 3곳만 선정돼 사립대를 중심으로 불만이 표출됐다. 이에 올해는 예비지정 평가 시 국·공·사립, 전문대·종합대 등 대학 설립 유형에 따라 평가위원을 구성하고 모든 신청 대학을 상대로 대면 심사를 진행한다.
올해도 예비지정 평가에서는 혁신성·성과 관리·지역적 특성 등을 중심으로 본다. 설립 유형·규모 등 대학의 특성을 고려한 계획을 수립했는지, 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발전 전략과 연계돼 있는지, 지역 내 다른 대학들의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할 방침이다. 지난해의 경우 ‘대학내외 벽 허물기 추진 실적’을 함께 내도록 했으나올해는 ‘최근 3년간 대학의 주요 혁신 추진 실적’을 내도록 변경했다. 본지정 때는 실현 가능성과구체성 등이 주된 평가 요소가 된다.교육부는 예비지정 결과를 4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본지정은 오는 6월까지 ‘실행계획서’를 접수받은 뒤 7월 안에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8월초 올해 신규 글로컬대학 10곳 내외가 확정된다.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은 “지역 밀착형 혁신을 기반으로 지역의 세계화를 이끌어 낼수 있는 대학이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돼야 한다”면서 “대학 혁신과 지역 발전의 선도자가 될 대학을 공정한 절차를 거쳐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할생각”이라고 말했다.“사립대 차별받아…국립대와 지원 분리해야”
하지만 대학 사회에서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양성렬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다른 대학에 지원할 고등교육관련 예산을 다 긁어모아 글로컬대학에만 집중지원하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대학 간 불균형만 심화될 뿐”이라며 “극소수의 대학만 남기고전국 대다수 대학을 존폐 위기로 내모는 시장 만능주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이라고 꼬집었다.또한 양 이사장은 “글로컬대학 사업이 별도의예산 없이 기존 국립대 관련 사업 예산을 끌어다사용하는 형식이라 사립대가 차별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립대와 사립대에 대한 지원을 분리하고, 사업비 형식이 아닌 운영비 지원 형식으로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자유시장 논리의 ‘무대포’…‘기초학문’ 붕괴한다
김기봉의 리틀 빅히스토리
❸ 무전공 선발김기봉경기대 사학과 교수새해 ‘무전공’이란 유령이 대학을 휩쓸고 있다.교육부는 수도권 대학과 거점국립대에 대학 재정지원을 무기로 내년부터는 무전공 선발을 할것을 압박했고, 그에 대항해서 전국국공립대학교 인문대학장협의회와 전국사립대학교 인문대학장협의회는 지난달 24일 서울대 인문대에서모여 전국 인문대학장의 입장’을 발표했다.
전국 인문대학장들은 무전공 입학 확대는 기초학문 붕괴로 이어진다는 우려와 함께, 교육부는 재정지원을 구실로 대학 운영에 개입하지 말고 모집 단위를 비롯한 학사 제도의 수립과 운영을 대학의 자율에 맡길 것을 촉구했다. 지금도 이른바 인기 학과는 복수전공 등을 통해 지나치게많은 학생이 몰려와 교육여건이 열악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무전공 모집제도까지 도입하면 학생들은 적성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기보다는 소수 인기 학과에 몰리는 것은 불을보듯 뻔하다.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교육부는 2025년 대입에선 일정 비율 이상의 학생을 무전공으로 선발해야 국립대학 육성과 대학혁신 지원사업에서인센티브를 받는 의무조항을 철회하고, 대신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을 선택하도록 장려하는 대학을 기준으로 지원 대학을 선정한다는 수정안을 발표했다. 무전공 입학이 나오기 전 이미 대학은 자유전공학부 또는 자율전공학부 설치를 위한 구조조정으로 진통을 겪고 있었다.자유·자율전공학부가 전공의 벽을 허무는 개혁 개방을 위한 ‘특구’ 설치 수준이라면, 무전공선발은 사회적 수요와 공급의 자유시장 논리로특정 학과와 전공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전면개방을 지향한다. 물론 교육부는 5∼25% 이상을무전공 선발로 뽑는 안을 제시했기에 대다수 학생은 여전히 전공학과로 입학한다. 하지만 장차무전공 입학은 인문학을 비롯한 기초학문을 고사시키는 트로이 목마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공론화 없는 무대포 추진교육부는 대학에 구조조정의 칼날을 휘두르기전에 먼저 무엇을 위해 무전공 선발을 해야 하는지부터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미래 한국의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임을 부정할사람은 없다. 반도체 산업이 한국을 먹여 살리는데 그 기술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키우는 학과의김기봉 경기대 교수(사학과)는 교육부의 일방적인 무전공 선발 정책이 인문학과 교양교양 교육이 함양하는 자유와 자기 결정 능력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DALL·E와 픽사베이 합성
“교육부의 무전공 선발이 인간의
자유를 신장시키는 방향이 아니라대학 내 인문학과 교양교육의 입지를약화하는 것은 목욕물이 더럽다고아이까지도 버리는 우를 범하는 조처다.”정원은 부족한 데 반해, 인문대 등 문과 졸업생숫자는 과잉이라면, 디지털 문명 조건에 부응하는 학과와 전공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교육부가 시장 논리로 자유·자율전공학부라는 ‘특구’ 설정을 넘어 무전공 선발이란 ‘무대포’를 대학에 쏘는 것은 성급한 처사다. 그러기 전에먼저 그것의 교육적 효과와 의미를 심각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대학은 살아남기 위해선 정부 재정지원을 무조건 받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교육의 내실보다는 외형적인 사업을 벌이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벚꽃 지는 순서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나온 이후 대학의 실존적 상황이다. 여러 유사 전공을 묶는 학부대학을 강요하는 정책이 실효를거두지 못하고 다시 학과제로 회귀할 즈음에, 무조건 ‘융합’이란 용어를 접착제처럼 사용해서 한울타리 안에 여러 전공과 학과를 가둬서 각자도생하게 만드는 실험을 강요했다. 교육부의 무전공선발은 그 같은 일련의 실험의 끝장으로 대학에 막장 드라마를 연출할 소지가 충분하다.저출산과 교육 경쟁 그리고 불행식민 지배받은 후진국이었다가 선진국으로 도약한 세계 유일 국가인 한국의 미래를 위협하는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가? 반도체 강국으로 계속부상하는 것보다 더 큰 과제가 저출산이다. 저출산을 초래한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국가는 성공했는데 개인은 불행하다는 의식이 후손을 낳지않는 가장 큰 이유로 여겨진다. 물질적 풍요는 삶의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는 의식의 전환 없이는한국 사회는 불행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사라지는첫 국가가 될 거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물론 미래 한반도에 누군가는 살 것이고, 한국이란 국가공동체는 다문화사회 형태로 존속할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미래 한국의 비극적 시나리오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지금우리가 그 길로 계속 가야 하느냐다. 경쟁과 비교로 교육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대학을 적자생존의 정글로 전락시키는 악순환을 이젠 끝내야 한다. 지금의 한국인이 자기 자신이 책임이 있는 불행한 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이 내가 이세상에 존재하는 자기 이유에 대한 성찰이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있는자유 의식을 각성하기 때문이고, 그런 의식을 갖고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자기 이유에 대한탐구가 인문학과 교양의 본질이다.인공지능 시대 문명의 대전환과 학령인구의감소로 대학 개혁과 교육의 개편이 필요하다는것은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추진하는무전공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인간의 자유인 ‘자기 이유’를 탐구하는 학문을 죽이거나 약화할 게 아니라 개혁과 개편의 방향을 설정하는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 교육이란 기본적으로호모 사피엔스의 장점인 사고의 근력을 키우는것을 목표로 한다.힘을 물리학 공식으로 표현하면 F=ma, 곧 질량 곱하기 가속도다. 각 전공이 질량이라면, 가속도는 경향성 또는 시대정신이라 말할 수 있다. 예컨대 현재 대학 체제에서 전공학과의 규모가 다른 것은 질량 차이로 나타나며, 그것의 잠재력은시대적 추세와 곱해져서 발현된다. 교육부는 지금 가장 큰 질량을 가져야 하는 전공은 반도체나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관련 학과며, 4차산업혁명의 시대정신이 가속도로 작용한다고 믿기에 무전공 선발이라는 ‘무대포’를 쏴서라도 대학에 구조조정을 강요한다.
하지만 인간의 자유는 F=ma를 조건으로 하지만, 그것에 종속되지 않는 삶을 영위하기에 획득한 역량이다. 자유란 나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으로 스스로가 규정하는 자기 이유다. 생명체 가운데 인간만이 거의 유일하게 자아가 있고 자기이유에 관해 묻고 삶의 가치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특성은 무엇보다도 물리적 실재 너머의 마음세계에 살기 때문이다. 밀턴은 『실락원』에서 “마음은 그 자체 장소여서, 마음 스스로가 지옥의 천국, 천국의 지옥을 만들 수 있다”라고 했다.불교의 『화엄경』에서도 마음은 세상을 그리는화가라고 했다. 나는 어떤 화가가 되느냐가 나의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결정한다. 인문학 관련 학과들을 약화하고 디지털 관련 학과들을 강화하는 구조조정으로 국가의 F=ma를 확장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위한 국가 경쟁력 강화인가이다. 힘(Force)이란 물체의 운동 상태를 변경하거나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리적 원인이며,그것이 크기와 방향을 가질 때 벡터(Vector)로 표현된다. 무전공 교육은 단순히 물리적 힘만을 키우는 것이며, 그것에 방향성과 목적에 관한 인간의 사유가 개입할 때 벡터로 표현돼 파워(Power)를 가질 수 있다.현재 AI는 인간보다 더 큰 F=ma를 키우는 기계학습을 할 수 있고, 그 격차는 바둑에서처럼 장차 특이점을 넘어설 수 있다. 하지만 AI는 무엇을위해 학습하는지에 대한 자기 이유, 곧 자유 의식이 없다. 페터 비에리(Peter Bieri)라는 이름으로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쓴 파스칼 메르시어(Pascal Mercier)는 인간은 “타고난 것들은 결정할 수 없지만, 어떻게 살아갈지는 스스로 결정할수 있다”라고 했다. 인간의 ‘자기 결정’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이 바로 인문학과 교양이다. 이 둘을죽이는 희생을 유도하는 무전공 선발은 F=ma의방향성에 관해 생각하지 않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같은 ‘무뇌’ 인간을 양성할 위험성이 있다.앞으로 AI 덕분에 인간의 F=ma는 신석기 농업혁명과 산업혁명 이래 폭발적 성장을 하겠지만,그 결과가 인류의 종말이 된다면 무슨 소용인가?교육부의 무전공 선발이 인간의 자유를 신장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대학 내 인문학과 교양교육의 입지를 약화하는 것은 목욕물이 더럽다고 아이까지도 버리는 우를 범하는 조처다. 교육부의반성과 재고를 촉구한다.상온초전도체 소동과 ‘국뽕’ 과학
최성우의
과학기술 온고지신 ❶최성우과학평론가지난 2023년 여름,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LK-99라 명명한 세계 최초의 상압상온초전도체를 만들었다는 주장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큰관심과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애초 학계와 언론에서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지만, 상당수 대중은 노벨물리학상은따논 당상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선진국으로 이끌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이라며섣부른 기대감과 흥분을 쏟아내었다.
그동안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구현할 수 있었던 초전도체를 상온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면, 기초과학에서 대단한 업적이자 산업적 응용 가능성의 측면에서도 획기적 성과임이 틀림없을 것이다.그러나 해당 논문이 공개된 후 세계 각국에서 이루어진 재현 실험을 바탕으로, 저명 저널『네이처』는 불순물의 영향으로 인해 초전도체와 유사한 듯한 성질을 보였을 뿐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구성한 검증위원회 또한 지난 2023년 12월에 ‘LK-99가 상온상압초전도체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라는 결론을내리고 관련 백서를 발간·배포했다.
이로써 한때 우리 대중에게 부푼 꿈과 기대를 선사했던 상온초전도체 소동은 결국 일장춘몽으로 끝나는 듯하나, 그동안 여러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되짚어보고 철저히 반성해야 할 숙제를 남겼다.속칭 ‘국뽕’이라 지칭되는 애국주의적·민족주의적 감성이나 긍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닐것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자가 세계적인 업적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과학기술과 산업경제가 큰 발전을 이룰 거라는 기대감 역시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쳐서 과학이론에 개입하려 들거나 그 객관성과 진리성마저 오염시키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일 뿐아니라 무척 위험스러운 일들마저 초래한다.20세기 초에 독일의 과학자 뢴트겐이 발견한X선이 크게 주목받은 이후, 프랑스 과학자 르네 블랑들로는 또 다른 선인 N선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재현 실험에 성공했다는 프랑스 과학자들의 논문이 쏟아졌다.그러나 검증 결과 영국과 독일의 과학자들은거의 확인하지 못했던 N선이란 결국 존재하지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을 냈던 수많은 프랑스 과학자들은 “실은 나도 정확히 보지는 못했다”라고 뒤늦게 실토했다. 프랑스 과학자들은 그릇된 애국주의 때문에 착시현상과 집단환각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20세기 전반기에 영국에서는 필트다운인 사건이라 불린, 인류 조상 화석을 가짜로 만들어서 속인 유명한 과학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00년대 초에 일본에서는 숱한 구석기 유적 발굴로 ‘신의 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고고학자가, 실은 오랫동안 가짜 유물을 미리 묻어놓고 파낸 것으로 밝혀진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상온초전도체라 주장
하며 국내외에서 큰 논란을 낳았던 0/-99의 모습이다. 사진!위키미디어쌍둥이처럼 유사한 두 사건 역시 그릇된 애국주의가 그 배경이었다. 인류 조상 화석과 구석기 유적이 주로 프랑스와 독일에서만 발견된반면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뽐내던 영국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일본인들은 전곡리 유적등 한국에서도 나온 구석기 유적이 일본에 없을 리가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7년, 한 아마추어과학자가 주창한 이른바 ‘제로 존 이론’이 세계물리학계에 혁명을 일으킬 획기적 이론으로서노벨물리학상도 확실하다고 어느 시사 월간지가 대서특필한 일이 있었다. 검증에 나선 국내입자물리학계에서는 “단순한 숫자 놀음일 뿐,물리학적 가치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지만, 일부 지도급 과학기술자들마저 우리 고유의 동양사상적 기반과 직관에 의거해 물리학을 혁신할가능성이 있다고 부화뇌동하는 비상식적 태도를 보였다.
상온초전도체 소동에서 논문의 검증에 나선과학자들과 비판적 입장의 전문가들에게 시기질투에 눈먼 한심하고 무능한 자들 또는 매국노라는 비난과 폭언이 쏟아진 것 역시 지난 황우석 사태 당시의 데자뷔를 보는 듯하여 씁쓸하기 그지 없다.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로부터뼈아픈 반성과 교훈을 제대로 얻지 못한다면,앞으로도 어리석은 행태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서울대 물리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LG전자 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중소기업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연구개발과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현장 과학기술인들의 단체인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의 공동대표와 운영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과학기술정책에도 관심이 많아서 대통령 자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과학기술부 정책평가위원,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민간협의회 위원 등 정부의 정책 자문에도 참여해 왔다.과학평론가로도 활발히 활동해 여러 일간신문, 잡지, 온라인 매체 등에 과학칼럼을 연재하고, TV 과학채널의 논평 코너에 출연했고 한국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과학사 X파일』, 『상상은 미래를 부른다』, 『과학은 어디로 가는가』, 『대통령을 위한 과학기술, 시대를 통찰하는 안목을 위하여』와 공저로 『과학향기』 등이 있다.
연구 공동체가 흔들린다…“각자도생 멈추고 연대해서 나아가자”
제1회 한국현대문학자대회 현장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현대문학 연구자들이 ‘각자도생’을 멈추고 함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한국 현대문학 관련 23개 학회와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현대문학자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정종현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가 주관한 제1회 한국현대문학자대회가 지난달25일부터 이틀간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진행됐다.인문학의 위기를 넘어 현대문학의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현대문학의 새로운 의제와 미래 △현대문학자의 위치와 연구자의 지리: 연구·실천·행위 △한국학이란 하(何)오등을 주제로 한 3개의 학술 세션이 진행됐다. 또한 △좌담회 ‘학회란 무엇인가’ △라운드 테이블‘현대문학자의 초상’ △김숨 작가 북토크 ‘잃어버린 사람’ 등이 열려 현대문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현재 인문학과 현대문학 연구가 마주한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나이와 소속, 직위를 가리지 않고 모인 현대문학 연구자들은 현대문학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연대’와‘소통’이 절실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현대문학자의 ‘슬픈’ 초상인문학 연구와 교육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대학의 구조 개혁 여파를 인문학이 최전선에서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역 대학 국문학과상당수가 통합 또는 폐과되는 수순을 밟았고, 그흐름은 수도권 대학으로도 번지고 있다. 심지어교육 당국은 최근 ‘무전공’ 입학 확대를 추진하며 인문학의 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는 상황이다.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현대문학 연구 공동체는 빠르게 활력을 잃고 있다. 이봉범 고려대 강사(국어국문학과)는 이번 대회 학술 세션에서 “국문학과는 제도적 분과 학문으로 존립할 수 있는기반이 축소되고 있다”며 “폐과가 되지 않더라도국문학과는 한국어 교육이 먹여 살리는 형편이라고들 한다”며 우려했다. 이런 상황이 고착화되면 자연스럽게 신진 연구자 유입은 어려워진다.제도적 요인도 연구 공동체를 위협하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바로 한국연구재단과 연구 공동체의 비대칭적 관계 문제다. 이봉범 고려대 강사는 “현실적으로 연구재단의 학술 지원 정책은 연구자 개개인의 지속 가능한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인 동시에 가장 강력한 구속력을현대문학 연구자들은 지난달 25일 '한국현대문학자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각자도생을 멈추고 소통하며, 새로운 학술문화를 수립해 나가자고 했다. 사진!최유란
발휘하는 장치”라며 “현대문학 연구 전반이 연구재단이 부과한 틀에 갇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 공동체가 연구재단에 갇히며 자율성과 주체성을 스스로 상실해가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는 점도 현대문학 연구를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라운드 테이블 ‘현대문학자의 초상’의 사회자로 나선 김화선 배재대 교수(국어국문·한국어교육학과)는 “이제는 책 대신웹툰을 보고 웹소설을 읽는 시대”라며 “이런 시대에서 현대문학자로서 어떤 정체성을 가질 것인가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학회부터 달라져야 한다…“신진 연구자에게문턱 낮춰야”현대문학 연구의 위기를 초래한 내부적 요인도 지적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학회’에 초점을 맞춰 문제를 진단하고 대책을 모색하려는논의가 이어졌다.연구자들은 학회의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구조가 연구 공동체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입을모았다. 연구가 활성화되려면 신진 연구자가 계속해서 유입돼야 하는데 이런 구조가 유입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학회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좌담회에서 이혜령 성균관대 교수(동아시아학술원)는 “학회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학위를 요구하고 가입비를 받는 등 여러 가입 절차가 있다는 점에서 개방적이지 않다”며 “신진 연구자 유입을높이려면 이런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출 필요가있다”고 말했다.서희경 숭실대 박사(문예창작학과)는 같은 좌담회에서 “신진 연구자들이 젊은 감각과 엉뚱발랄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학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데 그게 쉽지 않은 분위기가 늘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학회란 지속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서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라도 젊은 연구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개방적인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회의 정체성과 기능을 전반적으로 재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봉범 고려대 강사는학술 세션 발표에서 “학술대회 개최와 학회지 발간에 편중된 학회의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학회의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한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학회의 운영 방식도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이런 문제에관해 본격적으로 토론하며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현대문학 연구자들은 이런논의를 기반으로 한 ‘한국현대문학자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것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들은연구자 주체성의 확립과 새로운 학술제도 및 문화 수립을 선언하며 세 가지 다짐을 했다.
“공동 행동 이어갈 한국현대문학자회의 만들 계획”먼저 연구자들은 ‘고립적 각자도생’을 극복하기로 다짐했다. 국적·지역·세대·젠더·직위의 차이를 넘어 상호 존중에 기반한 연구 공동체를 만들고, 나아가 한국현대문학자 공동의 의제를 발견하고 함께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또한 대학과 학회를 비롯한 학술 지식 생산과유통 체계를 정비하고 제도를 혁신하는 등 새로운 학술제도 및 문화를 수립할 것을 다짐했다.마지막으로 연구자들은 지식의 공공성을 지향하며 사회적 책임을 담아 학술적 의제를 생산하는 등 연구자 주체성을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을다짐했다.한국현대문학자대회 조직위원회는 이 선언을현실화하기 위해 공동 행동을 이어갈 협의체인한국현대문학자회의(가칭)를 만들 계획이다.정종현 조직위원장은 “이번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면 의미가 없으므로 이번에 모인 에너지를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해야 한다”며 “서로 돌보고 연대하며 인문학과 현대문학의 미래를 바꿔나가자”고 말했다.최유란 기자 editor@kyosu.net현대문학 연구자가 지난해 가장 주목한 책은
『각각의 계절』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주목할 소설로 뽑혀
현대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어떤 책을 눈여겨볼까? 독서량은 얼마나 될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제1회 한국현대문학자대회의 일환으로 한국현대문학자대회 조직위원회 연구문화팀이 지난달 2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는현대문학 연구자 57명이 응답했다.지난해 가장 주목할 만한 소설로는 권여선 작가의 『각각의 계절』과 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가 각각 7%의 선택을 받아 공동 1위를 차지했다.『각각의 계절』은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휩쓴 권여선 작가의 일곱 번째 소설집으로 2021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기억의 왈츠』를 비롯한 작품 일곱편이 실렸다. 이 책은 지난해 교보문고가 소설가 5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의 소설 조사에서도 1위로 뽑혀 ‘소설가가 뽑은 올해의 소설’로선정된 바 있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최은영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으로 2020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표제작을 비롯한 작품 일곱 편이 담겼다.시 분야에서는 김소연 작가의 『촉진하는 밤』(7%)이, 비평 분야에서는 인아영 평론가의 『진창과 별』(10.5%)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문학과지성사 시인선으로 출간된 『촉진하는밤』은 김소연 작가가 데뷔 30주년에 펴낸 여섯번째 시집이며 『진창과 별』은 2018년 경향신문신춘문예를 통해 비평 활동을 시작한 인아영 평론가의 첫 평론집이다.
한 달 평균 독서량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42%가 지난해 기준 5권에서 10권 사이의 책을읽었다고 답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절반이상 읽은 책을 기준으로 했을 때다. 이어 △5권미만(32%) △10~15권(18%) △20권 이상(7%)△15~20권(2%) 순이었다.지난해 한국문학 외 가장 많이 읽은 도서 분야로는 △사회·정치(32%) △철학(19%) △역사(16%) 순으로 꼽았다.이번 설문조사 응답자의 63%는 교수와 강사로응답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33%는 대학원생, 4%는 독립 연구자였다. 응답자의 연령대는 △20대(18%) △30대(37%) △40대(28%) △50대(16%) △60대(2%)로 분포했다. 최유란 기자 editor@kyosu.net
언어유형론 관점에서 본 한국어 내포절과 접속절
문숙영 지음 | 아카넷 | 824쪽이 책은 언어 유형론의 관점에서 한국어의 내포절과 접속절의 특징을 탐구하는 책이다. 책에서 본격적으로 다룬 대상은관형사절·명사절·부사절·접속절·인용절이다. 언어 유형적인논의가 모든 종류의 절에 대해 고루 이뤄진 것이 아니므로, 사안에 따라 몇몇 언어와의 대조에 기대기도 했다. 따라서 한국어 절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협상의 이해
IIASA 지음 | 빅토르 A. 크레메뉴크 편집 | 차재훈 편역 | 김문경 외 6인 옮김 |한울아카데미 | 688쪽이 책은 세계적인 연구기관인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의 주도하에 세계 각국의 국제협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학제 간 협력의 관점으로 협력해 만들어낸 협상의 교과서로서 2천 년 초판 출간 후 글로벌 갈등 해결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였다.
클림트를 해부하다
유임주 지음 | 한겨레출판 | 312쪽황금빛 화가·화단의 이단아·분리파의 수장. 19세기 미술사의 거장 ‘구스타프 클림트’에겐 수많은 애칭이 있다. 하지만 이것들이 클림트의 모든 면모를 설명하고 있을까? 해부학자이자의사인 저자는 클림트의 이름 앞에 ‘인간과 과학에 매혹된 예술가’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덧붙이며, 비밀스럽고 색다른 미술관 탐험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임상병리사는 이렇게 일한다
박수진 지음 | 청년의사 | 228쪽이 책은 저자가 처음 혈액에 관심을 갖게 된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진로를 선택하게 된 과정과 대학 생활, 인턴 생활을 거쳐 정규직 임상병리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또한 늘 면접에서 실패했던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와 가끔 일에서 찾는 소소한 재미에 관한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가르침의 재발견
거트 비에스타 지음 | 곽덕주·박은주 옮김 | 다봄교육 | 276쪽이 책은 ‘가르침’의 진보적 의미를 추구하는 교육철학자인 저자가 『학습을 넘어』, 『측정의 시대,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의 아름다운 위험』에 이어 네 번째로 펴낸 교육 이론서이자 교육 철학서이다. 그는 이 시대를 이른바 ‘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학습의 통제권이 교사에서 학생으로 넘어간 시대로 본다.테크놀로지
문종만 지음 | 마농지 | 640쪽테크놀로지에 대한 사유가 부재한 한국 사회에서 ‘기술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제기한다. 불확실성의 시대, 테크놀로지가 인류의 희망과 절망의 교차점이 되고 있는 시대에 역사와 문화의 지평에서 테크놀로지를 이해하는 ‘문화적 접근법’을통해 서구 역사에서의 철학적 사유와 기술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현대 테크놀로지의 근본 특성을 밝힌다.히든 포텐셜
애덤 그랜트 지음 |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392쪽우리는 타고난 재능에만 주목하고 집중한 나머지 뒤늦게 발견되고 길러질 수 있는 숨은 잠재력에 대해서는 쉽게 간과한다. 그리고 이러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해 과소평가되고 묻혀버린 이들에 대해 개인의 능력 부족과 노력의 실패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저자는 실제로는 균등하지 않은 기회와 체제에서부터 비롯됐음을 밝힌다.난임과 유산에 대처하는 심리 가이드
에이미 웬젤 지음 | 이승재 외 2인 옮김 | 심심 | 324쪽난임과 유산 경험자들을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심리 치료서인 이 책은 저자가 난임과 유산의 상실을 다루고 회복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 기법을 총 10단계로 정리해 담은 책이다. 난임과 유산을 경험한 부부들이 겪는 심리적 상실이나 슬픔·죄의식·절망과 원망 등 모든 감정 변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근하게 담아냈다.키워드로 읽는 SF
복도훈 지음 | b(도서출판비) | 373쪽이 책에 대한 구상은 저자가 SF를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고 그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2008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무렵에 저자는 SF가 다른 삶과 세계를 꿈꿀 수 있는강력한 문학 장르라는 사실에 매료된다. 대체로 2010년 이전에는 SF에 대한 독서 대중의 관심이 지금과 비교해 현저히 낮았고 관련 비평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저자가 말하다 『임진-한탄강 유역 구석기 연구』 유용욱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452쪽
‘비아슐리안 주먹도끼’, 패러다임 전환 이끌까1978년 1월, 애국·반공이라는 국시(國是)에 경도돼 있던 대한민국의 경기도 연천군전곡리에서 ‘이상한 돌’이 발견됐다. 그 돌은그때까지 동아시아에서 거의 발견된 적이없던 아프리카·유럽의 아슐리안(Acheulian)주먹도끼였다. 이 주먹도끼는 미국 하버드대 교수(고고학) 모비우스가 주장해 온 인종주의적 편견, 즉 동양인들은 일찍이 현생인류 발생 이전부터 문화적으로 뒤처졌다는 고정관념을 일축해 버리는 자료였다.
따라서 전곡리 주먹도끼는 수십만 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서양과 동등한 수준의 물질문화를 영위했다는 역사적 자부심구석기 세계관 확장해 주는 계기 마련
고고학의 학문적 자세와 올바른 고고학을 갖게 해주었다. 전곡리에서 주먹도끼가발견된 이후 인근의 연천군과 파주시·포천시·철원군 일대에서는 유사한 주먹도끼가다수 확인됐다. 현재는 이러한 주먹도끼 출토 지역을 ‘임진-한탄강 유역’으로 부른다.그리고 과학적 접근법의 발달과 파급을 통해 이 지역에서 연대 측정과 정교한 분석 결과가 누적됐다.
활발한 토론과 논쟁·비판의 결과 “아주오래전부터 서양과 동등한 문화적·기술적수준을 보유한 한국인 조상의 산물”이라는종족주의적 가치를 부여받았던 임진-한탄강 유역의 구석기 공작(industry)은 “서양보다 상당히 늦게 아시아 극동 지역에서 자체발생한 구석기 기술의 지역 변이”로 현재는가치중립화됐다. 종족주의와 국가주의라는구시대의 독단을 벗어던지면서 보다 객관적이고 글로벌한 수준의 연구 담론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제는 과거의 감정적·국가주의적 입장에서 벗어나, 임진-한탄강 유역의 구석기를아슐리안과는 무관한 동아시아 지역 내 독자적인 구석기 공작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데는무려 4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현재 진행중인 임진-한탄강 유역 구석기 연구의 담론은 바로 ‘아슐리안은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구석기가 왜 하필 극동에서 이렇게 늦게 발생했을까’라는 질문이다. 구대륙의 서반구에서 일찍이 유행하던 구석기 자료가 한참뒤에 극동의 한반도에서 전혀 다른 맥락으로 등장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많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설명은그동안 없었던 대안을 추구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슐리안이라는 구대륙 구석기 연구의인위적 개념은 임진-한탄강 유역 주먹도끼의 시공간적 본질과 기술적 특성을 통해그 문제와 한계가 분명해졌다. 19세기 말에고안된 이 개념은 지난 20세기 동안 동아시아 구석기 공작을 ‘아슐리안과 달리 주먹도끼가 없는’ 안티 테제로만 파악할 수밖에 없게 했다.그러나 21세기 들어서 임진-한탄강 유역구석기 공작은 “아슐리안과는 무관한 비아슐리안 주먹도끼를 가진다”라는 개념을 새롭게 수용할 근거를 마련했다. 이는 기존 구석기 학계의 기존 해석틀이 더 이상 온전한설명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한계를 자각하도록 해준 패러다임 전환의 전조이다.
브루스 트리거 전 캐나다 맥길대 교수(고고학)가 지적한 대로, 고고학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안일이라는 자기만족이다. 그런 의미에서 『임진-한탄강 유역 구석기 연구』는 한국의 고고학은 물론 글로벌한 수준에서 구석기 세계관을 확장해 주는 계기를마련한 셈이다.그러나 이 책이 실제로 이룩한 것은 아슐리안과 외견상 흡사하지만 시공간적으로 전혀 맥락이 다른 구석기 공작이 한반도에 분명히 존재하는 사실을 밝혀낸 것뿐이다. 덧붙여 기존의 인종주의적·국가주의적인 가치 부여를 통해 그 사실을 결코 과장하거나 왜곡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사후 확신 편향으로 보면, 지난 45여 년간의 임진-한탄강 유역 구석기 연구 성과는정말 보잘것없는 자명한 수준에 불과하다.그러나 이렇게 보잘것없는 성과를 통해 지금까지 반복해 온 유사과학적인 접근법과서구에 대한 콤플렉스의 반작용으로 부여된 과도한 주관적 의미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필자가 의도한 바, 객관적인 연구 담론에 매진하는 제대로 된 학문으로서의 고고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기도 하다.따라서 이 책을 온전한 후속 연구와 파생연구를 더욱 기대하도록 만드는 촉진제로받아들일 때 그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유용욱
충남대 고고학과 교수저자가 말하다_『공간의 철학, 그 해석학적 해명』 강학순 지음 | 480쪽 | 푸른사상사
공간에 대한 ‘물화·관념화’ 이분법 넘는다공간 연구는 국내외 철학계에서 시간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천한 상황이다. 철학적인 공간 연구라 하더라도 대체로 총론적인 성격을 띠면서 공간 이론의 역사적인 흐름을 정리하는 교과서적차원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그러나 여기서 다루는 ‘공간의 해석학’은 과학적·철학적 관점에서 논의되는 공간론의 지평융합과 동시에 인문‧사회과학과의 대화를 통해 상호 통합적인 공간 이해를 모색하고 있다. 오늘날 계속 진화하는 과학적 공간론을 비롯해 기술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공간 담론들을 반영해 ‘철학적 공간론의 새로운 버전’이 필요하다.
공간 해석학은 현상학적 해석학을 모학문적 위치와 노드 정하고 연결하는 공간 해석학
지속 가능한 지구 공간의 미래 문명 위한 철학적 기초델로 삼아 기존의 공간 철학을 재해석하고, 나아가 다양한 공간 해석들에 대한 융합적인 이론을 정립하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공간론의 갈등을 변증법적으로 종합해나가는 것이다. 공간 연구에 대한 실증주의적 방법까지도 배제하지 않고 하나의 해석 방법으로 포괄하면서 그것을 지양시켜 나가고자 한다.
공간 해석학은 갈등하고 대립하는 공간론들을 대화로 소환해 각각의 학문적위치와 노드(node)를 정해주며 연결하는 융합의 중심이 될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에 대한 지평을 열고, 공간을 좀 더 풍요롭고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장으로 이끌어준다는 데에그 의의가 있다.무릇 해석학은 이해와 해석의 조건을탐구하는 학문이다. 우리가 대상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요소들이 전제되고, 어떠한 사건이 벌어지고, 어떠한 결과가 나타나는지가 해석학이 다루고자하는 주된 문제이다.
이런 점에서 공간 해석학의 주요 논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간 해석학의의미 지반은 몸과 마음을 지닌 인간 존재이다. 둘째, 공간 해석학의 탐구 지반은 공간에 대한 경험적 영역과 이해의 영역이다. 셋째, 공간 해석학의 논리는 ‘설명과 이해의 변증법’이다. 넷째, 공간 해석학은 학문 간 대화와 소통의 논리와방법을 추구한다. 다섯째, 공간 해석학은 다양한 공간 담론과의 지평 융합을시도함으로써 공간에 대한 융합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이 책은 공간철학의 연구 방향을 재정립하기 위한 입론으로서, 공간에 대한철학의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공간 연구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과 그것의 원리와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기존의 공간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해석학을 통해 재해석함으로써, 존재론의 핵심 주제인 공간에 대한 철학적 연구의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으로 사료된다. 그것은 기존의 공간에 대한 이해와설명을 해석학의 프리즘을 통해 재해석함으로써 공간론의 갈등과 난제를 일별(一瞥)해 그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자 한다.이로써 기존의 공간 연구가 가진 한계를 넘어선 공간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공간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제시하고자 한다. 따라서 공간 해석학은융합적 관점을 구성하려는 철학적 매트릭스(matrix)이자, 동시에 일체의 공간연구에 대한 학문적 플랫폼이다.
이 책에서는 철학적 공간론과 과학적공간론 이분법 이전의 차원인 ‘해석학적 장(場)’의 차원, 말하자면 양자가 해석학적 전제를 가지고 있음에 주목하면서 그러한 점을 기초로 논의를 펼치고자 한다.이로써 과학에 의한 ‘공간의 물화’와철학에 의한 ‘공간의 관념화’를 넘어설수 있는 변증법적인 논의 지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공간 해석학은 공간 연구에서의 ‘설명과 이해의 이분법’을 넘어선다.일반적으로 설명은 과학의 전유물이고, 이해는 철학 내지 인문학의 전유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과학에서도설명과 이해가 작동하고, 철학 안에서도설명과 이해는 상호 작용한다. 더 나아가 기존의 설명과 이해라는 개념도 수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공간의 해석학’은 설명과 이해 내지 해석이 상호 침투하면서 교차하고 순환하는 철학자 폴 리쾨르(1913∼2005)의 ‘설명과 이해의 변증법’을 내적인 논리 내지 준거점으로삼는다.말하자면, 더 나은 설명이 더 나은 이해를 낳고, 그 역(逆)도 가능하다. 공간 연구와 해석학 연구를 집대성한 이 연구서는 지속 가능한 지구 공간의 미래 문명을위한 철학적 기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강학순
안양대 명예교수·해석학저자가 말하다_『새로운 중국교육사』 구자억 지음 | 도서출판 신정 | 372쪽
근대화부터 개혁개방까지…‘중국교육’이 한 축이었다
사상과 전문성 갖춘 인재양성 ‘우홍우전’
패권 국가 발돋움에 중요한 역할 한 교육필자가 중국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한 30년쯤 된다. 당시 중국에 유학을 갔다. 그런데 필자가 유학했던 시기는 중국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에 따라 시장경제를 막 도입한 혼란한 시기였다. 모든 학문분야 서적을 보아도 마르크스, 레닌 사상 그리고 마오쩌둥 사상으로 도배돼 있었다. 당연히 공부하는 유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제대로 된 관련 서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단어가 하나 있는데,바로 ‘우홍우전(又紅又專)’이다. 당시 ‘우홍우전’은 중국교육을 이끄는 이념이자 평형추의역할을 하고 있었다. ‘우홍우전’에서 ‘홍(紅)’은 사상을 의미하며, ‘전(專)’은 전문성을 의미한다. 즉 ‘홍’도 있고, ‘전’도 있는 인재양성이 중국교육의 핵심사상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기에 따라 홍을 중시하는 시기도 있었고, 전을 중시하는 시기도 있었다.여기서 든 한 가지 의문은 이런 ‘우홍우전’이 과거에도 존재했을까 하는 것이다. 필자의 이런 의문은 중국교육의 역사를 탐구하도록 했고, 결국 중국교육사 집필의단초가 됐다.우리는 중국에 대해 언론 등을 통해 자주 접한다. 또한 『삼국지』 등 중국 역사를다룬 책을 읽음으로써 중국을 이해한다.그러나 우리가 이해해 온 중국역사를 기원전부터 생각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된다. 우선 중국이 오래전부터문명이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선진적인 제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청말에 이르러 글로벌사회 발전 상황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결과 약 100년간 잠자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게 된다.
이 책의 특징은 중국역사 만큼이나 오래된 중국교육의 발전과정을 중국정치와 사회체제와의 관련 속에서 분석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교육은 탄생 초기부터 귀족자제 중심으로 문호가 열려 있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서민에게까지 문호가 넓어지기는 했지만 교육은 전적으로 통치계급의 통치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교육을 활용한 측면이 강했다. 아울러 정치적 측면에서도 교육은 통치 세력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활용됐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중국은 통치체제를 유지하는 데 교육이 활용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자료와관점을 통해 이런 사실을 분석해 제시하고자 했다.이 책에서는 18개 장으로 나눠 중국교육의 역사를 다뤘다. 우선 원시 시기의 교육은 원시사회와 하·상·서주 시대를 다뤘다.원시 사회 교육의 특징은 생활 경험의 교육내용화, 교육 활동의 생산활동 중 시행, 교육 목적의 일치, 교육의 평등성 등을 들 수있다. 그러나 원시 사회를 넘어 국가형태를띠면서 소수 귀족 자제들만이 학교 교육을향유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게 된다.고대 시기의 교육은 다양한 학교와 봉건교육제도가 수립되면서 정형화된 교육이 만들어진 시기였다. 학교, 서원, 과거제등이 탄생했다.
다만, 팔고제를 중심으로 한 과거 제도는 학교 제도의 피폐를 불러오기도 했다.근대 시기의 교육은 ‘아편 전쟁’이 그 출발이 된다. 1840년의 아편 전쟁 이후 중국은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하게 된다. 이에 맞추어 국가자강을 도모하려는 사조가 나타났는데, 그것은 바로 양무교육, 유신교육사조이다. 그러면서 신해혁명에서 중화민국까지 중국 사회와 중국교육이 근대화를향한 첫발을 내디디게 된다.마지막으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이후 중국에 공산정권이 도입된 시기이다. 교육도 이에 맞춰 공산주의·사회주의 인재양성으로 변화를 도모한 시기이다.1980년대 이후에는 개혁개방과 시장경제도입, 중국식 사회주의 도입 등을 통해 중국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시기이다.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단시일 내에 세계2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 이제는 패권 국가로서 한국을 위협하는 존재다.이렇게 발전을 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원인이 있다. 그러나 발전의 동력 속에 교육도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어떤 교육을 실시했는가는 논외로 치자.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는 특별히 덩샤오핑의 교육관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 중국사에서 덩샤오핑이라는 한 인물이 가진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자억
서경대 부총장·한중교육교류협회 회장책으로 보는 세상_『노년에 관하여 우정에 관하여』 키케로 지음 |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1 | 237쪽
노인은 인간인가, 비인간인가‘노인’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기분이좋아질까 나빠질까?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나이 듦’에 대한 편견은 무의식 차원에서 작동한다고 한다. ‘늙은이’, ‘고령’ 같은단어들이 화면에 잠깐 스쳐 지나가게 하면, 노인에 대한 편견이 없다고 답한 사람들에게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이러한 암묵적인 편견은 아동기의 학습에서 시작되어 깊이 내면화되어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쉽게 없애기 어렵다.
신자유주의가 신봉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 생산력주의·능력주의에 입장에서는노인은 인간이 아닌, 비(非)인간이다.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떨어졌다고 보고, 정년제도를 두어 경제활동 현장에서 밀어내고,큰일은 체력이 아니라 명망·판단력이 중요
노년에는 학구열 같은 정신적 쾌락을 추구취업 기회를 제한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노인 자신이다. 나는나인데, 내가 보는 ‘나’와 사회가 보는 ‘나’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혼란이 시작된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젊은데, 사회는나를 노인으로 취급한다. 그렇다면 누가진정한 나인가? 여성해방 운동가 보부아르는 이를 ‘동일시의 위기’라고 했는데, 대부분의 노인들은 이 위기에 저항하지 않고수용한다고 했다. 사회적 시선을 받아들일때 존재론적 안정감이 커지기 때문이다.이렇게 노인은 사회와 자신에 의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간다. 세상에 개입할 의지를 상실하고 스스로 뒷전으로 물러난다. 변화와 최악의 상황을 두려워하고 점점 보수적이 되어 간다.
고대 로마의 지성 키케로가 쓴 『노년에관하여 우정에 관하여』 중 「노년에 관하여」는 30대의 스키피오와 라일리우스의 요청에 따라 84세의 ‘카토’가 노년의 짐을 어떻게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인지를 알려 주는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포도주가 오래됐다고 모두가 시는 것이 아니듯, 늙는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비참해지거나 황량해지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는 글이다.키케로는 이 글에서, 노년에 대한 네 가지 불평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들어 하나씩 반박한다. 첫째, 노년에는 큰일을 할 수없다는 것에 대해 노년을 배의 키잡이에비유하면서 큰일은 체력이나 신체의 민첩성이 아니라 계획과 명망과 판단력에 따라 이루어지며, 이러한 자질은 노년이 되면 줄어들지 않고 늘어난다고 말한다.
둘째, 몸이 쇠약해진다는 것에 대해 “인생의 매 단계에는 고유의 특징이 있네. 소년은 허약하고, 청년은 저돌적이고, 장년은 위엄이 있으며, 노년은 원숙한데, 이런자질들은 제철이 되어야 거두어들일 수 있는 자연의 결실과도 같은 것이라네”라고말한다.셋째, 감각적 쾌락이 없어졌다는 것에대해 “쾌락은 심사숙고를 방해하고, 이성에 적대적이네. 마음이 성욕과 야망과 투쟁과 적대감과 온갖 욕망의 전쟁을 다 치르고 나서 자신 속으로 돌아가, 자신과 산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라고 하면서, 학구열 같은 정신적 쾌락을 추구하라고 주문한다.
넷째, 죽음과 가까이 있다는 것에 대해젊은이들이 죽으면 한참 타오르는 불길을물을 부어 강제로 끄는 형상이지만 노인이 죽으면 불이 다 타서 저절로 꺼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면서 젊은이에게서는 폭력이, 노인에게서는 ‘완숙’이 목숨을 거두어간다고 했다.우리나라는 내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2035년 30%, 2050년에는 43%를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법과 제도,정책의 대부분은 노인을 ‘돌봄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65세 이상 연령층 또한두터워지고 있으므로 이들이 경험을 토대로 자기의 탁월성을 발휘하면서 사회 활동을 통해 공동체에 기여하고, 사회적 돌봄에서도 ‘주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노년이 인간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 키케로는 존경받는 노년으로 살아가려면, 무기력하게 나이에 굴복하지 말고, 활처럼 팽팽한 마음을 지니라고 말한다. 자신을 방어하고, 제 권리를지키고,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않고, 마지막숨을 거둘 때까지 제 영역을지배하라고 조언한다.
김정규
한국대학출판협회 사무국장미디어와 시대정신의 탄생
대니얼 J. 치트럼 지음 | 임영호 옮김 | 컬처룩 | 424쪽최근 미디어 테크놀로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신문과 텔레비전으로 대표되는 전통 매체는 갈수록 수용자와영향력을 잃어가고,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미디어’나 테크놀로지는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과 포털은 매스 미디어의 영향력을 약화시켰고, AI의 컴퓨터 알고리즘은 인간의판단과 작업을 대체하려 한다.네타냐후
조슈아 코언 지음 | 김승욱 옮김 | 프시케의숲 | 304쪽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아버지 벤시온에 대한 문학비평가 해럴드 블룸의 회고에서 모티브를 얻은 소설이다. 영국<가디언>지는 “필립 로스의 『고스트 라이터』와 나보코프의『창백한 불꽃』을 교배하려는 시도처럼 읽힌다”라고 평했다.예리한 인물 및 상황 묘사가 돋보이며, 곳곳에서 예기치 못한 웃음이 터진다.괴짜 교수 크리스 페리의 빌어먹을 양자역학
크리스 페리 지음 |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68쪽양자물리학의 개념을 아무 데나 갖다 붙이며 대중을 현혹하는 이들에게 발끈한 물리학자가 독설과 욕설도 마다 않고헛소리를 논파하며, 무엇이 양자역학이 아닌지를 설명하는책. 그럼으로써 어느새 양자의 개념과 양자역학의 역사부터,파동-입자 이중성·불확정성 원리·중첩·양자 얽힘·양자해석·다양한 양자 기술까지, 양자물리학 전반을 이해하게 한다.사회 생태 전환의 정치
구준모 외 12인 지음 | 두번째테제 | 340쪽한국의 사회학 연구자들을 비롯해 세계적 연구자들인 훙호펑 미국 존스 홉킨스대 교수·필립 슈탑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클라우스 되레 독일 예나대 교수·아론 베나나브미국 시러큐스대 교수의 논문을 한곳에 모았다. 이 책은 우리가 맞이한 생태 위기 시대에 비판적 사회학의 눈으로 사회전환과 대안사회의 전망을 모색한다.개혁의 정석
전주성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356쪽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나 혼자만 열심히준비한다고 해서 미래가 획기적으로 더 나아지진 않는다. 재정정책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저자는 신간 이 책을 통해“대한민국의 ‘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밝은 미래는 오지 않는다”라고 말한다.다시 읽는 민주주의와 교육
존 듀이 지음 | 심성보 옮김 | 살림터 | 616쪽이 책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교육철학 입문서인 존듀이의 『민주주의와 교육』의 번역서이다. “철학을 문명의 활동력으로 생각하는 실천적 사상가이고, 민주주의 이상을 학교교육에 구현하고자 한 민주주의를 옹호한 공적 지식인” 존듀이의 저서 『민주주의와 교육』은 30개국 이상에서 출판됐고 오늘날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바다의 제왕
대나 스타프 지음 | 박유진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88쪽“그 불쌍한 것들은 맛있게 태어났다.” 수명 대략 1년인 오징어는 알을 수백 개에서 수십만 개 낳고 죽어버린다. 알과새끼 대다수는 잡아먹힌다. 하지만 오징어는 빨리 자라서, 살아남은 새끼들은 며칠, 몇 주 만에 판을 뒤집고, 한때 적이었던 동물들을 잡아먹는다. 살이 오른 오징어는 이제 더 큰 포식자들의 관심을 끈다.보편의 단어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88쪽그간 섬세한 시선으로 일상에 숨겨진 삶의 본질을 길어 올린 저자는 이번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평범한 단어들을집요하게 파고들며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희망과 후회·생명과 죽음 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가 행간에 심어놓은 묵직한 질문을 이정표 삼아 책 속의 길을 산책하다 보면, 그 안에 깃든 삶의 풍경이 어떠한지 알 수 있다분야별 신간
예술영화의 역사 | 김성태 지음 | 불란서책방 | 540쪽인문창의성의 심리학 | 장재윤 지음 | 아카넷 | 1,048쪽철학의 근본 문제 유물론 대 관념론 | 타카다 모토무 지음 | 최미선 옮김 | 책갈피 | 272쪽
체제 정당화의 심리학 | 존 T. 조스트 지음 | 신기원 옮김 | 에코리브르 | 552쪽정치-사회늑대의 시간 | 하랄트 얘너 지음 | 박종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540쪽사회적경제로 사회복지 하기 | 김상신 지음 | 한울아카데미 | 288쪽아직은 가족, 끝까지 가족 | 김성우 지음 | 동아시아 | 296쪽왜 이재명을 두려워 하는가 | 김준혁 지음 | 더봄 | 264쪽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 폴 대니어리 지음 | 허승철 옮김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 580쪽죽은 자의 말을 듣는 눈 | 나주영 지음 | 드레북스 | 184쪽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 | 이슬기·서현주 지음 | 동아시아 | 268쪽페더럴리스트 페이퍼스 | 알렉산더 해밀턴 지음 | 김동영 옮김 |한울아카데미 | 720쪽
문학-에세이여자만의 책장 | 데버라 펠더 지음 | 박희원 옮김 | 신사책방 | 572쪽유머의 비평 | 복도훈 지음 | b(도서출판비) | 589쪽역사그랜드투어 이탈리아 | 강대진 지음 | 도도네 | 464쪽암환자 위한 맞춤형 ‘디지털 간호중재’…언제 어디서나 회복 돕는 ‘앱 개발’ 나서
연세대 대학원혁신 어깨동무사업
❷ 이지연 간호학과 교수연세대 대학원혁신지원사업인 ‘어깨동무사업’이 비상하고 있다. 연세대 BK21교육연구단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와 지역 전문가의 차별화된 연구역량을 융합해 지역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교수신문>은 지난해에 이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교수들을만나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통해 지역과 협업하고 있는지 살펴봤다.이지연 연세대 교수(간호학과․사진)는암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디지털 간호중재를 개발하고 활용하고자 한다. 핵심은‘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이다. 지난달19일, 이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연재순서
주위에 암환자가 있어 본 사람은 암 관련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낀다. 그래서 암환자에게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건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암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디지털 간호중재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 이지연 연세대 교수(간호학과)는 대학원혁신 어깨동무사업의 핵심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 이유는 “암환자가 다양한 미충족 요구를 경험”하기 때문이다.이 교수는 “암 생존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암환자의 미충족 요구를 적극적으로파악하고 간호중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간호중재는 간호사가 환자의 회복을 위해 도움을 주는 행위를 뜻한다.
암은 국내에서 높은 유병률과 더불어 사망률제1위인 건강 문제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인 83.6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38.1%다. 암환자에 중점을 둔 이유다.암 치료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과거와 비교시암환자의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암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생존율이 향상되고 있는 건 조기발견을 위한 노력과 치료기술에 기인한 긍정적인 결과다. 하지만 이러한 지표는 암 생존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암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는 다양한 증상과 부작용을 동반하게 되며, 일부 증상과 부작용은 치료 후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되며 암환자의 삶에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안전한 복약 관리’ 앱 개발 막바지 작업 중‘암환자의 미충족 요구’는 다양하다. 특히 의료체계와 정보 관련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 교수는 2차 연도 과제를 통해 암환자의 디지털 의료서비스 요구를 인터뷰했다. 그 결과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기는 하지만, 구체적 설명이 부족해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필요할 때 원하는 답을 얻기가 어렵다.”,“인터넷상 다양한 정보가 존재하지만, 정보의 근거를 확인하기 어려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등의 답변을 들었다.이지연 연세대 교수는 연세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를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간호대학에서 임상 전문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현재 연세대 간호대학 교학부학장, 교학부원장을 맡고 있다.
사진=김재호“항암제 투약과 더불어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과 부작용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적절히대처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하는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그래서 이 교수는 3차 연도에 디지털 간호중재내용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항암제 투약과 더불어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과 부작용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적절히대처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다. 개발은 막바지 작업 중이다. 이 교수는 “디지털 간호중재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암환자를 간호하기 위해서는 유효성이 입증된 디지털 중재의 구성요소와 환자 성과, 추가 연구가 필요한 영역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디지털간호중재가 고도화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가 책임을 맡고 있는 공동 연구팀은 암환자 간호·디지털 헬스에 관한 관심과 우수한 연구역량을 갖춘 연세대 간호대학 동문 연구자들이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양적·질적 방법론에강점을 갖고 있으며, 간호중재 개발,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연구 단계별로 요구되는 다양한 역량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역은 수도권(서울, 인천), 대전, 전남, 부산이다. “연구단계 별로 연구팀연세대 BK 21 교 육연구단 미래간호인재 교육연구딘
과제영 수도권, 대전, 전님 및 부산지역을모궐하는 암환자요구에 근거한 디지털 간호중재 개발 암환자의 미충족 요구 및 디지털 의료서비스 요구를규명하고 암환자요구에 근거한 개요 디지털 간호중재 개발과효과 평가 이지연 오의금 연세대 간호학과교수, 김수현 인하대 죠탤학과교수, 유성희 전남대 죠호학과교수, 공동연구팀 성지현고신대 간호학과교수 .01 경화 건앙대 간호학과교수 1 차연도 (2021 년 6 월 7 일 -2022 년 2 월 28 일):3년 9 개월 2 차 연도 (2022 년 5 월 21 일 -20 23 년 1 월 31 일) 8 개월 연구기간 3 치연도 (2023 년 3 월 1 일 -2024 년 1 월 31 일): 11 개월 4 차 연도 (2024 년 예정) 암환자의 디지털 의료서비스요구규명 기대효과 암환자요구에 근거한 디지털 간호중재 개발 및 효과 평가간 역할 분담과 협업을 통해 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연차별 연구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디지털 간호역량 키우고 시간·장소 초월한디지털 중재이번 어깨동무사업은 크게 두 가지 의의가 있다.첫째, 세계를 선도하는 자생적 혁신 인재 양성이다. 참여대학원생에게 ‘GRSA(Graduate ResearchStudent Assistant)’ 장학금을 지원해 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참여대학원생은 디지털 간호중재 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디지털 간호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둘째, 시간·장소를 초월한 디지털 간호중재로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기여하는것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 간호중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가정으로 복귀한 암환자의 건강 관리에 기여하게 된다. 암 치료 후 가정으로 복귀한 상태에서 항암제 투약과 더불어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과 부작용을 평가하고 적절히 대처할수 있도록 가이드 하는 것이다. “디지털 중재의특성상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 중재적 접근이 가능한 점을 활용해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기여하고자 했다.”연구성과는 논문으로 이어져 발표됐다. 암환자를 위한 디지털 중재에 대한 문헌고찰 결과는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영향력이 높은 『의학 인터넷연구 저널』에 게재됐다. 환자, 보호자, 의료진의디지털 의료서비스 요구를 파악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대회인 ‘세계암보존치료학회·국제구강종양학회’ 연례 콘퍼런스에서 발표됐다.“어려운 점이라면 다기관 자료수집을 위한 각기관별 임상시험 심사위원회(IRB) 취득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된 점이다.”이 교수는 앞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암환자 요구에 기반한 디지털 간호중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대해 효과를 검증할 것”이라며 “전자건강기록(EHR)과 디지털 간호중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연동을 통한 실무 적용을 계획하고있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간호중재 영역 확장을 위한 융합연구도 함께 추진된다.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정치학 교육이 위기다…융복합 난제 해결하는 ‘정치학 랩’으로 외연 넓힌다
연세대 대학원혁신 어깨동무사업
❸ 백우열 정치외교학과 교수백우열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사진)는 위기를 맞은 정치학 교육에 대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변화된 환경이 촉발한 난제를 해결하는 ‘융복합 정치학 랩’이다.지난달 19일, 백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정치학 교육이 위기다. 그래서 변화된 환경에맞춰 융복합적 난제 해결에 나설 필요가 있다.” 백우열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른 대학의 위기에 맞서 순수학문인 정치학의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정치학이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하고 학생들이 진출하다 보면, 오히려 순수학문으로서 정치학 연구가 가능해진다는 진단이다.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는 16개의정치학 랩, 15개의 애드 혹(Ad hoc) 랩, 9개의 학생 주도 애드 혹(Ad hoc) 랩 등 누적 40개의 융복합 정치학 랩이 운영되었거나 운영되고 있다(2024년 1월 현재). 애드 혹 랩은 공동체·사회·지역·세계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랩이다. 정치학 랩은 정치학 관련 신구(新舊) 난제 해결을 위해 연구주제별로 수평적·수직적 연결망을 통해 구성된 개방형융복합 연구 조직이다.백 교수는 국내정치와 국제정치 간 상호작용에초점을 맞춘 융·복합적 주제를 다루는 글로벌 전략 랩과 산림 관련 정치 현상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는 산림 정치 랩, 그리고 방위산업과 군사 및 안보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방위산업과군사안보전략 랩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원혁신연세대 BK21 교육연구단 1 혁신 과학기술 시대의 정치적 문제해결 교육연구딘
과제명 융복합정치학 랩의 지역확장을통한지역사회문제 해결 연구 섬화 개요 정치환경 변획때| 따른융복합적 난제의원인 규명분석 그리고 대안저씨 백우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교수, (1 차년도) 김성균 에너지경저 연구원 연구위원, 구본상충북대 정치외교학과교수, 황정화경북대 사회과학기초자료연구소 연구원, 임유진강원대 정치외교학과교수, 서재권부산대정치외교학과교수,김영절아주대정치외교학과교수 공동연구팀 Q 차년도) 김범수 연세대디지털 사회과학센터 연구교수, 김숭배 부경대 일어일문학부교수, 김형우부산대 정치외교학과 석사괴정생, 빅앵득 충남대 정치외교학과교수, 이승우울산대 경제학과석새현 부신시의회 정책자원관). 이재묵 흔택외대 정치외교학과교수 (3 차년되유인태 단국대 정치외교학과교수, 윤대엽 대전대 군사학과부교수, 천자현연세대 국제관계학과부교수, 최선 조선대 정치외교학과조교수 1 박성용 전북대 정치외교학과조교수 연구기간 2021 년 6 월 7 일 -2 025 년 1 월 31 일(약 3 년 6 개월) 지역 사회문제 구체화 및 해결방안모색 기대효과 지역 사회문저로서 정치학교육의 앙적/질적 연구와지역전문가활용“지난 10년 이상 학과 간 칸막이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존재한다. 그러나 생존 방식으로몇몇 학과와 전공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거나기계적인 결합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에그치고 있다는 현실을 강조하고 싶다.”어깨동무사업의 일환으로 혁신 과학기술의 등장과 코로나19의 장기화, K-12 인구 감소로 인해야기된 급변하는 교육 패러다임 속에서 미래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정치 교육 모델을 모색하는 미래 커리어를 위한 정치학 교육 애드 혹 랩(이하 정치학 교육 랩)을 운영하고 있다.
정치학 교육 랩은 대학원혁신 어깨동무사업이목표로 하는 지역사회의 주요 문제로 수도권과지방의 정치학 교육 문제를 규정하고 정책 처방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성과는 한국정치학회 「2023 특별학술회의: 정치학교육의 미래와 도전」에서 「한국 대학 정치학 학부 교육의 생태계 변화 분석: 2008~2021년 교육통계자료를 중심으로」로 발표된 바 있다.백우열 연세대 교수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홍콩시립대에서 정치행정학으로 석사를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서 석·박사를 했다. 전통적인 정치학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사물정치(Politics of Things) 분야 수립 등 새로운 융복합정치학을 추구하고 있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조교수 및 성균중국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 북한연구소 부소장(통일연구원), 연세대 항공전략연구원 국제관계센터장을 맡고 있다. 『정치외교학과 진로개발: 정치학해서 뭐 해먹고 살래?』(공저) 등을 집필했다.
사진=김재호지속가능한 발전부터 도시 간 연결네트워크까지
백 교수는 이번 연구를 진행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수년 전 BK21 사업 ‘혁신 과학기술시대의 정치적 문제해결 교육연구단’을 시작하면서 이른바 ‘인구 소멸, 지방 소멸’ 문제가 정치학적 측면에서 다뤄지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기반해 정치학의 여러 역할에 대한 토론과 논의를 진행하면서 본 연구가 시작됐다. 3가지대주제인 ‘지속가능한 발전’, ‘한국정치공동체 내갈등’, ‘아시아 정치공동체 내 갈등’을 중심으로 ‘환경/에너지’, ‘지역 간 격차, 지방소멸, 부동산’, ‘정치적 정체성과 이데올로기’, ‘지방 온라인 민주주의와 지방 공항의 정치학’, ‘초연결 시대의 아시아,도시 간 연결 네트워크’ 등의 세부 주제를 토론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 백 교수는 지방 소멸이라는 표현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방 거주자에게 차별적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융복합 정치학 랩이야말로 이 연구팀의 강점이다. 백 교수는 “지방 관련 정치학적 문제에 대한기초적인 인식을 통해서 정치학 내의 교육과 연구 생태계에 수도권-지방 문제를 부각하며 천착하는 연구 방향 발전을 이뤘다”라며 “실험적인 애드 혹 랩으로 먼저 설립한 정치학 교육 랩은 2022년 1년 동안의 연구 활동을 인정받아 2023년 정식 랩으로 승격됐고, 관련 데이터셋 구성과 이에기반한 복수의 워킹페이퍼를 생산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동연구팀은 경남, 충북, 경북, 강원,경남, 경기, 서울 지역의 대표적인 정치학·경제학연구자 17명을 섭외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연구를 진행했다. 지역 네트워크 확장의 맥락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융복합학은 정말 칸막이 극복했을까“한국의 융복합 정치학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검토하고 실험해야 한다.” 왜냐하면 혁신 과학기술 시대에 들어 융복합으로 통합하는 사회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다수학문 영역이 그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른바 서구 선진국 사례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정치학 대학교육에서도 융복합 정치적 교육과 연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2020년대 한국의 대학교육 체계에서 정치학을 중심 또는 핵심 요소로 하는 융합학과나 제도는 매우 미미한 상황임을 인지해야 한다. 지난 10년 이상 학과 간 칸막이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존재한다. 그러나 생존 방식으로 몇몇 학과와 전공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거나 기계적인 결합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현실을 강조하고 싶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자율적 사고·융복합 연구 강화”
윤동섭 연세대 20대 총장 취임
윤동섭 연세대 제20대 총장(63세·사진)이 지난 1일 공식 취임했다. 임기는 2024년 2월 1일부터 2028년 1월 31일까지 4년이다.윤동섭 총장은 슬로건으로 ‘임파워링 연세’(Empowering Yonsei)를 내세웠다. 연세대의 연구와 교육이념을 실천하고 미래 의 창을 여는 새로운 연세의 시대를 위해연세다움의 힘을 돋운다는 뜻을 담았다.윤 총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대학이 직면한 대전환의 시대가 연세대에 던지는 도전과 의미에 대해 언급하고, 초학제 및 초융 합의 화두를 관통하는 답으로 ‘연세다움’의본질에 대해 전했다.윤 총장은 새로운 ‘연세시대’를 위해 자율적으로 사고하는 인재 양성, 융복합 연
구로 세계적 경쟁력강화, 대학-사회 간가치 환류 모델 구축,연세 구성원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가 되는 거버넌스 혁신 등향후 4년간 연세대를
이끌어갈 비전과 포부를 밝혔다.
윤 총장은 1961년생으로 경남고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의학 학사·석사를, 고려대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9년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로 부임한 뒤,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부장, 강남세브란스병원장,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등을 지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외과학회 이사장·회장을 맡았고, 현재 대한병원협회회장 및 한국의학교육협의회 회장을 맡고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역량 갖춘 인재 양성, 국가 존망 가름”
장신호 서울교대 18대 총장 취임
서울교대 제18대 장신호 총장 취임식이지난달 26일 대학본부 1층 종합문화관에서 열렸다.장신호 총장은 취임사에서 “현재 우리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임용률 저하, 대학재정 위기 등 안팎으로 여러 크고 작은 위기에 직면해 있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사향 가족들과 함께 열어갈새로운 도전의 여정을 앞에 두고 설렘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장 총장은 서울교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4가지 중점 가치를 구성원에게 제시했다.중점 가치는 △도전과 용기 △창조와 혁신△소통과 협력 △책임과 정성이다. 장 총장은 이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서울 교대가 더욱 발전을 이루겠다고 확신했다.그는 “하루가 다르 게 변화하는 첨단기술 사회에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일은국가의 존망을 가름하는 중차대한 임무”라며 “앞으로도 서울교
대는 교육의 미래를 선도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취임 포부를 밝혔다.
이날 취임식에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성수 서초구청장, 김창원 경인교대 총장 등 8개 교육대학교 총장, 김동환 서울과기대 총장, 서울시 5개 교육지원 청 교육장, 안양옥 경기도 학교안전공제회이사장, 한상윤 총동창회장, 박지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유승용 ㈜리더피아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디지털 헬스케어, 생성형 AI시대 국가 중요 사업”
대전대,디지털헬스케어 협의회 성료
대전대(총장 남상호) 링크3.0 사업단과바이오헬스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은 지난 달 29일 산학협력관 102호에서 산업혁명시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와 기 업·대학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디지털헬스케어 협의회를 개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협의회 회원사와 관련기업·학과 교수 등 사업단 관계자들이 참 석해 생성형 AI 시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전반에 대한 상호 교류회를 진행했다.이날 박찬석 세종충남대병원 미래의학연구원 사업화지원팀장은 ‘의료기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화 지원’을 통해 세종충 남대병원과 헬스케어 분야 협업이 필요한기업에게 특강을 했다. 박찬석 박사는 “충남대병원은 바이오·디지털헬스케어 사업화를 병원 경영 전략으로 선정해 유관 기관·기업과 기술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임상 자원을 기본으로 의과학자 양성 과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있다”며 세종충남대병원은 헬스케어 연구
회를 통해 다수의 정부 과제를 수주하는 등세종 스마트시티에 활용할 헬스케어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어 대전대 가족기업의 참여를 당부했다.
이영환 산학부총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분야가 생성형 AI 시대의 국가 중요 사업의 일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협의체를 통 해 지속적으로 기업과 대학 및 병원이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교류가 지속되기를 기원하며 가시적으로 성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협의회 변승환 교수는 “이번 협의회를 통해 링크3.0 참여학과 교수와 디지털 헬스케어와 바이오 헬스분야 가족회사의 교류 증대, 과제 창출, 공용장비 활용, 특화 분야 성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각종 정보공유, 인적 네트워크 구축 및 학술교 류를 통한 대전광역시 동구 바이오헬스 및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단지 조성에 기여하고현장실습을 통해 맞춤형 교육과 기업이 원하는 인력양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최승우 기자 editor@kyosu.net“국가교육 동반자로 역할 충실히 할 것”
국교련 27대 상임회장에
김정구 부산대 교수회장김정구 부산대 교수회장(정보컴퓨터공학부·사진)이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 하 국교련) 제27대 상임회장으로 선출됐다.임기는 오는 3월 1일부터 1년이다. 국교련은 지난달 30일 충남대에서 열린정기총회에서 김 교수를 신임 상임회장으로 선출했다. 국교련은 전국 40개 국·공립 대학의 1만 8천여 명의 평교수를 대표하는단체다. 김정구 신임 국교련 회장은 수락연설을 통해 “지역과 지역대학 소멸의 위기에서 지역대학의 중흥과 국가교육의 정상화를위해 국교련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정부 의 교육정책 수립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충실히 하겠다”며 “이를 위해 국·공립대 평교수를 대표하는 교원단체인 국교련을 명실상부한 국가교육 체계의 한 축으로 인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김 회장은 “대학이 본연의 역할을 뒤로하고 살아남기에 급급한 견리망의(見利忘義)의 현실을 타개하고 회원교의 소통과 연대를 강화해 지속가능하고 성장하는 국교련이 되도록 하겠다”며 “국교련이 꾸준히 추 진해 온 대학 운영 자율성 확대, 국립대학법제정, 국·공립대학교 원 보수체계 정상화,국교련의 국가교육위원회 참여 등은 더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 고 말했다. 그는 이어“정부가 추진하는 글
로컬대학, 라이즈 사업, 첨단분야 입학정원순증 등에 대해서도 분명한 대정부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정부의 교육정책 수립 동 참과 관련해 정부는 물론 의회나 지자체 등 관계기관을 설득하면서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어떠한정치적 고려 없이 우리나라 교육정책 혁신 을 추구할 것이고,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율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지원은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문화국가의 원리가 작용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경북대에서 공학 박사학위를받았다. 1995년 밀양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정보통신신기술연구소장, 정보학술원장을 역임했다. 부산대와 통합 이후 부산대 제12·13·16대 교수회 임원 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3월 부산대 제19대교수회장으로 취임했다.김봉억 기자 bong@kyosu.net한성대 “글로벌·지역사회 협력 대학으로 도약”
글로컬협력특별위원회 신설 등
한성대(총장 이창원)는 지역혁신 생태계의 중심으로서 대학 기능을 강화하고, 글로벌·지역사회 협력 기반 대학으로 도약하기위해 행정조직을 대폭 개편했다.한성대는 총장 직속으로 ‘글로컬협력특별위원회’를 신설했다. 지역혁신 생태계의중심으로서 대학의 책임·역할을 강화하고,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글로벌 대학과의 협력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한성대는 또 지역 청년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일자리 지원 기능을 확대하고, 진로와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부총장 직속으로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를 신설했다.이외에도 캠퍼스타운사업단을 확대 개편해 캠퍼스타운창업센터, 창업지원센터,벤처창업지원센터, 중장년기술창업센터를배치하고 일원화된 창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정기인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학부총장․교육혁신원장 장명희 △크리에이티브인문예술대학장 이은희 △미래융합사회과학대학장 이형용 △디자인대학장 지혜경 △IT공과대학장 김남윤 △창의융합대학장 지준 △미래플러스대학장 홍정완△상상력교양대학장 신영헌 △교무처장김진환 △기획조정처장 조문석 △산학연구처장·산학협력단장·캠퍼스타운사업단 장 이정훈 △학생처장 이상혁 △입학처장박종언 △대외협력처장·국제교류원장 김 지현 △총무처장 장영우 △정보전산원장이기원 △학술정보관장 정경희 △경영대학원장 최강화 △행정대학원장 최천근 △ 예술대학원장 전종찬 △국방과학대학원장염규현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장 정진택 △부동산대학원장 백성준 △교육대학원장 신재흡 △디자인아트교육원장 김효용 △한성프레스센터장 김남용 △글로컬협력특별위원장 이태주 △감사실장 전주상 △학생성공센터장 권상집 △현장실습지원센터장 공규열 △창의융합대학 상 상력인재학부장 김영아 △상상력교양대학교학부장 박선옥 △대학원 교학부장 이상 복 △대외협력처 부처장 김은주 △총무처부처장 박철우 △산학협력단·캠퍼스타운사업단 부단장 조재우 △교육혁신지원센터장 신재호 △교수학습센터장 장선영 △스마트원격교육센터장 전영돈 △산학교육지원센터장 박승현 △학생원스톱지원센터 장 김양진 △장애학생지원센터장 윤진아△입학전형개발센터장 오진형 △국제학 생지원센터장 김일환 △공학컨설팅센터장윤주일
배지우 기자 editor@kyosu.net“휴먼마이크로바이옴으로 인체질환 극복”… 분당서울대병원 첫 국제심포지엄 개최
분당서울대병원·한국산업기술평가원
다이크 하버드대 교수 등 발표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휴먼마 이크로바이옴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첫국제심포지엄이 분당서울대병원 마이크로바이옴사업단 주관으로 열렸다.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고, 분당서울대 병원·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 주최한 ‘제1회인체질환 극복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국제심포지엄은 지난 26일, 분당서울대병원2동 지하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특히 이날 미국 하버드대 치과대학의 토마스 반 다이크교수가 「염증과 치주 질환 그리고 전신 질환의 연관성」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국제심포지엄에선 다양한 중증·난치성 질환 치료에서 연구성과를 교류했다.오창완 국제심포지엄 조직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휴먼마이크로바이옴은 임상적·학문적 차원을 넘어 산업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발전 방향과 다양한 방법론을 모색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오수만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융합산업과 서기관은 “휴먼마이크로바이옴은 기술진보가 빠르지만 오히려 기회가 있다”라며“임상 전 혹은 임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집중적 연구를 당부한다”라고 강조했다.
장윤석 분당서울대병원 마이크로바이옴사업단장(알레르기내과)은 “최근 휴먼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 2건이 FDA(미국 식품의약국) 상용화를 승인받으며 바이오 산업 생태계에도 큰 패러다임 변화가 일 어나고 있다”라며 “이 같은 국제적 흐름을 주도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밝혔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한국공학대 총장에 황수성 전 산자부 실장 선임
황수성 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사진)이 한국공학대 제9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임기는2월 5일부터 4년이다.
황수성 신임 총장은 행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해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과장, 산업기반총괄과장,산업정책국장, 산업기반실장 등을 지냈다.
황 총장은 산업정책 및 산업기술, 소재․부품, 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산학협력 특성화대학인 한국공학대를가장 잘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 한국국제경제학회장 취임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사진)이 지난달 1일 한국국제경제학회 제47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지난 1월부터 올해 12월 31일까지 1년이다.
한국국제경제학회는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동계학술대회 겸 정기총회에서 원 총장을 제47대 회장으로 선임했다원 신임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국제경제학과 석사,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 았다. 이후 한국은행,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을 거쳐 서울시립대에부임해 현재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와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민간위원도 겸하고 있다.
이상일 경상국립대 교수, 대한면역학회장 취임
이상일 경상국립대 의대 교수(류마티스내과·사진)가 지난달 24일 대한면역학회 제42대 회장에 취임했다.이상일 교수는 “2024년은 대한면역학회 50주년 을 맞아 50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역사적 해다. 춘계학술대회를 50주년 기 념 학술대회 및 새로운 미래를 그려보는 비전 선포식으로서 모든 회원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항체 치료제, 면역 항암제, 세포 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제개발의 근간이 되는 면역학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최신 면역학 연구에 관한 교육 사업, 면역학회 산하 각 연구회 및 회원들 간 연구 협력 활동 지원에도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지윤 카이스트 교수, 미국항법학회 터로상 수상
이지윤 카이스트 석좌교수(항공우주공학과·사진)가 위성 항법 분야의 업적으로 미국항법학회터로상을 지난달 25일 수상했다. 한국 연구자로는첫 수상이다.이지윤 교수는 항공용 위성 기반 항법 시스템의
안전을 보장하는 기술 진보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지능형 교통 시스템, 자율 무인 시스템의 안정성 보장에 필수적인 ‘항법 무결성 아키텍처 설계’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인정받았다. 이지윤 교수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항법 기술을 확보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소감을 밝혔다.
박우람 성균관대 교수, ‘젊은 연구자상’ 수상
박우람 성균관대 교수(융합생명공학과·사진) 가 지난달 18일부터 이틀간 열린 나노 컨버전스콘퍼런스 2024에서 나노바이오분회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했다. 젊은 연구자상은 학술 업적이 탁 월한 45세 미만의 과학자 중 1명을 매년 선정해수여하는 상이다.
박우람 교수는 나노기술을 활용해 유전자 및 단백질, 저분자 화합물과 같은 의약품을 효과적으로 생체 내에 전달할 수 있는 신규약물 전달체 개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나노기술연구협의회가 주최하는 NCC 2024는 나노정보전자,나노에너지, 나노환경, 나노바이오, 나노소재, 나노매뉴팩처링을포함하는 6개 기술분회 중심의 국내 학술대회로 나노분야의 최신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연구 동향을 공유한다.이창주 원광대 교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
이창주 원광대 교수(식품생명공학과·사진)가 가 루쌀 산업 발전과 보급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창주 교수는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을 맡아 가루쌀 관련 연구사업을 수행하며 변형 쌀가루를 이용한 글루텐프리 제품을 개발하고, 가루쌀을 면류에 적용해 가루쌀의 우수성과 식품가공 소재로서의 적 합성을 규명했다. 가루쌀 가공 기술보급에 이바지하는 등 가루쌀산업 발전과 활성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창주 교수는 “앞으로 가루쌀을 이용한 밀가루 대체 품목을 빵류, 과자류 등 가공식품에 적용하는 연구를 확대하고 가루쌀의우수성과 기술력 연구를 지속해 의미 있는 연구성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1인 미디어의 시대, 아비투스란 무엇인가
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28
양혜림 청강문화대 교수(만화콘텐츠)네이버 ‘열린연단’이 시즌10을 맞이해 「오늘의 세계」를 주제로 총 54회 강연을 시작했다. ‘오늘의 세계’는 국제질서z정치와 경제z사회, 문화z과학기술z철학에 대해 인문z사회z자연과학의 상호 연결성을 통해 학문적 담론을 형성할 예정이다. 지난달 13일 양혜림 청강문화대 교수(만화콘텐츠)가 「대중 문화와 고급 문화」를 강연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z발췌해 소개한다. 제29강은 이수영 서강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부)의 「디지털 매체의 진화」가 예정돼 있다.자료제공=네이버문화재단정리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참과 거짓·삶과 죽음·남자와 여자처럼 명사의 병렬에는 비교와 대조의 뉘앙스가 있다. 따라서 대중 문화와 고급 문화라는 제목을 보면 얼핏두 복합명사가 서로의 대립항인 것처럼 느껴지나, 각각 ‘문화’를 잠시 가려두고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면이 있다. ‘대중’은 ‘고급’의 반대말인가? 반대말이 되려면 한 쌍의 말 사이에 서로다른 의미 요소가 있어야 하며, 동시에 서로 공통되는 의미 요소 또한 있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는 모두 인간이라는 공통 의미 요소가 있다.대중과 고급에는 어떤 공통되는 맥락이 있는가?
대중 문화의 대중(大衆, mass)은 사람에 관한개념이므로 대중을 위한 문화, 대중이 즐기는 문화라는 의미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달리 고급 문화라는 복합어에는 주체에 대한 힌트가 포함돼 있지 않으며, 단지 해당 문화 자체가 본질적으로 상위의 것이라는 주장만이 담겨있다. 상하 개념은 상대성을 전제로 하기에 고급 문화라는 말은 저급 문화의 존재를 내포한다.즉 고급 문화의 반대말은 저급 문화, 향유 주체를 기준으로 한 개념인 대중 문화의 반대말은 엘리트 문화로 가정할 수 있다. 만약 대중 문화와 고급 문화가 대립항이 되려면 대중 문화와 저급 문화, 고급 문화와 엘리트 문화가 동일한 의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 개념들은 일상에서 혼용되는 경향이 있는데, 대중 문화를 매개하는 매스 미디어에 대한 막연한 경멸이나 소수 부유층이 즐긴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여가 방식이 선망의 대상이 되는 현상 등을 예로들 수 있다.1960년대 전후 레이먼드 윌리엄스 등의 영국문화 이론가들은 대중과 문화의 관계를 보다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대중은 문화의 수혜자가 아니라 자신들의 삶 속에서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주체라는 입장이다.다소 장황하게 설명한 결과 우리의 손 안에는다시 대중 문화라는 두 단어가 단출하게 남았다.이제 대립항에 대해 생각해볼 차례다. 사회를 구성하는 대다수 사람들이 향유하는 삶의 방식을대중 문화라 한다면 이에 반대되는 개념은 무엇일까? 소수의 권력자 계층이 향유하는 삶의 방식, 즉 엘리트 문화라 볼 수 있다. 엘리트 문화는사회를 구성하는 대다수 사람들이 향유하는 삶의 방식과 다르나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며 하나의 변별적인 문화로 인정받는다.이 역시 학자에 따라 다양한 답이 존재하나 갠스(1974)는 ‘취향 문화’라는 말로 문화의 우열을부정한다. 이른바 문화적 다원주의의 맥락으로,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를 가질 권리가 있으며 그저 취향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다만 특정 문화의 우위를 부정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고급 문화·중급 문화·하급 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하급 문화의 향유자는 고급 문화를 접하거나 공부할 기회가 박탈돼 해당 취향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고 풀이한다.
더 나아가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고급 문화를 선택하고 수용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적·교육적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문화에 진정으로우열이 없다면 이러한 정책 또한 불필요할 것이기에 갠스가 말하는 심미적 다원주의의 진의를의심하게 된다. 높고 낮음을 전제하는 다양성을진정한 다양성이라 말할 수 있는가? 애초에 ‘높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우선 앞서 갠스가 사용한 심미적 다원주의라는 용어로 돌아가 보자. 다원주의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갠스는 모든 문화들이 문화 그 자체로서 동등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문화가 동등한 가치로 평가되는 것은 ‘해당 문화의공중의 특성과 수준을 반영해 평가할 때’에 한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저 못 배운 가난한 사람들이 저런 문화를 좋아하는 것’ 자체는 비난할 일이 아니나, 그렇다고 ‘저런 문화’가 바람직한 문화라거나 더 좋은 문화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더 고급한 취향 문화일수록 더 바람직하고 좋은 문화일 수 있다는 말로 갠스는 고급 문화의심미적 우월성을 주장한다. 이 주장에 따르자면「마리오 카트」 게임 플레이보다는 바다 위에서의 요트 운전이, K-팝 아이돌 댄스보다는 하프연주가 인간에게 보다 오래 지속되는 심미적 충족감을 주며, 그렇기 때문에 고급 문화로 분류될자격을 갖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자면 복제본을 구입하는 대신 화랑에서 원화를 구입하는 것이 고급 문화인 이유 역시 경제력의 문제라기보다는 그쪽이 보다 순수한 형태이며 더 깊은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소비 자본주의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상속 자본에 대해 생각할 때 물질적인 면 ,
즉 경제 자본만 떠올리는 경향이 있지만 부르디외는 다른 세 자본이 사회적 계급에 미치는영향을 중요하게 다룬다. 마르크스와 달리 부르디외에게 있어 자본은 ‘사회적 경쟁에서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말하며자연히 비단 경제력에 한정되지 않는다.”다만 갠스 본인이 인정하듯 고급 문화가 인간에게 더 강력한 심미적 만족감을 준다는 가정을실증적으로 검증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이 글의 목적 또한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는 이이상 논하지 않으려 한다.
두 번째로 희소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보다 라틴어를 공부하는 사람의 수가 적으며 생활 속에서 접할 기회 또한적다. 사교 모임에서 자신의 취미가 하프 연주라고 밝혔을 때 선망 섞인 야유가 터져 나오는 것은 기타 연주자에 비해 하프 연주자가 훨씬 적기때문이다. 즉 희소성이 가치를 높이기에 고급 문화로서의 입지가 굳어지는 것이라는 가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희소성이 시장 경제의 핵심 개념인 점을 고려하면 얼핏 그럴듯한 주장으로 보인다. 다만 희소성이 곧 문화의 높이를 의미하는것이라면 어느 소수 민족의 사라져가는 전통 민속이 문화에서 가장 높은 위계를 차지해야 할 것이며,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신인 작가의작품을 읽을수록 문화적 안목을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으므로 희소성이 곧 고급 문화의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세 번째는 어려움의 정도가 곧 문화의 높이라는 가설이다. 오페라를 제작하는 것은 두말할 나양혜림 청강문화대 교수(만화콘텐츠)는 “취향이 고급 문화에 접근하는 길이라는 말은 얼핏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고급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는 이상론처럼 들리나 실은 정반대다. 취향은 사다리로 작용하기보다는 진입 장벽으로 기능할 때가 더 많다”라며 “갠스는 취향의 분화가 이뤄지는 근거로 수용자들의 사회z경제적 수준, 다시 말해 사회계층(GPEWW)을 들고 있는데, 특히 계층 구분에 사용되는 세 가지 수준인 수입z직업, 그리고 교육 중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부분을 강조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위 없이 어려운 일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최고의 창작자들이 한 데 모여야 한 편의 작품이 만들어진다. 오트쿠튀르 의상제작 또한 마찬가지다. 전 세계에 공장을 두고옷을 대량 생산하는 SPA 브랜드와 달리, 오트쿠튀르 의상은 그야말로 ‘장인이 한 땀 한 땀’ 바느질해서 만든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어느 것이든 타인이 어렵게 창작한 결과물이며더러는 요행도 깃들었을 것이다. 세상에 나오기힘든 희소한 창작물이기 때문에 고급 문화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취향이 고급 문화에 접근하는 길이라는 말은얼핏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고급 문화를 향유할수 있다는 이상론처럼 들리나 실은 정반대다. 취향은 사다리로 작용하기보다는 진입 장벽으로기능할 때가 더 많다. 취향이 무엇을 바탕으로형성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갠스는 취향의 분화가 이뤄지는 근거로 수용자들의 사회·경제적 수준, 다시 말해 사회계층(class)을 들고 있는데, 특히 계층 구분에 사용되는 세 가지 수준인 수입·직업, 그리고 교육 중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부분을 강조한다.
소비 자본주의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상속 자본에 대해 생각할 때 물질적인 면, 즉 경제 자본만 떠올리는 경향이 있지만 부르디외는 다른 세자본이 사회적 계급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다룬다. 마르크스와 달리 부르디외에게 있어 자본은 ‘사회적 경쟁에서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말하며 자연히 비단 경제력에 한정되지 않는다.그렇다면 경제자본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상태지만 문화 자본만은 풍부하게 갖춘 가정도있을 수 있지 않을까? 부르디외의 관점에서 보자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모든 물질적 유산은 동시에 문화적 유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오래 전부터 대를 이어 살아온 대저택·저택을채우고 있는 고서와 고대 유물·최근 고평가받기 시작한 화가의 그림·갓난아기 때부터 자연스럽게 들어온 부모의 악기 연주 소리 등은 개인이 이것을 자본이라 의식할 틈도 없이 취향으로자리 잡아 아비투스(습속·습성)를 형성한다. 그결과 상류 계급은 고급스럽다는 사회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고급 문화 취향을 가지는 반면, 중류 이하의 계급은 세련됨이나 미학과 무관한 필요에 의한 취향을 보유하게 된다.
즉 취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며 개인의 노력을 통해서 오롯이 얻어지는 것 또한 아니다. 기존 향유층의 비호를 받으며 권위를 지켜온 고급문화들이 대중 문화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은 명확하다. 더 이상 고급 문화와 대중 문화의 경계를 의식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높고 낮음은 상대적 개념이며 인간은 언제나 이를 견줘 판정을 내리고 싶어 한다.대중은 더 이상 ‘덩어리’가 아니다. 분화된 미디어는 우리에게 한 가지 목소리만을 들으라고강요하지 못한다. 우리는 개인화된 미디어를 통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며, 높은 확률로 우리가 보고 싶은 방식으로만 본다. 이러한선호 성향은 알고리즘에 의해 지속적으로 강화된다. 이렇게 되면 참과 거짓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며, 가치의 경중 역시 우선순위에서 취향에 밀린다.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부터 고개를돌리고 정치적 판단 앞에서 눈을 감는 것 또한손쉬운 일이다. 매스 미디어의 시대였다면 공중파 뉴스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보도했을 이웃나라의 전쟁 소식을, 현대의 우리는 ‘아 진짜? 못 들었어’로 가볍게 넘겨버릴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에 집중하나 이 또한 오래지속되지 않는다. 개인 미디어를 통해 무한히 밀려드는 타인의 취향에 수시로 잠식되는 탓이다.따라서 취향은 고급문화에 접근할 만큼 높이 쌓이지 않으며 문화 자본은 난잡한 형태로 축적돼문화 생산의 마중물 역할을 하지 못한다.이 모든 현상을 우리는 더 이상 생산자와 미디어의 탓으로 돌릴 수 없으며 대중이라는 말 뒤로숨을 수도 없다. 우리는 역사상 그 어떤 시대보다 수용자가 능동적이고 창조적일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으며 이는 수용자의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의미한다. 디지털 시민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무엇을 보고 듣고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 것인가. 우리가 선택한 이야기가 곧 우리의 문화다.100배 저렴한 센서
자율주행 대중화 이끈다포스텍 정대성 교수팀최근 포스텍 연구팀이 기존 대비 최대 100배저렴한 센서를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해 자율주행자동차 대중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지난 ‘CES 2024’에서 HD현대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하는 굴착기와 트럭 등을 선보였다. 이처럼 스스로 주행하는 무인 자동차의핵심은 장애물과 주변 도로 상황을 분석하는 센서다.포스텍 화학공학과의 정대성 교수·통합과정 이상준 씨 연구팀은 폴라론(poalron)을 제어해 단파적외선을 분석하는 유기 광소자(이하 OPD, organicphotodiode) 센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폴라론은 일반적으로 고체 상태의 물질에서 전자와 격자진동 간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새로운 전자를 말한다. 단파 적외선은 1.0~2.5 마이크로미터 영역의 적외선이다.‘자율주행 자동차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LiDAR)는 빛을 사용해 장애물과의 거리와 위치등 정보를 분석하는 센서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영역의 빛인 적외선은 수증기와 먼지의 영향을 적게 받아, 이를 센서에 적용하면 안개가 낀날에도 물체를 정확하게 식별하는 센서를 만들수 있다.하지만 무기 광소자를 사용한 기존 적외선 센서는 가격이 매우 비싸 실용성에 제한이 있었다.반면, 적외선 센서 소재로 OPD를 사용하면 비용은 줄어들지만 OPD 내에 전류가 과도하게 높아져 적외선 신호를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외선 센서 제작 공정 중 하나인 도핑을 새로 설계했다. 도핑은 다른 원자나 분자를 첨가해 광소자의 전기적특성을 높이는 공정이다. 이 공정으로 OPD 내에폴라론이 생성되는데, 폴라론이 박막에 묶여있는경우 OPD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지만, 자유로운 경우 OPD 내 전기 전도도를 높여 전류가 잘흐르도록 한다.연구팀은 새로운 도핑 공정 기술을 적용해 두폴라론 간 전환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단파 적외선을 분석하는 OPD를 개발했으며,이를 기반으로 기존 대비 분석 성능이 약 100배향상된 적외선 센서를 제작했다. 또한 연구팀의센서는 1천500 나노미터 이상의 적외선 감지에도 성공했다.정대성 교수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날에도 주변 도로 상황을 인식할 수있고, 제작 비용도 저렴하다”라며, “자율주행 자동차뿐 아니라 3D 센서를 활용하는 증강·가상현실 기기와 머신비전 등 여러 분야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자유 기고는 물론, 제보와 보도자료는
주간 교수신문과 온라인 교수신문에 선생님의 이야기를 정성껏 담겠습니다 으로 보내주세요재미있는 졸업식 축사를 기대하며
딸깍발이
김병희 편집기획위원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졸업식장에 가보면 축사하는 분들이 등장한다.졸업의 의미를 강조하는 여러 형태의 축사가 졸업식장에 울려 퍼진다. 대학 본부에서 주관하는 전체졸업식은 물론이거니와 별도로 준비한 학과 행사에서도 축사가 이어진다. 졸업 축사를 대강 톺아보면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많다. 심지어 ‘졸업식 축사 모음집’을 검색해 일부 표현만 살짝 바꿔 쓰는 경우도 있으니,진부한 내용이 난무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자주 등장하는 상투적인 표현은 대강 이렇다. 평온했던 학창 시절이 끝나고 냉엄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으니 남다른 각오와 자신감으로 꿋꿋이 헤쳐나가라거나, 부모님의 도움으로 대학까지 졸업했으니 앞으로는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말라고 권고하는 내용이다.성실하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빛을 볼 테니 누가알아주지 않더라도 맡은 일을 묵묵히 감당해 나가라거나, 상대방을 이기려하지 말고 져준다는 마음으로 양보하다 보면 결국 기쁨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덕담도 있다.모두 귀한 말씀인지라 현장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도 있고 반응도 좋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졸업식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도대체 무슨 말을 들었는지 가물가물하게 느끼는 학생들도 많으리라. 모두 금과옥조(金科玉條) 같은 말씀인지라오히려 평범해져버려 기억 세포에 저장되기 어렵다. 미국 대학교에서는 저명인사에게 졸업식 축사(Commencement speech)를 부탁하는 전통이 있다. 명사들은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60분 정도의축사에서 유머를 섞어 가며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한다. 졸업식 축사를 대학 시절의 ‘진정한 마지막 강의’라고 부르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05년 6월의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장에서 했던 연설이 사람들이 기억하는 가장 유명한 축사이지 싶다. “계속 갈망하라. 여전히 우직하게(Stay hungry, Stayfoolish).” 그의 축사에서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우직하게 도전하라는 메시지가 돋보였는데, 잡스는 자신의 인생 역정을 14분 동안 이야기한 다음마무리 대목에서 강렬한 한 마디를 남겼다. 이처럼 졸업식 축사는 주옥같은 말씀을 길게 나열하는것보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한 마디를 전달해야효과적이다.졸업식 축사에서 상투적이고 진부한 내용을 전할 바에는 차라리 연사가 노래 한곡을 불러주고 연단에서 내려오는 편이 낫다. 졸업식 축사에서는 유머러스하게 말문을 열고나서 본론으로 들어가는말의 순서 조정도 중요하다.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2015년 5월의 뉴욕대학교 티시예술대학의 졸업식 축사를 시작하며 이런 말을 던졌다. “여러분은 해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망했습니다(Andyou’re fucked).” 그 순간 폭소가 쏟아졌고 사람들은 시종일관 반어법으로 가득 찬 연설에 집중했으며 결국 명연설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졸업식 축사에서 뜻밖의 사례를 제시하며 역설적인 화법을 구사해도 좋다. 대학이 졸업생의 인생을 망쳤을 수도 있고, 전공과목을 공부하느라 인생에서 정말로 하고 싶었던 그 무엇에 쏟을 시간을 날려 버렸을 수도 있다는 반어법을 구사할 수도 있다.현대 미술에서 순수 추상 회화의 선구자인 바실리 칸딘스키(1866~1944)를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해도 좋겠다. 미국의 철강 재벌인 솔로몬 구겐하임은 칸딘스키의 작품 150여 점을 사들여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의 설립 기반으로 삼았다. 미술로 진로를 바꾸기 전까지 모스크바대학교에서 법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던 칸딘스키는 30살이 된 1896년에대학 시절의 전공을 포기하고 독일의 뮌헨 아카데미에 입학해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모네의 그림을 보고 나서 그림이 자신의 영혼을 붙잡았다며화가로서의 새 인생에 도전했다.이런 칸딘스키에게 대학은 그 무엇에 쏟을 시간을 앗아간 장애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스티브 잡스를 비롯한 대학 중퇴자들이 자신이 꿈꾼 분야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도 대학의 존재이유를 되묻게 한다. 대학의 숭고한 이념과 가치가물론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만 존재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대학 졸업식은 해마다 돌아온다. 축사를하실 분들은 상투적인 표현을 이제 그만 제발 멈추시기를. 재미있고 감동적인 축사를 준비해 ‘진정한마지막 강의’를 들려주시길 기대한다.갤러리 초대석
「Studio #1」장재민, 캔버스에 유채, 2022장재민 작가 전시회는 5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효자로 통의동보안여관에서 열린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그동안 바깥 풍경 그림을 주로 그려왔던 장재민은 「스튜디오 #1」에서 자신의 작업실내부 모습을 그리게 된 새로운 정황을 보여준다. 일상의 환경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숲이나 유원지 같은 자연 풍경에 대해, 그는진부한 클리셰를 뚫고 신체의 현상적 경험에 따른 회화적 제스처로 접근해 왔다. 이를테면, 첫 개인전 『시간을 잃어버린 풍경』(2014,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부터 『부엉이 숲』(2020, 학고재)에 이르는 동안, 자신이 체험했던 자연 풍경을 그림의 대상으로 가져와 시각의 신체성에 근거한 회화적 변환의 방법들을 실험했다. 그는 풍경을 그리는 데 있어서 직접적인 사생의 과정을거치거나 기록해온 사진을 하나하나 펼쳐 놓고 하지는 않는다. 체험한 기억에 의존해 주로 목탄을 써서 풍경 밑그림을 그리고 큰붓질을 통해 색채로 화면을 채운다. 이는 메를로-퐁티가 ‘객관적세계로부터 퇴각’하는 신체의 지각에 대해 말했던, 일종의 ‘육화된 주관성’을 종종 환기시킨다.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익숙하지 않은 존재는 왜 ‘악’이 되나
악에 대한 메커니즘
전복하기이원석전남대 철학과 교수한국동양철학회·성균관대 공동주최
악(惡): 나쁜 것에 대한 동양적 성찰지난달 27일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악(惡):나쁜 것에 대한 동양적 성찰’을 주제로 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한국동양철학회가 성균관대 유학동양한국철학과 4단계 BK21 교육연구단,같은 대학 동양철학·문화연구소와 공동으로 주최했다.보통 동양철학계는 선(善)이 중심 주제였다. 수양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양 철학의 여러 분야에서 선이란 수양의 최종 귀착지로 여겨졌기 때문일 것이다. 시선을 서양 철학계로 옮겨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그렇다면 학술대회 조직위는 왜 ‘악’을 성찰 대상으로 삼았을까? 그동안 선만 추구했으니 한 번쯤은 악을 다루어도 좋지 않겠냐는 낭만적 치기가 발동했던 것일까? 대회 측에서 사전에 배포한 문건을 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이에 따르면, 특정문화권의 인류는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아 기존 질서로 잘 규정되지 않는 존재들을 악으로 규정하고희생양으로 삼았다. 장애인·이민족·이교도·성소수자·여성이 악으로 규정된 적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도 해당될 것이다.
그렇다면 ‘악: 나쁜 것’에 대한 동양적 성찰이란장애인·이민족·이교도 등에 대해 동양의 철학자·상가들이 어떻게 바라봤는지 되새겨 보고, 익숙지않은 존재를 쉽사리 악으로 매도하고 희생양 삼는현대 사회의 메커니즘을 전복하는 사상적 자원을동양의 전통 속에서 찾아보자는 기획일 것이다.이번 학술대회는 모두 다섯 명이 발표했는데,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송윤우 미국 아메리카대 강의교수(철학종교학부)는 「누가 걸주를 욕하는가?:본성의 악함과 도덕적 책임에 대한 고찰」에서 중국 고대의 대표적 폭군 걸 임금과 주 임금에 관한후대의 논의에 나타난 논리적 모순을 지적했다. 즉,후대 학자들은 걸과 주가 타고날 때부터 악한 본성이 있었고 그것은 개선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걸과 주의 악행에 대한 책임을 그 당사자에게 물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송 교수는 이를 통해, 이른바 ‘악인’에 대한 현대인의 규정과 태도를 재고해 볼 것을 촉구했다.송 교수 외에도, 김준승 성균관대 동양철학문화연구소 박사가 「양명학에 함의된 선악의 개념 고찰과 악에 대한 현대적 이해」, 최정연 전북대 한국지난달 27일 열린 ‘악(惡): 나쁜 것에 대한 동양적 성찰’ 학술대회가
열렸다. 동양철학을 통해 현대인이 왜 기존 질서로 잘 규정되지 않는 존재들을 악으로 규정하고 희생양으로 삼았는지 살펴봤다. 사진!한국동양철학회과학문명연구소 박사가 「서학의 선악 개념을 바라보는 유학자의 시선들」, 정영수 전남대 철학과 강사가 「순자 성악설에서 ‘악’의 메커니즘」, 이길산 경남대 교수(인도철학)가 「불교적 세계관에서 본 만악의근거, 번뇌」를 발표해 참신한 문제의식을 선보였다.
이번 학술 대회가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까닭은 근대 문명과 당대의 첨예한 모순에 대한 깊은 고민을 바탕으로 동양철학에 새롭게 접근해 보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별도 섹션으로 마련된 학문후속세대 발표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모두 8명의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악’을 키워드로 동양의지적 전통을 톺아보려 했고, 학계의 신진학자들이개별로 논평해 주어 소중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않았다.저출산 대책, 이민정책과 동시에 추진하자
시론
임동진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저출산이다. 합계출산율이 1970년에4.53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1983년에 대체수준(2.1명) 보다 낮은 2.06명으로 떨어졌다. 2000년대 들어 저출산 현상은 더욱 가속화해 2000년에 1.48명, 2010년 1.23명, 2018년 0.97명, 2023년에 0.72명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위한 예산으로 2006년에 2조 1천억 원을 시작으로 2023년에 57조 7천억 원까지 지난17년간 389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저출산대응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가족지원 예산(아동수당·육아휴직 혜택과 보육 지원에 해당하는 지출을 포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65%에 불과한 반면, 프랑스는 3.34%, 독일 3.24%, 일본 1.95% 등으로 OECD 국가 평균은 2.29%이다. 특히 아동수당이나 육아휴직 급여 등 ‘현금 지원’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은 GDP 대비 0.32%로, OECD 평균(1.12%)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 정부의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볼 수있다.저출산은 △생산인구 감소 △사회복지 비용의 증가 △경제 성장의 둔화 △사회적·경제적 발전 지속가능성의 약화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는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그러나 저출산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고 모든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인구문제이다. 산업화·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출산에 따른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점진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OECD 국가들의 평균 합계출산율 역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1984년에 대체수준(2.1명) 아래인 2.06명으로 떨어졌다. 이후 2003년에 1.65명, 2022년 1.58명으로 낮아지는추세이다. 2022년 현재 전체 38개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1.5명 이하인 국가가 22개국이다. 1.5명 이하의 저출산이 시작된 시점 역시 독일과 룩셈부르크 등은 1975년이고, 덴마크·네덜란드·이탈리아·오스트리아등은 1981년부터, 스페인·그리스 등은 1986년부터, 일본·포르투갈·스위스는 1991년부터, 헝가리·폴란드·한국·캐나다 등은 1996년부터, 핀란드·노르웨이는 2000년대부터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간(2000∼2019년) 선진국의 출산율 변화를 보면 프랑스(1.87→1.83명), 독일(1.38→1.54명), 이탈리아(1.26→1.27명),일본(1.36→1.36명), 한국(1.48→0.92명), 미국(2.06→1.71명)으로 독일과 이탈리아는다소 증가했으나, 다른 국가들은 현상 유지또는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들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각종 대책을 추진하는 것에 비해출산율 증가는 매우 미미하고, 오히려 현재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최근 OECD 국가들의 저출산 대책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스페인·독일·프랑스 등 57%의 국가들은 현금 지원 정책 비중이 높았고 이들 국가들의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일본·캐나다·미국 등29%의 국가들은 가족 지원 서비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한국·포르투갈 등14% 국가들은 세제 혜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한편, 각종 저출산 대책은 국가마다 효과가 다르게 나타났는데,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1.5명 이하인 저출산 국가보다는1.5명 초과인 고출산 국가에서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저출산 대책은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효과가 감소하는데5년이 지남에 따라 20%까지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국가에서 나타나는 환경적인 특징에는 실업률이 낮을수록, 전체 인구 중 육아(15세 인구) 비율이높을수록 출산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출산·육아휴가 기간의 증가는 출산율 증가에제한적이었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은 결혼과 가족의 유지에 결정적인 요인이기에 청년 실업을 줄이고 청년 고용의 질을 높이는것도 매우 중요했다.여러 선진국에서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으로 출산장려 정책 외에 적극적인 이민자 유입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2019년(1년 동안)에 캐나다는 출생아 수 35만 명에 신규 이민자 33만 명을 유입했고,호주는 출생아 수 29만 명에 이민자 수 23만 명, 독일은 출생아 수 78만 명에 이민자수 30만 명, 그리고 스웨덴은 출생아 수 11만 명에 신규 이민자 27만 명을 유입했다.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인구구조와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과 함께 적극적인 이민자 유입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김상돈의 교수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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