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오디세이

핵 도미노 기로 선 중동, 중국은 웃는다

성일광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정치·경제 연구실장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에서 중동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국 이스라엘 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Mamluks in the Modern Egyptian Mind: Changing the Memory of the Mamluks, 1919-1952』 (Palgrave MacMillan, 2017)가 있다.

중동지역 핵 도미노를 막을 방법이 있을까. 이란의 핵문턱 국가가 기정사실이 되면서 핵 도미노

도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 3월 말 하원 청문회에서 이란이 2주 내에 핵폭탄을 제조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수개월 내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증언해 충격을 줬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JCPOA)을 탈퇴할 때 이란에 필요한 핵폭탄 제조 소요 기간은 1년이었다. 미국의 일방적 핵협정 탈퇴에 발끈한 이란이 핵농축에 몰두해서 결국 핵문턱 국가가 된 것이다. 핵문턱 국가 이란의 등장은 역내에 조용하지만 심각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먼저 우려의 목소리를 낸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2003년부터 이란의 핵 개발 목적은 핵무기 개발이라고 주장하며 줄곧 반대하며 군사적 수단을 이용해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스라엘은 최근 이란에 수용된 이란계 미국인 석방과 한국에 묶인 이란 원유 대금 70억 달러를 해제하는 합의에 반대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역내 사우디‧UAE‧이집트‧터키는 공개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먼저 맞대응 작전으로 원전 건설 방안을 내놓은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최근 미국이 추진 중인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 논의에서 사우디가 원전 건설이라는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조건으로 원전건설은 물론 자체 핵농축 권리를 달라고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원전 건설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자체 핵농축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사우디가 자체 핵농축 권한을 갖는다면 군사용 핵 개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하므로 역내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

UAE는 이미 4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핵농축 권한이 없어 외부에서 우라늄을 수입해서 가동하며 고농축 우라늄은 해외로 반출해야만 한다. 만약 미국이 사우디에 자체 핵농축 권한을 준다면 그런 UAE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UAE는 당연히 사우디와 동일한 핵농축 권한을 요구할 것이며, 러시아의 도움으로 원전을 건설 중인 이집트와 터키도 자신들의 권한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사우디의 원전 건설과 핵농축 권리 확보는 사실상 역내 ‘핵 빅뱅’이 될 것이다.

사우디 핵농축 여부의 열쇠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쥐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미 UAE는 원전을 건설했으며 사우디의 핵농축 문제는 전적으로 미국과 사우디가 결정할 문제인 만큼 이스라엘은 무관하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우회적이지만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정권은 이제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있다. 이스라엘-사우디 정상화는 역내에 ‘게임 체인저’가 될 정말 중요한 협상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2020년 UAE‧바레인‧모로코와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하면서 관계 정상화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아랍권과 이슬람권에서 사우디의 폭넓은 영향력은 UAE에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이슬람의 1·2대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품고 있으며 순니 아랍권 세계의 리더 국가로 자리매김해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순니 국가에 경제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외교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사우디와 관계를 튼다면 나머지 아랍 국가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와 같은 이슬람 국가와도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

미국이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로 얻는 외교적 이익은 역내 안정화에 기여하고 이란을 더 고립시키는 것 말고도 더 중요한 것이있다. 중국과 밀월 중인 사우디를 떼어 놓는 것이다. 최근 사우디는 중국과 전투기와 신형 드론 구매를 놓고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으며 이미 수년 전에 드론을 구매한 바 있다. 사우디는 중국으로부터 2011~2021년 2억5천만 달러 어치 무기를 구매해 역내 국가 중 중국산 무기를 가장 많이 구매했다.

중국은 올해 3월 이란-사우디 관계 정상화를 중재해 외교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미국은 사우디와 중국의 밀착 관계를 막으려는 방편으로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끝으로 미국은 자국이 사우디 원전 개발을 돕지 않더라도 사우디는 중국‧러시아‧프랑스로 부터 도움을 받아 결국 원전 개발의 꿈을 실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사우디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제안했으며 사우디 수뇌부는 이를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 사우디의 핵농축 허용 요구는 핵 도미노냐 아니면 미국의 외교력 복원이냐는 결코 쉽지 않은 숙제를 미국에 남겼다.

포스트코로나시대 최고의 강의 31 장수정 강릉원주대 교수

게임화 기법 접목한 수업, ‘어서 와~ 병원 게임은 처음이지?’

교수가 된 지 12년이 된 나는 아직도 수업이 어렵다. 아니,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해마다 만나는 학생의 특성이 다르다. 같은 학년이라도 반에 어떤 학생이 있느냐에 따라 수업의 분위기가 달라지기에, 첫 수업은 항상 기대 반 긴장 반으로 시작하게 된다. 더욱이 지금 만나는 학생은 나보다 IT를 훨씬 더 잘 다루며, 개인 성향이 강한 Z세대 아닌가!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친구와도 교류가 없었던 이 학생을 어떻게 수업에 집중하게 만들고 활기찬 수업이 되도록 해야 하는지는 큰 숙제였다. 그저 그런 평범하고 지루한 강의를 끝낼 때마다 느꼈던 자괴감에서 벗어나, 재미와 학업 성취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뭔가 대단한 것이 없을까를 늘 고민했다. 그러던 차에, 2021년 봄, 소속 대학에서 진행된 박정철 교수님의 게임화(Gamification) 기법 특강은 나의 고민을 해결해 준 단초가 됐다.

대면 전환 후에도 학생과 합의해 영상 활용

내가 게임화 기법을 접목한 「안전관리와 감염간호」 교과목은 간호학과 2학년 대상의 전공 선택 교과목으로, 임상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과오를 예방하고,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안전관리 전략과 감염 간호를 학습하는 교과목이다. 수업은 플립러닝과 게임화 기법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운영된다.

첫 주에는 오리엔테이션으로 학생들에게 플립러닝과 게임화 기법에 대해 소개하고 수업 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2주부터 12주까지는 학생들이 동영상을 보고 학습하는 주와 대면수업을 하는 주를 교대로 구성해 운영했다. 학습 동영상은 주차 당 25~30분 분량으로 3개 내외로 제작했고, 교수법 특강 때 배운 대로 구성하고자 노력했다.

대면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동영상을 제대로 듣고 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했다. 구글 클래스룸에서 퀴즈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풀도록 했고, 이를 통해 출석 체크도 대체했다. 퀴즈도 학생들에게 답을 써내도록 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왕이면 재밌게 풀게 하자’는 생각에 게임처럼 구성했다. 예를 들면, ‘병원화재가 발생해 환자를 건물 밖으로 탈출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정답을 맞출 때마다 탈출구에 한 단계씩 가까워지는’ 상황 설정에서 문제를 풀도록 하거나 ‘달고나 게임에 참여해 정답을 맞출 때마다 필요한 설탕, 국자 등의 준비물을 한 개씩 획득할 수 있게’하는 방식으로 퀴즈를 통해 학생들이 작은 성취감을 느끼도록 했다.

첫 대면 수업에서는 서먹서먹한 학생들의 팀워크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줌 아웃 팀 빌딩 게임을 실시했고 1등 팀에게 상품을 주었다. 간단한 연습

실제 병실과 유사하게 조성된 실습실에서 환자안전 위험 상황 평가 활동을 수행하는 장면이다. 장수정 교수는 수업에 게임화 기법을 적용하고 놀이를 통해 수업 내용을 학습시켰다. 사진=장수정

게임 후 학생들에게 팀 대결을 시켰는데, 비록 처음 보는 사이라고 하더라도 게임 안에서 학생들은 금세 친해지고 긴장된 표정을 지으며 협력하고 활동을 이어 나갔다. 게임을 수업 운영에 적용했을 때 “와, 학생들의 이렇게 즐거운 표정을 볼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처음 느낀 순간이었다.

강의자료는 패들렛·평가는 슬라이도

이후에는 매 차시의 학습 목표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되, 사례를 제시하고 팀(2~3명)별 토론을 통해 문제 해결방안을 찾는 시간을 가진 뒤, 패들렛(Padlet)에 자료를 업로드하고 발표하는 수업으로 진행했다. 또한, 개별로 지식 수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는 슬라이도(slido)를 활용해 평가이지만 게임에 참여하는 듯한 흥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게임화 기법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실습은 13주차에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뒤, 14주차에 실시하였다. 이 수업의 명칭은 ‘어서 와~ 병원 게임은 처음이지?’, 부제는 ‘환자를 구해줘! 제발~~’이었다. 이 수업은 방탈출 게임과 시뮬레이션 실습으로 구성했다. 즉, 2~3인의 학생이 한 팀이 돼 표식이 부착된 작은 방을 찾아간다. 그다음, 학습 내용에 대한 십자말풀이를 해 상자를 열 비밀 번호를 알아낸 후, 상자 안에 들어있는 퍼즐 조각을 맞춰야 그 방을 탈출할 수 있다. 이때, 탈출한 시간 순서대로 실제 병실과 유사하게 꾸며진 시뮬레이션 실습실 안에 입장해 환자 안전에 위협을 주는 상황을 평가하고, 갑작스러운 의료진의 전화에 실전처럼 의사소통하도록 구성했다.

게임이 모두 종료된 후에는 강의실로 돌아와 환자 안전 위험 상황에 대해 기록하고, 방탈출 게임과 시뮬레이션 실습에 참여한 소감을 나누고 서로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자기성찰 일지와 동료 평가지를 과제로 제출하도록 했다. 마지막 15주차에는 기말고사 주간으로 지필평가

를 수행했다.

학생 입장에서 재밌는 수업 만들기

게임화 기법을 적용한 수업은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수업이 될까’를 학생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 방법을 강의에 적용하면 기존 강의보다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교수자인 내가 학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하며 매 수업을 기다리는 기분 좋은 떨림은 기존의 강의식 수업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런가 하면, 학생들은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위해 정말 많은 준비를 해주셨다”, “각자 공부해오고 사례를 통해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도움이 많이 됐다”, “실제 임상 상황처럼 진행해 볼 수 있어서 어떤 부분을 놓쳤는지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와 같은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었다. 이를 통해 나의 숨은 노력을 학생이 모를 것 같았는데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점에 깜짝 놀랐고, 물고기를 주지 않고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학습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내게 좋은 수업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갖게 해준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학생의 시선에서 수업의 내용과 방법을 고민하고 개선해나

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장수정

강릉원주대 간호학과 부교수

연세대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9년 2학기부터 강릉원주대 간호학과에서 성인간호학을 가르치고 있다. 2020학년도 강릉원주대 Best&Excellent Teacher에 선정됐고, 본 기고문의 플립러닝 수업 운영에 대해 22년 11월 학내 전임교원 대상의 GWNU 우수수업 사례 특강과 23년 2월 신임교원 대상 교육에서 발표한 바 있다.

부산대학교

고고학 입문 연구자들과 일반 대중을 위한 한국 고고학 개론

한국고고학 이해

● 『한국고고학 개설』 (1986, 김원용), 『한국 고고학 강의』 (2010, 한국고고학회)의 맥을 잇는 한국 고고학 개설서

● 한국고고학회 5년간의 기획 성과

● 구석기시대~조선시대 고고학 연구 성과 집대성

● 북방 고고학 연구 성과의 보강

진인진 www.zininzin.co.kr / 02-507-3077

이 책은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 역사 무대에서 펼쳐졌던 생생한 생활·문화상을 담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하였던 고려·조선시대문화 내용을 대폭 보강하고, 우리 역사·문화를 꽃피웠던 고조선·고구려·부여·옥저·읍루·발해 등 중국 동북지방의 문화 내용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이제 한국고고학회는 ‘누구를 위한 고고학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 답은 ‘고고학이 고고학 연구자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대중과 함께하는 고고학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은 스토리텔링에 의한 유적·유물의 고고학적 의미와 시기별 역사·문화상을 설명함으로써 일반 시민들도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고고학 대중서를 발간하는 일이다.

이 책이 고고학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여 ‘대중과 함께 하는 고고학의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발간사〉 중에서

판형 215×276mm | 페이지 512페이지

출간일 2023년 8월 30일 | 가격 45,000원

엮은이 한국고고학회, 영남문화재연구원

지은이 장용준, 이형원, 강인욱, 권오영, 서현주, 조성원, 주홍규, 정해득, 소상영, 조진선, 이재현, 양시은, 김대환, 윤상덕, 박성진

세상의 중심에서 심리학을 외치다

일곱 번째 주제 ‘법에도 마음이 있다’ ① 이상동기 범죄

‘내 삶의 심리학 마인드’와 <교수신문>이 함께 ‘세상의 중심에서 심리학을 외치다’ 공동 기획을 마련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주제탐구 방식의 새로운 기획이다. 한 주제를 놓고, 심리학 전공 분야의 마음 전문가들이 다양한 시각과 분석을 통해 독자의 깊이 있고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마음 전문가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은 길을 잃은 현대인에게 길잡이가 될 것이다. 몸과 MBTI, 학교 정글, 중독에 빠진 대한민국, AI시대의 심리학, 웰에이징 시대에 이어 일곱 번째 주제로 ‘법에도 마음이 있다’를 다룬다. 이정원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의 첫 번째 글이다.

왕이 될 운명으로 태어나는 아이가 있다는 예언만으로 베틀레헴의 모든 아이를 살해했던 유대의 왕 헤롯. 오늘날에는 도처에 헤롯이 있는 것 같다. 그림은 피터 폴 루벤스의 「유아대학살」, 판넬에 유채, 1637.

엄벌주의와 ‘이상동기 범죄’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이상동기 범죄(일명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3월 3일 죽전역에서는 한 여성이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난동을 피워서 시민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8월 3일 서현역에서는 한 남성이 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한 뒤 흉기 난동을 부려 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총 18건의 이상동기 범죄가 발생했다.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

범죄자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동기를 가지고 무작위로 대상을 선택해 저지르는 범죄를 묻지마 범죄·무차별 범죄·무동기 범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용어는 ‘묻지마 범죄’다. 사실 이는 미디어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이다. 2000년대 초반 해당 유형의 범죄를 명명할 용어조차 없는 상황에서 이상동기 범죄가 발생하자, 미디어는 이를 ‘묻지마 범죄’라는 다소 황당한 이름으로 불렀던 것이 현재까지 관용적으로 굳어져버렸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을 묻지 말라는 것인가? 바로 범죄의 동기를 묻지 말라는 의미이다. 전통적으로 범죄는 그 범죄자의 뚜렷한 동기(돈·원한·명성 등)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나 이상동기 범죄의 경우에는 범죄의 동기를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명확한 동기 없이 범행이 이뤄지다보니 피해자가 무차별적으로 선택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학계와 사법기관을 중심으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동기에 의해 무차별로 대상을 선택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묻지마 범죄가 아닌 ‘이상동기 범죄’로 명명하고 있다.

왜 우리는 두려워 하는가

보라색 선글라스를 쓰고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보라색으로 보이는 것처럼, 사람들은 그 사회적 이슈를 언론이 어떤 프레임으로 보도하는지에 따라 이해하게 된다. 특히 범죄 사건을 사회구조에 초점을 맞춰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주제적 프레임으로 보도할 때보다, 범죄 수법이나 관련 인물에 초점을 맞춘 일화적 프레임으로 보도하는 경우에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두려움은 커지게 된다. 특히 이상동기 범죄는 대중매체의 보도가 경쟁적으로 이뤄지다보니, 그 범죄자의 개인사나 엽기적인 범행 수법, 사건 현장의 영상을 여과 없이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일화적 프레임의 특성을 보인다. 그래서 이를 소비하는 대중은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또한 뚜렷한 동기에 의해 일어나는 전통적 범죄와 달리 이상동기 범죄는 이해하기 어려운 동기에 의한 불특정 다수 대상의 범행이 그 특징이다보니 사전 예방이 어렵다. 예를 들어 강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에서는 순찰을 강화하고 CCTV를 증설하는 등 환경 설계를 통해서 범죄

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무차별적으로 일어나는 이상동기 범죄의 경우에는 체계적 예방 조치가 쉽지 않다. 이상동기 범죄자 중에서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지역사회 기반의 정신질환자 관리가 하나의 예방 조치로 이뤄지고 있지만, 일반 시민의 두려움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거운 처벌?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이상동기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사형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외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관심을 고려해 얼마 전 법무부는 ‘가석방 없는 무기형’을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과연 엄벌주의로 이상동기 범죄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을까? 실제로 강력한 처벌이 가지고 오는 범죄 억제 효과에 대해 전문가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특히 이상동기 범죄는 범죄자가 자신의 분노를 분출하는 격정범죄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범죄자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 자신이 받게 될 손실(즉 처벌)을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자신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통제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러한 이상동기 범죄의 특성을 고려하면 엄벌주의를 통한 범죄 억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보다 광범위한 분석과 연구가 첫걸음

이상동기 범죄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총기 소지가 허용된 미국의 경우 이상 동기 범죄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대만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이상동기 범죄는 종종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상동기 범죄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체계적 연구를 통해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다행히 최근 경찰청에서는 이상 동기 범죄 대응 TF팀을 구성해,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 18건을 대상으로 피의자 및 범행 수법 등에서의 공통점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이상동기 범죄의 피의자는 대체로 전과가 있으며(13명), 성별이 남성(16명)이라는 공통점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해당 연구는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내외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분석 연구가 조속히 시행돼야 할 것이다.

이정원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

미국 뉴욕시립대 존 제이 형사사법대학에서 법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림대에서 범죄심리학·법심리학 등을 강의 중이다. 주로 목격자 식별, 유죄오판, 사건 판단에서의 고정관념 효과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딸깍발이

지방시대를 넘어 지역시대로

김경화 편집기획위원

동의과학대 경찰경호행정과 교수·기획처장

지난 7월 정부는 기존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지방자치분권위원회를 ‘지방시대위원회’로 통합·개편했다.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각종 균형발전 시책 및 지방분권 과제를 추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아마도 급격한 인구 유출과 출산율 저하등에 따른 지역소멸의 위기에 처한 ‘지방’을 위기에서 구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추구하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런데 ‘지방(地方)’이란 용어는 ‘중앙(中央)’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중앙과 지방! 이 말의 함의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다. 중앙은 대표적인 국가행정기관인 행정부·국회·대법원 등을 말한다. 반면에 지방은 지방자치단체를 뜻한다. 그렇다면 ‘수도권’은 ‘중앙’이고, ‘비수도권’은 지방인가?

또 개념의 혼란이 나타난다. 예를 들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으로 기관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라든지 ‘서울대학교’가 ‘지방거점국립대’의 하나인 점에서 보면 “서울도 지방이다”라는 사실은 ‘참’

이다. 그런데 일반적 통념으로 지방은 흔히 ‘서울’ 내지는 ‘수도권’ 이외 지역을 지칭하는 것처럼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면 ‘지방도시’는 수도권 이외의 지역의 도시이고, 전국 제2의 도시라는 부산도 ‘지방도시’가 된다.

엄밀하게 용어의 개념을 정리하면, ‘지방’은 ‘중앙’이라는 제도적 개념에 대비되는 용어인 것이지 ‘수도권’과 대립하는 개념은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중앙이라는 ‘제도적 개념’을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사회적 통념에 따라 ‘공간적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문제가 된다. 이러한 오류의 전제는 서울을 지방으로 보지 않고, 중앙으로 혼동하는 ‘관념상의 오류’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서울지방 신문이 스스로 지역신문이 아닌 ‘중앙지’라고 지칭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지방·지방도시·지방대학’이라는 용어의 혼동과 오·남용은 심각한 구분과 차별의 내재화라는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지방시대!’ 참으로 좋은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만에 하나 구분과 차별의 함의를 가지고 있다면, 비수도권 또는 지방의 국민에게는 고립과 소외, 상대적 박탈감을 일깨워주는 용어가 아닐까? 한국 사회에서 ‘지방·지방도시·지방대학’이라는 용어가 구분과 차별의 언어라는 측면을 적지 않게 가지고 있고, 이러한 구분과 차별의 내재화가 심화되면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은 모멸

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개인이 느끼는 모멸감이 사회적으로 집적되면 광범위한 사회적 확산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된다. 미셸 푸코는 감옥을 일반인과 달리 “감옥은 감옥 바깥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들은 감옥에 갇혀 있지 않다는 착각을 주기 위한 정치적 공간”으로 정의했다. 마찬가지로 ‘지방’ 혹은 ‘비수도권’이 중앙이나 서울·수도권과 구분되고 차별되는 지역을 지칭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지방’이란 용어를 법적·제도적으로 ‘지역’으로 고쳐서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지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서울’을 중앙으로 보고 지방은 ‘변두리나 나머지’로 보는 서울 중심, 극단적 일극주의의 시각이나 인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균형발전’이 일정한 궤도에 오르게 되면 “살고 있는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기회와 생활의 격차가 생기는 불평등”이 해소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에 대한 국민의 충족감이 상향될 것이다. 그들은 주권자로서 민주공화국의 주인임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신영복 선생의 저작 『담론』에 나오는 문구가 있다. “돕는다는 것은 비올 때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지방 아닌 지역은 이것을 원하고 있다.

인하공업전문대학

여성, 자연, 동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천하제일연구자대회

52 타자의 철학으로서 페미니즘 철학

특별기획 ‘천하제일연구자대회’는 30~40대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의 문제의식과 연구 관심,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사회와 학계의 모습에 대해 듣는 자리다. 새로운 시야와 도전적인 문제의식으로 기성의 인문·사회과학 장을 바꾸고 있는 연구자들과 이전에 없던 문제와 소재로써 아예 새 분야를 개척하는 이들을 만난다. 어려운 상황에서 분투하고 있는 젊고 진실한 연구자들을 ‘천하제일’로 여겨도 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연구자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민교협 2.0’과 함께한다.

페미니즘 철학은 배제되고 억압되고 무가치화된 것의 관점에서 삶의 방식과 우리와 관계 맺는 삶에 대한 사고를 근본적으로 재구조화하려는 노력이다. 우리가 여기에 주목해 이 배제돼 온 주제와 가치를 회복시키려고 한다면, 인간 사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보통 페미니즘 철학은 특수한 영역으로 치부돼 왔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인 학자의 영역이라고 여기거나, 보편적인 철학적 주제가 아니라 여성에게만 한정된 주제를 다룬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페미니즘 철학은 유명한 (남성) 철학자의 주장을 페미니즘 관점에서 비평하고, 그들의 개념이나 주장을 페미니즘 이론에 적용하거나 아니면 여성이나 성차별과 관련된 문제만 다루는 것이라고 치부된다.

뤼스 이리가레는 『성차의 윤리학』(1984)에서 “성

차가 우리 시대의 쟁점이며 그것을 철저히 사유한다면 우리의 구원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페미니즘 철학은 그동안 부차적이거나 부분적이라고 취급하던 영역이 실은 가장 중요하고 보편적이라고 생각하는 영역을 떠받치고, 거기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할 자원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만일 철학이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철학의 타자는 그 보편을 구성하고 확정하기 위해 외부로 던져진, 보편적 진리의 동일성을 의심케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여성적인 것, 성적인 것, 물질적인 것, 감각적인 것, 육체적인 것, 동물적인 것이 그것들이다. 그러므로 페미니즘 철학은 보통 동일성 대신 차이에 주목하고 권력관계를 사유하며 타자와의 관계를 성찰한다.

따라서 페미니즘 철학은 ‘여성만의’ 철학이 아니다. 페미니즘 철학은 ‘여성’이나 ‘여성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철학의 외부로 혹은 지하로 보내져 철학의 우아함을 보장해주는 비천한 것에 관한 학문이다. 여성 또는 여성적인 것을 비롯해 이

타자를 주목하는 것은 철학의 근본적인 토대와 질문을 재설정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여성이 왜 철학의 타자가 되는가를 물어가다 보면 철학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이나 주제에 대해 재고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페미니즘 철학은 여성/여성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타자화된 이들, 유색인종이나 식민화된 사람들, 성소수자, 노동자, 장애인이나 난민, 아동 청소년과 같은 이들에 대한 이론 및 실천과 연결된다.

페미니즘의 쟁점으로서 자연

자연과 인간 외의 동물도 페미니즘과 연결된 타자다. 18~19세기의 자유주의 페미니즘, 제2 물결 시기에 시작된 에코페미니즘, 존재론이나 과학철학, 정치철학 영역에서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자연과 생명에 대한 논의를 전개해왔다. 필자는 박사논문 『페미니즘과 자연: 성차이론과 에코페미니즘의 절합』에서 자연에 관한 페미니즘의 논의를 탐색하고자 했다. 특히 성적 육체를 이해하는 문제와 생태 위기에 대응하는 문제를 함께 다룰 수 있는 통합적 틀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이리가레의 성차의 존재론과 에코페미니스트 스테이시 앨러이모의 횡단-육체성 개념의 종합을 시도했다. 이 기획은 성적 육체와 자연을 좀 더 유물론적인 방식으로 이해할 때, 페미니즘이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생태위기의 시대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대안적 사유이자 삶의 양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여성과 자연, 인간 외 동물은 그들의 재생산 능력이 그들의 주인을 위한 무상 자원처럼 취급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특히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에서 이들은 주인의 생산수단이자 재생산 노동자이다. 이들의 일은 본능이나 사랑에 의한 것이라서, 상품생산이 아니라서, 특별한 재능이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아서 셈에서 제외되거나 저평가된다. 하지만 이들이 종과 사회(혹은 이윤)의 지속을 위해 필수적인 이 일을 보상 없이 계속하게 하려면, 이들이 본래 지닌 자율성과 창조성을 제거하거나 통제해야 한다. 가부장제는 여자만 지배하지 않는다. 그것은 여성적 특성을 가졌거나 여성과 동일시되는 모든 것을 지배한다.

육체·자연·물질에 주목하는 페미니즘

철학의 언어적 전회는 현대 페미니즘에도 큰 영향을 끼쳐 주류를 형성했지만, 그 흐름 바깥에 이미 육체·물질·자연에 주목하는 여러 페미니스트가 있었다. 성차 페미니즘과 에코페미니즘은 본질주의라는 오해 속에서도 꿋꿋하게 육체와 물질, 자연이라는 존재의 힘과 역량을 강조해왔다. 이리가레와 앨러이모는 모두 페미니즘이 생물학이나 물질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과 육체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연과 육체가 단순히 주어져 있는 물질이거나 정신에 의해 인식되고 구성되는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역동적인 행위자이며, 그 행위가 정신과 문화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는 관점이다. 최근 페미니즘이 주디스 버틀러처럼 육체나 자연이 ‘물질화’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성차 페미니즘과 에코페미니즘은 육체로 살아가는 존재자들 사이의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관계를 어떻게 ‘담론화’해야 페미니즘 관점에서 생명의 문화를 만들 수 있는지 사유한다.

두 페미니즘은 모두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다고 본다. 이리가레는 플라톤 이래 서양 형이상학이 정신적인 것에서 존재의 기원을 발견하고자 했던 움직임이 모성적-여성적 육체의 생성력을 무력화하고 남성이 생성 권력을 전유함으로써 가능했다고 본다. 에코페미니스트들 역시 지배의 논리로서 이원론이 육체와 정신, 자연과 문화 사이의 단절과 위계화를 조장함으로써 자연의 파괴를 부추기고 정당화하며, 더 육체적이고 자연적이라고 여겨지는 집단을 타자화한다고 비판한다.

여러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성차 페미니즘과 에코페미니즘은 서로 의견 교환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페미니즘의 탈자연화 경향을 멈출 필요가 있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두 페미니즘이 발전시켜온 통찰이 모두 필요하다. 남성중심주의와 인간중심주의를 함께 철폐하려면, 공통의 지배구조인 위계적 이원론을 해체해야 한다. 이는 육체와 자연을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정신과 문화의 구성에 개입하는 행위자로 이해한다는 의미이다. 이럴 때 여성의 재생산 노동은 생물학적 과정이자 동시에 사회적 과정인 창조적 활동으로 설명되고, 성적으로 분화된 육체는 인간 존재의 기원이자 실존의 토대로서 재가치화될 수 있다.

성차 페미니즘과 에코페미니즘

성차 페미니즘과 에코페미니즘은 이원론을 해체하고 육체와 정신, 자연과 문화를 연속성 속에서 이해한다. 특히 이리가레와 앨러이모는 육체와 자연의 역동성과 행위자성을 인정하는 유물론적이고 실재론의 관점에서, 본질주의가 아닌 방식으로 육체와 정신, 자연과 문화, 그리고 종 사이의 상호관계를 역설한다. 앨러이모의 횡단-육체성 개념은 물질·에너지·기호가 종 사이와 몸사이를 넘나들 때 형성되는 관계가 생명체가 공유하는 근본적인 존재 조건임을 보여준다. 이리가레는 성차가 이 육체적 관계에 다양성과 복잡성을 폭발시키고 새로운 생명체를 산출하는 원

뤼스 이리가레

리이며 타자와의 관계 맺기를 추동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성차 페미니즘은 에코페미니즘에 자연철학적 토대를 제공해주고 생태위기의 문제가 페미니즘의 쟁점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성과 자연의 근본적 관계를 통해 설명해준다. 반대로 에코페미니즘은 이리가레의 존재론에 정치적이고 실천적인 토양을 마련해주어, 성차의 존재론이 성차의 생태정치학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확장한다.

성차의 존재론과 에코페미니즘의 통찰을 결합하면 가부장제하에서 남성 철학자들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논의에서 배제해 왔던 것을 더 잘 다룰 수 있게 된다. 죽음만큼 혹은 죽음보다 태어남과 생명이 인간 존재에게 존재론적으로 더 중요하다는 것, 존재의 기원으로서 탄생이 어머니의 육체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 인간은 홀로 존재하지 않고 다른 인간, 다른 종과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돌보고 노동하고 상호의존하며 다양성을 창조하면서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바로 그런 노동과 창조를 주로 여성이 도맡아왔다는 것, 우리가 다른 종과 함께 지구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 여성이 보존해 온 이 영역의 가치를 모두가 배우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필자는 페미니즘 철학의 정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 철학은 배제되고 억압되고 무가치화된 것의 관점에서 우리의 삶의 방식과 우리와 관계 맺는 삶에 대한 사고를 근본적으로 재구조화하려는 노력이다. 우리가 여기에 주목해 이 배제돼 온 주제와 가치를 회복시키려고 한다면, 인간 사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황주영

서울시립대 강사

성의 문제와 생태위기를 함께 사유하는 에코페미니즘의 철학적 토대를 페미니즘 철학 내부에서 모색하기 위해, 뤼스 이리가레의 성차 철학과 에코페미니즘의 유물론적 주장의 통합을 시도하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시립대와 경희대에서 강의하고,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의 페미니즘학교 팀장을 맡고 있다. 여성환경연대 에코페미니즘 연구센터 ‘달과 나무’에도 연구위원으로 함께 하고 있다. 『뤼스 이리가레』를 썼고 이리가레의 주저 『반사경: 타자인 여성에 대하여』를 공역했다. 『현대 페미니즘의 테제들』, 『교차성 X 페미니즘』, 『고기가 아니라 생명입니다』 등을 함께 출간했다. 논문으로 「상호주체성의 가능성: 이리가레의 수평적 초월과 말의 창조」, 「페미니즘에서 자연의 위치들: 에코페미니즘과 그로츠의 조우 가능성의 탐색」 등이 있다.

배화여자대학교

“아직도 유물이 건네는 말들이 들려…구석기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구석기 고고학 연구에 평생 바친 이융조 충북대 명예교수

1964년 연세대 사학과 조교로 출발했다. 이후 1976년까지 12년 8개월을 연세대 박물관 연구원·수석연구원을 지냈고, 1976년부터 충북대 교수로 부임해 퇴임할 때까지 충북지역 등에서 다양한 한국 구석기시대를 연구했다. 연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을 설립해 원장·이사장을 맡아 ‘연구 이후의 연구’를 계속했다. 바로 이융조 충북대 명예교수(사진)가 걸어온 길이다.

이융조 명예교수가 살아온 연구자로서의 삶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 구석기 고고학’이다. 한국 구석기 고고학의 산증인이자, 한국 고고학 국제화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 2006년 11월 9일 열린 정년퇴임 강연에서 “기쁘다. 후회도 별로 없다”라고 말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단양 수양개와 청원 두루봉동굴 등 발굴성과를 내놓은 그가 ‘후회하지 않는 연구자의 삶’을 강조했다는 건, 한국 고고학계 1.5세대의 책무를 환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마침 2023년은 단양 수양개 유적 발굴 40주년(충북대 박물관팀 조사 기준)인 동시에, 이융조 명예교수가 조교로 손보기 교수의 석장리 발굴에 참여한 시점으로부터 꼭 60년이 되는 해여서 의미가 깊다. 이에 이융조 명예교수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 그가 걸어온 구석기 고고학 연구 60년의 의미를 짚었다. 이 명예교수는 자신의 구석기 고고학 연구를 박물관 시기, 충북대 시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시기로 편의적으로 구분했다.

최익현 편집기획위원 editor@kyosu.net

△퇴임 후에도 구석기 고고학 연구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계십니다. 원래는 천주교사를 연구하려다 구석기 고고학으로 전환하셨다고요.

“2006년에 정년퇴임을 했으니 17년이 흘렀네요. 사실 퇴임을 앞두고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을 설립하고 그간 진행했던 연구를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지금껏 해오고 있는데요. 어느덧 한국 구석기 고고학과 함께한 세월이 60년이 됐네요. 홍이섭 교수님 문하에서 천주교사를 공부하려고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당시 석장리 발굴에 참여하셨던 손보기 교수님을 돕는 일에 나서게 됐지요. 평생 구석기 고고학이란 분야를 걸어온 셈인데, 충북대 정년퇴임 강연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후회하지 않아요. 이끌어주셨던 분, 함께하셨던 분께 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의 구석기 고고학 연구 60년을 크게 세 시기로 구분하시더군요.

“그렇습니다. 제가 연세대 박물관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박물관에서 고고학을 공부하던 시기, 그리고 충북대에 부임해 충북대 박물관장 등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현장 발굴에 뛰어들었던 실행 시기, 이후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을 중심으로 특히 단양 수양개 국제 학술회의를 조직해 한국의 구석기 고고학을 세계에 알리는 시기로 나눌 수 있겠죠. 어디까지나 편의적인 구분입니다만, 연세대 박물관, 충북대와 충북대 박물관 그리고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란 ‘시스템’을 떠나서는 오늘의 제 연구가 성립할 수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들 각 시기는 하나의 시기가 다음 시기를 예비하는 단계라고도 할 수 있어요. 연세대 박물관에서 구석기 고고학을 공부할 수 있었기에 충북대에 부임해 구석기문화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던 거죠.

특히 ‘수양개와 그 이웃들’이란 국제 학술회의 는 정년퇴임 10년 전부터 세계 구석기 고고학계와 교류하면서 한국의 구석기 고고학을 알리는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퇴임 이후에 수양개 국제 학술회의를 세계의 학자들과 함께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1964년 공주 석장리 유적 발굴은 선생님을 ‘고고학자’로 살게 만든 계기였습니다. 손보기 교수팀이 발굴한 석장리유적은 남한 최초의 구석기 유적이자 “한반도에는 구석기시대가 없다”라는 일제의 식민사관을 뒤엎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역사적 현장을 60년 연구의 제1기로 겪으셨다는 것도 매우 의미가 깊겠네요.

“석장리유적 발굴을 주도하신 손 교수님께서 함께 구석기를 공부하자고 제안하셨어요. 당시 저는 막 대학원 3학기를 마칠 무렵이었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다행히 홍이섭 교수님께

2016년 3월 9일 제22회 용재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융조 명예교수. 사진=yonsei.ac.kr

단양 수양개유적 발굴 당시 모습. 사진=archive.chungbuk.re.kr

“구석기 고고학이 지금의 우리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끔 박물관을 찾아 저희 팀이 발굴했던 유물을 보노라면 그들이 어떤 대화를 건네오는 게 느껴져요. 그들은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네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제가 오늘도 한국선사문화연구원에 출근해 유적과 자료를 매만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남은 시간도 한국 구석기학과 박물관 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어요.”

서 “큰 학자가 돼라”는 말씀을 주셔서, 조교를 마치고 연세대 박물관 임시직으로 근무하면서 구석기 고고학을 공부하게 됐죠. 그게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공주 석장리 유적은 매우 중요한 고고학적 발굴입니다. 1차 발굴 도중에 인부가 찾은 유물 가운데 이를 알아본 지도위원 김원룡 교수께서 “아! 이건 핸드액스(Hand-Axe)야!”라고 하며, 발굴 구덩이를 뛰쳐나가 하늘을 향해 유물을 쳐다보셨기에 현장에 있던 우리가 모두 탄성을 지르며 반가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우리나라 주먹도끼의 연구사는 바로 이 석장리 1차 연도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해요. ‘한반도에는 구석기 시대가 없다’던 일본 학자들의 시각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사건이기도 하고요.

석장리유적이 왜 중요할까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의미는 당시 우리의 역사는 신석기시대와 단군신화만으로 역사서술을 시작했는데, 석장리 발굴로 인해 우리의 역사가 구석기시대로 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식민사관의 허구성을 밝히고, ‘단군의 조상들’에 대한 시대와 문화를 설정했습니다. 또한, 10년 동안의 석장리 조사와 연구가 우리나라 구석기 고고학의 모두를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청원 두루봉동굴 발굴은 선생님의 구석기 고고학 연구 60년 구분에서 1기와 2기로 이어지는 시기의 고고학적 사건으로 볼 수 있겠죠?

“그렇죠. 그때가 제가 1976년 충북대 강사로 출강하던 시절이었어요. 1976년 당시 강승원 기자(<한국일보〉청주 주재기자)가 1976년 6월, 대청댐 수몰 지역인 문의장터(1일과 6일장)를 여러 차례 취재하다가 ‘동굴에서 사슴뿔이 나온다’라는 장터꾼의 이야기를 듣고, 두루봉 현장에서 수습한 뼈를 충북대 박물관(당시 조성진 관장)에 연락했어요. 강사로 출강하던 저에게도 알려줘 같이 현장을 방문한 것이 7월 26일 오후였어요. 강 기자의 수습유물과 동굴 안의 여러 가지 뼈를 확인하고, 손보기 교수님께 보고한 뒤, 8월에 충북대와 공동발굴에 나섰죠. 그해 11월에 저는 그게 인연이 됐는지 충북대 교수로 부임하게 됐죠. 박물관 주임교수로 첫 보임을 받고 두루봉 2차 발굴에서 10차 발굴까지 참여할 수 있었죠. 바로 이 시기에 그 유명한 ‘흥수아이’를 발굴팀(박희현·박선주 교수 등)이 학계에 보고했던 것입니다. 물론 충북대 역사교육과 학생들과 함께한 성과라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3기인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시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수양개와 그 이웃들’이란 국제 학술회의는 어떤 성과를 올렸는지 궁금합니다.

“1996년부터 매년 세계 곳곳을 돌며 ‘수양개와 그 이웃들’이란 주제의 국제 학술회의를 열었어요. 한국의 구석기 고고학을 세계에 알리자는 것인데, 그간 폴란드·러시아·일본·탄자니아·중국·벨기에·몽골 등 수양개 구석기 유적을 매개로 한국 고고학이 세계 고고학과 연구성과를 주고받으며 구석기학의 발전을 꾀하자는 제안이었던 셈이죠. 지금은 ‘수양개와 그 이웃들’이란 이름처럼 한국 구석기 고고학이 세계와 상당한 수준에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 가지 더 강조할 게 있어요. 수양개 Ⅵ지구의 3·4문화층과 관련된 것인데요. 이 Ⅵ지구의 3·4문화층은 한국과 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후기 구석기 기원과 전파에 관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Ⅵ지구를 더 체계 있

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해, 후배 연구자들이 저희 세대보다 더 훌륭한 고고학적인 해석을 세계 학계에 제시해주셨으면 합니다.”

△한국 구석기 고고학 연구 60년이란 시간은 ‘산증인’이자 연구자로 걸어온 평생의 과업으로 보입니다.

“구석기 고고학 연구 60년이라고 하지만, 돌아보면 아주 짧은 순간처럼 보입니다. 아직도 손보

기 교수님, 홍이섭 교수님의 목소리가 귓전에 들려옵니다. ‘큰 학자’가 되어 달라는 말씀이었는데, 글쎄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만 같습니다. 수양개 유적에서 수만 점의 석기를 확인해 학계에 보고했지만, 아직도 연구할 게 산더미처럼 남아 있어요.확인할 때 그렇게 한 데서 유래한 것이죠.

구석기 고고학이란 게 지금의 우리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끔 박물관을 찾아

저희 팀이 발굴했던 유물을 보노라면 그들이 어떤 대화를 건네오는 게 느껴져요. 그들은 지금의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네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제가 오늘도 한국선사문화연구원에 출근해 유적과 자료를 매만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남은 시간도 한국 구석기학과 박물관 문화의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싶어요.”

기사 전문은 kyosu.net

영진전문대학교

저자가 말하다_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회과학 연구방법』 김태용 지음 | 학지사 | 336쪽

강의실 내 교수와 학생의 구분이 사라진다

GPT-4와 부속 플러그인의 엄청난 창작 능력

‘교수·학습’ 구분 넘어 서로 배우고 가르칠 때

국내의 많은 대학이 챗지피티 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교수와 학생에게 배포

했다. 대부분 외국 대학이 연초에 배포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교수를 대상으로 한 두 차례의 관련 교수법 특강을 끝냈다. 이제 된 것일까?

새 학기에 필자는 방학 내내 품고 있던 질문을 학생에게 던졌다. 학생 중에는 인공지능 앱을 매일 사용하는 20~30%와 몇 번 사용해 본 70~80%가 존재했다. 활용능력 차이도 상당히 커 보였다. 그럼에도 ‘챗지피티 플러스’에 가입해서 고급 기능을 써본 학생은 거의 없었다. 월 20달러의 장벽이 있었다. 교수의 경우에도 그 비율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유료 플랜 가입자의 비율이 학생에 비해 높긴 했지만, 대부분 직설적인 질문을 올려서 답을 얻는 수준인 듯 보였다.

인공지능 기술의 고도화가 진행되는 현장의 속도에 비하면, 지금의 강의실 상황은 마치 폭풍 전야와 같다. 대비 없이 그 거센 물결에 어찌 대응할지가 걱정스럽다.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이 책의 핵심은 3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과 4부 ‘학술연구에 유용한 기능’이다. 이 두 파트 때문에 이 책을 ‘비법서’로 부르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제 교수가 학생에게 특정 주제로

소논문을 쓰라, 계산 문제의 풀이 과정과 답을 쓰라, 제공한 데이터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을 찾아내 표 또는 도표와 함께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등의 전통적 과제를 부과할 때, 정답지를 같이 제공해 준다고 생각을 해야 한다. 챗지피티 플러스에서 쉽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900여 개의 무료 플러그인과 ‘고급 데이터 분석’ 기능을 사용하면, 이들 과제에 대한 수준 높은 답안이 즉각 생성되기 때문이다. 결과를 강의 중에 발표하라고 요구하면, 그에 필요한 슬라이드를 뽑아내는 데 30초 정도가 더 소요된다. 상상력 발휘가 필요한 과제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챗지피티 교수용 가이드라인도 GPT-4와 부속 플러그인의 엄청난 창작 능력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한때 교수법 특강의 주제로 다뤄졌던 ‘플립러닝’의 강의 방식이 거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인다. 지금 큰 소란 없이 2학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직 월 20달러를 내고 그 기능을 이용하는 학생이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 덕(?)에 대학은 체제 전환을 위한 시간을 조금 벌었다.

대학이 교수에게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새로운 교수법’을 고안해 보라고 요구하는 것은 중요한 선결과제 하나를 간과한 것이다. 그렇다. 교수부터 이러한 기능을 배워야 하고, 그 각각으로 가능한 작업의 범위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연구에 직접적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치고, 실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그것을 활용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고, 어떻게 사용윤리를 이해할 수 있으며, 어떻게 학생의 부정행위를 적발해 처분하겠는가! 대학이 교수에게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준 것은 일면 적절해 보이지만, 교수가 그 실체를 충분히 모른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책의 3·4부는 “교수와 학생 모두”가 챗지피티의 기본(무료)과 추가(유료) 기능으로 할 수 있는 학술연구 관련 작업에 어떠한 것이 있고, 어느 범위까지 그것이 가능한가를 마치 컴퓨터 소프트웨어 매뉴얼처럼 상세히 설명해 준다. 이미 시작한 저자의 순회 특강에서는 시연 한 가지를 할 때마다 ‘상상한 것 이상이고, 무섭기까지 하다’는 반응이 연이어 나온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러한 기능이 고작 베타 버전의 초기 단계라는 사실이다.

교육을 ‘교수’와 ‘학습’으로 양분하여, 교수를 대상으로 교수법 강좌를, 학생을 대상으로 학습법 강좌를 제공하고 있는 관행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교수도 학생과 함께 학습할 수 있고, 학생은 서로가 서로를 그리고 교수(敎授)조차도 교수(敎授)할 수 있다는 발상을 수용해야 한다.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의 구분이 무너지는 것인가?"라고 필자에게 물

으면, ‘내용적으로 그렇다’라고 답하겠다.

김태용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

한글세대를 위한 서양철학

이명곤 지음 | 세창출판사 | 592쪽

책은 단순히 철학을 소개하는 목적에서만 쓰이지 않았다. 복잡해져 가는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어떻게 고대와 중세의 철학이 진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혜의 관점을 소개한다. 특히나 갈수록 부담이 커져만 가는 현대의 청년들의 다양한 고민에 깊은 통찰이라는 선물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쓰이기도 했다.

근대적 통치성을 넘어서: 정책적 측면

이동수 지음 | 인간사랑 | 303쪽

근대는 주체적인 개인들을 토대로 한 국민국가의 형성과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의 확산을 통해 ‘자유주의적 통치성’을 확립해 왔다. ‘자유주의적 통치성’에서 개개인은 자신의 자기지배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피지배자가 되는 것에 자발적으로 동의하는 자기복종을 받아들였다.

정성호 교수의 철학 강의실

정성호 지음 | 필로소픽 | 432쪽

‘졸업하기 전 꼭 들어야 할 명강의’로 소문이 자자했던 정성호 전 동국대 교수(철학과)의 30년 동안의 강의를 토대로 집필한 철학 입문서. 플라톤의 『대화편』, 공자의 『논어』처럼 철학의 시원으로 돌아간 듯 스승과 제자 사이의 대화 형식으로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논리학, 심리철학, 언어분석철학 등 철학의 핵심 주제를 다룬다.

대중문화와 문화산업

이기웅 외 14인 지음 | 한울아카데미 | 384쪽

이 책은 대중문화가 오늘날 지배적인 문화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온갖 억압과 차별의 환경 속에서 격렬한 저항을 받으며 점차 사회적 인정을 획득한 과거와 같이, 문화산업 역시 고상하고 수준 높은 인간 행위인 문화와 저급하게 이윤을 추구하는 산업은 양립 불가능하다는 비판적인 논의에서 출발했다. 이 책은 문화사회학에서 문화산업을 조명한다.

책으로 책 너머를 읽다_『정보의 지배: 디지털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한 병철 지음 |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106쪽

스마트폰의 역습

데이터 바이러스에 격리된 세계

‘인포크라시’ 데이터 시대 관계론적 인간의 회복

인간 위기의 극복·진실을 향한 용기의 실천 요청

전염병의 시대다. 앤데믹뿐만 아니라 인포데믹의 세계이기도 하다. 앤데믹은 코로나 바이러스

에 의한 것이며, 인포데믹은 ‘데이터 바이러스’에 지배를 받는다. 하나는 삶의 바깥으로부터, 다른 하나는 삶의 안으로부터 도전한다.

이 책의 저자 한병철 전 독일 베를린예술대 교수(철학)는 인포데믹이 초래한 체제를 ‘인포크라시’라고 명명한다. 이 용어는 ‘데이터(정보)지배 사회의 정치체제’를 의미하는 저자의 신조어다. 저자의 관점에서 스마트폰은 정보 체제의 제왕이다. 따라서 인포크라시는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정보 체제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즉 생활세계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돼 정치 분야에 영향을 미쳐 형성된 민주주의다. 이런 정의에 따라 저자는 인포크라시의 구체적 현상, 민주주의 정치사회의 위기, 나아가 사회적 정의와 거짓을 구분할 수 없는 시대 상황에 ‘던져진’ 인간을 주목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정치사회 질병 진단서이자 처방전 같다. 또한 이 질병 사회에서 삶의 자리가 악화되어도 적응해야만 하는 ‘유한한 인간’에 대한 관찰 보고서다.

저자의 핵심 논지는 ‘정보 지배 시대가 무의식적으로 인간을 내적·외적으로 위협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라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 단어는 ‘인식’과 ‘자유’다. 이 논지를 따라 구현된 핵심 주제는 다음 두 가지다.

첫째, 진실의 ‘투명성’ 강조다. 본래 민주주의에서 투명성은 치열한 토론 끝에 이야기가 축적돼 도달한 공통 결론이다. 하지만 인포크라시에서는 투명성은 담론 형성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 통제 수단이다. 둘째, 관계적 인간 이해다. ‘나’는 ‘타자 있음’으로 자신의 세계를 온전히 구축할 수 있다. 타자를 배제하고 경청하지 않음은 인간의 자기 존재감을 상실하는 치명적 바이러스다. 인포크라시 시대에 스마트 종족의 출현이 위험한 이유다. 이는 ‘타자’를 배척한 자기 고립 세계를 자인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 시대의 진리에 의한 ‘모

두스 비벤디(삶의 방식)’를 강조한다. 그 구체적 내용은 첫째, ‘진실 추구 용기’ 실천이다. 이것의 소멸은 이 세계에 치명적이다. 둘째, 인간관 반성이다. 무엇보다 성과 중심 시대는 ‘인간성’을 먼지처럼 쓸어간다. 이 두 방식을 정리하면, 진실을 알아가려는 용기는 정보 지배체제 아래 살아가는 인간성의 핵심 가치다.

아쉽지만 이 책에서는 이 용기를 위한 대안을 좀 더 정치하게 드러내진 않는다. 다만 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에서 그 진실을 말하는 용기가 발현되길 희구한다. 예를 들어, 말과 글을 업으로 삼으면서 정보를 지배하는 자들의 철저한 자기반성 같은 것이다. 그들은 마땅히 스스로 자기 말에 담은 자유와 공정의 진실성을 되묻고 그 선악을 판단 받아야 한다. 언론인 문학인은 모두 인포크라시에 가짜 뉴스로 점철된 정보지배의 시대에서 군중을 안전하게 보호할 책임을 각성해야 한다. 그들 스스로 인포크라시의 지배자가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유’와 ‘공정’을 주창하면서도 취한 듯 흔들거리는 정치가와 종교 지도자

들에게 빈번한 ‘나의 허언’을 버리는 삶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이 시대의 사람들이 ‘타자 있음’을 인식하도록 권고한다. ‘진실을 향한 용기’를 권면한다. 시대의 냉철한 분석으로 부터 획득된 지혜는 따뜻한 인간 이해로 수렴한다. 이런 점은 고대 지중해 연안에서 풍요로운 문명사회에 저항했던 신학적 철학자 코헬렛의 증언과 유비될 만하다. 그는 보수와 비판의 지혜자로서 자기 전통과 삶을 철저히 회의하면서 비판적으로 반추했다. 그 반성적 지혜를 추구했던 현인이었다. 전통적 지혜가 지배하던 세계에 ‘진실을 향한 용기’를 진솔하게 쏟아냄으로써 이 창조 세계와 불가분의 ‘관계’에 놓인 인간성을 탐색했다.

이 책은 나에게 ‘나’의 용기 없음의 태도를 반성할 용기를 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보의 지배’에 갇혀 스스로 감시받는 것도 모른

체 자신은 자유로운 듯 군중을 오도하지 않았는지 말이다.

김흥현

한국성서학연구소 연구원

혜전대학교

저자가 말하다_『철학은 시가 될 수 있을까』 리처드 로티 지음 | 박병기·김은미 옮김 | 씨아이알(CIR) | 150쪽

시적 상상력 회복해야 철학이 산다

실용주의 철학자의 마지막 강의록

시인은 지적 확실성의 방해꾼일까

우리에게 철학은 주로 서양철학을 의미한다. 그 서양

철학 중에서도 플라톤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이 여전히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플라톤 철학을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지만, 가장 뚜렷한 특징은 이데아라는 이상(理想)을 전제로 현실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노력을 철학의 중심 주제로 본다는 점이다. 그것이 20세기에 와서 분석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고, 21세기 초반 우리 철학계에서도 그런 전통이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서양철학을 플라톤에 관한 각주라고 규정했던 화이트헤드(1861~1947)의 말은 이 지점에 주목한 것이리라.

분석철학으로 철학공부를 시작한 이 책의 저자 로티(1931~2007)는 확실성의 추구라는 매력에 빠져들면서도, 철학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다른 면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철학에 기대하는 것이 지적 확실성임을 부인하기 어렵지만, 삶에 출현하는 우연과 아이러니를 떠올려보면 그것까지 포용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답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를 버리기 어렵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지난한 공부 과정을 거쳐 그가 찾아낸 것이 바로 ‘이야기 철학’이다.

우리는 누구나 말을 하고 또 말을 하고자 한다. 그 말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짜임새를 갖추어야 하는데, 그렇게 완성된 말의 덩어리를 우리는 이야기라고 부른다. 이 이야기도 논리에 근거해야 제대로 전달될 수 있다.

그렇지만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공감을 불러내는 이야기가 되기 위해서는 상상력 같은 요소를 함께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이 상상력은 그 자체로 시적인 특성을 지니는데, 시(詩)는 삶의 리듬을 언어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보편적이고 필연적인 진리를 탐색하는 철학자들과 이야기를 말하는 철학자들 사이의 긴장 관계가 바로 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분석철학을 창시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정합성은 지성의 궁극적인 탁월함이

다. 이야기(내러티브) 철학을 창시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정합성과 상상력이 그 영역을 공유하는데, 왜냐하면 상상력이 낡은 단어들에 새로운 용법을 부여하기 때문이다.”(72~73쪽)

플라톤은 시가 지니고 있는 교육적 힘을 경시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구상한 철학자의 왕국에서는 시인을 추방하고 싶어 했다. 시인이 자신의 목표인 지적 확실성의 추구를 방해하는 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인은 일상의 어느 지점에서 상상력을 발휘하여 일반 사람들이 보지 못하거나 지나치는 문제를 주목하게 해주는 재능을 지니고 있다. 시인 정현종의 표현을 빌면, ‘시인의 임무는 삶을 고양시키는 일’이고, ‘시는 우리로 하여금 삶을 견디게 하는 것’이다.(『어디선가 눈물은 발원하여』, 문학과지성사)

물론 철학이 시와 동일한 것일 수 없고 또 동일한 것일 필요도 없다. 같은 언어에 의지하면서도 철학은 논리에 주로 의존하고, 시는 상상력에 주로 의존한다.

그러나 이미 우리 선비나 선사(禪師)들이 잘 보여준 것처럼, 시를 통해서 철학적 사유를 담아내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지점에서는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철학이 삶을 탐구 대상으로 삼는다면 그 삶에는 논리와 상상력 모두가 필요하고, 이 둘을 함께 볼 수 있을 때라야 비로소 삶의 철학이 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프래그머티즘(실용주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는 리처드 로티의 마지막 강의록을 번역하고픈 마음이 났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의 강의에서 삶을 대하는 진지함과 따뜻함이 함께 느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는 철학이 확실성의 추구를 포기할 수 없겠지만, 동시에 ‘삶은 이야기다’라는 명제가 지니는 시적 상상력 또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

어 말한다. 우리 철학이 시민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한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박병기

한국교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위험, 사회, 미디어

김용찬 외 2인 지음 | 컬처룩 | 384쪽

우리는 어떻게 위험을 인식하고, 그에 대해 어떻게 소통하는가? 올바른 대처를 위해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을까? 이러한 사회적 위험과 미디어를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하는 이 책은 현대 사회 내에서의 위험의 의미가 무엇이고,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이 위험의 문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살펴본다.

경성 맛집 산책

박현수 지음 | 한겨레출판 | 468쪽

이 책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지금껏 소홀히 다뤄진 근대의 흔적인 ‘경성의 맛집’과 1920~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외식 풍경을 풍부한 자료를 통해 복원해 낸 결과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유일 ‘음식문학연구가’로서 소설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식문화를 탐구했던 전작 『식민지의 식탁』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 근현대 소설에 등장한 음식점들에 주목한다.

막료학

쥐런·김영수 지음 | 들녘 | 1,020쪽

중국인은 싸우기를 좋아한다. 엄청난 양의 중국 역사인 ‘25사’도 실제로는 투쟁의 역사이며, ‘투(鬪)’ 한 글자로 그 내용을 개괄할 수도 있다. 중국인은 싸우기를 잘한다. 5천 년 가까운 중화 문명사는 사실 어떤 의미로는 중국만의 독특한 ‘지모문화(智謀文化)’의 발전사이며, 그 역시 ‘모(謀)’ 한 글자로 개괄할 수 있다. 이 책은 막부, 막주, 막료라는 3가지 개념으로 정치형세 변화의 룰을 통찰한다.

담화 기호학

자크 퐁타뉴 지음 | 송태미 옮김 | 최용호 감수 | 그린비 | 416쪽

이 책은 ‘실행 중인 담화’, 즉 ‘살아 있는 담화’의 관점이자 ‘생성 중인 의미’의 관점을 채택하고, 이를 통해 ‘의미의 기본 구조’ ‘행위소, 행위자, 양태’ 등에서 ‘발화’의 개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론을 종합한다. 또한 기호학에 관한 현재의 여러 연구 흐름을 통합하기 위한 프레임을 설정한다.

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

양성관 지음 | 히포크라테스 | 368쪽

다양한 의료 분야를 포괄하는 가정의학과에서 15년간 20만 명의 환자를 진찰해 온 의사이자 각종 포털과 언론을 통해 대중과 소통해 온 저자가 마약 대재앙 시기에 읽어야 할 마약 해설서를 세상에 내놨다. 국내 의사로서는 최초로 펴낸 마약 분석서다.

저자가 말하다_『베를린에서 DMZ로』 이영기·명지대 미래정책센터 공저 | 명지대학교출판부 | 282쪽

‘판문점 포럼’을 제안한다

한국전쟁의 상징인 장소에서 이끄는 북한의 변화

정치·경제·사회의 체제 비교와 교육이 이끄는 통일

독일 통일의 교훈은 무엇보다도 독일 헌법전문

에서 볼 수 있듯이 독일의 자결권을 통해 통일을 이룩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한 것이 인간의 자유·인권을 내세웠던 1975년 헬싱키 의정서다. 적극적 대화와 협력, 분단의 불신 관계를 신뢰관계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평화적 자유통일로 향하는 길이다. 그것이 전제가 될 때, 정의·번영·평화가 보장된다. 다른 하나의 교훈은 독일 통일의 전제조건인 안보의 확립이다.

안보 우선은 국가가 외부의 침략이나 위협 또는 그로 인한 공포·불안에서 벗어나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유행어가 될 정도다. 또한 아데나워(1876∼1967)의 자유의 길을 열기 위한 서방 정책, 브란트(1913∼1992)의 접근으로 냉전과 분단을 극복했던 동방정책, 그리고 콜(1930∼2017)의 역동적인 통일정책은 상호보완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러한 독일 통일의 교훈은 향후 우리의 자유통일을 평화적으로 이룩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매년 1월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과

2월에 열리는 뮌헨 안보포럼과 마찬가지로, 필자가 제안하는 ‘판문점 포럼’은 77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리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전쟁의 상징인 판문점을 택한 이유는 ‘세계의 이목을 끌 수 있고, 북한의 변화를 이끄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라는 생각에서다. 이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보유함으로써 한국의 통일 문제는 단순히 남북한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는 판문점 포럼을 시작으로 독일처럼 정치·경제·사회에서의 체제 비교를 통해 그 우월성을 보여주는 교육이 절실하며, 통일의 의지와 체제를 강조해야 한다. 우리의 통일을 위한 모든 행위는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독자의 흥미를 돕기 위하여, 독일 유학에 관해 짧게 이야기하고 싶다. 필자는 1965년 서울을 떠나 홍콩으로 가, 배를 타고 동남아·인도양·수에즈운하·지중해를 거쳐, 마르세유까지 한 달간 항해했고, 그 후 기차로 함부르크까지 갔다. 이 경험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나는 함부

르크대와 베를린 자유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박사학위에서 ‘한국전쟁에서 이승만의 외교정책’을 논하며, 독일의 아데나워 총리와의 비교의 기회를 가졌다.

그 후 필자는 32년간 독일과 한국을 오가면서, 대학에서의 강의와 더불어 독일 통일의 교훈에 관한 학술대회를 많이 가졌다. 특히 1996년의 명지대와 함부르크대 간의 공동세미나에서 독일 전 총리 슈미트의 교훈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베를린에서 DMZ로: 독일 통일의 교훈, 자유 평화 통일』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끝으로 특히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통일 교육에서 정치·경제·사회의 체제 비교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을 위한 진정한 의미와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통일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젊은이·학생에게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 속에서 통일에 관한 지

속적인 관심과 의지를 심어 주는 작은 불씨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영기

전 명지대 독일 및 유럽연구센터 소장

신성대학교

한국인 의식구조 만든 ‘공·사’의 문화 유전자

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⑬

이승환 고려대 명예교수(철학)

네이버 ‘열린연단’이 시즌10을 맞이해 「오늘의 세계」를 주제로 총 54회 강연을 시작했다. ‘오늘의 세계’는 국제 질서,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과학기술, 철학에 대해 인문·사회·자연과학의 상호 연결성을 통해 학문적 담론을 형성할 예정이다. 지난달 19일 이승환 고려대 명예교수(철학)가 「동양 정치사상과 공공성」을 강연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발췌해 소개한다. 제14강은 손열 연세대 교수(국제대학원)의 「21세기 일본의 국가 전략」이 예정돼 있다.

자료제공=네이버문화재단

정리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그간 적지 않은 평론가들이 “한국인에게 공·사 관념이 희박하다”라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한국인에게 공·사 관념이 희박한 이유를 전통 시대에 지배 이념으로 군림해온 유교 문화(특히 성리학)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즉 가(家)와 국(國)을 연속선상에서 바라보고, 가정 내의 인륜적 규범과 국가의 정치 질서를 동일시하며, 법치 대신 인치와 덕치를 선호해온 유교문화에서는 공·사의 구분이 희박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과 달리, 전통 시대 수많은 유학자들의 저작에서 우리는 ‘공’과 ‘사’의 엄격한 분리를 강조하는 주장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 공·사 관념이 희박하게 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통적인 공·사관의 특징에 대한 엄밀한 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서 이러한 문화적 특징이 문명 전환기의 현대인들에게 미쳤음직한 문화 유전자의 영향력에 대해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리학이 지배하던 시대에도 공·사를 구분하는 기준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으며, 만약 이러한 기준이 없었더라면 조선 왕조가 500여 년에 걸쳐 안정된 통치 질서를 유지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따라서 현대 한국인에게 공·사 관념이 희박하게 된 이유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통에서 물려받은 공·사 개념의 범주적 특성을 파악해 내

이승환 고려대 명예교수(철학)는 “국가 권력의 규범성과 공공성을 요구한 저항적 한국 지식인들의 견해가 꼭 서양으로부터 전해받은 근대 정치사상의 영향만은 아니다”라며 “정치권력의 규범성과 공동성을 강조했던 전통 사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적 유전자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

“‘公’에 대한 강조와 ‘私’에 대한 억압의 문화적 유전자는 한국이 근대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기능과 부정적인 기능을 동시에 수행했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에서, 공정성·도의성을 의미하는 ‘公’ 개념이 다수의 의지를 의미하는 ‘共’과 더불어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서 민주화를 진전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고, 전통 공·사관의 문화적 특징이 근대 국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착종·변용·왜곡됐는지의 과정을 짚어보는 일이 필요하고, 장차 건강한 공·사관의 정립을 위해 어떤 식의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통 시대 동양(여기서 ‘동양’은 한자 문화권으로 한정한다)에서 사용해온 ‘公’ 개념은 영어의 public이라는 단어와 쉽게 환치될 수 없다. ‘공’과 public이라는 개념이 각기 고유한 역사적 맥락 안에서 탄생하고 자라 나오면서 의미 변천을 겪어온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서양어 ‘public’도 그러하지만, 동양의 ‘공’ 개념 역시 시대의 변천에 따라 새로운 의미가 첨가되거나 의미의 변화를 겪어왔으며, 한·중·일의 ‘공’개념은 조금씩이기는 하지만 서로 의미심장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전통 동양의 ‘공’ 개념에 내포된 다양한 의미의 층차를 구분해 내고, 전통의 공·사관이 근대 국가로의 이행 과정에서 새로운 문명과 만나 그 의미 층차가 변해가는 과정을 살펴보는 일은 현대 한국의 정치 행태와 의식 구조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성을 지닌다.

‘公’은 고대 문헌에서 일차적으로 정치적 지배자와 권력자, 그리고 공권력이 지배하는 지배 영역을 가리킨다. 후에 점차 정치 기구와 제도가 정비돼감에 따라 지배 권력 및 지배 기구로서의 ‘공’은 이러한 지배에서 벗어나 있는 영역인 사(私)와 대응 관계를 이루면서 공·사의 개념 짝이 정립하게 됐다. 동양의 고대 문헌에서 ‘공’ 개념은 지배 권력·지배 기구를 지칭하는 의미 이외에, 공정이나 공평과 같은 보편적 윤리적 원칙을 의미하기도 한다.

동양에서 ‘공’은 지배 권력의 의미 그리고 보편적 윤리 원칙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공동성’ 또는 ‘공공성’을 의미하는 “더불 공(共)”의 의미로도 사용됐다. 공동성을 뜻하는 ‘공’ 개념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건 또는 공동으로 모이는 장소와 같은 고대 공동체 사회의 유습에서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동양 공·사관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하여 페이 샤오퉁(費孝通)은 ‘동심원적 파문’이라는 비유를 동원한다. 동양 사회에서 개인은 원의 중심에 위치하며, 개인을 둘러싼 혈연·지연 등의 관계를 통해 구축된 인간관계가 동심원의 파문처럼 밖으로 확산된다. 이러한 관계망에서는 중심(개인)으로부터 가까울수록 인간관계 또한 가깝게 되며, 중심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인간관계 또한 멀어지게 된다. 이러한 동심원적 관계망에서 ‘공’과 ‘사’의 구분은 상대적이며 동시에 연속적이다.

즉 중심으로부터 바깥을 바라보면, 중심에 가까운 관계는 ‘사’로 인식되는 반면 바깥은 언제나 ‘공’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동심원적 파문에서 ‘공’과 ‘사’는 연속적이며 상대적이다. ‘공’이란 언제나 ‘작은 범위를 둘러싸고 있는 더 큰 범위’를 가리키는 개념이며, ‘사’란 ‘큰 범위 안에 있는 작은 범위’를 뜻하게 된다. 여기에는 고대 그리스에서 볼 수 있는 “공=국

가=정치 영역 / 사=가정=경제 영역”이라는 배타적 이분법이 성립하지 않는다.

전통 한국의 공·사관 역시 ‘연속성’과 ‘상대성’의 특징을 보인다. 조선 시대에 ‘공’과 ‘사’는 확고하게 분리된 두 개의 영역이 아니라 항상 신축적으로 유동한다. 더 큰 범위의 관점에서 볼 때 작은 범주는 ‘사’가 되고, 작은 범위에서 보았을 때 더 큰 범위는 ‘공’이 된다. 조선 시대에 ‘공’은 정치적 지배 영역인 국가·국왕·국법·관청을 의미하거나 공정·공평과 같은 윤리 원칙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사’는 국가나 공법의 허락을 받지 않은 탈법의 의미, 그리고 윤리나 도의에서 벗어난 이기적이고 불공정한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다.

예를 들어 사도(私屠)는 관청의 허가 없이 소나 돼지 등을 밀도살하는 일을 의미하고, 사시(私市)는 관청의 허가를 득하지 않은 사사로운 상행위를 지칭한다. 또한 ‘공’이 윤리적으로 공평하고 정당한 행위를 지칭하는 데 반해 ‘사’는 윤리적으로 불공정하거나 정의롭지 못한 행위를 뜻했다.

즉 ‘공’이 지배 권력이 가지는 정당성을 의미한다면 ‘사’는 지배 권력에서 벗어난 일탈이나 불법 행위를 가리키고, ‘공’이 공정·공평과 같은 윤리 원칙을 의미한다면 ‘사’는 이에 위배되는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행위를 가리킨다. 또 ‘공’이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협동적 의지를 가리킨다면 ‘사’

는 이에서 벗어난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욕망을 뜻한다.

‘공’에 대한 강조와 ‘사’에 대한 억압의 문화적 유전자는 한국이 근대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기능과 부정적인 기능을 동시에 수행했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공정성·도의성을 의미하는 ‘공’ 개념은 다수의 의지를 의미하는 ‘공’과 더불어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서 민주화를 진전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국가 권력의 규범성과 공공성을 요구한 저항적 지식인들의 견해가 꼭 서양으로부터 전해 받은 근대 정치사상의 영향만은 아니며, 정치권력의 규범성과 공동성을 강조했던 전통 사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문화적 유전자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공’에 대한 강조와 ‘사’에 대한 억압은 한국 사회가 근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권위주의적 개발 드라이브와 성장 지상주의의 근대화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전통 공·사관이 내포하는 ‘공평성’의 이상과 ‘공공성’의 지향을 외면한 채 오로지 국가 권력에만 ‘공’으로서의 지위를 독점적으로 부여했다.

‘공’이 국가주의적 종교처럼 강요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나 공적 덕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정책과 의사 결정이 과도하게 국가나 관 주도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건전한 사익에 대한 추구마저 공익을 해치는 것으로 치부되고, 모든 사익의 추구는 지하로 숨어들어 탈법적·비합리적인 것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사’를 ‘공’과 대립되는 비윤리적인 것으로 여겨온 전통문화의 관성 아래서, ‘공’을 배타적으로 독점해버린 국가 권력은 건전한 사익을 추구하는 자유주의의 목소리마저 움츠러들게 하기도 했다.

어둡던 권위주의 시대가 저물고 (형식적으로나마) 민주화가 이뤄졌지만, 더 많은 자유를 요구하는 ‘사’의 목소리는 공공성 또는 공동성을 요구하는 ‘공’의 목소리와 갈등을 빚는다.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고 사익 추구가 긍정되는 자유주의 사회에서 사익과 공공성 사이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줄다리기 싸움이다.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는 입장과 공교육의 정상화를 외치는 입장 사이의 갈등, 표현의 자유를 갈구하는 목소리와 예술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입장 사이의 충돌, 영리 활동의 자유를 주장하는 목소리와 기업의 공공성(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목소리 사이의 충돌, 사유 재산의 불가침성을 강조하는 입장과 공공 개발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입장 사이의 갈등 등 수많은 영역에서 ‘공’과 ‘사’의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개인의 자유(사적 영역)와 공공성(공적 영역)의 경계를 한칼로 가를 수 있는 선험적인 기준이 없는 한, 사익과 공공성 사이의 갈등은 열린 공론장에서 시민들의 합리적 토론을 통해 풀어 나갈 수밖에 없다.

전통 ‘공’ 개념의 세 범주 가운데 공론, 공동성, 공화성을 의미하는 ‘공’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23년 제2회

한국출판편집자상 공모

한국 출판계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편집자들의 사기 향상 및 편집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며, 출판문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재)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이 주관하는 제2회 한국출판편집자상을 공모합니다.

가. 일 정

① 신 청 기 간 : 23. 08. 28.(월) 09:00 ~ 23. 09. 22.(금) 18:00

② 수상자 발표 : 23. 11. 17.(금) 예정

③ 시상식 일정 : 23. 11. 23.(목), 대한출판문화협회 회관 4층 강당

나. 신청 개요

① 응모자격 : 출판 편집 경력 15년 이상인 편집자

② 수상 대상자 : 3인 이내

③ 상 금 : 대상 1,000만원, 금상 500만원

④ 심사제외 대상

- 현재 출판사 대표인 자

- 현재 본 재단 임원(이사,감사)이 대표로 있는 출판사 직원

다. 신청방법

① 재단 홈페이지(www.tkpf.or.kr) 공지사항에 공개된 구글폼 양식으로

온라인 신청서 작성 및 서류제출 (신청기간에만 작성가능)

② 주요 출판 편집물을 등기우편으로 발송 (접수 마감 당일 소인분까지 유효)

③ 제출서류

-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 2023년 제2회 한국출판편집자상 신청 및 추천서

- 출판 편집 관련 자기소개서(자유양식 / 분량 제한 없음)

-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출판사 근무경력 확인용)

- 주요 출판 편집물 3종 내외(재단 사무국으로 발송)

※ 구글폼 온라인 신청서 작성 후 발송

라. 기타사항

① 출판 편집물 발송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봉로 95, 101동 201호 (견지동, 대성스카이렉스)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한국출판편집자상 담당자

② 선정발표 후 결격 사유 발생 시 선정 사실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③ 접수된 도서는 반환하지 않으며, 재단의 진흥사업에 활용됩니다.

재단법인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신앙·삶·학문을 일치시킨 별난 영성가, 길희성 교수

고 길희성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 추모사

길희성 선생님,

생사고비를 몇 차례 넘나들더니, 결국 가셨군요. 박남미 사모님과 두 따님, 재은 씨와 영은 씨를 뒤에 두고 그 고비를 넘기가 어려우셨지요?

선생님과 저의 친밀한 교류는 40년이 넘었네요. 그 기간 동안 공유했던 주제들도 참 다양했습니다. 철학, 기독교, 불교, 새길교회, 비트겐슈타인, 포스트모더니즘, 음악과 미술, 역사와 정치, 태국의 수코타이와 나고야 대학 여행 등 인간 삶의 거의 모든 국면들이 우리 대화의 소재였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대화들은 단편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보내는 이 자리에서는 제가 이해하게 된 선생님의 세계관을 짧지만 체계적으로 요약하여 선생님의 성취에 감사하고 그 삶을 추모하고자 합니다.

선생님은 외면적으로 저서를 15권 넘게 내는 출판 중심의 모범 학자이지만, 내면으론 어려서 부터 물었던 신앙의 물음에 대해서 끝없이 추적하고 정직하게 당면하고 외롭게 씨름해 왔던 별난 학자였습니다. 신앙과 삶과 학문을 통합한 이 시대의 특이한 존재였습니다.

선생님은 평생 물었던 그 많은 물음들을 결국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환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예수의 정체성을 확인합니다. “사람 예수가 하나님이 되었다” 또는 “하나님이 사람이 되었다”라는 성육신(成肉身 incarnation) 설화에서 예수의 정체성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의 神人合一을 믿는다는 것이고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예수처럼 “나도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것” 입니다. “사람이 하나님과 하나가 된다”라는 가능성에서 神人合一의 “기쁜 소식”의 내용과 “예수 믿음”의 총체성이라는 것을 본 것입니다. 늘 강조해 온 것처럼, “예수에 대한 신앙”이 아니라 “예수의 신앙”입니다.

선생님의 이러한 성서 해석은 한편으로 평범해보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과격합니다. 예수의 神人合一적 성육신을 기독교의 수많은 교리들중의 하나로 간주할 때 산수적인 평준화에서 오는 평범성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선생님처럼 인간 예수의 神人合一적 성육신을 기독교의 유일한 배타적인 교리로 선택할 때 그 과격성이 돋보입니다. 선생님의 그러한 성서 해석은 무엇에 근거한 것일까요? 선생님의 비교종교학이 아닐까

고 길희성(1943.5.6.~2023.9.8.) 서강대 명예교수가 지난 8일 향년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요? 선생님은 선불교의 임제선사, 가톨릭 수도사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동학도 최시형은 모두 神人合一, 우주와의 합일을 제시하고 수행한 영적인 모델로 선택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서의 성육신 텍스트는 그렇게 과격하게 해석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지요?

성서의 성육신 텍스트에 대한 선생님의 해석이 한편으로 과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자연스럽다는 것은 어찌된 까닭일까요? 선생님 해석이 과격하다는 것은 “기존의 기독교” 프레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고 자연스럽다는 것은 “원초적 기독교” 프레임에 맞다는 것이 아닐까요? 기존 기독교 프레임은 히포 공의회(393년) 등에 의해 27권의 신약성서가 확정되고 제1차 공의회(니케아 324년)~제8차 공의회(콘스탄티노플 870년)에서 삼위일체, 교황제도 등의 교리를 만들어 기독교의 외양적 지속가능성을 확립하였지만 선생님은 기독교의 교리 제도적 구조에서 탈피하고자 한 것입니다.

선생님이 그 해석으로 원초적 기독교에 다가간다는 것은 사도행전의 오순절 사건에서 보이듯 예수는 메시지화 되고 성령 강림의 기독교를 추구하는 것이지요? 선생님은 제도적 기성교회가 아니라 비제도적이고 영성이 지배하는 퀘이커, 무교회, 씨알 사상에 친근감을 표명해 왔습니다. 이들 모두 원초적 기독교를 지향하는 양식으로 보입니다.

선생님은 神人合一이라는 기쁜 소식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새길교회를 떠나 심도학사

를 세웠습니다.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라는 책은 그러한 선생님의 마음을 정직하게 보이는 神人合一의 염원을 담은 것입니다. 다른 종교의 영성에 더욱 개방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선생님의 “예수 믿음”은 이제 종교 간의 벽을 해체하는 방법론적 열쇠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선생님은 神人合一을 위해서는 심도학사 자체도 해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 개원식에서 선언했습니다. 선생님의 이러한 선언은 神人合一의 이중적 구조 때문에 불가피했습니다. “

神人合一은 이미 이루어졌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라는 이중성입니다. 인간은 개인이지만 또한 공동체의 성원입니다. 공동체의 벽은 개인을 보호하는 면도 갖지만 또한 개인을 억압하는 국면도 결과합니다. 공동체는 지속가능해야 하지만 또한 神人合一의 장애일 수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의 “예수 믿음”은 양자물리학의 한 해석과도 일관됩니다. 神人合一의 이중적 구조 때문에 선생님의 “예수 믿음”은 국면적 神人合一이고 국면적 우주합일일 것입니다. 양자물리학의 한 해석은 “우리와 세계는 근본적으로 하나(the one)다”라는 명제에 긍정적입니다. 양자물리학의 철학자 네이(A. Ney)는 그러한 명제를 조명하는 방편으로

“우리와 세계라는 거시적 대상들은 미시적 파동함수로부터 구성되었다”라는 가설을 제안 합니다. 이러한 가설을 수긍할 수 있으면 선생님의 神人合一이나 우주합일론은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역설적이게도 선생님의 “예수 믿음”은 뉴턴-칸트 형이상학의 확실성의 이분법적 이원론보다는 양자물리학의 불확실성의 융합적 일원론에 가까운 것입니다.

선생님은 神人合一의 이중성 속에서도 새길 교회나 심도학사의 지속가능성을 기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독하여 입원했을 때 가졌던 영상 통화를 기억합니다.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추응식 교수의 소천 소식에 아파하며 우셨습니다. 하

나님과 하나가 된 사람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원초적 기독인은 선생님의 신앙고백대로, 예수 따르미가 되고 하나님과 하나가 되어 연결되었습니다. 선생님은 그러한 원초적 기독인은 기독교라는 울타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종교적 프레임도 넘어 설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영적 휴머니스트가 되는 것입니다. 소립자가 비지칭적이듯 인간 일상언어는 비지칭적이지만 사용적이고 상징적이기만 하여 그만큼 자유로워 지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이제 하나님과 하나 된 자, 우주와 합일된 누구와도 같은 마음으로 아파 울거나 기뻐 웃을 수 있는 것입니다.

길희성 선생님, 선생님은 그 많은 물음들을 예수 믿음, 예수 따르미라는 개념으로 조명했습니다. 그리고 불완전하지만 이미 이루어진 神人合一의 감격을 보여주셨습니다. 사람 예수가 하나님과 하나 된 것처럼, 선생님은 이제 하나님과 하나 되셨습니다. 선생님의 젊은 시절의 신앙의 물음들에 대한 탐구가 선생님의 마지막 저서 “영적 휴머니즘”에서 체계적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선생님이 달려갈 길을 마치면서 또한 우리들에게 그 여정의 과정의 정직함과 아름다움과 기쁨을 보여주셨습니다. 선생님은 하나님과 하나 됨으로 안식에 도달하셨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편히 쉬소서.

정대현 이화여대 명예교수·철학과

펄펄 끓는 지구 식힐 복사 냉각

페인트 시스템 모델링 성공

포스텍·고려대 공동 연구팀

뜨거운 지구를 식혀 줄 복사 냉각 페인트 관련 최적의 시스템 모델링을 찾아냈다.

최근 포스텍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윤주영 씨, 고려대 신소재공학과 이헌 교수와 통합과정 채동우 씨 공동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복사 냉각 페인트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를 분석하고, 최적의 설계 조건을 도출했다.

이번 연구는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포토닉스』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최적화된 다중소재 마이크로입자-고분자 복합재 페인트 기반 복사냉각」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가 끝나고 지구가 끓는(global boiling) 시대가 왔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8월 지구의 온도는 현대 장비로 관측된 이래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전력거래소 집계 결과 전기 사용량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끔찍한 기후변화가 도래했다”라며 “장맛비에 휩쓸린 아이들, 화염 속에서 도망치는 가족 그리고 뜨거운 열기에 쓰러지는 노동자”는 비극이라고 경고했다.

복사 냉각 소재는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지구의 온도를 낮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외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주위의 열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복사 냉각 원리를 적용한 소재들이 실제 상용화

왼쪽부터 노준석 포스텍 교수(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이헌 고려대 교수(신소재공학과)이다. 사진=포스텍

되기 위해서는 냉각 시스템을 정확하게 모델링 해 최적의 설계 조건을 찾아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2차원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이산화규소(SiO2)와 산화알루미늄(Al2O3) 입자로 구성된 복사 냉각 페인트를 모델링 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페인트의 입자 크기·분포·코팅 두께 등 여러 변수가 페인트의 냉각 성능과 광학적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최적의 냉각 성능을 내는 복사 냉각 페인트를 제작했다. 페인트의 두께를 약 250마이크로미터(μm)로 제작했을 때, 높은 태양광 반사율을 보였으며, 주위의 온도보다 최대 9.1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복사 냉각 페인트는 제작 비용이 저렴하고 공정이 간단해 건물 외벽이나 비행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가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복사 냉각 연구와 기술 사업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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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T’로 맞춤형 치료 시대 여는 고홍 연세대 세브란스분변미생물이식센터장

난치 질환 치료제 ‘마이크로바이옴’…“상용화 멀지 않다”

▶1면에서 이어짐

고홍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분변미생물이식센터장·사진)는 공대 출신 의사다. 연세대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의대에서 다시 공부했다. 공학을 전공한 것이 현재 의학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고 교수는 학부 시절부터 콜레라 등 병원균에 관심이 많았다. 미생물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생명공학과 졸업 후, 의대에 들어가 연구하기 시작했다. 고 교수는 시스템 생물학 등 생명공학과 교수들과 협업을 많이 한다. “그 당시 미생물을 연구하는 분들이 적어서 ‘빅샷(중요 분야)’이 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희귀 질환을 치료하고 연구하는 분들이 희귀해서 시간이 흐르면 대가가 되듯이 말이다.” 그만큼 어려운 길이기도 하다.

“장 내부가 극혐기(極嫌氣) 상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은 혐기성 미생물이다.” 혐기는 공기(산소)를 꺼린다는 뜻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대해 고 교수는 “예전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어떤 종류의 마이크로바이옴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라며 “분석 기술의 발달과 종류·기능·대사산물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가능해지면서 질병과 마이크로바이옴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치료제로서의 개발에 대한 연구가 최근 3년 사이에 매우 활발하게 국내외에서 진행됐다. 미국 FDA에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가 최근 2건 승인됐다. 아직 한국은 많은 질병을 대상으로 치료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 있다.”

그런데 흔히 마이크로바이옴 하면 유산균을 떠올린다.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유산균과 마이크로바이옴은 균을 이용해 장내 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이 있다. 유산균의 경우 유익하다고 알려져있는 미생물을 이용해 만드는 것이고 마이크로바이옴의 경우 건강한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하는 것이다.” 고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건강한 사람의 균총 환경을 넣어주는 것으로 유산균보다 좀 더 확장되고 변형된 개념”이라며 “유산균의 경우 건강 보조제로 주로 건강한 사람이 복용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만 마이크로바이옴은 여러 질병의 상황에서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민관학병 합작으로 난치 질환 새 치료 열기

고 교수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국책사업 PI로서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상용화 제품 기술개발사업’(2022∼2025)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 이 사업은 △궤양성대장염 △비알콜성지방간질환 △알레르기천식 △우울·불안에 대해 장내 미생물 이식(FMT)을 활용해 어떤 게 효과가 있는지 찾아서 1차 컨소시엄(다양한 미생물의 연합) 솔루

고홍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분변미생물이식센터장)는 연세대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의대에서 학·석·박사를 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상용화제품 기술개발 사업’(2022∼2025)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 사진=김재호

션을 만들고, 이 중에 어떤 게 진짜 핵심 물질인지 찾아내고자 한다. 그렇다면 이 사업의 핵심 목표와 가치는 무엇일까.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경우,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연구다. 한 회사에서 감당하기엔 어려운 프로젝트이며 국책과제를 통해 여러 연구실·회사·병원이 모여 서로 강점을 살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난치 질환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면 국가적 이익과 환자의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고 교수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책사업 ‘휴먼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난치성 치료제 기술개발’(2023∼2025)에도 참여하고 있다. △간이식 후의 효과적인 면역 억제(효과적인 면역억제를 위한 장내 미생물 개발) △난치성요로감염 △한선염(자가면역성 질환으로 중증의 여드름 같은 피부 질환) △뇌혈관질환이 그 대상이다. 지난해 5월 유명 여배우 강수연 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고, 7월 서울아산병원의 간호사가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뇌혈관질환을 조금이라도 억제해보자는 취지에서 치료제 기술 개발에 나섰다.

치료제·치료균주 찾고 승인 위한 검증 거쳐야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상용화제품 기술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이유는 분석비용 때문

“마이크로바이옴이 가장 풍부한 장내 미생물의 경우 과민성대장증후군·염증성장질환·대장암 등과 연관돼 있다.

뇌-장 연결축을 통해 치매·자폐·뇌혈관 등과도 관련이 있다.

이외에도 알레르기·천식·아토피 등 여러 질환의 발생과 악화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이 관여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 또는 치료 보조제로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다. “어떤 균이 있는지, 그 균의 기능은 뭔지, 균이 만들어내는 대사체는 무엇인지, 그 대사체의 기능은 무엇인지, 균과 균의 상호작용은 어떻게 일어나는지.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것은 뭐가 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고 교수는 “원래는 장내 미생물 중에 치료효과가 있는 미생물이거나, 치료효과가 있는 미생물이 만들어낸 물질 등이 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장내 미생물에서 그런 치료제나 치료균주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진짜 그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자타공인 승인받을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문제는 임상이다. 환자들은 당장 치료제가 필요하다. “과학에 기반한 정교한 치료제가 필요한데, 시간이 꽤 걸린다. 다만, 특정 미생물과 환자 간의 관계는 분명히 밝혀졌으니, 이 지점

에서라도 당장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게 필요하다.” 예전에는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환자에게 그대로 줬다. 그러나 이제는 효과 있는 환자와 효과 없는 환자에 대한 통계 분석을 통해 효과있는 환자에게 영향을 주는 균주를 선별할 수 있게 됐다. 효과 있는 균주로 치료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다. 이 첫 단계를 미국 FDA에서 승인했다. 그 다음 단계는 더욱 정교하게 각 질환마다 장내 미생물 중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미생물을 이식하는 것이다.

뇌혈관, 어지러움·편두통에도 영향

마이크로바이옴이 몰고 올 혁명적 변화는 무엇일까. “마이크로바이옴이 가장 풍부한 장내 미생물의 경우 과민성대장증후군·염증성장질환·

대장암 등과 연관돼 있다. 더 나아가 뇌-장 연결축(brain-gut axis)을 통해 뇌혈관, 치매·자폐, 어지러움·편두통 등과도 관련이 있다. 장-간 연결축(gut-liver axis)을 통해 간질환에도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알레르기·천식·아토피 등 여러 질환의 발생과 악화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이 관여하고 있다.” 특히 약물 저항성이 있는 경우 FMT로 약물의 반응성을 높일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 또는 치료 보조제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관련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상용화를 위한 정부 규제 등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제대로 된 규제가 존재하지 않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평가받고 제품화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의약품인 ‘생균 치료제’를 생물의약품에 추가하고 새로 정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의 제품화를 지원하고 국제적 조화를 위해 허가와 심사 체계도 정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하나의 분야로 인정돼 평가받을 수 있는 길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DNA 시퀀싱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

그동안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드웨어 차원에서 대표적인게 바로 ‘DNA 시퀀싱 기술’이다. “16S rRNA(원핵생물 리보솜의 30S 소단위체를 구성하고 있는 RNA) 유전자를 PCR 증폭해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으로 읽어내는 기본적인 방식에서 추가로 전체 메타유전체를 읽어내는 샷건 해독방식까지 점차 그 기술이 발전해 오고 있다.” 아울러, 미생물을 샘플링하고 처리하는 장비와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향상됐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맞춤형 치료와 최적화의 길이 열렸다. “정밀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져 환자 개별 치료에 대해 미생물 프로필에 따라 치료를 최적화해 가려 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출현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의 방대한 데이터를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됐다.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국에서 이에 대한 윤리와 안전 규제 등이 생기고 있는 것도 중요한 발전이다.”

최근 장내 미생물을 분석하는 비용이 저렴해졌다. 이 때문에 자신의 장내 미생물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다. “겉으로 느끼기에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피와 분변 검사 등을 해보면 10명 중 9명이 탈락한다. 장내 미생물까지 건강한 구성을 갖고 있어야 진짜 건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 교수는 FMT가 자폐에 효과적이라는 보도가 된 후, 자폐아 부모가 이식해달라고 많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심지어 하소연하는 부모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연구와 시술은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를 따라야 하고, 준비도 부족했을 때였다. 그래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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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약 먹는 궤양성대장염…‘장내 미생물 이식’으로 막는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난치성 치료’ 어디까지 왔나

① 염증성 장질환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뇌혈관 등 난치성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그렇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2건에 대해 상용화를 승인하면서 바이오산업에서의 혁신적 장이 열렸다. <교수신문>은 각 질환별 난치성 치료 현황을 국내 최고 전문가로부터 들어 보고 치료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첫 번째는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 고홍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분변미생물이식센터장)·이동우 연세대 교수(생명공학과)와 포스트 바이오틱스 제조사 베름이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난치성 치료’ 어디까지 왔나」 연재 순서

① 염증성 장질환

② 비알콜성 간질환

③ 알레르기

④ 우울·불안·스트레스

⑤ 심바이오틱 융복합의료소재

⑥ 장기 이식-간

⑦ 화농성 한선염 및 중증 여드름

⑧ UTI-요로 감염

⑨ 항암

⑩ 뇌혈관 질환

⑪ 구강·심혈관

⑫ 과민성대장증후군

⑬ 자폐

희귀 난치질환인 궤양성대장염(ulcerative colitis)은 대장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신생아 시기부터 발병이 가능하다. 이 질환은 완치가 어려워 평생 약물치료를 통해 염증 억제 즉, 관해(寬解)를 유지해야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복적인 복통과 설사, 혈변 등으로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하며 염증이 심할 경우에는 대량 출혈이나 장천공으로 이어져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궤양성대장염은 선진국에서 발생률이 높아 서구화된 식생활과 고도의 산업화, 환경 호르몬 등이 질병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이해된다. 염증조절제·면역억제제·생물학적 제제 등을 사용하여 관해를 유도하지만 장기간 약물 사용으로 인한 약물 부작용과 약물 반응 소실 등으로 인해 염증 악화와 대장암 발생으로 이어지게 됨에 따라 대장암 발생을 막기 위해 예방적 전대장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과 장벽 염증, 그리고 면역체계의 교란이 질병의 발생과 진행의 주 요인들로 파악되고 있다. 그중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가장 핵심적인 질병 악화요인으로서 파악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병적 불균형 상태를 일시적으로 호전시킴으로써 일부의 관해 효과를 유도한 많은 연구 보고와 인체 친화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자체 성질 등을 근거로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나 유산균 등의 효과와 이에 관련된 건강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휴

고홍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소아소화기영양과·사진 왼쪽)와 이동우 연세대 교수(생명학과)다. 이들은 장 내 미생물 이식(FMT)을 기반으로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장내 미생물은 질병의 발생·진행·호전·악화·재발까지 관여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관련 연구도 증가하고 있다.”

먼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장내에 미생물은 인간의 체세포 수보다 많이 존재한다. 장내 미생물은 질병의 발생, 진행, 호전과 악화 그리고 재발까지 광범위하게 관여하고 있음이 밝혀지면서 이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종류와 개체 수조차도 현재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특히 장내 미생물 상호간의 작용, 그에 따른 대사물질 등에 대해서도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아 치료제 개발보다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가 전방위적으로 전 세계에서 선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 경향은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지만, 치료제로서의 개발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실제 임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기까지는 요원해 보인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세계 최초로 난치성 위막성대장염 치료제로서 휴먼 마이

바이오산업 기술개발사업 개요

사업명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제품화

과제명 염증성 장질환의 인간 유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기술 개발

개요

FMT(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궤양성대장염에 유도 및 관해(염증 억제) 유지를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 물질 발굴과 해당 물질의 안전성 검증 및 상용화 기술개발

공동연구·용역 헥토헬스케어(김석진), 한국베름(한권일), 비티시너지(조희경)

연구기간 2022년 4월 1일 ∼ 2025년 12월 31일(3년 9개월)

기대효과

ㅇ FMT(장내 미생물)를 기반으로 궤양성대장염에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유용미생물제재를 발굴하고

이를 위한 분변 은행(stool bank)의 안전성 확보와 국제기준 상회 프로토콜 확립 및 운영

ㅇ 환자 특이적 장환경 생체모사시스템과 동물모델 기반 치료효능 검증 및 평가를 통해

FMT(장내미생물) 수퍼솔루션 개발

ㅇ FMT(장내미생물) 수퍼솔루션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개발

ㅇ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상용화 준비

크로바이옴에서 유래된 치료제 2건을 승인했다. 위막성대장염은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해 발생하며 대장에 궤양·위막·점액삼출·출혈 등을 일으킨다. 주된 원인균은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로 적합한 항생제를 투여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난치성 위막성대장염 치료제 승인

그러나 일부의 환자에서는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재발을 반복하게 돼 치료에 어려움이 생긴다. 환자는 반복되는 염증으로 인해 장절제 수술까지 받게 된다. 과거 이와 같은 항생제 치료 불응성 위막성대장염 환자를 위해 분변 미생물 이식이 신의료기술로서 승인돼 임상현장에서 치료방법으로 활용돼 왔다.

FMT(장내 미생물 이식)은 건강한 정상인의 대변을 받아 고형물을 제거하고 장내 미생물로 이루어진 이식용액을 특수 제작해 환자의 장내로 직접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이식용액에는 건강한 정상인의 장내 미생물들과 이들의 대사산물이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있는 환자에게 이식을 진행할 경우 정상상태로 전환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은 전환효과를 활용해 위막성대장염 환자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을 억제하기 위해 투여하게 되며 현재까지 10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분변 미생물 이식은 정확한 기전을 모르는 상태에서 치료 효과를 기대하며 대량 투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식에 관련된 부작용이나 감염, 질병 악화 등의 위험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미국 FDA에서 승인된 2개의 치료제는 건강한 정상인의 장내 미생물을

분리 배양해 다양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위막성 대장염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미생물들을 다수 선별해 혼합해서 만든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컨소시엄 제제이다. 기존의 분변 미생물 이식이 갖는 문제점을 극복하면서 동일한 치료 효과를 유도한 치료제이며 현재까지 기존 분변 미생물 이식과 유사한 완치율을 보이고 있어 향후 위막성대장염 치료의 신기원을 이룰 것으로 판단된다.

반응군·비반응군 대조로 효과적 미생물 선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헬스 마이크로바이옴 분변미생물이식 기반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유래 궤양성대장염 치료기술 개발’ 1세부 과제의 1차 목표는 다음과 같다. 궤양성대장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정상인의 대변에서 고형물을 제거하고 장내 미생물과 대사물질로 이루어진 이식용액을 제작하여 환자에게 대장내시경을 통해 직접 주입하는 분변 미생물 이식을 시행해 반응군과 비반응군을 선별한 후, 두 군 간의 차이를 통해 효과를 보이는 장 내 미생물들을 선별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궤양성대장염 치료를 위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컨소시엄을 제작하고, 치료제로 발전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진행하는 연구이다.

미 FDA에서 승인된 위막성대장염 치료제처럼 궤양성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 개발 중인 휴먼마이크로바이옴 컨소시엄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치료법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로써 환자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과제의 의의로 가지고 있다.

고홍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분변미생물이식센터장)

이동우 연세대 교수(생명공학과)

프로바이오틱스 한계 넘는 ‘포스트바이오틱스’

염증성장 질환 치료기술에서 사균화(死菌化)를 통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장내 감염이나 혈액 내 감염으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프로바이오틱스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가공성과 효과성에 탁월한 효능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포스트바이오틱스(유산균 사균체)에 대한 국내외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연구를 넘어 상업화 성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염증성 장질환은 자가 면역에 의해 장에 염증이 생겨서 발생한 질병이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으로 기생충 감염·세균 감염·식이 알레르기·장내 미생물 생태계(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의 파괴 등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외부 물질에 노출된 점막이 손상될 경우 유익균이 사라져 자가면역 질환이 발생한다. 문제는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어려워 병 증상을 줄여주는 대증치료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치료가 제대로 안 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현재 진행되는 ‘염증성 장질환의 인간 유래 마이크로바이

Postbiotics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포스트바이오틱스가 기존 프로바이오틱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치료제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유산균 사균체는 프로바이오틱스와 달리 대사활동과 증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혈액 내 감염에서 프로바이오틱스에 비해 안전하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항생제 유전자 전이에서도 자유롭다.”

옴 치료기술 개발’ 연구는 유산균 사균체를 활용한 치료법에 주목하고 있다. 인간으로부터 유래 특정 마이크로바이옴을 고농도 배양한 뒤 열처리 사균화 과정을 거친 후 사균체를 환자에 고농도 투여해 궤양성대장염을 완화시키는 과정을 담고 있다. 현재 연세대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산균 사균체를 생산하는 베름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한다.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사를 통과한 후, 150여 명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접근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한계를 뛰어넘어 안전성과 가공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미생물로서 숙주가 통제하지 못하는 다양한 대사활동을 하는데 장내 감염이라든지 혈액 내로 들어가면 패혈증, 또는 항생제 내성유전자 전이 등과 같은 여러 문제를 일으킬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를 비롯해 국내외에서는 프로바이틱스에 대한 법규가 강화되고 있는 이유다.

유산균 사균체는 프로바이오틱스와 달리 대사활동과 증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혈액 내 감염에서 프로바이오틱스에

비해 안전하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항생제 유전자 전이에서도 자유롭다. 영유아에서 장벽이 무너진 중환자까지 안전하게 활용 가능해 일본의 환자식 업체와 국내 제약사에서 중환자 경관유도식에 사균체를 활용한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살아있는 균이 아니기 때문에 열과 산에 영향이 없어 액상제형에서부터 타블렛·캡슐·멸균제품까지 다양한 제형 제품에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유산균 사균체에 대한 효능이 여러 연구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사균체는 변비나 설사를 예방하는 정장작용뿐 아니라 장내에 흡수되어 대식세포를 활성화 시킴으로써 면역을 조절(Biological Response Modifier)하는 작용이 뛰어나다. 이런 면역을 조절해주는 메커니즘으로 항염작용·아토피 개선·대장염 개선·항암 등 다양한 SCI급 국제 논문들이 발표되었다. 2021년에는 공식적으로 유산균 사균체를 포스트바이오틱스로 정의했다.

국내에서는 이번 연구에 참여한 베름이 일본 기술을 국산화해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생산하고 있다. 베름은 1990년대 부터 일본에서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연구해왔으며 2016년 원주 생산공장에서 국내외 최고수준인 그램당 7조5000억 쎌(cell)을 함유한 고농도 생산 프로세스를 확립했다. 베름의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일본과 유럽, 오스트리아, 미국 등에

환자식과 건강식품 원료로도 수출 중에 있으며 국내 제약사와 식품사 등에서 다양한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

한권일 베름 대표는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안전하며 다양한 제형으로 개발 가능하여 환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과제를 통해 효과성이 확인된다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야에서 리딩 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름 포스트바이오틱스 연구개발 기업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연구개발하는 베름의 한권일 대표(사진 오른쪽)는 다양한 제형으로 개발이 가능해 환자에 게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보건대학교

서울과 가까운 ‘운양캠퍼스’ 확충, 제2의 도약…국제교류 주목

김포대학교

김포대학교(총장 박진영)는 글로벌 대학을 비전으로 삼고 혁신교육으로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자 한다. 김포대의 건학이념은 정

보산업사회의 고도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며, 지와 덕을 겸비한 인간 형성을 바탕으로 실용적인 이론과 기술을 연마하게 하여 국가와 사회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데 있다. 끝없는 진리 탐구와 기술 혁신을 통해 다가오는 21세기의 세계화 시대에 요구되는 중견 직업인은 물론 창의력을 갖춘 전문 기술인을 양성함으로써 겨레의 발전과 새 역사 창조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김포대는 보다 향상된 경쟁력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혁신해가고 있다. 산업수요 맞춤형 현장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시설, 학생 편의시설, 지역사회 기여를 위한 공유시설 등 최신의 인프라를 구축해 재학생은 물론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대학의 특성화와 글로벌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표준에 맞춘 ‘레지덴셜 칼리지’ 시스템

대학의 글로벌시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3년 완공된 운양캠퍼스는 김포공항에서 김포골드라인 지하철로 5정거장인 운양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다. 운양캠퍼스는 서울과 근접하고 지역사회와 친화적으로 인프라가 갖추어져

김포대학교는 운양캠퍼스 확충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학생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해외 교육수요자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사진=김포대

생활편의와 복지시설 운영 인프라가 확보돼 있다. 3천 평(9천912m2) 규모의 캠퍼스 조성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글로벌 스탠더드의 교육시설과 기숙사를 갖췄다. 2인 1실 460명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최신 기숙사 시설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학생 커뮤니티 시설이 단연 돋보인다. 아울러,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 시스템 도입을 통해 재학생과 다양한 교육 수요자를 위한 학생복지·수용시설을 확보했다.

특히 2024학년도 최초 합격자 신입생들에게 글로벌 캠퍼스 내에 최초 합격자 최종 등록 시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더불어 팬데믹의 영향으로 최근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이 섞인 블렌딩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 시·공간의 제약을 최소화하고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하고자 대면·비대면 디지털 하이브리드 방식의 수업을 위해 신입생 전원에게 최신형 노트북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포대는 운양캠퍼스를 거점으로 하여 지역

서울 근접한 운양캠퍼스 확충으로 국제 수준 인프라 갖춰

K-문화 특성화 기반으로 외국인·성인학습자 전문가 양성

주민과 성인학습자를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한다. 지역청년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특성화 교육사업을 운영하며, 재학생을 위한 글로벌 인턴십과 해외 취업 지원도 확대한다. 김포대는 해외 취업자 수 상위 대학으로서의 입지를 확대해 김포대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디지털 교육시스템

김포대는 글로벌 네트워크, 현장중심 기반 교육, 지자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첫째, 한국무역협회 한류 교육서비스 부문 ‘지식 노하우 수출산업 3대 성공사례’로 선정된 경쟁력 있는 K-문화 특성화 고등교육 기관으로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 해외 산업체와 교육기관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둘째, 산업체 니즈를 반영한 산업수요맞춤형 교육과정을 산업체와 협업해 학생들의 실무와 취창업 역량을 높이고 있다. 셋째, 정부·지자체와 협력해 중고생 대상 K-문화 직업교육 체험을 위한 지역 중심 교육시설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적 기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교육 수요자들의 다양한 수업방식의 선

택권 확대와 수요를 반영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디지털 교육시스템을 구축해 교육혁신을 선도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급변하는 교육 환경과 K-문화의 세계적인 확산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 인프라도 확충했다. K-문화 특성화를 기반으로 K-팝, K-뷰티, K-푸드 등 글로벌 K-문화 교육 과정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며, 글로벌케이컬쳐센터에서 외국인, 성인학습자, 대학생, 청소년 등 다양한 학습수요자들을 대상으로 K-문화 교육과 전문인재 양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김포대의 국제교류 프로그램도 뛰어나다. 정규와 단기과정의 온·오프라인 한국어 연수과정은 글로벌 인재 육성을 목표로 국제교류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다년간 부단한 노력을 했다. 그 결과 교육부로부터 ‘한국어 우수 프로그램 운영 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다. 10주로 구성된 정규과정 뿐 아니라 TOPIK(한국어능력시험) 취득반, 대학진학 예비반, 외국대학 한국어교사 방학 집중 한국어와 한국문화체험 연수반 등 모듈화된 수요자 맞춤형 단기 집중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김포대학교의 태권도융합과는 태권도와 K-팝 문화융합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사진=김포대

자유전공학과 신설…수시 96% 선발

보건행정·아동보육과 ‘야간반’ 모집

김포대학교 2024학년도 수시 1차 모집은 지난 9월 11일부터 10월 5일까지, 수시 2차는 11월 10일부터 11월 24일까지 모집한다. 모집인원은 총 852명 중 수시 816명(96%), 정시 36명(4%)으로 수시 비중이 압도적이다. 입학전형은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으로 나뉘며, 수시 1차에서 일반전형 523명, 특별전형 58명으로 581명을 모집한다. 수시 2차는 일반전형 207명, 특별전형 28명으로 235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시 2차와 정시의 경우 수시 1차에서 미충원된 인원에 따라 모집 인원이 변동될 수 있다.

전형 구분 없이 최대 3개 복수지원 가능

김포대는 2024학년도 모집학과로 자유전공학과가 신설된다. 이외에 작년과 마찬가지로 뷰티아트과의 경우 헤어전공과 아트전공으로 나눠 모집하며, 보건행정과와 아동보육과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 야간반을 모집하는 것이 특징이다. 모집시기별 전형 구분없이 최대 3개 전형까지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수시모집 학과로는 △K-문화 계열인 실용음악과, 글로벌실용무용과, 유튜브크리에이터과, 연기과, 호텔제과제빵과, 뷰티아트과(헤어, 아트), 레저스포츠과, 태권도융합과, 자유전공학과가 있다. △교육·복지계열로 유아교육과, 보건복지과, 보건행정과, 아동보육과가 있다.

또한 △경영계열은 철도경영과, 마케팅경영과, 부동산과, △경찰·경호계열 학과는 경찰행정과, 무도경호과, △콘텐츠·디자인계열로는 게임콘텐츠과에서 모집한다.

태권도융합과는 우리의 전통무도인 태권도의 체력증진교육, 정신교육과 인성교육 등을 통해 체계적인 이론과 실기능력을 갖춘 우수한 태권도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교육목표를 두고 있다. 태권도와 K-팝 문화융합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UKP태권도시범단 공연을 국내 태권도 시범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다.

또한 세계 각국에 우수한 태권도 지도자를 파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졸업 후 진로는 체육계 기관 코치와 감독, 생활체육지도사, 태권도지도자, 국제해외협력단원, 공연배우, 공공기관·국가중요시설·대기업 시설경비, 보안안전요원 등이다.

대학별고사(실기)를 보는 학과는 실용음악과, 글로벌실용무용과, 유튜브크리에이터과, 연기과, 레저스포츠과, 태권도융합과, 무도경호과(특별전형 수시)로 실기고사 100%로 선발한다.

수시모집 비중이 압도적이기에 수시접수에 복수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김포대 홈페이지에서 모집학과와 모집안내 등 자세한 내용은 김포대 홈페이지 입학안내(https://ukp.ac.kr/admissio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포대는 2024학년도 신입생들을 글로벌 미래인재로 양성하기 위해 개인 맞춤형 교육과정, 미디어 기기 제공, 최신식 기숙사 운영 등으로 만전

을 다 할 것이다. 예비 대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송미선 김포대 교학처장

김포대학교

최고의 보건특성화 대학, ‘보건통합교육’등 끊임없는 교육혁신

대구보건대학교

대구보건대학교(총장 남성희)는 국내 최고의 보건특성화 대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모든 전문대학의 꿈인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그랜드슬램 7관

왕을 달성했고, 탄탄한 정부지원을 기반으로 끊임없는 교육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보건대는 마이스터대(전문대학 전문기술석사과정)로 인정받았고, 고등직업교육거점(HiVE),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 전문대학(LINC 3.0), 국제협력선도대학(ODA),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대학으로도 선정됐다. 특히 영남지역 보건의료 특성화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등 교육부가 주관하는 7개 국책사업에 선정됐다. WCC는 교육부가 직업교육 분야의 국내 대표 전문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대학의 교육환경과 해외취업, 교육과정 수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400개가 넘는 비교과 프로그램 돋보여

대구보건대의 차별화된 ‘보건통합교육’은 대표적인 교육혁신 사례다. 다양한 보건계열 학과와 실습 병원이 함께 있는 대구보건대만의 대표 브랜드 교육이다. 전문대학 최초로 개설된 보건통합교육은 보건의료계열 직종 간 연계 교육을 통해 다른 직종에 대한 이해를 높여 대상자 중심의 문제해결력·협업·융합 역량을 갖춘 우수 보건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보건통합교육은 융합 교양 과목과 보건의료 산업현장과 연계해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대구보건대는 융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기반도 완비하고 있다. DHC-비교과통합관리시스템(이하 드림스토리)은 전공 직무역량뿐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미래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

DHC-드림스토리는 6대 핵심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계된 비교과 관리시스템이다. 대구보건대는 공동체의식·직업윤리·의사소통역량·융복합역량·문제해결력·현장실무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400개 이상의 비교과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학생의 이수 결과를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모든 신입생은 입학 시점에 실시되는 6대 핵심역량 진단검사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부족한 핵심역량을 확인하고, 비교과 프로그

대구보건대학교의 보건통합교육은 다양한 보건계열 학과와 실습 병원이 함께 있는 대구보건대만의 대표 브랜드 교육이다 . 사진=대구보건대

전문대학 최초로 보건의료계열 직종간 연계교육, 다른 직종 이해 높여

입학부터 졸업까지 6대 핵심역량 키우는 ‘DHC-비교과통합관리시스템’

램을 이수한다. 학년마다 DHC 핵심역량 진단 검사를 통해 핵심역량 향상도를 점검하고, 졸업 시점에 모든 학생들이 6대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기계발을 위한 진로상담도 체계적이다. 전국 전문대학 최초로 ‘잡팜’(Job Farm-직업농장)을 개발해 5년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잡팜은 대구보건대가 학생을 위해 추진한 적성기반 학과별 직업정보개발 사업의 결과물이다. 잡팜은 직업농장이란 명칭대로 물과 비료를 주듯 학생에게 최적의 진로를 돕고 잘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학생의 적성을 토대로 학과별 진로·직업·직무 정보를 안내한다.

대구보건대 상담센터는 학교 적응과 적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신입생, 재학생의 진로·취업 역량개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학생 진로지도법, 생활상담 기술 교육을 받으려는 지도교수까지 학교 구성원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센터는 △신입생·복학생·U턴 대학생 대상 대학적응 강화 프로그램 △공감과 소통을 위한 집단상담 등의

마음건강증진 프로그램 △학사경고예방 프로그램 및 개인상담 등 진로·심리심화 프로그램을 연평균 2만3천여 건을 진행한다.

잘 가르치고 잘 배우는 대학

대구보건대는 잘 가르치고 잘 배우는 대학이다. 전국 3개 전문대학만 선정되는 교육부 교수학습지원센터 우수대학에 지정됐다. 지난해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한 ‘2022년 전문대학 교수학습 혁신대회’ 최고상인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교수학습지원센터는 재학생의 국가면허 토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눈높이 중재교육, 학습법 코칭, 노트필기 경진대회와 우수강의 에세이 공모전 등 학생주도학습을 지원하는 15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한국전문대학 교수학습발전협의회가 주관하는 ‘좋은 수업 에세이 경진대회’에서 2022년 우수상과 장려상, 2023년 최고상인 대상과 장려상 등 총 5명이 수상했다.

또, 2019년부터 보건직·간호직·의료기술직 공무원을 희망하는 재학생을 위해 공직역량강화반을 운영한다. 2020년~2022년까지 3년 연속 임용시험 합격자를 배출하는 등 보건계 공공분야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다양한 직업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최고의 교육환경과 최첨단 실습 시설

대구보건대는 교육환경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대구임상시뮬레이션센터는 최첨단 임상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한심폐소생협회와 미국심장협회(AHA)의 심폐소생술 교육기관(BLS Training)으로 인준받아 공인화된 심폐소생술 교육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각 학과의 실습실과 기자재가 우수하다 보니 이 대학의 학과실습실 대부분이 국가고시 실기시험장이나 국제시험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또, 디지털스튜디오, 멀티미디어실, 유-헬스 캠퍼스를 구축하고 최신 시설의 학생생활관, 조각공원, 인당아트센터와 헬스매니지먼트 센터, 무료 스쿨버스 운행 등 학생과 지역주민들이 학업과 대학의 낭만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처럼 대구보건대는 20년 전부터 꾸준히‘그린 & 클린’캠퍼스를 조성해 왔다. 대학 캠퍼스라기보다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나 박물관 같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수시 86.2% 선발…면접 참여 여부가 합격 주요 변수

대구보건대학교의 2024학년도 수시 1차 모집기간은 9월 11일부터 10월 5일까지다. 전체 정원 2,083명 중 86.2%인 1,796명을 정원 내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 이 중에서 일반고 출신 1,153명, 특성화고 313명, 대학자체전형 186명, 비교과전형 112명, 고교연계교육협약전형(신설) 32명을 선발한다.

일반고는 일반계고등학교, 자율형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과학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 영재고등학교, 종합고등학교(일반과정, 인문사회과정, 자연과정, 보통과정), 방송통신고등학교, 대안교육 특성화고등학교, 검정고시 출신자가 해당된다. 특성화고는 특성화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 예체능계고등학교, 종합고등학교(전문계 과정),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에 의한 고등학교(전문계열), 대안학교, 외국소재 고등학교 출신자가 해당된다.

최대 2회 지원 가능…면접 가산점 7%

성적반영 비율은 학과마다 차이가 있다. 보건행정학과와 언어치료학과, 응급구조학과(신설), 스포츠재활학과, 뷰티코디네이션학과, 글로벌호텔조리학과, 호텔제과제빵학과, 소방안전관리학과, 사회복지학과는 학생부 60%와 면접 40%를 반영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그 외 학과는 학생부 100%이며, 면접에 참석할 경우 가산점 7%를 받을 수 있다. 면접일은 오는 10월 13일(금) ~ 14일(토)에 걸쳐 이뤄지며 합격자 발표는 10월 20일(금)이다.

우리대학은 모집시기(수시1차·수시2차·정시)별로 학과·전형·주/야에 관계없이 최대 2회 지원 가능해 지원자에게 다양한 입학 기회를 제공한다. 면접 참여 여부가 합격 당락에 주요 변수가 된다. 면접에 불참하더라도 불합격처리는 되지 않으나 면접 참석자와 달리 학과별 면접 점수나 가산점 점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면접에 참석하는게 훨씬 더 유리하다. 카카오톡 입학상담 채널 운영을 이용하면 다양한 입시정보

대구보건대는 모집시기(수시1차·수시2차·정시)별로 학과·전형·주/야에 관계없이 최대 2회 지원 가능하다. 사진=대구보건대

와 입시관련 채팅 입학상담이 가능하다.

원서 접수방법은 등기 우편(대구보건대 입학팀)으로 할 경우 마감일 오후 5시까지 도착분에 한해 접수한다. 인터넷(대학교:www.dhc.ac.kr, 진학어플라이:www.jinhakapply.com)으로 하면 된다. 대표 전화번호는 입학팀 053-320-1800번이다.

최근 보건·의료 국가고시 전국수석 19명 배출

대구보건대는 2005년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주관하는 국가고시에서 전국수석자 19명을 배출했다.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에서 시행한 2022년 보건의료 국가고시 2개 분야에서 전국 수석

자를 배출했다. 주인공은 치기공학과와 임상병리학과다. 두 학과는 2021년 보건의료 국가고시 전국 수석 배출에 이은 2년 연속으로 쾌거를 이뤘다.

또, 2020년에는 임상병리학과와 방사선학과에서 각각 차석 배출, 2019년에는 임상병리학과와 물리치료학과에서 전국 수석자 2명을 배출했다. 치기공학과 졸업생 김창식(25)씨는 제50회 치과기공사 국가고시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김 씨는 305점 만점에 299점을 획득해 응시자 1,057명 중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

임상병리학과 졸업생 김명희(24)씨는 제50회 임상병리사 국가고시에서 280점 만점에 최초로 280점 만점을 획득해 전국 50개 대학에서 응시한 수험생

2,917명 중에서 1등으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대구보건대는 100% 합격률 학과 및 최대 합격 학과가 있는 등 보건계열 전 학과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작업치료학과는 작업치료사 시험에서 응시자 42명 전원이 합격, 6년 연속으로 합격률 100%를 기록했다.

작업치료사 전국 평균합격률은 79%로 대구보건대가 21%p 높았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보건행정학과) 합격률은 82.9%로 전국평균 55.2%에 비해 27.7%p, 안경사는 77.1%로 전국평균 74.9%에 비해 2.2%p, 물리치료사 합격률은 98.3%로 전국평균 86.1%에 비해 12.2%p로 전국평균 보다 10%p 이상 높았다.

대구보건대가 전 학과에서 높은 국가고시 합격률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52년간 보건 특성화대학으로 발전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시 출제현황을 분석하고 특강을 실시하는 등 국시대비를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이다.

학력유턴 대표 대학, 고학력자 매년 수천명 지원

대구보건대는 매년 지역에서 수험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대학이다. 석ㆍ박사를 비롯한 대졸자가 가장 많이 지원하는 학력유턴 대표 대학이다. 2023학년도 입학전형 기간 동안에만 1,460명의 대졸자가 지원했다. 최근 5년간 대졸자 지원자 수는 6,700명을 넘었다. 학력유턴자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생활이나 성적이 우수하고 대학이 지원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학 자체 혹은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해외인턴십프로그램에 참여하

는 학생 중에서 30% 정도가 학력유턴자라는 점도 이를 반영한다.

권덕문 대구보건대 입학처장

55년 전통의 ‘직업교육’ 톱클래스…“일·학습 함께 해요”

영남이공대학교

영남이공대학교(총장 이재용)는 올해 창학 55년을 맞은 대표적인 직업교육중심대학이다. 1968년 개교 이후, 실습 위주 교육과 현장 중심의 실

용 전문직업기술교육으로 차별화·특성화·전문화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다양한 복지제도와 학생교육지원 프로그램, 최첨단 실습 장비를 갖춘 현장형 실습실과 높은 취업률, 풍부한 장학금, 도심에 위치한 교통 편리성이 장점이다.

국가고객만족도 10년 연속 전국 1위

영남이공대는 국가고객만족도(NCSI) 전문대학부문에서 10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했다.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전문대학(LINC3.0)·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으로 선정됐고,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거점형 특화프로그램과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2022년 파란사다리 대구·경북권역 주관 대학과 공학기술교육혁신센터, 자동차산업 고용위기극복 미래형자동차 현장인력양성, 산학연 Collabo R&D사업에도 선정돼 직업교육중심 선도대학으로 ‘톱클래스’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중소기업 인력양성대학 기술사관 육성사업에 선정돼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스마트 제조, 빅데이터·인공지능(AI), 친환경·에너지(탄소중립), 로봇 등 미래 유망분야 중소기업 전문인력과 현장기술 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영남이공대는 ICT반도체전자계열을 중심으로 반도체장비 유지·보수 전문인력양성 사업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경북기계공고·금오공고·구미전자공고·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를 비롯해 (주)에스앤 에스텍 등 20개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과 함께 한다.

지역인재 취업 공로…일·학습병행 우수 기관으로

이 대학은 특히 지역 인재 취업에 힘쓰고 있다. 지역의 우수 기업과 대구·경북지역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

영남이공대학교는 성인학습지원센터와 일학습병행지원센터를 오픈하고 성인학습자의 즐거운 대학생활 지원에 나서고 있다 . 사진=영남이공대

1968년 개교 이후 현장 중심 전문직업기술교육 차별화

ICT반도체전자계열 중심으로 유지·보수 전문인력 양성

고 등과 다자간 협약을 통해 우수 취업처와 취업 인원을 확보하고 있다.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으로 대구경북 마이스터 및 특성화 고교생을 대상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지도 등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유)스태츠칩팩코리아,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에이치티솔루션, ㈜에이블, ㈜엘앤에프 등에 600여 명을 취업시키는 성과를 냈다.

영남이공대는 지난해 9월, 지역의 우수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에 기여해 인정을 받았다.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일학습병행 우수협력기관으로 선정돼 감사패를 받았고, 지난 1월 2일에는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특히 영남이공대는 성인학습자 맞춤형 학사제도

를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 학사운영처 산하에 성인학습지원센터와 일학습병행지원센터를 오픈하고 학업지원은 물론, 복지 지원, 대학 안내 등 성인학습자의 즐거운 대학생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성인학습자 맞춤형 학사제도 강화

성인학습자 수업은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특성을 고려해 대면·비대면 혼합으로 진행한다. 학과(계열)에 따라 주중·야간·주말 및 집중이수제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성인학습자의 니즈에 따라 기초영어말하기·초급일본어 등 외국어 스피치 특강과 스포츠재활· 스트레칭·생활운동 등 건강관리 특강과 함께 한글·파워포인트·인터넷 사용 등 정

보기기 활용 특강, 성인학습자 수기 공모전 및 대학생활 적응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지난 3월부터 성인학습자의 대학생활 적응력을 높이고 소속감 증대를 위해 다양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성인학습자 전담 학과인 사회복지 서비스과는 최첨단·최신식 강의실을 별도로 구축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인학습자를 위한 입학식을 열고, 맞춤 교육프로그램으로 만족도가 높다. 특히 사회복지서비스과 신입생을 대상으로 열린 대구 100년 근대문화 탐방 행사는 대학 주변 공간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재발견하고 학우 간 친밀감 상승에도 도움이 됐다. 지난 8월에는 경주에서 1박 2일로 지역특화분야 직무역량강화캠프를 열었고, 곧이어 일본 사회복지기관 글로벌 연수를 통해 사회복지서비스 실무 경험을 쌓기도 했다.

영남이공대 성인학습지원센터는 2024학년도 수시모집 기간을 맞아 성인학습자 신입생 모집을 위해 오는 9월 16일부터 양일간 ‘새로운 시작을 위한 첫 발걸음’이라는 주제로 학교 초청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높은 취업률·풍부한 장학금·편리한 교통이 장점

영남이공대는 높은 취업률과 풍부한 장학금, 우수한 시설과 대구 중심의 편리한 교통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춰 차별화하고 있다.

재학생 1인당 연간 장학금은 약 400여만 원, 연간 장학금이 약 200여억 원(2022년도 공시기준)으로 재학생에 대한 장학금 혜택이 다른 대학에 비해 높다. 입학·성적 장학금은 기본이고 출석률이 100%면 지급되는 성실장학금 등 많은 학생이 쉽게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대학에서 지정한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외국어 능력이 우수하면 지급되는 성취장학금, 외국어능력 우수자 선발 장학금 등 영남이공대의 장학금 제도는 자기 계발에 동기 부여가 돼 양질의 취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신식 기숙사와 도서관·편의점·카페·식당·서점·헬스장 등 다양한 복지·편의 시설을 마련해 편리한 대학 생활을 지원한다. 또한 별별체험단, 컬처데이, 직업역량강화기초캠프, 상생축제 등 재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로 학생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고 학과 선후배 간 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평생학습자전형 대폭 확대…복수 지원 3회까지

영남이공대학교는 2024학년도 수시에서 전체 모집인원 2,177명의 약 96%인 2,091명의 신입생을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

수시모집에는 정원내 △일반고(674명) △특성화고(521명) △대학자체(187명) △평생학습자(522명)△자기추천(187명) 등과 정원외 △농어촌특별 △저소득층특별 △성인‧재직자 △전문대학이상 △재외국민 및 외국인 등의 전형이 있고, 전형과 학과에 상관없이 3회까지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 수시 모집 기간은 1차 9월 11일부터 10월 5일까지, 2차 11월 10일 부터 24일까지다.

영남이공대는 올해 최신 교육 트렌드와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따라 △모빌리티계열 △글로벌베이커리과 △글로벌레저서비스과 등을 신설하고 △시각영상디자인과 △인테리어디자인과 △스포츠재활과 등 일부 학과 통합 및 독립을 통해 학과(계열)의 경쟁력을 높여 학생 만족부터 취업 성공까지 학생을 최우선하는 대학이 되고자 한다.

평생학습자 522명·성인재직자 108명 모집

영남이공대는 성인학습자 신입생 모집을 위해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평생학습자전형을 대폭 확대했다. 모집전형별 모집인원은 평생학습자전형 522명, 성인·재직자특별전형 108명(전체 모집인원의 5%)이다. 평생학습자전형은 면접 100%로 선발한다. 지원조건은 2024년 2월 말 기준 만 25세 이상이면 수능과 관계없이 지원가능하다. 고등학교 서류와 검정고시 합격 관련 서류 제출만 하면 된다.

영남이공대는 2024학년도에 산업체와 학생 수요를 반영해 총 13개 학과(계열)에 평생학습자전형을 만들고, 성인·재직자특별전형과 함께 성인학습자를 모집한다.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의 폭을 넓혔다.

모집학과는 성인학습자 전담 학과인 사회복지서비스과와 글로벌레저서비스과를 비롯해 소프트웨어융합과(3년제), 건설시스템과, 글로벌외식조리과, 박승철헤어과, K-뷰티과, 반려동물스타일리스트과, i-경

영남이공대학교는 총 13개 학과(계열)에 평생학습자전형을 만들고 성인·재직자특별전형과 함께 성인학습자를 모집한다 . 사진=영남이공대

면접 참여 여부가 합격 가장 중요한 요인

모빌리티·베이커리·레저서비스과 신설

영회계계열, 항공·호텔·카지노계열(호텔·항공서비스전공), 여행·항공마스터과, 시각영상디자인과(사진창작과정), 모델테이너과 등이다.

면접고사 실질 반영률 높아…성실성 중시

영남이공대 입학의 주요 전략은 면접과 복수 지원이다. 면접 참여 여부가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입학 홈페이지의 면접 기출 질문과 영남이공대 공식 유튜브의 모의 면접 영상을 참고해 면접을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학생부 성적이 부족한 학생은 면접에 꼭 참여해야 한다.

면접에 불참하더라도 불합격처리가 되지는 않으나 면접고사의 실질 반영 비율이 높기 때문에 학생부 성

적이 부족한 학생은 반드시 면접에 참석할 것을 추천한다. 면접은 면접관과 학생이 1대1 또는 1대다로 이뤄지며 면접 시 인성·가치관·순발력·전공 상식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설성이라고 생각한다.

전형과 학과에 관계없이 3번까지 지원 가능하기 때문에 지원 가능한 전형을 꼼꼼히 살펴보고 지원한다면 합격에 더 유리하며 전형료는 면제다. 특히 자기추천전형은 학생부 성적이나 수능을 제외한 전공 관련 활동·적성·잠재력·창의력 등 지원자가 보유한 다양한 재능을 100% 면접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본인의 매력과 발전 가능성을 어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초합격자 수업료 50% 장학

영남이공대는 장학금 지원이 풍부한 학교로 알려졌듯이 2024학년도에도 최초합격자 수업료 50% 장

학, 추가 합격자는 100만 원 장학의 혜택을 마련했다. 또한 성인학습자의 등록금 경비 부담 완화를 위해 입학년도의 2월 말 기준으로 만 35세 이상이면 등록금의 50%를 지원하고, 국가장학금 대상자의 경우 4학기 전액 장학혜택이 있다. 입학 후 한 학기에 12학점 이상 수강한 학생 중 출석률 100% 달성시 성실장학금을 제공한다.

학생이 만족하고 취업 성공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영남이공대에서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대학 생활에 충실하다면 누구나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이 빛나는 클래스가 다른 1위의 경쟁력을 갖춘 영남이공대에서 수험생 여러분

의 미래를 향한 도전과 열정을 응원한다.

권상민 영남이공대 입학본부장

전문기술교육의 대명사, 시대 변화·미래 직업 반영해 4개 학과 신설

인하공업전문대학

인하공업전문대학(총장 김성찬, 이하 인하공전)은 전문기술교육을 통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하고자 1958년 민족 직업교육기관으로 설립됐다. 인하

공전은 공학과 서비스, 그리고 디자인 분야에서 수준 높은 현장 중심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인하공전은 2024학년도에 시대 변화를 반영해 4개 학과를 신설했다. 한국의 전략산업에 기반해 미래 직업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신설 학과를 정했다. △반도체기계정비학과 △물류시스템학과 △디지털마케팅공학과 △스포츠헬스케어학과다.

전문대학 최초 ‘반도체 기계설비 정비’ 특성화

반도체기계정비학과는 전문대학 최초로 기계설비정비 분야 특성화 교육을 위해 신설됐다. 첨단화되는 반도체 생산과 공급에 대한 요구에 대응하고 반도체 생태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반도체 제조 현장의 생산 장비를 다룰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인하공전의 반도체기계 정비분야 전문가 육성을 위한 학과 개설은 반도체 장비 분야 발전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인하공전은 기계정비와 전기·전자 분야에서 65년의 교육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반도체 분야의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를 개발해 다른 대학에 공유할 만큼 반도체 관련 교육 노하우도 보유하고 있다.

물류시스템학과는 물류 및 무역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실무중심의 특성화 학과를 지향한다.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영역인 물류에 관한 전문 역량과 실무 기술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물류산업은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반산업이다. 인하공전 물류시스템학과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인 변화와 요구에 부응해 물류관리·무역실무·디지털 물류시스템 운용 등 실무 분야를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국내 기업은 물론이고 해외 기업에서도 물류전

인하공업전문대학은 재학생의 성공 취업을 위해 입학부터 졸업까지 모든 활동과 이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사진=인하공전

반도체기계정비·물류시스템·디지털마케팅공학·스포츠헬스케어 신설

‘디지털화 시대·100세 시대·1인 1 스포츠 시대’ 맞춰 특성화 교육 강화

문가로서 전문 역량을 펼쳐 나갈 수 있는 인재를 키운다.

특히 우리나라 물류 대표 기업인 ㈜한진과의 계약학과 운영도 기대를 모은다. 계약학과는 대학이 기업과 계약을 맺고 설립하는 특정 분야의 학과로, 졸업 후 해당 기업으로 바로 채용되기도 한다. 기업은 전문 인재를 확보하고, 학생은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어 산업적인 활용 가치가 높다.

국내 유일 디지털마케팅공학과

모든 비즈니스가 디지털로 통합되는 디지털이 일상화된 시대다. 디지털마케팅공학과는 온라인 기반으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전문가를 육성한다.

마케팅공학은 과학적인 의사 결정을 강화하고 마케팅 전략을 최적화하기 위해 마케팅 분야에서 공학 원칙과 방법론을 적용한다. 인하공전은 공학 분야에 특화된 교육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유일의 디지털마케팅공학과를 신설했다.

특히 인하공전 디지털마케팅공학과는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 대한 인문적 소양은 물론, 최신 디지털 마케팅 동향과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지털 마케팅 도구의 개발과 활용, 디지털 마케팅 UX/UI 디자인 및 설계, 데이터 분석, 마케팅 캠페인 효과 분석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업계 최고의 디지털 마케팅 전문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스포츠헬스케어학과는 ‘100세 시대’와 ‘1인 1 스포츠 시대’를 맞이해 개인의 맞춤형 헬스케어를 위한

스포츠와 의학의 융복합 필요성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에 적합한 학과다. 스포츠헬스케어학과는 급변하는 스포츠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소비자와 스포츠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실무와 현장 적응 능력이 뛰어난 전문가를 양성한다. 여가 및 생활스포츠지도자와 PT전문가, 운동처방사가 그들이다.

스포츠헬스케어학과는 신체 활동을 바탕으로 건강·운동·스포츠과학 그리고 여가를 포함한 인간의 행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스포츠지도자와 헬스케어 전문가 양성을 위해 신체운동에 관한 기초이론과 실기 능력을 키운다. 또한 1인 2종목 이상 실기 전공 및 1종목 이상의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과정도 개설했다.

학생이력관리시스템 ‘일자리’ 통해 맞춤 취업지원

인하공전의 취업 경쟁력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인하공전은 진로 교육을 위해 학생 맞춤형 진로·심리 상담체계를 강화했다. 학생의 직무적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진단 도구를 활용해 지도교수가 전주기 이력을 관리한다. 취업 진로 설계가 부족한 학생과 전공·적성이 일치하지 않는 진로 미스매치 학생을 위해 맞춤형 취업 컨설팅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해외 취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해외 기업을 발굴하고 취업 지원도 한다.

인하공전은 수요자 중심의 취업 교육과 취업 지원프로그램 진행도 활발하다. 학생 개인별 취업 준비 역량에 따라 단계별·맞춤형 지도를 하고 있다. 1단계는 진로적성검사를 통한 진로 설계 지도와 상담, 진로캠프, 직무 특강을 실시한다. 2단계는 취업지도 컨설팅과 취업동아리 활동 지원, 모의 면접 및 AI 면접 등을 통해 취업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을 한다. 3단계는 학생이 채용 박람회와 설명회에 적극 참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구직 활동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인하공전은 자체 구축한 온라인 학생이력관리시스템인 ‘일자리(ILJARI)’를 통해 학생 이력 맞춤형 채용정보를 제공한다. 인하공전 재학생의 성공 취업을 위해 입학부터 졸업까지 모든 활동과 이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수시 95% 선발…최우수 1개 학기 내신성적 100% 반영

인하공업전문대은 2024학년도 입학정원 2,553명 중 수시 1차에 1,787명(70%), 수시 2차에 639명(25%), 두 번의 수시모집을 통해 2,426명(95%)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시 선발 비율이 전년대비 5% 확대됐다. 수시모집 학생부 성적 반영에서 가장 큰 변화는 수험생의 성적부담 완화를 위해 1학년부터 3학년 1학기까지 총 5개 학기 중 최우수 1개 학기 내신성적을 100% 반영한다. 수시모집 전형은 일반고전형(1,707명), 특성화고전형(685명)과 어학특기자전형(34명)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어학특기자 전형은 출신고교 유형도 무관하고 내신성적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TOEIC, TOEIC Speaking, TEPS, TOEFL, JPT 중 기준점수를 취득했다면 비면접 학과인 항공기계공학과와 면접학과인 항공운항과에 지원할 수 있다. 비면접학과인 항공기계공학과는 어학성적 100%로, 면접학과인 항공운항과는 어학성적 소지자에 한해 면접성적 100%로 단순화해 선발한다.

비서학과, 경영비서학과로 바꿔 성별제한 폐지

2023학년도까지 여학생만 모집했던 비서학과는 2024학년도에 경영비서학과로 바뀌며 모집성별 제한을 폐지했다. 남·여 총 90명을 수시 1차 63명, 수시 2차 23명, 정시 4명으로 각각 선발한다. 항공경영학과는 전년도와 다르게 성별 구분없이 통합으로 총 100명을 수시 1차 70명, 수시 2차 25명, 정시 5명으로 각각 선발하게 된다.

또한, 수험생 선택권 확대를 목적으로 기존 수시 2차, 정시에만 선발하던 전문대졸 이상, 북이탈주민, 재외국민 전형을 수시 1차부터 선발하기로해 모집시기를 확대했다. 모집인원에 제한이 없는 전형으로 전문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수험생의 선택권을 확대 보장했다.

진로 미정이라면 수시 1·2차에 다른 학과 지원을

인하공전은 면접을 준비하는 예비인하인을 위해 면접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대학 홈페이지에 면접연습안내 동영상을 탑재했다. 내용은 면접 안내 영상과 면접 연습 영상으로 구

인하공전은 2024학년도 두 번의 수시모집을 통해 2,426명(95%)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사진=인하공전

수시 1·2차 1회씩 지원…복수지원 불가

학사학위 전공심화 과정 7개 학과 운영

분돼 있다. 면접 안내 영상은 전반적인 면접 진행 과정에 대한 소개가 있다. 면접 연습 영상에는 인사하기·걷기·바르게 서기·미소 짓기·답변하기로 구성돼 있으며 면접에 필요한 내용을 준비할 수 있다. 면접 시간은 원서 접수 시 정해진 면접일 안에서 직접 신청할 수 있다. 2023학년도 입학전형부터 수험생의 면접준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면접 예상질문 역시 입학홈페이지에 안내하고 있다.

인하공전은 복수지원이 불가능하고 수시 1차와 수시 2차 각 1회씩 지원할 수 있으므로 전략적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95%를 선발하는 수시 1차에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정해 합격 가능성이 높은 학과에 지

원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수시 1차에 합격해도 수시 2차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므로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학생이라면 수시 1·2차에 다른 학과를 지원하길 권한다. 또한 학과 선택 시 각 학과의 장점과 적성 등을 잘 고려해 신중하게 지원해야 한다.

인하공전은 4년제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학사학위 전공 심화 과정도 7개 학과에서 운영하고 있다. 컴퓨터정보공학과, 컴퓨터시스템공학과, 건축학과, 실내건축학과는 1년 과정을 더 마치면 4년제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자동차공학과와 건설환경공학과, 관광경영과는 2년간의 수업을 이수하면 학사학위를 받게 된다.

자격증 취득하면 ‘자격증 장학금’

인하공전의 장학금 제도도 주목할 만하다. 인하공전만의 특별한 장학제도인 ‘자격증 장학금’은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기 위한 장학제도다. 재학 기간 중 취득한 자격증에 대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가 전문대졸이상 전형으로 입학한 경우에는 ‘유턴 장학금’을 지급한다. 또한 장학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학생을 돕기 위해 ‘복지장학금’ 제도도 있다. 이외에도 교내외 경진대회 수상자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한다.

이번 수시모집에서는 외국어 특기자 전형 성적 우수자에 한해 수업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일반고 졸업자 전형에서는 학과별 성적 우수자 2명, 특성

화고 졸업자 전형에서는 학과별 성적 우수자 1명에게 입학 학기 수업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신철호 인하공전 입학학생처장

디지털 융복합 고등직업교육 선도대학…재학생 90% 이상이 장학생

한양여자대학교

한양여자대학교(총장 나세리)는 재학생의 90% 이상이 장학 혜택을 누리고 있다.

2022학년도에 6,466명의 학생에게

총 235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국가·교내외 장학금 포함) 이는 전체 재학생 6,895명(2022년 4월 1일 기준) 대비 93.8%의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받은 것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등록금(약 400억 원) 대비 58.8%의 장학금 지급률이다.

동문·자매 장학 등 27종 이상 장학제도 강점

한양여대는 우수한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수시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일반계고), 정시 일반전형 모집에서 학과별 최초 수석합격자에게 수업료 전액을 지급하는 ‘백남 수석’ 장학금을 지원한다. 또한 어머니나 자매가 한양여대를 졸업한 동문인 경우, 매 학기 수업료의 50%를 면제해 주는 ‘동문장학’ 제도가 있다. 이와 별개로 모녀 또는 자매가 함께 재학 중인 경우 대상자 중 한 명에게 매 학기 수업료 60%를 면제해주는 ‘자매장학’ 제도 또한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유튜브 경진대회 수상자, 전국단위 학술대회 및 공모전 등 각종 경진대회 수상자, 국내외 봉사활동 우수자, 해외 인턴십 참가자, 건강증진 프로그램 참가자, 도서관 우수 이용자 장학 등 총 27종 이상의 다양한 장학 제도를 시행 중이다.

AI·빅데이터, 콘텐츠·디자인, 라이프케어 특화

한양여대는 교육부 등 정부가 지원하는 핵심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돼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한양여대는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산학일체형 전문대학으로 도약하고 있다. 교육부 링크3.0 수요 맞춤 성장형 대학으로 선정됐다. 특히 ‘AI·빅데이터, 콘텐츠·디자인, 라이프케어’ 등 특화 분야에 대한 세개의 기업협업센터(ICC)를 구성해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한양여자대학교는 디지털·문화기술로 서울 성동구를 혁신하는 지역 밀착형 고등직업교육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 사진=한양여대

디지털 혁신 선도 산학일체형 전문대학으로 도약 … 과감한 융복합 전략

링크3.0·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 교육부 사업 선정, 지역상생 생태계 구축

AI공학실습실과 데이터과학실습실, 메타버스 기반 가상화실습실 등을 통해 신산업·신기술 분야의 산업체 현장기반 학습 공간을 제공한다. 한양여대는 기술과 문화, 디지털과 아날로그, 휴먼 서비스와 디자인의 경계를 넘어 과감한 융복합 전략을 통해 우리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를 통해 IT전공 학생뿐만 아니라 비전공 학생들에게도 신산업 기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미래 수요에 부응하는 전문인재로 성장시키고 있다. 한양여대 링크사업단은 앞으로 산업체와 지역의 원하는 산학연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미래를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신산업·신기술 기반 융복합 혁신교육

한양여대는 ‘디지털 융합형 신기술 기반 미래선도

혁신 인재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혁신지원사업을 통해서다. 이에 따라 중장기 발전계획과 연계된 혁신지원사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신산업·신기술 기반 융·복합 혁신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한양여대는 융합전공 복수학위와 ICT분야의 마이크로트랙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융합 및 ICT 마이크로 전공을 신산업·신기술 기반으로 개발하고 개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지털 전환(DX) 및 경험(Dex)도 확대한다.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디지털 환경을 위한 실습실, 장비 및 메타버스 강의 환경을 구축했다. AI융합혁신센터는 AI챌린지존과 VR실습실을 운영하고 디지털 교육 환경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역량을 갖춘 혁신인재 양성에도 나선다. 국내외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산업체 맞춤형 어학강좌

를 제공하고, 해외 취업 약정과 해외 현장실습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적극적이다. ESG경영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고 환경보호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봉사 프로그램과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ESG센터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미래와 사회적 변혁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및 ESG 실천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미래와 사회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와 컨소시엄, 평생직업교육 강화

한양여대는 서울시 성동구와 함께하는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HiVE)’에도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전문대학이 지역기초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지역특화분야를 강화하고 평생직업교육을 강화해 지역상생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 컨소시엄은 ‘디지털·문화기술로 성동구를 혁신하는 지역 밀착형 고등직업교육 거점화’를 목표로 2023년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1유형)에 선정됐다. 이를 통해 성동 지역을 대표하는 디지털 융복합 고등직업교육 선도대학이 되기 위해 지역사회 공동체와 협력하며, 빅데이터·IoT기반 DX 엔지니어와 웹콘텐츠 창작자를 양성하고 교육체계를 개편한다.

이 사업으로 빅데이터분석 자격증과 DX 기술창업 자격증 과정, 웹소설 및 웹툰 전문가 양성, 제과, 봉제, 수제화 비즈니스 빌드업 과정 등 평생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동구 지역의 소공인, 재직자, 신중년, 창업 및 취업 희망자를 전문기술인으로 양성하고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양여대는 이 사업으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연간 20억 원(국비 18억원, 성동구 2억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평생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한양여대에 입학하면 ‘선행학습학점인정제도’를 통해 해당 교육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웹툰과·사무행정과 신설…수시 86.2% 2,082명 선발

한양여자대학교는 올해 웹툰과와 사무행정과를 신설해 2024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문예창작과는 2년제에서 3년제로 학제를 변경했다.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글로벌한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그중 웹툰은 K-콘텐츠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한양여대 웹툰과는 웹툰 창작자 뿐만 아니라, 웹툰 스토리 작가, 기획 PD, 마케터 등 웹툰 산업의 다양한 분야를 교육한다. 현장 경험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교육방식으로 학생을 지원하고,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웹툰 전문가를 양성한다.

3년 과정 웹툰과, 창작부터 마케팅까지

웹툰과의 3년 교육과정은 세 가지 목표를 추구한다. 첫째, 집중 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웹툰 창작자를 양성하고, 우리나라 웹툰을 선도하는 개성 있는 인재로 육성한다. 둘째, 종합 교육으로 웹툰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함양해 문화 산업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재로 키운다. 셋째, 현장 교육을 통해 기술 혁신과 글로벌 교류에 주목해 산업과 문화 현장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도전적인 웹툰인을 육성한다.

웹툰 산업은 미래 가능성이 크다. 이는 영화, 드라마, 게임, 소설 등과 함께 기존 분야와의 협업을 넘어 문화산업 전반에서 혁신적인 결과물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양여대 웹툰과는 이 도전적인 분야에서 세계와 함께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으며, 학생들에게 새로운 문화 혁신을 선보이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디지털 사무혁신 시대 맞춘 ‘사무행정과’

한양여대는 디지털 사무혁신 시대에 맞춰 사무행정과를 신설했다. 사무행정과는 국내 대기업, 중견기업, 공공기관, 다양한 산업 분야 등에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사무행정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 기존 업무방식을 넘어 새로운 사무 환경과 시스템에 대응하며, 미래 사회에서 능숙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중점

‘디지털 혁신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학생들이다. 사진=한양여대

을 두고 있다.

사무행정과는 디지털 혁신 능력을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마인드, 외국어 소통 능력 등을 교육한다. 또한 디지털 협업 능력과 탁월한 사무관리 역량을 갖춰, 경영지원 업무와 경영진 지원 업무(전문 비서 등)와 같은 사무행정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교육과정은 3년제로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현대적이고 다양한 사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른다.

수시모집 비율 강화…복수지원 2개까지 가능

한양여대는 2024학년도 수시 1차에서 1,385명, 수시 2차에서 697명을 포함해 총 2,082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시 1·2차를 통해 전체 모집인원의 86.2%를 선발한다.

전형별로 구분하면 정원 내 일반전형(439명), 일반

고(1,287명), 특성화고(223명), 대학자체기준(74명), 연계고교(59명)을 모집하고, 정원 외 농어촌전형(43명)과 기회균형선발(33명), 전문대이상(58명)을 모집한다.

전형방법은 이렇다. 수시 1차에서는 예・체능의 경우 실용음악과만 실기를 본다. 수시 2차에서는 산업디자인과, 영상콘텐츠과, 시각미디어디자인과, 스포츠건강관리과, 문예창작과가 실기를 진행한다. 특히 호텔관광과와 항공과는 수시 1·2차 모두 면접을 진행한다. 실기(면접)를 실시하는 학과는 학생부40%와 실기(면접) 60%로 선발한다. 단, 문예창작과는 학생부 20%와 실기 80%를 반영한다. 일반고, 특성화고, 연계고교는 학생부 100%로 선발하고, 대학자체기준은 학생부 20%와 평가요소 80%로 뽑는다. 전문대이상은 평점평균 100%로 선발한다.

복수지원은 2개까지 가능하다. 수험생들에게 보다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한양여대는 신설 학과인 웹툰과와 사무행정과를 포함해 총 31개 학과가 있다. 공학/자연과학/인문사회/예・체능 계열로 구분해 전공별로 전문성을 갖춘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개 학과에서는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을 개설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원서접수 일정은 수시 1차의 경우 오는 9월 11일부터 10월 5일까지다. 수시 2차의 경우는 11월 10일부터 24일까지다.

유웨이와 진학사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접수로

이루어진다. 입학상담 및 문의는 02-2290-2111.

김홍규 한양여대 입학홍보실장

실무력 겸비한 창의융합인재, 지역사회 기여하는 ‘자율혁신대학’

신성대학교

올해 개교 28주년을 맞은 신성대학교(총장 김병묵)는 최고의 인성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

고 있는 ‘자율혁신 대학’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성대는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대학정보공시에서 취업률 74.7%를 기록해 전국 전문대학 7위를 달성했다. 전체 취업자 중 현대제철·신세계푸드·현대오일뱅크·포스코 등 대기업 97명, 중견기업(대학병원·공기업·상급종합병원 포함) 106명 등 대기업·중견기업 이상 취업률은 20.6%를 기록하며 취업의 ‘양과 질’ 모두 우수한 대학이다.

아울러 2023년 2월 졸업자 기준 ‘보건의료인 국가 면허시험’에서 평균 합격률 95%를 기록했다. 간호학과 100% 합격, 임상병리과 100% 합격 및 전국수석 배출 등 보건의료인재 양성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입학에서 취업까지’ 무한책임 교육 추구

이런 성과 뒤에는 ‘입학에서 취업까지’라는 슬로건 아래 수요자·지역사회·취업교육 중심의 교육여건 조성과 변화를 통해 무한책임 교육을 추구하는 신성대만의 노력이 있다. 명품학과 위주의 특성화학과 육성을 통해 현장적응력이 뛰어난 우수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교육현장과 산업현장 간 미스매치를 줄여 ‘직무를 창의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 기술인’을 양성하고 있다.

신성대는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지역 대학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글로벌 교육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5월 당진시‧서산시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교육부 주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올해부터 2025년 2월까지 2년간 총 사업비 40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를 통해 철강, 에너지‧화학 등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기간산업이 집적해 있는 두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와 함께 지역 에너지산업 전환과 고도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

2023년 2월 졸업자 기준 ‘보건의료인 국가면허시험’에서 평균 합격률 95%를 기록했다. 사진=신성대

취업의 ‘양과 질’ 우수… 대기업·중견기업 취업률은 20.6%

학생중심 대학운영·서비스 개선 통해 ‘학생 복지 최고 대학’

신재생에너지과, 화학공학과)를 운영하기 로 했다. 지역 평생직업교육 지원 확대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신성대는 학생중심의 대학 운영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학생 복지가 최고인 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경기·인천 지역 학생을 위해 16개 지역 12개 노선의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 개통 예정인 서해선 복선전철(당진합덕역)을 통해 더 편리한 통학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3개동에 달하는 기숙사는 948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호텔식 최신시설을 갖춘 내부에는 헬스장·독서실·요리실·회의실·편의점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실무중심 교육을 위해 최신 실습시설과 장비를 마련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업에 지친 학생을 위해 체력단련실·필라테스실·에어로빅실·골프연습장·뷰티살롱·영상정보실·어학카페·둘레길 등 우수한 학생복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아울러 ‘반값 등록금’을 실현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장학금 수혜 인원은 2,522명으로 전체 재학생의 87%가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금 지급 총액은 약 113억 원을 기록했으며 학생 1인당 연간 장학금액은 451만 원에 달한다.

지역인재·성인학습자전형 비율 확대

신성대는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통해 총 28개 학과에서 정원내 1,075명을 선발한다.

올해 수시모집의 특징은 고른기회전형(지역인재전형·성인학습자전형)의 비율을 확대한 것이다. 교육의 고른 기회를 부여하고 공정한 사회적 가치를 교육의 장에서 구현하기 위함이다. 또한 지역 우수인재와 성인학습자에 대한 지원과 입학을 독려하기 위한 결정이다.

지역인재전형은 충남·충북·대전·세종·평택지역 고교 졸업(예정)자가 대상이며, 해당 지역 학생은 치

열한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유용한 지원 방법이다. 또한 내신 성적의 부담에서 벗어나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해 선발하는 비교과전형을 통해 자신의 끼를 키워온 학생에게 입학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고교에서 비교과 활동을 열심히 수행하고,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에 뚜렷한 목적을 갖고 자기주도적 활동을 경험한 학생에게 더욱 유리한 전형이다.

정원외 전형을 실시해 대학 문호를 넓힌 것도 특징이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전문대학의 실용적 학문을 다시 공부하고자 하는 수험생을 위한 전문대 이상 졸업자 전형과 만학도 및 재직자 전형이 있다. 사회적 배려자를 위한 기회균형 전형(농어촌 전형·재직자 전형·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전형)과 재외국민 및 외국인 전형도 시행하고 있다.

신입생 위한 다양한 장학제도 운영

신성대는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평생교육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지난해 성인학습자 전담 과정으로 개설한 골프지도과·세무경영과·소방안전융합과에 이어 올해 △골프피트니스과 △드론모빌리티과 △안경광학과 등 3개의 과정을 추가로 신설했다.

사회적 수요와 트렌드에 맞춰 △미래자동차과 △뷰티아트과 △소방방재학과 △소방안전융합과 등 4개 학과의 학과명을 변경했다. 사회복지과·전기과·제철산업과의 경우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해 주간과 야간과정을 분리해 모집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성대는 지역상생 실현, 학력격차 해소, 우수 신입생 유치를 위해 지역인재전형 및 비교과전형 합격자, 검정고시 합격자, 충남지역 고교 졸업(예정)자에게 첫 학기 장학금 1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충남형공공간호사 전형 합격자는 4년간 연 800만 원의 생활비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신입생을 위한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진학을 결정할 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적성과

졸업 후 관련 분야로의 취업이다. 신성대는 미래를 선도할 28개 학과를 개설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형인혁 신성대 입학홍보처장

‘주문식교육’ 새 길을 열다…이제는 첨단 혁신융합대학으로

주문식교육의 산실

영진전문대학교

‘영진이 가면 길이 됩니다.’

1977년 문을 연 영진전문대학교(총장 최재영)는 1994년, 국내 대학 최초로 기업현장 맞춤형 주문식교육을 창

안해 새로운 길을 열었다. 공급자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해 수요자·현장 중심으로 대전환했다. 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고품격의 전문인재를 맞춤형으로 양성하는 ‘주문식교육’은 우리나라 직업교육의 전형이 됐다. 영진전문대는 전문학사에서 학사학위는 물론 전문기술석사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주문식교육 2.0 시대를 열고 있다.

전국 최고의 취업률…취업 질도 일취월장

기업현장 맞춤형 교육은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할 동량지재(棟梁之材) 배출의 산실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몰고 온 취업 한파 속에서도 저력을 발휘해 전국 최고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최근 6년간(2018~2023년, 교육부 대학정보공시) 평균 취업률이 80%대에 육박한다. 이 기간 중 최고 기록은 81.3%의 취업률을 나타내는 등 대규모 졸업자(3천 명 이상)를 배출한 전문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으로 전국 1위에 올랐다.

취업의 질적인 수준도 일취월장하다. 최근 6년간 대기업 취업 실적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호텔신라 등 삼성계열사에 244명, △LG이노텍·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LG화학 등 LG계열사 309명, △SK하이닉스·SK실트론·SK에너지 등 SK계열사 296명, △한화그룹사 119명, △현대그룹사85명, △포스코그룹사 72명, △신세계그룹사 62명, △롯데그룹사 45명 등 국내 대기업에 총 2,198명이 입사하며 명실상부한 취업 명문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칠 ‘글로벌 노마드(인재)’ 양성에서도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해외취업 역시 영진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해외 취업은 독보적이다.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에 올해도 ‘반도체소부장’ 분야가 선정됐다. 전문대에선 유일하게 3개 분야에 참여한다. 사진=영진전문대

최근 6년간 취업률 80%대…소프트뱅크 등 해외취업 독보적

성인학습자·MZ세대 수요 반영한 ‘사회실무’ 학과 신설·확대

최근 6년간 일본 571명, 호주 46명, 대만 12명, 싱가포르 6명 등 총 646명이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

해외취업 역시 글로벌 회사인 소프트뱅크 누계 30명을 포함, 라쿠텐·야후재팬 등 글로벌 대기업과 상장기업이 다수를 차지하며 글로벌 인재 양성에서도 톱클래스 수준이다.

국고지원으로 ‘신산업 분야 명품 인재’ 양성

주문식교육으로 취업 명가로 우뚝 선 영진전문대는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국고 사업에 선정되면서 ‘신산업 신기술’ 분야 명품 인재 육성에 탄력을 받고 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고숙련 전문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마이스터대 시범운영 사업’에 선정됐고, ‘전문기술석사과정’을 운영 중이다.

또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에 올해도 ‘반도체소부장’ 분야가 선정되면서 전국 전문대학 중 최다인 3개 분야에 참여한다.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으로 인공지능·지능형 로봇 분야에 이어 올해 ‘반도체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도 선정돼 2026년까지 6년간 약 180억 원(매년 30억 원 이상)에 달하는 국고를 지원받아 신기술 분야 핵심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한다.

글로벌 톱 클래스 인재 배출을 위한 영진전문대의 행보는 MZ세대 학생이 만족하는 캠퍼스·행복한 캠퍼스 라이프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 도서관은 최근 카페 콘셉트를 도입한 리모델링을 통해 캐럴(Carrel, 1인 열람실), 그룹스터디룸, 책숲 공간 등을 조성했다. 2023년 3월에는 글로벌 생활관을 신축·완

공해 오픈했다. 신축 기숙사는 해외취업반 재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등이 함께 입주해 강의실 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튜터링, 특강 등 더욱 집중된 교육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첨단 기자재를 갖춘 실습실과 해외취업 면접 전용 화상회의실, 헬스장 등 학생이 마음껏 누리는 캠퍼스 인프라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12년 연속 ‘가장 존경받는 전문대학’ 선정

융합과 다양성이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전문성과 인성을 겸비한 실사구시의 인재 양성에 매진하면서 영진전문대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실시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전문대학’에 12년 연속 선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올해 조사에서는 ‘인재 육성을 위한 투자나 교육이 잘 이뤄지는 대학’ 항목에서 조사 전문대 중 최고 점수를 받았다.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대학’, ‘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혁신활동을 잘하는 대학’ 항목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영진전문대는 대학의 최대 강점인 공학기술 분야의 인력양성뿐만 아니라, MZ세대의 다양한 사회실무 서비스 분야의 학습욕구에도 부응하기 위해 반려동물과·동물보건과·만화애니메이션과·방송영상미디어과·뷰티융합과·스포츠재활과 및 조리제과제빵과 등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 2024학년도에는 글로벌시스템융합과·응급구조과·IT온라인창업과·메디컬K뷰티과·DIY실내장식과를 신설한다.

특히, 영진전문대는 늘어나는 노령인구의 평생학습에 대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직업 분야의 평생교육 또한 운영하고 있다.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선 정원의 95.6%인 2,349명(정원 내)을 뽑는다. 평생교육은 학과마다 차이는

있지만 별도반을 구성해 주간 전일제·야간 전일제·주중 저녁시간·계절수업 등 형태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지훈 영진전문대 입학처장

영남이공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