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함께 2020년대를 이야기하자…한국 대학원·학술장 생존을 위해

서울리뷰오브북스의 『한국에서 박사하기』 서평에 대한 답변

지난달 출간된 서평전문지 <서울리뷰오브북스> 9호에는 필자가 기획자이자 공저자로 참여한 『한국에서 박사하기』(스리체어스, 2022)를 다룬 김두얼 선생님의 서평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설 수 있기를」이 실렸다. 우선 부족한 작업물을 상세히 읽고, 사려 깊은 논평을 제공한 서평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이 글은 서평이 제기한 비판적인 논점에 응답하면서 한국 학술장의 개혁에 관한 생산적인 대화가 이어질 수 있는 물꼬를 트고자 한다.

『한국에서 박사하기』에 대한 서평자의 비판은 대략 두 가지 논점으로 요약된다. 첫째, 저자들이 한국 대학원·학술장에 제안하고 있는 대안이 대체로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학원생 세미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등의 주장은 1980~1990년대 한국의 학술운동 문화에 대한 (비역사적인) 동경과 향수를 품고 있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 둘째, 이 책은 세계 학술장으로 뻗어 나가기 위한 신진연구자들의 열망과 고민을 전혀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좋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각지의 대학에 진출하는 꿈을 이야기하는 대신, 국내 대학원·학계의 여러 문제들만 언급하는 수준으로는 한국 학계를 지배하는 패배주의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선 『한국에서 박사하기』의 본래 의도를 짚어보자. 저자들의 주된 목표는 오늘날 한국 인문사회과학 대학원·학계의 위기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이를 구성하는 여러 제도적이고 환경적인 요인을 짚어보고 개선의 방향을 논의해보는 것이다. 책에 언급된 개별 대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저자들도 조금씩 의견이 다른 만큼 충분히 이론(異論)을 제기할 수 있다.(이에 관한 논의는 다른 공저자의 후속 기고에서 일부 다뤄질 예정이다.)

제도·환경으로서 대학원을 마주하기

그러나 이 책이 1980년대의 향수에 젖어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에는 분명히 답할 수 있다. 2010~2020년대에 한국 대학원을 경험한, 또 경험하고 있는 저자들은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며 설령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바람직하지 않음을 알고 있다. 우리의 문제의식은 오히려 1980~1990년대의 학술담론에서 사실상 다뤄지지 않았던 주제인 제도-환경으로서의 대학원·학계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평에서 암시하듯, 서구 학술장과의 교류가 가속화된 1990년대 이후 점차 한국 학자들이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풍경은 낯설지 않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상대의 세계, 다른 세대와 전공에 속해 있는 연구자들의 세계를 보지 않고 살아왔다. 결과적으로 세계학술장의 흐름은 알아도 정작 한국이라는 ‘로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져 버렸다.”

문제는 그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인문사회 학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연구자의 활약이 곧 한국 학술 제도의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학원과 학술장이 지속가능한 형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 자체의 개선과정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무슨 문제를 겪고 있는가부터 질문해야 한다. 이는 패배주의나 일국적인 고정관념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앞으로 한국 학술장이 세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연구자를 안정적으로 재생산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그것이 『한국에서 박사하기』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내딛어야 하는 발걸음이다.

내 생각에 이 대화가 좀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한 번쯤 짚어볼 만한 사항 중 하나

는 서평자의 논의에 잠재된 ‘역사적’ 도식이다. 거친 요약이 허용된다면, 먼저 1980~1990년대 한국 인문사회 대학원·학계의 중요한 동력 중 하나가 바로 진보 ‘학술운동’이었다. 진보 대학원생·신진 연구자가 자발적으로 주도한 세미나 문화의 성행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는 아직 한국 대학원 제도가 완비되지 않은 ‘비정상’ 상태였으며, 학자들 또한 일국적인 시야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 반대편에는 1990년대 이래 한국 대학원과 학계의 국제화와 선진화가 점차 수행되는 (서평자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변화가 있다. 여기에서 아마추어적이고 민족주의적인 학술운동 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전문적인 학술활동의 대비와 같이 1980~1990년대 학번 연구자들을 휘감았던 논쟁적 구도의 흔적을 느끼기는 어렵지 않다.

80~90년대는 끝난지 오래다

나는 1990년대 이후 우리 학술장이 겪은 변화의 상당 부분이 유의미했다는 진단에 동의한다. 문제는 위와 같은 논쟁 구도를 2010년대 중반 이후 신진연구자들이 제기하기 시작한 물음을 『한국에서 박사하기』를 이해하는 렌즈로 활용하는 게 과연 얼마나 생산적이냐에 있다. 단적으로 저자들은 한국 학술장의 국제화-선진화가 상당 부분 전개된 이후, 즉 1980년대와 1990년대의 투쟁이 후자의 우세로 어느 정도 일단락 된 이후의 대학원을 살고 있다.

서평자의 세대에서는 한국 학술장이 도달해야 할, 그리고 실제로 어느 정도 도달한 지향이었던 것이 2000년대 이후의 학번들에게는 새롭게 해

결해야 할 문제이자 출발점이 된 것이다. 저자들이 학술장이라는 제도·환경·생태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따져 묻고 혁신해야 한다는 기치를 내건 이유다. 그 첫 시도가 많은 면에서 부족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시도를 퇴행으로 바라보는 인식이야말로 1980년대와 충돌하던 1990년대에 멈춰있는 게 아닐까?

“지금은 우리의 시간이자 당신들의 시간”

서평자를 포함해 이제 한국 대학원·학술장의 생존을 위해 책임을 짊어져야 할 1980년대 중후반~1990년대 전반 학번 학자들에게 보내는 전언으로 답변을 마치고 싶다. 지금 필요한 것은 2020년대 한국의 문제를 2020년대 한국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풀어가려는 노력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 못지않게 지금의 세계를 만들어 온 당신들의 시간이기도 한 2020년대의 난관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우리 못지않게 당신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상대의 세계를, 다른 세대와 전공에 속해 있는 연구자들의 세계를 보지 않고 살아왔지만, 결과적으로 세계학술장의 흐름은 알아도 정작 한국이라는 ‘로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져 버렸다.(‘로컬’의 문제는 ‘글로벌’로 해결될 수 없다. 글로벌은 그 자체로 무수한 로컬들의 집합이기도 하다.) 이제 우

리가 내민 손을 잡고 지금 여기로 오라,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자.

이우창

성균관대 사학과 강사

대학 43.5% 등록금 인상, 재정난 극복 몸부림

대학 43.5%가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15년째 등록금 동결, 학령인구 감소, 물가 상승 등으로 재정난에 시달리던 대학이 등록금을 올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학교육연구소(이하 대교연)가 17일 ‘2023학년도 등록금 인상 현황’을 공개했다. 대교연이 193개 국‧공‧사립 일반대‧산업대‧교육대를 전수 조사한 결과, 84개(43.5%) 대학이 학부, 대학원, 정원 외 외국인 등의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했다는 것은 대학 재정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부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15곳(7.7%)으

로, 경인교대·광주교대·대구교대 등 8개의 국립대와 동아대·서울신학대·세한대 등 7곳의 사립대다. 대학원이나 정원 외 외국인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이 69곳(35.8%)이었다.

이번에 학부 등록금을 인상한 국립대는 모두 교육대학으로, 법정 인상률 한도인 4.5%에 가깝게 등록금을 올렸다. 전주교대와 진주교대 4.04%, 청주교대와 춘천교대 4.02%, 광주교대와 부산교대 4%, 경인교대는 3.98%의 등록금을 인상했다. 사립대의 경우, 서울신학대와 세한대 4.04%, 동아대는 3.95%, 인천가톨릭대 2%, 감리교신학대 약 2%, 예원예술대 1.26%(신입생만), 호남신학대 1%를 인상했다.

대학들이 그동안 교육부의 눈치를 보며 등록

금을 올리지 않았던 이유는 국가장학금 때문이다. 국가장학금은 Ⅰ유형과 Ⅱ유형으로 나뉜다. 교육부가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대해서 3천 800억 원에 달하는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 대상 대학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대학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15년째 등록금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학령인구감소와 물가 상승 등으로 심각한 재정난에 빠진 대학이 결국 등록금 인상에 나섰다. 지난 2월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2022년 일반대 모집인원 충원율은 96.3%로, 미충원 인원은 1만 1천 689명에 달한다”며 “등록금이 동결된 2009년부터 14년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28.2% 인상되어 실질등록금은 2009년 대

비 약 30% 넘게 감소했다며 정부가 대학의 등록금을 동결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사립대 등록금이 7번째로 높다”며 “등록금 인상이 아닌 정부 재정지원 확대를 통해 등록금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임 연구원은 “지역의 큰 국립대를 제외하면 아직도 학생 1인당 교육비가 2천 만 원이 안 된다. 정부 재정 지원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등록금이 저렴하다 보니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교대 등 국립대의 등록금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

지방대, 외국인 박사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 5년간 국내 지방대 박사학위 취득자 중 여성과 외국인의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신규 취득한 5만 1천 6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13일 공개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조사 결과, 지난 5년간 지방대에서 여성과 외국인의 박사 취득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 여성의 경우, 지난해 지방대 박사학위 취득자 비중이 38%로 이는 2018년에 비해 4%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박사의 비중은 지난해 26.0%로 이는 2018년(11.6%)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고용 측면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연 근로소득은 지방대 박사가 수도권 대학 박사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 근로소득 4천만 원 미만은 지방대 박사가 4천만 원 이상 구간은 수도권 대학 박사 비중

이 각각 높았다.

학업전념 박사의 초기 노동시장 이행을 분석한 결과, 진로확정 비중은 지방대 박사는 52.2%였고, 수도권 대학 박사는 51.6%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진 않았다. 다만, 학계로 진로를 확정한 지방대 박사가 37.6%로, 수도권 대학 박사 34.2%에 비해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지역과 충청 지역 학업 전념 박사의 상용직과 정규직 비중, 연 근로소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대구‧경북지역 박사는 상용직 65.9%, 정규직 53.5%로 나타났고, 충청지역 박사는 상용직 68.0%, 정규직 54.3%로 지방대학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지역 노동시장이 높은 임금과 고용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 박사급 고급인력의 유출을 줄이기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컬대학, 올해와 내년에 각 10곳씩 선정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 확정·발표

5월 예정했던 예비지정 6월로, 본지정은 9월말

글로컬대학은 올해와 2024년에 각각 10곳, 2025년과 2026년에 5곳씩 선정한다. 예비지정과 본지정은 당초 5월과 7월로 계획돼 있었으나, 6월과 9월말로 조정됐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글로컬대학30 추진 방안’을 지난 18일 확정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달 16일 발표된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시안)’ 이후 한 달 간 공청회, 간담회,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제시된 대학과 지역 현장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교육부는 2027년까지 예정돼 있던 글로컬대학 선정을 2026년까지로 앞당겼다. 이전에는 올해 10곳을 선정하고 2024년부터는 4년간 매년 5곳의 글로컬대학을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방안에서는 올해와 2024년에 각각 10곳을 선정하고 2025년과 2026년에는 각 5곳 내외를 선정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이번 변경에 대해 교육부는 지난 17일 교육부 기자단과의 브리핑에서 “과감한 변화를 대학에 요청했고, 많은 대학이 혁신 논의를 하고 있으며 반대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혁신 논의가 무르익었을 때인 2~3년 차에 다수 대학을 선정하는 것이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예비지정과 본지정 시기도 현장 의견을 반영해 6월과 9월말로 조정됐다. 예비지정 단계에서 대학 내 구성원과 합의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지난 18일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이 발표됐다.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교육부

교육부는 밝혔다.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한 계획에 대학이 구성원들로부터 어느 정도 동의를 얻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추진 방안을 직접 발표한 김중수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은 “대학에는 대학평의회 같은 법적 조직이나 학생회, 직원 단체 같은 여러 조직이 있다. 법적 조직의 동의는 최소한으로 확보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대학 간 통합 논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통합한 대학이 모두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각각 지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합을 한 대학이나 통합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의 경우 통합 실행계획과 통합 이후의 사업계획에 따라 지원금은 조정될 수 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글로컬대학의 성과 또한 각 대학의 혁신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관점에서 각 대

학이 산업·경제·문화 분야에서 기여한 정도와 영향력을 분석해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국립대 육성사업과 지방대 활성화사업 안에 마련된 글로컬대학 관련 예산은 향후에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5년에는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이 예정돼 있고, 2025년부터 라이즈도 전면 도입되니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상황을 고려해 글로컬대학을 어떤 예산으로 지원할지는 향후 조정할 계획이다”라고 했으나 “글로컬대학 예산을 별도로 지원하는 것은 국회, 기재부와 협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되는 대학은 매년 실행계획과 이행 목표치 달성 여부를 점검받는다. 3년차와 5년차에는 보다 강도 높은 성과 점검을 통해 대학의 혁

신 실행력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점검 결과 실행계획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성과가 미흡한 경우에는 글로컬대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협약 해지와 지원 중지는 물론, 필요한 경우 사업비 환수 조치까지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날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김중수 위원장은 “교육개혁에 왕도가 있을 수 없고 만병통치약적 해법은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글로컬대학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나, 작은 물방울이 잔잔한 호수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듯 글로컬대학의 혁신이 지역사회로 퍼져나가리라 생각한다”라고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비수도권 학생들, 2학년 이후 대학몰입 떨어져

교육개발원, ‘대학몰입 지역 간 차이 분석’

수도권, 학년 높아질수록 ‘대학몰입’ 높아져

비수도권 학생들의 ‘대학몰입’ 수준이 수도권 학생에 비해 높지만, 2학년 이후 급격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자원 감소와 재수·삼수·편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방대 이탈 현상이 발생하는 가운데 비수도권 대학에서 대학몰입을 끌어올릴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달 31일 ‘KEDI 분석 브리프’에서 「대학몰입의 변화와 지역 간 차이 분석」(연구위원 백승주)을 공개했다. 학생들의 대학몰입 수준을 측정

하기 위해 2019~2022년까지 교수‧학습에 대한 설문조사(NASEL)에 포함된 8개 문항을 활용했다. 대학에 대한 소속감이나 만족감으로 구성된 문항과 이탈감을 나타내는 문항으로 나눠 분석했다. 조사 대상은 일반대는 5만여 명, 전문대는 7천여 명이다.

대학에 대한 소속·만족감은 일반대나 전문대 모두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높았다. 대학에 대한 이탈감을 묻는 문항에서는 수도권 학생들이 비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이탈하고 싶지 않다는 취지로 더 많이 답변을 했

다.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학생들의 대학몰입 수준은 학년에 따라 소속·만족감과 이탈감에서 차이가 컸다. 일반대에 대한 소속·만족감을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 학생 대부분이(1~4학년) 수도권에 비해 대학몰입 수준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비수도권은 2학년 이후 대학몰입 수준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수도권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일반대에 대한 이탈감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수도권이 비수도권에 비해 대학몰입 정도가 높아 이탈에 대한 고려 정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몰입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인 △교수와의 상호작용 활동 △교수 이외의 구성원과 상호작용 활동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서비스 지원 프로그램 만족도 △ 전공과 교양수업 만족도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소속·만족감에 있어 수도권에서는 교수와의 상호작용과 교육서비스 지원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집단의 경우 대학 선호는 낮은데도 대학몰입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증가했다. 또한, 비수도권의 경우 학년에 따른 대학몰입도의 감소 속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교수 이외 구성원과의 상호

작용 수준이 평균 이상인 집단은 평균 이하인 집단에 비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대학몰입의 감소가 적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교수 이외의 상호작용이 대학 몰입 하락을 방지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교육개발원은 비수도권 대학은 대학몰입 유지를 위해 교수나 구성원과의 상호작용, 교육서비스 지원 프로그램과 같은 방안을 넘어 대학몰입이 취약한 집단에 대안을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몰입요인 형성 요인 효과나 대학몰입 수준 변화가 학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고 있다며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진학 시 대학몰입 수준이나 형성요인들의 효과가 급격히 변화해 1·2학년에 대한 집중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승주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대학몰입은 수도권 비수도권의 차이도 중요하지만 학년 차이도 중요하다”라며 “수도권 대학의 학생들은 더 좋은 학교나 전공으로 가기 위한 비율이 높아 대학몰입이 떨어질 수 있고, 비수도권 대학 학생들은 취업 기간이 돌아올수록 대학몰입이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번 조사에서는 명확히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고, 후속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챗GPT 대응 나선 대학가…

생성형 AI 가이드라인 제정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 등장 이후 대책 마련에 나서는 대학이 늘고 있다. 학생들이 챗GPT를 활용해 과제 대필 등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대는 지난달 2일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 활동 윤리강령을 선포했다. 윤리강령에는 ‘인공지능의 사용 여부는 교수와 학생이 상호합의한다’, ‘인공지능 활용 여부를 과제 제출 시 명확히 밝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부산대는 지난달 30일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생성형AI에 대한 올바른 활용 원칙

을 제시하고, 교수자와 학습자의 지성과 창의성 계발, 상호존중과 다양성, 강의현장의 안전과 교육적 윤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또한, 표절이나 부정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부산대 교수·학습 AI 활용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성균관대는 지난 10일 교수‧강사 등이 활용할 수 있는 챗GPT 부정행위 대응 플랫폼을 개설했다. 이 플랫폼에는 AI를 활용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탐색할 수 있는 교강사용 행동요령이 담

겼다. 공교육 관계자를 위해 AI 접목 교육 모델을 소개하고, 챗GPT를 활용한 부정행위 대처 방법 등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GPT Zero, Detect GPT, Originality.AI와 같은 탐지 프로그램 사용 방법 등이 홈페이지 내에 안내돼 있다.

고려대도 지난 16일 챗GPT 등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고려대는 챗GPT를 이용한 표절 방지를 위해 교수는 수업 초반에 학문적 진실성 위반 행위 방지 교육과 인공지능의 윤리적 사용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는 점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세종대도 지난 17일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세종대는 학생들에게 생성형 AI의 결과물을 직접 검토하고 선별적으로 사용하도록 주지하고, 검토 없이 제출된 결과물로 인해 발생된 문제의 책임은 학생에게 있음을 안내하도록 교수들에게 권고했다.

대학가의 챗GPT 등 생성형 AI에 대한 대책은 앞으로도 계속 마련될 전망이다.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

전문대-일반대 통합시, 일반대 전문학사 수여도 가능

교사 신규채용 단계적 조정

▶1면에서 이어짐

‘전문대-일반대 통합시 전문학사과정 운영근거 마련(안)’에 대해 교육부는 “전문대와 일반대 통폐합 시 일반대가 전문학사를 수여할 법적 근거가 없어 전문대가 일괄 폐교되고 고등직업교육이 위축되고 있다”라며 변화 필요성을 설명했다.

전문대가 일반대에 통합되면 그 교육과정도 함께 사라지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다. 당정은 전문대와 일반대가 통합할 경우 일반대에서도 전문학사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원 수급계획에 관해서도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을 적정 규모로 조정하고 디지털 인재양성 등 교육개혁 추진, 지역 간 상이한 교육여건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며, 단계적으로 교사 신규채용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원 양성기관의 정원도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당정협의회에서는 ‘고등교육법’ 개정 후 후속 입법과정에 대해서도 소통하겠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교육부는 4월 중 대학규제협의회를 열어 학사제도 개선(안)을 확정해 발표한다. 중장기(2024년~2027년) 교원 수급계획도 4월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한글과 漢字는 국어의 두 날개

(社) 韓國語文會

韓國語文敎育硏究會 韓國漢字能力檢定會

젠더혁신으로 환경과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h교수신문 공동기획

젠더혁신, 연구와 삶을 바꾸다 ⑤

최근 과학기술 연구에서 성별 편향을 줄이는 젠더혁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생물학적인 성(sex)과 사회문화적인 젠더(gender)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생명 분야는 물론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학기술·산업현장·생태계 등에서도 젠더혁신이 주목받고 있다. 교수신문은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GISTeR, 소장 이혜숙)와 공동으로 총 5회에 걸쳐 과학기술과 산업현장 등에서 젠더혁신의 중요성과 동향, 앞으로의 과제를 조명해보는 연재를 마련했다. 이번 호가 마지막이다.

① 기초 뇌과학과 젠더혁신

② 임상의학과 젠더혁신

③ 인공지능(AI)와 젠더혁신

④ 산업현장과 젠더혁신

⑤ 지속가능발전과 젠더혁신

과학기술연구에서 성별 등 편향을 줄이자는 젠더혁신이 지구촌 공동의 약속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을 위한 추진동력으로 부상했다. SDG는 국제사회가 제70차 UN총회에서 2030년 까지 이행하기로 결의한 17가지 공동 목표이다. SDG의 핵심가치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이다. 따라서 빈곤과 기아, 건강과 복지, 기후변화와 에너지 등 17가지 목표가 균형있게 달성되려면 SDG의 5번째 목표인 ‘성평등’이 각 목표 안에서 시너지를 이끌어야 한다.

지속가능발전, 과학기술 젠더 이슈가 주목받는 이유

국내에서 SDG와 젠더혁신 담론을 이끈 성창모 고려대 에너지환경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지구촌의 빈곤과 배고픔을 극복하고 환경보존과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세계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제사회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SDG의 젠더 평등과 역량은 국가와 부문에 따라 여전히 고르지 않은 만큼 과학기술 개발연구에서의 젠더 편견, 데이터 격차, 제한된 자원, 젠더 불평등을 지속시키는 뿌리 깊은 사회문화적 장벽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SDG 5(성평등)의 목표 달성만으로 젠더 평등이 해소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체 SDG에 젠더렌즈 적용이 필요한 이유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보건·환경·노동·산업·과학 등의 분야에 과학기술 젠더 이슈가 크로스 커팅 이슈(범분야 이슈)이기 때문이다.

실제 환경 변화에 대응한 효과적인 생태계 관리체계 확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성별이 생물다양성과 생물의 회복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아프리카에서 농업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평가한 후에 ‘젠더별 차이나 전문가가 제안하는 농업 개발 이니셔티브로 인해 남녀에게 어떤 이득이나 해가 돌아가는지를 고려하지 않은 농업 개발 연구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표명하고, 물과 농업 관련 지원사업 제안서에 젠더 분석을 요구한 사례는 고무적이다.

ODA, 젠더 이슈 고려한 맞춤지원 필요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같은 글로벌 현안은 여성을 포함한 취약계층에게 더 큰 위협 요인으로 작동한다. 무엇보다 지난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여성·빈곤·난민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소득이 낮은 국가일수록 젠더 이슈가 더 심각하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서는 많은 여성이 소규모 농사와 수공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자녀의 주 양육자로 기여한다. 가정 내 식수와 에너지 확보와 관련된 역할도 여성의 몫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선진국이 추진하는 다양한 공적개발원조(ODA)도 각 지역별 젠더 역할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경우 성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인도 농촌을 대상으로 진행된 스마트 스토브 지원사업은 젠더 역할과 전통의 가치를 과소평가한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 동물 배설

국제단체 ‘맨발 대학’은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7개 지역의 농촌 여성 31명을 대상으로 ‘태양 할머니 엔지니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젠더혁신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진=barefootcollege.org 홈페이지

“공적개발원조의 사업기획 단계부터 젠더혁신에 대한 고려와 함께 상대국의 문화와 경제상황을 함께 검토해야 해외 진출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이정심 UN 여성기구 서울글로벌센터장

“지구촌의 빈곤과 배고픔을 극복하고 환경보존과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세계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

성창모 고려대 에너지환경정책대학원 특임교수

물 등을 연료로 사용한 전통 스토브를 ‘스마트 스토브’로 대체하여, 여성과 아동의 삶의 질 개선과 지구 온난화 극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대부분의 인도 여성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스마트 스토브를 외면해버렸다. 그 이유는 고장이 난 새로운 스토브를 여성들이 스스로 고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농촌 빈곤을 연결하는 거시적 수준의 목표를 탈피하고 수혜 지역의 젠더 역할에 대한 특성을 반영해야만 했다.

ODA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사업기획단계부터 개발협력 전반에 걸친 젠더혁신에 대한 고려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출할 상대국의 문화와 경제상황을 같이 고려해야 해외 진출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해 12월 UN 여성기구 서울글로벌센터 발족은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이행함에 있어 성인지적 접근을 고민하는 구심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대해 이정심 UN 여성기구 서울글로벌센터장은 “센터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지속가 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하여 우수한 정책 사례를 전파하고, 유해한 사회적 규범을 바꾸며, 여러 부문 간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고 앞으로의 주요 임무를 밝혔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성평등 실현과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된 초기 ODA 프

로그램은 남존여비 사상으로 인해 남성들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탄소중립 이행과 여성 일자리 창출은 가사와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전문성을 가진 여성을 중심으로 기술을 가르친 후에야 실현될 수 있었다.

개발도상국 여성은 새로운 솔루션 개발의 주체

성창모 교수는 “개발도상국에서 여성은 물·식량·에너지 제공자로서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와 기회를 인식하여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는 역량을 갖춘 핵심 인력이다”라며 SDG와 젠더혁신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사례를 소개했다. 국제단체 맨발대학(Barefoot College)은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7개 지역의 농촌 여성 31명을 대상으로 ‘태양 할머니(Solar Grandmothers) 엔지니어’ 프

로젝트를 추진했다. 가정용 태양광 키트의 조립과 설치 교육을 받은 여성들은 지역 사회에 키트를 보급하고 유지관리하는 주체가 됐다. 이들은 재생 에너지에 대한 지역 사회의 인식 개선을 이끌어냈고, 궁극적으로 불평등 구조와 생활 조건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성 교수에 따르면, 5년 전만해도 세네갈,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개발도상국가 정부 관료 교육생 대부분이 남성이었지만, 갈수록 여성 공무원의 참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성별 특성이 반영된 연구와 ODA는 소외된 집단, 특히 여성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고, 그들의 지식과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관점의 다양성을 촉

진하고, 환경 및 에너지 부문에서 보다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기반이 되었다” 고 말했다. 성별 특성을 반영한 ODA가 지역의 젠더 격차를 해소하고 환경 및 에너지 부문의 자원과 기회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촉진시켰다. 궁극적으로 경제 발전과 사회적 형평성 달성에 기여한 결과이다.

우리는 6·25 전쟁 직후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았던 최빈국에서 2010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며 공여국으로 신분이 바뀐 세계 유일

의 국가이다. 그런 우리가 지난 10여년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을 추진했지만, 선진 공여국이 되려면 콘텐츠의 다양성과 포용성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것이 많다.

탄소중립과 젠더혁신, 새 일자리 창출 기회

OECD는 젠더 평등을 위한 ODA 사업의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회원국이 ODA 통계 보고 시 사업마다 성평등 관련 요인이 있는지 ‘젠더 마커(Gender marker)’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기입하도록 한다. 지난 1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성평등을 위한 ODA 사업의 규모와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그중 성평등을 핵심 목표로 삼은 사업의 비중은 약 5%에 그쳤다.

이정심 센터장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UN이 추구하는 SDG는 영원히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라며 “센터는 과학기술의 선두주자인 한국의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려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식허브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사회적, 제도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성 교수도 SDG와 젠더혁신이 핵심의 제로 부상한 시대에 한국이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려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일부 글로벌 대학들이 5년 전부터 SDG 5(성평등)를 대학 자체 평가에 도입하여 수행하듯

이, 우리나라 대학들이 젠더혁신을 어떻게 계획하고, 교육과 연구개발에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하나의 평가항목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20~30대 청년들은 2050탄소중립 1세대가 된다. 이들이 이끌 2050년대에 탄생할 새로운 직업과 사회 환경은 우리의 예측을 뛰어넘을 것이다. 대학이 젠더혁신으로 교육혁신을 이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은미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 선임연구원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군자의 논어

군자출판사

누가 내집마련의 꿈을 빼앗아 갔는가?

이준구 지음

문우사

“전쟁에 중립은 없다”…각자 이익 좇는 ‘다극’ 체제

저자 인터뷰_『우크라이나전쟁과 신세계질서』(사계절 | 336쪽) 쓴 이해영 한신대 교수

전쟁에 선악을 말할 수 있을까. 픽션이 아닌 현실에 일방적인 잘못은 존재하기 어렵다. 서로가 서로의 원인인 전장에서는 정의 대신 누가 나와 같은 편인지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사태를 어떻게 하면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전쟁은 이상하다. 어느 쪽에 설지 고른 적이 없는데 이미 응원해야 할 곳이 정해져 있다. 한쪽의 아픔은 생생히 전해지지만 전쟁의 맞은편에 있을 다른 쪽의 아픔은 들려오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전쟁과 신세계질서』는 바로 이 점을 파고든다. “중립을 표방하기보다 객관성을 추구하기로 했다”라는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부·사진)의 말은 중립이 불가능함을 전하며 우리의 태도가 중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드러낸다. 책은 한국 사회의 우크라이나전쟁의 인식 아래 깔린 미국의 그림자를 드러내며, 이번 전쟁이 초래할 지정학적 질서의 개편을 예고한다.

새로운 질서는 어떤 모습일까. 그 안에서 한국은 어떻게 놓일까. 평화는 가능한 것일까. 한국은 우크라이나나 미국이 아니다. 그들에게 이입하는 데서 벗어나 활로를 찾아야만 할 것이다. 책은 여러 질문과 함께 전쟁을 우리의 문제로 만든다. 이 교

수는 “전쟁이 정치라는 선으로 평화와 연결돼 있음을 인식하는 순간 평화를 상상하고 실행할 교두보가 생긴다”라고 썼다. 지난 13일, 한신대 연구실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우크라이나는 절대 못 이긴다.” 인터뷰 첫 질문의 답

이었다. 전쟁의 향방에 대해 그는 우크라이나군의 준비가 충분치 않음을 강조하며 “러시아는 오히려 이걸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투기 없이 러시아 공군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그대로 전진한다면 대살육극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아시아·유라시아 동시에 행동 개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러시아의 ‘소모 전략’이었다. “소모 전략은 영토 확장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유생역량(전투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짐승) 말살이 목적이다. 병력과 장비를 없애는 게 목적이고 이게 사실 전쟁의 원래 본질적 개념이다.” 전선을 보면 팽팽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이유다.

소모 전략의 바탕에는 러시아의 정치적 목표가 있었다. 그들은 돈바스 해방과 우크라이나의 비

“한국은 반공, 조국 근대화, 민주화를 말하며 살아왔다. 그러면서 국제관계를 중심 사고에 놓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국제관계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이고 우리의 핵심 이익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 이것이 한국의 대전략이라고 본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국제관계학과)는 서울대 외교학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학·석사를 마르부르크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임정, 거절당한 정부』, 『안익태 케이스』, 『낯선 식민지, 한미 FTA』, 『독일은 통일되지 않았다: 독일통합 10년의 정치경제학』 등을 썼다.

군사화, 탈나치화, 중립화 등을 이번 ‘특수군사작전’의 목표로 삼았다. 나머지 목표는 전후 평화협상에서도 달성할 수 있지만 비군사화는 성격이 달라 전장에서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무력 기반을 더 파괴할 것”이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신세계 질서’는 1991년부터 30년간 지속된 미국의 단극 체제가 끝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금 미국 군부 내에는 러시아와 전쟁을 한 것(미국과 러시아의 대리 전쟁)은 최대의 실책이라고 보는 쪽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반동맹(semi-alliance) 형태의 전략적 협력을 취했기 때문이다.

그 근거로 이 교수는 지난 3월 열린 중러 정상회담을 들었다. 러시아의 가스관을 중국으로 연결하는 ‘시베리아의 힘-2’ 합의를 통해 중국이 ‘에너지’라는 커다란 약점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러시아는 “안정적인 에너지 판매처를 확보”했으

며 두 나라가 서로에게 “아주 튼튼한 정치경제적 후방을 확보”했음을 강조했다.

이렇게 마련된 새로운 체제로의 동력에 석유 자원과 군대를 갖춘 이란이 가세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터키,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등을 결합하고 중국은 이란, 사우디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북한도 좌절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넘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서아시아와 유라시아가 같이 움직이는 형국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한국의 핵심 이익은 ‘평화’와 ‘발전’

지난 15일, 브라질의 대통령 룰라가 중국을 방문했다. 이 교수는 글로벌 사우스인 인도와 브라질도 유라시아와 연합을 이루고 있다며 “판이 이렇게 바뀌니 결과적으로는 미국하고 유럽만 남는다”라고 말했다. “이번 우크라이나전쟁은 이처럼 기본적으로 일극 체제와 다극 체제의 지정학적 충돌 내에서 벌어진 일대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대전환 속 한국 언론을 향한 아쉬움을 전했다. “일방적으로 미영에 편중되고 편향된 내러티브만 계속 재생산하며 앵무새처럼 되풀이한다. 심지어 정말 심각한 건 그걸 그대로 베낀다는 것.” 종군기자도 보내지 않으면서 미국 기사를 기계적으로 번역하는 한국 언론에 대한 비판이었다. “한국에는 러시아 4대 언론이 모두 열려 있다. 유럽 측에는 다 막아놔서 못 본다. 우리는 양쪽을 다 볼 수 있는 거다. 양측의 이야기를 골고루 전해야 균형도 맞고 독자들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글로벌 지각판이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할까. 이 교수는 한국이 극심한 친미임을 강조하며 “실패하고 있는 미국 외교를 따라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현 한국 정부의 기조인 ‘가치 외교’가 바이든 정부의 모방임을 지적하며, 지금같은 때야말로 ‘이익 외교’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금이라도 한국의 국제관계 속 ‘핵심 이익’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반공, 조국 근대화, 민주화를 말하며 살아왔다. 그러면서 국제관계를 중심 사고에 놓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국제관계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이고 우리의 핵심 이익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 이것이 한국의 대전략이라고 본다.”

한국의 핵심 이익으로 ‘평화’와 ‘발전’을 꼽았다. 전쟁의 위협 아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한반도에서 평화는 “한가롭게 들리지만 엄청나게 무거운 목표”인 이유다. 이 교수는 “통일 문제도 이제는 공존의 문제로 재정의할 때”라며 “남북의 공존만 합의해도 지금의 지정학적 지각 변동에 덜 흔들리면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조준태 기자 aim@kyosu.net

‘창비 200호’, 25년 뒤 한국사회 전망한다

‘한국사회 대전환 모색’ 심포지엄

『창작과비평』이 200호(2023년 여름호)를 맞아 ‘미래’ 특집호를 마련한다. 지난 14일, 계간 『창작과비평』의 200호(2023년 여름호 발간 예정)를 기념하는 심포지엄 ‘대전환의 한국사회, 과제와 전략: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세교연구소·창비의 공동주최로 창비 서교빌딩에서 개최됐다. 심포지엄의 발제문은 개고를 거쳐 6월 출간 될 200호 논단에 실릴 예정이다.

1966년 첫 호를 간행한 『창작과비평』은 1970~1980년대 판매금지 처분, 강제 폐간, 출판사 등록취소 등의 어려움으로 결호가 생기면서 창간 57년째인 2023년에 통권 200호를 맞이했다. 『창작과비평』은 문학적·사상적 자유가 억압되던 독재정권 시기 청년 지성의 집결지이자 창조적 논의의 산실이었다.

오늘날에도 문학과 인문‧사회과학을 결합한 종합지 구성을 이어오며 다양한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200호 특집은 언론, 정치, IT기술, 플랫폼 노동, 장애 인권, 농촌과 지역운동, 평화운동 등 다양한 활동가 인터뷰를 통해 ‘25년 뒤 한국사회’의 모습을 전망할 예정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사회의 대전환을 위한 이행 담론과 그 역량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결론은 자본주의 체제의 지속 불가능성이 점차 확실해지고 있지만 다른 체제로의 이행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었다. 심포지엄은 한국사회에 필요한 변화와 새로운 문명창조의 가능성을 맑스주의, 기후위기와 생태전환, 커먼즈와 돌봄,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논했다.

유재건 부산대 명예교수(서양현대사)는 「대전환과 자본주의: 맑스와 월러스틴을 다시 봄」을 발표했다. 그는 ‘불로소득 자본주의’, ‘식인자본주의’, ‘감시자본주의’, ‘신봉건주의’ 등을 언급하며 오늘날 자본주의가 퇴행적 상황과 말기적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 교수는 맑스와 월러스틴의 이론 분석을 통해 개인들이 경험하는 개별성·고유성이 존중받아야 사회적 협업이 가능해진다는 점, ‘1:19:80’의 자본주의 계급구조에서 19퍼센트의 중간계급을 차지하려는 좌·우파의 새로운 투쟁과 실천의 가능성을 점검했다.

“사회정책이 아니라 사회생태정책, 사회적 돌봄이 아니라 사회생태적 돌봄이 필요하다.” 조효

제 성공회대 교수(사회학과)는 「사회생태 전환은 어떻게 일어나는가」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조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탄소중립 계획이 생태보다는 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고, 재생에너지보다 원전 확대를 추구하는 ‘영혼 없는 탄소중립’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조 교수는 근대의 기계론적·선형적 인과론으로는 사회계와 생태계의 상호의존적 관계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행기에는

올여름에 발간될 계간 『창작과비평』 200호는 ‘미래’를 키워드로 25년 뒤 한국사회를 전망할 예정이다. 200호 기념 ‘대전환의 한국사회, 과제와 전략: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심포지엄이 지난 14일 열렸다. 사진=창비

위로부터의 정책 입안 같은 선형적 노력과 아래로부터의 개인적 실천이나 정치행동 같은 비선형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민주 진보진영 내에서도 여전히 선형적 사고방식이 만연하지만, 새로운 진보의 길을 위해서는 한국식 ‘성공’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사회생태계의 회복력 유지와 정의실현을 추구해야 할 것임을 역설했다.

돌봄의 책임·권리 민주적으로 재분배

백영경 제주대 교수(사회학과)는 「전환의 지향으로서의 돌봄: 커먼즈와 최일선 공동체 사이에서」를 발표했다. 백 교수는 지금 가장 긴급한 의제이자 코로나19 이후 더욱 주목받게 된 돌봄이 사회전환의 지향점으로서 공유되기 위한 추가적 사유를 검토했다. 그에 따르면 돌봄 중심사회로의 전환은 단순히 돌봄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차원이 아니다. 예를 들어, ‘돌봄소득’은 국가가 돌봄노동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지급하는 ‘돌봄수당’에 그쳐서는 안 되며, 돌봄의 성별 쏠림 현상을 개선하고 돌봄의 책임과 권리를 민주적으로 재배분하는 일이 돼야만 한다. 백 교수는 돌봄 문제가 노동시간 단축, 경제성장 없는 그린뉴딜, 보편적 기

본소득, 커먼즈의 회복, 공공금융정책 도입 등 탈성장론과 깊이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오늘날 돌봄노동은 남성이 여성에게, 글로벌 북반구가 남반구에 떠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역시 돌봄의 큰 부분을 이주자들에게 의지하고 있다. 백 교수는 이러한 ‘제국적 삶의 방식’을 경계하며, 돌봄 문제가 탈성장론과 연결돼 글로벌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정아 한림대 한림과학원 HK교수는 「‘대안’ 서사와 ‘이행’ 서사」에서 한국문학 안에서 자본주의 서사가 어떤 양상으로 발현되는지 분석했다. 최근 게임·드라마·문학 등 여러 문화콘텐츠 안에서 선형적‧발전적인 자본주의 근대서사가 지속 불가능성 그 자체를 서사화하고 ‘대안은 없다’라는 명제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고 진단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전북대학교

2023학년도 제2학기(제67회)

한국교원대학교 전임교원 초빙 공고

Ⅰ. 채용분야별 예정인원 및 자격 조건

대 학 학 과 채용분야 예정인원 자격조건 (학위) 우대조건

제2대학

독 어 교 육 과 독일문학 1 박사

역 사 교 육 과 한국중세사 1 박사

제3대학

생 물 교 육 과 식물생리학 1 이학박사 생물화학 수업 가능자

지구과학교육과 암석학 1 이학박사

기 술 교 육 과 전기 전자공학 1 전기 전자 분야 공학박사 반도체 혹은 전자소자 전공자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 육 정 책 학 과 도시계획 및 교육공간* 1 박사

계 6

* 교육정책학과 ‘도시계획 및 교육공간’ 분야의 담당 예정 업무는 ‘도시행정과 커뮤니티 계획’, ‘지역개발과 학교시설계획’, ‘도시계획 및 설계’ 관련 연구 및 교육임

Ⅱ. 임용 시기(예정) : 2023. 9. 1.(금)

Ⅲ. 지원 자격

◦교육공무원 임용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

◦지원서 접수 마감일 현재 박사학위소지자

- 다만, 생물교육과 ‘식물생리학’ 분야와 지구과학교육과 ‘암석학’

분야는 이학박사 학위소지자, 기술교육과 ‘전기 전자공학’ 분야는

전기 전자 분야 공학박사 학위소지자에 한함

◦지원서 접수 마감일 기준 최근 3년 이내 단독저자 논문 1편

또는 주저자(제1저자·교신저자) 논문 2편을 포함한 연구실적

(석 박사 학위논문 별도)이 200%이상이 있는 자

Ⅳ. 공고 및 지원 서류 접수

1) 공고 및 접수 기간

◦ (초빙 공고) 2023. 4. 13.(목) ~ 5. 2.(화) 18:00

◦ (접수 기간) 2023. 4. 24.(월) ~ 5. 2.(화) 18:00

2) 접수방법 : ‘교수공채 지원자 입력시스템’에서 인터넷으로 지원서를

작성하고(인적사항, 학·경력, 연구실적 등 입력) 아래 구비서류 및

연구실적물 등을 파일로 첨부(업로드)한 후 온라인 지원 확정 시

접수 완료. 다만, 저서 및 실기실적은 아래를 참고하여 제출

※ 저서는 일부페이지* 스캔 파일 업로드 및 원본 책자 우편 발송

(접수 마감 시간 2023. 5. 2.(화) 18:00까지 도착분 인정)

* 저서의 표지, 목차, 출판날짜, ISBN, 초판여부, 저자 확인 페이지

주소 :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태성탑연로 250 대학본부 501호 교수지원과 (우편 번호 28173) < 저서 제출용 >

■ 해당 사항은 빠짐없이 정확하게 입력하여야 하며, 허위 착오 누락(경력, 연구실적물 등) 등으로 심사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임용 후에도 임용을 취소할 수 있음

※ 자세한 내용은 한국교원대학교 홈페이지(https://knue.ac.kr/smain.html)참조

한국교원대학교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데어라 혼 지음 | 정희진 해설 | 서제인 옮김 | 엘리 | 364쪽

이 책은 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유대인들에 관한 이야기로, 죽은 유대인들을 즐겨 소비하는 세상의 뒤틀린 애착을 흥미롭고도 논쟁적으로 탐구한다. 홀로코스트에 대해 알수록 반유대주의가 줄어든다는 근거 없는 믿음에 구멍을 내고, 홀로코스트를 인류의 ‘보편적’ 경험으로 마케팅하는 일이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폄하하는 방식들을 밝혀낸다.

호모 히브리스

요하네스 크라우제·토마스 트라페 지음 | 강영옥 옮김 | 책과함께 | 344쪽

이 책은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류 진화의 역사를 추적해가는 책이다. 고고유전학의 선구자 요하네스 크라우제와 과학 저널리스트 토마스 트라페는 천만 년 동안의 인류의 진화사를 살펴보며 미래의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진화의 관점에서 현생인류는 찰나의 순간에 탄생했다. 그 짧은 순간에 인류는 대륙을 정복했고, 북극과 사막을 횡단했으며, 동식물을 지배했다. 이것은 후퇴와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지속 불가능한 불평등

뤼카 샹셀 지음 | 김병권 해제 | 이세진 옮김 | 니케북스 | 288쪽

소득과 자산 불평등은 교육 불평등, 문화적 접근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면서 사회분열과 갈등을 촉발한다. 최근에는 경제 불평등이 정치적 양극화와 극단적인 정치 포퓰리즘으로 전이되면서 우려할 만한 상황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편 지구 곳곳에서 폭염, 한파, 가뭄, 홍수, 산불 등 극한적인 기후의 빈발로 기후 위기는 미래가 아닌 현재형이 된 지 오래다.

혼돈의 물리학

유상균 지음 | 플루토 | 240쪽

20세기 이후 과학이 밝혀낸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초 재료인 원자들의 세계는 뉴턴 물리학을 이루는 질서와 법칙이 아니라, 우연과 확률이 지배한다는 점이다. 우리를 비롯한 모든 것은 분명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렇게 명확한데, 정작 원자는 명확히 정해진 존재가 아니라니! 이 책은 무질서와 불확실성, 우연이 질서와 규칙, 현실 세계의 모습을 현대 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기초해 말한다.

바가와드 기타 강의

김영 지음 | 북튜브 | 312쪽

이 책은 힌두교의 주요 경전인 『바가와드 기타』를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는 책이다. 『바가와드 기타』는 지금까지도 인도에서 가장 사랑받는 경전이며, 인도를 넘어 전세계에 지적·실천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인도를 대표하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바가와드 기타』가 전하고자 하는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자세하고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마이클 투히그·클라리사 옹 지음 | 이진 옮김 | 수오서재 | 232쪽

불안장애와 강박장애를 연구하는 임상심리학자인 두 저자는 내담자들뿐 아니라 가까운 동료, 심지어 자기 자신 역시 완벽주의의 덫에 빠져 심한 불완전감을 느끼고 있음을 깨닫고는 이론이 아닌 실제 삶에서 완벽주의를 이해하고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들은 완벽주의로 인한 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삶의 가치와 우선 순위를 재설정할 수 있는 10가지 심리학 기술들을 소개한다.

은유가 만드는 삶

김용규·김유림 지음 | 천년의상상 | 360쪽

이 책의 전체 내용을 살펴보면, 1부에서는 시, 2부에서는 동시와 동요, 3부에서는 가요를 포함해 케이팝(K-Pop)의 노랫말 안에, 예컨대 악동 뮤지션이나 방탄소년단(BTS)의 노래가사 안에 들어 있는 은유적 사고와 표현들을 추적해 분석한다. 이어서 1권에서도 소개한 은유 패턴에 맞춰 도식화하는 연습을 반복해서 독자들과 함께 해 나간다. 더 나아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창작도 돕는다.

이방인들의 영화

이도훈 지음 | 갈무리 | 384쪽

이름 없는 영화들이 있다. 극장 개봉을 해도 관객이 보러 가지 않는 영화, OTT에 서비스돼도 추천 목록에 뜨지 않는 영화, 영화제에서 상영돼도 평단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영화, 다시 말해서 영화산업 시스템의 바깥에 있는 예술영화, 독립영화, 실험영화, 대안영화가 그것이다. 한국 독립영화는 이방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방인을 위한 영화이다.

구름 사이로 빛이 보이면

김지윤 외 2인 편집 | 푸른사상 | 240쪽

2022년 한 해 동안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 가운데 문학평론가 3인이 선정하고 해설한 이 책이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됐다. 72명의 시인은 코로나19, 자본주의, 도시, 노동, 전쟁 등 시대의 고통과 불안을 적극적으로 담아내어 어두운 우리 사회 곳곳에 불을 밝히고 있다. 우리 시단의 흐름을 반영한 이 선집은 한국문단의 오늘과 내일을 가늠하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 빛을 던지는 시들이다.

저자가 말하다_『만일 물리학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정창욱 지음 | 콘택트 | 336쪽

물리학자가 유튜브 채널 운영하는 이유

세상 바라보는 시선을 공유하고 나누고 싶다

질문 던지는 순간 진실에 눈뜨는 경험 가득

물리학은 어렵고 양이 많으며 따분하다는 평이 대세이다. 존경의 눈빛과 외면의 눈빛에 오랫동안 포위당해 온 물리학! 나는 미시(나노·양자)물리학이나 우주물리학처럼 맨눈에 보이지 않는 물리학이 아니라, 생활 속 보이는 최소한의 물리학에 대한 매우 쉬우면서도 새로운 강연·집필을 하고 싶었다.

가장 초보적인 물리학이라도 제대로 적용하면, 눈에 보이는 일상생활의 숨은 비밀을 당신도 세계 최초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에 수많은 명언들을 남겼다는 아인슈타인! 그의 말을 꼭 소개하고자 한다. “중요한 건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The important thing is not to stop questioning). ”

2011년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서 방문교수로 1년간 연구할 즈음이었다. 4월 말경에 살고 있던 녹스빌이라는 소도시에 대형 우박이 쏟아진 적이 있었다. 그 여파로 도시에 있던 십만 대가량의 자동차가 파손됐다. 보험회사들이 피해 보상

을 위해서 도심에 전담센터를 마련했다. 필자의 차량에도 피해가 발생해서 피해보상 전담센터에 가서 긴 줄을 서서 기다리게 됐다.

심심하던 차에 옆에 있던 미국 시골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옷에 기름때 묻은 수수한 차림의 중년 남성에게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관한 물리학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미국인은 ‘물리학’이라서 별

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긴 줄에서 별로 할 일도 없어서인지 한 동양인 남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다 듣고난 그 미국인이 매우 즐거워하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날 나는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바다 괴물 크라켄 전설이 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영향을 사회에 끼쳤고,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심해 석유 시추, 차세대 에너지, 빙하기 생명 대멸종 등과 연관되는지 얘기했다.

김춘수의 시 「꽃」에서 꽃으로 불러준 순간 의미 있는 존재가 된 것처럼,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질문을 던지는 순간 진실에 눈뜨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조선 후기에 한석봉과 어머니의 시합(불 끄고 ‘떡 썰기’·‘붓글씨 쓰기’) 이후 약 450년이 지나서 필자가 처음으로 물리학이라는 안경을 쓰고 질문을 던져 보았다. 간단한 물리학의 눈으로 쳐다보면 전통적·상투적인 교훈이 아니라 새로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산 채로 배를 갈라 꺼낸 심장을 신에게 선물하는 영광”을 차지하기 위

해 우승하려고 노력한 고대 멕시코 축구선수는 도대체 왜 그럴 수 있었을까? 축구선수는 포물선의 마법에! 사무라이 칼과 성덕대왕 신종에는 단결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데? 김유신과 자율주행 자동차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일상 속 크고 작은 불가사의에 질문을 던지고 진리를 찾으러 가보자. 버스를 타거나 자가용을 타면서 어떤 좌석이 가장 편안할까를 스스로 질문해 보자. 등산복·

등산 가방의 지퍼 손잡이에 달린 끈은 장식용일까? 겨울철 식탁 위 물컵은 왜 저절로 움직이는가? 야외에서 맨눈으로 보는 달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왜 달 사진을 모니터로 볼 때는 느껴지지 않을까? 박목월의 시 「나그네」에서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는 물리학적으로 어떤 현상일까? 청춘이 아니어도 피가 끓는다는 우주! 우주가 주는 거대한 기회를 얻으려면 먼저 우주의 위험을 잘 파악해야 하지만 우주의 위험에 대해서는 언론이 거의 다루어주지 않는다.

이제 물질 세상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물리학과 연관된 지혜·답을 물리학의 눈으로 찾아보자. “익은 벼는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에 청소년기의 우리들은 기분이 별로였는데? 남녀평등을 물리학의 대칭성을 이용해서 이해할 수 있을까? 2006년 판교청약의 광풍에 참가한 20만 명은 단체로 멍청한 짓을 했다는데?

이번 신간에는 실려 있지 않지만, 저자는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인기 시리즈 「피지컬 100」에 나오는 시합들에 대해서 물

리학적으로 쉽지만 매우 흥미로운 해설을 소개했다. 유튜브 「과학하고 앉아있네: 피지컬 100 피직스 100」에서 볼 수 있다. 책에 나온 몇 가지 내용으로 유튜브 채널 「최소한의 물리, 출장물리, 기본물리」도 운영하고 있다. 집필·강연·자문을 하는 것은, 물리학자로서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서이다.

정창욱

한국외대 물리학과 교수

한국물리학회 대중화위원

서평_『씽킹 101』 안우경 지음 |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372쪽

“교수 3분의 2가 능력 과신”… 편향에 치우친 똑똑이들

“대학교수들에게 자신의 교수 능력을 평가해 달라고 하자 응답자의 3분의 2가 상위 25퍼센트에 든다고 대답했다.” 만약 이렇다면 대학 강의는 정말 누구나 찾아 듣고 싶을 만큼 최고일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따분한 수업이 많다. 안우경 예일대 석좌교수(심리학과)는 최근 번역·출간된 『씽킹 101』에서 이 같은 사례를 제시했다. 한 마디로 ‘평균 이상(유창성) 효과’이다. 전문가의 훌륭한 교수법은 보기엔 쉬워도 따라하기 어렵다. 각고의 노력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입장 뒷받침할 때만 데이터 제대로 해석

동일 조건에서 여성 교수도 남성 응시자 우대

실제로 안 교수는 수업 시간에 BTS의 6초짜리 춤을 학생들에게 여러 번 보여줬다. 간단한 동작들을 앞에 나와 따라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과 연습할 시간도 줬다. 그런데 정작 강의장 앞에 나온 학생들은 그 간단한 율동을 우스꽝스럽게 재현했다. BTS 멤버들이 수많은 시간 공들인 댄스는 겉으론 쉬워보여도 모방은 어렵다.

안 교수는 형이상학보다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사례들로 이 세상을 분석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한 교수채용 면접장에서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심리학의 형이상학적 측면을 물어본 면접자 교수가 있었다.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수많은 황당 사례 중 하나다. 더욱이 안교수는 면접 자체를 불신한다. 면접자의 질문 몇 개에 따라,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는 건 운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래서 안 교수는 면접 대상의 이력·성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 교수가 예일대에 채용될 때 면접은 없었다. 30분 동안 자신의 연구계획에 대해 말하는 게 다였다. 질문에 답하는 것보다 오히려 혼자 떠들면서 설명하는 게 더욱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준 예일대 교수 덕분에 안 교수는 채용됐다.

심리학에 따르면 우리 삶에는 정말 많은 사고의 오류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성별의 차이에 대한 편향된 시각은 실험으로 증명된다. 성별을 제외한 모든 면에

서 동일한 자격을 갖춘 두 지원자가 연구직에 지원하는 경우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봤다. 과학자인 자연과학대학 소속 교수들을 상대로, 모든 요건은 똑같지만 이름만 존(남자), 제니퍼(여자)로 바꿔서 기입한 응시서류를 보여줬다. 그 결과 남성인 존을 차별 대우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여성 교수들도 남성 응시자를 좋게 보고 우대했다. 편견이 얼마나 무

서운지 알려주는 실험이다.

특히 똑똑한 사람이 더욱 편향될 가능성이 크다. 안 교수는 “실은 지식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편향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더 크다”라며 “수리 추론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기존 입장을 뒷받침하는 경우에만 주어진 데이터를 제대로 해석해냈다”라고 지적했다. 정치와 신념에 갇혀 진실을 외면하는 사례들이 정말 많다. 그래서 더 많은 정보와 다른

관점을 접해야 한다는 당연한 결론이 강조된다.

인간이 얼마나 일관성 없는지는 친구 만나러 가는 일상에서도 발견된다. 밖에 나갈 때 우리는 친구의 관심을 받고 싶어 자기중심적 관점에 사로잡힌다. 좀 더 비싸고 브랜드 있는 명품으로 치장하며 스스로 신분이 높다는 신호를 드러내고자 한다. 그런데 반대로 낯선 이가 화려한 옷을 입고 비싼 장신구를 차고 있다면 친해지는 데 부담을 느낀다. 이 무슨 뒤틀린 심사일까. 안 교수는 “추론 오류는 고

도로 진화한 인식의 부산물”이라며 “이를 통해 인간은 한 종으로서 지금 여기까지 도달하고, 생존하고, 번성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생각하면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안 교수에 따르면, 반추하는 행동은 우울증을 유발해 알코올 남용이나 섭식 장애를 이끌 수 있다. “기분이 안 좋을 때 우리는 안 좋은 기분을 확인시켜 줄 기억을 계속해서 토해낸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럴 때는 건설적으로 문제를 풀어내기가 어렵다. 반추는 해결책이나 원인

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불안, 절망을 불러오기 십상이다.” 이 대목에선 가수 김광석(1964∼1996)의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1994)가 떠올랐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과 거리 두는 게 필요하다. 그 방법으로 안 교수는 자신의 지식이나 관념에 대해 글로 써보고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대로 아는지 직접 해보면서 검증하는 것인데,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데도 유의미하다. 영상을 찍어보는 것도 좋은 수단 중 하나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저자가 말하다_『뇌파를 알면 사람이 보인다』 이승환 지음 | 학지사 | 172쪽

뇌파의 부활…“곧 뇌 건강도 손쉽게 모니터링할 것”

110년 전 처음 측정한 인간의 뇌파

이제 뇌파 통해 컴퓨터와 인간 연결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환의 물결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뇌파는 디지털 전환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좋은 도구이자 수단이다. 하지만 뇌파의 중요성은 여전히 간과되고 있다. 첫째가 뇌파는 생각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가진 검사 방법이다.

1875년 동물의 두뇌에서 전기적 현상을 발견한 이래, 독일의 의학자 한스 베르거가 사람의 머리에서 뇌파를 처음 측정한

게 1912년이다. 이처럼 뇌파의 역사는 오래됐다. 그만큼 옛것이고 좋지 않은 것이라는 편견이 여전히 남아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뇌파가 현대의학에서 주로 뇌전증을 진단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뇌파는 병원에서 뇌전증에 특화된 검사처럼 여겨진 탓에 사용 범위가 위축됐다.

세 번째 이유는 2000년이 되기 전까지 공학 기술의 발전이 느려서 뇌파를 이용

한 다양한 분석 방법이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술적 지원이 없으면 뇌파를 사용하는 방법론이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0년도 이후 뇌파를 이용한 여러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뇌파 신호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뇌파 분야의 공학 기술 및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단연 눈부시다. 오늘날 뇌파 신호로 컴퓨터와 인간을 연결하는 기술은 상용화 수준

에 도달해 있고, 뇌파 신호를 이용하는 진단 기술도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와 있다.

다음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라는 생체 신호 측정 도구의 빠른 발전도 주목할 만하다. 신체에서 나오는 뇌파·심박·체온·근전도·피부전도 등의 다양한 생체신호는 미래사회의 중요한 건강지표로 사용될 것이 확실하다. 현재 일상생활 속에서 편안하게 측정이 가능한 연속 측정 기술이 매우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머지않은 시기에 자신의 뇌 건강과 스트레스 정도를 손쉽게 모니터링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끝으로 디지털 전환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한 건강 측정을 대하는 대중들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이제 시대적 대세이다. 기술과 측정 도구, 사회적 인식 개선이라는 세 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시대적 상황은 뇌파를 이용한 정신건강 측정, 평가, 그리고 진단

적 활용의 적기라고 확신한다.

뇌파 분석은 정신건강, 우울증, 스트레스 등의 진단과 평가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검사 방법 중 하나이다. 이 방법은 뇌의 전기활동을 측정하여 뇌파를 분석함으로써 산출된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는 뇌파 분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의 뇌파는 일반적으로 더 느린 파동 주기와 더 낮은 진폭

을 보인다. 뇌파 분석을 통해서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능력이 낮은 사람을 식별해 낼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은 우울증 및 스트레스 관련 증상을 감지하고 치료하는 일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뇌파 분석은 비침습적인 검사 방법이다. 환자에게 불편함이나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뇌파 분석을 통해 얻은 정보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뇌 기능을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로서 의학 및 심리학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뇌파 분석은 정신건강·우울증·스트레스 등과 관련된 문제의 진단과 평가에 매우 유용한 검사 방법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뇌파를 이용한 정신건강 분야를 연구해오다 지난 2019년부터 임창환 한양대 공대 교수와 ‘비웨이브(B-WAVE)’라는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를 공동으로 창업해 운영하게 됐다. 『뇌파를 알면 사람이 보인다』에는 임 교수와의 공동연구 내용과 결과를 담았으며, 뇌파를 이용한 정신건강 분야의 다양한 연구도 더했다.

연구 결과가 서로 다른 부분이 있는 경

우에는 우세한 연구 결과를 주로 소개하려고 힘썼고, 그 반대 의견도 일부 소개해 내용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아무쪼록 이 책이 수많은 뇌파 관련 정신건강 이론과 응용 분야의 기준이

되길 바란다.

이승환

인제대 일산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이 책을 말하다_『동서미술론』 | 벤자민 로울랜드 지음 | 최 민 옮김 | 열화당 | 1992(4판) | 204쪽

‘비교미술’의 고전이론서를 만나다

미술 작품의 이해에는 다양한 방법이 활용된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역사적인 접근이나 유형학적인 방법 또는 도상(圖像, icon)에 대한 분석이나 해석에 의한 접근 등이 있다. 그러나 그런 탐색 외에도 ‘비교’라는 ‘색다른 한 가지 접근방법’(후기, 198쪽)에 의해서 바라보는 미술 관련 이론서가 있다.

‘비교미술입문’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미술 주제별 표현에서 동·서양의 유사점과 차이점

미술사학적 혜안의 귀중한 자료

벤자민 롤랜드(1904~1972)의 『동서미술론』(Art in East and West: An Introduction Though Comparisons(1954)이라는 이 방면의 고전에 속하는 책이다.

크게 4개(I장 ‘인체’, II장 ‘풍경’, III장 ‘새·짐승·꽃’, Ⅳ장 ‘정물’)의 묶음으로 구성된 로울랜드의 『동서미술론』은 모두 31쌍 62점의 작품(그림 목록 11~24쪽)을 비교·소개한다.

저자는 먼저 서양인답게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 「쿠로스」에 시선을 두고 이어서 자이나교의 「고행자 조각상」에 대해 각각의 특유한 미학적 속성을 제시한다(35~39쪽). 이 두 작품을 나란히 세워 놓고 볼 때 동일한 환경의 산물이거나 적어도 같은 원형으로부터 나왔으리라는 피

상적인 결론을 이끌어낼지도 모른다. 그런데 전자는 고대 고졸기의 귀족적인 그리스 사회가 품고 있었던 이상적인 젊은 남성미를 완전하게 표현한 것이지만, 후자는 육체를 떠난 카요차르카의 행위, 즉 깊은 요가적인 무아의 경지에 몰입한 것을 표현한 것으로 설명한다(그림 1·그림 2, 63쪽).

또한 인간과 달을 묘사한 독일 낭만주

의 화가 카스파 프리드리히(1774~1840)의 「달을 바라보는 두 사람」과 중국 남송시대의 화가 마원(馬遠, 1190~1224)의 「고사관월도」(高士觀月圖)의 유사성을 살펴본다(그림 35·그림 36, 120~121쪽). 서양의 낭만주의적인 예술(시와 회화)이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라는 영원한 문제에 철학적으로 깊게 관련되어 있긴 하지만, 공간과 빛과 질감의 문제에 있어서 사실주

의적인 선입관을 갖고 있는 프리드리히와 같은 유럽 화가는 최소한의 회화적인 표현으로써 중국 화가가 포착한 자연의 신성(神性)의 의미를 전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차이점에 주목한다(139~142쪽).

그러나 앙리 마티스(1869~1954)의 「꽃」과 중국 명대의 화가 심주(心周, 1427~1509)

의 「정물」에 대해서는(그림 59·그림 60, 189쪽), 두 화가 모두 대상의 핵심적인 형태를 간결하고 재치 있게 특징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대상을 평면적이고 장식적인 모양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한다(196~197쪽).

이 책의 저자는 생전에 네 차례나 중국과 일본 그리고 인도와 아프가니스탄 등을 여행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모으고 다소 생

경한 작품들을 접하면서도, 그 특징을 간파하며, 서양미술에 익숙한 자신의 시야를 넓혀간 듯하다. 이윽고 1960년 이후에는 미국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평생 미술사 강의와 비교미술연구에 전념함으로써 고고학적 비교미술사학의 혜안을 얻었으리라!

이러한 그의 전문가로서의 행적 덕분에

우리는 미술에 관한 연구 방법으로서 비교가 단순한 방법적 수단이 아니라 비교 대상 자체에 대한 개개의 현상적 특징의 서술을 넘어서는 원리의 파악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동양과 서양의 미술작품이 지니는 의미 지평의 차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숙고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미술을 포함한 동양의 아름다움과 서양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후대의 작업

에 시사를 건네주는 귀중한 자료라 하겠다.

이승건

서울예술대 교수·미학

우리는 미래를 가져다 쓰고 있다

윌리엄 맥어스킬 지음 | 이영래 옮김 | 김영사 | 480쪽

열정에만 기대는 이타적 행위가 효과도 없고 심지어 해악이 될 수도 있음을 실증하면서 자선사업과 기부문화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 저자. 착한 행동을 하기에 앞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혜택이 돌아갈지 이성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그의 ‘효율적 이타주의’ 운동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7년 만의 신작인 이 책은 효율적 이타주의에서 ‘장기주의’ 철학으로 나아간다.

동아시아 인정투쟁

오승희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312쪽

그동안 인정(recognition)의 철학적·사상사적 논의는 주로 서구사회 사례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동아시아 사례들이야말로 인정 개념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하다. 이 책에서는 주로 서구 사례들을 설명해 온 인정 개념을 재구성해 한국, 중국, 일본의 관계를 분석한다. ‘인정투쟁’의 개념으로 동아시아를 살펴보면, 전후 한중일에 중요했던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각 국가의 우선순위는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태양을 먹다

올리버 몰턴 지음 | 김홍표 옮김 | 동아시아 | 504쪽

교과서에서 배웠던 ‘광합성’이라는 주제, 얼핏 단순해 보이는 과학 현상 하나로 어떻게 이처럼 방대한 저작물이 탄생했을까? 올리버 색스는 이 책에 대해 “생명 과정을 바라보는 새로운 인식이며 지적 모험으로 스릴 넘치는 역사서”라고 말했다. 이 책은 과학 도서 전문가들과 독자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레고리 헨더슨 평전

김정기 지음 | 한울아카데미 | 488쪽(했음)

이 책은 헨더슨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는 평전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현대사를 현장에서 목격한 증인의 생생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는 198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신이 목격한 신생 대한민국이 겪은 고통을 깊은 애정을 가지고 지켜봤다. 저자는 단순한 길동무가 아니라 펠로 트래블러(fellow traveler)의 마음으로 그레고리 헨더슨의 이상, 사상, 철학을 함께 나누는 동조자가 됐다.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브라이언 무어 지음 | 고유경 옮김 | 을유문화사 | 440쪽

1950년대,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 주디스 헌은 40대에 접어든 독신 여성이다. 그녀는 마치 형벌을 받듯이 세상의 무관심 속에 버려져 있다. 하지만 그것은 세상의 냉정하고 도 자연스러운 이치였다. 가난하고 나이가 많고 못생긴 그녀는 세상이 원하는 가치를 하나도 지니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40대는 아직 희망을 다 버릴 수는 없는 나이이고, 그 희망이 그녀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구를 쓰다가

최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80쪽

“환경 기자가 되려면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선배 기자의 말을 시작으로 꾸준히 그 틈새를 노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써온 저자는 ‘기후변화팀’의 창립 팀장으로서 보수적인 한국 언론계에 기후환경 이슈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이 책은 한국 언론인 최초로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인터뷰하고, 동물권 단체 ‘케어’ 전 대표의 안락사 논란을 최초로 보도하며 주목받은 최우리 기자의 첫 환경 에세이이다.

무예로 조선을 꿈꾸다

최형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40쪽

현존하는 동양 최고의 의학서인 『동의보감』이 우리의 전통 의학을 계승하면서 조선과 중국 의학의 표준을 마련했듯이, 『무예도보통지』는 145권의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의 무예서를 집대성한 것으로, 당대 무예사적 연구 성과를 총 망라한다. 정조때 편찬한 『무예도보통지』의 역사적 가치는 이미 2017년에 증명된 바 있는데, 바로 그해에 북한의 신청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몸 테크닉

마르셀 모스 지음 | 박정호 옮김 | 파이돈 | 248쪽

프랑스 민족학의 아버지, 종교사학과 민족지학의 위대한 스승, 인류학의 필독서로 꼽히는 『증여론』의 저자 등등, 마르셀 모스라는 이름 앞에 여러 수식어가 뒤따른다. 저자의 사회학과 인류학은 지난 20세기 후반기를 수놓은 여러 걸출한 사상의 비밀스러운 본거지로서 끊임없이 혁신적 발상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마르셀모스가 프랑스 심리학회에서 강연할 목적으로 작성한 네 편의 글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분야별 신간

인문

연결하는 미디어, 융합하는 예술들 | 한국문화기술연구소 편집 | 푸른사상 | 320쪽

이방인들의 영화 | 이도훈 지음 | 갈무리 | 384쪽

디베이터 | 서보현 지음 |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440쪽

바가와드 기타 강의 | 김영 지음 | 북튜브 | 312쪽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 마이클 투히그·클라리사 옹 지음 | 이진 옮김 | 수오서재 | 232쪽

은유가 만드는 삶 | 김용규·김유림 지음 | 천년의상상 | 360쪽

과학

태양을 먹다 | 올리버 몰턴 지음 | 김홍표 옮김 | 동아시아 | 504쪽

혼돈의 물리학 | 유상균 지음 | 플루토 | 240쪽

역사

무예로 조선을 꿈꾸다 | 최형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40쪽

호모 히브리스 | 요하네스 크라우제·토마스 트라페 지음 | 강영옥 옮김 | 책과함께 | 344쪽

문학-에세이

구름 사이로 빛이 보이면 | 김지윤 외 2인 편집 | 푸른사상 | 240쪽

연기 인간 | 알도 팔라체스키 지음 | 박상진 옮김 | 문예출판사 | 312쪽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 브라이언 무어 지음 | 고유경 옮김 | 을유문화사 | 440쪽

정치-사회

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 데어라 혼 지음 | 정희진 해설 | 서제인 옮김 | 엘리 | 364쪽

신냉전 시대, 우리에게 ‘냉전’은 무엇이었나⑤ 중국·소련 관계

동반자에서 분열로…공산주의 주도권 싸움, 그리고 ‘로맨스’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미국과 함께 신(新)냉전의 주연이다. 오늘날 세계 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중동부 유럽 및 동지중해,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 세(勢)를 넓히고 있다. 대한민국 관세청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에도 한국의 수출입 상대국 1위를 고수했다. 한국과 북한의 대(對)중국 전략은 역사적으로 지난한 과제였다.

중국이 이처럼 부강한 국가로 부상하는 과정은 냉전의 역할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냉전사 서사에서 중국의 위치는 다소 모호하고 분명치 않다. 특히 1970년대 데탕트(긴장 완화)와 미국과의 관계 회복, 1980년대 개혁개방을 추구하기 이전의 냉전기 중국사는 오류와 실패로 점철돼 있다. 한국전쟁 파병(1950~1953), 대약진운동(1958~1962)과 대기근, 문화대혁명(1966~1976)을 떠올려보라.

중국과 소련의 관계는 흐루쇼프의 스탈린 비판이 나온 1956년부터 갈등과 대결로 치달았다. 서구학계는 중소 분쟁의 원인과 지정학적 함의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원을 투입했다. 동시에 미국은 소련을 압박하는 봉쇄 전략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중국과 동반자 관계 설정을 위해 물밑에서 적극적인 교섭을 펼쳐 나갔다. 그 결과, 1972년 2월 닉슨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을 찾아 마오쩌둥 주석과 역사적인 악수를 나누게 된다.

냉전의 판도를 바꾼 중소 분쟁

중소 분쟁은 쿠바 미사일 위기(1962), 석유파동(1973), 소련-아프간 전쟁(1979~1989) 등과 함께 냉전의 판도를 바꾼 사건이었다. 스탈린 사후(1953)에 마오는 세계 공산주의 운동의 주도권을 쥐고자 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 경제는 그러한 목표를 실현시

미국은 소련을 압박하는 봉쇄 전략을 유지하면서 중국과 동반자 관계를 설정한다.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냉전사 서사에서 중국의 위치는 다소 모호하고 분명치 않다. 사진은 1972년 닉슨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을 찾아 마오쩌둥 중국 주석과 악수하는 모습이다. 사진=미국 국립아카이브 닉슨 백악관 사진집

중소관계를 협력(~1959)과 갈등(1959~)으로 보는 학술적 흐름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중국과 소련 사이의 ‘냉전’ 속에서 러시아와 사랑에 빠진 중국 혁명가들의 운명은 어떠했을까

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낙후됐다. 단숨에 영국을 따라잡겠다는 환상인 대약진운동의 결과는 처참했다. 여기에 흐루쇼프는 서구와의 평화적 공존을 내세웠다. 마오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제국주의’(자본주의 진영)와 ‘수정주의’(소련)에 대한 투쟁을 선언했다. 소련의 자본·기술 공급이 줄어들자 중국은 인민 동원을 통한 축적에 나선다. 그 참혹한 결

과는 중국 당국의 데이터 통제로 아직도 본격적으로 연구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2010년대 전후에 나온 연구들은 양국 문서고 자료를 엄밀히 검토해 중국과 소련의 상호작용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한다. 이런 연구에는 다소 관점의 차이가 발견된다. 로렌츠 루티와 세르게이라드첸코는 전통적인 시각의 연장선상에서 중소 분쟁의 필연성을 강조하고 이념적 갈등의 지점들을 부각시킨다. 정치학자들은 양국의 협력을 ‘배움’

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다. 오스틴 제르실드는 중국인들이 자국에 파견된 소련·동유럽 전문가 집단에게서 받은 미묘한 무시와 차별의 감정, 그리고 중국과 서구의 문화적 차이에 주목한다.

공산주의 운동 주도권 벌인 중소 ‘냉전’ 2017~2018년에는 냉전사 분야의 권위 있는 중국인 학자들이 양국 자료를 검토해 1945~1973년의 중소관계를 두 권의 연구서로 펴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두 책은 최고지도자 중심의 외교에 초점을 맞춰 양국 관계를 1959년 이전까지는 동반자 관계로, 그 이후는 분열로 정의했다. 아쉽게도

두 저서는 서사 창출에 별다른 고려가 없어 가독성이 높지 않다.

이처럼 중소관계를 협력(~1959)과 갈등(1959~)으로 보는 학술적 흐름은 오늘날에도 지배적이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제레미 프리드먼 교수의 『그림자 냉전』(Shadow Cold War)은 ‘제3세계’ 외교, 나아가 세계 공산주의 운

동의 주도권을 놓고 벌인 소련과 중국의 외교전을 사회주의권의 ‘냉전’으로 풀어낸 역작이다. 그에 따르면, 소련의 ‘반자본주의’ 노선과 중국의 ‘반제국주의’ 노선 사이에서 제3세계는 심정적으로 후자에 끌렸다. 소련은 제3세계 외교에서 중국의 ‘반제’ 메시지와 전략을 차용해 아랍연합공화국(이집트와 시리아), 알제리,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중국의 외교적 도전을 차단했다.

러시아와 사랑에 빠진 중국의 ‘로맨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이스트베이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엘리자베스 맥과이어 교수의 2017년도 저작 『붉은 마음』(Red at Heart)은 ‘로맨스’라는 개념을 통해 20세기 전반부터 냉전기까지의 중소관계사를 풀어낸다. 이 책은 정치사·외교사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 중국 혁명가들이 어떻게 러시아 문화와 사랑에 빠졌고, 러시아 여성과 인연을 맺었는지를 들려준다. 이 책에 나오는 중국 혁명가들의 이름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중화민국의 초대 총통

창카이섹의 아들 장징궈의 부인 장팡량(파이나 바흐레바), 1920년대 후반 중국공산당을 이끈 리리싼의 부인 리샤(엘리자베타 키쉬키나) 등 기존 연구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은 여성 행위자들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다.

각각 프린스턴의 스티븐 콧킨, 시카고의 쉴라 피츠 패트릭을 사사한 프리드먼과 맥과이어는 인상적 외 국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 연구자는 중소관계사 연구에 필요한 양국 언어는 물론, 독어·희랍어·서어·포르투갈어(프리드먼), 불어·페르시아어(맥과이어) 등을 구사한다. 냉전사 연구의 최전선에서 활

약하는 이들의 향후 연구가 무척 기대된다.

우동현

카이스트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조교수

UCLA에서 과학기술사(북한-소련 관계사)로 논문을 쓰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국사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The Historical Journal』에 한국인 최초로 논문이 게재됐다. 역서로는 『체르노빌 생존 지침서』, 『플루토피아』, 『저주받은 원자』, 국제공산주의운동을 2차 세계대전의 원인으로 풀어낸 『전쟁의 유령』(가제)이 있고, 국사편찬위원회 해외 사료총서 36권 및 38-39권을 공역했다. 주요 관심사는 냉전사, 핵역사, 환경기술사, 디지털역사학이다.

글로컬 오디세이

발트 3국 유럽연합 통합의 길, 고속철도 ‘레일발티카’

서진석

한국외대 EU연구소 선임연구원

에스토니아 타르투대에서 비교민속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에서 연구원과 기자로 활동했다. 라트비아대 한국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을 역임, 발트 3국 지역 내의 한국어 발전 방법론과 20세기 이후 발트 3국이 겪고 있는 사회적 변화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발트 3국』, 『유럽 속의 발트 3국』, 『발트 3국의 언어와 문화』(공저)가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발트 3국은 나름 유럽 내에서 새로운 관광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펜

데믹이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에는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로 가는 전세기가 운행됐을 정도로 꽤 호황을 누리던 관광지였다. 펜데믹이 잠잠해져가고 있는 지금, 다시 기지개를 켜고 한국관광객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인 유명세에 비해 발트 3국은 국가간 이동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다. 비행기를 제외하곤 현재 국가간 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버스가 유일하다.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 간 거리는 290km, 리가에서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 간 거리는 그와 비슷한 294km. 한국의 입장에서는 별거 아닐지 몰라도 고속도로가 열악한 현지 사정으로 인해 각 이동시간 4시간 30분이나 걸린다. 그러므로 발트 3국을 여행할 시에는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당히 많다.

유럽은 웬만하면 국가간, 도시간 철도가 연결돼

있어 이와 관련한 불편함이 많이 없는 반면 발트 3국은 그러한 철도여행의 장점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 공식적으로 1991년까지 소련에 편입돼 있던 발트 3국는 공통적으로 1천520mm의 궤간선로를 사용하지만 폴란드부터는 1천435mm 궤간선로를 사용해 서유럽과 발트 3국간 철도 연결이 불가능했다. 바르샤바에서 빌뉴스까지 연결되는 기차

가 있긴 했으나 폴란드-리투아니아간 국경 도시에서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이용객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은 스탈린이 서유럽으로의 군사장비 이동을 불가능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크다. 그러므로 도시간 이동에 장거리 버스이동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교통 환경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대안이 실행 중이다. 바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레

일발티카라는 고속철도가 건설 중에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핀란드 헬싱키를 연결하는 이 노선은 총 길이 870km에 최대속력은 시속249km, 화물열차는 120km의 속도를 자랑한다. 이 속도면 버스로 10시간이나 걸리는 빌뉴스와 탈린 구간은 4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주파가 가능하다.

이 공사에 들어가는 자금은 총 57억9천만 유로이다. 발트 3국에서 2km에 가까운 가장 긴 다리를 새

로 건설해야 하며 세 개의 현대적 터미널과 최소 7개의 새로운 기차역까지 들어선다. 대부분 유럽연합의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본 프로젝트는 별 어려움 없이 착착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계획에 따르면 2025년에 공사를 마치고 2026년부터 여행객 수송을 시작할 수 있다.

발트 3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프로젝트인 이 레일발티카는 통일 후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꿈의 기차노선을 이어주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이미지=위키피디아

그러나 현재처럼 국가마다 저가항공노선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러한 철도를 굳이 건설하는 것이 상황에 맞느냐 하는 비판도 있다. 우선 레일발티카의 완공은 유럽연합과 서유럽으로의 진정한 통합을 완성시키는 의미 있는 일이라 보는 분석이 많다. 현재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강화되고 대러시아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는 가운데 러시아로만 한정돼 선로가 연결돼있다는 것은 아직 국가기반산업에서의 러시아 의존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암묵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2026년 여행 수송이 시작되면 발트 3국이 실질적으로 서유럽과 연결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유럽으로

의 진정한 귀환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소련식 궤간은 철거하지 않고 유지할 계획이다, 기존의 지역간 노선이나 러시아로의 이동도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폴란드와 독일에 주둔하고 있는 군사병력을 발트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실질적으로 유럽연합과 러시아 사이의 국경 역할을 하고 있는 발트 3국의 안보상황은 더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레일발티카 건설이 순조롭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현재 상황에서 2026년에 맞춰 레일발티카 완공이 가능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유럽연합 지원금에 관한 계약도 2024년에야 마무리되는 등 모든 것들이 대략 2년에서 2년 6개월 씩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각의 완공이나 일부 구간 철도건설이 점차 늦어지고 있기도 한다.

이것은 단순히 우크라니아 전쟁이나 펜데믹의 탓으로 돌리기만도 어렵다. 카우나스에서 폴란드 비아위스톡 구간에 운행되고 있는 새로운 열차노선

이 현재 건설지연을 유발했다는 분석도 크다. 지나치게 이른 시기에 개통을 해 그 기간 공사를 지연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완공 시기를 2030년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탈린에서 헬싱키까지를 기차로 연결하기 위해 기획하고 있는 해저터널 공사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하다.

발트 3국의 국가적 사활이 달린 문제는 아니지만 발트 3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프로젝트인 이 레일발티카는 통일 후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꿈의 기차노선을 이어주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월간 KBOOK

출판인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한국출판협동조합 추천도서

21세기 뉴페미니즘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에서 ‘안티’페미니즘까지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는 현 한국사회에서 가장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가 됐다. 따라서 이제 21세기 뉴페미니즘을 보다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나타난 뉴페미니즘은 각 국가의 역사적·정치적·사회적·문화적 전통과 인식을 반영하며 차이점과 비동시성을 지닌 것을 특징으로 한다.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적 맥락, 안티페미니즘적 특징, 엘리트 페미니즘, 보수적 페미니즘, 신페미니즘 등 상이하며 다양한 의미의 용어로 사용된다. 이 책은 다양한 페미니즘이 각국에서는 어떻게, 한국에서는 어떤 형태로 발현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전복희 외 10인 지음 | 288쪽 | 한울엠플러스

불법행위손해배상청구와 소멸시효

민법 제766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대한 연구물

이 책은 불법행위손해배상청구의 학설과 판례의 기본적인 입장을 소개하고 최근 우리 판례가 선례와의 구별과 폐기를 통해서 실체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입장에서 그 변화를 소개했다. 국민에 대한 국가범죄 및 반인권적인 범죄에 대해서는 칸트가 『계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에서 제공한 조언 “너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용기를 보여준 판례에 힘을 얻어 오류에 대한 두려움을 안은 채발간하게 됐다. 향후 우리민법상 소멸시효제도가 조금 더 실체적 정의실현에 비중을 두길 바란다.

서종희 지음 | 342쪽 | 도서출판 정독

알기 쉬운 정부광고법 해설

전문성 높은 정부광고 분야 워크북

세금을 재원으로 국민과의 소통 역할을 하는 정부 광고. 하지만 공무원의 순환보직 제도로 전문성을 갖춰 효율적으로 집행하기에 한계가 있다. 실무가 익숙해질 때쯤 보직을 이동하게 되니 실무자들에게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광고 분야에서 실무자가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모아놓은 해설서를 출간했다. 전략적인 해설과 사례를 통해 높은 수준의 이해를 성취할 수 있으며,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총망라했다. 한 권만으로도 업무 인수인계서 없이 정부광고를 실행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유익한 워크북이 될 것이다.

김병희 외 2인 지음 | 240쪽 | 학지사

사회학적 상상력의 방법을 찾아서

한국사회사연구자들의 방법론 논의

정근식 전 서울대 교수(사회학과)의 정년퇴임을 기해 출간된 글모음집이다. 정 교수가 38년간 전남대와 서울대에서 지도했던 후학 연구자들 15명이 한국사회학의 ‘사회사적 방법론’에 논의한 글모음이다. 통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기념논총’류의 논문의 형식을 벗어난 자유로운 형식 아래서 역사사회학, 지역사회학, 사회운동론, 정치사회학, 해외현지조사 등의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체득한 소회를 바탕으로 고유의 견해를 밝히고, 해당 분야 연구의 전망과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자신의 연구 여정에서 사제관계이자 동료학자로서 인연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강인화 외 14인 지음 | 294쪽 | 진인진

그리스 로마 신화

미술전공자가 고른 그림과 함께 읽는 교양 필독서

그리스 신화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부터 출발해 헬레니즘 시대와 로마 제국 시대를 거치며 많은 희곡과 이야기가 더해졌다. 그래서 오늘날 서양문명의 모태가 되는 자료가 가장 풍부한 스토리텔링이다. 특히 로마 제국 시대에 이르러 로마인들은 자신들의 전통 신들 대부분을 그리스 신들과 동일시했다. 이에 로마 신화가 태동해 그리스 로마 신화로 일컬어지고 있으나 로마 신화는 덤으로 다룰 뿐이다. 특히, 이번에 출간한 이 책은 여러 버전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 권으로 집대성한 책이다.

헤시오도스 외 2인 지음 | 편역 김성진 | 512쪽 | 도서출판 린

판례와 기출문제를 통해 배우는 로스쿨 헌법

헌법 입문과 변호사 시험 준비 위한 필독서

이 책은 로스쿨에서의 헌법 학습을 위한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변호사시험을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졌다. 로스쿨에서의 헌법공부를 위해 필요한 이론과 중요한 판례를 중심으로 하는 헌법 강의교재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독일·미국·일본의 도서관과 책방에서 이것 저것 뒤적이다가 든 생각은, 보편적으로 법학 수험서에는 일종의 골격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기가 있다고 하는 교재는 요약된 법리와 함께 중요하고 출제빈도가 높은 판례를 잘 발췌하고 편집해 효과적으로 시험을 준비할 수 있다.

홍완식 지음 | 432쪽 | 피앤씨미디어

복잡계 네트워크 경제학

복잡한 세상을 관통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적 행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한 사회를 상정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하나의 기준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경제이론은 복잡한 경제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정한 틀을 제공하며, 다양한 분석방법론은 실증적‧실용적이다. 그럼에도 경제이론은 많은 부분을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현실경제가 3차원 세계라면 경제이론은 2차원 세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되도록 3차원 세계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한다. 이 책도 그러한 노력의 하나이다.

이덕희 지음 | 674쪽 | 율곡출판사

유튜브 시대에 문화는 어떻게 기억되는가

디지털 미디어 시대, 유튜브를 통한 문화기억의 양상

서영호 교수의 『유튜브 시대에 문화는 어떻게 기억되는가』는 다양한 문화적 경험이 이뤄지는 곳이자 방대한 기억 창고인 유튜브에 주목해, 한국 최초의 음원인 안종식의 ‘단가’에서부터 조용필, 서태지와 아이들, BTS 등 대중음악 사례를 중심으로 디지털 시대 문화기억의 양상을 면밀히 살핀 책이 다. 단순히 트렌드를 넘어 ‘유튜브 시대’라는 변화한 환경 속에서 일상의 문화적 실천이 어떻게 이뤄지고 기억이 재구성되는지 통찰함으로써, 유튜브가 문화기억의 구성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서영호 지음 | 264쪽 | 푸른사상사

원곡 삼백 수

한 시대에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이 있다

원곡(元曲)의 성행은 원나라라는 특수한 시대가 낳은 산물이었다. 아쉬운 것은 국내에서 원곡의 소개는 당시(唐詩)나 송사(宋詞)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어판 『원곡삼백수』의 출간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원서의 제목은 『원곡 삼백 수(元曲三百首)』이지만 이 책에는 모두 320 수가 실려 있다. 편주자 시에위펑(解玉峰) 교수가 320수의 원곡을 가려 뽑고 주석을 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수록한 작품들은 원곡의 맛과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어 독자들이 원곡이라는 장르를 이해함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시에위펑 편주 | 권용호 옮김 | 428쪽 | 학고방

교차로에 선 소설가

존 파울즈의 삶과 예술 들여다보기

존 파울즈는 사실주의 소설의 유용성과 문학의 교훈적 기능에 대한 신념을 버리지 않은 전통주의자요 모럴리스트였다. 실존주의 철학에 친화성을 보이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영위하는 휴머니스트이기도 했다. 또한 1!60년대 이후 소설가가 직면한 많은 딜레마를 공유하고 다양하고 혁신적인 실험을 통해 그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메타픽션 작가로 평가받기도 한다. 저자는 롯지의 용어를 빌려 파울즈를 사실주의와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의 갈림길에 선 소설가로 설정하고 그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망라했다.

배현 지음 | 260쪽 | 도서출판 동인

마술 돋보기로 보는 신기한 인체 탐험

인체탐험, 몸의 24시간을 살펴본다

우리의 몸은 매일 매일 무슨 일을 할까란 생각을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 몸의 하루 일과를 알아본다. 사람의 몸은 섬세한 기계와 같다. 몸의 다양한 부위들이 쉬지 않고 함께 24시간 동안 일하는 모습을 마술 돋보기로 들여다 볼 수 있다. 각 페이지마다 붉은색 무늬 위로 마법 돋보기를 올려놓으면 몸 안의 구조가 보이는 인체 탐험을 시작한다. 우리 뇌의 여러 부위는 각각 무슨 일을 하는지, 우리는 하루에 몇 번이나 눈을 깜빡이는지, 감기에 걸리면 왜 음식 맛을 느끼기 어려운지 등의 일상 속 경험으로 빠른 이해를 돕는다.

제인 윌셔·안드레스 로자노 지음 | 학술국 옮김 | 48쪽 |군 자출판사

연기 인간

20세기 미래파 환상문학의 수작, 국내 최초 번역 출간

20세기 미래파의 선두주자, 알도 팔라체스키가 대표작 『연기 인간』으로 한국 독자와 처음 만난다. 현실과 환상을 정밀하게 직조한 섬세한 문학 기법으로 인간의 욕망, 군중 심리의 폭력성을 풍자한 소설이다. 『신곡』, 『데카메론』 등 이탈리아 고전을 충실하고 유려한 번역으로 한국 독자에게 소개해 온 박상진 부산외대 교수(이탈리아어)가 번역을 맡았다.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문장이 ‘연극 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과 조화를 이뤄 희곡을 읽는 듯한 생생함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알도 팔라체스키 지음 | 박상진 옮김 | 312쪽 |문예출판사

이제는 ‘행성 시대’…행성 평화냐 내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네이버 열린연단 ‘자유와 이성’ ㊻ 박명림 연세대 교수(지역학협동과정)

네이버 ‘열린연단’이 시즌9를 맞이해 「자유와 이성」을 주제로 총 46회 강연을 시작했다. ‘자유’를 중심으로 인간과 자연의 본성, 재난과 질병에 대한 제약과 해방 등을 역사, 정치, 철학, 과학기술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살펴본다.

지난 1일 박명림 연세대 교수(지역학협동과정)가 「다원주의적 국제 질서의 철학과 비전」을 강연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발췌해 소개한다. 시즌9 「자유와 이성」 마지막 강연은 최신한 한남대 명예교수(철학상담학)의 「기독교와 자유」가 예정돼 있다.

자료제공=네이버문화재단

정리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

지금은 ‘낯익은 낯섦’의 시대이자 상황이다. 우리의 존재-세계-인류-지구-행성이 모두 낯익은 낯섦의 단계에 진입했다. 고향도 나라도 기술도 질병도 그런 상태이다. 특히 자연 역시 지극히 낯익은 낯섦의 반복이고, 익숙한 듯하면 낯설고 낯선 듯하면 익숙해 보이는 상황이다. 인간이 거주 가능한 유일한 행성에 더불어 살고있는 우리 인류 앞에는 지금 어떤 전망과 가능성이 펼쳐지고 있는가?

현재 인류의 중심 흐름은 △사회주의 붕괴와 탈냉전 △신자유주의와 전지구화(세계화) △기후·생태·환경 위기 △대감염병(팬데믹)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위기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압도적인 영향은 단연코 기후·생태·환경 위기다.

냉전 해체 이후의 시각과 담론들은 △역사 종 언론과 승리주의: 프랜시스 후쿠야마를 비롯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일반 △장밋빛 전망의 난

무 △과거 사회주의 역사 종언론의 반대 방향의 재연(헤겔, 마르크스, 레닌, 코제브) △미국의 유일 패권 △단일 제국 △단극 사회의 등장 등이 있다. 현재의 진단과 경고와 인식은 자유주의·민주주의의 위기, 중국의 부상, 인도-태평양 시대의 발흥이다.

또한 기후지옥(climate hell)도 있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이후의 인류 상황은 다음 네 가지 담론과 경로들이 바로 코로나19 초래 요인들과 함께, 장기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시대를 ‘행성’ 시대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의 유일한 거주 행성으로서 지구의 행성적 가능성을 통해 이 인류세 상황을 넘어볼 수 있지 않을까? 세계 시대에 인류는 아직 인간 공동체로서 세계를 문제 삼는다. 지구 E(Earth) 시대에 들어서며 처음으로 자기가 사는 대지에 대해문제를 삼았다. 지구 G(Global) 시대에 접어들어 대지-공기-바다를 모두 문제 삼기 시작했다. 이

제는 인간이 거주하는 행성 자체를 문제 삼는 행성 시대(Planet)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 중심주의는 자연-환경, 생명-동물을 배제하거나 그들이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간 ‘실존’ 중심주의가 아니라, 이성을 가진 인간이 자신들의 중심적 역할을 통해 인간과 자연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인간 ‘역할’ 중심주의로 바뀌어야 한다. 인간의 역사와 자연의 역사의 분리는 이제 절대 불가능해졌다.

오늘날 인류는 근대 이래 평화에 관한 한 가장 결정적이고도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 즉 이제 △전쟁 △내전 △독재 △전체주의 △세계 대전 △종교 전쟁과 같은 이른바 인간 내적 요인

"인간과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행성 평화 및 자연과의 평화가 전제돼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인간 위생과 인류 건강을 위해서는 자연 위생과 지구 건강이 필히 전제돼야 하는 것이다."

과 국제 요인·세계 요인에 의한 평화 파괴와 인명 살상은 급격하게 축소됐다. 이들 중에는 거의 종식된 현상도 존재한다. 극히 일부 지방과 국가를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자연 현상 △대기 오염 △미세먼지 △식량 부족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인한 평화 파괴와 인간 사망은 급증하고 있다.

평화의 개념도 이제는 인간-사회-국가-국제-세계 평화에서 인류-생명-지구-행성-자연과의 평화가 훨씬 더 중요한 시대로 진입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지역학협동과정)는 “오늘의 인간과 자연의 중첩, 자연의 사건화, 인류세 흐름을 방치하면 장차 ‘만인의 만물에 대한 전쟁’, ‘만물의 만물에 대한 전쟁’, 즉 행성 전체의 구성물들이 서로 싸우는 필시 행성 내전(planetary civil war) 상태로 진입하고 말 것이다”라며 “행성 평화냐 행성 내전이냐, 지금 인류는 가장 결정적인 기로에 놓였다”라고 설명했다 . 사진=네이버문화재단

오늘날 사망 피해의 원인이 압도적인 인간 외적 요인 때문이라면 인간과 행성의 공동 평화를 위한 중심 자원과 지혜와 노력 역시 확실하게 바뀌어야 한다. 즉 인류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는 행성 평화 및 자연과의 평화가 전제돼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인간 위생과 인류 건강을 위해서는 자연 위생과 지구 건강이 필히 전제돼야 하는 것이다.

오늘의 기후 위기와 응급상황은 인간이 초래했다.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류 평등과 환경 복원을 위한 근본적인 사유와 해법의 전환을 위한 단초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대안은 생태공화국의 건설에 있다. 생태 문제에 관한 한 기존의 민주주의 체제는 자본주의적 민주주의이건, 민주적 자본주의이건, 자본주의와 함께 만나서 오늘의 인류 번영과 생태 위기를 초래한 두 원인적 제도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무엇인가 다른 요인에 의한 보완이 절실하다.

특별히 선거 민주주의의 문제가 심각하다. 단기적인 발전, 국가 경쟁, 국내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생태 보호와 환경 영향 평가는 늘 뒷전으로 밀려왔다.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인류 역사에서 20세기 이전의 민주주의에서는 늘 단명-파당-독임(獨任)-독식이었을까? 또한 (자유)민주주의는 원래부터 이성과 욕망에 기반한 ‘인간 중심주의=인간 시민주의’가 요체였다. 민주주의는 근대에 들어서서 공화주의·공화국과 만나면서부터 비로소 생명력을 갖게 된다.

문제를 지구 단위의 공화주의와 생태공화국 수준으로 확장해야 한다. 시민-인류, 근대성-식민성의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서는 문제가 핵심이다. 근대 들어 인류는 ‘근대성·문명·발전·민주

주의(전체주의)’와 ‘콜럼버스 교환·식민성·침략·제국주의·탄소 발자국·환경 파괴’가 함께 발전했다. 근대성과 식민성은 단선적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공진화했던 것이다.

이제 특정 대륙과 국가와 제국과 선진국과 기업을 위한 것이 아닌 지구 내 인류 전체가 함께 행성 전체의 자원을 모두의 것(res publica =republic)으로 인식하고 접근하는 지구공화주의와 지구·행성공화국 문제의식이 절실하다.

행성적인 것과 마주하기 위해서 자연 요인, 물질 요인으로서의 인간 위치와 역할을 조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구와 자연의 관점에서 볼때, 전체로서의 인간은 이제 생명 요인이 아니라 오염 물질을 양산하는 하나의 물질 요인이 됐다. 따라서 탄소 발자국의 해법은 완전한 평등의 원

칙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것은 가장 중요한 이중 평등을 말한다.

행성공화국 문제의식을 통해 인간의 공화-공존-공생의 대상을 인간과 생물에서 물질에까지 확대해야 한다. 모든 것을 인간 중심으로 사고하는 근대의 제일 공식인 ‘코기토 공식(formula)’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는 확실한 종언을 고해야 한다. 이로 인해 소비-생산-개발-발전-자본주의가 만개했고, 그 결과가 오늘의 인류세 현실이다.

이제 코기토 공식은 “나는 함께한다, 고로 존재한다(Consocio ergo sum)”로 바꿔야 한다. 이때 ‘함께’의 대상은 앞서 말했듯 인간-이웃-이웃나라-이웃 민족을 넘어 동물-생명-물질-대지-공기-행성 전체를 의미한다. 행성 시민권을 갖는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즉 이중 시민주의(dual citizenship), 이중 평등주의, 이중 공화주의를 의미한다.

인간 대 인간의 공존, 인간 대 자연의 평등·공존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술했듯 이미 인간은 동등한 물질 요인으로서 지구와 행성을 파괴하는 요인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주의는 환경, 생명, 교육, 출산과 같은 세대 초월적 의제나 생태·환경 의제, 행성 의제나 공화(국) 의제에 대해 갈수록 매우 취약해졌다.

칸트를 포함한 많은 선현이 언급했듯 민주정은 본질적으로 지식인들만을 위한 파당성·독재정·독임정의 성격을 내장한다. 지나간 인류의 역사가 보여줬듯, 그것은 지속성·연속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려 더 악화된다.

한국의 지난 30년을 보면 출산·환경·평등 문제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사례는 보수 민주주의와 진보 민주주의의 격렬한 대결 속에 하나의 민주공화국을 구성하는 인구 자체의 감소와 멸종으로 연결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구 행성을 공통의 생활 공간과 생존·협력 공간으로 사유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류끼리의 국제연합(United Nations)을 넘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유엔=자연연합(United Natures)’을 상상하는 것도 좋다. 투표권은 없더라도 존재론적 시민권을 주자는 것이다. 생태계를 하나의 공화국으로 사유하면 사실상 많은 게 풀린다. 행성공화국을 건설하지 못하면 인류세는 필연이 되고말 것이다.

오늘의 인간과 자연의 중첩, 자연의 사건화, 인류세 흐름을 방치하면 장차 ‘만인의 만물에 대한 전쟁’, ‘만물의 만물에 대한 전쟁’, 즉 행성 전체의 구성물들이 서로 싸우는 필시 행성 내전(planetary civil war) 상태로 진입하고 말 것이다. 행성 평화냐 행성 내전이냐, 지금 인류는 가장 결정적인 기로에 놓였다.

2023학년도 2학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임교원 채용

1. 채용분야 및 인원

학 과 채용분야 인원 담 당 교 과 목 지원자 요구능력

전통

건축학과

건축설계 1명

전통건축설계기초, 한옥주택설계,

근대건축복원·활용설계, 현대건축론,

한국근현대건축, 건축법규/제도

전통건축을 이해하고 설계 경험을 가진 현대건축 설계 전공자

※ 건축학교육 인증 교육 유경험자 우대

전통건축 1명

한국건축역사, 동양건축사,

관방복원설계, 전통건축시공,

전통건축미학, 고고융합설계

전통건축 이론 및 계획 전공자

(전공시기 : 고대 ~ 조선후기에 한함)

※ 영어강의 가능자 우대

※ 담당 교과목은 학과 사정상 변동될 수 있음

2. 채용분야에 대한 설명

채 용 분 야 채 용 분 야 설 명

건축설계

전통건축학과는 전통건축 설계 및 문화재 수리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학과로, 현대설계에 대한 경력과 전통건축 분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건축설계 전문인력 양성, 건축학교육 인증, 건축 연구 및 교육 역량을 갖춘 전문가

전통건축

전통건축학과는 전통건축 설계 및 문화재 수리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학과로, 전통건축 전공자로서 전통건축 전문인력 양성,

건축학교육 인증, 건축 연구 및 교육 역량을 갖춘 전문가

3. 지원자격 * 아래의 자격요건을 모두 갖춘 자

가. 『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 4조(결격사유)에 정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자

나.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의 자격기준에 적합한 자

다. 박사학위 소지자(단, 건축설계 분야의 경우, 박사학위 소지자 또는 석사학위 소지자로서 석사학위 취득 후 3년 이상의 교육 또는 연구 경력이 있는 자)

라. (건축설계 분야 해당) 건축사법 제2조 1항에 따른 건축사 자격 취득자

마. 지원서 접수 마감일(‘23. 5. 8.) 기준으로 3년 이내(‘20. 5. 9.~ ‘23. 5. 8.)에 발표된 연구실적물[학위논문 제외

(석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학위논문과 대표 연구실적물 제외)]이 200% 이상인 자

※ 건축설계 분야 포트폴리오 필수 제출

4. 임용조건

가. 최종합격자는 교육공무원임용령 제5조의 2 및 본교 인사규정에 따라 임용직급, 임용기간, 급여, 근무조건 등을 조건으로 하여 계약제로 임용함

나. 임용직급은 조교수로 임용함을 원칙으로 하되, 교육경력 및 연구실적에 따라 부교수 이상 임용 가능

다. 4년제 대학(교)에서 교수 또는 부교수로 일정기간 재직한 경우, 연구 또는 교육경력이 특히 우수한 자는 각각 동일 직급으로 임용 가능

5. 제출서류 ※졸업증명서, 경력증명서 등은 최근 3개월 이내에 발급된 것을 제출해야함.

가. 교수 임용지원서(전자파일 별도 제출) 1부

나. 연구실적 목록 및 요약서(전자파일 별도 제출) 각 1부

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서 1부

라. 학위 및 성적증명서(학사, 석사, 박사) 각 1부

마. 경력증명서(지원서에 기재한 전체경력) 1부

바. 자기소개서(자유양식, 주요 연구업적과 이력 등, 전자파일 별도 제출) 1부

사. 교육 및 연구계획서(자유양식, A4용지 3장 이내, 강의 가능과목과 중‧단기 연구계획 및 목표 등 포함, 전자파일 별도 제출) 1부

아. 최종학위 논문(요약서 1부 포함) 1부

자. 심사대상 연구실적물 각 1부

※ 별도 제출하는 전자파일은 문서작성용 프로그램(한글, MS워드) 형태로 제출하되, 원서접수마 감일까지 goodjung@korea.kr로 발송

6. 서류제출방법

가. 접수기간 : ‘23. 5. 1.(월) ~ 5. 8.(월), 18:00까지

[근무시간(09:00 ~ 18:00)에 접수하며, 점심시간(12:00~13:00)과 공휴일은 제외됩니다.]

나. 접수방법 : - 우편접수(응시원서 봉투에 ‘전임교원 채용 응시원서 재중’ 표기 요망, 우편 접수는 마감일, 마감시간까지 도착한 것만 접수합니다.)

- 방문접수 또는 대리접수

다. 접 수 처 :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무과(채용담당 앞) (주소 : 충남 부여군 규암면 백제문로 367)

7. 기타 사항

상세한 사항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무과(전화 041-830-7111, E-mai goodjung@korea.kr)로 문의 바랍니다.

2023. 4. 21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

딸깍발이

동맹과 국익

신희선

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정치

“미국의 불법 감청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협의 말고 항의하라.”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던 한국청년연대 대표가 들었던 피켓 문구다. 미국이 한국 정부를 도·감청한 기밀문건이 유출된 사건에 대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미국이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정상회담을 더 성과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사건을 과장하거나 왜곡해 ‘동맹’을 흔들려는 세력이 있다”며 국내 정치 문제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불법 도청에 대한 현 정부의 대처방식을 보며 불편한 생각이 든다. 과연 한미동맹이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동맹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는 것이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국제정치의 냉혹성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요구한다. 『군주론』으로 유명한 마키아벨리는 철저히 현실주의에 입각한 대외정책을 강조했다.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열강이 이탈

리아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투쟁했던 시대를 살았던 마키아벨리는 동맹이 국가의 안전을 위한 수단일 수 있다고 보았다. 동맹은 상호 이익을 위해 맺은 외교 전략이므로 상대국의 신뢰도와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는 ‘연약한’ 동맹은 언제든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에, 동맹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경고했다.

올해로 70주년이 된 한미동맹은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기반한다. 북한의 핵 위협과 중국을 견제하는 지역안보 차원에서 한미동맹이 유지되어 왔다. 지정학적 측면에서 한미동맹은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 지역의 평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이해관계는 같을 수 없다. 미일동맹을 비롯해 복잡한 이슈들이 존재하고, 무역 문제 등 풀어야 할 경제 현안도 산적해 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의 도·감청 의혹을 외교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는커녕 동맹이라는 ‘가치’에 집착해 비판 여론을 묵살하고 있다. 미국의 불법 도청 문제를 자세히 다루는 것은 “국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언론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현정부 들어 미국과의 관계가 과도하게 강조되고 있다. 비록 동맹이라고 해도 도청은 국가의 주권과 자주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미국 안보국이 한국 정부를 도·감청한 사실이 ‘선의’로 해석되어도 이는 심각한 문제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우방 국가들을 상대로 미국이 광범

위한 감청을 벌였다며 불법사찰을 폭로한 이후,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독일을 비롯해 여러 나라가 미국에 강력하게 항의했던 것과 달리, 한국 정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2023년에 다시 불거진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감시와 첩보 의혹에 대해 현 정부 역시 공식적인 대응 없이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미국과 협상을 통해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조하고, ‘국익’을 위한 사이버 보안과 국가정보 보호 체계를 강화해가는 전략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군주는 사자의 용맹함과 여우의 교활함을 지녀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언명은 지금도 유효하다.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시기의 이탈리아 상황은, 강대국의 위협과 침략 앞에 굴종하고 때로는 외세와 결탁하며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여주었다. 그는 조국의 통일과 강력한 국가를 염원하며 “올가미를 분간하기 위해서는 여우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쫓아버리기 위해서는 사자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시대에 정보통신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대중을 조작하는 뉴스는 더욱더 교묘해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한미관계는 미국과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우리의 국익과 주체성을 지키겠다는 담대한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한미동맹도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과연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향적인 동맹관계를 위한 의미있는 대화가 가능할 것인가?

제공=아트선재.

갤러리 초대석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이다」

빈스방거 박사의 진찰실, 크로이츠링겐 벨뷰 요양원, 1988, 거즈, 부레풀, 라텍스.

아시아 최초로 스위스 여성 아방가르드 예술가 하이디 부허(Heidi Bucher)의 회고전이 아트선재센터에서 6월 25일까지 열린다. 「하이디 부허: 공간은 피막, 피부이다」에서는 부허의 초기 작업 세계를 보여주는 드로잉부터 후기 스키닝 설치 작업까지 약 130여 점의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기록 등이 공개된다.

부허는 ‘해방’이라는 명확한 주제의식 아래 조각적‧수행적 작업 방식을 통해 특정한 공간에 위치하는 인간의 몸과 존재 양식을 탐구했다. 그녀는 아버지의 서재, 조상들이 대대로 살던 집의 마룻바닥 등 가부장적인 위계성이 내재된 공간을 재구축했다. 그녀는 이러한 공간에 라텍스를 바르고 굳힌 뒤 살을 벗겨내듯 뜯어내는 스키닝 방식을 통해 개입했다. 부허는 이를 ‘피부를 생성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는 가부장적 공간을 탈피해 새로운 해방과 저항의 공간으로 재정의하는 시도이다.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

학문후속세대의 시선

의례화된 교류와 사라지는 관계

연구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감사” 인사다.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었던 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는 의례는 대부분의 연구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헤겔의 『법철학』 연구서, 『자유란 무엇인가』의 저자 클라우스 피베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보낸다. 대표적인 헤겔의 연구자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의 한스 풀다와 루드비히 지프, 미국의 로버트 피핀, 일본의 오하시 료스케 등 국적을 막론한 수많은 연구자들이 피베크의 글속에 등장한다. 수많은 학자들의 이름을 통해 학문적 관계망이 국가와 세대를 넘나들어 한 권의 연구로 응결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이 생겨났다. “내가 속한 곳에는 이러한 교류와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다른 지역의 대학 상황이 어떤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앞서 게재된 ‘학문후속세대의 시선’을 읽어보니 상황은 비슷한 것 같다. 내가 속한 전남대 철학과 대학원에서는 교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교수와 강사들은 각자 몸담은 사업단 운영과 연구실적 때문에 시간이 없다.

전일제 학생으로 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대학원생들의 사정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사업단의 간사나 보조 연구원으로서 연구와 생활 사이에서 균형 잡기를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그런 대학원생들 또한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교류를 시도해볼 여유가 없다. 업무가 끝나면 미뤄둔 논문작업과 연구를 바쁘게 진행해야 한다. 연구주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모임이 아니라면 만남을 가질만한 마음

의 여유가 없다.

그래서인지 학위논문 발표회장이나, 학과에서 주최하는 강연회 자리에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는 교수와 대학원생을 비롯해 학부생들까지 참석했다고 하지만 요즘 논문 발표회는 지도교수와 발표자만 참여하는 행정적 절차나, 낡은 의례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로 변해버렸다.

더욱이 안 그래도 멀기만 한 학우들의 관계가 코로나19로 더욱 멀어져 버렸다. 그나마 예전부터 알고 지내왔던 학우들은 알음알음 교류를 지속했지만 신입생들의 사정은 달랐다. 2021년 비대면 수업이 전면화 된 이후 입학한 학생들은 몇 년이 지났지만 서로 얼굴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원 세미나실이나 정독실과 같은 학생 공간들 모두가 방역문제로 폐쇄된 탓에 신입생은 수업 시간 외에는 대학원생이 얼굴을 서로 마주할 일은 매우 드물어졌다. 수업은 물론 정기적인 학위논문 발표회나 토론회마저도 온라인으로 대체되거나, 발표자와 지도교수만 참석하는 것으로 간소화되어 각자의 존재만 감지하고 대학원을 마치는 경우가 빈번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면서 중지됐던 대학원의 만남이 재개되고 있다. 대부분의 수업이 대면으로 전환되고, 더불어 그동안 중지됐던 스터디나 연구 세미나도 다시 열리고 있다. 나도 오랜만에 세미나에 참석해서 사람들과 근황을 나누고, 열띤 토론에 참여했다. 함께 텍스트를 읽으며 해석의 옳고 그름을 따지던 와중에 한 학우가 말했다. “혼자 정답을 찾아야하는 공부가 아니라, 함께 논의하는 공부라서 즐겁다고 했다”라고. 2022년에 입

학한 그 학우는 교수에게 논문지도를 받았던 것이 대학원에서 경험한 학문적 만남의 전부였다고 한다. 사람들과 함께 해석을 고민하는 것이 생경하기도 하고 즐겁다고 한다.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만남이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대학원의 만남이나 학문적 교류가 행정적 절차나 실속 없는 의례처럼 여겨지는 것이 요즘 대학원의 풍토인 듯 보인다. 무엇이든 ‘가성비’가 중요한 오늘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는 시간과 감정만 소모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대학원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논문은 혼자 쓰는 것이다”라는 오래된 경구(?)처럼 전문 연구자가 되기 위해선 외롭게 홀로 학업을 이어가야만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학문의 발전은 홀로 공부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의 대화와 세심한 상호간의 피드백이 오고가 야만, 생각의 깊이가 더해지고 연구의 질적 측면이 향상된다. 따라서 이제는 의례처럼 굳어진 만남의 의미를 다시 고찰하고 상호간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 자기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정찬혁

전남대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전남대에서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철학 말고도 영화와 지역학에 관심을 두고 지역에서 연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헤겔 『법철학』을 중심으로 근대 국민국가 성립과 항쟁 그리고 소수자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논문을 준비 중이다.

한민의 문화등반 57

비혼과 저출산의 또 다른 이유

비혼과 저출산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개인주의화’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개인주의라는 개념이 익숙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시 말해, 개인주의화된 젊은이들이 자기들만 즐기려고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개인주의는 이기주의가 아니다. 개인주의는 삶의 중심이 개인, 즉 자기 자신이 되는 문화를 말한다. 비교문화심리학에서는 농경에 비해 유목이나 상업이 중시되어온 서양에서 집단의 힘보다는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문화가 발달했다고 본다.

그러나 사실 개인주의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서양에서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근대 시기는 개인의 힘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였다. 서양사람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 지역의 영주에, 조합에, 공동체에 의존하고 협조해야 했다.

사회과학에서는 중세와 근대를 구분짓는 사건으로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을 꼽는다. 산업혁명의 의미는 자연에 의존하던 인간의 생산력이 기계로 이동했다는 점이며, 시민혁명은 세상을 지배하던 권력이 신의 권위를 부여받은 왕과 귀족들에서 시민으로 이동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행위의 주체가 인간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근대를 규정하는 가장 큰 기준이다.

물론 이 전환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자연과 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지나친 믿음은 국가주의 등 전체주의적 사상으로 이어졌고, 끝없는 경쟁은 전쟁으로 이어져 개인의 삶이 오히려 사라지는 시대를 맞게 되었다. 게르만 민족의 중흥이나 대동아 공영권,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체제 경쟁 등이 이 시대의 산물이다.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기를 원하는 개인들이 등장하면서 이 시대가 마무리된다. 신이나 자연, 국가와 사상이 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개인 스스로가 자신의 행위를 규정한다는 생각이다. 현대적 의미의 개인주의는 이러한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은 이같은 과정을 외부의 힘에 의해 강제적으로 겪어야 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 이후에도 그런 상황은 이어졌다. 분단과 전쟁, 군사 독재와 민주화 투쟁 등 한국인들은 민족의 독립 이후에도 국가의 수호와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 경제발전과 선

진화, 반독재와 민주화 등의 거대한 가치를 위해 살아왔다.

한국에서 개인의 삶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한 것은 경제적으로도 체제적으로도 사회가 안정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였다. X세대 젊은이들의 개인주의가 잠깐 주목받았지만 곧이어 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곧 국난 극복이 키워드가 되고 말았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 일상화된 시대를 살며 틈틈이 미완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까지…. 한국의 현대사에서 개인의 삶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국가와 사회, 회사와 가정을 위해 살면서 우리는 ‘나만의 삶’을 꿈꾼다. 그러나 개인으로 산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개인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유지해야 하고 삶의 의미 또한 찾아야 한다. 신의 뜻과 왕의 명령을 따르면 되었던 과거에는 없었던 종류의 어려움이다.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받았다고 했으며, 그 결과 자유로부터 도피(에리히 프롬)하기에 이르렀다.

현대 한국의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이유는 스스로의 선택에 신중하겠다는 것이다. 개인의 삶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내 선택으로 인해 태어날 또 다른 생명이 힘든 삶을 살아가도록 하지 않겠다는 선택이다. 충분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짓는 주체로서의 사고방식이라 하겠다. 즉, 지금 한국의 비혼과 저출산은 현대적 자기(self)의 성장과 관계된 현상이다.

제 삶의 주체로 살아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체주의 시대가 마무리된 1960년대의 서구 젊은이들이 신비주의와 마약에 눈을 돌린 것은 살아야 할 의미를 찾기 위한 나름의 몸부림이었다. 한국에서도 문제가 되고있는 사이비 종교와 마약의 근본적 원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주체로 서기 원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좋은 신호다. 예정된 혼란을 딛고 한 차원 성숙한 개인과 사회가 되길 바랄 뿐이다.

한민

문화심리학자

문화라는 산을 오르는 등반가. 문화와 마음에 관한 모든 주제를 읽고 쓴다. 고려대에서 사회및문화심리학 박사를 했다. 우송대 교양교육원 교수를 지냈다.

김상돈의 교수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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