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크고 좋은 자동차를 ‘욕망’하는가
13명의 교수가 다양한 전공 살려 ‘욕망’ 분석
▷1면에서 이어짐이번 서울대 인문대학 심포지엄 ‘인간의 욕망’을 기획한 이강재 서울대 교수(중어중문학과)는 기획 의도에 대해 “‘노욕’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나이를 들어 더욱 욕심이 많아지는 것을 본다”라며 “‘욕망’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에도 중요한 원동력이 되지만 반대로 ‘욕망’이 지나쳐서 개인과 사회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욕망 중 대표적인 건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다. 역사 속 욕망은 어떠했을까? 고태우 서울대 교수(국사학과)는 「마이카로 향하는 여정: 20세기 후반 한국 자동차 소유 욕망의 전개와 한계」를 발표했다. 자동차 소유 욕망은 △자동차 여행의 확장 △외식 문화의 확대 △쇼핑 문화의 변화를 촉발했다.고 교수는 “전기 모터로 작동하는 자동차로 모두 바꾸더라도 더 비싸고 큰 자동차를 살 때 자신의 지위가 향상된다는 믿음, 남들이 구입하니 나도 그 차를 몰아야 한다는 정서가 우리를 지배한다면, 여전히 ‘자동차 사회’는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와 연관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유지되고, 자동차가 만들어지고 굴러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 소모·환경 파괴·인간 및 자연에 대한 착취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탈탄소 체제로의 전환, 기후·생태위기라는 재난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지난 13일 서울대 인문대학이 주최한 ‘인간의 욕망’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문학·역사·철학 전공 교수들은 인간의 욕망을 통해 시대상을 그려냈다. 사진=서울대 인문대학
“더 비싸고 큰 자동차를 살 때 자신의 지위가 향상된다는 믿음, 남들이 구입하니 나도 그 차를 몰아야 한다는 정서가 우리를 지배한다면, 여전히 ‘자동차 사회’는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다.”
욕망은 이데올로기와도 밀접하다. 노경덕 서
울대 교수(서양사학과)는 「스탈린 시대 소련 공산당원의 도덕률과 욕망 문제: 연구사적 접근」을 통해 소련 연구 패러다임과 당원 문제를 네 가지로 분석했다.이데올로기와 공산당원의 욕망 관계첫째, 전체주의는 공산당원의 개성과 개인적 욕망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은 채 그들을 중앙당의 이념과 정책을 군중에 주입하고자 작동하는 집단주의적 성향으로 묘사했다.둘째, 푸코주의는 중앙당의 이념과 담론 체계
에 대한 당원의 자발적인 수용과 참여를 강조한다. 특히 그들은 자기 파괴적 성찰과 욕망 억제를 통해 사회주의 체제의 이상적 리더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인물들이다. 노 교수는 “중앙당과 당원이 이념적 욕망으로 합일돼 있다고 믿는 전체주의론과 푸코주의를 핑계로 소련 중앙당이 당원의 충성도와 도덕성에 대한 끊임없는 감찰 행위를 펼쳤으며, 그것이 결국에는 숙청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라고 비판했다.셋째, 수정주의는 공산당원을 산업화된 근대 서양 사회의 엘리트와 비교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공산당원들이 개인적 이익 추구를 그들의 욕망 리스트 중 윗자리에 놓는 ‘합리’적 인간이라는 것이다. 넷째, 신전통주의는 당원의 경력과 일상 속에 남아있는 전통의 요소를 부각시킨다. 당원은 단순히 근대 산업 사회의 ‘합리’적 인간도 아니었고, 동시에 공산주의 담론 체계에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종속된 수동적 인간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노 교수는 “당원을 서방, 또는 다른 사회의 엘리트와 비교 가능한 일반적 인간형으로 바라보는 수정주의와 신전통주의의 경우는 소련 체제 존속 70년의 기간 동안 당원이나 열성분자들이 남겨놓은 수많은 이념 지향적인 텍스트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욕망은 철학의 영원한 주제이다. 강성훈 서울대 교수(철학과)는 「플라톤과 욕망의 다면성」을통해 플라톤에 대한 오해를 비평했다. “‘이성과 욕망의 이분법’이나 ‘욕망의 경멸’과 같은 구호는 플라톤의 생각을 잘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플라
톤은 욕망의 경멸자인 만큼 욕망의 숭배자이기도 하고, 그가 보기에 이성과 욕망은 이분법적으로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전의 양면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것이다.” 강 교수는 플라톤을 인용하며 “좋음에 대한 나의 생각은 나조차도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내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실은 나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라며 “좋음에 대한 생각의 이 모든 복잡함과 다면성은 바로 우리가 갖는 욕망의 복잡함과 다면성의 다른 모습일 따름이다”라고 말했다.욕망은 이성과 대비되는 것 아냐‘섹슈얼리티’는 욕망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도승연 광운대 교수(인제니움학부·철학)는 「푸코의 자기 배려의 윤리: 성적 욕망의 계보학을 넘어서」를 발표했다. 도 교수는 “푸코가 주목하는 성적 욕망은 성(sex)과는 다른 것이며, 성적 욕망은 다양한 문화적·제도적 장치에 의해서 구체화되는 사회적·역사적 산물로서 경험되는 것이라고 본다”라며 “성적 욕망에 대한 특정한 방식의 해석과 이해라는 지식의 효과를 통해 개인을 정상, 혹은 비정상의 성적 주체로 인식하게 하는 인식과 경장했험다의”라 고작 분용석했이다야. 말김로재호 권기자력 k-i지my식i의ta l작@k동yo임s을u. n주et‘오버투어리즘’ 몸살 앓는 유럽, 보존과 배려가 해답
글로컬 오디세이
양수영
한국외대 EU융합전공 강사관광산업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다양한 분야와의 접목을 통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분야
이다. 그중 유럽은 세계 1위 관광 대륙
으로 많은 이들이 유럽 관광을 로망으로 꼽는다. 관광업은 유럽연합(EU) GDP의 약 10%를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큰 시장이다.지난해부터 코로나 관련 정책이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으로 관광의 문이 다시 열리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관광시장은 그야말로 붐을 맞이하며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이 포화되며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나타나 현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지가 수용할 수 있는 관광객을 초과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말한다.전 세계 관광객이 사랑하는 여행지로 손꼽히는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에서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해 특히 몸살을 앓고 있다.특히 프랑스는 세계 1위 관광대국으로 럭비 월드컵이 지난달 8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열리고 있어 관광객이 더욱 몰리고 있는 상황이며 다음 해에는 파리에서 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에 더욱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에도 4천만 명 대의 관광객을 기록하며 관광 1위 국가의 위엄을 과시했다. 또한 2022년에는 약 7천9백만 명이 프랑스를 방문하며 2019년 대비 86%를 회복했다.이러한 과도한 관광객의 방문은 지역 사회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심각한 갈등을 유발한다. 이
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대책을 세워 실행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의 하루 방문객을 4만5천 명에서 3만 명으로 제한하고 마르세유 칼랑크 국립공원은 하루 2천500명의 관광객을 수용했으나 생물 다양성 보호를 목적으로 하루 400명으로 관람객을 축소했다.스페인 또한 관광대국으로 유럽 내 관광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에 약 8만3천 명의 관광객을 맞았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관광객이 주춤하였지만 2022년에 7천1백만 명이 방문하며 2019년 대비 85%의 회복세를 보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몰려드는 관광객 탓에 현 주민의 생활이 위협받으며 점점 외곽으로몰리고 있다. 오버투어리즘 현상을 우려한 스페
인 정부는 관광객을 하루 1만 명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지만 관광업 규제로 인한 여파가 우려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한국인이 사랑하는 여행지 중 하나인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몰려오는 관광객으로 인해 내년부터 입장료를 받을 예정이다. 또한, 아름다운 항구를 가진 북부 해안 마을 포르토피노는 길에서 셀카를 찍으면 275유로(한화 약 39만 원) 벌금을 내라는 다소 황당한 조치를 내놓기도 하는 등 사회적으로 현 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관광객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처하고 있다.많은 이들이 유럽 관광을 로망으로 꼽는다. 하지만 관광객이 포화되며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나타나 현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관광객과 주민들의 대립으로 인해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이런 상황에 지쳐 원래 살던 고향을 떠나는 사
람들은 점점 늘고 있다. 노르웨이 주민들은 유람선 관광객들을 향해 기생충이라는 플랜카드를 걸어놓기도 하고 소음에 시달리던 바르셀로나 주민은 관광객들에게 찬물 세례를 퍼붓는 등 무차별적인 비판과 자극적인 대처가 계속되고 있어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대립으로 인해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현재 관광으로 얻는 이익보다 피해가 커지는 유럽 내에서 정부는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명확한 대처와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제한된 환경 내에서 서로 배려하는 사회를 통해 미래 세대의 관광 기회를 보호하고 증진하며 현세대의 관광객과 지역 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지속 가능관광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한국외대에서 스페인어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한국외대 EU연구소 인문사회연구사업단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외대 EU융합전공, 사이버한국외대, 건양대 의과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대표 연구로 「유럽의 섬 관리 제도와 관광정책 : 스페인, 포르투갈 사례를 중심으로」 (2022) 등이 있다.안동대학교 2024학년도 상반기 전임교원 초빙
1. 초빙분야 및 인원학과명 채용분야 충원인원 비고미 술 학 과 창의융합예술전공 분야[도시공간조형예술기획 개발 및 제작 분야] 1컴 퓨 터 교 육 과 컴퓨터과학 1전 기 전 자 교 육 과 전기기기 1아 동 · 사 회 복 지 학 부 사회복지정책 1체 육 학 과 스포츠의학 1패션라이프스타일학과 미디어아트 1전기·신소재공학부/전기에너지공학전공 전기공학 1반도체.신소재공학과 이차전지 신소재 1전 자 공 학 과 센서 및 계측 공학 1디 지 털 I C T 공 학 과 정보통신 전 분야 1건 설 시 스 템 공 학 과 지반공학 1건 축 공 학 과 디지털건축 1교 양 교 육 원 SW 교양교육 113개 학과 및 부서 13개 분야 132. 지원자격 : 가. 공통사항 : 1) 접수 마감일 기준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제2조에 따른 교육 및 연구경력이 4년 이상인 사람※ 연구경력에는 석·박사 학위기간이 포함되며, “실제등록한” 기간만(성적증명서확인*) 인정됨(석사최대2년, 석·박사전체최대5년, 중복기간제외)* 성적증명서에 실제 등록학기가 표기되지 않는 경우 지원자 본인이 관련 학칙 및 등록금 납입증명 등을 통해 실제등록한 기간을 증명하여야 함2) 서류제출일 현재 박사학위 소지자(학위취득예정자 인정불가)※ 다만, 패션라이프스타일학과의 경우 Visual Communication, Communi cation Design, 시각디자인, 분야 석사 학위 혹은 관련 예술 및 디자인 최고학위 1개 이상 소지자3) 최근 3년 이내(2020.10.1~2023.9.30.) 연구실적물(최종학위논문 제외) 200% 이상※ 게재예정(확정)증명서는 불인정, 오프라인 발행일자기준나. 세부 요건 : 홈페이지 참조다. 특정대학 출신 학위 소지자의 채용 제한 : 홈페이지 참조3. 임용조건 : 최종합격자는 관계법령 및 본교 인사규정에 따라 계약제로 임용되며, 성과급적 연봉제 적용 대상임4. 심사기준 : 본교 전임교원공개채용심사지침 참조5. 제출서류 : 홈페이지 참조6. 원서접수 : 가. 교수초빙지원서는 인터넷에서 작성하여 기간 내에 제출- 모든 서류는 시스템에 업로드 하며, 파일명은 “채용분야_성명”으로 한다.※ 예시 : 석사학위증명서(채용분야_성명).pdf, 경력증명서(채용분야_성명).pdf나. 인터넷 접수•기 간 : 2023.10.25.(수) 10:00 ~ 11.3.(금) 16:00 (10일간)•방 법 : 안동대학교 홈페이지(www.anu.ac.kr) 상단 팝업 존 → 안동대학교 교수초빙 인터넷 접수※인터넷 접수 입력방법 참조다. USB, 포트폴리오 등 자료 제출(미술학과, 패션라이프스타일학과, 건축공학과만 적용)•기 간 : 2023.10.25.(수) 10:00 ~ 11.3.(금) 18:00 (10일간)•제출처 : 안동대학교 교무과[대학본관(별동) 2층]※ 우편접수는 2023.11.3.(금) 18:00까지 도착된 것에 한하여 접수함(일반우편 불가)[우 36729, 경북 안동시 경동로 1375 (송천동) 국립안동대학교 본관별동 교무과]7. 문 의 처 : 가. 교수초빙 관련사항 : 교무처 교무과 (054) 820-7024나. 인터넷 입력 관련사항 : 정보통신원 (054) 820-7261※ 자세한 사항은 안동대학교 홈페이지(www.anu.ac.kr) 참조2023년 10월 20일국립안동대학교 총장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것, 그게 내 역할이다
포스트코로나시대 최고의 강의 ㉝
임은선 부경대 국제통상학부 조교수미국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는 동안 나는 비상경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Introduction to Economics’라는 과목을 가르쳤다. 내가 가르치는 ‘Ecomomics’는 개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예술 등 수학과 전혀 관련 없는 전공의 학생에게는 오르기 힘든 높은 산과 같은 과목이었다. 이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국제통상학이라는 전공을 위해 반드시 미시·거시·국제 경제학 등 다양한 경제학을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 역시 필수과목인 국제경제학을 제외한 다른 경제 관련 과목은 되도록 피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이는 비단 경제학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처음에는 경제학이 어렵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학생들이 기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 해 학생을 가르치며 단지 경제학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주된 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생 스스로 경제학 공부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졸업 학점 획득 외의 다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학생 스스로 경제학에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경제학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교수자로서 나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나는 교수법과 관련한 워크샵에 참여해 새로운 교수법을 배우고 수업에 적용해 보는 등 다양한 연구와 시도를 병행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코로나19 시기의 시행착오
2020년 1학기, 우리 학교는 전면 비대면 수업을 시작했다. 당시 줌(zoom)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실시간 강의 진행은 무리일 것이라 생각해 줌으로 사전제작 강의를 만들었다. 사전에 제작한 강의를 LMS시스템에 업로드하고 정해진 수업시간에만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강의를 미루어 한꺼번에 듣는 학생은학생들이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적극적인 학습자가 되기를 기대하며 여러 교수법을 활용하고 있다. 블렌디드러닝 수업으로 진행하는 1학년 ‘국제무역의 이해’ 수업 모습이다. 사진 제공=임은선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부 학생으로부터 복습을 위해 강의 공개 시간을 늘여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중간고사 이후, 출석 인정은 강의 시간에 수강한 학생에 한해서만 이뤄졌고, 수업시간 이후 1주일 정도 강의 공개시간을 늘여주었다.
2020년 2학기에는 줌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실시간 강의에서는 학생의 반응이 채팅창이나 음성으로 바로 확인이 가능했다. 그리고 대면수업 보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고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등 강의실에서 진행하는 대면수업 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업을 듣고 있는 현장(집이나 카페)의 와이파이 사정에 따라, 수업을 놓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돼 실시간으로 수업을 녹화해 LMS에 업로드했다. 사전제작 강의와 마찬가지로, 학생이 복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코로나19 이후, 블렌디드러닝과 하브루타2022년 2학기부터 대부분의 수업을 블렌디드러닝으로 진행했다. 특히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국제통상정책론과 경제통합론은 학생이 사전에LMS에 업로드된 강의를 듣게 한다. 대면수업에서는 관련 문제를 풀면서 Q&A 세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답이 틀리는 경우라도 답이 틀렸다고 바로 언급하기보다는 학생이 그런 답변을 제시한 이유를 물어보면서, 학생이 스스로 오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에게도 오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도록 계속 질문-답변을 반복하는 ‘하브루타’ 방식의 교수법을 나의 수업에 적용했다.
학기 초에는 비대면 수업에서 보였던 학생의 적극성을 대면수업에서 보기 어려워, 학생의 참여를이끌어 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하브루타’를 적용하며 학생이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설사 틀린 답을 이야기하더라도 틀린 답을 했다는 것에 집중하지 않았다. 틀린 답에서 오류를 찾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학생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앞으로의 수업 방향, 티칭에서 코칭으로그동안 내가 주로 가르친 과목은 다양한 경제 이론의 이해에 초점을 맞춘 수업이라 일방적인 지식 전달 위주로 수업을 운영했다. 현재 챗GPT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학생은 나를 통해서 얻는 지식보다 훨씬 더 폭넓은 지식을 스스로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앞으로 그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다. 과거와 다른 교수자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앞으로 교수자는 지식 전달을 위주로 하는 티칭이 아닌 학생 스스로 배우는 과목에 흥미를 가지고, 능동적으로 학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코칭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동안 내가 가르친 과목에서 학생에게 그룹 과제를 할 기회를 주지 못했다. 다양한 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국제경제 및 통상정책과 관련한 이론을 이해시키는 것 만으로도 진도 일정을 맞추기가 버거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과의 상담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마음 맞는 친구와 어울리며 서로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를 확인하고 질문하면서 같이 공부한다는 걸 알게 됐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지난 3년 동안 내 수업을 꾸준히 듣고 ‘경제학제’라는 그룹명까지 짓고, 늘 같이 경제학 공부를 한다고 했다.
다음 학기부터 ‘국제통상정책’ 과목은 PBL수업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PBL은 그룹 프로젝트를 위주로, 사례를 다루는 수업에서 많이 채택하고 있는 혁신수업의 한 방법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 대면수업 전에 사전제작 강의로 이론 내용을 먼저 학습하고, 대면수업에서는 Q&A 세션 형태로 복습하는 시간을 갖는 기존 수업방식을 유지할 것이다. 이에 더해 그룹 과제를 주어 현재 시행되고 있는 통상정책을 학우와 함께 평가하고, 해결 방안이나 찬반 의견을 제시하며 학우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도 주려고 한다.학생은 단지 의자에 앉아서 강의만 듣는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닌, 적극적으로 본인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적극적인 학습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런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학생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국제통상정책 등 다양 경제 과목을 공부하며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성장하는 데 희열을 느끼기를 희망한다.임은선부경대 국제통상학부 조교수국제통상정책·국제통화정책 등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부경대에서 국제무역의 이해, 경제학개론, 경제통합론, 전략경제학, 국제경제학 그리고 국제통상정책론 등 다양한 경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2023년 1학기 부경대 경영대학 강의평가 우수교원으로 선정됐다.“2028 대입 개편안, 이과계열 대학교육 기반 붕괴될 것”
대한수학회, 교육부 개편안 반대 성명
“이과 진학생은 ‘미적분Ⅱ·기하’ 필수로”교육부가 지난 10일 내놓은 ‘2028 대입 개편 시안’에 대해 대한수학회는 문과계열을 지원하는 학생만을 고려한 시안으로 이과계열 대학교육의 기반이 붕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수학회는 ‘미적분Ⅱ’와 ‘기하’를 수능 수학 과목에서 제외하려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2028학년도 수능에서 이과계열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미적분Ⅱ와 기하를 모두 선택하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대한수학회(회장 박종일 서울대 수리과학부·사진)는 지난 16일 ‘이과계열 대학교육의 기반 붕괴와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로 직결되는 2028 대입 개편안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이들은 미적분Ⅱ와 기하로 구성되는 ‘심화수학’을 신설해 선택과목으로 추가하는 검토안을 추가로 제시하고 있지만, 국민의 의견수렴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 쟁점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있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적분Ⅱ와 기하는 이과계열 대학교육을 받기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목인데, 이를 ‘심화수학’이라고 새로 명명한 것은 뭔가 대단하게 어려운 것을 추가로 배워야 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나타내려는 다분히 의도적인 용어 선택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한수학회는 심화수학 신설 여부를 논의할 것이 아니라, 심화수학을 절대평가로 할 것인지, 학력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상대평가로 유지하는 것이 나은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과계열 학과에서 심화수학을 중요한 지표로 활용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교육부는 이번 개편안을 발표하며 수능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해소해 공정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대한수학회는 “현재의 문·이과 유불리 현박종일 대한수학회장
상은 선택형 교육과정과 수능의 조화에 실패한 파행적 운영이 만들어낸 문제”라며 “수학에서는 정말 유불리가 있는가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수학회는 “실체도 명확하지 않은 문·이과 유불리라는 빈대를 만들어 놓고는
이를 잡겠다고 수능이라는 집을 다 태워 버리겠다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심화수학 신설이 사교육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교육목표나 다른 교육적 측면은 상관없이 사교육 감소를 교육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사교육 문제의 본질은 대학의 서열화, 입시 과열 등의 불합리한 사회구조에 있다는 것이다.대한수학회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육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려운 과목을 수능에서 빼야 고등학생이 행복해진다는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정작 필요한 수학적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대학에서 고등학교 내용 보완 과정을 겪어야 하는 이과계열 대학생의 불합리한 상황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대한수학회는 “고등학교에서 미적분Ⅱ와 기하의 소양을 키우는 것은 21세기를 지배하는 과학기술 역량을 키위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적분Ⅱ와 기하가 수능 과목에서 제외된다면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이 표명했던 ‘문·이과 통합’이 결국 ‘이과 해체’와 다름아니었음을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이 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이들은 또한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과학기술 혁신 정책’에 역행하고,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와 직결되는 재앙적인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봉억 기자 bong@kyosu.net계명대학교
문서만으로 한국전쟁의 설명이 가능할까?
브루스 커밍스에게 띄우는 편지
『한국전쟁의 기원 1, 2-Ⅰ·Ⅱ』 를 읽고브루스 커밍스 지음 | 김범 옮김 | 글항아리 | 1,954쪽
신복룡에는
전 건국대 석좌교수·정치사1985년에 미국연방문서고(NARA)에 도착하
여 한국전쟁의 문서를 찾으니 한 미국인 학자가 한국전쟁에 관해 근자에 노작이 나왔으니 읽어보라고 권고하면서, 필자가 브루스 커밍스인데 트루먼 상(?)과 역사학회 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때 나는 귀하의 책을 읽지 않았다. 일차 사료를 읽기에 앞서 개설서를 먼저 읽으면 사고가 미리 굳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역사학자의 첫 번째 미덕은 무지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라는 리튼 스트레이치(영국의 전기작가·비평가) 의 충실한 제자이다.귀하가 쓴 글의 핵심은 “누가 전쟁을 일으켰나?”를 묻고 있는 2-II권의 18장인데, 귀하는 미국의 유도설을 암시하는 사실을 수없이 은유(隱喩)하면서도 본질적 답변을 흐리는 문장의 기교를 구사했다.남한이 전쟁을 결심한 상태에서 그것을 잘 알고 있는 북한이 선제 타격했다고 귀하는 한국전쟁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지만, 남한이 북침을 결심했다면 그 중요한 시점에 전군의 휴가를 허락했겠는가?귀하는 “38도 전역에 걸쳐 남한이 총공격을 감행했다는 증거는 없다.”(2-II권, 300쪽)면서 “인민군 5사단은 양양에서 진로를 남쪽으로 돌려 내려오다가 남한군을 만났다.”(2-II권, 310쪽)는 대목에서 나는 귀하의 교지(狡智)를 느낀다. 왜 “동부전선의 인민군이 남침하다가 남한군을 공격했다”라고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을까? “남쪽으로 돌렸다가 만났다”와 “남침했다”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이 점에서 귀하는 정직하지 않았다.책으로 본 농지 개혁과 현장 경험의 차이
한국을 정치적으로 폭발시킨 것은 토지 문제였다(1권 2장, 27쪽)는 귀하의 논리는 토지 모순을 잘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귀하는 한국의 소작농이 토지를 갈망했다고 기록했지만, 당시 한국의 소작농들은 “농사지을 수 없는 자작농보다, 농사지을 수 있는 소작농으로 남기를 바랐다.” 이는 내가 아버지의 뒤에 숨어서 바지를 잡고 지주들에게 모욕을 겪으며 하소연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얻은 결론이다. 책으로 본 귀하의 농지 개혁
과 현장에 있었던 나의 견해는 다르다. 귀하는 독자이며, 나는 증인이다.귀하의 가장 큰 결함은 NARA의 문서만으로한국전쟁을 설명하려 했다는 점이다. 헤로도토스나 토인비가 물었던 것처럼, “당신은 거기에 가 보았는가?” 윌리엄 리하이 제독의 회고록 『나는 거기에 있었다』(I Was There, 1950)라든가, 딘 러스크 전 미국 국무장관의 회고록 『내가 겪어 보니』 (As I Saw It, 1990)와 같은 현장감이 귀하의 글없던다). 인귀터뷰하에는서 ,1 9“8미6군년이의 대<동템강스 교텔량레을비 전폭>파(하런지않은 것은 강물이 넘쳐 서울이 침수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가 평양 출신 이정식 펜실베니아대 교수(정치학과)로부터 무안을 겪은적이 있다고 온창일 육군사관학교 교수는 증언했다.6월 24일에 백인엽의 17연대는 왜 옹진반도에있었는가? 귀하는 “17연대가 북진의 요로인 해주를 공격했다.”(2-II권, 289쪽)고 주장하면서, 이를 강조하고자 개전 전에 17연대의 2개 중대가월북했다(2-II권, 281쪽)고 기록한 것도 사실과다르다. 월북한 무리는 18연대라는 귀하의 기록과 이를 17연대로 수정한 번역자도 틀렸다. 월북한 대대는 멀리 춘천의 6사단 8연대 1대대장 표무원 소령과 홍천의 2대대장 강태무 소령이었지17연대가 아니다.백인엽의 생전에 나는 그의 6촌(?) 동생과 가까
운 사이여서 그가 왜 6월 24일에 해주에 있었는지를 알고자 면담을 요청했지만, “그것은 가슴에 담고 간다”라는 답변만 들었다. 그날 백인엽은 “남하하는 가족을 해주에서 마중하고자 북쪽으로 올라갔다”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고 그 동생은 나에게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면서.“이승만은 38선 넘어 진격에 성공하면 일단 철수하여 북한을 남한 깊숙이 유인하여 미국이 개입하도록 만드는 것이 그들의 살길이라고 알았다.(2-II권, 315쪽) 그 무렵 남한의 지도자들은 제정신이 아니었거나 노망에 걸려 있었다.”(insaneor senile, 2-II권, 322쪽)고 귀하는 주장하지만,그건 소설이다. 그 무렵 그들은 지금의 귀하보다더 젊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진실로 남침을 시도했다면 땅이 얼어붙은 겨울에 했을 것이다.”(2-II 권, 342쪽)라고 주장했는데 그것은 북한의 식량사정과 방한복의 실정을 모르고 한 말이다. 북한은 남한의 보리 추수로 양곡을 확보하려 했고, 겨울 장비가 없어 낙엽 지기 전에 전쟁이 끝나기를 바랐다.나는 귀하가 한국의 학자들에게 훈계하듯 말하는 것이 싫다. 귀하는 남한의 자유화에 편승한청년 좌파들이 귀하의 글을 충분히 간파하지 못한 채 쏟아내는 찬사에 감격했을 수 있다. “사람들은 내가 음모론자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한국전쟁 때 행진하고 있는 미국 해병과 기갑 부대이다.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정치사)는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 1, 2-Ⅰ·Ⅱ』는 현장 경험이 부족한 상태로 집필됐고, 정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아래 사진의 브루스 커밍스는 미국 시카고대 역사학과의 석좌교수다.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쟁의 기원 1, 2-Ⅰ·Ⅱ』, 『미국 패권의 역사』, 『김정일 코드』 등을 집필했다. 사진=시카고대“전쟁사가 독자를 가장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귀하처럼 한쪽 자료만 보고 쓴 경우이다. 아무리 명저라도 3판이 나오기 전에는 자신의 글을 장담할 수 없다.”다.”(1권, 17쪽)고 귀하는 장담하지만, 한국에서
도 정병준 이화여대 교수(사학과), 김명섭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 박명림 연세대 교수(지역학협동과정), 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사회과학부)의 연구 수준은 이미 귀하의 논리를 뛰어넘었다. 내가 보기에 귀하의 한국사 지식은 무역업에 종사하며 한국현대사 마니아가 된 아마추어 이정환 씨(캐나다)의 수준에도 많이 떨어진다. 그를 만날 기회가 있으면 피해가는 것이 좋다.소련의 자료와 중국의 당안을 읽었는가그뿐만 아니라 해제된 소련의 자료와 중국의 당안(檔案)을 읽지 않은 귀하의 글은 이미 흘러간 시대의 고서일 뿐이다. 두 나라의 문서가 공개되었을 때 귀하는 수정판을 썼거나 아니면 이 책을 절판했어야 한다. 전쟁사가 독자를 가장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귀하처럼 한쪽 자료만 보고 쓴 경우이다.아무리 명저라도 3판이 나오기 전에는 자신의 글을 장담할 수 없다. 진주만을 공격한 후지다 미쓰오(淵田美津雄)의 회고록 『미드웨이』(2001)와 그 반론을 쓴 조나단 파셜의 『미드웨이 해전』(Shattered Sword, 2005)이 얼마나 다른가를 귀
하는 살펴보지 않았다.귀하는 나의 저서 『한국분단사연구 : 1943-1953』(2001)를 “터무니없는(absurd) 글”이라고 평가했지만, 젊잖은 학자들은 서평에서 그런 용어를 쓰지 않는다. 귀하가 한국현대사에 대한 관심을 증진했다지만 귀하의 추종자처럼 열광할 정도는 아니다. 귀하는 NARA에 먼저 들어가 공부한 선구자일지는 몰라도 석학은 아니다. 귀하가 출입증을 압수당하고 밖으로 돌 때, 나는 거기에서 공부하고 있었다.(I Was There.)“귀하는 한국의 젊은 학생들을 오도했으며, 좌우파로 원수처럼 갈라지게 만든 유산을 남겨 우리는 아직도 귀하가 남긴 유산으로 아파하고 있다”라는 나의 비판에 대한 불쾌감에서, “그렇다면 나의 책이 어떻게 세 번에 걸쳐 유명 저술상을 받을 수 있었고, 1987년에 명문 대학의 교수로 발령을 받을 수 있었겠는가?”라고 나에게 물었고, 1 권의 한국어판 서문(15쪽)에서도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나도 묻건대, “귀하의 말처럼 내 책이 그렇게 터무니도 없었다면 어떻게 한국정치학회상을 두 번 받았으며, 한국의 6대 사립대학에서 석좌교수 발령을 받을 수 있었겠는가?”
귀하는 책의 부제를 “폭포의 굉음”(Roaring of Cataract)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백내장으로 본 침침한 그림”(Railing of Cataract)이다. 귀하는 나의 글에 대하여 어디가 오류라는 지적도 없이, “온갖 얘기를 썼지만 처량한 글이며, 애를 썼지만, 읽을 거리가 없다.”(All in all, it is a pity -- so much works, so little insight.)라고 했으나, 내가 귀하의 서평을 끝내면서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온갖 얘기를 썼지만 책에 알맹이가 없고, 분량은 많지만 커밍스의 글은 교활하다.”(All in all, it has no fruits -- So much work of Cumings, so cunning.) 귀하의 오만함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는 건국대에서 「동학사상(東學思想)과 한국 민족주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조지타운대 객원교수, 건국대 중앙도서관장·대학원장,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대표 저서로 『한국분단사 연구: 1943∼1953』(한울, 2001, 한국정치학회 저술상 수상), 『동학사상과 갑오농민혁명』(선인, 2006), 『한국정치사상사』(지식산업사, 2011, 한국정치학회 인재 윤천주 상 수상), 『해방정국의 풍경』(지식산업사, 2017), 『전봉준평전』(들녁, 2019) 등이 있다.2024학년도 제1학기(제68회)
한국교원대학교 전임교원 초빙 공고Ⅰ. 채용분야별 예정인원 및 자격 조건대 학 학 과 채 용 분 야 예정인원(명) 자격조건(학위) (특별 요구조건/ 우대조건)제1대학 초등교육과 초등영어교육 1 박 사제2대학 윤리교육과 응 용 윤 리 1 박 사(특별요구조건)도덕교육 관련 강의 경력 또는 도덕교육 관련 논문 1편 이상역사교육과 역 사 교 육 1 박 사제3대학생물교육과 식 물 생 리 학 1 박 사기술교육과전 기 · 전 자 1 박 사기 술 교 육 1 박 사컴 퓨 터 1 박 사환경교육과 환 경 정 책 1 박 사(우대조건)에너지 또는 폐기물 환경 분야 강의 가능자제4대학 음악교육과 음 악 교 육 1 박 사교육정책 전문대학원 교육정책학과 도시 또는 건축 전 분야 1 박 사계 10Ⅱ. 임용 시기(예정) : 2024. 3. 1.Ⅳ. 공고 및 지원 서류 접수Ⅲ. 지원 자격◦1 )( 초공빙 고공 고및) 2접0수2 3기. 간10. 13.(금) ~ 11. 1.(수) 18:00◦교육공무원 임용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 (접수 기간) 2023. 10. 23.(월) ~ 11. 1.(수) 18:00◦지원서 접수 마감일 현재 박사학위소지자2) 접수방법 : ‘교수공채 지원자 입력시스템’에서 인터넷으로 지원서를 ◦지원서 접수 마감일 기준 최근 3년 이내 단독저자 논문 1편 작성하고(인적사항, 학·경력, 연구실적 등 입력) 아래 구비서류 및 또는 주저자(제1저자·교신저자) 논문 2편을 포함한 연구실적물 등을 파일로 첨부(업로드)한 후 온라인 지원 확정 시 접수 완료. 연구실적(석·박사 학위논문 별도)이 200%이상이 있는 자다만, 저서는 아래를 참고하여 제출※ 저서는 일부페이지* 스캔 파일 업로드 및 우편 발송(접수 마감 시간 2023. 11. 1.(수) 18:00까지 도착분 인정)* 저서의 표지, 목차, 출판날짜, ISBN, 초판여부, 저자 확인 페이지주소 :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태성탑연로 250 대학본부 501호 교수지원과 (우편 번호 28173) < 저서 제출용 >■ 해당 사항은 빠짐없이 정확하게 입력하여야 하며, 허위 착오 누락(경력, 연구실적물 등) 등으로 심사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임용 후에도 임용을 취소할 수 있음※ 자세한 내용은 한국교원대학교 홈페이지(https://knue.ac.kr/smain.html)참조제2판
정부예산과 재정관리이론과 현장 실무로 풀어 쓴 재무행정오랫동안 실무를 경험한 저자들이 재무행정을 사용자별 관점에서 새롭게 서술하였다. 재무행정에서의 기본 또는 원칙에 대한 사항을 강조·보완하는 한편 지방재정 관련 사항을 추가하여 재무행정 전 분야에 대한 기본 원칙부터, 지방재정과 국가재정의 관계, 재정분권 측면에서 지방재정 제도의 의미와 지역 살림살이에서의 이슈까지 다양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과거 박정희 정부부터 최근 코로나 위기 이후까지 한국 예산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외국과 비교하여 한국 예산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유승원ㆍ김수희 지음 | 556쪽 | 27,000원하였다.도서출판 문우사 | www.munu.co.kr | 031-901-6542인민은 어떻게 개인적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천하제일연구자대회
56 남한에서 북한을 공부한다는 것
특별기획 ‘천하제일연구자대회’는 30~40대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의 문제의식과 연구 관심,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사회와 학계의 모습에 대해 듣는 자리다. 새로운 시야와 도전적인 문제의식으로 기성의 인문·사회과학 장을 바꾸고 있는 연구자들과 이전에 없던 문제와 소재로써 아예 새 분야를 개척하는 이들을 만난다. 어려운 상황에서 분투하고 있는 젊고 진실한 연구자들을 ‘천하제일’로 여겨도 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연구자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민교협 2.0’과 함께한다.
북한의 인민이 바라는 북한 사회의 변화와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은 어떠한 풍경일까. 나는 북한 사회에서 뇌물이 갖는 의미의 변화, 과시적 소비문화의 의미, 인민반 생활, 공장 노동자의 경제적 삶과 같은 다양한 키워드로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람 대 사람으로 같이, 서로를 존중하는 한반도 지역의 주민으로서 서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사유하고 감각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나는 북한을 공부한다. 남북 교류와 평화를 위해 연구와 활동으로 애써온 원로 선생님은 우리가 그동안 안 해본 노력이 대체 무엇인가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했다. 나는 이 한탄 앞에서 전혜린의 글을 생각한다. 좌절감을 느낀 날인지 “또 다시 가을이 오고”라는 제목으로 쓴 일기다. “지치도록 일하고 노력하고 열기 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무튼 뜨겁게 사는 것.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어쩌겠는가 내가 선택한 공부이고, 하는 동안 좋았다. 견디고 버티며 계속하는 것, 그 외에는 어차피 방법이 없다.
남북은 짧게 대화하고 길게 단절되어 왔다. 전쟁이 멈춘 지 70년이 지난 오늘, 그동안 주고받은 노력과 약속이 허무하게도, 한반도는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은 통일지향적 특수관계로 상정된다. 그러나 적어도 북한이 일제시기 이전부터 어떤 맥락 속에서 다른 체계로 나아가게 되었는지, 북한은 어떤 세계관을 가진 곳인지, 북한 정부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지금은 어떤 성취와 어떤 정체를 겪고 있는지, 북한 사회가 어떤 구체적인 체계 속에서 작동하는지 알아야만 일반적인 이웃 나라 관계라도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북한 정부가 인민에게 노래·춤·연극과 같은 방법으로 정책을 전달하는 예술선전대가 북한 사회 전반에서 어떻게 활동했으며, 체제에 기여한 역할은 무엇인지로 북한학 연구를 시작했다.내가 공부하는 내내 북한은 가난했다. 식량난때문에 머리만 커다랗고 배는 볼록해진 아이, 빨래판처럼 마른 맨가슴을 드러낸 사람의 영상과 사진을 보면서 나는 고난에 처한 사람을 단지 연구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닌지 자꾸 나의 위치에 대해 생각했다. 북한에 살고있는 사람의 삶과 내 삶의 거리감 혹은 괴리감을 느낄 때마다 자꾸만 나라도 뭔가 해야 한다는 다급함 때문에 가만히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으로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하는 NGO인 ‘머시콥(Mercy cops)’에 들어가 중국에서 여성과 아동 학대 사례 수집, 피난처·식량·교육·의료를 제공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북한 이탈주민 ≠ 북한 + 남한 ≠ 북한 사람 ≠ 남한 사람‘고난의 행군기’로 알려진 1990년대 북한 주민의 삶은 참혹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알려져 있다. 북한 이탈주민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들이 삶의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가장 약한 사람에게 가장 먼저 위기가 들이닥치는 법이다. 어린아이, 소년, 소녀, 노인, 환자, 생활을 책임지는 역할을 짊어진 여성이나 남성도 예외가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지도 말하지만, 원래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딸이고 아들이었는지, 어떤 엄마였고 아빠였는지,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와 똑같은 ‘사람’이자 ‘자기존엄’에 대해 자각하고 있는 사람을 나는 감히 동정할 수 없었다.내가 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사연들, 중국에서는 ‘불법’으로 다뤄지는 위태롭고 서글픈 사람을 만나고 돌아온 날에는 진흙탕을 기어 다니는 꿈을 꾸었다. 각자의 사연으로 절박하고 서러운 사람들의 잊을 수 없는 얼굴. 나는 이제 북한에 ‘고난의 행군’ 같은 시기가 다시 온다고 들으면,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조건부 환대의 대상, 북한 이탈주민중국에서 북한 이탈주민을 만났을 때 나는 이들이 남한에 가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국경을 넘어 남한으로 온 북한 이탈주민은 이주민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과 북한에서 온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주는 어려움을 이중으로 안고 있는 존재가 된다. 이들은 사회에 온전히 정착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한에서는 ‘북한+이탈+주민’으로서만 위치지어지며, 북한으로부터는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나는 어느 사회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개인의 삶에 어떤 압력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들어왔다. 그리고 그러한 맥락 위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삶을 ‘경계인(Marginal Man)’이라는 이론적 렌즈를 통해 살피는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북한 이탈주민은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남한에 온 개별적 존재로 여겨지지 않으며, 불가침의 영역을 소유한 존엄한 인간으로서의 무조건적 환대를 받지 못한다. 대신 조건부 환대의 대상이 되는데, 그 속에서 이들은 남한에서 육성되어야 하는 인간형을 전달받고 통일을 위한 용도로서의 인간이자 자원으로만 존재하게 된다. 정부가 제안하는 북한 이탈주민다움은 통일자원, 생산적 기여자, 착한 이주민이다.북한 이탈주민은 남한 사회가 통일을 경험할 수 있게 먼저 온 미래, 통일의 연습장이기 때문에 북한 이탈주민을 ‘활용’하는 통일교육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착한캠페인, 착한봉사단, 착한사례 모음집에는 편견을 극복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자기 몫이라는 걸 깨닫고, 착하고 솔직하게 노력한 끝에 자립에 성공한 북한 이탈주민이 취약 계층을 돌보고 현충원에서 묘역을 정돈하며 남한 사회에 보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정치적이고 집단적인 존재로 규정당하고 나아가 남한 사회에 생산적으로 기여해야 하는 착한 이주민으로 훈육되는 존재로 여겨지는 것이다. ‘북한+이탈+주민’에게 갖는 겹겹의 기대에는 식민주의적, 인종적, 젠더적 모순의 시각이 겹쳐있다. 근원적으로 남한 사회가인간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거울처럼 보여준다.
저마다의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 북한북한을 공부할수록 북한이 남한사회의 어지러움을 비춰주는 “잘 닦여진 거울”처럼 느껴진다. 남한 안에서 북한을 이용한 정쟁은 위험한 수준이고, 과대 대표되는 극단의 논리는 북한을 어떻게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한다며 남한 사회가 생각하고 판단할 기회를 빼앗는다. 스스로에게 주는 맹목적인 믿음, 즉 “내 말이 맞다”는 기준에 기초해서 타인에게 요구하는 “당신 역시 그러해야 한다”는 논의는 윤리적 폭력이다.북한을 공산주의라는 납작한 언어로 남한과 완전히 다른 체제, 남한과 반대되는 존재로 던져 놓는 타자화는 참 철 지난 얘기다. 북한 정부는 대외적 위협으로부터 체제를 안정시키고 내수시장 진작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가 이데올로기만 강화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인민에게 소비를 장려하며 내부경제를관리하는 것이다. 공산주의적 가치와 규율은 북한이 처한 환경에 맞춰 일정 부분 조응하며 그 안에서 시장이라는 상반된 힘이 이미 상호결합하며 조율되고 있다.
남과 북에서 사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국가 중심의 국제정책에 포커싱된 국가안보연구보다 북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인민은 어떻게 개인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나는 억압받는 회색의 덩어리가 아니라 저마다의 얼굴을 가진 인민이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의 지평에서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지에 집중하기 위해 북한 정부가 놀이에 부여하는 의례로서의 의미를 살펴보고 인민북한 정부는 대외적 위협으로부터 체제를 안정시키고 내수시장 진작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가 이데올로기만 강화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인민에게 소비를 장려하며 내부경제를 관리하는 것이다. 사진은 1992년경 북한에서 발행한 50원 지폐(왼쪽 큰 사진)와 2002년경 북한에서 발행한 50원 지폐에 있는 인민의 얼굴이다 . 사진 제공=윤보영
이 수행하는 놀이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세속화 되는지 검토했다.
북한 정부는 인민에게 어렵고 힘이 들수록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혁명적 낭만의 정신으로 고난을 이겨낼 것을 독려한다. 놀이에는 고난을 맞이하는 인민이 가져야 할 정신, 태도, 지향과 정부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가지고 있음을 확약하는 의례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북한 이탈주민은 북한에서의 삶을 회고하며 놀이를 했을 때, 그 의미를 생각하기 보다는 “노는 자유”를 만끽했음을 이야기했다. 안전한 범위 안에서 현란한 춤을 추며 무한한 해방감을 발산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어둡고 갇혀있는 것처럼 보이는북한 사회 안에서 인민은 풍부한 하위문화를 형성하고 있으며, 정치적 의견을 이야기할 자유가 없더라도 의식이 부재한 것은 아니다. 북한의 인민이 바라는 북한 사회의 변화와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은 어떠한 풍경일까. 나는 이러한 질문을 이어 북한 사회에서 뇌물이 갖는 의미의 변화, 과시적 소비문화의 의미, 인민반 생활, 공장 노동자의 경제적 삶과 같은 다양한 키워드로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도 내가 감히 동정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삶을 온전히 알고 ‘만나는 것’ 나아가 사람 대사람으로 같이, 서로를 존중하는 한반도 지역의 주민으로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사유하고 감각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
윤보영
동국대 북한학과 강사동국대 북한학과에서 「북한의 군중문화: 예술선전대의 역할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북한이탈주민의 탈경계적 실천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연구주제를 북한사회에 집중해 놀이, 뇌물, 소비문화에 관심을 가졌다. 최근에는 북한의 노동자가 경제적 삶을 어떻게 꾸려가는지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북한 일상생활 공동체의 변화』 (공저, 통일연구원, 2021), 『북한이탈주민 가치적응 실태연구』(공저, 통일연구원, 2019)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 「규범화된 조건적 환대와 도덕적 주체들의 부딪침」, 「북한사회 뇌물의 사회적 맥락」,「북한주민의 놀이에 담겨있는 이념과 실재」등이 있다.
“건강의 경계에 선 마흔의 필독서!”
당뇨·고혈압이 시작되는 마흔의 습관혁명-실천편조병식 원장은 지난 10년간의 1만여 명의 임상경험을 기반으로 식습관, 운동 습관, 해독 습관, 마음 습관, 에너지 습관까지 5대 범주의 건강 습관법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독자는 저자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따라 하고 기록하다 보면 약물에 의존하지 않는 건강한 몸으로 다시 태어난 나를 발견할 수 있다.조병식 원장의『약을 버리고 몸을 바꿔라』가10년 만에 실천편으로 돌아왔다!40조병식 지음ㅣ191쪽ㅣ값 18,000원
중국요리의 세계사
이와마 가즈히로 지음 | 최연희·정이찬 옮김 | 따비 | 816쪽저자는 방대한 사료들을 통해 미국의 촙수이, 한국의 짜장면과 짬뽕, 태국의 팟타이, 일본의 라멘 등 다양한 단계와 방식으로 전 세계에서 현지화한 중국요리들이 중국 본토의 요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꼼꼼하게 그 길을 따라가본다. 차이나타운으로 대표되는 화인 사회가 전 세계 곳곳의 ‘인종의 용광로’를 만들었다.
세상 모든 것의 기원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352쪽흔히 고고학이라고 하면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스릴 넘치는 모험의 장면을 떠올린다. 어떤 이들은 고고학을 지금 우리의 삶과는 멀리 떨어진 시대를 연구하는, 현실과 다소 유리된 학문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두 가지 생각 모두 고고학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세간의 오해와 편견이 빚어 낸 것이다.
우리 우주의 첫 순간
댄 후퍼 지음 |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348쪽138억 년 동안 우주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과학적으로 잘 입증돼 있다. 그러나 우리 우주가 탄생한 빅뱅 직후 몇 초의 순간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 짧은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혀내는 것은 우주론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이 짧은 순간은 만물의 탄생은 물론 여전히 수수께끼인 우주론의 문제들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사랑이 제곱이 되었다
전혜진 외 5인 지음 | 허블 | 252쪽흡입력 넘치는 좋은 이야기를 모으기 위해 시작한 ‘시네마틱 노블’ 시리즈는 두 번째 앤솔러지에서도 확장성을 꿈꾸며 더 큰 도약을 꿰하고 있다. 이번에도 스토리 전문 개발사 ‘21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기성 작가들과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 여섯 편의 이야기를 한데 묶었다.영주 외나무다리 마을 무섬 알방석댁 이야기
박명서·김규진 지음 | 열린세상 | 264쪽이 책의 공동 저자이며, 셋째 아들이자 장남 역할을 한 저자의 손에 어머니의 자서전이 남겨졌다. 그 자료는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희귀 자료 중의 하나일 것이다. 어머니의 자서전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그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어머니의 모습을 이 글 속에서 볼 수 있으며 향수를 강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주다스 프리스트 전기
이경준 지음 | 마르코폴로 | 368쪽2021년 10월 25일, 주다스 프리스트의 데뷔 50주년 기념 박스 세트가 발매됐다. 모든 정규 앨범은 물론, 1982년 애틀란타에서 열린 라이브 미공개 음원을 포함한 여러 실황 녹음, 창고에 보관돼 있던 미발표 스튜디오 레코딩까지 모두 담은 이 세트는 무려 CD 42장으로 구성된 ‘토털 패키지’다.한국고전문학사 강의 세트
박희병 지음 | 돌베개 | 1,428쪽한국고전문학은 심오하고 치열하며, 의미 있고 감동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문제는 이것을 읽어내는 안목과 방법이다. 안목이 없고 읽어 낼 방법이 없으니 무미건조한 지식 전달 위주의 방식에 매달리게 된다. 그 결과 한국고전문학에 내포된 사유와 정신은 방기된다. 한국고전문학사는 한국고전문학의 역사이다.동물권 옹호
톰 레건 지음 | 김성한·최훈 옮김 | 아카넷 | 836쪽이 책은 의무론의 입장에서 ‘동물 권리론’을 편 저자의 핵심 저작으로 1983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 ‘권리론’ 진영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공리주의의 관점에서 ‘동물 해방론’을 편 피터 싱어와 논쟁하면서 동물권 논의에서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학자로 평가받는다. 평생 17편의 저술을 펴낼만큼 이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공정이란 무엇인가
벤 펜턴 지음 | 박정은 옮김 | 아이콤마 | 392쪽현대인의 삶에서 경쟁과 분열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각자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싸움이 잦은 시대, 그만큼 협동과 협의와 멀어져서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를 하거나 맞춰가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본인의 이익, 혹은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만 큰소리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과연 그러한 행동이 올바른 행동인가?계간 인문·철학 잡지 『타우마제인』 창간호를 내며
‘경이로움’이 의문 제기하고 탐구 이끈다진리·즐거움을 위한 ‘경이로움’에 대한 우주에서부터 인류세까지 24편의 글
이번에 재단법인 ‘타우마제인’
에서 계간 『타우마제인』이라는 대중 인문·철학 잡지를 발간했다. 삶의 의미와 현대문명에 대한 성찰을 추구한다고 취지문에서 밝힌 잡지다.
타우마제인은 인문정신과 철학문화의 창달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재단이다. 오늘의 인류 사회는 문명의 대전환으로 전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현대 문명이 초래한 문제점과 위험도 극대화되고 있다.인공지능의 발달로 인간과 기계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고, 모든 영역에서 상호 의존하는 지구촌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타우마제인은 인간의 조건과 존재 의미는 무엇이고, 바람직한 인간상과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의 문명은 어떤 것인지를 논의하는 집단 지성의 광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타우마제인(Thaumazein)’은 경이로움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 말로 일상의 세계와는 다른 비범하거나 상상하기 힘든 어떤 것에 직면했을 때 경험하는 신비한 느낌을 뜻한다. 비범하거나 훌륭한 대상을 접할 때 우리는 큰 감동을 받는다. 또한 우리는 이해되지 않는 사태에 부딪쳤을 때 어떻게 해서든 그 사태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게 된다.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은 경이로움에서 시작된다”라고 주장한 것도 바로 이런 상황을 가리킨 것이다. 독일의 계몽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가장 놀랍고 신비로운 것은 ‘별이 빛나는 밤하늘과 내 가슴 속 양심’이라고 말한 바로 그 경이로움이다. 그러므로 경이로움은 감탄이면서 동시에 의문이다. 감탄부호이면서 물음표이다.
이번에 출간된 『타우마제인』 창간호에는 자연 세계와 문명 세계의 경이로운 존재들을 주제로 24 편의 글이 실렸다. 무엇보다 자연세계는 경이 그 자체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우주에 존재하는 아름답고 신비한 천체의 다양한 모습은 놀라움을 넘어 황홀하기도 하다. 우주 속의 오아시스인 지구 역시 평범하지 않다. 물은 태양계의 다른 행성에도 존재하지만, 물이 표면을 덮고 있는 행성은 지구뿐이다. 이 물로부터 생명이 탄생하여 수천만 종의 생물이 지구에 살고 있다.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생명의 설계도인 유전자, 태양 에너지를 실용 에너지로 만드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 눈의 진화, 호모사피엔스의 출현 등 신비롭지 않은 것이 없다.문명 세계는 인류가 만든 세계다. 자연 세계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경이로운 현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농업혁명이 왜 ‘문명을 향한 위대한 도박’이라 평가되는지에 대한 성찰을 시작으로, 현실을 넘어 추상의 영역을 연 ‘0’의 발명·산업혁명·과학혁명·정치혁명·정보혁명 등 역사를 전진시킨 여러 혁명들의 성공에 대한 성찰을 통해 인류의 경이로운 노력을 살펴볼 수있다. 그리고 세계사의 변방에서 힘들게 생존해온 한민족의 한글 창제와 대한민국의 근대화 성공은 최고로 경이로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모든 대상이 똑같은 경이로움을 야기하지는 않는다. 같은 대상이라도 상황에 따라 경이로움은 달라질 수 있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경이로움의 대상이 달라지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공을 넘어 경이롭다고 할 만한 현상들은 많다. 이 책에 실린 24편이 바로 그러한 경이로움이라 할 수 있다.어떤 충격을 받았을 때 우리는 세상을 다시 보게 된다. 가까운 사람과 사별하게 되었을 때, 고치기 어려운 병을 진단받았을 때,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당했을 때, 우리는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충격으로 인해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된다. 어떤 종교나 사상에 접했을 때나, 어떤 작품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을 때도, 우리는 가끔 감겨 있던 눈을 뜨게 된다.알면 알수록 세상은 경이로움으로 가득차 있다. 단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뿐 이다. 경이로움이 상실되면 탐구는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한다. 의문이나 문제가 제기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경이로움이 사라지면 진정한 즐거움도 함께 소멸한다. 우리가 경이로움에 눈떠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의미 있는 삶은 경이로움과 함께, 경이로움에 의해, 경이로움을 바탕으로 사는
삶임을 『타우마제인』은 밝히고 있다.
이한구
경희대 석좌교수·철학통찰의 재미_『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핸드 지음 | 전대호 옮김 | 더퀘스트 | 320쪽
불확실성의 시대, 인간이 가야 할 길제목만 보면 양자역학을 비판했던 아인슈타인의 말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고전 물리학의 마지막 과학자로 알려진 아인슈타인은 실제로 이 말을 물리 세계의 불확실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만약 절대 의지를 가진 신이 존재한다면, 그는 결코 주사위 놀이처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우주를 설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을 담은 말이다. 결정론적 과학관에 경도된 고전 물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그럴 법도 하다.이 책의 원제는 ‘The Improbability Principle’(일어날 것 같지 않은 사건들의 원칙)으로, 출판사가 독자들의 호기심을 끌 목적으로 책의 제목을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고 붙인 것모든 건 우연의 일치, 통계학적으로 설명 가능
필연성부터 충분함까지 우연의 법칙 다섯 가지이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수많은 우연의 일치나 기적이라 믿는 일들이 통계적 관점에서 보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설명한 통계 과학에 관한 책이다.
통계학은 단순히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패턴을 발견해 미래를 예측하는 역할로 확장되고 있다. 현대 물리학의 지평을 연 양자역학이 통계에 기초를 둔 확률적 사고에 의존할 뿐 아니라 소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등장한 인공지능은 데이터 과학을 토대로 최근 ‘생성형 AI’라는 혁신을 만들어냈다. 인공지능뿐 아니라 의학·약학·생명공학·화학 등 현대 과학은 이제 데이터에 기초한 통계적 추론에의지하지 않고는 발전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얘기는 절대 과장이 아니다. 요컨대 통계학은 철저히 데이터 중심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의 시대에 여전히 만연한 사이비 과학, 비과학적 사고를 검증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세계적인 통계학자인 저자가 쓴 이 책은 습관적 사고와 고정관념, 편견에 지배당하고 있는 현대인의 게으른 사고 태도에 경종을 울릴만한 책으로 추천할 만하다. 십여 년 전 출간 당시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였다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도 없다.이 책은 우연한 일에 숨어있는 통계학적 법칙을 대중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점점 더 통계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로또에 100퍼센트 당첨되는 방법’, ‘월드컵의 결과를 맞히는 문어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비법’, ‘창조주가 없이도 지적인 생명체가 나타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대중의 호기심을 끌만한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책의 숨은 의도는 이성적 존재라는 우리 인간이 미신·사이비 종교·기적 등 얼마나 많은 잘못된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지를 일깨우는 데 있다.저자는 다섯 가지 ‘우연의 법칙’(△필연성의 법칙 △큰 수의 법칙 △선택의 법칙 △확률 지렛대의 법칙 △충분함의법칙)을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주며 우리가 어떤 우주적 섭리에 의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받아들이는 일이 그저 ‘우연의 일치’일뿐이고 확률 통계적으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준다. 이를테면 사소하게는 영화배우 앤서니 홉킨스가 영화 출연 제안을 받은 책을 서점에서 찾지 못했는데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례부터 영국의 어느 부부가 여행 중 9.11 등 세 번의 세계적 테러에서 살아남은 경험에 이르는 일이 모두 우연의 법칙에 따르면 기적이나 요행이 아니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수천 년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최근 재현되는 사건을 목격하면서 새삼 종교의 역할을 생각해 보게 된다.심지어 아브라함이라는 같은 조상을 가진 형제 민족이면서도 유대교와 이슬람교라는 배타적 종교를 갖게 되었다는 이유로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의 본질적 목적과 상반되게 서로를 원수로 여기는 이율배반적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이와 같은 종교전쟁은 신(神)과 신(信)의 대결이 아니라 그저 돈과 땅이라는 세속적 욕망을 위한 싸움이 아닐까.「이매진」이라는 노래에서 종교가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꿨던 존 레논의 마음이 읽힌다. 과학의 시대에도 전쟁과 같은 비이성적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와이를 극복할 방법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선진
경성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저자가 말하다_『디지털 혐오와 시민성: 이론과 사례』 금희조 외 11인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SKKUP) | 216쪽
‘디지털 혐오’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서
문제의 본질을 구성하는 커뮤니케이션학 관점
이용자의 디지털 시민성 정립이 가장 중요해생성형 AI와 메타버스 산업이 성장하고 소셜 미디어가 일상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 사이의 소통은 대부분 디지털 환경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 미디어와 플랫폼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증가하면서 악성 댓글·혐오와 무례한 표현·사이버 폭력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혐오와 반(反)시민성 이슈가 세계적 난제로 등장했다.
디지털 미디어상에서 차별과 혐오 표현·온라인 괴롭힘·가짜 뉴스와 콘텐츠 등의 문제는 개인적인 고통뿐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쳐 문화적 갈등·정치적 불안정·사회 분열과 양극화 등을 야기하고 있어 신뢰에 기반한 인간 공동체의 본질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 AI 딥 페이크 기술 등이 결합되면서 문제는 더 복잡해지고, 기술적·법적으로 효력 있는 현실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이 책은 디지털 혐오와 반 시민성이라는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자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소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다학제적 연구를 진행해 온 성균관대 글로벌융복합콘텐츠연구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자들이 모여 집필한 결과물이다.현재 사회적으로 디지털 혐오를 방지하기 위해 기술적·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법적제재를 강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많이 나타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이 디지털 혐오 발언과 유해 콘텐츠를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알고리즘을 개발·사용하고 있고, 모니터링을 위한 인력도 많이 동원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혐오의 문제는 간단하게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일부 이용자들이 규제를 우회하는 기술적 방법을 찾아내고, 유해 콘텐츠를 장시간 과도하게 감시해야 하는 업무로 인해 모니터링 인력에 대한 인권 침해가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법에 따른 제재 기준을 마련하는 데도 표현의 자유 범위, 유사 관련 법과의 중복, 국가별 문화적·법적 기준 차이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저자들은 디지털 혐오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 과정에서 그 문제의 본질을 구성하는 커뮤니케이션학 관점이 빠져있다는 아쉬움에서 출발해 본 저서를 집필하게 됐다. 이 책은 이러한 디지털 혐오의 문제를 인식한 연구자들이 모여 다양한 학문적 접근과 이론을 통해 현상을 명확히 규정하고, 실제 사례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진행해 문제 해결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대체로 한국 사회에서는 난제 해결을 위해 법적·정책적 관점에 집중하고 디지털혐오 이슈 관련해서도 그러한 접근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혐오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후적인 규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보다 이용자들의 시민성 정립이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이다.
디지털 혐오의 실마리는 이용자들의 시민성 정립과 자발적 정화에서 찾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이를 위한 다각적인 탐구와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민성 정립은 혐오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 개념과 요인·영향·증진 방안 등에 관한 학문적 탐구가 부족한 상황이다.이 책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시민성을 학문적으로 정립·제시해 인간 공동체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과 대응책을 제시하고 학자, 정부, 정책 입안자, 민간단체 등에 그 방향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이 책을 기획한 성균관대 글로벌융복합콘텐츠연구소는 디지털 혐오와 시민성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국내·국제 학술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학술적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특히 다양한 저서와 학술 논문들을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이용자들이 시민성을 정립해 상호 존중하는 공동체 문화 속에서 더 자유롭게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금희조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책으로 책 너머를 읽다_『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지음 |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312쪽
이해 불가한 세계…그래도 당신의 삶을 노래하라소설은 감성과 이성이 조화된 문학이다. 평론가 김현에 따르면, 문학은 “인간 정신을 표현하는 한 형태”다.(『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과지성사, 1976) 다시 말해, 문학은 정신세계를 현실처럼 다스린 이야기다. 여기서 문학의 기능이 드러난다. 그것은 인간의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라는 공간 제공이다. 이 토대에서 소설은 창발한다.
지난 2020년,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Guillaume Musso)는 ‘La vie est un roman’을 출간했다. 그의 책이 ‘인생은 소설이다’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됐다. ‘로망(roman)’원제 ‘인생은 로망이다’에서 로망을 ‘소설’로 번역
새로운 로망과 연동하는 인생 소설의 세계를 모험을 ‘소설’로 번역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로망’은 소설보다 ‘낭만’이라는 의미와 밀접하다.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가 음차한 ‘낭만(浪漫)’은 ‘제멋대로 움직이는 감성’으로부터 ‘일어나지 않을 일, 일어났으면 하는 일에 대한 기대와 욕망’이라는 의미로 확장됐다.
따라서 ‘낭만’은 로망의 문자적 대응어다. 따라서 로망의 의미는 좌절감과 함께 끝내 이룰 수 없는 미완의 버킷리스트라 할 수 있다.한편 뮈소가 서술한 로망은 단순히 감성만은 아니다. 이성적·철학적 사상에 상응한다. 인간의 치밀한 이성적 사고 작용을 문학이라는 틀로 정치하게 배열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로망은 새로운 로망으로 발전한다. 이 새로운 로망에 근거할 때, 소설은 이룰 수 없는 절망감을 배태하면서도 이성적으로, 희망을 현실화하는 희망 문학으로 나아간다.
이런 점에서 뮈소의 책 ‘인생은 로망이다’와 양영란의 번역 ‘인생은 소설이다’는 로망과 소설의 의미 차이를 메우는 해석의 즐거움이 들어있다. 이 즐거움은 두 단어를 문자적 일치어가 아니라 ‘역동적 등가성’(dynamic equivalence)에 의한 의미의 동등성을 탐색할 때 명확해진다.이에 따르면, 두 용어 사이에 적절한 해석은 의미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이것은 뮈소의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소설을 쓰면서 내 자신이 마치 신이 된 양 등장인물들을 마음 내키는 대로 만들어내고 소리도 없이 사라지게 했다.”, “나는 항상 내 상상력이 만들어낸 등장인물들을 무대에 세우고, 현실에 저항하게 만들었다. 내 소설은 현실을 향해 엿을 먹이는 저항 정신, 상상력을 최고조로 발휘해 부조리한 현실 세계를 내가 바라는 세상으로 채색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230쪽). 즉 뮈소는 로망을 신적 능력으로 자기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인간의 능력으로 함의했다.
이 점이 뮈소가 평범한 소설(novel)이 아니라 ‘로망’을 책의 제목으로 사용한 이유일 것이다. 로마의 정치인 클라우디우스 케샤르(B.C 10∼AD 54)의 말은 뮈소가 선택한 이 로망과 소설의 조화된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케샤르는 “각자 운명은 스스로 만든다”(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라고 말했다. 신에게 부여받은 자기 삶의 주체가 자신이라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이 말에 의하면 뮈소의 로망은 상상력으로 자기현실화한 세계, 즉 인간의 삶, 즉 인생과 연동한다. 소설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로망이 소설과 연동한 예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한 예로 근동 지역의 기원전 5세기 이후에 고대 전승을 당대 기억을 위한 운문적 산문으로 서술한 ‘룻기(Ruth記)’, 최근 노르웨이의 작가 욘 포세(Jon Fosse)의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원제 Morgen und Abend. 2000, 박경희 옮김, 문학동네, 2019)에서 주인공 요하네스를 통해 인간의 탄생과 죽음이라는 서사를 상상의 옷을 입혀 운문적 산문으로 서술한 것이 그렇다.그러므로 뮈소의 책에서 로망에 대한 유의미한 독법은 ‘인생은 ( ) 소설이다’라고 확장해 보는 것이다. ‘인생은 (신이 선물로 남겨 준 아름답고 신비한 나의) 소설이다’와 같은 것이다. 오늘도 이해 불가한 세계를 살아가는 독자에게 이 책은 새로운 로망과 연동하는 인생 소설의 세계를 모험하도록 추동한다.
김흥현
한국성서학연구소 연구원꿈의 분자 RNA
김우재 지음 | 김영사 | 536쪽RNA의 발견과 응용,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둘러싼 현재진행형의 발자취를 탐색하는 보기 드문 교양과학서. 1953년 왓슨과 크릭이 이중나선 구조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후 과학자들은 복잡한 생명 현상을 DNA로 모두 설명할 수 있다고 여겨왔고, DNA의 명성에 가려 RNA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폴리매스
피터 버크 지음 | 최이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448쪽폴리매스란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지식, 전문성을 갖고 출중한 재능을 발휘한 사람들을 말한다. 단순히 천재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탐구 정신을 발휘해 서로 관련없어 보이는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약했던 인재를 가리킨다. 한 가지만 잘하는 전문가가 아닌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지 않고 여러 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해 시대를 변화시킨 지식인이자 융합형 인재였다.문학이 정의를 말하다
박소현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SKKUP) | 544쪽우리에게 정의와 공정은 과연 무엇인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이 난제를 동아시아의 고전들 속에서 성찰해보려는 시도가 이 책에 담겼다. 동아시아는 기나긴 역사만큼 법률의 기원 또한 오래됐고, 심오한 정의론 못지않게 공정에의 열망 가득한 서사 전통 역시 유구한 공간이었다. 진실의 수사학을 발휘하던 전근대 동아시아 법문학 이야기다.18세기 조선이 만난 문명
정재훈 지음 | 그물 | 480쪽김홍도는 한 명만이 갈 수 있었던 동지사행(冬至使行)의 화원에 정조의 특명으로 추가로 더해져서 갔던 3명의 화원 가운데 하나였다. 김홍도는 수없이 많이 그려졌던 연행도(燕行圖) 가운데 백미에 해당하는 연행도를 그렸을 뿐만 아니라 정조가 구상한 신도시 화성(華城)의 건설에 도움이 될 만한 많은 그림 자료를 확보해 왔던 것이다.한국전쟁과 지역사회
이윤정 지음 | 소명출판 | 316쪽역사학계에서는 지역사와 경찰사가 연계된 연구 성과를 찾아보기 어렵다. 저자는 가장 큰 이유로 경찰 문서의 보존기간 경과로 인한 자료 확보의 불가능성에 있으며, 설령 남아있다 하더라도 당국의 공개에 관한 폐쇄적인 결정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그는 연구자들이 이상 새로운 연구 결과를 내기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고 보고 있다.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안내서
스티븐 이설리스 지음 | 김재용 옮김 | 만복당 | 324쪽바흐의 첼로 모음곡 음반으로 찬사를 받은 바 있는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저자는 자신의 모든 연주 경험을 담아낸 이 책에서 이 모음곡의 역사와 정서를 깊이 파고들고 있다. 분명 평범한 청중부터 직업 연주자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유용한 안내서다. 그는 예리한 통찰력으로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세계를 탐구했다.지각의 정지
조너선 크레리 지음 | 유운성 옮김 | 문학과지성사 | 652쪽예술비평가이자 인문학자로서 19세기 근대성과 시각의 문제를 탐구하는 일련의 연구서로 학문적 명성을 얻은 저자의 대표작이 번역, 출간됐다. 이 책에서 그는 19세기 후반의 사회·철학·과학적 담론들과 당대의 시청각적 기술들, 그리고 예술·문화적 실천들이 뒤얽히는 가운데, 주의라는 논쟁적 개념이 어떻게 부상하고 변형됐는지를 추적해나간다.사라진 홍콩
류영하 지음 | 산지니 | 368쪽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홍콩’은 어디서 시작됐고 어떻게 형성돼 왔을까. 홍콩 사회와 홍콩인 정체성 형성에 관심을 두고 30여 년간 홍콩을 연구해온 저자는 1840년 아편전쟁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홍콩의 정체성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정리한다. 이 책을 통해 중국과 홍콩의 정체성은 각기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모색해보고자 한다.분야별 신간
정치-사회노동운동 | 윤진호 지음 | 한울아카데미 | 600쪽대안적 맹아를 찾아서 | 윤진호 지음 | 한울아카데미 | 520쪽2024 대한민국 대전망 | 이영한 외 31인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416쪽생산방식의 변화와 노동운동 | 윤진호 지음 | 한울아카데미 | 664쪽인문
바다동물, 어휘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 기유미 외 3인 지음 | 따비 | 224쪽소크라테스 | 루이-앙드레 도리옹 지음 | 김유석 옮김 | 소요서가 | 204쪽새로운 비정상 | 아론 케리아티 지음 | 서경주 옮김 | 진지 | 400쪽십이지 동물, 어휘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 김시현 외 3인 지음 | 따비 | 240쪽어머니를 돌보다 | 린 틸먼 지음 | 방진이 옮김 | 돌베개 | 263쪽푸코: 그의 사유, 그의 인격 | 폴 벤느 지음 | 이상길 옮김 | 리시올 | 372쪽
■ 교육야누시 코르차크, 아이들을 편한 길이 아닌 아름다운 길로 이끌기를 | 최민혜 지음 | 한울림 | 176쪽■ 문학-에세이기억의 양식들 | 김병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443쪽단순 생활자 | 황보름 지음 | 열림원 | 256쪽
모락모락 차가운 윤찐빵의 생존일지 | 윤찐빵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72쪽상속자들 | 아사코 세리자와 지음 | 이지안 옮김 | 마르코폴로 | 344쪽『오뇌의 무도』 주해 | 구인모 해설 | 김억 옮김 | 소명출판 | 939쪽예술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5, 6 | 유홍준 지음 | 눌와 | 644쪽세균성 ‘바이오필름’ 오염을 막아라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난치성 치료’ 어디까지 왔나
⑤ 심바이오틱 융복합의료소재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뇌혈관 등 난치성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그렇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2건에 대해 상용화를 승인하면서 바이오산업에서의 혁신적 장이 열렸다. <교수신문>은 각 질환별 난치성 치료 현황을 국내 최고 전문가로부터 들어 보고 치료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다섯 번째는 심바이오틱 융복합의료소재에 대해 최성환 연세대 교수(치과대학 교정과학교실)·㈜그래피의 최신 연구 현황을 소개한다.연재 순서
① 염증성 장질환② 비알콜성 간질환③ 천식·알레르기④ 우울·불안·스트레스⑤ 심바이오틱 융복합의료소재⑥ 장기 이식-간⑦ 화농성 한선염 및 중증 여드름⑧ UTI-요로 감염⑨ 항암⑩ 뇌혈관 질환⑪ 구강·심혈관⑫ 과민성대장증후군⑬ 자폐최근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치아 교정치료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한치과교정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이상 교정치료 환자 수의 비율은 2010년 전체 환자 수 대비 4.8%에서 2017년 6.1%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구강 건강 관심도의 증가와 더불어 ‘투명 교정치료’가 널리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이 나이에 어떻게 교정치료받아? 남사스럽게!” 이렇게 얘기하던 65세 이상의 노년층도 용기를 갖고 치과교정과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투명 교정장치’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글리콜(PETG: Polyethylene terephthalate glycol)’과 같은 플라스틱 고분자로 제작된 탁찰식 교정장치를 뜻한다. 위턱과 아래턱 치열에 딱 맞는 투명하게 생긴 틀을 하루 20시간 이상, 1∼2주 간격으로 교체해가면서 2년 정도 착용하는 장치로서 음식을 먹을 때, 뜨거운 차를 마실 때 등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착용할 것을 권장한다.필요하면 언제든지 장치를 뺼 수 있고, 겉으로 보기에 장치 착용을 안한 것 같이 보이기에 연령과 상관없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상당하다. 전 세계 투명 교정장치 시장 규모는 2022년 39억6천만 달러(약 5조3천600억 원)에서 2032년 570억5천만 달러(약 77조2천100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교정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육박한다.치태·치석 침착으로 인한 교정장치 오염
그러나 거의 하루 종일 입안에 장치를 착용하다 보니 장치 표면이 세균성 바이오필름, 다시 말해 치태·치석에 쉽게 오염될 수 있다. 매일같이 치아에 잇솔질을 해야 하는 것처럼 투명 교정장치도 주기적으로 닦아줘야 하는데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장치 표면에 스크래치·미세 균열·마모·주름 등이 생길 경우 유해 세균에 오염되기 쉽다. 그 결과 치태·치석 침착(밑으로 가라앉아 들러붙음)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또한 투명 교정장치를 착용하면 모든 치아면이 덮이기 때문에 타액의 세정 작용도 저하돼 충바이오산업 기술개발사업 개요
사업명 첨단 바이오신소재과제명 환자맞춤형 직접 프린팅 담도 스텐트-치아교정장치용 심바이오틱 생체적합성 의료기기소재 및 제품화 기술개발개요 미생물 불균형을 최소화하고 생체적합한 고기능성의 직접 프린팅 기반 개인 맞춤형 소화기 및구강 치료용 심바이오틱 융복합의료소재인 심바이오머(SYMBIOMER)와 제품화 핵심 기술 개발공동연구·용역 서울대(현진호), 카이스트(윤용진), 미시건대(Kenishi Kuroda), (주)그래피(김훈), 비티시너지(조희경), (주)태웅메디컬연구기간 2023년 4월 1일 ~ 2027년 12월 31일 (4년 9개월)기대효과○ 미생물 불균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수 있는 소재의 개발로 스텐트를 포함한생체의료용 모든 분야에 기술 확장가능○ 보건의료 연구 분야에서 맞춤형 진단 바이오마커로 활용○ 치과 의료분야의 다양한 영역에서 심미적, 기능적 수요 충족왼쪽은 권재성 연세대 치과생체재료공학 교실 교수, 오른쪽은 최성환 연세대 교수(치과대학 교정과학교실)다. 최 교수는 그동안 세균막 부착을 억제하는 연구를 지속해왔다. 최 교수는 앞으로 인체에 무해하고 더욱 신속한 회복을 도울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소재를 개발하고자 한다. 사진=최성환
최성환 연세대 교수(치과대학 교정과학교실)는 세균성 바이오필름의 오염에 저항할 수 있는 담도 스텐트와 치아 교정장치를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치와 치주질환 또한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세균성 바이오필름의 존재는 병인학적으로 치아우식(충치)과 치주염과 같은 구강 내 국소적 질환 뿐만 아니라 소화기질환·심혈관질환·당뇨병 등을 포함한 감염성 전신질환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이런 투명 교정장치와 거의 비슷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의료기기 중 대표적인 것이 ‘플라스틱 담도 스텐트’이다. 담도 스텐트는 췌장암·담도암·담석증의 합병증으로 인한 담도 폐쇄의 치료시 주로 사용된다. 담도 폐쇄는 황달과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담도 폐쇄가 발생한 경우 췌담도 내시경을 통한 담도 스텐트의 삽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담도 스텐트는 3개월 이상 체내에 삽입될 경우 자연적인 폐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주기적인 스텐트 교체가 필요하다. 그러나 시술 후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스텐트 주위에 담즙 찌꺼기와 각종 장내 세균들이 엉겨 붙어 바이오필름이 생성돼 담도 재협착이 발생하기 쉽고, 스텐트를 여러 번 교체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게다가 스텐트 교체 과정에서 담도염·췌장염 등의 합병증에 노출되기도 쉽다.3D 프린팅 활용해 생체적합성 소재 개발따라서 최성환 교수 연구팀은 세균성 바이오 필름의 오염에 저항할 수 있는 담도 스텐트와 치아 교정장치를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3D 프린팅이 가능한 심바이오틱 생체적합성 소재’를 개발해 담도 스텐트와 투명 교정장치를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성과물로서 구강-소화기(oralgut axis) 미생물 불균형에 의한 세균성 바이오필름의 생성과 부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에 집중했다. 이번 과제를 통해 최 교수가 연구 및 개발하고자 하는 것은 △ 생체적합성 고분자 기반으로 제작된 담도 스텐트를 삽입하거나 투명 교정장치를 착용한 환자의 미생물 데이터 기반 질병 특이적 바이오마커의 규명 △미생물 불균형 최소화 3D 프린팅 신소재인 ‘심바이오머(SYMBIOMER)’ 소재의 개발 △심바이오머로 제작된 담도 스텐트와 투명 교정장치 시제품의 유효성·안정성 및 전임상 평가 등이다.최 교수 연구팀은 보유하고 있는 △충전제-생체재료 결합력 조절 기술 △고분자와 소분자 결합과 재조립을 통한 고분자 수준 개질 기술 △고효율 표면 개질 기술 등을 최대한 활용해 미생물 균형을 유지시킬 수 있는 심바이오머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플라스틱 담도 스텐트를 시술받거나 투명 교정 장치를 착용한 환자의 장치 표면·침·체액 미생물 데이터는 최 교수와 함께 세브란스 소화기내과 연구팀이 이원의료재단읕 통해 분석하고, 관련 바이오마커를 확정한다. 형상기억능력을 가진 3D 프린팅 심바이오머 소재 개발은 최 교수 연구팀과 ㈜그래피·서울대·카이스트·미국 미시건대 연구팀이 공동 개발하게 된다. 심바이오머로 제작된 담도 스텐트의 경우 ㈜태웅메디컬의 기술 자문을 받아 진행되고, 상용화 시제품의 해외 사용자 적합성 평가는 미시건대가 맡게 된다.
최 교수는 “지금까지 치과 의료기기 소재 표면의 세균막 부착을 억제하는 연구를 지속해왔다”라며 “이번 산업부 국책과제를 통해 치과뿐만 아니라 내과 수술에서도 인체에 무해하고 더 빠른 치료와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의료기기 소재를 개발해 국민 보건 증진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 교수는 연세대 치과생체재료공학교실 권재성·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고홍 교수와 함께 연세대 다학제 융합 연구 프로젝트인 2023년 IPY 지식융합 ‘Seed Grant’ 사업을 연구책임자로 수행 중이다.이를 통해 연세대 중장기 발전계획인 ‘지구와 인류가 당면한 문제해결을 위한 도전적 연구와 지식 추구’를 달성해 도전과 선도(Excellence)·창의와 혁신(Innovation)·공존과 헌신(Engagement)의 가치를 지향하는 ‘VISION YONSEI 150’를 실현하고자 한다.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3D 프린팅 가능한 생체적합성 교정장치 신소재 만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미 3D 프린팅이란 단어에 익숙하지만 실제로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피는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실제로 교정장치부터 치과 수복재료와 틀니까지 치과 치료에 적용 가능한 제품 개발과, 3D 프린팅에 적합한 소재 개발 등 3D 프린팅 관련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 투명 교정장치를 직접 3D 프린팅 하는 ‘다이렉트 얼라이너’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기존 ‘투명 교정장치’는 PETG 소재를 가지고 진공열성형 방식을 사용해 제작한다. 하지만 공정적·소재적 한계로 인하여 제한적인 치아 교정에만 극히 일부분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는 열가소성 수지가 가지는 소재의 특성에서부터 기인한다. 열가소성 수지는 녹는점과 유리전이온도가 매우 근접하게 존재한다. 또한 유리전이 온도 이상에 노출될 경우 형태가 영구적으로 변형이 일어나기 쉬운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일단 성형이 완료된 재료는 고온 노출이 불가하다.형상기억특성을 지녀 환자의 통증 감소특히 PETG는 소성변형 구간이 4% 내외의 구간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교정장치를 제조된 모델 위에 열융착 성형하는 과정 이후, 탈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치아와 치은이 만나는 부분을 채워 넣는 작업(블록아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작업은 열융착 성형된 교정장치를 한환자의 치아와 적합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또한 공업용으로 합성된 PETG의 기계적 물성은 치아교정에 너무 강한 힘을 만들어 내게 되어 치료 중 환자가 고통을 느끼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그래피의 ‘다이렉트 얼라이너’는 형상기억 특성을 갖는 광경화성 고분자 재료로 직접 3D 프린팅이 가능하다. 형상기억특성 덕분에 재료가 소성변형을 일으킨다 할지라도 섭씨 30도 이상에서부터 본래의 형태로 돌아갈 수 있다. 즉, 블록아웃이 없어도 안정적으로 장치의 탈착이 가능해 높은 적합도를 보여준다.또한 PETG와는 달리 강한 힘을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에 치료 중 환자에게 주는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어 더욱 빠른 교정 치료 효과를 보여준다.이러한 소재의 혁신성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핵심 오피니언 리더가 ‘다이렉트 얼라이너’ 소재에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세계 무대에서 도 적극적으로 활약 중이다. 올해 계속해서 △두바이 치과기자재전시회(AEEDC) △미국 시카고 LMT 랩 데이(북미 최대 규모의 치과치료 연구실 모임) △미국치과교정학회(AAO) △서울 SIDEX(국제치과전시회) △대만치과교정학회(TAO)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 중이다. 또한 그래피 소재의 물성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작성된 SCI급 학술논문은 30여 편에 이르며, 국내외 많은 연구자들에게 연구주제로 각광받고 있다.‘환자맞춤형 직접 프린팅 담도 스텐트-치아교정장치용 심바이오틱 생체적합성 의료기기소재 및 제품화 기술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하는 연구진이다. 왼쪽부터 최성환 연세대 교수(치과대학 교정과학교실), 권재성 연세대 교수(치과대학·치과생체재료공학교실 및 연구소 부소장), 조중현 연세대 교수(의과대학 소화기내과), 김훈 ㈜그래피 책임연구원, 현진호 서울대 교수(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윤용진 카이스트 교수(기계공학과)이다. 사진=(주)그래피
“세계 최초의 다이렉트 3D프린팅 교정장치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담도관 스텐트와 치아 교정장치에 심바이오틱 표면처리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3D프린팅 융복합 의료소재 분야에서 기술 초격차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교정에 최적화된 기계적 물성과 형상 기억특성을 가지고 있는 ‘다이렉트 얼라이너’ 소재 이지만, 구강 내부에 항시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위생 문제 또한 중요한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 특히 세균성 바이오 필름 생성 억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현재 ㈜그래피는 연세대·서울대 그리고 카이스트·이원의료재단·미시건주립대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환자맞춤형 직접 프린팅 담도 스텐트-치아교정장치용 심바이오틱 생체적합성 의료기기소재 및 제품화 기술개발’ 국가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표면 부착 한계 넘는 광경화형 소재기존에 사용되던 PETG와 열가소성우레탄(TPU: Thermoplastic polyurethane)은 양극성이온물질의 표면 부착에 화학적 한계(화학적 공유 결합의 부제)로 인해 표면 특성의 장기간 유지 신뢰성을 확보 하기에 어려움이 존재했다. 그러나 광경화형 3D 프린팅 소재의 경우, 3D 프린팅 이후 미반응된 아크릴과 메타아크릴기가 표면에 노출되기 때문에 손쉽게 양극성단량체를 부착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그래피와 연세대는 미생물 균형까지 고려된 첨단 의료소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치아교정에 최적인 기계적 물성과 형상기억 특성을 지니는 다이렉트 3D 프린팅된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에 심바이오 표면 처리를 통해서 말이다.과제의 2단계 주관 책임자인 김훈 ㈜그래피 책임연구원은 “세계 최초의 다이렉트 3D프린팅 교정장치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담도관 스텐트와 치아 교정장치에 심바이오틱 표면처리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3D프린팅 융복합 의료소재 분야에서 기술 초격차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푸바오의 고향에서, 한중 학술교류의 새로운 장을 열다”
고려대 BK21중일어문학교육연구단, 중국 쓰촨사범대학과 학술교류
고려대 4단계 BK21중일어문학교육연구단(단장 김준연·중어중문학과)는 중국 쓰촨사범대학(四川师范大学)과 공동으로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중국 청두에서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국제 학술대회를 진행했다.이번 학술대회는 ‘트랜스 동아시아 한중 대학원생 포럼 국제 학술대회(跨越东亚中韩硕博论团国际研讨会)’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한국·중국·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 등의 국가 출신의 대학원생 25명과 쓰촨사범대학을 비롯한 청두 현지의 쓰촨대학(四川大学)·두보초당박물관 등 관련 학술 기관 종사자 30여 명 등 총 60여 명이 참석했다.왕촨(王川) 쓰촨사범대학 부총장은 환영사에서 “평소 쓰촨사범대학은 평소 한국 연세대 공자학원을 비롯해 한국의 여러 대학과의 학술 교류를 적극 진행해 왔다”라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고려대 BK21중일어문학교육연구단과 다방면의 학술 교류를 진행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이광호 주청두대한민국총영사는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할 당시 주우한대한민국총영사관 부총영사로 재직하며 교민들의 귀국을 주관했는데, 이제 주청두대한민국 총영사의 신분으로 학술 교류가 다시 시작되는 광경을 확인하니 무척 감회가 깊다”라며 “두 학교의 대학원생들이 한중 교류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주역이 되기를 기원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준연 고려대 4단계 BK21중일어문학교육연구단장은 “평소 본 연구단은 ‘트랜스 동아시아(Trans-EastAsia)’라는 연구 어젠다의 구현을 위해 한중일 동아시아의 문화 교류를 연구하고 그 성과를 확산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라며 “이러한 학술 교류가 학문 후속 세대들에게 연구의 국제화 역량과 국경을 초월한 학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며, 향후 다양한 성격의 국제 교류를 적극 추진하여 연구 어젠다에 걸맞은 연구 성과를 도출하는 기제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학술대회는 중국고전문학·중국고전소설·중국현대문학·중국언어학 등 4개 분야의 분과로 구성됐다. 대학원생과 신진 연구인력의 발표에 대해 고려대와 청두 현지 학술기관 소속 전임 교원의 강평이 이어졌다. 기조강연은 김준연 단장, 쓰촨사범대학의 팡뤼(房锐) 교수·퇀광휘(谭光辉) 교수가 맡았다. 특히 김준연 교수는 한국의 디지털 인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중국 청두에서 한중 학술교류의 장이 열렸다. 사진=중국 쓰촨대학
문학 연구 방법에 입각한 당시 연구의 경향을 발표해 현지 연구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디지털인문학·한중일 트랜스 동아시아·문학과 영상 매체 등 트랜스 미디어 등의 관점에 입각한 고려대 참가자들의 여러 연구 내용은 청두 현지의 참가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고려대 4단계 BK21중일어문학교육연구단은 올해 1월 온라인을 통한 국제 대학원생 학술대회 TEAS(International Conferencefor Graduate students on Trans-East Asian Studies)를 개최했다. 8월에는 인도네시아 대학과의 공동 학술대회를 진행하는 등 팬데믹 종식 이후 학문 후속세대를 대상으로 한 해외 연수와 해외 학회 참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로써 학문 후속 세대의 연구 시야를 확장하고 국제적인 학술 흐름을 선도하는 학술 기지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백남기념사업회, 제6회 한양백남상 시상식 개최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이상 등 3명 수상
백남기념사업회(이사장 김종량)가 지난 16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교내 백남음악관에서 ‘제6회 한양백남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백남상은 한양대 설립자인 백남 김연준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으며, 수상자들에게는 총 2억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제6회 수상자는 △박상일(65세) 파크시스템스(주) 대표이사(공학상) △신수정(81세) 서울대 명예교수(음악상) △하상훈(63세) 한국생명의전화 원장(인권·봉사상)이다.박상일 대표이사는 198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Park Scientific Instruments를 창업해 세계 최초로 원자현미경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후 한국에서 1997년 파크시스템스(주)를 창업하고 차세대 원자현미경 개발을 이어갔다. 파크시스템스는 2020년 포브스 선정 ‘2020 아시아 200대 중소기업’에 선정됐으며 2022년에는 전 세계 원자현미경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파크시스템스의 원자현미경 제조기술은 ‘사진 오른쪽부터 김종량 백남기념사업회 이사장,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이사, 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 이기정 한양대 총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양대
대한민국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다.
신수정 교수는 대한민국의 1세대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이다. 26세의 나이로 서울대 기악과 최연소 교수가 됐고, 경원대 교수·학장, 서울대 음악대학 최초 여성 학장, 서울대 총동창회장을 역임했다. 신 교수는 음악 교육자로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제자들을 길러 냈다. 1952년 제1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입상, 1961년 제1회 동아음악콩쿠르 우승, 대한민국 예술상, 옥관문화훈장, 독일 일등십자공로훈장 등을 수상했다.하상훈 원장은 자살 예방 상담전문가로 35년간 우리나라 자살 예방 및 생명 존중 문화 조성에 공헌했다. 국내 최초 전화 상담 기관인 생명의전화 원장으로, 누적 115만 건에 달하는 상담에 응답할 수 있는 24시간 상담체계 확립과 상담원 양성에 헌신했다. 자살위기상담전화, 한강교량 SOS생명의전화를 운영하며 위기상황에서 즉각적인 구조가 가능하도록 소방, 경찰 등과 민·관 협력체계 마련에 기여했다.최승우 기자 editor@kyosu.ne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 ‘국가연구소대학’으로 이름 바꾼다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가 ‘국가연구소대학교’로 교명을 바꾼다. 내년 3월부터 새 교명을 공식 사용할 계획이다. 영문 약칭은 현행 UST를 유지한다.
UST는 지난 2003년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서 필요한 현장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25개 과학기술 출연연과 7개 이공계 국가연구소가 함께 한다.김이환 UST 총장은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교명은 이름이 길어 가독성이 낮고 설립 취지가 잘 드러나지 않아 교명 변경 요구가 있었다”며 “새 교명은 학교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이름”이라고 말했다.
UST는 지난해부터 교명 변경 설문을 실시해 구성원의 약 80%가 변경에 찬성했으며, 공모를 거쳐 지난달 25일 대학원대학운영위원회에서 새 교명을 확정했다. UST는 2033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국가연구소대학을 비전으로 하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핵심 인재 양성 확대, 연구현장 교육시스템 강화, 수요 기반 특화 교육모델 확립, 지속가능한 대학 운영 기반 확립 등 4대 발전 목표를 담았다.
UST는 2006년 첫 졸업생 배출 이후, 올해 8월까지 박사 1천430명, 석사 2천35명 총 3천465명의 석·박사를 배출했다.“교수 고충처리를 도와 드립니다”
충북대 교수회h로스쿨 리걸클리닉 협약
충북대 교수회가 교수들의 고충 처리를 돕는 방안을 마련했다.충북대 교수회는 지난 18일 대학본부 7층 교수회 회의실에서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리걸클리닉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날 협약식에는 배득렬 충북대 교수회장과 이국현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리걸클리닉 센터장 및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으로 교수 고충 처리 등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배득렬 교수회장은 “교수 권익을 보호하고 부당한 처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충처리위원회를 발족하고, 법학전문대학원 리걸클리닉과 상호 협력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 회장은 “교수회는 교권 보호와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대구한의대 등 전국 10개大
‘비교과 프로그램’공유 나서대구한의대 교육혁신원(원장 장정현)은 전국 6개 권역 10개 대학과 ‘클라우드형 비교과 컨소시엄’을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충북 청주시 세종시티 오송호텔 2층 엠버홀에서 ‘2023학년도 클라우드형 비교과 컨소시엄 운영을 위한 상호 협력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번 클라우드형 비교과 컨소시엄 참여 대학은 대구한의대·경일대·광주여대·루터대·안양대·예수대·창원대·추계예술대·호서대등 총 10개 대학이 참여했다.이들 대학은 △대학 간 협업 체계 구축을 위한 클라우드형 비교과 컨소시엄 운영 △우수 비교과 프로그램 및 콘텐츠 공유·공동 운영 △상호 교류 협력 활성화를 위한 신규 프로그램 발굴 및 운영을 협력하기로 했다.
장정현 대구한의대 교육혁신원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그 간의 교류를 통해 다져온 성과를 바탕으로 대학 간 우수 비교과 프로그램 공유·확산에 노력해 학생들에게 컨소시엄 참여대학의 다양한 우수 비교과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 제공하겠다” 라고 밝혔다.조선대 총장 후보에 김춘성·이계원 교수
지난 11일 열린 조선대 제18대 총장 선거에서 김춘성(치과대)·이계원(경상대) 교수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조선대 이사회는 오는 26일 심의를 거쳐 신임 총장을 임명한다. 제18대총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1일부터 시작한다. 조선대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위원장 김명식)는 두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번 총장선거에는 총 6명의 후보자가 출마했다.
이번 선거는 조선대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돼 투표권자의 참여를 제고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선거인단도 대폭 확대됐다. 비정년계열 교원과 무기계약직 직원, 재학생 전체가 포함됐다.이번 선거에서 정년계열 전임교원은 583명이 투표해 투표율 95.10%를 기록했으며, 비정년계열 전임교원은 77명이 누표해 투표율 95.06%를 나타냈다. 직원의 투표율은 98.90%(270명), 총학생회와 총동창회는 각각 31.51%(5천511명), 74.24%(98명)의 투표율을 기록했다.조선대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전 구성원 참여폭 확대, 온라인 투표로 선거 참여 접근성 제고, 최초의 여성 후보자 출마 등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한국언론학회 제51대 차기 회장에 배진아 공주대 교수
배진아 국립공주대 교수(영상학과·사진)가 지난 14일 경희대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총회에서 제51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내년 10월부터 1년이다.
배 교수는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위원회) 연구원과 MBC 편성국 전문연구위원을 거쳐 2005년부터 공주대 교수로 강단에 서 왔다. 여론집중도위원회 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과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배진아 차기 회장은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신문방송학 석사와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조태성 전남대 교수, 한국시가문화학회장 취임조태성 전남대 교수(국어국문학과·사진)가 한국시가문화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올해 9월부터 2년이다.
조태성 교수는 “호남시가문학이 가진 미래유산적 가치를 제고하고, 이를 응용한 다양한 콘텐츠화 방안을 연구하고 생산하는 학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전남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초의선사의 시문학 연구」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어국문학과 학부와 호남학과 대학원에서 고전시가와 호남누정과 원림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감성시학의 새지평』(2014), 『한국시가와 공감장』(2018), 『전남대 삶과 마당의 문화운동』(2023) 등이 있다.한국시가문화학회는 1990년 작은 연구회로 시작해, 현재 고전시가 분야의 전국 규모 학회로 성장했다.석우찬 부경대 교수, 전산유체공학회 신진연구자상
우찬 국립부경대 교수(조선해양시스템공학전공·사진)가 한국전산유체공학회 제2회 신진연구자상을 수상했다.
석우찬 교수는 지난 12일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열린 2023 한국전산유체공학회 추계학술대회및 정기총회에서 전산유체공학 분야의 독창적이고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아 이 상을 수상했다.
석 교수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의 반류장에서 관찰되는 2차 흐름을 모사하는 난류 모델을 개발해 선박의 저항과 추진 성능 추정 및 추정 방법을 고도화하는 등 최근 5년간 12편의 SCIE 급 논문과 10편의 KCI 급 논문을 게재하며 우수한 연구성과를 인정받았다.그는 이번 수상에 앞서 2020년 ‘미래해양과학기술인상(해양수산부장관상)’, 2021년 한국전산유체공학회 ‘KISTI 고성능 수치해 석상’을 수상했다.공창숙 신라대 교수, 한국생명과학회 편집공로상·공로상 수상공창숙 신라대 교수(식품영양학과·사진)가 2023년도 한국생명과학회 제65회 국제학술대회에서 편집공로상과 공로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공창숙 교수는 (사)한국생명과학회 이사·편집위원장·운영위원장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공 교수는 “과분한 상을 주신 학회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생명과학분야 중 식품영양학 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도록 하겠다”며 “식품영양학과 분야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학생들의 교육에 매진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경상남도 산청군 동의보감촌 내 산청한방가족호텔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는 (사)한국생명과학회와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조직위원회, 보건복지부, 경상남도, 산청군이 공동 주최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민주주의 유형으로 녹아든 포퓰리즘
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⑰
정병기 영남대 교수(정치외교학과)네이버 ‘열린연단’이 시즌10을 맞이해 「오늘의 세계」를 주제로 총 54회 강연을 시작했다. ‘오늘의 세계’는 국제질서,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과학기술, 철학에 대해 인문·사회·자연과학의 상호 연결성을 통해 학문적 담론을 형성할 예정이다. 지난달 16일 정병기 영남대 교수(정치외교학과)가 「포퓰리즘의 등장과 확산」을 강연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발췌해 소개한다. 제18강은 김비환 성균관대 교수(정치외교학과)의 「현대 민주주의의 양상과 전개: 정부 형태, 정당 체제, 법의 지배」가 예정돼 있다.자료제공=네이버문화재단정리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포퓰리즘(populism)은 현상 형태뿐 아니라 그 논의조차 천일야화만큼 다양하다. 하지만 발생적 기원을 이루는 러시아 브나로드 운동을 제외한다면 모두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했다. 브나로드 운동은 차르 전제 정치에 대항해 인민의 권익을 주장함으로써 인민주의의 기원이 됐다는 점에서 유사할 뿐 현대 포퓰리즘과는 많이 다르다. 반면 유사한 시기에 발흥한 미국 인민당 운동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정착한 사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현대 포퓰리즘의 본격적 기원으로 인정된다.
이처럼 포퓰리즘은 정치경제적으로 자본주의에서 생겨났으며, 정치 사회적으로는 민주주의 질서에서 발흥했다. 그에 따라 포퓰리즘을 이해하는 관점은 크게 정치 경제적 입장과 정치 사회적 입장으로 나뉜다.1967년 여러 나라에서 모인 43명의 전문가들이 런던에서 포퓰리즘에 관한 일반 이론을 도출하려고 시도했으나 그 보편적 핵심 개념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한다. 게다가 1970~1980년대와 2000년대를 주요 기점으로 포퓰리즘은 변화를 거듭해 그 양상이 더욱 복잡해졌다.기원에 해당하는 고전 포퓰리즘(러시아 브나로드 운동과 미국 인민당 운동)을 제외하고 양차 세계 대전 전간기 이후의 포퓰리즘을 현대 포퓰리즘이라 할 때 그 역사적 유형의 현대 포퓰리즘은 이 시기 이후의 정치 경제 사회적 배경 변화에 따라 다시 세 유형으로 나타난다. 첫째 유형이 1920~1940년대에 발흥한 구포퓰리즘(paleopopulism)이며, 둘째 유형이 1970~1980년대에 생겨난 신포퓰리즘이고, 마지막 셋째 유형이 2천년대 이후 발흥한 포스트포퓰리즘(postpopulism)이다.
유럽의 구포퓰리즘은 경제 대공황으로 현상한 제1차 포드주의(fordism) 위기를 정치 경제적 배경으로 했으며, 초기 자유주의 경제와 결합된 대의 민주주의를 의미하는 자유 민주주의의 위기를 정치 사회적 배경으로 했다.유럽의 신포퓰리즘은 정치 경제적으로 케인스주의(keynsianism)의 실패와 포스트 포드주의(postfordism)의 등장을 배경으로 하고 정치 사회적으로 사회 민주주의의 위기를 배경으로 생겨났다. 대량 생산에 따른 제1차 포드주의 위기에 대한 대응은 파시즘적(이때 파시즘은 나치즘을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 국가 개입과 케인스주의적 국가 개입이었다. 파시즘적 해결을 시도한 구포퓰리즘이 실패한 반면, 케인스주의적 해결을 시도한 자유주의 진영이 승리했다. 포스트 포퓰리즘은 2천년대 금융 위기로 정점에 이른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신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대응으로 발생했다.
포퓰리즘은 사회 운동으로 출발하더라도 대부분 정당 정치로 귀결된다. 현대 민주주의 정치가 대의 민주주의(의회 민주주의)와 다르지 않고, 그 핵심은 다시 정당 민주주의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정당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가 가능한 경쟁적 정당 체제가 존재할 때 가능하다.그런데 경쟁 정당 체제는 양대 정당을 중심으로 의회에 진입한 기성 정당들이 새로운 정치 세력의 의회 진입을 가로막고 자신들만의 카르텔 구조를 수립해 대의 정치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전개됐다. 그 구체적 과정은 계급 정당의 국민 정당화, 포괄 정당화와 선거 전문가 정당화다.필자가 참여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포퓰리스트로 분류되는 사람은 41.2%에 달했다. 그중 포퓰리즘의 최소 정의를 충족하고 포퓰리즘적 대립 구도를 해소해 궁극적으로 포퓰리즘을 극복하려는 집단을 잠재적 표퓰리즘으로 구분했다. 이들은 포퓰리즘 해소가 어렵다고 판단할 때에 한 해 포퓰리즘적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잠재적 포퓰리스트의 비율은 9.4%였으며, 이들을 제외한 현재적(顯在的) 포퓰리스트는 31.8%였다. 특히 31.8%라는 비율은 대선에서 3명 이상의 후보가 나올 때 당선에 근접한 득표율이 된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현재적 포퓰리스트 내에서 다시 세 유형을 구분해보면, 전체 응답자와 비교해 구포퓰리스트가 1.7%(현재적 포퓰리스트의 5.2%), 신포퓰리스트가 4.6%(현재적 포퓰리스트의 14.4%), 포“한국에서도 이미 엘리트 대의 정치의 한계와 계층 상승의 환상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대의제와 민주주의의 불안한 결합에 생겨난 틈이 더욱 커져 가는 것이다.대의 정치의 한계는 단지 대의 민주주의의 엘리트주의화라는 왜곡 현상에만 기인한 것이 아니다. 구세적 민주주의와 실용적 민주주의의 구분을 고려할 때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스트 포퓰리스트가 25.5%(현재적 포퓰리스트의 80.4%)였다. 한국에서 현재적 포퓰리즘 성향의 국민은 대부분 포스트 포퓰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이 한국에서 포퓰리스트 전체의 비중이 낮지 않으며 특히 포스트 포퓰리스트의 비중이 압도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정치에서는 서구나 남미에 비해 포퓰리스트 정당이나 정치인이 뚜렷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포퓰리즘 투표 행태가 존재하지만, 이 투표를 수용할 만한 정치 행위자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포퓰리즘 공방이 거세게 전개됐고 포퓰리즘 정치의 시도도 적지 않았다. 한국 대중의 포퓰리즘 성향 대부분이 포스트 포퓰리즘이라는 점으로 볼 때, 이러한 공방과 시도들은 포스트 포퓰리즘과 어울리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대중적 요구와 정치적 반응이 일치하지 못하는 것에는 구조적 요인도 작용한다. 분단이라는 요인 외에도 지역주의 등 한국 정당 정치사의 고유한 정치 균열 구조가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요인들이 상당할 정도로 약해지거나 해소되지 않는다면, 포퓰리즘이든 포스트 포퓰리정병기 영남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포퓰리즘은 엘리트와 인민의 대립 구도를 해소하려 하기보다 기정사실로 인정하고 그 구도가 온존하는 가운데 엘리트에 대항해 인민을 대변한다는 이념이다”라며 “엘리트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을 제대로 대변하는 엘리트를 선택한다는 자가당착적 논리를 배태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
즘이든 주요 정치적 흐름으로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압축적인 발전도 한 가지 요인이 된다. 압축적으로 발전하는 사회에서는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렇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가 압축적으로 발전해 이제는 국제적으로도 선진국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에 따라 계층 상승의 기회는 크게 좁아지거나 대부분 사라져 이른바 ‘안정된’(경직된) 계층 구조를 이루고 있다.그럼에도 압축적 발전 과정을 경험한 대중들은 엘리트와 인민의 대립 구도를 인정하면서도여전히 계층 상승이 가능하리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그에 따라 자신도 언젠가 엘리트층에 진입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어 포스트 포퓰리즘 성향이 실제 투표 행위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이미 엘리트 대의 정치의 한계와 계층 상승의 환상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대의제와 민주주의의 불안한 결합에 생겨난 틈이 더욱 커져 가는 것이다. 대의 정치의 한계는 단지 대의 민주주의의 엘리트주의화라는 왜곡 현상에만 기인한 것이 아니다.포퓰리즘이 민주주의의 그림자라는 캐노반의 비유는 구세적 민주주의와 실용적 민주주의의 구분을 고려할 때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림자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처럼, 정당 정치와 결합한 대의 민주주의가 선출된 독재로 연결되는 것이 현실 대의 정치의 한계라면 그것은 본질적인 한계일 수 있다.포퓰리즘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두 개의 진영으로 나눠 고찰한 한 연구에 따르면, 자유 민주주의자는 포퓰리즘의 도전을 ‘대표의 위기’로 보고 집합적 정치 주체로서 인민의 범주를 성급히 해체하고자 한다. 반면 좌파 포퓰리즘 이론가는 이 문제를 의제화하는 데 기여하지만, 미분화된 인민의 헤게모니를 구축하기 위해 반민주적 경향성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들이 동일하게 범하고 있는 오류는 자유와 평등을 동등한 가치로 내포하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포스트 포퓰리즘이 개인주의 인민관을 수용해 다원주의적 성격을 띤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포퓰리즘이 반민주적 현상으로서 민주주의를 위협하거나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반사적 효과나 의도하지 않은 효과에 그친다는 판단은 구포퓰리즘과 극우 신포퓰리즘에 해당할 뿐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적어도 신포퓰리즘 등장 이후의 포퓰리즘은 대의 민주주의 범주 안에 존재하는 다른 하나의 민주주의 유형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신자유주의를 수용한 신포퓰리즘이 자유 민주주의의 한 유형이라면, 개인주의 인민관까지 수용한 포스트 포퓰리즘은 다원적 민주주의의 한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하지만 새로운 개인주의에 기반한 포스트 포퓰리즘도 체제 이데올로기와 결합해 엘리트뿐 아니라 다른 소수자 집단까지 배제하는 배타적 포퓰리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포퓰리즘이 상정하는 대립 구도는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적 측면이라기보다 대의제의 모순과 관련된 구체적 측면으로서 현상적(現象的) 측면의 하나다.
포퓰리즘 현상을 경시해서도 안 되지만 근본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이념으로 착각해서도 안될 것이다. 포퓰리즘은 엘리트와 인민의 대립 구도를 해소하려 하기보다 기정사실로 인정하고 그 구도가 온존하는 가운데 엘리트에 대항해 인민을 대변한다는 이념이다. 엘리트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을 제대로 대변하는 엘리트를 선택한다는 자가당착적 논리를 배태한 것이다. 포퓰리즘의 이데올로기성이 약한 것은 엘리트와 인민의 대립 구도에 대한 근본적 탐구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대립 구도가 사라진 사회를 상정하지 않기 때문이다.두 집단의 대립이 갖는 근본 성격을 규명하고 그 대립 구도가 궁극적으로 사라진 자치 질서를 상정하는 이데올로기와 결합할 때 포퓰리즘은 유용할 수 있다.암 유전변이 분석
1회 실험으로 가능해진다김헌석 한양대 교수 연구팀인간 유전자에 존재하는 5만 개 이상의 유전변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유전변이에 대한 평가는 향후 유전변이 특이적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최근 한양대 생명과학과의 김헌석 교수 연구팀이 인간 유전체에 존재하는 암 유전변이 특성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해당 기술은 유전자 편집·단일세포 분석법·롱리드 분석법 등 다양한 첨단 바이오기술들의 융합을 통해 다수의 암 유전변이들을 원하는 세포에 쓰고, 그 세포들의 전사체를 읽어내어 각 변이를 평가하는 기술이다.유전변이는 세포 내 유전자의 정상적인 기능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암을 포함한 유전 질환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환자 맞춤형 정밀 의료를 위해서는 각 환자가 지닌 다양한 유전변이가 어떻김헌석 교수는 유전변이 분석을 한 번의 실험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한양대
게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그동안 학계에는 5만 개 이상의 유전변이들이 보고됐다. 그러나 기능이 알려진 유전변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암 환자 샘플 분석으로는 보유한 샘플 내에 존재하는 소수의 변이만을 평가할 수 있어서 수많은 유전변이의 특성을 연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헌석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첨단 바이오기술의 융합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첨단 크리스퍼 염기 교정도구를 이용한 유전자 편집을 통해 약 3천 개의 암 유전변이를 정상세포에 도입했다. 각기 다른 유전변이를 보유한 세포들을 첨단 단일세포 롱리드 분석법을 통해 각각 분석했다.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활용하여 단일 세포 수준에서 각 세포가 가진 변이와 그 특성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에 알려진 변이의 기능뿐 아니라 새로운 변이와 다양한 변이의 조합이 세포에 미치는 영향 또한 평가할 수 있었다. 또한 각 변이 세포의 약물 반응도 분석할 수 있었다.김헌석 교수는 “기존 기술로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대량의 유전변이 분석을 한 번의 실험으로 모두 수행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성과는 다양한 첨단 바이오기술을 융합한 결과물로, 이 기술을 통해 얻어낸 백 개 이상의 유전변이에 대한 이해는 변이 특이적 치료제 개발과 정밀 의학 달성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말 국가 암등록통계가 발표된 바 있다. 현재 국민의 4.4%는 암 유병자이다. 여기서 암 유병자는 1999년 이후 암 확진을 받아 치료를 했거나 하고 있는 중이거나 혹은 완치된 사람을 뜻한다. 지난해에만 국내에서만 약 27만 명의 신규 암 환자가 발생했다. 2021년 1월 1일 기준 남자는 암 유병자가 약 100만 명, 여자는 127만 명이었다. 따라서 이번 김헌석 교수 연구팀의 성과를 통해 암 등 유전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선생님의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주간 <교수신문>과 온라인 교수신문에 선생님의 이야기를 정성껏 담겠습니다자유 기고는 물론, 제보와 보도자료는editor@kyosu.net으로 보내주세요국민이 주인이다…君舟民水를 떠올리며
딸깍발이
김경화 편집기획위원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과 교수·기획처장정치인과 공직자는 국민의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존재다. 그들의 언행은 실시간으로 언론과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바로 전달이 되고, 그 영향력이나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품격 있는 정치인이나 공직자 간의 예리한 토론이나 대화는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최근 한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보더라도 그렇고, 내년 총선까지 거대 여야의 정쟁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 같아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운 점이 많다.
대화와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고, 서로 진영에 함몰되어 ‘오만’과 ‘독선’, ‘아집’과 ‘증오’가 횡행하는 것을 보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이러한 사태는 시민사회를 위해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현재 세계는 각처에서 일어나는 전쟁으로 심각한 국제적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비나치화, 돈바스 지역의 주민 보호”라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1년 8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 영토로 수천 발에 달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분쟁의 우려가 있는 중국과 대만은 물론 남·북한 간에도 긴장이 고조되고, 위기의 가속화가 진행될 위험성이 크다. 그리고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도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 심화, 금융시장의 불안 고조, 무역 및 경제에 미치는 제약에 따른 국제적인 물가 상승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을 초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형편이다. 그래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일본에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러한 대외적인 정치·경제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그로 인한 경제 위기로 인해 국민의 심리적 불안감이나 체감하는 위기지수가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처럼 국가와 국민, 여야 대치 상황에 따른 상호간 ‘소통의 부재’가 지속된다면 결국 그 후과는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위기 극복을 위한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특히 국가와 사회의 ‘분열’에 따라 ‘국론’이 제대로 결집되지 않고, 국가적 대처에 엇박자가 생긴다면 대내외적으로 위기는 더욱 공고화되고, 확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지역의 장삼이사(張三李四)이자 백면서생(白面書生)인 평범한 시민으로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사랑과 정성을 담아 제언하고 싶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 여야 지도자가 먼저 만나야 한다.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만나서 상호간 국가와 국민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품격 있는 배려와 소통,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현재의 소통 부재로 인한 사회분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백성은 강물이며, 임금은 강물 위에 떠 있는 배”이므로 ‘강물이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조항, 동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라는 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우리 헌법상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그 주인이다”라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을 나타낸다. 그래서 대통령과 관료, 정치인은 정치를 할 때 “숲이 우거지면 새가 날아든다”는 포용과 상생의 철학을 토대로 ‘숲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협력하고 상생하는 나무처럼 소통과 협력,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극복하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마지막으로 대화와 소통에서 공자의 말씀을 떠올리기를 권한다.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말하지 말아야 할 때 말하면 말을 잃는다.” 대화와 소통의 기본은 입장을 서로 바꾸어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와 말을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적절히 파악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현명한 정치인이나 공직자는 “사람도 잃지 않고 말도 잃지 않도록” 그 처신과 언행에 삼가고 또 삼가야 할 것이다.출처=구띠 갤러리
갤러리 초대석
「여왕벌」이소 박진영, 합판에 왁스, 유채, 2022이소 박진영 작가 전시회는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구띠 갤러리에서 열린다. 질문과 사유의 형태소 일견하면 전반적으로 초록색이 지배적이다. 거기에는 다양한 기호, 형태 그리고 색채가 어우러져 있다. 작가 박진영의 작품은 어느 하나도 자극적이거나 스펙터클한 강조점 없이 무난한 화면을 구성한다. 시각적 피로감을 주지 않는 그림들은 화면 안 변화무쌍과 운동감이 신비한 이야기체로 표현한다. 어떤 것은 전면회화(全面繪畵, All Over Painting)처럼 배경과 내용의 구분이 없는 추상성이, 어떤 것은 구체적인 기호들이 운집해 있다. 또 다른 것은 원근을 허락하지 않는 산과 바다 풍경이, 아니면 기하학적 도형, 현미경 속 풍경과 같은 화면을 만든다. 이런 다종의 기호들과 다양한 서사, 물감의 얼룩과 추상성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공부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는 조언
학문후속세대의 시선
대학원에 입학한 후 숱하게 들었던 조언 중 하나는 ‘공부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다. ‘함께 공부하기’의 의미를 깨닫게 된 계기가 세 번 있었다. 첫 번째는 강의와 스터디 그룹에서다. 그 시간 동안의 토론과 의견 교환은 날것의 생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고 논리적으로도 정교하게 다듬어 주었다. 그 경험을 통해 나는 더 나은 생각에 이르기 위해서는 서로의 생각이 필요하기에, 그래서 함께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두 번째 이해는 인문학도인 내가 한동안 신경과학 랩미팅에 참여한 경험을 통해 얻게 되었다. 그 랩의 구성원들이 연구를 함께 해나가는 방식은 단독연구에 익숙한 나에게 너무도 신선했다. 그 랩의 구성원들은 마치 축구선수들처럼 각자의 포지션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밍을 잘 짜는 사람, 설문지 내용을 잘 구성하는 사람, 통계분석을 잘하는 사람이 있어서 각자의 특기를 동원해 랩의 모든 연구에 참여한다. 오래전 일이지만여전히 각자의 특기로 하나의 연구를 수행하는 방식은 인상 깊게 남아있다. 철학은 그런 방식으로 연구할 수 없는 걸까?함께 공부하기에 대한 나의 세 번째 이해는 ‘투고 세미나’라는 모임을 통해서 형성되었다. 이 모임은 같은 과의 박사논문을 쓰는 몇몇 학생으로 구성되었다. 주목적은 각자의 연구 진행 상황과 학술지에투고하는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각자의 세부 전공이 다르다. 나의 주 관심사는 인식론/심리철학인 반면 다른 친구들은 예술철학·철학교육·현상학·미디어철학을 연구한다. 이 세미나는 현재 3년차인데 그동안 얻은 게 너무 많았다. 진지한 마음으로 연구하는 동료를 얻었고, 연구 분야가 다르지 않았더라면 접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내용·관점·접근방법, 그리고 우리 사이에 묘하게 겹치는 연구 주제들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공부하며 겪는 어려움의 종류가 꽤 다양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 어려움 가운데서도 학문을 포기하지 않는 그들의 열정은 좋은 자극이 되기도 한다.
때때로 우리는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을 때 모임에서 리허설을 한다. 그러면 다른 구성원들이 문제를 지적하고 좀 더 강조했으면 하는 부분이나 보완 방향을 제안하는 피드백을 준다. 나도 올해 한국철학자연합 학술대회의 발표를 앞두고 이 과정을 거쳤다. 세미나에서 한 리허설을 통해 많은 부분이 보완되었고, 실제 발표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발표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발표 곳곳에 친구들 각각이 기여한 부분이 반영되어 있어서 그랬나 보다. 이 모임이 준 또 다른 유익은 앞서 걸어가는 친구를 보며 박사 논문을 쓰는 과정, 심사 과정, 그리고 그 이후를 어떤 식으로 해 나가는지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모임은 ‘함께 공부하기’를 이전보다 더 깊게 체험하게 해주었다.정리하면, 함께 공부하기의 세 번째 의미는 연구하는 삶을 함께 살아낸다는 것이다. 연구하는 삶 속에서 각자의 어려움은 있지만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고 응원해 주는 그런 의미의 함께하기다.
대학원생으로서의 삶은 늘 어려웠다. 생활은 불안정하고 미래는 불확실한데 공부할 때마다 스스로의 한계와 마주하니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날도 많았다. 그러나 달리 보면 그 덕에 겸손해질 수 있었고 타인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공부는 혼자 하는 것 같지만 실상 다른 이들의 의견도, 다른 이들의 특기도 필요하고, 또한 이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디기 위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동료도 필요했다.나는 그저 운이 좋아 이런 소중한 경험과 버팀목이 되어 준 동료를 얻은 것 같다. 그렇지만 이게 운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대학원에 들어오면 풍성한 의미의 함께 공부하기를 누릴 기회가 있기를, 연구가 꼭 외로운 일만은 아니고 함께 할 때 더 좋은 성과가 있을 수 있음을경험할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이지현
이화여대 철학과 박사과정이화여대 철학과에서 「실험철학의 한계와 확장: 고유명사의 지시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과정 수료 후 현재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 대한 지식과 지각 경험의 인식론적 역할에 관해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개정되는 ‘치안관리법’
과잉충성이 아닐까중국대학은 지금
얼마 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판공청 사이트에는 ‘치안관리처벌법’(수정초안)(이하 치안관리법)에 대한 전국민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었다.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그 글은 삽시간에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글은 삭제되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밝힌 의견은 모두 블라인드 처리를 당했다.개정되는 ‘치안관리법’의 내용은 공공장소에서 중화민족정신과 정서를 손상시킬 수 있는 것을 입거나 패용하는 행위(치안 관리법 34조 2조항)와 중화민족정신이나 정서에 위해를 가하는 것을 제작·전파·선전·살포하는 행위(치안관리법 34조 2조항)의 두 조항에 대한 것이었다. 위법행위에 대한 벌금의 기준도 200~300위안에서 1천~3천위안으로 대폭 상향됐으며, 5일에서 15일 까지 구류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었다. 모두 기존 조항에 내용을 추가하거나 강화한 것이었다.중화민족정신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중국에서 법을 전공한 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개정안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예를 들면 중국청화대학의 형법학 勞東燕 교수는 “34조의 제2,3조항은 삭제해야 타당하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勞東燕 교수는 세 가지의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첫 번째, 모든 사람은 동일하지 않은 이해와 사고를 가지고 있는데 경찰이 무슨 권리로 어떻게 중화민족정신과 정서에 위반되었다는 사실을 판단할 것이며, 어찌 이를 법률상의 처벌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가에 의문을 던졌다.두 번째, 처벌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행정권력이 남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관민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고 격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했다.세 번째, 국가가 중화민족정신을 제창할 수는 있겠지만 법률상으로 공민의 일상생활과 심지어 입는 옷마저도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勞東燕 교수는 2022년 중국의 방역정책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했다가 자신의 웨이보가 정지된 경험이 있었던 사람이기도 하다.많은 네티즌들 역시 ‘치안관리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상해에 거주하고 있는 袁씨 성을 가진 변호사는 “담사동, 양계초, 노신, 柏杨들은 중화민족 정신의 기둥을 마련한 지식인들인데 이들의 저술에는 과감히 중국의 전통민족정신을 타파하자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이들마저도 잡아 들여야겠는가?”라고 밝혔다.
모 네티즌은 이제는 남경에서 일본식 복장도 입을 수 없으며, 자칫 일본 제품을 이용하거나 일본 음식을 먹었다가는 구류되거나 벌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치안관리법 수정이 일상생활 속에서의 안전을 위한 것이고, 일부 정치분자들을 제외한 일반 선량한 시민이 법을 저촉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라고 수정안에 대해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필자가 보건데 이번 치안관리법의 수정도 공안국의 시진핑 주석에 대한 과잉충성이 아닌가 싶다. 평소 시진핑 주석은 지역 시찰을 나갈 때 수 십 차례 중화민족정신을 강조한다.아마도 공안국에서 그런 사실에 너무 신경을 쓴 결과일 것이다. 지금의 중국은 시진핑이라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한 사람의 지배체제 아래 모두가 충성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3년의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주석의 말을 흔들림 없이 강력한 방역정책을 실시했던 蔡奇(북경시 당서기)와 李强(상해시 당서기)은 현재 모두 국가 권력 서열 다섯 손가락에 들어가 있다. 아마도 개정된 치안관리법은 초안에 불과하다지만 사실상 추가적인 수정이 없이 본 안 그대로 법제화가 될 것이다.
지금 중국 내부의 정치 상황은 소련의 스탈린 시기 예조프와 베리야, 한국의 박정희 시기 차지철과 김재규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절대 권력 아래에 있었던 2인자들의 말로는 항상 좋지 않았다. 역사가 반복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중국의 여러 중앙 고위직 인사들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 것을본다면 이들도 충분히 전철을 따르게 되지 않을까?
조대호
중국인민대학 역사학원 박사과정중국인민대학 역사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시베리아지역 화교와 한인 공산주의자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국근현대사가 전공이다. 주요 연구영역은 중국공산당사, 국제공산주의운동이다.
시가 있는 풍경_ 김소연의 「촉진하는 밤」
열이 펄펄 끓는 너의 몸을너에게 배운 바대로젖은 수건으로 닦아주느라밤을 세운다나는 가끔 시간을 추월한다너무 느린 것은 빠른 것을 이따금 능멸하는 능력이 있다마룻바닥처럼
납작하게 누워서바퀴벌레처럼 어수선히 돌아다니는 추억을 노려보다저걸 어떻게 죽여버리지 한다추억을 미래에서 미리 가져와더 풀어놓기도 한다능멸하는 마음은 굶주렸을 때에 유독 유능해진다「촉진하는 밤」 중에서(김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76쪽)교수신문 The Professors Times 1년 구독료 1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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